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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공수보병연대 3화. -비프로스트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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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공수보병연대 3화. -비프로스트 다리-



"전차다!"
"강 건너편에 전차 발견!"


러즈의 발견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원들이 크게 외쳤다. 대전차 로켓포로 돌격조를 지원하던 무디 병장이 렉미안에게 말했다.

"중대장님. 저녀석은 우리 로켓포가 처리해보겠습니다."


그러나 보병용 대전차 로켓포로 전차의 장갑을 뚫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측면장갑을 어쩌다가 맞춘다고 해도 반응장갑을 잔뜩 두르고 있는 전차에게는 무의미한 공격일 뿐이다. 게다가 쏠 때 나오는 화염과 연기 때문에 위치가 드러나므로 전차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가 되기 쉬웠다.


"안 돼. 위치가 드러난다."


렉미안은 단호한 어조로 요청을 거부하고 가택에서 밖으로 내려와 전차의 종류를 확인했다.

"에인혜랴르군."

그가 첫번째 작전에 투입되어 가장 많이 목격한 적의 전차였다. 다만 그때와 다른 것은 반응장갑을 포탑과 차체에 덕지덕지 붙이고 있다는 점이었다. 기본적인 방호력도 상당히 뛰어났기 때문에 같은 전차포를 맞거나 대전차 미사일로 포탑의 위쪽을 박살내지 않으면 격파할 방법이 없는 전차였다. 렉미안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그 전차를 격파할만한 무기는 보이지 않았다.

"INCOMING-!!!!!"

한마디 외침과 함께 전차의 포탄이 작렬했다. 병사 한 명이 흙조각과 함께 땅 위로 솟구쳤다. 주위에 있던 다른 대원들이 쏟아지는 흙을 뒤집어쓰고 힘겹게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때, 렉미안의 머릿 속에서 아까전에 본 물건이 생각났다. 그것이라면 틀림없이 전차를 일격에 끝장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것은 바로-

대전차포였다.


생각이 나자마자 렉미안은 바로 라미아 소위를 불러 지시를 내렸다.

"라미아. 아까 대전차포 봤나?"
"봤습니다."
"좋아. 아마 가택의 지하에 포탄이 있을거야. 철갑탄으로 들고 와서 저 놈을 날려버려."

라미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벙커 뒤에 숨어있던 대원 몇 명을 끌고 집으로 들어갔다. 렉미안은 긴장하며 전차로 카메라를 돌렸다. 녀석은 포탑을 이리저리 돌리며 대원들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젠장. 병장님. 쏴버리자구요."

라미아가 포탄을 가지러 간 사이, 전차에게 들킬세라 몸을 숙이고 있던 엄호조의 대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단 한 대의 전차에게 기세좋게 적을 쓸던 동료들이 뽀르르 숨어버리니, 당연할만도 한 일이었다.

"안 돼. 우리가 쏜다고 해도 저놈은 한방에 못 부숴."

엘더가 반박했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대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무디는 대답하지 않고 다만 벙커쪽으로 시선을 돌려 상황을 관찰했다가 다시 그들에게 말했다.


"중대장님이 굉장한 놈을 발견했군."
"예?"

들킬세라 바짝 엎드려 있던 대원 한 명이 어리벙벙하게 물었다.

"대전차포로 놈을 날릴 생각이야."

그러면서 그는 벙커 뒤에서 포신을 숙이고 있는 대전차포를 가리켰다. 라미아와 그의 대원들이 포탄을 가져오고 있었다.



"집어넣어! 힘껏!"


대전차포의 자동장전장치가 고장난 터라 라미아와 대원들은 완력만으로 무거운 포탄을 폐쇄기에 밀어넣었다. 포탄이 들어가자 라미아가 그 뒤로 장약을 넣고 폐쇄기의 뚜껑을 단단히 닫았다. 대원들이 일제히 엄폐물 뒤로 흩어졌다. 다만 조준을 맡은 폴리가 대전차포의 조준기에 남아있었다.


"폴리. 조준해."


포의 조준기에 헬멧 유리가 닿도록 얼굴을 들이밀던 그가 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신이 고개를 들며 천천히 전차를 향해 포구를 돌렸다. 다행히도 전차는 포탑을 다른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라미아는 마른침을 삼키며 들키지 않기를 빌었다. 그러나 그의 바램은 전차의 해치가 열리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전차장이 불쑥 튀어나와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다가 대전차포를 발견한 것이다. 뒤늦게 병사들이 사격을 가했지만 전차장은 잽싸게 해치를 닫고 포탑으로 숨어버렸다. 그가 사라지자마자, 전차가 포탑을 대전차포를 향해 돌리기 시작했다.

"젠장! 폴리, 멀었어?"


포탄을 장전하자마자 뛰어나온 랩고트가 그에게 소리쳤다. 폴리가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

"조금만 기다리라구, 날려줄테니까."

조준기의 십자선에 전차가 들어왔다. 전차의 포가 점점 폴리를 향해 겨눠지고 있었다. 장갑복을 입었지만 등에서 흐르는 식은땀이 그에게 선명하게 느껴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포의 격발기를 잡고 있던 라미아는 폴리와 전차를 번갈아가며 마냥 보고만 있었다. 마침내 폴리가 조준을 마치고 포에서 뛰어나왔다.


"쏘세요. 소위님. 지금입니다!!"
"좋아!"


라미아가 격발기를 힘껏 잡아당겼다. 일순간 포성이 울리고, 145mm 철갑탄이 포신을 뛰쳐나와 전차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파열음과 함께 전차의 포탑이 죽은 듯이 멈춰섰다. 대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전차만 바라보았다.

-콰앙!


철갑탄이 전차의 포탄과 연료를 유폭시키며 거대한 폭발을 만들어냈다. 어둠의 장막이 찢어지며 환한 화염이 강 건너편의 마을을 빛냈다. 폭발은 계속 이어지다가 포탑을 저멀리 날려버리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


"잡았다!"
"폴리, 잘 했어!"


폴리는 아까 전 전차의 포구가 자신을 겨눴던 것을 생각하며 간단하게 손을 들어 답례했다. 몸서리치는 기억이 동료들의 환호성에 묻혀 사라져갔다.



제 2 공수보병연대 소속 2대대 F중대는 아군의 진공 작전의 핵심이 될 중요한 다리를 점거했다. 게다가 다리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리가 중대에게 주어졌다. 주택의 2층에서 다리를 바라보던 무디가 옆에 서 있던 렉미안에게 물었다.

"중위님."

렉미안이 그를 돌아보았다.

"다리의 이름은..뭘로 하실 겁니까?"

렉미안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옛날 지구의 북유럽이란 곳에 있던 신화들 중에, 이런 얘기가 있었지. 신들이 사는 세계가 있었고, 인간이 사는 세계가 있었고, 그리고 죽은 자들이 사는 지하세계가 있다고. 그리고 그 세개의 세계들은 비프로스트란 무지개 다리로 이어진다고 그 사람들은 믿었어."
"아주 중요한 무지개군요."
"그랬겠지."


렉미안은 잠시 입을 열지 않다가 다시 말했다.

"다리의 이름은 비프로스트로 하겠네. 비프로스트."
"녀석들이 싫어하겠군요."

무디의 약간 어이없는 대답에 렉미안이 엉뚱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왜 싫어한다는거지?"
"'비프'와 '로스트'로 알아들을테니 말입니다."

둘 사이에 약간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무디 병장."
"...예."
"그런 재미없는 농담은 하지 말게나."
"예."

무디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전차는 아직도 불타오르며 주위를 밝히고 있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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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군님의 댓글

사도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글입니다^^; 그런데 보병용 대전차로켓은 카운터 메스를 채용하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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