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꿈(translunary drea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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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꿈(translunary dream)
-엇갈리기 시작한 운명-
written by 검신™
"정신이 이제 좀 드나요?"
넓은 공터에서 번개가 떨어지는 모습에 잠시 기절한 리엔은 샤린이 데리고 수도, 즉 마시넬이라는
도시에 도착하여 여관에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이 든 리엔에게 제일 먼저 안부인사부터 건내
준 것은 샤린이었다. 그때 상황으로서는 샤린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잘못했다가는 자신이
이상한 힘을 쓴다는 것과 그 마족들의 말로는 어둠의 왕이라는 신분까지 들통날 뻔했으니 말이다.
정신이 든 리엔은 목이 말랐는지 물부터 찾았고, 진정이 조금 되자 그때의 일에 대해 궁금해 하였
다.
"그때 누가 우리를 도와줬어요.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대단했었다구요."
"음... 정말인가요? 전 그때 기절하는 바람에..."
"정말이에요!"
샤린의 말이 약간 믿기 힘든 이야기 같아 재확인을 위해 되묻는 리엔의 말에 약간 양심이 찔린 샤
린은 얼른 사실이라고 반박하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출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나중에 들통나게
된다면 뭐라고 변명해야하는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그래도 일단 목적지에 도착한 그들은 여관에서
하루 쉬기로 하였다. 그렇게 리엔을 여관에 남겨두고 샤린은 마시넬 왕국의 수도라는 마시넬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국명과 수도의 이름이 같아 조금 특이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끌리는 것이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 도시에 들어오면서 샤린은 하윤이의 자취를 느꼈는
지 계속해서 두리번 거렸다. 아주 진하게 남겨져 오랜 시간이 지났거나 아니면 얼마 전에 남겨진
자취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못 만날까? 라는 의문 두 가지를 가지고
불안 반, 기쁨 반의 뒤섞인 감정이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있을 하윤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괜스레
좋아지는 샤린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중앙 광장을 지날 때였다. 눈에 뜨이기 들어오는 게시
글.
'이국의 옷을 하고 있는자.
곧 멸망을 의미하나니 그런 자를
수도까지 압송한 자에게는 왕의 이름으로
선처를 베풀 것이다. '
충격이었다. 리엔이 지금것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가 저것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배신
감이 드는 샤린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의심하다가는 밑도 끝도 없이 의심하게 될 거란 생각을 하
고 리엔이 있는 여관으로 뛰어갔다. 여관에 들어섰을 때는 리엔을 중심으로 왕국 기사단이 대기
하고 있었다.
"무.. 무슨 일이야...?"
그래도 끝까지 리엔을 믿기로 결심한 샤린은 지금 왕궁기사단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궁금해 하였
다.
"저기 있는 여자가 이국에서 온 자입니다."
하지만 리엔은 샤린의 기분은 무시한 채, 왕궁 기사들에게 샤린의 신상을 밝혀주고 말았다. 처음부
터 이러기 위해 잘해주었던 것이다. 샤린에게는 미안하지만 자신의 사정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
는 일이었다. 쓸데 없는 변명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이란 다 그런 것이니까...
"저자를 포박하라!"
기사들 중 유별나게 은빛이 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다른 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기
사들은 샤린을 향해 돌진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 겁이 난 샤린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였다. 잡
히면 최소한 죽음이라는 것을 조금 전 광장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나라의 멸망과 관련된 자신이
잡히면 어떻게 될 거라는 것은 뻔히 알고 있는 일이었다. 샤린은 죽을 힘을 다해 도시 밖으로 나
가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에는 벗어나지도 못한 채, 기사들에게 붙잡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거 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이국에서 온 자는, 즉시 압송하라는 국왕의 명이 있었다. 자, 끌고 가라!"
붙잡히자 마지막 바락을 하면서 소리를 치는 샤린의 청이 기사들에게는 그리 의미가 없었다. 국왕
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죄가 없다 하더라도, 왕
의 명령 아래에서는 무죄도 유죄가 되었다.
"여러 기사들이 한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다니..."
한참을 기사들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때, 기사들과 샤린의 두 목소리가 아닌 다
른 한 존재의 목소리가 기사들의 뒤에서 들려왔다.
"넌 왠 놈이냐!?"
"그러고도 남자가 할 짓이냐!"
기사들 사이로 보이는 한 남자의 외침은 샤린의 귀에 많이 익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
께 기사들과 사투가 벌어졌지만, 이상하게 그 남자에게 기사들은 밀렸던 것이다. 아무리 기사가
4명뿐이라지만, 혼자서 상대하기는 힘들 것인데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애를 상대하는
것 처럼 가뿐하게 쓰러뜨렸다. 그리고 기절만 시켰는지 기사들에게서 생명력은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쓰러진 기사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는 샤린에게 그 남자가 안부를 물으며 얼굴을 보았는데,
"아..."
탄성을 동시에 지르는 두 사람. 만약 이 남자가 하윤이라며, 아니 하윤이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
에 자신을 보며 놀라는 것이고 자신도 그가 하윤이기에 놀라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 하윤이지..?"
샤린의 입에서 나오는 그 남자의 옛 이름을 듣고서, 그 남자도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럼... 수연이니?"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온 질문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샤린이었다. 두 물줄기는 조금씩 굵어지며 그
녀의 뺨을 적셨고, 입을 두 손으로 가렸다. 드디어 1년만에 재회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다 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신이 원래 살던 세상과 이별한 후 돌아갈 생각도, 그 세상에 남겨진 사람
도 만날 생각을 할 수도 가망조차 없다고 생각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살던 세상에 사
람 중 한명을 만났다. 그것도 상상도 못했던 장소에서...
"어떻게 이곳에 왔어?"
"모르겠어. 계약인가? 그런 걸 맺구 너 만나러 왔어."
계약이라는 말에 니트라스의 눈이 커졌다. 계약이라면 분명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주고 그
것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가져가는 것의 가치가 틀렸기 때
문이다.
"무.. 무슨 소리야. 누구와. 누구와 계약을 맺은 건데?"
"왜 그래~?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런 소리 말아. 계약이 뭐 장난인 줄 알어? 누구와 맺은 건데?"
"으응. 하지만 잘 모르겠어. 그때 너무 어두웠구.. 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에..."
다그치는 니트라스때문에 놀란 샤린은 그때 상황을 회상하면서 그대로 말하였다. 하지만 말 하던
도중 니트라스는 어둠 속의 소리라는 말에 그만 할 말을 잃고 손을 이마에 짚었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와 계약은 마족과의 계약이었다. 마족들은 분명 강대한 것을 계약 조건으로 내 걸었을
것이다.
"그래. 그럼 무슨 조건으로 했어?"
"원하는 위치에만 남아달라는 거였나? 아무튼 그렇게 해주면 네가 있는 곳으로..."
"왜 그랬어!"
그래도 니트라스의 얼굴에는 어딘가 조금 밝아졌지만, 그래도 마족과의 계약은 위험한 것이었다.
보통 마족들은 인간들과 계약할 때, 영혼을 요구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 영혼만은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위치에만 남아달라'라는 말에 신경이 쓰인 니트라스는
소리치며 다그쳤다. 샤린은 그런 니트라스를 보면서 갑자기 울상을 지었다.
"나...난. 하윤이 네가 실종되구.. 걱정이 되서..."
"아. 알았어. 그러니깐 울지마."
눈물을 흘리며 울상을 지은 샤린을 보며, 니트라스는 그녀를 안으며 달랬다. 분명 자신에게도 잘
못은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알게된 지금이라면
그때 돌아가려고 한 것이 후회가 되긴 하였다. 지금도 물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
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는다. 돌아가면 분명 자신이 사는 세상은 이 세상과 충돌로 소멸되어 버릴
테니깐... 그만큼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큰 역할인지를 알고 있기에 돌아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락정도는 해주어야하는 건데'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제 됐어. 하윤아. 이제 돌아가자. 원래 살던 곳으로."
"안돼."
"무.. 무슨 소리야? 너네 어머니께서 얼마나 걱정하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
어머니라는 말에 조금 흔들리는 니트라스였지만, 돌아갈 수가 없었다. 이곳에는 세론.. 그녀가 있
고, 자신이 그 세상으로 가게 되면, 분명 자신의 세상은 소멸해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갈 수가 없었다. 자신이 가지 않아,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께서 안전할 수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가지 않을 것이다.
"미안해. 난 가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어. 그래서..."
"그게 뭔데? 어째서 안된다는 거야?"
자꾸 돌아가자는 샤린의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니트라스는 그대로 침묵만 지킨채 앉아 있었
다. 그렇게 되자 샤린은 더욱 초조해졌고, 그럴수록 더욱 제촉하게 되었다. 이때,
치이지잉! 치직! 콰왕!!!
샤린이 니트라스의 팔을 붙잡고 흔들자 갑자기 일어나는 어둠과 빛의 혼합. 그리고 스파크는 그
둘을 순식간에 거리를 두게 하고 튕겨져 나가게 하였다. 갑작스러운 현상에 눈이 커져 자신이 있
던 곳을 바라보는 니트라스는 샤린이 있는 곳으로 곧바로 갔으나, 이상한 마력장이 생기면서 자신
을 튕겨내었다.
"무슨 일이야!"
샤린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니트라스가 갑자기 튕겨져 나가자 놀란 샤린도 일어나서 니트라스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니트라스쪽에서 마력장이 형성되어 샤린이 튕겨져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이상한 현상에 거리를 둔 채, 멍하게 지켜보는 두 사람은 할 말을 잃고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 니트라스는 자신을 튕겨낼 정도의 힘이라면 분명, 마계에서 사용하는 마력
이 원천이 된 마법밖에 없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렇게 다가서지도 못할 정도라면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힘일 것임에 틀림없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갑자기 샤린이 오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느끼
고 형성한 빛의 마력장. 그것에 튕겨져 나간 샤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종지부를 찍
을 수 없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형성된 마력장의 속성은 서로 뒤엉켜서 폭발을 일으
켰다.
-엇갈리기 시작한 운명-
written by 검신™
"정신이 이제 좀 드나요?"
넓은 공터에서 번개가 떨어지는 모습에 잠시 기절한 리엔은 샤린이 데리고 수도, 즉 마시넬이라는
도시에 도착하여 여관에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이 든 리엔에게 제일 먼저 안부인사부터 건내
준 것은 샤린이었다. 그때 상황으로서는 샤린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잘못했다가는 자신이
이상한 힘을 쓴다는 것과 그 마족들의 말로는 어둠의 왕이라는 신분까지 들통날 뻔했으니 말이다.
정신이 든 리엔은 목이 말랐는지 물부터 찾았고, 진정이 조금 되자 그때의 일에 대해 궁금해 하였
다.
"그때 누가 우리를 도와줬어요.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대단했었다구요."
"음... 정말인가요? 전 그때 기절하는 바람에..."
"정말이에요!"
샤린의 말이 약간 믿기 힘든 이야기 같아 재확인을 위해 되묻는 리엔의 말에 약간 양심이 찔린 샤
린은 얼른 사실이라고 반박하였다. 하지만 언제까지 감출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나중에 들통나게
된다면 뭐라고 변명해야하는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그래도 일단 목적지에 도착한 그들은 여관에서
하루 쉬기로 하였다. 그렇게 리엔을 여관에 남겨두고 샤린은 마시넬 왕국의 수도라는 마시넬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국명과 수도의 이름이 같아 조금 특이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끌리는 것이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 도시에 들어오면서 샤린은 하윤이의 자취를 느꼈는
지 계속해서 두리번 거렸다. 아주 진하게 남겨져 오랜 시간이 지났거나 아니면 얼마 전에 남겨진
자취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못 만날까? 라는 의문 두 가지를 가지고
불안 반, 기쁨 반의 뒤섞인 감정이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있을 하윤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괜스레
좋아지는 샤린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중앙 광장을 지날 때였다. 눈에 뜨이기 들어오는 게시
글.
'이국의 옷을 하고 있는자.
곧 멸망을 의미하나니 그런 자를
수도까지 압송한 자에게는 왕의 이름으로
선처를 베풀 것이다. '
충격이었다. 리엔이 지금것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가 저것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배신
감이 드는 샤린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의심하다가는 밑도 끝도 없이 의심하게 될 거란 생각을 하
고 리엔이 있는 여관으로 뛰어갔다. 여관에 들어섰을 때는 리엔을 중심으로 왕국 기사단이 대기
하고 있었다.
"무.. 무슨 일이야...?"
그래도 끝까지 리엔을 믿기로 결심한 샤린은 지금 왕궁기사단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궁금해 하였
다.
"저기 있는 여자가 이국에서 온 자입니다."
하지만 리엔은 샤린의 기분은 무시한 채, 왕궁 기사들에게 샤린의 신상을 밝혀주고 말았다. 처음부
터 이러기 위해 잘해주었던 것이다. 샤린에게는 미안하지만 자신의 사정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
는 일이었다. 쓸데 없는 변명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세상이란 다 그런 것이니까...
"저자를 포박하라!"
기사들 중 유별나게 은빛이 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다른 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기
사들은 샤린을 향해 돌진하였고, 그 모습을 보자 겁이 난 샤린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였다. 잡
히면 최소한 죽음이라는 것을 조금 전 광장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나라의 멸망과 관련된 자신이
잡히면 어떻게 될 거라는 것은 뻔히 알고 있는 일이었다. 샤린은 죽을 힘을 다해 도시 밖으로 나
가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에는 벗어나지도 못한 채, 기사들에게 붙잡히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거 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이국에서 온 자는, 즉시 압송하라는 국왕의 명이 있었다. 자, 끌고 가라!"
붙잡히자 마지막 바락을 하면서 소리를 치는 샤린의 청이 기사들에게는 그리 의미가 없었다. 국왕
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그들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죄가 없다 하더라도, 왕
의 명령 아래에서는 무죄도 유죄가 되었다.
"여러 기사들이 한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다니..."
한참을 기사들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을 때, 기사들과 샤린의 두 목소리가 아닌 다
른 한 존재의 목소리가 기사들의 뒤에서 들려왔다.
"넌 왠 놈이냐!?"
"그러고도 남자가 할 짓이냐!"
기사들 사이로 보이는 한 남자의 외침은 샤린의 귀에 많이 익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
께 기사들과 사투가 벌어졌지만, 이상하게 그 남자에게 기사들은 밀렸던 것이다. 아무리 기사가
4명뿐이라지만, 혼자서 상대하기는 힘들 것인데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애를 상대하는
것 처럼 가뿐하게 쓰러뜨렸다. 그리고 기절만 시켰는지 기사들에게서 생명력은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쓰러진 기사들을 보며 넋을 잃고 있는 샤린에게 그 남자가 안부를 물으며 얼굴을 보았는데,
"아..."
탄성을 동시에 지르는 두 사람. 만약 이 남자가 하윤이라며, 아니 하윤이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
에 자신을 보며 놀라는 것이고 자신도 그가 하윤이기에 놀라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 하윤이지..?"
샤린의 입에서 나오는 그 남자의 옛 이름을 듣고서, 그 남자도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럼... 수연이니?"
그 남자의 입에서 나온 질문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샤린이었다. 두 물줄기는 조금씩 굵어지며 그
녀의 뺨을 적셨고, 입을 두 손으로 가렸다. 드디어 1년만에 재회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다 입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신이 원래 살던 세상과 이별한 후 돌아갈 생각도, 그 세상에 남겨진 사람
도 만날 생각을 할 수도 가망조차 없다고 생각한 남자였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이 살던 세상에 사
람 중 한명을 만났다. 그것도 상상도 못했던 장소에서...
"어떻게 이곳에 왔어?"
"모르겠어. 계약인가? 그런 걸 맺구 너 만나러 왔어."
계약이라는 말에 니트라스의 눈이 커졌다. 계약이라면 분명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주고 그
것으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가져가는 것의 가치가 틀렸기 때
문이다.
"무.. 무슨 소리야. 누구와. 누구와 계약을 맺은 건데?"
"왜 그래~?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런 소리 말아. 계약이 뭐 장난인 줄 알어? 누구와 맺은 건데?"
"으응. 하지만 잘 모르겠어. 그때 너무 어두웠구.. 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에..."
다그치는 니트라스때문에 놀란 샤린은 그때 상황을 회상하면서 그대로 말하였다. 하지만 말 하던
도중 니트라스는 어둠 속의 소리라는 말에 그만 할 말을 잃고 손을 이마에 짚었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소리와 계약은 마족과의 계약이었다. 마족들은 분명 강대한 것을 계약 조건으로 내 걸었을
것이다.
"그래. 그럼 무슨 조건으로 했어?"
"원하는 위치에만 남아달라는 거였나? 아무튼 그렇게 해주면 네가 있는 곳으로..."
"왜 그랬어!"
그래도 니트라스의 얼굴에는 어딘가 조금 밝아졌지만, 그래도 마족과의 계약은 위험한 것이었다.
보통 마족들은 인간들과 계약할 때, 영혼을 요구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 영혼만은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위치에만 남아달라'라는 말에 신경이 쓰인 니트라스는
소리치며 다그쳤다. 샤린은 그런 니트라스를 보면서 갑자기 울상을 지었다.
"나...난. 하윤이 네가 실종되구.. 걱정이 되서..."
"아. 알았어. 그러니깐 울지마."
눈물을 흘리며 울상을 지은 샤린을 보며, 니트라스는 그녀를 안으며 달랬다. 분명 자신에게도 잘
못은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알게된 지금이라면
그때 돌아가려고 한 것이 후회가 되긴 하였다. 지금도 물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
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는다. 돌아가면 분명 자신이 사는 세상은 이 세상과 충돌로 소멸되어 버릴
테니깐... 그만큼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큰 역할인지를 알고 있기에 돌아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락정도는 해주어야하는 건데'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제 됐어. 하윤아. 이제 돌아가자. 원래 살던 곳으로."
"안돼."
"무.. 무슨 소리야? 너네 어머니께서 얼마나 걱정하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
어머니라는 말에 조금 흔들리는 니트라스였지만, 돌아갈 수가 없었다. 이곳에는 세론.. 그녀가 있
고, 자신이 그 세상으로 가게 되면, 분명 자신의 세상은 소멸해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갈 수가 없었다. 자신이 가지 않아,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께서 안전할 수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가지 않을 것이다.
"미안해. 난 가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어. 그래서..."
"그게 뭔데? 어째서 안된다는 거야?"
자꾸 돌아가자는 샤린의 말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니트라스는 그대로 침묵만 지킨채 앉아 있었
다. 그렇게 되자 샤린은 더욱 초조해졌고, 그럴수록 더욱 제촉하게 되었다. 이때,
치이지잉! 치직! 콰왕!!!
샤린이 니트라스의 팔을 붙잡고 흔들자 갑자기 일어나는 어둠과 빛의 혼합. 그리고 스파크는 그
둘을 순식간에 거리를 두게 하고 튕겨져 나가게 하였다. 갑작스러운 현상에 눈이 커져 자신이 있
던 곳을 바라보는 니트라스는 샤린이 있는 곳으로 곧바로 갔으나, 이상한 마력장이 생기면서 자신
을 튕겨내었다.
"무슨 일이야!"
샤린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니트라스가 갑자기 튕겨져 나가자 놀란 샤린도 일어나서 니트라스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니트라스쪽에서 마력장이 형성되어 샤린이 튕겨져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이상한 현상에 거리를 둔 채, 멍하게 지켜보는 두 사람은 할 말을 잃고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 니트라스는 자신을 튕겨낼 정도의 힘이라면 분명, 마계에서 사용하는 마력
이 원천이 된 마법밖에 없었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렇게 다가서지도 못할 정도라면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힘일 것임에 틀림없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갑자기 샤린이 오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을 느끼
고 형성한 빛의 마력장. 그것에 튕겨져 나간 샤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종지부를 찍
을 수 없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형성된 마력장의 속성은 서로 뒤엉켜서 폭발을 일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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