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n Angel Episode 1 - 신대륙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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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 Angel Episode 1 - 신대륙 part 2
입구로 들어서자 경비병(대략 문지기)으로 보이는 것들이 다가왔다. 그런데... 왜 저런 시대에 뒤떨어지는 갑옷을 입고 있을까? 어차피 요즘 좋은 총이면 저런 무겁기만 한 갑옷 정도는 그냥 뚫을 텐데... 아무튼 이 나라가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칼은 왜 차고 있는 거야? 전쟁할 일 있나? 아니면 총이나 들 것이지. 정말 폼 안 난다. 그때 제로가 먼저 다가가서 그들에게 말했다.
“오랜만이에요~!”
“오! 이게 누구냐? 제로 아냐? 그런데... 옆에 팔짱을 낀...”
하더니 제로의 귀를 잡아당기고는 말했다.
“꼴사나운 연인들은 누구냐?”
다 들린다. 이 바보야. 그나저나 왜 경비병이 있는 거지? 경찰은 없고...
아무튼 별 저지를 당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빠도 칼이나 차봐. 멋있을 것 같은데...”
“싫어.”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엄청난 인파였다. 산 속의 병원(다시 생각해보면 고아원 같기도 하고... 노인정 같기도 하고...)에서만 생활했던 우리에게 이런 인파는 어째 조금 반가워 보였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으니...
이곳에서도 5일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장날인 모양이다. 그러나 서울과는 다른 점이... 엄청난 아줌마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엎치락뒤치락 거리는 모습이 왠지 살아 숨쉰다는 느낌을 주었다. 서울은 왠지 꾸민 모습 같았는데. 뭐 이런 모습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우리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제로를 따라 전당포로 향했다. 장터와는 좀 떨어진 훤한 곳에 지어진 건물이었는데 ‘존슨네 보석상’이라고 적힌 간판으로 보이는 나무판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웬 배불뚝이에 한가운데 머리카락을 쥐가 파먹은 듯한(대전 게임 철권의 헤xx치를 생각하게 하는) 아저씨가 나와서 우리를 반겼다(?).
“어서 옵쇼. 어이구!! 예쁜 아가씨 한명과 남자 2명이구먼.”
미나는 ‘예쁜’이란 수식어도 붙은 아가씨이고 우리는 고작 표현하는 단어가 남자인가? 미나는 킥킥거리면서 웃었다. 그때 제로가 말했다.
“아저씨. 저 몰라요? 제로에요 제로.”
그러자 그 아저씨는 ‘제로? 제로?’거리더니 생각이 난 듯 주머니에 끼인 안경을 눈에 씌우고 제로 코앞에까지 얼굴을 대고 말했다.
“오오! 제로구나. 너무 많이 커서 못 알아보겠는 걸? 장가가도 되겠다.”
“아저씨도 참...”
“그나저나 아버지는 잘 계시더냐?”
“예. 그리고 아버지도 아저씨를 보고 싶어 하시더군요.”
“그래? 허허허.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그제야 본론으로 들어가게 된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보석을 좀 팔려고 왔는데요.”
“보석? 무슨 보석?”
미나는 핸드백에서 작은 다이아몬드 하나가 박힌 반지를 꺼내었다. 아저씨는 눈이 잘 안 보이는지 반지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돋보기를 들고 오겠다고 하고는 사라졌다.
“저 아저씨 사기는 안 치겠지?”
그러자 제로가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아버지랑 친분이 있으신 분이신데 설마 그러겠냐?”
잠시 후 돋보기를 들고 온 전당포 아저씨는 우리를 테이블이 있는 의자에 앉혔다. 아저씨도 옆에 자리에 앉아서 돋보기를 들고 반지, 특히 다이아 부분을 유심히 살폈다. 그런데 표정이 가관이었다. 가면 갈수록 경악하던 아저씨는 무언가를 노리는 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이 보석 이름을 알기는 하냐?”
“상급 다이아몬드잖아요. 불순물 4%짜리.”
그러자 엄청난 탄식을 퍼부으면서 아깝다는 듯 말했다.
“으이구... 그 정도로 잘 알고 있으면 사기 치긴 글렀군. 도대체 어느 귀한 집 자녀들인지...”
아무리 아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전당포 사람들의 사기 근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았다.
“이 나라에서는 이정도의 상급 다이아몬드는 귀족들 손에만 몇 개 있는 줄 알았더니... 너 혹시 귀족이냐?”
그러자 제로가 미쳤냐는 듯이 말했다.
“아저씨한테는 귀족한테도 그렇게 반말을 찍찍 뱉어요?!”
“아, 농담이고... 상급, 아니 하급이라 하더라도 다이아몬드는 내가 취급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족히 천만 골드는 받는 상품이니 말이야. 그리고 그 다이아몬드 상태가 상당히 좋구나. 귀족들에게 팔면 5천까지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제로가 기겁을 했다. 잘 하면 게거품도 내뿜겠다.
“오, 오, 오, 오천!”
그러나 이 나라 시세를 모르는 우리는 그냥 멍하게 있을 뿐이었다. 다이아몬드야 우리에게는 이것 말고도 6개는 더 있었으니... 물론 미나의 것이지만...
“에휴... 오늘 봉 잡았나 했더니... 이것 말고 좀 약한 건 없니?”
“음... 그럼 수정은요? 불순물 섞인 거예요.”
“오, 수정에는 불순물이 섞인 것이 더 좋지. 수정이라면 나도 가능하겠구나. 수정은 우리나라에 좀 많으니까. 상품을 좀 보여주실까?”
그러자 미나는 이번에도 핸드백의 보석함을 이리저리 뒤지더니(보석함만 해도 4개다.) 반지 하나를 꺼내어 아저씨에게 건네었다.
“햐... 블루 사파이어구나. 어찌 이런 비싼 것만 취급하는 건지... 현찰로는 좀 어려울 것 같으니 교환을 해다오. 사실 이것도 좀 모자란 것 같지만... 루비 2개와 50만 골드에서 사정을 좀 봐주면 어떻겠니?”
얼레? 루비와 바꾼다고? 나이스! 봉 잡았네! 한국에서는 아니, 세계에서 루비는 사파이어보다 훨씬 비싸니 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 무인도(사람이 사는데도 무인도라고 칭한다)에서는 루비가 사파이어보다 싼 거지? 아무튼 끝이 좋으면 모두 좋다고 했던가? 그런데 제로는 여전히 벙 진 얼굴이었다.
“오, 오십만 골드...”
“햐. 고맙다. 얘들아. 사파이어를 이렇게 싸게 팔아주어서 말이야. 이런 물건을 우리 가게에서 취급할 수 있을 줄이야...”
“뭘요. 사파이어 비싸게 파세요. 그리고 물 좀 주시겠어요?”
“그래. 당연히 줘야지! 난 오늘 봉 잡은 게 확실하구먼. 허, 허, 허, 허, 허!”
헤헤헤! 루비다, 루비! 보석 중에 제일 좋다는 그 루비!! 그것도 이렇게 큰! 뭐, 우리 집에 있는 새끼손톱만한 다이아몬드를 뺀다면 최상급에 해당할 루비였다. 봉이야 봉. 이 경우는 저 아저씨도 좋고 우리도 좋으니 ‘가재 잡고 도랑 치고’,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건가? 나와 미나는 계속 쾌재를 불렀다. 물론 속으로.
“오십만 골드...”
제로의 벙 진 얼굴을 받아주며 전당포를 빠져나온 우리는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제발 이 팔 좀 풀어라... 사람들이 다 우리를 쳐다보잖아!”
“언제부터 눈치를 봤다고...”
거기다가 머리를 어깨에 바짝 붙인... 이건 누가 보면 연인이라고 오해를 살 것 같았다. 나는 한글로 대화를 진행했다.
“이 화상아! 이것 좀 놔! 쪽팔리게! 너 내 동생이란 거 잊지 마! 이런 포즈가 어울릴 것 같아?”
“뭐 어때~ 피도 안 통한 남매인 걸~”
“그래도 남매...”
그 때, 웬 어린 아이가 이 쪽에 검지를 까딱이며 자신의 엄마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왔다.
“엄마. 저기 저 사람들 이상해.”
“얘야. 그런 말 하면 못써요. 그리고 저런 불순한 장면은 보는 게 아니야. 어서 눈 돌리렴. 어쩜... 저렇게도 얼굴이 철판일 수가 있을까. 옷도 이상한 것들이... 하여튼 요즘 젊은 것들이란...”
이런 젠장... 저 촌티 나는 아줌마가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뭐? 불순해? 이건 모두 미나 너 때문이야! 좀 들어! 하지만 미나는 얼굴의 스마일을 유지하면서 어깨에 얼굴을 비벼왔다.
“징그러워. 좀 치워.”
“제로야.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음... 일단 너희들이 알고 싶어 하는 그 ‘코리아’라는 곳을 찾아봐야겠지. 그런데 그런 나라가 있긴 있냐?”
한국이란 나라는 유명할 텐데. ‘정신없는 나라’로나, ‘말 많은 나라’로나... 아무튼 이곳의 안내소를 찾아가보았다. 제로를 따라 10여분을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안내소란 곳을 발견했다. 무진장 컸다. 사실 커 봐야 이 곳에서 3층이 넘어가는 건물이 이 건물뿐이라서 하는 예기다. 안내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런대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저기에 앉아 있어봐. 내가 지도를 하나 구해올게.”
“응.”
소파에 앉자마자 미나는 내 다리에 머리를 눕히려고 했다. 나는 얼른 밀어서 제지했다. 이 화상이 여기서도 이러는구나. 그래도 다시 시도를 하는 미나였다. 어찌 보면 귀여웠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리면서 해야지... 아무튼 이번에는 남들의 시선도 있고 해서 미나가 순순히 포기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렇게 1분여를 기다리자 제로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햐... 소문 대로구먼... 이런 종이쪼가리 하나가 무슨 50골드냐, 50골드... 뭐 내 돈이 아니니 별 상관은 없지만...”
나는 제로가 준 지도를 받아들고는 지도를 폈다. 그러고는 한동안 멍하게 지도만을 바라본 것 같았다. 물론 미나도 마찬가지였다.
“여, 여긴 도대체 어디야...”
“응? 여기 왼쪽 끝에 이곳이 ‘미라노 대륙’이고, 이 대륙에서 왼쪽 위에 있는 나라가 ‘메트로시아 제국’이야.”
“야이 바보야. 세계지도 사와라고 했지 이런 그림쪼가리 사와라고 했냐?”
“무슨 소리야. 너 바보냐? 그건 그렇고 코리아가 도대체 어느 대륙에 붙은 나라인지나 좀 알자.”
이 지도에 한국이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게 무슨 지도라는 거지? 이런 손으로 그린 듯한 것이...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처부터 다시 차근차근 생각해보았다. 문명의 혜택을 조금도 받지 못한 나라. 성벽이 있고 경비병이 갑옷을 입고 있으며(아니, 경비병이라는 병사들이 있다는 것 또한 이상하다.) 자동차도 없고 기껏해야 마차가 고작인 나라...
왜 교통사고 한번 난 것 가지고 이런 이상한 곳에 우리가 있는 거냐고... 애초에 산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 뭐 이런 전개가...
미나가 제로에게 말을 했다.
“저, 혹시 지금이 몇 년인지 알아?”
그리고 제로가 한 말은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너희 그것도 모르냐? ‘미라노력’으로는 238년, 그리고 세계력으로는 8247년.”
그러자 미나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는 내게 말했다.
“아아, 오빠. 나 머리 좀 식히게 어디 쉴 곳은 없을까?”
나도 동감이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지... 이런 거대한 대륙과 나라가...
우주의 인공위성에서 찍어서 만든 세계지도에 없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이 대륙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나와 미나는 약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 곳은 우리가 알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 아닐까하는. 하지만 그 근거가 되어야 할 증거가 없으니... 참... 그때 반지에 박힌 이 루비에 어울리지 않는 푸른빛... 그것과 연관이 있을까? 나는 반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전에 있었던 세세한.. 이상한 모양의 세공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 세세한 세공들 뒤에 가려져 있었던... 붉은 용 두 마리가 서로 목을 감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는 것을.... 또한,
그 모습은 바로 메트로시아 제국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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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수정을 거쳐 드디어 올립니다. 후후후 ㅡㅡa 다음편을 이미 적긴 했지만 수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오늘 안에 올릴 수 있으려나ㅋㄷㅋㄷ
그럼 꼭 꼬리말(코멘트) 달아줘요.
입구로 들어서자 경비병(대략 문지기)으로 보이는 것들이 다가왔다. 그런데... 왜 저런 시대에 뒤떨어지는 갑옷을 입고 있을까? 어차피 요즘 좋은 총이면 저런 무겁기만 한 갑옷 정도는 그냥 뚫을 텐데... 아무튼 이 나라가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칼은 왜 차고 있는 거야? 전쟁할 일 있나? 아니면 총이나 들 것이지. 정말 폼 안 난다. 그때 제로가 먼저 다가가서 그들에게 말했다.
“오랜만이에요~!”
“오! 이게 누구냐? 제로 아냐? 그런데... 옆에 팔짱을 낀...”
하더니 제로의 귀를 잡아당기고는 말했다.
“꼴사나운 연인들은 누구냐?”
다 들린다. 이 바보야. 그나저나 왜 경비병이 있는 거지? 경찰은 없고...
아무튼 별 저지를 당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빠도 칼이나 차봐. 멋있을 것 같은데...”
“싫어.”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엄청난 인파였다. 산 속의 병원(다시 생각해보면 고아원 같기도 하고... 노인정 같기도 하고...)에서만 생활했던 우리에게 이런 인파는 어째 조금 반가워 보였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으니...
이곳에서도 5일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장날인 모양이다. 그러나 서울과는 다른 점이... 엄청난 아줌마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엎치락뒤치락 거리는 모습이 왠지 살아 숨쉰다는 느낌을 주었다. 서울은 왠지 꾸민 모습 같았는데. 뭐 이런 모습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우리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제로를 따라 전당포로 향했다. 장터와는 좀 떨어진 훤한 곳에 지어진 건물이었는데 ‘존슨네 보석상’이라고 적힌 간판으로 보이는 나무판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웬 배불뚝이에 한가운데 머리카락을 쥐가 파먹은 듯한(대전 게임 철권의 헤xx치를 생각하게 하는) 아저씨가 나와서 우리를 반겼다(?).
“어서 옵쇼. 어이구!! 예쁜 아가씨 한명과 남자 2명이구먼.”
미나는 ‘예쁜’이란 수식어도 붙은 아가씨이고 우리는 고작 표현하는 단어가 남자인가? 미나는 킥킥거리면서 웃었다. 그때 제로가 말했다.
“아저씨. 저 몰라요? 제로에요 제로.”
그러자 그 아저씨는 ‘제로? 제로?’거리더니 생각이 난 듯 주머니에 끼인 안경을 눈에 씌우고 제로 코앞에까지 얼굴을 대고 말했다.
“오오! 제로구나. 너무 많이 커서 못 알아보겠는 걸? 장가가도 되겠다.”
“아저씨도 참...”
“그나저나 아버지는 잘 계시더냐?”
“예. 그리고 아버지도 아저씨를 보고 싶어 하시더군요.”
“그래? 허허허.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그제야 본론으로 들어가게 된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보석을 좀 팔려고 왔는데요.”
“보석? 무슨 보석?”
미나는 핸드백에서 작은 다이아몬드 하나가 박힌 반지를 꺼내었다. 아저씨는 눈이 잘 안 보이는지 반지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돋보기를 들고 오겠다고 하고는 사라졌다.
“저 아저씨 사기는 안 치겠지?”
그러자 제로가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아버지랑 친분이 있으신 분이신데 설마 그러겠냐?”
잠시 후 돋보기를 들고 온 전당포 아저씨는 우리를 테이블이 있는 의자에 앉혔다. 아저씨도 옆에 자리에 앉아서 돋보기를 들고 반지, 특히 다이아 부분을 유심히 살폈다. 그런데 표정이 가관이었다. 가면 갈수록 경악하던 아저씨는 무언가를 노리는 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이 보석 이름을 알기는 하냐?”
“상급 다이아몬드잖아요. 불순물 4%짜리.”
그러자 엄청난 탄식을 퍼부으면서 아깝다는 듯 말했다.
“으이구... 그 정도로 잘 알고 있으면 사기 치긴 글렀군. 도대체 어느 귀한 집 자녀들인지...”
아무리 아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전당포 사람들의 사기 근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았다.
“이 나라에서는 이정도의 상급 다이아몬드는 귀족들 손에만 몇 개 있는 줄 알았더니... 너 혹시 귀족이냐?”
그러자 제로가 미쳤냐는 듯이 말했다.
“아저씨한테는 귀족한테도 그렇게 반말을 찍찍 뱉어요?!”
“아, 농담이고... 상급, 아니 하급이라 하더라도 다이아몬드는 내가 취급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 족히 천만 골드는 받는 상품이니 말이야. 그리고 그 다이아몬드 상태가 상당히 좋구나. 귀족들에게 팔면 5천까지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러자 제로가 기겁을 했다. 잘 하면 게거품도 내뿜겠다.
“오, 오, 오, 오천!”
그러나 이 나라 시세를 모르는 우리는 그냥 멍하게 있을 뿐이었다. 다이아몬드야 우리에게는 이것 말고도 6개는 더 있었으니... 물론 미나의 것이지만...
“에휴... 오늘 봉 잡았나 했더니... 이것 말고 좀 약한 건 없니?”
“음... 그럼 수정은요? 불순물 섞인 거예요.”
“오, 수정에는 불순물이 섞인 것이 더 좋지. 수정이라면 나도 가능하겠구나. 수정은 우리나라에 좀 많으니까. 상품을 좀 보여주실까?”
그러자 미나는 이번에도 핸드백의 보석함을 이리저리 뒤지더니(보석함만 해도 4개다.) 반지 하나를 꺼내어 아저씨에게 건네었다.
“햐... 블루 사파이어구나. 어찌 이런 비싼 것만 취급하는 건지... 현찰로는 좀 어려울 것 같으니 교환을 해다오. 사실 이것도 좀 모자란 것 같지만... 루비 2개와 50만 골드에서 사정을 좀 봐주면 어떻겠니?”
얼레? 루비와 바꾼다고? 나이스! 봉 잡았네! 한국에서는 아니, 세계에서 루비는 사파이어보다 훨씬 비싸니 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 무인도(사람이 사는데도 무인도라고 칭한다)에서는 루비가 사파이어보다 싼 거지? 아무튼 끝이 좋으면 모두 좋다고 했던가? 그런데 제로는 여전히 벙 진 얼굴이었다.
“오, 오십만 골드...”
“햐. 고맙다. 얘들아. 사파이어를 이렇게 싸게 팔아주어서 말이야. 이런 물건을 우리 가게에서 취급할 수 있을 줄이야...”
“뭘요. 사파이어 비싸게 파세요. 그리고 물 좀 주시겠어요?”
“그래. 당연히 줘야지! 난 오늘 봉 잡은 게 확실하구먼. 허, 허, 허, 허, 허!”
헤헤헤! 루비다, 루비! 보석 중에 제일 좋다는 그 루비!! 그것도 이렇게 큰! 뭐, 우리 집에 있는 새끼손톱만한 다이아몬드를 뺀다면 최상급에 해당할 루비였다. 봉이야 봉. 이 경우는 저 아저씨도 좋고 우리도 좋으니 ‘가재 잡고 도랑 치고’,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건가? 나와 미나는 계속 쾌재를 불렀다. 물론 속으로.
“오십만 골드...”
제로의 벙 진 얼굴을 받아주며 전당포를 빠져나온 우리는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제발 이 팔 좀 풀어라... 사람들이 다 우리를 쳐다보잖아!”
“언제부터 눈치를 봤다고...”
거기다가 머리를 어깨에 바짝 붙인... 이건 누가 보면 연인이라고 오해를 살 것 같았다. 나는 한글로 대화를 진행했다.
“이 화상아! 이것 좀 놔! 쪽팔리게! 너 내 동생이란 거 잊지 마! 이런 포즈가 어울릴 것 같아?”
“뭐 어때~ 피도 안 통한 남매인 걸~”
“그래도 남매...”
그 때, 웬 어린 아이가 이 쪽에 검지를 까딱이며 자신의 엄마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왔다.
“엄마. 저기 저 사람들 이상해.”
“얘야. 그런 말 하면 못써요. 그리고 저런 불순한 장면은 보는 게 아니야. 어서 눈 돌리렴. 어쩜... 저렇게도 얼굴이 철판일 수가 있을까. 옷도 이상한 것들이... 하여튼 요즘 젊은 것들이란...”
이런 젠장... 저 촌티 나는 아줌마가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뭐? 불순해? 이건 모두 미나 너 때문이야! 좀 들어! 하지만 미나는 얼굴의 스마일을 유지하면서 어깨에 얼굴을 비벼왔다.
“징그러워. 좀 치워.”
“제로야.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음... 일단 너희들이 알고 싶어 하는 그 ‘코리아’라는 곳을 찾아봐야겠지. 그런데 그런 나라가 있긴 있냐?”
한국이란 나라는 유명할 텐데. ‘정신없는 나라’로나, ‘말 많은 나라’로나... 아무튼 이곳의 안내소를 찾아가보았다. 제로를 따라 10여분을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야 안내소란 곳을 발견했다. 무진장 컸다. 사실 커 봐야 이 곳에서 3층이 넘어가는 건물이 이 건물뿐이라서 하는 예기다. 안내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런대로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저기에 앉아 있어봐. 내가 지도를 하나 구해올게.”
“응.”
소파에 앉자마자 미나는 내 다리에 머리를 눕히려고 했다. 나는 얼른 밀어서 제지했다. 이 화상이 여기서도 이러는구나. 그래도 다시 시도를 하는 미나였다. 어찌 보면 귀여웠지만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리면서 해야지... 아무튼 이번에는 남들의 시선도 있고 해서 미나가 순순히 포기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렇게 1분여를 기다리자 제로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햐... 소문 대로구먼... 이런 종이쪼가리 하나가 무슨 50골드냐, 50골드... 뭐 내 돈이 아니니 별 상관은 없지만...”
나는 제로가 준 지도를 받아들고는 지도를 폈다. 그러고는 한동안 멍하게 지도만을 바라본 것 같았다. 물론 미나도 마찬가지였다.
“여, 여긴 도대체 어디야...”
“응? 여기 왼쪽 끝에 이곳이 ‘미라노 대륙’이고, 이 대륙에서 왼쪽 위에 있는 나라가 ‘메트로시아 제국’이야.”
“야이 바보야. 세계지도 사와라고 했지 이런 그림쪼가리 사와라고 했냐?”
“무슨 소리야. 너 바보냐? 그건 그렇고 코리아가 도대체 어느 대륙에 붙은 나라인지나 좀 알자.”
이 지도에 한국이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어이가 없어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게 무슨 지도라는 거지? 이런 손으로 그린 듯한 것이...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처부터 다시 차근차근 생각해보았다. 문명의 혜택을 조금도 받지 못한 나라. 성벽이 있고 경비병이 갑옷을 입고 있으며(아니, 경비병이라는 병사들이 있다는 것 또한 이상하다.) 자동차도 없고 기껏해야 마차가 고작인 나라...
왜 교통사고 한번 난 것 가지고 이런 이상한 곳에 우리가 있는 거냐고... 애초에 산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 뭐 이런 전개가...
미나가 제로에게 말을 했다.
“저, 혹시 지금이 몇 년인지 알아?”
그리고 제로가 한 말은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너희 그것도 모르냐? ‘미라노력’으로는 238년, 그리고 세계력으로는 8247년.”
그러자 미나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는 내게 말했다.
“아아, 오빠. 나 머리 좀 식히게 어디 쉴 곳은 없을까?”
나도 동감이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지... 이런 거대한 대륙과 나라가...
우주의 인공위성에서 찍어서 만든 세계지도에 없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이 대륙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나와 미나는 약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이 곳은 우리가 알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 아닐까하는. 하지만 그 근거가 되어야 할 증거가 없으니... 참... 그때 반지에 박힌 이 루비에 어울리지 않는 푸른빛... 그것과 연관이 있을까? 나는 반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전에 있었던 세세한.. 이상한 모양의 세공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 세세한 세공들 뒤에 가려져 있었던... 붉은 용 두 마리가 서로 목을 감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는 것을.... 또한,
그 모습은 바로 메트로시아 제국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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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수정을 거쳐 드디어 올립니다. 후후후 ㅡㅡa 다음편을 이미 적긴 했지만 수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오늘 안에 올릴 수 있으려나ㅋㄷㅋㄷ
그럼 꼭 꼬리말(코멘트) 달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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