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전설-Cp1 - 성기사가 되기 위한 첫 걸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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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빛. 주위는 백색의 하얀 공간으로 뒤덮혀 있었다. 뭐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어?>
이건… 내 목소리 인가…?
<그래… 시엘, 하지만…>
<시끄러워! 그 더러운 입으로 더 이상 날 놀리려 하지 마!>
뭐지… 누구……?
<그게 아니야 시엘! 난… 난…….>
그리곤 잠시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비록 이렇지만, 널…… 사랑해.>
<……리나>
신 검 전설
성기사가 되기 위한 첫 걸음(1)
밝은 햇살이 이제 막 눈을 뜨는 시엘을 반겨 주고 있었다. 그의 옷은 땀에 흠뻑
절어 있었고 윤기있는 연초록빛의 머리칼은 까치집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은 붉게 살아있는 눈빛이었다.
"꿈… 인가, 으윽…"
순간 머리가 띵 해짐을 느꼈고 그대로 쓰러졌다. 푹신한 감촉이 온몸을 통해
느껴졌고 물컹하고 따뜻한 느낌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가만… 물컹? 따뜻해?'
순간 정신이 팍 들면서 자신의 눈 앞의 물체를 본 시엘의 얼굴은 그야말로 홍당무
따위가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붉게 변해 있었다. 밝게 빛나는 긴 금발이 시트에
넓게 깔려 있었으며 작은 얼굴에 자리잡은 눈과 코, 그리고 앵두같이 붉은 입술…
게다가 이 가벼운 느낌은…….
'세… 세리아?!!!!'
바로 세리아, 그녀였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방, 한 침대에서, 그것도
자신의 목을 우유빛처럼 하얗고 가는 팔로 휘감았고 그녀가 입고 있는 푸른 색의
잠옷의 단추들 사이로 하얀 피부가 보였다. 그녀의 얼굴은 자신의 얼굴 가까이 대고 있었다.
얼굴 한번만 뒤척이면 바로 키스가 가능한 거리…….
꿀꺽-
이건 결코 다른 맘 먹고 내는 소리가 아니다. 단지 긴장했을 뿐이다… 라고 부인하는
시엘이었다. 음… 본인이 저렇게 말하니 믿어주자. 아무튼 시엘은 천천히 그녀의
팔을 풀려 했지만 깍지 낀 그녀의 손이 쉽게 풀어질 리 없었다. 게다가 조금 움직이
려 하면 가슴팍에 푹신한 느낌이 와 피가 머리로 쏠리고 있는 판이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잡생각속에 빠져있는 시엘……. 결국… 큰 마음 먹고… 빠져나왔다만…
본인은 정작 정상이 아닌데…… 시엘이 대충 옷을 차려입고 나오자 공작이 그를 맞이해
주었다.
"오, 잘 잤는가? 아니, 그런데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갛나?"
"예? 아… 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잠시 뒤에는 하품을 해대며 내려오는 세리아가 보였다. 여자가 저렇게 품위없이
하품해도 되나… 하는 의문을 품는 시엘이었다.
"웅… 시엘, 잘 잤어?"
"아, 응."
그녀가 밝은 미소를 짓자 난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고 그녀는 미소로 얼버무려버렸다.
"그럼, 아침 먹으러 갈까?"
"아, 응."
… 이라고 말은 했지만 난 저택의 구조를 몰라 시엘은 그냥 그녀 뒤를 따라다녀야 했다.
왠지… 쪽팔린다고 생각하는 시엘이다. 식탁은 굉장히 길었다. 대략 30M에 달하는
긴 식탁.. 솔직히 이런 식탁이 필요 할까… 하고 생각했지만 뭐 귀족들의 식생활이려니
하고 그냥 감탄 차원에서 넘어갔다.
"아, 왔나? 어서 들게."
"아, 예. 감사합니다."
그녀와 난 잘 차려진 식탁에 앉았고 그녀는 두 손을 가슴으로 모으며 뭐라고 말하기 시작
했다.
"데 페리아 엠 세인트. 당신의 한 없는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무안해진 난 그녀를 따라했고 그러자 세리아가 킥킥 거리며 낮게 웃었고 공작도 보이진
않았지만 속으로 웃는 듯했다. 우윽… 쪽팔려. 거기다가 더 쪽팔리는것은 시엘은 나이프질
(칼질?)을 할 줄 몰라 스테이크를 자르는데 그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그때
빨리 이 나이프 질이나 제대로 배워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시엘이었다.
"그런데, 시엘군. 자네가 신검을 뽑았다지?"
"아, 예."
"그것 참 대단하구만. 세리아야. 이럴 때를 잘 잡아야 하느니라."
공작이 말하는 이럴 때란… 서, 설마……!! 순식간에 위기감에 사로잡힌 시엘이었다.
"고… 공작님!!"
"아… 아빠!!"
공작의 뜻을 이해한 시엘과 세리아는 동시에 외쳤고 공작은 조그만 두 남녀의 공세를 '허허'
하는 웃음으로 무마시켰다.
"어흠, 아무튼 난 이만 사라져줘야겠다. 자, 그럼 세리아야. 알지?"
공작은 은근슬쩍 빠져 나가고 이 넓은 홀에 단 둘이 남아 가끔 칼질하는 소리 외에는 침묵을
유지한 채 음식을 시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세리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참… 신기하지?"
"응?"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아주 다정한데다 친절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거기다가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해주는 근사한 남자애라니 말이야."
세리아의 말을 듣던 시엘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목덜미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시엘. 이번에 성기사단에 드는게 어때?"
"성… 기사단?"
"응! 성기사단은 말이지. 등급에 따라 제1기사단, 제2기사단부터 7기사단 까지 나뉘어져 있는데
제일 뛰어난 제7기사단을 지휘하는 사람은 바로 대륙에서 단 한명뿐인 마스터 템플러
윈센트 경이시지."
"대륙에서 한명 뿐이라니… 대단하구나."
현 대륙은 3개의 제국으로 나뉘어져 있다. 북쪽의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한 아미안 제국.
서남쪽의 극지가 많은 에일로스 제국. 그리고 풍족한 영토와 발달된 기술을 지닌
동남쪽의 샤루에난 제국이 대륙의 3개 국가였다. 이 3개 제국을 합쳐도 소드 마스터는
5명 남짓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바로 이 마스터 템플러 윈센트경인 것이다.
좀 더 다르게 말하면 대륙에서 가장 강한 사람중 1명이라는 말이었다.
"어때, 시엘?"
"세리아가 좋다면 나도 좋아."
"뭐야, 시엘? 좀더 남자라면 자신감있게!"
"알겠습니다. 세리아 아가씨! 하하하하!!"
"시… 시엘! 아가씨가 뭐야?!"
그리고 그녀와 나는 시끄러운 웃음소리에 파묻혀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식사를 끝낸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기사가 되기 전에 검사가 되기 위한 마법사와 전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의 학교, 아미안 제국에서도 가장 큰 학교인 미르시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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