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의 주인 - 세이리안 아카데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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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끄아∼"
아으.. 떨어져도 하필 머리부터 떨어지냐? 재수없게쓰리. 그런데 내가 왜 떨어졌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자 내 눈에 보이는 배경은 어제 투숙했던 여관방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떨어져 있었고, 내가 누워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자리에는 자칼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끄응.. 아.. 머리 아파. 숙취가 몰려오누나.. 벽에 걸려있는 거울을 쳐다보자 내 뺨은 부어서 빨개져 있었고, 턱은 멍이 들어 있었다. 아참, 어제 술 마셨지? 어제 세 잔 이후로 필름이 끊겼는데.. 그렇다면!! 나는 이를 보고 한가지 가설과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가설 1. 나는 어제 술먹고 필름이 끊겼다. 그래서 자칼이 나를 침대에 눕히고 자신은 옆에 누웠다.
가설 2. 내가 누워있을거라고 생각되는 자리에 자칼의 발이 놓여있다.
결론. 자칼이 나를 떨어뜨렸다.
크흐흐.. 나는 상황정리가 되자 입에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크큭. 이 녀석 피의 복수를 해주마. 나는 잘 자고 있는 자칼 녀석의 옆에 가서 먼저 코를 엄지와 검지로 꽈악 잡았다. 그러자 자칼의 반응은…
"음냐.. 으헉!! 유리아!! 나 수영 못해∼!"
라며 손과 발을 허우적대는 게 아닌가! 쯧쯧.. 얼마나 유리아에게 시달렸으면 잠꼬대에서도 유리아를 찾냐.. 유리아 그렇게 안보이드만. 크큭, 자 이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 녀석은 이제 숨을 입으로 쉬고 있었다. 이번에는 나머지 손으로 녀석의 주둥아리를 꽈악 집어주었다. 그러면서 잔인한 미소를 짓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가 코, 입을 다 막자 녀석은 호흡에 곤란을 느꼈는지 얼굴에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녀석의 새하얗던 피부는 아주 호빵맨이 되어 있었다. 이 녀석, 진짜 독하다. 어떻게 코와 입이 막힌 상태에서 30초를 견딜 수가 있냐? 녀석은 한계인 30초가 지나자 눈에 핏발을 세우며 눈을 떴다.
"으허억!! 허억!!"
일어난 녀석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호흡이 안정되자 자신을 호흡곤란의 상태에 빠뜨린 범인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뭐 색출이랄 것도 없다. 녀석이 고개를 돌리자 보인 건 바로 잔인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였으니.
"너 이놈!! 뭔 짓이야!!"
나를 발견하고는 여관방이 떠나가랴 소리를 지르는 자칼. 크큭. 닌 잘한 거 없어임마. 잘 자고 있는 나를 감히 침대에서 떨어뜨려?
"코, 입 막는 짓."
나는 자칼의 질문에 친절히도 상세히 - 쒱으로 - 대답해주고 뒤에 이어질 녀석의 말을 기다렸다. 자칼은 내가 이리도 뻔뻔하게 나올지는 몰랐는지 잠시간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이거 참, 내 얼굴이 잘생겼으면 말을 하지. 그렇게 쳐다볼 건 뭐냐?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녀석의 얼굴에는 드디어 당혹 감이 일었다.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콧잔등을 주무르며 나에게 말했다.
"자랑스럽게도 얘기한다."
"피의 복수를 한 게 부끄러운 일이냐 그럼?"
"복수? 왜 나한테 복수를 하는데?!!"
에구 녀석, 세게 나온다 이거냐? 자칼이 이제는 소리를 지르자 나는 태연한 얼굴로 대답해줬다.
"니놈이 그 자랑스러운 다리로 잘 주무시고 있는 날 걷어차서 땅바닥에 추락하셨다."
"……."
쯧! 어차피 입 다물 거면서 뭣하러 끝까지 추궁을 해? 피보는건 내가아닌 자기면서. 나는 말이 없는 녀석의 목을 휘어 감으며- 나보다 키가 커서 쬐끔 힘들었다. - 방문을 열어제치고 아래로 뻗어있는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어디가?"
"밥 먹으러."
아침부터 배가 고팠던 나는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의자에 앉으며 큰 소리로 주문을 했다.
"이 식당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 요리 듬뿍 주세요!!"
해가 중천에 떴는지 푸른 하늘 위에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흠.. 시계를 보니 9시 정도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주문한 식사가 오래 걸렸다. 나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체험하며 1시간 상당을 기다린 끝에 요리가 나왔다. 스테이크, 음료, 쇠고기볶음, 수프, 애플파이 등등이 내 주문 그대로 듬뿍 나왔다.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잘라 입에 넣자 입에서 살살 녹았다. 너무 맛있었다. 기다림 끝의 오는 행복.. 나는 지금 상황을 이 명언(?)에 비유하고 싶다. '희생이 있으면 열매를 맺는다.' 1시간이나 기다린 희생, 그 뒤에 다가온 맛있는 요리.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오늘따라 나에게 이 명언이 내 가슴깊이 새겨졌다. 내가 천천히 요리들을 시식하고 있을 때, 리나와 유리아, 이나가 소음을 일으키며 식당으로 내려왔다. 리나는 나와 자칼이 테이블 하나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마주치며 내 쪽으로 뛰어왔다. 그리고 그녀들이 내가 주문한 식사를 걸귀가 밥먹듯이 뜯어먹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누구는 1시간이나 기다려서 먹는데 누구는 바로 내려와서 남이 주문해 놓은 것을 먹다니.. 하지만 이건 내 생각뿐이었고 내가 주문한 식사를 먹는 게 남이 아닌 그녀들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맛있게 아침을 먹은 후,-어쨌건 배불리 먹었다.- 우리는 도시에 있는 마법사 길드에 찾아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진 않은 터라 도착하고 보니 벌써 점심식사 시간이라고 배꼽시계가 울어댔다. 마법사 길드는 굉장히 컸다. 피레인 영지에서 잠깐 흘끔 봤던 영주네 성은 잽도 안됐다. 중세시대 보통 왕들의 별궁정도나 될까? 길드 정문에 들어서자 카운터가 보였다. 나는 카운터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세이리안 아카데미 좌표를 알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자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한 후, 크리스탈 모양의 일종의 통신수단으로 보이는 것을 꺼내어 누군가에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릴 때 크리스탈이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카운터입니다. 세이리안 아카데미 좌표 부탁합니다."
통신을 끊자 빛이 꺼졌다. 잠시 기다리자 한 쭈글탱이 마법사가 손에는 양피지로 보이는 종이를 가지고 내려오고 있었다. 카운터에 종이를 내려놓은 후,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좌표가 적힌 종이를 받고 4루크를 지불한 후,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나를 중심으로 꽁꽁 뭉치자 나는 좌표를 곱씹으며 워프 게이트를 열었다.
"E.253.623.135.123이라.. 워프게이트!"
워프게이트를 여는 시동어는 누구나 다르다. 자기 편한 대로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집∼해도 열리고 열려라∼ 해도 열린다. 워프게이트가 우리의 발 밑에 열리자 우리는 어딘 가로 날아갔다. 물론 아카데미 앞쪽이겠지만.
아카데미 앞쪽은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제길!! 나는 학생들이 수업중일 거라고 생각해서 편하게 워프 한 것인데. 아마도 점심시간이어서 사람들이 많나보다. 사람들은 갑자기 우리가 아카데미에 나타나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제기랄!! 밥이나 알아서 처먹을 것이지 왜 지나가는 사람 꼴쳐봐? 선생님들도 식사하러 가던 중이었는지 갑자기 나타난 우리를 보고 다가왔다. 다섯 명 정도 몰려왔는데 그중 분홍색 머리에 예쁘게 생긴 여선생님이 우리에게 물었다.
"여기 어떻게 왔니?"
참나, 보고도 모른 척 하네? 이 정도가 싹 몰려올 정도면 워프밖에 없잖아 이 아줌마야. 나는 여선생님을 똑바로 응시하며 대꾸했다.
"워프로요."
내 말이 떨어지자 뒤의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밥이나 먹으러 갈 것이지. 사람 앞에 세우고 웅성거려? 내 대답을 들은 여선생님은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너희들이 워프 게이트를 열었니?"
"아뇨 마법사 길드에서 워프 게이트를 열어줬어요."
"그랬구나.. 그런데 이 곳에는 어쩐 일로 왔니?"
이 선생님 머리가 나쁘나? 나정도 나이 먹은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왜 오겠어? 공부하러 오지. 나는 당연한 걸 묻는다고 싱거운 투로 대답했다.
"편입하러 왔는데요."
"아.. 그렇구나. 편입하려면 약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단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점심을 먹고 1시간 뒤에 교장실로 오면 그때 편입절차를 거칠 수 있을 거야 내가 교장선생님께는 말씀 드려 놓을 테니까 그때 오면 될 꺼야. 그럼 이만."
여선생님은 나에게 그 말을 말해주고 다시 나머지 선생님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도 이 근처 식당을 모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 식당에는 그냥 돈 내고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식권을 따로 사서 밥 주는데서 식권을 내면 밥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카운터에 줄을 섰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식권을 사지 않았다. 쟤들은 한꺼번에 사놓나? 우리차례가 오자 나는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서 그만큼 식권을 샀다. 열 장에 1루크 50로젠이었으니까 우리 일행은 다섯 명. 한 명당 10장씩 사서 나눠주고는 급식을 타러 줄을 섰다. 젠장, 왜 다들 우리만 쳐다보는 겨?
아까 그 여자 선생님이 말한 1시간이 지나자 우리는 교장실로 향했다. 교장실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헤멘것도 아니었던지 교장실에는 교장과 아까 그 여선생님이 있었다. 교장은 우리를 보더니 다가와서 물었다.
"너희들이 편입생들이냐?"
"네."
"그럼 너희들 1학년으로 들어갈꺼지?"
"네."
"그럼 기숙사는..."
기숙사는 나는 D-44, 리나와 이나, 유리아는 여자 기숙사가 비었는지 자기들끼리 기숙사에서 생활을 한다. 자칼은 D-43. 한 자리씩 비어있는 곳에 우리를 배치시켰나보다. 기숙사 배정이 끝난 후, 교장은 우리에게 서류 비슷한 종이를 꺼내더니 우리 앞에 내밀었다.
"여기다가 너희들 이름, 나이를 써라. 참고로 너희는 모두 1-14반이다."
우리는 종이에 이름과 나이를 작성한 후, 교장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이게 편입절차라면 정말 간단한데, 편입 비용은 없나?
"편입 비용은 없나요?"
"이곳은 제국에서 관리하는 아카데미이기 때문에 의무교육이란다. 돈은 안받어. 식사만 너희들 돈으로 해결하는 거지. 점심시간 끝났으니 이 선생님과 함께 반으로 가보거라. 너희반 담임 선생님이시다."
교장의 말이 끝나자 우리는 여선생님과 함께 교장실을 나섰다. 1학년 반은 모두 1층에 있었는데 1-14반이라고 푯말이 써진 앞문 앞에서 선생님이 우리를 멈춰 세웠다.
"들어가기 전에 내 소개를 해야겠지? 나는 샤이리스라고 해. 모두들 나를 샤이선생님이라고 부르니까 너희도 그렇게 불러. 알겠지? 그럼 들어가자."
우리가 들어가자 와자그르르 시끄럽던 반이 조용해 졌다. 조용한 가운데 샤이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다섯 학생들은 모두 오늘 편입된 편입생들이에요. 자, 모두들 자기 소개하세요. 먼저 케린부터."
젠장, 왜 하필 나부터야? 나는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케린카이지스. 나이는 20살이고 할 줄 아는 건 검술하고 마법 조금이다. 앞으로 잘 지내자."
내 소개가 끝나자 반 아이들의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 박수소리를 깬 것은 한 금발에 얼굴에 주근깨가 약간 낀 남학생의 외침이었다.
"어라? 케린 아니야?"
헉!! 저놈은!! 가리웨드 아닌가!! 아카데미 다닌다고 하드만 이 반이었어? 가드가 나를 아는 체 하자 주변 아이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얌마, 아는 사이냐?"
또는,
"휘익! 잘 지내보자!"
라며 휘파람까지 불어댄다. 이 반 참 좋은 반 인 것 같다. 저기 구석에서 띠꺼운 눈깔로 우리를 꼴아 보는 새끼들만 빼면. 내 다음에 리나의 소개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카리나스라고 합니다. 편하게 리나라고 불러주세요. 나이는 케린하고 같은 20세이고요. 할 줄 아는 건 검술 조금해요. 하지만 체력 때문에 장기전은 잘 못한답니다. 혹시나 물어볼 것 있으면 질문해 보세요."
리나의 말이 끝나자 반에서 질문이 터져나왔다. 그 소리가 얼마나 씨끄러웠냐면 옆 교실에서 수업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왔을 정도다. 망할노무새키들
"애인이나 남자친구 있어요?"
"쓰리싸이즈는?"
등등 질문이 터져나왔다.
이 자식들!! 내가 내 소개할 때는 내가 아무리 질문하란 말을 안 했어도 느그들이 알아서 했어야지!! 리나가 질문하라고 했다했지만!! 녀석들이 잠잠해 지자 리나의 말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먼저 나온 질문부터 할게요. 애인 있고요 쓰리싸이즈는 82. 54. 83 이예요. 기타 등등등... 이제 질문 없나요? 없으면 이만 잘 부탁드립니다."
헐.. 쓰리싸이즈를 물어본 또라이 녀석은 또 뭐고 그걸 또 대답해 주는 리나는 뭐냐?
리나의 소개가 끝나자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유리아가 소개할 때도, 이나가 소개할 때도 남자애들은 끈질기게 애인과 쓰리싸이즈를 물었지만 유리아는 애인까지는 말했어도 쓰리싸이즈는 비밀로 했다. 이나는 애인 없고, 쓰리싸이즈 물으면 손톱으로 긁어버릴거라고 처음부터 으름장을 놓았다. 모두 소개가 끝나자 우리는 샤이선생님이 배정해 준 자리 - 비어있던자리 - 에 가서 앉았다. 내 짝꿍은…
"편입생이 너였어?"
바로 가드였다. 나는 가드에게 물을 것이 많았기에 하나하나 질문을 시작했다.
"여기 기숙사 D-44가 어디냐?"
"왜, 너 기숙사 배정 거기로 받았어?"
"오냐."
"얌마! 나만 따라와라 거기 우리기숙사야 임마."
이놈과는 인연인지 필연인지 악연인지.. 어떻게 1학년 그 많은 반 중에 이놈이 있는 반에 걸리고 그 많은 자리 중에 이 놈과 짝꿍이 되었으며 그 많은 기숙사중에 이놈과 같은 기숙사가 되었을까.. 뭐 그래도 편하긴 할 것이다. 모르는 놈들보다 아는 놈이 더 편할 테니까. 내가 질문을 끝내고 가드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샤이선생님의 말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새로 온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세요."
라고 말하곤 앞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가드와 함께 기숙사가 어딘지 길을 익히러 기숙사로 향했다. 우리 기숙사는 ㄷ 모양으로 생긴 건물에 제일 끝쪽에 있었다. 가드 말로는 이 기숙사가 제일 마지막에 있는 방이라나? 침대는 더블베드로 두 개가 있었고 책상은 4개가 있었다. 원래 한 기숙사당 네 명이 배정된다고 했다. 내가 방을 한참 구경하고 있을 때, 나머지 두명이 들어왔다. 한 녀석은 금발에 머리카락이 폭탄을 맞은 듯, 삐쭉 머리였고, 키는 나보다 크고 체격이 좋았고 나머지 녀석은 푸른 장발을 가지런히 묶어 놓은 녀석이었는데 키는 또 나보다는 컸으나 근육은 없는 걸 보아 마법사 지망생인 것 같았다. 얼굴 생긴 건 완전 여자 저리 가라 였다. 체격도 허리가 들어가서 자세히 안보면 여자라고 놀림 받을 듯 했다. 두 녀석은 나를 향해 다가와서 자기 소개를 했다.
"안녕, 나는 제로드다. 요 가드 녀석은 내 머리 모양을 보고 감전된 또라이라고도 부르지만 너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래. 나는 기사 지망생이야. 앞으로 잘해보자."
"안녕 제로드, 나는 케린카이지스라고 해. 아까 내 소개 들어서 대충은 알 거라고 생각하고 길게 부르지 말고 케린이라고 불러. 잘 지내보자."
"나는 칼리온이라고 해. 요 가드 녀석은 나보고 여자같이 생겼다고 맨날 화장실 갈 때, 여자화장실로 가라고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길 바래. 잘 부탁한다."
"잘 해보자."
모두 소개가 끝난 후, 나와 가드는 아카데미를 둘러보러 방문을 나섰다. 먼저 간 곳은 4층 교장실 옆에 있는 동상이었다. 동상은 총 3개가 있었는데 이름을 보니 하나는 세이리안 이벨로크라는 마법사였다. 이 세이리안 아카데미를 세운 작자였는데 9 클래스 마스터였단다. 물론 지금은 죽었지. 그런데 어떻게 아카데미에 자기 이름을 붙이냐? X팔리게. 또 하나의 동상은 위린 아이시스(!)였는데 키는 약 190정도로 오질라게 컸다. 소개 글을 보자 9 클래스의 대 마법사였으며 제자를 하나 키우며 살던 중, 갑자기 산으로 올라간 후,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후에 찾으려고 했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단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옆에 있는 가드에게 중얼거렸다.
"위린 아이시스.. 이 사람 뒈졌어."
"응?"
가드는 못 들었는지 다시금 물었지만 나는 그 말을 씹으며 다음 있는 동상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름은 코룬 드래이코스. 현존하는 7 클래스 마스터의 대 마법사로 위린 아이시스의 제자이다 - 라고 씌여있다. - 볼 것 다 본 우리는 2층에 있는 연무실로 갔다. 연무실은 꽤 컸다. 한쪽에는 목검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었고 여기저기에 말려진 수건들이 걸려있었다. 나는 볼 것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고는 귀찮아서 그냥 기숙사로 내려오며 옆에 있는 가드에게 물었다.
"야. 혹시 우리 반에 애들 괴롭히는 싹수머리 없는 놈들 있냐?"
"당연하지. 아까 니들 소개할 때 띠꺼운 눈으로 꼴쳐보는 놈들 없었냐?"
아하.. 그 새끼들이로구먼. 다섯명이서 단체로 띠껍다고 꼴 쳐보던 놈들. 내가 녀석들을 속으로 씹으며 기숙사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을 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 녀석들이 나와 가드 앞으로 길을 막아섰다.
"니가 케린카이지스냐?"
"그래."
"이 새끼가 어디서 싹수머리 없게 눈을 아려? 눈깔아 임마."
녀석들이 나를 대고 계속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뉘집 개가 짖냐는 투로 귀를 후비며 녀석들에게 말했다.
"비켜 새끼들아."
내 한마디에 녀석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더니- 나보다 키가 크다. - 그중 한 녀석이 나에게 주먹을 날렸다. 나는 간단히 그 주먹을 피했고, 내가 그 주먹을 피하자 나머지 놈들도 합세를 했다. 녀석들이 나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날리자 나는 간단히 피하며 중얼거렸다.
"크큭.. 정당방위 성립이다. 놀아보자 이 새끼들아."
나는 쉴새없이 나에게 발길질을 날리는 녀석들의 발길질들을 간단히 흘리며 한 떡대 앞으로 다가가서 그 녀석 물건에 올려치기를 갈겨버렸다. 순간 녀석은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이내 참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서 꿈틀거렸다. 크하핫!! 떡대들도 거기 한방이면 간다고! 어느새 내 앞에는 두 명이 달려들고 있었다. 나는 한 마리밖에 처리를 하지 않았는데 도망갔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나머지 두놈은 가드가 상대를 하고 있었다. 내 앞에 녀석들은 내가 체술로 안 되자 각자 목검을 꺼내 나에게 몽둥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에게 수직 베기 하는 놈의 검을 간단히 막고는 그 검을 아래로 흘리면서 녀석의 물건을 발로 차버렸다. 매 이기는 장사 없다. 혹시나 맷집이 좋아 매 이기는 장사 있을지라도 급소 공격을 버티는 장사는 없다. 고로 녀석은 맨 처음 놈과 같이 엎드려서 꿈틀댔다. 나는 여유를 가지고 가드를 쳐다보자 녀석도 두 놈을 상대로 즐기고 있었다. 나는 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을 때, 비겁하게 내 어깨를 노리고 들어오는 목검을 내 목검으로 중심을 쳐버렸다. 하지만 중심에서 검이 빗나갔는지 가루가 되지 않고 부셔져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원래는 중심을 정확하게 맞추면 검은 가루가 되어버린다. 중심부터 힘이 전달되어 모조리 가루가 되어버리는 것인데 나는 수련을 해 보았자 1년밖에 하지 않았으므로 한 기술만 오래 수련하기는 힘들다. 고로 나는 중심을 정확하게 맞추지는 못한다. 어쩌다가 운이 좋아 뽀록으로 맞추는 경우는 있어도.. 녀석은 자기 목검이 산산조각이 나자 당황했다. 언제나 녀석들은 빈틈 투성이지만 나는 특히 큰 빈틈이 생기자 무방비인 녀석의 물건을 또 차버렸다. 녀석 역시 다른 녀석들 옆에 엎드려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까지 놀고 있는 가드에게 말했다.
"빨리 가자 그만 놀아."
"얌마. 누가 놀아? 내가 조금 우세하긴 한다 하지만 힘들단 말이다. 도와줘 임마!"
에구.. 노는 게 아니었네. 나는 가드의 공격을 방어하느라고 빈틈이 생긴 녀석들 품으로 총알같이 뛰쳐나갔다.- 어디까지나 과장이다. - 내가 갑자기 녀석들 앞에 나타나자 녀석들은 놀랐는지 몸을 잠깐 움찔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더블차기로 한번에 두 녀석의 물건을 차버렸다. 다 정리되었군. 나는 숨을 고르고 있는 가드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킥킥.. 야 저 놈들 엎어져 있는 꼴을 봐라. 킥킥."
"키키킥.. 웃기긴 하지만 너도 참 잔인하다. 어떻게 저 놈들 물건을 모조리 차버릴 수가 있냐?"
"크큭.. 푸하핫.. 그건 내버려두고 저 놈들 교무실에다가 버리고 오자. 길 안내해."
"알았다 임마. 푸흣.."
녀석은 엎어져 있는 두 녀석의 옷깃을 잡은 채,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 덩치들을 어떻게 옮길까 하고 고민 중이었는데 녀석이 시원하게 끌고가자 나도 좋은 생각이다 싶어 녀석들의 옷깃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세 놈을 나 혼자서 끌고가기 정말 힘들었다. 교무실 앞에서 나는 녀석들의 귀에 대고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너희들 뭔 짓 하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알겠냐?"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말하기가 힘들 정도로 아픈가 보다. 큭큭.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생님들은 황당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봤다. 나는 선생님들의 뜨거운(?)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반 담임선생님인 샤이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녀석들을 끌고 갔다. 선생님은 나와 가드가 갑자기 녀석들을 끌고 오자 황당한 얼굴을 짓더니 이내 정신을 추스르고 나에게 물었다.
"얘들 왜 끌고 왔니?"
"아.. 저와 가드가 아카데미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궁금해서 가봤더니 이 녀석들이 여자 몇 명을 벗기려고 하잖아요. 여자 애들이 반항하자 막 때리더군요. 그래서 저와 가드가 그만 두라고 했는데 저희한테 주먹을 날리잖아요. 그래서 여기로 끌고 왔어요."
내 말에 가드는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었고 우리가 끌고 온 다섯의 떡대들은 억울한 표정으로 뭐라고 입을 뻥긋거렸으나 내가 선생님들 모르게 살짝 물건을 툭툭 쳐주자 입을 꾹 다물고는 땅에 엎드렸다. 선생님은 상황파악이 됐는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정말 고맙구나. 이 녀석들 자꾸 안 좋은 짓하고 돌아다니기에 살펴봤었는데 내 앞에서는 그런 짓을 추호도 하지 않더구나. 잘 잡았어. 너희들은 내가 교장선생님께 꼭 건의해서 표창장을 받게 해주마. 이 녀석들 잘 걸렸다. 그래, 너희들 이만 가봐."
"네, 안녕히 계세요."
우리는 교무실 문 밖으로 나오며 계속 킥킥댔다. 근처 지나가는 학생들이 우리를 미친놈 보듯 한 눈길로 쳐다봤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웃어댔다. 기숙사에 도착하자. 우리는 술을 준비하고 우리를 기다리는 제로드와 칼리온을 볼 수 있었다. 녀석들이 우리에게 왜 이렇게 늦었나고 묻자 우리는 킥킥 웃으며 상황 설명을 해줬다. 가드의 설명이 끝나자 칼리온과 제로드는 상쾌한 듯 미친놈처럼 웃어댔다. 겨우 웃음을 멈추고는 가져온 술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새로운 친우가 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술이라도 한 잔 해야지?"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모르지만 술병을 보자 나는 오늘 아침의 악몽을 기억해냈다. 난 내 뺨과 턱이 부어있는 것을 보고 자칼에게 물었다. 그러자 자칼 왈.
"야 임마 어제 너 필름 끊긴 뒤로 어땠는 줄 알아? 엎어져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술 주정을 부리며 이나에게 키스하려다가 뺨 맞았지. 리나한테 키스하려니까 리나는 그냥 하면 좋은데 술 냄새난다고 뺨을 후려쳤지 유리아한테 키스한답시고 달려들었다가 유리아가 건 발에 걸려 넘어져서 턱을 제대로 찍었지. 나한테 키스한답시고 덤벼들었다가 내가 끝내 니놈 배를 후려쳐서 겨우 기절시키고는 방으로 끌고 올라갔다. 그때 사람들이 얼마나 쳐다봤는지 정말 X팔렸었다."
란다. 이러고도 술 다시 먹고싶어지겠는가? 나는 술이라면 진저리가 난다. 그런데 술이라니 나는 두통이 밀려와서 콧잔등을 누르고 있을 때, 가드의 말소리가 들렸다.
"얌마 오늘 그 자식들 시원하게 눕힌 기념으로 한 잔씩 해야 하지 않겠냐?"
나는 술 생각은 별로 없었으나 샤이선생님에게 넘긴 녀석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별 말 하지 않고 OK를 했다. 니 한잔 나 한잔하고 돌리다 보니 옆 기숙사 놈들도 몰려와서 함께 술을 들고.. 기숙사는 이미 광란의 파티 장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 그때 선생님들에게 안 걸렸는지 모르겠다.
"끄아∼"
아으.. 떨어져도 하필 머리부터 떨어지냐? 재수없게쓰리. 그런데 내가 왜 떨어졌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자 내 눈에 보이는 배경은 어제 투숙했던 여관방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떨어져 있었고, 내가 누워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자리에는 자칼의 다리가 놓여 있었다. 끄응.. 아.. 머리 아파. 숙취가 몰려오누나.. 벽에 걸려있는 거울을 쳐다보자 내 뺨은 부어서 빨개져 있었고, 턱은 멍이 들어 있었다. 아참, 어제 술 마셨지? 어제 세 잔 이후로 필름이 끊겼는데.. 그렇다면!! 나는 이를 보고 한가지 가설과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가설 1. 나는 어제 술먹고 필름이 끊겼다. 그래서 자칼이 나를 침대에 눕히고 자신은 옆에 누웠다.
가설 2. 내가 누워있을거라고 생각되는 자리에 자칼의 발이 놓여있다.
결론. 자칼이 나를 떨어뜨렸다.
크흐흐.. 나는 상황정리가 되자 입에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크큭. 이 녀석 피의 복수를 해주마. 나는 잘 자고 있는 자칼 녀석의 옆에 가서 먼저 코를 엄지와 검지로 꽈악 잡았다. 그러자 자칼의 반응은…
"음냐.. 으헉!! 유리아!! 나 수영 못해∼!"
라며 손과 발을 허우적대는 게 아닌가! 쯧쯧.. 얼마나 유리아에게 시달렸으면 잠꼬대에서도 유리아를 찾냐.. 유리아 그렇게 안보이드만. 크큭, 자 이 단계로 들어가겠습니다. 녀석은 이제 숨을 입으로 쉬고 있었다. 이번에는 나머지 손으로 녀석의 주둥아리를 꽈악 집어주었다. 그러면서 잔인한 미소를 짓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가 코, 입을 다 막자 녀석은 호흡에 곤란을 느꼈는지 얼굴에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녀석의 새하얗던 피부는 아주 호빵맨이 되어 있었다. 이 녀석, 진짜 독하다. 어떻게 코와 입이 막힌 상태에서 30초를 견딜 수가 있냐? 녀석은 한계인 30초가 지나자 눈에 핏발을 세우며 눈을 떴다.
"으허억!! 허억!!"
일어난 녀석은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호흡이 안정되자 자신을 호흡곤란의 상태에 빠뜨린 범인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뭐 색출이랄 것도 없다. 녀석이 고개를 돌리자 보인 건 바로 잔인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였으니.
"너 이놈!! 뭔 짓이야!!"
나를 발견하고는 여관방이 떠나가랴 소리를 지르는 자칼. 크큭. 닌 잘한 거 없어임마. 잘 자고 있는 나를 감히 침대에서 떨어뜨려?
"코, 입 막는 짓."
나는 자칼의 질문에 친절히도 상세히 - 쒱으로 - 대답해주고 뒤에 이어질 녀석의 말을 기다렸다. 자칼은 내가 이리도 뻔뻔하게 나올지는 몰랐는지 잠시간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이거 참, 내 얼굴이 잘생겼으면 말을 하지. 그렇게 쳐다볼 건 뭐냐? 순간적으로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녀석의 얼굴에는 드디어 당혹 감이 일었다. 머리가 아픈지 손으로 콧잔등을 주무르며 나에게 말했다.
"자랑스럽게도 얘기한다."
"피의 복수를 한 게 부끄러운 일이냐 그럼?"
"복수? 왜 나한테 복수를 하는데?!!"
에구 녀석, 세게 나온다 이거냐? 자칼이 이제는 소리를 지르자 나는 태연한 얼굴로 대답해줬다.
"니놈이 그 자랑스러운 다리로 잘 주무시고 있는 날 걷어차서 땅바닥에 추락하셨다."
"……."
쯧! 어차피 입 다물 거면서 뭣하러 끝까지 추궁을 해? 피보는건 내가아닌 자기면서. 나는 말이 없는 녀석의 목을 휘어 감으며- 나보다 키가 커서 쬐끔 힘들었다. - 방문을 열어제치고 아래로 뻗어있는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어디가?"
"밥 먹으러."
아침부터 배가 고팠던 나는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의자에 앉으며 큰 소리로 주문을 했다.
"이 식당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 요리 듬뿍 주세요!!"
해가 중천에 떴는지 푸른 하늘 위에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다. 흠.. 시계를 보니 9시 정도였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주문한 식사가 오래 걸렸다. 나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체험하며 1시간 상당을 기다린 끝에 요리가 나왔다. 스테이크, 음료, 쇠고기볶음, 수프, 애플파이 등등이 내 주문 그대로 듬뿍 나왔다.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잘라 입에 넣자 입에서 살살 녹았다. 너무 맛있었다. 기다림 끝의 오는 행복.. 나는 지금 상황을 이 명언(?)에 비유하고 싶다. '희생이 있으면 열매를 맺는다.' 1시간이나 기다린 희생, 그 뒤에 다가온 맛있는 요리.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오늘따라 나에게 이 명언이 내 가슴깊이 새겨졌다. 내가 천천히 요리들을 시식하고 있을 때, 리나와 유리아, 이나가 소음을 일으키며 식당으로 내려왔다. 리나는 나와 자칼이 테이블 하나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마주치며 내 쪽으로 뛰어왔다. 그리고 그녀들이 내가 주문한 식사를 걸귀가 밥먹듯이 뜯어먹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누구는 1시간이나 기다려서 먹는데 누구는 바로 내려와서 남이 주문해 놓은 것을 먹다니.. 하지만 이건 내 생각뿐이었고 내가 주문한 식사를 먹는 게 남이 아닌 그녀들이라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맛있게 아침을 먹은 후,-어쨌건 배불리 먹었다.- 우리는 도시에 있는 마법사 길드에 찾아갔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진 않은 터라 도착하고 보니 벌써 점심식사 시간이라고 배꼽시계가 울어댔다. 마법사 길드는 굉장히 컸다. 피레인 영지에서 잠깐 흘끔 봤던 영주네 성은 잽도 안됐다. 중세시대 보통 왕들의 별궁정도나 될까? 길드 정문에 들어서자 카운터가 보였다. 나는 카운터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세이리안 아카데미 좌표를 알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자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한 후, 크리스탈 모양의 일종의 통신수단으로 보이는 것을 꺼내어 누군가에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릴 때 크리스탈이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카운터입니다. 세이리안 아카데미 좌표 부탁합니다."
통신을 끊자 빛이 꺼졌다. 잠시 기다리자 한 쭈글탱이 마법사가 손에는 양피지로 보이는 종이를 가지고 내려오고 있었다. 카운터에 종이를 내려놓은 후,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좌표가 적힌 종이를 받고 4루크를 지불한 후,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나를 중심으로 꽁꽁 뭉치자 나는 좌표를 곱씹으며 워프 게이트를 열었다.
"E.253.623.135.123이라.. 워프게이트!"
워프게이트를 여는 시동어는 누구나 다르다. 자기 편한 대로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집∼해도 열리고 열려라∼ 해도 열린다. 워프게이트가 우리의 발 밑에 열리자 우리는 어딘 가로 날아갔다. 물론 아카데미 앞쪽이겠지만.
아카데미 앞쪽은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제길!! 나는 학생들이 수업중일 거라고 생각해서 편하게 워프 한 것인데. 아마도 점심시간이어서 사람들이 많나보다. 사람들은 갑자기 우리가 아카데미에 나타나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제기랄!! 밥이나 알아서 처먹을 것이지 왜 지나가는 사람 꼴쳐봐? 선생님들도 식사하러 가던 중이었는지 갑자기 나타난 우리를 보고 다가왔다. 다섯 명 정도 몰려왔는데 그중 분홍색 머리에 예쁘게 생긴 여선생님이 우리에게 물었다.
"여기 어떻게 왔니?"
참나, 보고도 모른 척 하네? 이 정도가 싹 몰려올 정도면 워프밖에 없잖아 이 아줌마야. 나는 여선생님을 똑바로 응시하며 대꾸했다.
"워프로요."
내 말이 떨어지자 뒤의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밥이나 먹으러 갈 것이지. 사람 앞에 세우고 웅성거려? 내 대답을 들은 여선생님은 약간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너희들이 워프 게이트를 열었니?"
"아뇨 마법사 길드에서 워프 게이트를 열어줬어요."
"그랬구나.. 그런데 이 곳에는 어쩐 일로 왔니?"
이 선생님 머리가 나쁘나? 나정도 나이 먹은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왜 오겠어? 공부하러 오지. 나는 당연한 걸 묻는다고 싱거운 투로 대답했다.
"편입하러 왔는데요."
"아.. 그렇구나. 편입하려면 약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단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점심을 먹고 1시간 뒤에 교장실로 오면 그때 편입절차를 거칠 수 있을 거야 내가 교장선생님께는 말씀 드려 놓을 테니까 그때 오면 될 꺼야. 그럼 이만."
여선생님은 나에게 그 말을 말해주고 다시 나머지 선생님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도 이 근처 식당을 모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 식당에는 그냥 돈 내고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식권을 따로 사서 밥 주는데서 식권을 내면 밥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카운터에 줄을 섰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식권을 사지 않았다. 쟤들은 한꺼번에 사놓나? 우리차례가 오자 나는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서 그만큼 식권을 샀다. 열 장에 1루크 50로젠이었으니까 우리 일행은 다섯 명. 한 명당 10장씩 사서 나눠주고는 급식을 타러 줄을 섰다. 젠장, 왜 다들 우리만 쳐다보는 겨?
아까 그 여자 선생님이 말한 1시간이 지나자 우리는 교장실로 향했다. 교장실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헤멘것도 아니었던지 교장실에는 교장과 아까 그 여선생님이 있었다. 교장은 우리를 보더니 다가와서 물었다.
"너희들이 편입생들이냐?"
"네."
"그럼 너희들 1학년으로 들어갈꺼지?"
"네."
"그럼 기숙사는..."
기숙사는 나는 D-44, 리나와 이나, 유리아는 여자 기숙사가 비었는지 자기들끼리 기숙사에서 생활을 한다. 자칼은 D-43. 한 자리씩 비어있는 곳에 우리를 배치시켰나보다. 기숙사 배정이 끝난 후, 교장은 우리에게 서류 비슷한 종이를 꺼내더니 우리 앞에 내밀었다.
"여기다가 너희들 이름, 나이를 써라. 참고로 너희는 모두 1-14반이다."
우리는 종이에 이름과 나이를 작성한 후, 교장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이게 편입절차라면 정말 간단한데, 편입 비용은 없나?
"편입 비용은 없나요?"
"이곳은 제국에서 관리하는 아카데미이기 때문에 의무교육이란다. 돈은 안받어. 식사만 너희들 돈으로 해결하는 거지. 점심시간 끝났으니 이 선생님과 함께 반으로 가보거라. 너희반 담임 선생님이시다."
교장의 말이 끝나자 우리는 여선생님과 함께 교장실을 나섰다. 1학년 반은 모두 1층에 있었는데 1-14반이라고 푯말이 써진 앞문 앞에서 선생님이 우리를 멈춰 세웠다.
"들어가기 전에 내 소개를 해야겠지? 나는 샤이리스라고 해. 모두들 나를 샤이선생님이라고 부르니까 너희도 그렇게 불러. 알겠지? 그럼 들어가자."
우리가 들어가자 와자그르르 시끄럽던 반이 조용해 졌다. 조용한 가운데 샤이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다섯 학생들은 모두 오늘 편입된 편입생들이에요. 자, 모두들 자기 소개하세요. 먼저 케린부터."
젠장, 왜 하필 나부터야? 나는 속으로 궁시렁 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케린카이지스. 나이는 20살이고 할 줄 아는 건 검술하고 마법 조금이다. 앞으로 잘 지내자."
내 소개가 끝나자 반 아이들의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그 박수소리를 깬 것은 한 금발에 얼굴에 주근깨가 약간 낀 남학생의 외침이었다.
"어라? 케린 아니야?"
헉!! 저놈은!! 가리웨드 아닌가!! 아카데미 다닌다고 하드만 이 반이었어? 가드가 나를 아는 체 하자 주변 아이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얌마, 아는 사이냐?"
또는,
"휘익! 잘 지내보자!"
라며 휘파람까지 불어댄다. 이 반 참 좋은 반 인 것 같다. 저기 구석에서 띠꺼운 눈깔로 우리를 꼴아 보는 새끼들만 빼면. 내 다음에 리나의 소개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카리나스라고 합니다. 편하게 리나라고 불러주세요. 나이는 케린하고 같은 20세이고요. 할 줄 아는 건 검술 조금해요. 하지만 체력 때문에 장기전은 잘 못한답니다. 혹시나 물어볼 것 있으면 질문해 보세요."
리나의 말이 끝나자 반에서 질문이 터져나왔다. 그 소리가 얼마나 씨끄러웠냐면 옆 교실에서 수업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왔을 정도다. 망할노무새키들
"애인이나 남자친구 있어요?"
"쓰리싸이즈는?"
등등 질문이 터져나왔다.
이 자식들!! 내가 내 소개할 때는 내가 아무리 질문하란 말을 안 했어도 느그들이 알아서 했어야지!! 리나가 질문하라고 했다했지만!! 녀석들이 잠잠해 지자 리나의 말소리가 교실에 울려 퍼졌다.
"먼저 나온 질문부터 할게요. 애인 있고요 쓰리싸이즈는 82. 54. 83 이예요. 기타 등등등... 이제 질문 없나요? 없으면 이만 잘 부탁드립니다."
헐.. 쓰리싸이즈를 물어본 또라이 녀석은 또 뭐고 그걸 또 대답해 주는 리나는 뭐냐?
리나의 소개가 끝나자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유리아가 소개할 때도, 이나가 소개할 때도 남자애들은 끈질기게 애인과 쓰리싸이즈를 물었지만 유리아는 애인까지는 말했어도 쓰리싸이즈는 비밀로 했다. 이나는 애인 없고, 쓰리싸이즈 물으면 손톱으로 긁어버릴거라고 처음부터 으름장을 놓았다. 모두 소개가 끝나자 우리는 샤이선생님이 배정해 준 자리 - 비어있던자리 - 에 가서 앉았다. 내 짝꿍은…
"편입생이 너였어?"
바로 가드였다. 나는 가드에게 물을 것이 많았기에 하나하나 질문을 시작했다.
"여기 기숙사 D-44가 어디냐?"
"왜, 너 기숙사 배정 거기로 받았어?"
"오냐."
"얌마! 나만 따라와라 거기 우리기숙사야 임마."
이놈과는 인연인지 필연인지 악연인지.. 어떻게 1학년 그 많은 반 중에 이놈이 있는 반에 걸리고 그 많은 자리 중에 이 놈과 짝꿍이 되었으며 그 많은 기숙사중에 이놈과 같은 기숙사가 되었을까.. 뭐 그래도 편하긴 할 것이다. 모르는 놈들보다 아는 놈이 더 편할 테니까. 내가 질문을 끝내고 가드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샤이선생님의 말소리가 내 귓가에 들렸다.
"오늘 수업은 없습니다. 새로 온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 나누세요."
라고 말하곤 앞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가드와 함께 기숙사가 어딘지 길을 익히러 기숙사로 향했다. 우리 기숙사는 ㄷ 모양으로 생긴 건물에 제일 끝쪽에 있었다. 가드 말로는 이 기숙사가 제일 마지막에 있는 방이라나? 침대는 더블베드로 두 개가 있었고 책상은 4개가 있었다. 원래 한 기숙사당 네 명이 배정된다고 했다. 내가 방을 한참 구경하고 있을 때, 나머지 두명이 들어왔다. 한 녀석은 금발에 머리카락이 폭탄을 맞은 듯, 삐쭉 머리였고, 키는 나보다 크고 체격이 좋았고 나머지 녀석은 푸른 장발을 가지런히 묶어 놓은 녀석이었는데 키는 또 나보다는 컸으나 근육은 없는 걸 보아 마법사 지망생인 것 같았다. 얼굴 생긴 건 완전 여자 저리 가라 였다. 체격도 허리가 들어가서 자세히 안보면 여자라고 놀림 받을 듯 했다. 두 녀석은 나를 향해 다가와서 자기 소개를 했다.
"안녕, 나는 제로드다. 요 가드 녀석은 내 머리 모양을 보고 감전된 또라이라고도 부르지만 너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래. 나는 기사 지망생이야. 앞으로 잘해보자."
"안녕 제로드, 나는 케린카이지스라고 해. 아까 내 소개 들어서 대충은 알 거라고 생각하고 길게 부르지 말고 케린이라고 불러. 잘 지내보자."
"나는 칼리온이라고 해. 요 가드 녀석은 나보고 여자같이 생겼다고 맨날 화장실 갈 때, 여자화장실로 가라고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길 바래. 잘 부탁한다."
"잘 해보자."
모두 소개가 끝난 후, 나와 가드는 아카데미를 둘러보러 방문을 나섰다. 먼저 간 곳은 4층 교장실 옆에 있는 동상이었다. 동상은 총 3개가 있었는데 이름을 보니 하나는 세이리안 이벨로크라는 마법사였다. 이 세이리안 아카데미를 세운 작자였는데 9 클래스 마스터였단다. 물론 지금은 죽었지. 그런데 어떻게 아카데미에 자기 이름을 붙이냐? X팔리게. 또 하나의 동상은 위린 아이시스(!)였는데 키는 약 190정도로 오질라게 컸다. 소개 글을 보자 9 클래스의 대 마법사였으며 제자를 하나 키우며 살던 중, 갑자기 산으로 올라간 후,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후에 찾으려고 했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단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옆에 있는 가드에게 중얼거렸다.
"위린 아이시스.. 이 사람 뒈졌어."
"응?"
가드는 못 들었는지 다시금 물었지만 나는 그 말을 씹으며 다음 있는 동상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름은 코룬 드래이코스. 현존하는 7 클래스 마스터의 대 마법사로 위린 아이시스의 제자이다 - 라고 씌여있다. - 볼 것 다 본 우리는 2층에 있는 연무실로 갔다. 연무실은 꽤 컸다. 한쪽에는 목검들이 수두룩하게 쌓여있었고 여기저기에 말려진 수건들이 걸려있었다. 나는 볼 것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고는 귀찮아서 그냥 기숙사로 내려오며 옆에 있는 가드에게 물었다.
"야. 혹시 우리 반에 애들 괴롭히는 싹수머리 없는 놈들 있냐?"
"당연하지. 아까 니들 소개할 때 띠꺼운 눈으로 꼴쳐보는 놈들 없었냐?"
아하.. 그 새끼들이로구먼. 다섯명이서 단체로 띠껍다고 꼴 쳐보던 놈들. 내가 녀석들을 속으로 씹으며 기숙사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을 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 녀석들이 나와 가드 앞으로 길을 막아섰다.
"니가 케린카이지스냐?"
"그래."
"이 새끼가 어디서 싹수머리 없게 눈을 아려? 눈깔아 임마."
녀석들이 나를 대고 계속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뉘집 개가 짖냐는 투로 귀를 후비며 녀석들에게 말했다.
"비켜 새끼들아."
내 한마디에 녀석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더니- 나보다 키가 크다. - 그중 한 녀석이 나에게 주먹을 날렸다. 나는 간단히 그 주먹을 피했고, 내가 그 주먹을 피하자 나머지 놈들도 합세를 했다. 녀석들이 나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날리자 나는 간단히 피하며 중얼거렸다.
"크큭.. 정당방위 성립이다. 놀아보자 이 새끼들아."
나는 쉴새없이 나에게 발길질을 날리는 녀석들의 발길질들을 간단히 흘리며 한 떡대 앞으로 다가가서 그 녀석 물건에 올려치기를 갈겨버렸다. 순간 녀석은 얼굴이 새파래지더니 이내 참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서 꿈틀거렸다. 크하핫!! 떡대들도 거기 한방이면 간다고! 어느새 내 앞에는 두 명이 달려들고 있었다. 나는 한 마리밖에 처리를 하지 않았는데 도망갔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자 나머지 두놈은 가드가 상대를 하고 있었다. 내 앞에 녀석들은 내가 체술로 안 되자 각자 목검을 꺼내 나에게 몽둥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에게 수직 베기 하는 놈의 검을 간단히 막고는 그 검을 아래로 흘리면서 녀석의 물건을 발로 차버렸다. 매 이기는 장사 없다. 혹시나 맷집이 좋아 매 이기는 장사 있을지라도 급소 공격을 버티는 장사는 없다. 고로 녀석은 맨 처음 놈과 같이 엎드려서 꿈틀댔다. 나는 여유를 가지고 가드를 쳐다보자 녀석도 두 놈을 상대로 즐기고 있었다. 나는 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을 때, 비겁하게 내 어깨를 노리고 들어오는 목검을 내 목검으로 중심을 쳐버렸다. 하지만 중심에서 검이 빗나갔는지 가루가 되지 않고 부셔져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원래는 중심을 정확하게 맞추면 검은 가루가 되어버린다. 중심부터 힘이 전달되어 모조리 가루가 되어버리는 것인데 나는 수련을 해 보았자 1년밖에 하지 않았으므로 한 기술만 오래 수련하기는 힘들다. 고로 나는 중심을 정확하게 맞추지는 못한다. 어쩌다가 운이 좋아 뽀록으로 맞추는 경우는 있어도.. 녀석은 자기 목검이 산산조각이 나자 당황했다. 언제나 녀석들은 빈틈 투성이지만 나는 특히 큰 빈틈이 생기자 무방비인 녀석의 물건을 또 차버렸다. 녀석 역시 다른 녀석들 옆에 엎드려서 꿈틀대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까지 놀고 있는 가드에게 말했다.
"빨리 가자 그만 놀아."
"얌마. 누가 놀아? 내가 조금 우세하긴 한다 하지만 힘들단 말이다. 도와줘 임마!"
에구.. 노는 게 아니었네. 나는 가드의 공격을 방어하느라고 빈틈이 생긴 녀석들 품으로 총알같이 뛰쳐나갔다.- 어디까지나 과장이다. - 내가 갑자기 녀석들 앞에 나타나자 녀석들은 놀랐는지 몸을 잠깐 움찔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더블차기로 한번에 두 녀석의 물건을 차버렸다. 다 정리되었군. 나는 숨을 고르고 있는 가드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킥킥.. 야 저 놈들 엎어져 있는 꼴을 봐라. 킥킥."
"키키킥.. 웃기긴 하지만 너도 참 잔인하다. 어떻게 저 놈들 물건을 모조리 차버릴 수가 있냐?"
"크큭.. 푸하핫.. 그건 내버려두고 저 놈들 교무실에다가 버리고 오자. 길 안내해."
"알았다 임마. 푸흣.."
녀석은 엎어져 있는 두 녀석의 옷깃을 잡은 채,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나는 이 덩치들을 어떻게 옮길까 하고 고민 중이었는데 녀석이 시원하게 끌고가자 나도 좋은 생각이다 싶어 녀석들의 옷깃을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세 놈을 나 혼자서 끌고가기 정말 힘들었다. 교무실 앞에서 나는 녀석들의 귀에 대고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너희들 뭔 짓 하다가 나한테 걸리면 죽는다. 알겠냐?"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말하기가 힘들 정도로 아픈가 보다. 큭큭.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생님들은 황당한 얼굴로 우리를 쳐다봤다. 나는 선생님들의 뜨거운(?)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반 담임선생님인 샤이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녀석들을 끌고 갔다. 선생님은 나와 가드가 갑자기 녀석들을 끌고 오자 황당한 얼굴을 짓더니 이내 정신을 추스르고 나에게 물었다.
"얘들 왜 끌고 왔니?"
"아.. 저와 가드가 아카데미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궁금해서 가봤더니 이 녀석들이 여자 몇 명을 벗기려고 하잖아요. 여자 애들이 반항하자 막 때리더군요. 그래서 저와 가드가 그만 두라고 했는데 저희한테 주먹을 날리잖아요. 그래서 여기로 끌고 왔어요."
내 말에 가드는 간신히 웃음을 참고 있었고 우리가 끌고 온 다섯의 떡대들은 억울한 표정으로 뭐라고 입을 뻥긋거렸으나 내가 선생님들 모르게 살짝 물건을 툭툭 쳐주자 입을 꾹 다물고는 땅에 엎드렸다. 선생님은 상황파악이 됐는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정말 고맙구나. 이 녀석들 자꾸 안 좋은 짓하고 돌아다니기에 살펴봤었는데 내 앞에서는 그런 짓을 추호도 하지 않더구나. 잘 잡았어. 너희들은 내가 교장선생님께 꼭 건의해서 표창장을 받게 해주마. 이 녀석들 잘 걸렸다. 그래, 너희들 이만 가봐."
"네, 안녕히 계세요."
우리는 교무실 문 밖으로 나오며 계속 킥킥댔다. 근처 지나가는 학생들이 우리를 미친놈 보듯 한 눈길로 쳐다봤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웃어댔다. 기숙사에 도착하자. 우리는 술을 준비하고 우리를 기다리는 제로드와 칼리온을 볼 수 있었다. 녀석들이 우리에게 왜 이렇게 늦었나고 묻자 우리는 킥킥 웃으며 상황 설명을 해줬다. 가드의 설명이 끝나자 칼리온과 제로드는 상쾌한 듯 미친놈처럼 웃어댔다. 겨우 웃음을 멈추고는 가져온 술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새로운 친우가 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술이라도 한 잔 해야지?"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모르지만 술병을 보자 나는 오늘 아침의 악몽을 기억해냈다. 난 내 뺨과 턱이 부어있는 것을 보고 자칼에게 물었다. 그러자 자칼 왈.
"야 임마 어제 너 필름 끊긴 뒤로 어땠는 줄 알아? 엎어져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술 주정을 부리며 이나에게 키스하려다가 뺨 맞았지. 리나한테 키스하려니까 리나는 그냥 하면 좋은데 술 냄새난다고 뺨을 후려쳤지 유리아한테 키스한답시고 달려들었다가 유리아가 건 발에 걸려 넘어져서 턱을 제대로 찍었지. 나한테 키스한답시고 덤벼들었다가 내가 끝내 니놈 배를 후려쳐서 겨우 기절시키고는 방으로 끌고 올라갔다. 그때 사람들이 얼마나 쳐다봤는지 정말 X팔렸었다."
란다. 이러고도 술 다시 먹고싶어지겠는가? 나는 술이라면 진저리가 난다. 그런데 술이라니 나는 두통이 밀려와서 콧잔등을 누르고 있을 때, 가드의 말소리가 들렸다.
"얌마 오늘 그 자식들 시원하게 눕힌 기념으로 한 잔씩 해야 하지 않겠냐?"
나는 술 생각은 별로 없었으나 샤이선생님에게 넘긴 녀석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별 말 하지 않고 OK를 했다. 니 한잔 나 한잔하고 돌리다 보니 옆 기숙사 놈들도 몰려와서 함께 술을 들고.. 기숙사는 이미 광란의 파티 장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 그때 선생님들에게 안 걸렸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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