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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_novel-사루튜드[프롤로그_시작된혼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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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루튜드


                            시작된 혼돈 - (2)

                            written by 검신™

하지만 나는 이때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내가 안전하다는 사실 아래 안심하고 있었고 이런 현상에 대해 전혀 놀라고 있지 않았다. 단, 그 마법사만은 나를 보고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런 이유는 아마도 지금 순간에선 혼자 알고 있을 것이다.

“꼬마야.. 너...”

뭔가에 놀란 듯 말을 제대로 못한 마법사를 보고 나는 내가 안전하기 때문인지 알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마법을 해제시키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응? 어..”

계속 지속되는 분위기에 나는 괜히 이상해져서 그냥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사람들 틈으로 사라지자 마법사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저런 꼬마가.. 기껏해야 대여섯으로 보이는 꼬마가.. 6클래스 마법에 저항이 있다니.. 따라가 봐야겠다.”

이런 말만 남긴 채 마법을 사용하여 어디론가 사라졌다. 분명 나를 따라올 것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도 다들 각자 일을 하러 돌아갔다. 나는 마을에서 이상한 일을 격자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그래서 집을 향하여 뛰기 시작하였다. 집에 도착할 무렵, 집 뒤에 뜰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로오 대사제님. 이제 계약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르안이 적어도 11살이 되어야 검기를 사용할 것 같습니다. 그게 마나가 몸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나이니깐요.”

‘무슨 일이지? 왜 내 이야기를’ 영문도 모른 채 나는 그 이야기 속에 파묻히기 시작하였다.

“알고 있네. 아슈르경. 하지만......”

뭐라고 하는지 갑자기 들리지 않고 끊겼다. 하지만 아슈르 경이라고 부른 사실에 대해서 이상하게 내 머리 속에 들어왔다. 전부터 친하게 지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이라니.. 그리고 대사제? 또 항상 웃으시던 분들이 이런 진지한 대화를 나누시니 나는 갑자기 걱정이 되었고 무척 긴장이 되었다. 그런데 말 그대로 ‘하지만’부터는 무언가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대화가 끝났는지 이제 입으로 하기 시작하였다.

“아무튼 기간을 최대로 늘려보겠습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빠른 시일 내에 능력을 늘려보겠습니다. 세르안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겠죠. 그럼..”

대화가 끝난 듯하자 나는 빨리 집 안으로 들어와 조용히 그 말들을 떠올렸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었기에 괜히 머리만 아파왔다.

“세르안.”

“네?!”

갑자기 부른 소리에 나는 놀라 눈이 커졌다.

“언젠가 모든 것을 알게 될 게다. 그리고 용서해라.”

역시 알 수 없는 말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말만 전해주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쓸쓸하게 남겨진 내 자신에 외로움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항상 그렇지는 않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소외감을 느꼈다. 그리고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은 곧 피로로 바뀌었고, 견디기 힘들만큼의 졸음이 쏟아졌다.




“후.. 로오 대사제께서 이런 곳에 계셨다니.. 그리고..그의 손자였다니. 역시. 그렇다면 11살이 되면... 그럼 그 때에 맞춰서... 후훗. 뜻밖의 수확인걸?”

아까 세르안의 뒤를 미행하던 마법사는 무언가 찾았다는 듯이 비웃는 듯한 미소를 남긴 채 사라졌다.




알 수 없는 졸음은 내 주위를 어둡게 하였고, 곧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너구나?

‘꿈을 꾸는 중?’

둘다 물음에 해당하는 발화를 하였기에 할 말이 없었다. 한참의 침묵 뒤에 다시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꿈은 아니야. 이곳은 정신 세계. 두 가지 차원을 담고 있는, 백성의 차원. 그리고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혼란함과 균형으로 이루고 있는 백성의 차원 중 중심부분이야.

알 수 없는 말들은 할아버지만으로도 족했다. 지금 내게 들려오는 소리는 나에게 고문과도 같이 알아듣지 못해 소외감을 주는 존재였다. 그래도 궁금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내가 여기에 온 거지?’

-너에게서 느껴지는 힘에 내가 이끌린 거야. 그리고 정신과의 접촉을 시도한 거지.

‘내게서 느껴지는 힘?’

어두운 공간에서도 내 얼굴은 수십번도 더 얼굴의 형태가 변하고 말 한마디에 담긴 리듬 또한 변하였다. 그리고 지금 내 주변이 온통 어둡다는 것에 대해서 겁이 났다. 하지만 이런 내 속마음을 안 것인지 허공에서 겁 먹지 말고 차분하게 기분을 가라앉히라며 진정시켜주고 있었다.

- 그래. 이상하게 너에게서는 정말 친근한 기운이 흘러나와서 말이야.

‘저기 말이야. 온통 어둡기만 해서 너의 모습을 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할 수 없을까?’

지금 대화는 오가고 있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말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어둡기만 한 지금 상태로는 내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싫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아. 미안. 그럼 Lighting!

무슨 단어를 외치자 갑자기 내 주변은 밝아졌고 무슨 방같은 곳의 중심부분에 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눈을 한번 깜박이자 갑자기 눈앞에는 나와 닮은 사람이 서있어서 헛바람을 들이켰다.

- 미안해. 딱히 보여줄 모습이 없어서 너의 모습을 잠깐 사용한 거야.

내 모습을 이용하다니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놀라고 싶어도 질리도록 놀라서 더 이상 놀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까 전에 말한 것처럼 내 앞에 서 있는 나와 닮은 사람에게서 정말 친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어때? 너도 느껴지지? 이건 내게서 나오는 기운인데. 너에게서도 이런 기운이 느껴져.

신기했다. 처음으로 느끼는 기운이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너무 포근한 느낌이어서 그랬는지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씩 흥분된 기분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가 말하기를 나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친구? 나는 약해. 나 같은 인간하고 친구해도 좋을 것은 없을 거야.’

-아니. 난 꼭하고 싶어. 보통 다른 사람이라면 계약을 하겠지만 넌 내가 원하니깐.

친구라. 정말 괜찮을 것 같았다. 신기한 기운과 친근하며 포근한 기운을 내품는 존재와 친구를 맺는다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괜히 들떴다.

-괜찮지?

‘으응. 그럼 넌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세르안이야.’

-세르안? 좋은 이름같은데? 내 이름은 리노렌.

리노렌. 처음으로 사귀는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곧 친구가 되어도 가능하지 않는다는 일이 내 머리 속을 스쳐지나 갔다.

‘저기.. 정신세계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만나지?’

-음.. 걱정하지마. 네가 위험하거나 네 정신이 몸의 통제권을 잃었을 때, 위험하지 않도록 내가 유도할게. 그리고 대화는.. 아무래도 힘들겠지?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은 재밌게 보내라구.

위험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를 얻었다는 것에 정말 든든한 마음이 생겨난 나였다. 그렇지만 대화하기가 힘들어질 거라는 말에 약간은 섭섭해졌다. 친구인데도 대화를 할 수가 없다니.. 그런 것은 싫지만 재미있게 보내고 할 말 다하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기분을 놓았다.

‘흐음.. 이렇게 있기에는 너무 심심하지 않아? 혹시 검술할 줄 알아?’

-훗. 당연하지. 어디 나랑 해볼래?

비웃음 비슷한 그 웃음소리는 뭣을 뜻하는 건지.... 그래도 나는 곧 승낙하였고 대련을 위해서 필요한 물건이 있나 둘러보고 있었다.

‘저기 목검같은 거 없어?’

질문하자 리노렌은 목검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듯 되물었다. 하기야 정신세계에서 살고 있는 리노렌이 물질계의 목검을 알 턱이 없었다. 명검도 아니고 대련용 검으로 흔한 무기를..

-목검말고 이건 어때?

리노렌은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는 듯 하더니 손에서 푸른빛을 내뿜으며 검의 형상을 빚어내었다. 나는 처음보는 현상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뚫어지게 보고만 있었다.

‘신기하다~.어떻게 한거야? 나도 가르쳐줘.’

-알았어. 먼저 정신을 집중해. 여기가 정신세계라 집중하기는 쉬울 거야. 그리고 그 손으로 너의 힘을 흘려보내. 나와 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다면 만들어질 거야.

비록 복잡한 말이었지만 머릿속에 잘 들어왔다. 들으면서 실행을 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리노렌의 말대로 정신을 집중하기가 쉬웠고 내 몸에 흐르는 기운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손으로 끌어내었다. 그러자 정말 손에 검의 형상은 아니지만 푸른 구체가 생겨 손 위를 돌고 있었다.

-어때 돼지? 이제 검의 형상을 만들 차례야. 머릿속에 있는 네가 알고 있는 검의 모습을 떠올려봐. 그러면 네 손에 있는 구체가 검의 형상으로 바뀌니깐.

솔직히 내가 알고 있는 검은 지금까지 대련으로 보아온 목검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목검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목검이 제일 단단한 검인 줄 알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검이었는지 손에서 떠있던 구체는 순식간에 목검의 형상을 만들었다.

-좋아. 이제 시작해볼까?

‘응!’

나의 밝은 대답에 리노렌도 좋았는지 미소가 떠나가질 않았다. 그리고 집중되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리노렌을 리노렌은 나를 주시하면서 서로를 경계하였다. 그리고 내 눈이 깜박이는 것과 동시에 리노렌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리노렌의 공격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빠르고 신속한 발도. 그리고 정확한 공격!

퍽!

‘큭.. 어떻게...’

푸른색으로 이루어진 검은 보통 검과는 차이가 있었다. 항상 목검으로만 상대하다가 약간 다른 구성인 검으로 사용하려니 적응이 되지 않은건지.. 리노렌의 공격에 내게 들어오는 것까지는 확실히 보았지만 검이 흐릿하게 잔상을 남기면서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내 눈에서는 혼란이 생겼고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정신세계라고해도 그 고통은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왼쪽 다리를 맞아서 그런지 잘 일어서기가 조금 힘들었다.

-괜찮은 거야? 너무 셌나보다.

‘후훗. 아니야. 괜찮은데? 그럼 내 차례다!’

말로서 기합을 넣은 후 내가 들고 있던 검으로 빠르게 접근해 갔다.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분명 느낄 수 있는 정신세계라지만 갑자기 리노렌의 모습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나도 그렇게 느리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그것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잠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내 뒤쪽에서 리노렌의 기운이 느껴졌다. 몸을 재빨리 회전시켜 그 반동으로 공격을 같이 가했다. 하지만 리노렌은 역시 나보다 검술이 뛰어났는지 내 공격을 막고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퍽!

‘쿨럭.. 윽...’

환상을 보는 것도 아니고 리노렌은 분명히 오른쪽으로 움직였었다. 그렇지만 내가 공격을 당한 곳은 왼쪽 옆구리... 도저히 믿기 힘든 속도라고 할까 아니면 잔상을 상대로 경계를 하고 있었던 건지..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게 조금이라도 타격을 준다면 네 실력을 인정해 줄게. 무시하는 듯해서 미안해. 후훗. 그럼 계속해 볼까?

하지만 나는 기분나쁘지 않았다.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있었으니깐.. 리노렌의 실력은 나보다 월등히 차이가 났기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기분 나빠할 것까지는 없었다.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처지이기에..

‘좋아. 반드시 해보겠어.’

리노렌도 이런 내 반응에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웃어주었다. 비록 내 모습을 보는 것이었지만 속은 리노렌이었고 즐거워하고 있다고 느껴졌기에 나 또한 이 대련이 즐거웠다.

‘하앗!!’

-야앗!

나와 동시에 기합을 넣는 것으로 봐서 이번에 일격을 가할 것 같았다. 물론 나도 이번 공격에 전력을 다 쏟아부을생각이었지만 말이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거리 속에서 시간은 멈춘 듯 느리게 흘러갔고 두 개의 푸른검이 교차하였다.

나와 리노렌은 빗겨지나갔고 마무리 자세로 착지하였다. 역시 리노렌에게는 내 실력이 무리였다.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하는 복부쪽의 통증은 조금씩 내 몸의 지탱력을 무너뜨렸다. 나는 대자로 누워버렸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하.. 하.. 역시 너에게 상처는 못 입혔겠지?

-무슨 소리야. 자 봐.

느닷없이 보라니.. 약간 꺼림칙했지만 남은 힘으로 고개를 들어올려 리노렌에게 시선을 보내었다. 그리고 내 시선에 들어온 것은 붉은 액체였다. 나는 피가 난다는 것에 너무 놀라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을 것 같던 내 몸이 일으켜졌다.

‘내.. 내가...’

-이건 타격정도가 아니라 상처라구. 넌 역시 인간치고는 강하구나?

‘검술을 가르쳐주신 분이 계셔서 그래.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아무리 대련이었지만 상처까지 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만들어낸 검이 상처를 낼 만큼 날카로운 검이었나 보다. 물론 지금은 정신이 흐트러졌기 때문에 검의 형상은 물론 구체도 없었다. 하지만 상처가 났는데도 리노렌은 한손에 아직도 들고 있는 걸 보면 역시 나는 리노렌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후훗. 걱정하지마. 회복!

검이 날카로워도 역시 내 실력이 못 미치기 때문인지 상처는 조금 적었으나 걱정이 되는 상처였는데 리노렌이 시동어같은 말을 하자 갑자기 하얀 빛이 리노렌을 감쌌다. 하지만 나 역시 이런 광경을 처음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그렇게 배우고 싶어하던 마법이었다.

‘앗. 리노렌. 그거 마법 아냐?’

-음.. 그 일종이긴 하지만.. 마법은 아냐.

마법이 아닌데도 회복을 할 수 있단 말처럼 들렸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그게 분명 마법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생겼던 감정처럼.. 리노렌에게도..

‘저기 리노렌 그거 나한테 가르쳐주면 안될까?’

물론 거절당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꺼내보자는 식으로 말을 꺼냈다. 물론.. 거절하겠...

-좋아.

거절할 줄로만 알았던 리노렌이 쉽게 승낙하였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도 할아버지는 결코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하던 마법을 리노렌은 가르쳐주겠다고 하였다. 입가에 웃음이 생겼고 리노렌에게 달라붙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마법을 배운다는 말에.. 물론 마법의 일종이라고 했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다지 기쁘기 그지 없기에 기분이 들떠있을 뿐.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음.. 아까 전에 검을 만들 때처럼 처음에는 그렇게 해. 정신을 집중하는 거.

정신집중이라.. 여긴 정신세계였기 때문에 정신을 집중한다는 것은 무지 쉬운일이었다. 역시 이번에는 정신은 쉽게 집중되었고 리노렌은 계속 말해주었다.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려봐. 예를 들어서 일단 조금 전에 했던 회복마법.

나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인 후 눈을 감고 다친 내 상처를 생각하였고 조금 전에 리노렌이 회복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내 상처가 낫는 생각도 함께.. 그러자 무언가 따뜻한 기운이 나를 덮는가 싶더니 눈을 뜨는 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내 몸의 상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말끔히 치료되었다.

‘와~ 신기해. 정말 내게도 이런 능력이 있었네.’

-물론. 하지만 넌 나와 같은 기운을 띠기 때문에 가능한 걸지도 몰라. 너와 지내는 사람들은 하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러니깐 함부로 말하거나 하면 안돼. 알았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할아버지께서 내게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쉽게 이걸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또 리노렌이 내게 특별히 가르쳐준 마법이었다. 리노렌이 가르쳐준 마법을 소중히 사용해야지 함부로 사용하고 다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회복하는 게 있는가 하면 공격하는 것도 있어.

‘공격? 정말? 보여줘~’

갑자기 응석부리는 것도 아니고 변한 내 어투에 나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리노렌은 그리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고 아까 전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라고 하였다. 하지만 회복하는 것과는 다르게 밝고 어둡지도 않은 그 중립적인 색을 떠올린 후에 자신이 원하는 대상을 떠올린 후 공격을 원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시키는 대로 하였다. 이번에는 눈을 감지 않은 채. 갑자기 내 밑에 무슨 글자들이 생기면서 어마어마한 크기로 원이 그려져 나갔다. 그리고 그 원안에 글자들이 수도 없이 새겨지더니 내 주위로 수도 없이 많은 빛으로 이루어진 구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목표. 비록 여기엔 마땅치 않았지만 나는 리노렌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방어 좀 해줄 수 있을까?’

-물론. 베리어!

‘야앗~!!’

내 기합과 함께 내 주위의 수도 없이 많은 구체들은 리노렌을 향해 날아갔다.

치~잉..

날아가는 소리는 마치 옅은 물을 치는 듯한 부드러운 높이의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그런데 날아가는 소리와 반대되는 엄청난 소리의 폭음이 울려퍼졌다.

콰과광 쿵! 쿠르르...

이정도의 위력을 낼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리노렌은? 분명 충격이 가해졌을 텐데.. 다급해진 마음으로 리노렌을 불렀다.

‘리노렌! 괜찮아!!?’

내 말이 전달되었는지 빛에 가려 보이지 않던 리노렌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환한 미소와 함께.

‘정말.. 걱정했다구. 그래도 웃는 모습을 보니 다행이다.’

-내가 이정도로 당하라구? 이건 겨우 1단계 공격 마법이라고. 내가 만든 가장 약한 마법에 다치면 그게 말이 돼?

리노렌의 말은 조금 이상했다. 자신이 만든 마법이라니.. 그리고 이정도의 위력이 가장 약한 마법이라는 것에도.. 그렇다면 얼마나 더 강한 마법들이 있다는 뜻인지...

‘그럼 더 강하단 말이야? 그리고.. 네가 만든 마법?’

-응. 정신력을 기초로 하는 마법이지. 보통 네가 사는 세상은 마나를 기초로 하는 마법이거든. 나는 이걸 조금 바꾼 것뿐이지. 그리고 내 마법은 총 15단계까지 있어. 뭐.. 11단계부터는 절대파괴 마법이기 때문에 위험하지만.. 그리고 그만큼 정신력 소모가 크지.

‘위험하구나..’

속으로는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이렇게 강한 마법을 내게 가르쳐주다니.. 좋은 일에 사용한다면 분명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정신세계에 온 뒤로는 정말 내가 어린애가 아닌 것 같았다. 한참을 자란 깊은 생각을 할 줄 아는 어른이 된 듯 했다.

-하지만 파괴 마법말고도 회복 마법도 있어. 조금 전에 네가 회복한 마법. 그건 5단계 회복 마법이지. 회복마법은 5단계씩 있어. 그건 옅은 상처 회복하는 마법이야. 10단계 치료마법은 깊은 상처고. 알겠지?

정말 대단한 마법이었다. 그리고 알아 들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리노렌은 얼굴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힘들어하는 듯한..

‘저기 리노렌 어디 안좋아?’

-아.. 이제 헤어져야 될 것 같아서.. 실은 내 정신력도 이정도가 한계라서.. 지금 이 공간은 내가 만든 거기 때문에 내 정신력이 소모가 되거든.. 다시 못 만날 수도 있을 텐데.. 미안해.

그렇구나.. 미안해졌다. 그런 줄도 모르고 지금까지 괜히 시간만 허비하게 만들고 정신력도 많이 소모하게 했으니.. 미안한 마음에 나는 밝게 보이려고 했고 리노렌에게는 괜찮다는 말과 함께 마음속에 항상 같이 있겠다는 말로 위로하였다. 속직히 말해서 내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은 리노렌 못지않게 컸으니깐..

-그럼.. 이만 헤어져야겠다.

‘그래.. 안녕...’

-아. 한가지만 알려줄게. 네 운명에 큰 영향을 줄 인연의 끈이 너에게 다가서고 있어. 잘 받아들여. 그럼.

내 운명에 영향을 줄 인연? 잘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어두워지는 이 공간 속에서 조금씩 사라지는 리노렌을 보면서 이별을 고했다. 물론 완전히 보이기 전까지 계속 웃는 모습이었지만. 정말 잘 웃는 애였다. 리노렌이라는 애는.. 나도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되겠다고 마음속으로만 다짐할 뿐이었다.

완전히 모습을 볼 수도조차 없어지자 갑작스럽게 전기라도 감전된 듯한 느낌이 전신에 흘렀다.

‘윽.. 뭐.. 뭐지?’

어떻게 방어할 수가 없었다. 온 몸을 휘젓는 고통은 사라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강열하게 움직었다. 그럴수록 고통은 더해갔지만 어느 한계에 다다르자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의 고통은 느껴지지 않은 채.

비록 정신세계였지만 현실세계처럼 모든 것이 살아있는 공간이었다. 처음으로 리노렌이라는 내 친구를 사귀었고 리노렌에게 검술을 배우고.. 비록 보충된 거지만.. 그리고 내가 그렇게 배우고 싶어하던 마법도 배웠다. 정신력으로 사용하는 마법이라.. 그렇다면 그렇게 다른 것은 없었다. 다만 위력이 보통 마법의 한 2~3배정도 된다는 것뿐. 그리고 파괴 마법은 잘 조절하면 가능하였다. 함부로 발설하지 않고 적당히 컨트롤한다면 정말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는 마법이었다.

그렇게 나는 어두운 공간 속에서 조금씩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서 1년이 지나갔다.





“이럴 수가.. 말도 안되는...”

갑자기 내가 쥐고 있던 목검에 푸른 기운이 돌더니 아슈르 아저씨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나 또한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왜 그러세요?”

“너.. 언제부터.. 이런...”

아마도 지금 내가 만든 푸른 빛 때문에 놀란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푸른빛을 만드는 일은 1년 전 정신세계에 갔을 때 리노렌에게서 배운 검술이었다. 비록 이 한가지밖에 없었지만. 그래서 항상 이렇게 푸른빛을 내고서 장난도 치고 그랬는데 이제와서 이러는 모습을 보고서 놀라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후.. 재미있군. 아무리.. 좋다. 오늘은 특별히 온 힘으로 대련해주마.”

‘에에!!?’ 이게 갑자기 왠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아슈르 아저씨는 몇십년 전에 왕궁에서 근위 기사단에서 대장을 맡았고 그리고 그 실력 또한 최고 수준이었다고 들었다. 아무리 내가 이런 푸른빛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이제 겨우 7살인 날 상대로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말이라도 되는 일인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시작한다!”

“자. 잠까.... 윽!”

갑작스럽게 시작된 대련에 나는 당황해하였고 그 틈으로 아슈르 아저씨는 공격해왔다. 반사적으로 나는 공격해오는 목검을 막긴 하였지만 이것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한 방어가 아니었다. 그리고 아슈르 아저씨를 상대로 이렇게 밀리지 않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이런 내 자신에 대해 놀랐고 그리고 아저씨의 놀란 표정에 내심 놀랐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힘내자. 이왕에 하는 거 다치지는 말아야 할 것 아냐.’

여러 경로로 나는 검을 휘둘렀고 그럴수록 아슈르 아저씨는 냉큼 내 앞으로 다가서지 못하였다. 이러는 아저씨를 보고 갑자기 나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내게 들어오는 검을 살짝 빗겨 피한 후 아저씨의 옆구리 쪽을 향해 힘껏 쳤다.

챵! .... 윽..

왠지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은 소리가 나왔다. 쇠끼리 부딪히는.. 아니 쇠보다 더 단단한 것이 부딪히는 소리였다. 그리고 내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났고 몸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옆구리를 치기 위한 계획은 오히려 아저씨에게 허점을 보였고 찌르며 들어온 아저씨의 공격이 더 빨랐기 때문에 나는 그대로 직격타 당하고 만 것이다.

“휴우~ 위험했군. 그래도 많이 발전했군.”

아무래도 찔린 곳에 내상을 입었나 목에 왠지 비린내가 나며 무언가 올라왔다. 이런 내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저씨는 이겼다고만 할 뿐 신경쓰지 않았다.

쿨럭.. 큭...

결국 입을 통해 검붉은 액체가 뿜어져 나왔고, 곧 아슈르 아저씨도 지금 내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는지 쓰러져가는 내 몸을 부여잡고 내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편한 느낌에 정신을 놓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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