사이렌-26.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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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었군요. 당신과 그 소년에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이야…”
“훗, 결국 다시 이 섬을 찾아왔는데 정작 이츠키군을 죽게하다니…내 불찰이야…
스즈나만이라도 무사해야할 텐데…”
건물잔해속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다쿠오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타케우치
교수나 스다오도 침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건물잔해에서 일어났다. 다만, 케이신부는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가장 신뢰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충격이 컸던 탓일까…
“이제 어떻게 할건가요? 모두들?”
그러자 다쿠오는 손에 쥐고 있었던 엽총을 들면서 말했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난 그 괴물 타다츠키란 놈을 날려버리고 스즈나를 찾은 다음 조용히 살아갈 거다.”
“나 역시 그 괴물이 이 좀비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역시 제거하지 않으면
안돼겠지”
“저도 도울게요!”
“유감이지만 저 신부는 상태로 봐서는 어쩔수가없군 일단 놔두고 갈수밖에…그럼…”
텁!텁!텁! 3사람은 손을 서로 겹친다음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일단은 건물잔해에서
벗어났다. 비록 스다오군은 케이신부가 안쓰러워서 잠시 쳐다보았지만 케이신부는
아직도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 하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어서 서둘러야했다. 결국 3사람은 빛의 기둥이 있는 곳까지
각자 다른 길로 가기로 했다. 한꺼번에 가면 길을 잘못 들었을 경우에 시간을 더
잡아먹기때문이었다. 다행히 각자 무기는 가지고 있었다. 제일 나이가 어린 스다오가
가까운 곳으로 갔고, 다쿠오와 다케우치는 헤어져서 다른 입구를 찾기위해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그 수녀…어떻게 그 괴물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 타다츠키의 존재는 그다지
마을사람들에게 알지 못할 텐데…킁…”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다쿠오였다. 아까 해일의 충격 때문에 섬전체가 많이
변해버렸다. 건물이 무너지기도 했고, 산사태가 일어나서 길이 막혀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좀비들도 몇 마리 떠내려간듯했다. 좀비들이 자주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섬분위기는 굉장히 무거웠다. 마치 이제는 섬전체가 무더져내릴 것 같은
중압감이 느껴졌다.
“그나저나 그 아가씨와 스즈나는 무사할까…우선 그 둘을 찾는게 우선이었을까…
하아…미안 미로씨 결국 이츠키를 지키지 못했군”
“키익…키익…”
어느덧 음침한 골목가로 들어선 다쿠오였다. 그리고 구석에서 뭔가를 우적우적
먹고있는 개좀비한마리가 다쿠오를 발견했다. 먹고있던 이상한 물체를 뱉고는
다쿠오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이런이런 신선한 횟감을 발견했다고 그렇데 덤비면 안돼지…왜나면…횟감에도
이빨이 있으니까.”
타앙!! 달려드는 좀비에게 한방 쏴주는 다쿠오, 개좀비는 그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다쿠오는 개좀비가 무엇을 먹고 있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형체를 알아볼수 없었다. 심하게 부패가 되어서 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제길…이런 쓰레기를 먹고 있었나…빨리 길을 찾아보자.”
하지만 해일이 지나간지 얼마되지 않은 길이라 길가에 물이 많이 고여있었다. 발목이
잠길정도로 물이 아직 빠져나가지 않았다. 서둘러야한다. 게다가 빛의 기둥도 작아졌다.
닫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을 밝혀주는 빛은 이제 섬에서 찾기가 힘들었다. 물이 휩쓸고
지나갔으니 전기시설도 대부분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젠장 어둠마저 시야를 방해하는 건가…아직 밤은 아니지만 구름 때문에 해도 보이지
않는군…신발이 젖어서 기분이 드럽군…”
철퍽철퍽 최대한 주의에 신경을 집중하면서 다시 마을을 통과하는 다쿠오였다.
조심스럽게 엽총과 총알을 체크해보았다. 다행히 중간에 입수한 총알도 있었지만
과연 그 괴물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다행히 환시 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환시능력도 지금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변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좀비들의 눈으로 본 것도 거의 뭐가 뭔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마치 암흑시대에 온 것같아. 제길…타케우치씨나 스다오군도 무사해야할텐데
이 어둠속에서 과연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을까…”
철퍽철퍽 다행히, 어느정도 가자 이제는 땅이 나와서 물소리를 내면서 걷지 않아도 되었다.
조심스럽게 땅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시계를 살펴보았다. 오전 7시…슬슬 태양이 뜰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쿠오는 석조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는
몰랐지만 해일이 휩쓴 마을을 보니 처참했다. 목조건물은 대부분 부서져 버렸고 석조건물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모여있던 장소…즉, 미사가 이츠키를 죽인 장소였건
건물역시 해일로 무너져버렸고 그 곳에 희미한 빛이 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주변 역시 무너진 건물잔해가 방해를 하고 있군…다시 저기로 가야하는군….
상당히 멀리 떠내려왔군…상처는 붉은 물이 치료해주었나…”
그리고 다쿠오는 어느쪽으로 돌파를 할 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최단루트로 단숨에 가는
길은 건물잔해와 물이 길을 막고 있어서 뚤고 가는데 시간을 더 잡아먹을 것 같았다.
다른 루트는 숲길…다쿠오는 고심끝에 최단루트를 선택했다.
“숲길로 해일로 인해서 거목이 쓰러져서 길을 막을 가능성도 있어…어쨌던 지금은
빨리 가는게 우선이다!!”
한편, 스다오는 다쿠오와 타케우치가 떠난후에 제일 먼저 폐허가 된 마을을 통해서
다시 그 장소로 가기 위해 출발했다. 그 높은 건물은 붕괴가 되었지만 빛의 기둥의
위치는 대략 파악한 스다오였다. 무기는 아까 미자와 소령에게서 빼앗은 소총이 있었다.
하지만 여유탄창이 1개뿐이어서 총60발이었다. 하지만, 군인이 아닌 스다오는 점사로
맞추고 조심스럽게 소총을 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바스락!”
“으앗!! 누…누구냐!!”
바람이 불어서 건물잔해끼리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에도 스다오는 민감하게 총구를 들이댔다.
마을 한가운데에 들어왔지만 쌀쌀했다. 그리고 적막감이 감돌았다. 게다가 폐허가 된
하류다 마을에 발목까지 물이 고였다. 역시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철벅철벅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철벅철벅철벅…’
스다오는 자신으 발소리외에 다른 발소리가 들리자, 그대로 멈추었다. 하지만 철벅철벅
거리는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더 가까이 오는 것을 느낀 스다오 철컥!
총을 바짝 치켜올렸다.
“누…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끼기기기기긱!! 뭔가가 벽을 긇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스다오의 두려움도 커져갔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잔해 사이로 뭔가가 나왔다.
“!!!우욱!”
“헤헤…스다오…너도…너도…같이…같이…놀자아…”
그것은 머리가 이상한 모양으로 변해버린 두뇌좀비인 가류였다.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벽을 긇으면서 스다오에게 다가왔다. 스다오는 망설였다. 예전의 친하게 지냈던
친구로써의 감정이 남아버린 탓이었을가…하지만 이제 가류는 인간이 아니다…좀비다.
스다오는 눈을 질끈 감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탕! 퍼버벅!!
“크아아아아악!!”
“…미안하다…가류…”
쓰러진 가류좀비를 바라보면서 스다오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앞으로 전진했다. 또 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하지만 앞으로 가려면 가류좀비가 나왔던 통로로 들어가야했다.
“제길, 좁은 길이라서 위험하지만…빨리 빠져나가야겠다.”
철벅철벅철벅, 좁은 길을 재빠르게 통과하는 스다오였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이제는
환시능력이 발동되지가 않았다. 즉 좀비의 시야를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을 위험이 더욱
커진 셈이 되었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스다오를 공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 좁은 통로가 끝이나고 스다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통로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무너진 건물잔해가 길을 완전히 막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으음…길이 없는 건가…하지만 가류녀석은 어떻게 여길 지나간 거지?”
벽을 타고 넘어가는 것을 선택해서 점프를 해보았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게다가
건물잔해여기저기에는 검붉은 피가 굳어져있었다. 솔직히 손을 대고싶지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가류좀비는 높은데서 떨어진 것 같았다.
“되돌아가기에는 좀 그렇고…그 녀석이 다시 깨어나서 날 노리면 곤란한데….”
그 때, 스다오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바로 맨홀뚜껑이었다. 조심스럽게 뚜껑을
들어올렸다. 끼기긱…다행히 하수도까지 막힌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해일이 오히려
하수도를 시원하게 청소를 해준 것 같았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는 났지만 악취는 없었기에
“하수도의 위치로 본다면 이쪽으로 조금만 가면 길이 나올거야…그럼…”
달깍…배낭에서 손전등을 꺼낸다음 불을 키고 테이프를 꺼내서 총에다 붙였다. 한손으로
소총을 들기에는 버겁기 때문이었다. 똑…똑…
“자자…무서워 할거 없어…조그만 가면 되니까…”
확실히 구식 하수도라서 불빛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저 스다오의 손전등이 보이는
빛으로만 사물을 구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기분나빴고, 게다가
붉은 물이 계속 흐르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계속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전방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키이이익…키이이익…키이이이익!!”
“망할…설마 이 하수구에도 좀비가 있을 줄이야…크윽”
스다오가 불빛을 비추자,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붉은 2개의 눈이 스다오를 바라보았다.
개좀비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스다오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와악!! 오지마 이 자식!!”
“키아아악!”
타다다당!! 스다오가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어둠속이었고 총에다 매단 손전등의 무게가
조준점을 빗나가게 했다. 총알은 전혀 엉뚱한 곳에 명중되었고 개좀비는 그대로 스다오에게
몸통박치기를 했다. 퍼억!!
“우왁!!”
확실히 여태까지 상대해온 좀비와 달리 몸놀림이 더욱 날렵해졌다. 점점 몸이 받아들이는
붉은 물이 좀비를 더욱 강력하고 흉폭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스다오는 고통속에서도
소총을 놓지지 않았다. 개좀비는 틈을 주지않고 계속해서 스다오를 향해서 몸통박치기를
시도했다. 빠악!!
“크악!?”
“제길!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구!”
하지만 이번에는 소총 개머리판으로 힘껏 개좀비의 머리를 후려쳤다. 우두둑! 개좀비의
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어졌다. 하지만 개좀비는 기절하지 않았다.
“정말로 독종이네!!”
“크아아앙!!”
피를 흘리면서도 계속해서 스다오를 놓치지 않으려는 개좀비에게 스다오는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타다다다당!! 이번에는 명중했다. 개좀비는 고통속에서 몸을 비틀다가 그대로 추욱
늘어졌다.
“허억…허억…우윽…아파라…이거 갈비뼈 몇대는 나간거 아니야…아야야…”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스다오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소녀의 행방과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소년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갚아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3사람이 빛의 기둥을 향해서 떠나고…멍하니 길을 떠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케이 신부였다.
“…………………………………………”
가장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과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남발한 지금…케이신부의
머리속은 그야말로 백지장이었다. 정처없이 마치 방향을 잃고 바다를 표류하는 배처럼
걷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하하…미사씨…그런거였어요…난 그저…당신에게…이용당한 것 뿐인가요?”
만약, 해일이 섬에 덮치기 전에 상황이었다면 케이신부는 좀비들에게 당하고 말았을
것이였다. 하지만 해일이 좀비의 대부분을 쓸어준 것이 케이신부에게는 다행이었다.
그리고…또 한명, 3명과 케이신부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하아…결국 이 지옥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인가…”
한 폐허가 된 집에서 걸어나오는 사람…미야타였다. 해일이 덮쳤을 때, 그는 병원지하실에
있어서 휩쓸리지 않았다. 그는 이 좀비들을 완벽하게 제거할 방법을 찾기위해 집집마다
뒤지고 있었다. 혹시나 옛날 문서에 이 괴물들을 퇴치하는 법이 있을까 해서 말이다.
“하아…이제 남은 집은 촌장집뿐인가…”
가진 도구는 약간의 약과 해머가 전부였다. 좀비의 몸을 이리저리 조사해보아도 완전히
해체해 버려도 녀석들은 계속 움직였다. 정말이지 소름이 끼쳤다. 지옥이란게 바로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느새 촌장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간 다음 책장이나 다락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책장하고 잡동사니만이 지키고 있었다. 책이란 책은 꺼내서 읽어 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좀비나 괴물에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믿은 것이 촌장집이었는데…제길 여기도 헛다리인가!!”
그러면서 미야타는 책을 던졌다. 텅!!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책은 뭔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미야타는 고개를 가우뚱 거리면서 책이 떨어진 바닥을 두둘겨 보았다. 텅…텅…확실히
속이 빈 소리가 났다. 미야타는 다다미를 뜯어냈다. 그러자 손잡이가 달린 비밀지하실분이
드러났다.
“이런 능구렁이 촌장…이런데다가 지하실을 만들어두다니…”
손전등을 키고 내려갔다. 놀랍게도 안은 돌로 되어있는 굴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넓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미야타는 놀라서 입이 닫혀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에 뭘 숨긴거냐…”
한손에는 해머를 한손에는 손전등을 끼고 조심스럽게 굴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환시능력도 발동되지 않아서 누가 안에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는 적…비록 비밀로 감추어진 촌장의 지하실이었지만 외부로도 통하는 길이 있을 수
있다는 미야타의 판단에 천천히 움직였다. 한, 10분 정도를 걸었을까? 막다른 길이 나왔다.
“이건…도대체 뭐지…?”
미야타는 거기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커다란 관하나와 벽에 쇠사슬로 단단히 고정된
이상한 물체였다. 게다가 소름이 끼친 것은 그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였다.
미야타는 일단 관뚜껑부터 열어보았다. 무서웠지만, 이 관안에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끼이익…오랫동안 열지 않아서 였는지 상당히 무거웠다.
“음? 이건 뭐지…?”
미야타가 관안에 든 것을 본순간 숨이 막혔다. 뭔가 모포로 말린 시신같은 것이 커다란
말뚝에 박혀서 버둥버둥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신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우우…우우우…우우…”
“이 녀석도…역시나…좀비겠지..그런데 왜 촌장은 이런데다가 좀비를 봉인해둔거지…?”
미야타는 관뚜껑을 다시한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뭔가가 적혀있었다. 훅!훅! 미야타는
입김을 불고 먼지를 훌훌 털어냈다. 그리고 확인했다. 적혀있는 것을…
[로쿠다-19XX년 여기에 묶이다.]
“이 좀비는…과거의 좀비인가…그 인어와 사랑에 빠진 인간…아직도 움직이다니…”
웬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버린 미야타…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좀비에게 박힌 말뚝을 뽑아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럼 이 옆에 고정된 좀비는 누구지…?”
들썩들썩!! 말뚝이 뽑힌 모포는 심하게 다시 몸부림쳤다. 미야타는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졌고, 모포에서는 로쿠다 좀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죽었을때의 모습에서 별로 부패가 진행되지가 않은 점이 의사로서 놀라웠다.
“미로…미로…촌장…촌장…”
“아아…내가…무슨 짓을…”
로쿠다좀비는 벽에 고정된 좀비를 바라본 다음 다시 미야타를 바라보았다.
“너…너…”
하지만 로쿠다 좀비는 관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미야타가 자세히 살펴보니 로쿠다좀비의
하반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상반신만이 관안에서 버둥거리는 것 같았다. 미야타는 한숨을
쉰다음에 말을 꺼냈다.
“로쿠다씨…유감이지만 이제 그 인어는 없어요…당신이 이 관에 봉인된지 벌써 수년이
흘렀어요. 이제는…”
미야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로쿠다 좀비는…절규를 했다. 쿠어어어어어어!! 굴안에서
로쿠다 좀비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미야타를 바라보았다. 그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미야타에게 내밀었다.
“받아….받아…그리고…날….나알…없애줘어….보…보내줘어…”
“뭐…?”
미야타는 로쿠다 좀비가 건낸 것을 받았다. 그것은 토기인형이었다. 미야타가 그 인형을
받자, 인형에서 희미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 인형은 도대체 뭐지..? 뭔가 근원을
알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빛이 모이더니 어느새 인형전체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걸…나에게…향하고…말….말해…우리…우리…염…”
“우…우리염!!!”
퍼엉!! 그러자 로쿠다좀비의 관근처에서 푸른색 불기둥이 생기더니 로쿠다 좀비를 태우기
시작했다. 로쿠다 좀비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었다. 그리고는 미야타를 바라본다음
말을 계속했다.
“너도…너도…시간….없다…너도…나와…같은…”
화르륵!! 하지만 로쿠다가 말을 잇기도 전에 화염은 로쿠다좀비를 한줌의 재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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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느린대신 길게 썼습니다. 용서를~!!
“훗, 결국 다시 이 섬을 찾아왔는데 정작 이츠키군을 죽게하다니…내 불찰이야…
스즈나만이라도 무사해야할 텐데…”
건물잔해속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다쿠오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타케우치
교수나 스다오도 침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건물잔해에서 일어났다. 다만, 케이신부는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가장 신뢰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충격이 컸던 탓일까…
“이제 어떻게 할건가요? 모두들?”
그러자 다쿠오는 손에 쥐고 있었던 엽총을 들면서 말했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난 그 괴물 타다츠키란 놈을 날려버리고 스즈나를 찾은 다음 조용히 살아갈 거다.”
“나 역시 그 괴물이 이 좀비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역시 제거하지 않으면
안돼겠지”
“저도 도울게요!”
“유감이지만 저 신부는 상태로 봐서는 어쩔수가없군 일단 놔두고 갈수밖에…그럼…”
텁!텁!텁! 3사람은 손을 서로 겹친다음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일단은 건물잔해에서
벗어났다. 비록 스다오군은 케이신부가 안쓰러워서 잠시 쳐다보았지만 케이신부는
아직도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 하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어서 서둘러야했다. 결국 3사람은 빛의 기둥이 있는 곳까지
각자 다른 길로 가기로 했다. 한꺼번에 가면 길을 잘못 들었을 경우에 시간을 더
잡아먹기때문이었다. 다행히 각자 무기는 가지고 있었다. 제일 나이가 어린 스다오가
가까운 곳으로 갔고, 다쿠오와 다케우치는 헤어져서 다른 입구를 찾기위해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그 수녀…어떻게 그 괴물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 타다츠키의 존재는 그다지
마을사람들에게 알지 못할 텐데…킁…”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다쿠오였다. 아까 해일의 충격 때문에 섬전체가 많이
변해버렸다. 건물이 무너지기도 했고, 산사태가 일어나서 길이 막혀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좀비들도 몇 마리 떠내려간듯했다. 좀비들이 자주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섬분위기는 굉장히 무거웠다. 마치 이제는 섬전체가 무더져내릴 것 같은
중압감이 느껴졌다.
“그나저나 그 아가씨와 스즈나는 무사할까…우선 그 둘을 찾는게 우선이었을까…
하아…미안 미로씨 결국 이츠키를 지키지 못했군”
“키익…키익…”
어느덧 음침한 골목가로 들어선 다쿠오였다. 그리고 구석에서 뭔가를 우적우적
먹고있는 개좀비한마리가 다쿠오를 발견했다. 먹고있던 이상한 물체를 뱉고는
다쿠오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이런이런 신선한 횟감을 발견했다고 그렇데 덤비면 안돼지…왜나면…횟감에도
이빨이 있으니까.”
타앙!! 달려드는 좀비에게 한방 쏴주는 다쿠오, 개좀비는 그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다쿠오는 개좀비가 무엇을 먹고 있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하지만, 형체를 알아볼수 없었다. 심하게 부패가 되어서 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제길…이런 쓰레기를 먹고 있었나…빨리 길을 찾아보자.”
하지만 해일이 지나간지 얼마되지 않은 길이라 길가에 물이 많이 고여있었다. 발목이
잠길정도로 물이 아직 빠져나가지 않았다. 서둘러야한다. 게다가 빛의 기둥도 작아졌다.
닫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을 밝혀주는 빛은 이제 섬에서 찾기가 힘들었다. 물이 휩쓸고
지나갔으니 전기시설도 대부분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젠장 어둠마저 시야를 방해하는 건가…아직 밤은 아니지만 구름 때문에 해도 보이지
않는군…신발이 젖어서 기분이 드럽군…”
철퍽철퍽 최대한 주의에 신경을 집중하면서 다시 마을을 통과하는 다쿠오였다.
조심스럽게 엽총과 총알을 체크해보았다. 다행히 중간에 입수한 총알도 있었지만
과연 그 괴물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다행히 환시 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환시능력도 지금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주변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좀비들의 눈으로 본 것도 거의 뭐가 뭔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마치 암흑시대에 온 것같아. 제길…타케우치씨나 스다오군도 무사해야할텐데
이 어둠속에서 과연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을까…”
철퍽철퍽 다행히, 어느정도 가자 이제는 땅이 나와서 물소리를 내면서 걷지 않아도 되었다.
조심스럽게 땅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시계를 살펴보았다. 오전 7시…슬슬 태양이 뜰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쿠오는 석조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는
몰랐지만 해일이 휩쓴 마을을 보니 처참했다. 목조건물은 대부분 부서져 버렸고 석조건물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모여있던 장소…즉, 미사가 이츠키를 죽인 장소였건
건물역시 해일로 무너져버렸고 그 곳에 희미한 빛이 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주변 역시 무너진 건물잔해가 방해를 하고 있군…다시 저기로 가야하는군….
상당히 멀리 떠내려왔군…상처는 붉은 물이 치료해주었나…”
그리고 다쿠오는 어느쪽으로 돌파를 할 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최단루트로 단숨에 가는
길은 건물잔해와 물이 길을 막고 있어서 뚤고 가는데 시간을 더 잡아먹을 것 같았다.
다른 루트는 숲길…다쿠오는 고심끝에 최단루트를 선택했다.
“숲길로 해일로 인해서 거목이 쓰러져서 길을 막을 가능성도 있어…어쨌던 지금은
빨리 가는게 우선이다!!”
한편, 스다오는 다쿠오와 타케우치가 떠난후에 제일 먼저 폐허가 된 마을을 통해서
다시 그 장소로 가기 위해 출발했다. 그 높은 건물은 붕괴가 되었지만 빛의 기둥의
위치는 대략 파악한 스다오였다. 무기는 아까 미자와 소령에게서 빼앗은 소총이 있었다.
하지만 여유탄창이 1개뿐이어서 총60발이었다. 하지만, 군인이 아닌 스다오는 점사로
맞추고 조심스럽게 소총을 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바스락!”
“으앗!! 누…누구냐!!”
바람이 불어서 건물잔해끼리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에도 스다오는 민감하게 총구를 들이댔다.
마을 한가운데에 들어왔지만 쌀쌀했다. 그리고 적막감이 감돌았다. 게다가 폐허가 된
하류다 마을에 발목까지 물이 고였다. 역시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철벅철벅
물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철벅철벅철벅…’
스다오는 자신으 발소리외에 다른 발소리가 들리자, 그대로 멈추었다. 하지만 철벅철벅
거리는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더 가까이 오는 것을 느낀 스다오 철컥!
총을 바짝 치켜올렸다.
“누…누구냐! 모습을 드러내라!!”
끼기기기기긱!! 뭔가가 벽을 긇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스다오의 두려움도 커져갔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잔해 사이로 뭔가가 나왔다.
“!!!우욱!”
“헤헤…스다오…너도…너도…같이…같이…놀자아…”
그것은 머리가 이상한 모양으로 변해버린 두뇌좀비인 가류였다. 손에는 날카로운 낫을
들고 벽을 긇으면서 스다오에게 다가왔다. 스다오는 망설였다. 예전의 친하게 지냈던
친구로써의 감정이 남아버린 탓이었을가…하지만 이제 가류는 인간이 아니다…좀비다.
스다오는 눈을 질끈 감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탕! 퍼버벅!!
“크아아아아악!!”
“…미안하다…가류…”
쓰러진 가류좀비를 바라보면서 스다오는 눈을 질끈 감고 다시 앞으로 전진했다. 또 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하지만 앞으로 가려면 가류좀비가 나왔던 통로로 들어가야했다.
“제길, 좁은 길이라서 위험하지만…빨리 빠져나가야겠다.”
철벅철벅철벅, 좁은 길을 재빠르게 통과하는 스다오였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이제는
환시능력이 발동되지가 않았다. 즉 좀비의 시야를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을 위험이 더욱
커진 셈이 되었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스다오를 공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 좁은 통로가 끝이나고 스다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통로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무너진 건물잔해가 길을 완전히 막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으음…길이 없는 건가…하지만 가류녀석은 어떻게 여길 지나간 거지?”
벽을 타고 넘어가는 것을 선택해서 점프를 해보았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게다가
건물잔해여기저기에는 검붉은 피가 굳어져있었다. 솔직히 손을 대고싶지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가류좀비는 높은데서 떨어진 것 같았다.
“되돌아가기에는 좀 그렇고…그 녀석이 다시 깨어나서 날 노리면 곤란한데….”
그 때, 스다오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바로 맨홀뚜껑이었다. 조심스럽게 뚜껑을
들어올렸다. 끼기긱…다행히 하수도까지 막힌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해일이 오히려
하수도를 시원하게 청소를 해준 것 같았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는 났지만 악취는 없었기에
“하수도의 위치로 본다면 이쪽으로 조금만 가면 길이 나올거야…그럼…”
달깍…배낭에서 손전등을 꺼낸다음 불을 키고 테이프를 꺼내서 총에다 붙였다. 한손으로
소총을 들기에는 버겁기 때문이었다. 똑…똑…
“자자…무서워 할거 없어…조그만 가면 되니까…”
확실히 구식 하수도라서 불빛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저 스다오의 손전등이 보이는
빛으로만 사물을 구별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기분나빴고, 게다가
붉은 물이 계속 흐르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계속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전방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키이이익…키이이익…키이이이익!!”
“망할…설마 이 하수구에도 좀비가 있을 줄이야…크윽”
스다오가 불빛을 비추자,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붉은 2개의 눈이 스다오를 바라보았다.
개좀비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스다오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와악!! 오지마 이 자식!!”
“키아아악!”
타다다당!! 스다오가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어둠속이었고 총에다 매단 손전등의 무게가
조준점을 빗나가게 했다. 총알은 전혀 엉뚱한 곳에 명중되었고 개좀비는 그대로 스다오에게
몸통박치기를 했다. 퍼억!!
“우왁!!”
확실히 여태까지 상대해온 좀비와 달리 몸놀림이 더욱 날렵해졌다. 점점 몸이 받아들이는
붉은 물이 좀비를 더욱 강력하고 흉폭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스다오는 고통속에서도
소총을 놓지지 않았다. 개좀비는 틈을 주지않고 계속해서 스다오를 향해서 몸통박치기를
시도했다. 빠악!!
“크악!?”
“제길!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구!”
하지만 이번에는 소총 개머리판으로 힘껏 개좀비의 머리를 후려쳤다. 우두둑! 개좀비의
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어졌다. 하지만 개좀비는 기절하지 않았다.
“정말로 독종이네!!”
“크아아앙!!”
피를 흘리면서도 계속해서 스다오를 놓치지 않으려는 개좀비에게 스다오는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타다다다당!! 이번에는 명중했다. 개좀비는 고통속에서 몸을 비틀다가 그대로 추욱
늘어졌다.
“허억…허억…우윽…아파라…이거 갈비뼈 몇대는 나간거 아니야…아야야…”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스다오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소녀의 행방과 그리고 억울하게 죽은 소년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갚아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3사람이 빛의 기둥을 향해서 떠나고…멍하니 길을 떠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케이 신부였다.
“…………………………………………”
가장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과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남발한 지금…케이신부의
머리속은 그야말로 백지장이었다. 정처없이 마치 방향을 잃고 바다를 표류하는 배처럼
걷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하하…미사씨…그런거였어요…난 그저…당신에게…이용당한 것 뿐인가요?”
만약, 해일이 섬에 덮치기 전에 상황이었다면 케이신부는 좀비들에게 당하고 말았을
것이였다. 하지만 해일이 좀비의 대부분을 쓸어준 것이 케이신부에게는 다행이었다.
그리고…또 한명, 3명과 케이신부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하아…결국 이 지옥을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인가…”
한 폐허가 된 집에서 걸어나오는 사람…미야타였다. 해일이 덮쳤을 때, 그는 병원지하실에
있어서 휩쓸리지 않았다. 그는 이 좀비들을 완벽하게 제거할 방법을 찾기위해 집집마다
뒤지고 있었다. 혹시나 옛날 문서에 이 괴물들을 퇴치하는 법이 있을까 해서 말이다.
“하아…이제 남은 집은 촌장집뿐인가…”
가진 도구는 약간의 약과 해머가 전부였다. 좀비의 몸을 이리저리 조사해보아도 완전히
해체해 버려도 녀석들은 계속 움직였다. 정말이지 소름이 끼쳤다. 지옥이란게 바로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느새 촌장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안으로
들어간 다음 책장이나 다락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책장하고 잡동사니만이 지키고 있었다. 책이란 책은 꺼내서 읽어 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좀비나 괴물에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믿은 것이 촌장집이었는데…제길 여기도 헛다리인가!!”
그러면서 미야타는 책을 던졌다. 텅!!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책은 뭔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
미야타는 고개를 가우뚱 거리면서 책이 떨어진 바닥을 두둘겨 보았다. 텅…텅…확실히
속이 빈 소리가 났다. 미야타는 다다미를 뜯어냈다. 그러자 손잡이가 달린 비밀지하실분이
드러났다.
“이런 능구렁이 촌장…이런데다가 지하실을 만들어두다니…”
손전등을 키고 내려갔다. 놀랍게도 안은 돌로 되어있는 굴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넓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미야타는 놀라서 입이 닫혀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에 뭘 숨긴거냐…”
한손에는 해머를 한손에는 손전등을 끼고 조심스럽게 굴안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환시능력도 발동되지 않아서 누가 안에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는 적…비록 비밀로 감추어진 촌장의 지하실이었지만 외부로도 통하는 길이 있을 수
있다는 미야타의 판단에 천천히 움직였다. 한, 10분 정도를 걸었을까? 막다른 길이 나왔다.
“이건…도대체 뭐지…?”
미야타는 거기서 이상한 것을 보았다. 커다란 관하나와 벽에 쇠사슬로 단단히 고정된
이상한 물체였다. 게다가 소름이 끼친 것은 그 물체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였다.
미야타는 일단 관뚜껑부터 열어보았다. 무서웠지만, 이 관안에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끼이익…오랫동안 열지 않아서 였는지 상당히 무거웠다.
“음? 이건 뭐지…?”
미야타가 관안에 든 것을 본순간 숨이 막혔다. 뭔가 모포로 말린 시신같은 것이 커다란
말뚝에 박혀서 버둥버둥거리고 있었다. 게다가 신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우우…우우우…우우…”
“이 녀석도…역시나…좀비겠지..그런데 왜 촌장은 이런데다가 좀비를 봉인해둔거지…?”
미야타는 관뚜껑을 다시한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뭔가가 적혀있었다. 훅!훅! 미야타는
입김을 불고 먼지를 훌훌 털어냈다. 그리고 확인했다. 적혀있는 것을…
[로쿠다-19XX년 여기에 묶이다.]
“이 좀비는…과거의 좀비인가…그 인어와 사랑에 빠진 인간…아직도 움직이다니…”
웬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버린 미야타…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좀비에게 박힌 말뚝을 뽑아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럼 이 옆에 고정된 좀비는 누구지…?”
들썩들썩!! 말뚝이 뽑힌 모포는 심하게 다시 몸부림쳤다. 미야타는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가
넘어졌고, 모포에서는 로쿠다 좀비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놀랍게도 죽었을때의 모습에서 별로 부패가 진행되지가 않은 점이 의사로서 놀라웠다.
“미로…미로…촌장…촌장…”
“아아…내가…무슨 짓을…”
로쿠다좀비는 벽에 고정된 좀비를 바라본 다음 다시 미야타를 바라보았다.
“너…너…”
하지만 로쿠다 좀비는 관밖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미야타가 자세히 살펴보니 로쿠다좀비의
하반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상반신만이 관안에서 버둥거리는 것 같았다. 미야타는 한숨을
쉰다음에 말을 꺼냈다.
“로쿠다씨…유감이지만 이제 그 인어는 없어요…당신이 이 관에 봉인된지 벌써 수년이
흘렀어요. 이제는…”
미야타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로쿠다 좀비는…절규를 했다. 쿠어어어어어어!! 굴안에서
로쿠다 좀비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미야타를 바라보았다. 그는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미야타에게 내밀었다.
“받아….받아…그리고…날….나알…없애줘어….보…보내줘어…”
“뭐…?”
미야타는 로쿠다 좀비가 건낸 것을 받았다. 그것은 토기인형이었다. 미야타가 그 인형을
받자, 인형에서 희미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 인형은 도대체 뭐지..? 뭔가 근원을
알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빛이 모이더니 어느새 인형전체가 빛나기 시작했다.
“그걸…나에게…향하고…말….말해…우리…우리…염…”
“우…우리염!!!”
퍼엉!! 그러자 로쿠다좀비의 관근처에서 푸른색 불기둥이 생기더니 로쿠다 좀비를 태우기
시작했다. 로쿠다 좀비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었다. 그리고는 미야타를 바라본다음
말을 계속했다.
“너도…너도…시간….없다…너도…나와…같은…”
화르륵!! 하지만 로쿠다가 말을 잇기도 전에 화염은 로쿠다좀비를 한줌의 재로 만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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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느린대신 길게 썼습니다.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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