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의 주인 - 뜻밖의 재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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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광장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앞에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사회자가 확성기를 들고 있었고 주위는 축제와 야시장이 합쳐진 것 같았다. 한쪽에는 나무막대기를 던져서 자기가 원하는 인형을 맞춰 떨어뜨려 가져가는 게임도 있었고 야바위꾼들도 판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보통 야시장과는 달리 야바위꾼들은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 우리가 한참 주위를 구경하고 있을 때,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환영합니다. 제 1회 베가스 마을 축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행동에 제약이 있지 않으므로 자신이 즐기고자 하는 곳에 가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무대에서는 제일 먼저 오리온 나무 두드리기가 있겠습니다. 나무를 먼저 부러뜨리는 분께는 이 물건 중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나무는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으니 참가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무대 앞으로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이거 참.. 남의 정령 부려먹고 이제 나무 남아돈다고 막 부시고 노냐? 준비되어 있는 물건은 여러 종류였다. 단검부터 시작해서 인형, 옷, 생필품, 오리온 나무로 제작된 목검 등이 있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목검은 아무 나무를 깎아 만든 목검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하다. 오리온 나무는 단단하니 오리온나무로 만든 목검도 단단할 것이 분명했다. 그 단단한 나무로 목검을 깎았으니 고생 많이 했겠다... 나는 오리온 특제 목검이 필요했으므로 손을 들고 무대 앞으로 나갔다.
무대 앞에는 나까지 합쳐서 총 14명의 청년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청년들이 시골에서 일을 하느라고 다져진 근육덩어리였다. 그들 사이에 근육이 없는 내가 있으니 참 초라해 보였다. 그들 중 덩치 크고 근육이 제법 다져진 노랑머리가 내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크흐흐...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나을텐데.. 내가 제일 먼저 나무를 쪼갤꺼니까. 얼굴 팔리기 싫으면 내려가라고."
재수 없는 말을 해대면서 엄지손가락을 펴서 당당히 흔들었다. 이 녀석은 내가 몬스터들 처리한 거 모르나? 하긴.. 그때 제정신으로 있었겠어? 집안에 꼼꼼숨어 벌벌 떨고 있었겠지. 재수 없는 녀석에게 나는 오른손을 들고, 주먹을 쥔 다음, 가운뎃손가락을 살포시 피며 말했다.
"이거나 먹어."
내 한마디에 녀석은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지더니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행동을 보였다. 만약 사회자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한바탕 했을 것이다.
"모두 일렬로 나무가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나는 나무가 올려져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올렸다. 그곳에는 오리온 나무와 도끼 한 자루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 재수 없는 녀석은 내 옆에 섰다. 모두가 준비된 자리에 서자 사회자는 시작을 알렸다.
"시작!!"
그 말과 동시에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도끼를 들고 일제히 나무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재수 없는 녀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도끼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기만 하자 내 옆에 녀석이 두들기며 말을 걸었다.
"내가 두들기는 모습을 보고 포기하다니.. 쯧.. 별거 아니구먼."
저 새끼가 사람 열받게 하구 있어. 나는 슬며시 도끼를 들며 미소를 지어줬다.
"큭.. 잘봐둬."
나는 도끼에 내 마나를 집중했다. 그러자 곧 우윳빛 검기가 도끼 날을 뒤덮었다. 그리고 내리쳤다. 검기는 무엇이든 자른다. 두꺼운 바위도 두부같이 자를 수 있는 게 검기(劍氣)인데 한낱 단단한 나무하나 못 자를 리가 없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가 내리친 나무는 조각이 나며 땅으로 떨어졌다. 내가 한번에 나무를 자르자 나무를 도끼로 두들기던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내 옆에 녀석도 얼빠진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한마디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별 것도 아닌 것이 까불고 있어."
그리고는 유유히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걸어나갔다. 내가 상품 앞에 서자 사회자가 확성기를 들었다.
"노, 놀랍습니다. 가장 어려보 이는 선수가 단 한번에 나무를 베었습니다. 우승은 이 청년에게 돌아가겠습니다. 이중 하나를 고르십시오."
나는 상품 중 가운데쯤 있는 목검을 집어 들었다. 단단하기도 했지만 깎을 때 신경을 많이 썼는지 손잡이 부분은 드래곤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상품을 고른 뒤 무대를 내려왔다. 이나와 리나는 한 음유시인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금발에 얼굴엔 주근깨가 퍼져 있는 한 녀석이 찝쩍대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 바로 저런 행위를 보면 못 참는 젠틀맨(gentleman)이 아닌가! 나는 리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던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 때 리나의 곤란스럽던 얼굴은 환하게 펴졌으며 녀석은 기분 나쁜 얼굴로 인상을 잔뜩 쓰더니 나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뭔가?"
"아아. 내 파트너한테 왜 찝쩍대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어서 말야."
"파트너? 훗.. 저런 아름다운 레이디는 너같은 녀석에게는 아까워. 나정도는 되어야 어울리지."
순간 짜증이 팍 일었다. 나는 리나와 나중 '여자가 아깝다.' 또는 '저 여자는 네게 안 어울려.'등등의 말을 너무너무 싫어했다. 나는 말로는 힘들 것 같아서 손에 작은 파이어 볼을 준비했다.
"빨리 안 꺼지면 이걸 네 면상에 넣어줄거야."
녀석은 내 손에 둥둥 떠있는 작은 파이어 볼을 보더니 얼굴이 사색이 돼서 다른 쪽을 향해 뛰어갔다. 내가 만족해하고 있을 때 리나의 불평 어린 말이 들려왔다.
"뭐예요? 나같이 아름다운 레이디를 남겨두고 말도 없이 사라져서."
리나의 토라진 듯한 표정이 나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 저러진 않았는데 갑자기 너무 귀여워 진 듯 했다.
"오리온 나무로 목검을 만들기는 힘들지. 그거 타러 갔다 왔어."
"그래요? 멋있군요, 손잡이만."
내가 들고있는 목검을 본 리나의 소감이었다. 뒤이어 이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저기 가서 뭐 좀 먹지?"
"…… 벌써 배고프니?"
"…… 나를 돼지로 몰지 마. 아침도 안 먹었잖아."
이나의 말을 듣고서야 내가 아침을 안 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축제 분위기에 휘말려서 배고픔조차 잊은 듯 했다. 광장에 마련되어 있는 식당은 간단했다. 마치 전 세계의 학생식당쯤 되어 보였다. 테이블 하나를 잡고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했다. 나와 리나는 스테이크, 이나는 간단한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약 10분쯤 지나자 음식이 나왔다. 내가 먹는 스테이크는 무슨 고기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매우 연한 고기 살이었다. 겉에는 살짝 튀겨놓은 듯한 양질이 느껴졌다. 맛도 소스와 잘 어우러져 은은한 향을 풍기면서 맛도 좋았다. 이렇게 고급음식인 듯 했지만 가격은 얼마 나오지 않았다. 이나의 말에 따르면 축제기간이라 특별히 싸게 해준다던가? 나와 리나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이나가 돈을 지불했다. 가격은 총 6로젠 400루블이었다. (* 이 나라의 화폐단위 : 어디서나 공용으로 사용된다. 화폐단위로는 루블<로젠<루크의 순위이다. 1000 루블이 1 로젠이고 10 로젠이 1루크이다. 한 나라의 평균 예산이 120억 루크 정도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와 신나게 축제를 즐겼다. 이나와 리나 모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저녁이 되자 축제는 종반에 들어섰다. 마지막 코너로 커플과 함께 하는 무도회가 무대에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춤을 모르기 때문에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리나가 하도 내 손을 잡아끌어서 무대까지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무대에는 나이트 같은 분위기의 조명이 발산되었고, 리나는 내 한쪽 손은 자신의 허리에 두르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이 잡아 깍지를 꼈다. 나는 리나가 주도하는 대로 따라다닐 뿐이었다. 춤을 추며 이나를 슬쩍 보았더니 이나는 마을 청년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드디어 축제가 끝나고 모두들 아쉬워하는 기색이었다. 물론 나또한 그랬다. 이번 축제는 내 마음에서 절 때 떠나가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축제가 끝나고 리나와 나는 마을을 떠날 채비를 했다. 지크아저씨와 레피르 아줌마가 몹시 아쉬워 하셨지만……. 마을을 나서려는 내게 지크 아저씨의 말소리가 들렸다.
"케린군. 이나를 데리고 가주게."
내게는 청천벽력(靑天霹靂) 과 같은 소리였다. 일행이 늘어나면 여행이 더욱 힘들어 질 것은 뻔했다. 거절하려 했지만 아저씨와 아줌마의 표정을 보고 나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무척 안타까운 표정이었지만 딸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나는 무척 마법을 배우고 싶어했어요. 케린군도 알다시피 우리 집안사정 덕분에 변변치 못한 학교 하나 못 보내고 있었지요. 하지만 왠지 케린군이라면 이나를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이나를 부탁합니다."
이 말을 하면서 레피르 아줌마는 눈물을 흘리셨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아줌마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나를 떠맡아야했다.
"알았어요. 이나를 꼭 도시의 학교에 보내드릴게요. 아, 이나와 이야기는 되어 있나요?"
"네. 지금쯤 채비를 하고 있을거에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곧 이나는 자신의 짐꾸러미를 들고는 묵묵히 나와 리나를 따라 마을의 출구에 나섰다. 출구에는 이미 마을 사람들의 상당수가 모여있었다. 마을엔 청년들도 꽤 모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이렇게 외쳐댔다.
"이나! 가지마!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 거 알잖아. 가지마!"
또는
"으흑!! 이나가 떠나가면 내 텅 빈 마음은 누가 채워줄꼬!!"
이러는 사람까지 있었다. 나는 이들을 보고 이나가 이 마을 청년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청년들은 계속 꽥꽥댔지만 동네 아줌마들의 진압에 의해서 곧 사그라지었다.
"조용하지 못해?! 니들이 그러면 이나가 더욱 마을을 떠나기 힘들 것 아니니!!"
참 웃기는 마을이었다. 곧 촌장이 앞으로 나와서 우리에게 가죽주머니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받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마을사람들이 모은 돈이라네. 자네들 여행자금으로도 쓰고 이나 학교에 보내는 데에도 보태 쓰게."
"감사 드립니다. 모두들.. 이 돈은 용이하게 쓰겠습니다."
우리가 마을을 출발하자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바래다주었다. 어이없기도 한 마을이었지만 모두가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가면서 우리도 손을 흔들며 외쳤다.
"모두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안녕히들 계십시오!"
"그동안 잘 계세요. 언제 또 한번 놀러올게요."
"엄마, 아빠! 나 꼭 대마법사 되가지고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이렇게 우리는 그동안 묶었던 정든 베가스 마을을 뒤로하고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마을을 떠나 한 두 시간쯤 걷자 한 시장이 나왔다. 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푯말을 보자 피레인 영지에 속해있는 타우즈란 마을이었다. 이레스 제국의 수도인 레플리오스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타우즈 마을을 지나쳐야 했고, 타우즈 마을을 지나기 위해서는 이 시장을 지나쳐야 했다. 타우즈 마을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보호한 채 깡패들과 싸우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남자는 흑발에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고 검도 상당히 잘 쓰긴 했지만 여러 명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이었다. 남자가 잠시 빈틈을 보였을 때 깡패 중 하나가 남자를 밀어내고 여자를 낚아챘다. 어째 상황이 내가 아는 상황과 좀 엇비슷해 보였다. 승준이가 나를 보호하며 싸우다 내가 잡히자 오지게 맞았던 상황과……. 일단 내 상황과 비슷해 보였고, 잘못하다간 승준이같이 얻어터질 것 같았기에 도와주기로 했다. 나는 검지 끝을 펴고 기를 집중했다. 마나가 손끝으로 모이자 갑자기 손가락 끝에 갑자기 더욱 많은 마나를 폭발하듯이 보내자, 손끝에 모였던 마나가 총알과 같은 스피드로 쏘아져 나갔다. 이것은 리나와 1년 간 수련 중에 검기를 사용할 수 있었을 무렵, 검 표면에 검기를 형상화하듯이 손가락에 마나를 모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해 본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쏘아져 나간 기탄 - 원래는 마나 탄이라고 해야 하지만 마나 탄은 어감이 안 좋아서 기탄으로 명명. 마나나 기나 같기 때문에. - 은 여자를 인질로 잡고 있던 깡패의 팔을 꿰뚫었다.
"크윽!!"
깡패는 비명조차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여자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잡고 있던 깡패가 자신의 팔을 잡고 신음하고 있을 때 남자의 뒤로 달려가 숨었다. 나는 일행을 뒤로하고 목검을 빼든 채 그 남자에게 텔레포트 마법을 이용하여 남자의 앞으로 다가섰다. 일행과 함께 움직이려면 워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았지만, 그것은 두 명 이상의 사용자가 같이 이동할 때 유용한 마법이기 때문에 텔레포트를 사용한 것이다. 내 뒤의 남자는 갑자기 내가 나타나자 경계를 했으나 내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랐다. 나또한 조금 놀랐다. 얼굴이 승준을 무척이나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은 승준이 이곳에 있을 리가 만무했기에 나는 얼굴을 두어 번 흔들고 깡패들에게 제안을 한가지 내놓았다.
"너희들이 지금 꺼지면 나도 좋게 물러서 주지. 어때? 괜찮은 제안이지 않아?"
하지만 내 제안에 깡패중 우두머리정도 되보이는 녀석이 앞으로 나서더니 코웃음을 쳤다.
"풋. 크하하. 괜찮은 제안이긴 하지. 네녀석에겐 말야. 우린 피레인 영주님께 고용된 조직이다. 네녀석들 쯤이야 손바닥 뒤집기나 마찬가지지."
"…… 협상 결렬인 것 같군. 죽이진 않으마."
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깡패들 사이로 몸을 날렸다. 뒤에서 남자가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았으므로 신경 쓰지 않았다. 먼저 우두머리의 머리를 향해 목검을 내리쳤다. 녀석은 깜짝 놀라서 뒤로 주춤거리긴 했지만 내가 먼저 녀석의 머리를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퍽!! 소리가 나며 녀석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너무 싱거웠다. 나머지 녀석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나머지 깡패들은 자신의 우두머리가 너무 싱겁게 당하자 겁먹은 듯이 하나같이 '오늘 잘못 걸렸다.' 라는 눈빛을 하고있었다. 나는 친절히 녀석들을 향해 다시 한번 제안을 내놓았다.
"자.. 이 녀석을 데리고 꺼지면 봐주지. 3초의 시간을 주겠다. 일!"
내가 숫자를 세자 녀석들의 얼굴에는 갈등하는 빛이 보였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을 고용한 피레인 영주에게 당할 것인가.. 하지만 내가 다시 한번 숫자를 세어주자 두목을 데리고 후다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휴우.. 끝났군.. 이봐, 괜찮아?"
내가 내 뒤에서 멍청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서 안부를 물었다. 녀석은 잠시 눈빛이 흔들리더니 떨리는 말투로 내게 물었다.
"너… 혹시 준형이 아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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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설올리느라구 힘들었습니다... 키는데 5분.. 인터넷 키는데 오분... 끔찍해요.. 방학에 하필이면..
"환영합니다. 제 1회 베가스 마을 축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행동에 제약이 있지 않으므로 자신이 즐기고자 하는 곳에 가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무대에서는 제일 먼저 오리온 나무 두드리기가 있겠습니다. 나무를 먼저 부러뜨리는 분께는 이 물건 중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나무는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으니 참가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무대 앞으로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이거 참.. 남의 정령 부려먹고 이제 나무 남아돈다고 막 부시고 노냐? 준비되어 있는 물건은 여러 종류였다. 단검부터 시작해서 인형, 옷, 생필품, 오리온 나무로 제작된 목검 등이 있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목검은 아무 나무를 깎아 만든 목검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하다. 오리온 나무는 단단하니 오리온나무로 만든 목검도 단단할 것이 분명했다. 그 단단한 나무로 목검을 깎았으니 고생 많이 했겠다... 나는 오리온 특제 목검이 필요했으므로 손을 들고 무대 앞으로 나갔다.
무대 앞에는 나까지 합쳐서 총 14명의 청년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청년들이 시골에서 일을 하느라고 다져진 근육덩어리였다. 그들 사이에 근육이 없는 내가 있으니 참 초라해 보였다. 그들 중 덩치 크고 근육이 제법 다져진 노랑머리가 내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크흐흐...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나을텐데.. 내가 제일 먼저 나무를 쪼갤꺼니까. 얼굴 팔리기 싫으면 내려가라고."
재수 없는 말을 해대면서 엄지손가락을 펴서 당당히 흔들었다. 이 녀석은 내가 몬스터들 처리한 거 모르나? 하긴.. 그때 제정신으로 있었겠어? 집안에 꼼꼼숨어 벌벌 떨고 있었겠지. 재수 없는 녀석에게 나는 오른손을 들고, 주먹을 쥔 다음, 가운뎃손가락을 살포시 피며 말했다.
"이거나 먹어."
내 한마디에 녀석은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지더니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행동을 보였다. 만약 사회자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한바탕 했을 것이다.
"모두 일렬로 나무가 준비되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주십시오."
나는 나무가 올려져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올렸다. 그곳에는 오리온 나무와 도끼 한 자루가 준비되어 있었다. 그 재수 없는 녀석은 내 옆에 섰다. 모두가 준비된 자리에 서자 사회자는 시작을 알렸다.
"시작!!"
그 말과 동시에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도끼를 들고 일제히 나무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내 옆에 재수 없는 녀석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도끼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기만 하자 내 옆에 녀석이 두들기며 말을 걸었다.
"내가 두들기는 모습을 보고 포기하다니.. 쯧.. 별거 아니구먼."
저 새끼가 사람 열받게 하구 있어. 나는 슬며시 도끼를 들며 미소를 지어줬다.
"큭.. 잘봐둬."
나는 도끼에 내 마나를 집중했다. 그러자 곧 우윳빛 검기가 도끼 날을 뒤덮었다. 그리고 내리쳤다. 검기는 무엇이든 자른다. 두꺼운 바위도 두부같이 자를 수 있는 게 검기(劍氣)인데 한낱 단단한 나무하나 못 자를 리가 없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가 내리친 나무는 조각이 나며 땅으로 떨어졌다. 내가 한번에 나무를 자르자 나무를 도끼로 두들기던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내 옆에 녀석도 얼빠진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한마디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별 것도 아닌 것이 까불고 있어."
그리고는 유유히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걸어나갔다. 내가 상품 앞에 서자 사회자가 확성기를 들었다.
"노, 놀랍습니다. 가장 어려보 이는 선수가 단 한번에 나무를 베었습니다. 우승은 이 청년에게 돌아가겠습니다. 이중 하나를 고르십시오."
나는 상품 중 가운데쯤 있는 목검을 집어 들었다. 단단하기도 했지만 깎을 때 신경을 많이 썼는지 손잡이 부분은 드래곤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상품을 고른 뒤 무대를 내려왔다. 이나와 리나는 한 음유시인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금발에 얼굴엔 주근깨가 퍼져 있는 한 녀석이 찝쩍대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 바로 저런 행위를 보면 못 참는 젠틀맨(gentleman)이 아닌가! 나는 리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던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 때 리나의 곤란스럽던 얼굴은 환하게 펴졌으며 녀석은 기분 나쁜 얼굴로 인상을 잔뜩 쓰더니 나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뭔가?"
"아아. 내 파트너한테 왜 찝쩍대는지 그 이유를 묻고 싶어서 말야."
"파트너? 훗.. 저런 아름다운 레이디는 너같은 녀석에게는 아까워. 나정도는 되어야 어울리지."
순간 짜증이 팍 일었다. 나는 리나와 나중 '여자가 아깝다.' 또는 '저 여자는 네게 안 어울려.'등등의 말을 너무너무 싫어했다. 나는 말로는 힘들 것 같아서 손에 작은 파이어 볼을 준비했다.
"빨리 안 꺼지면 이걸 네 면상에 넣어줄거야."
녀석은 내 손에 둥둥 떠있는 작은 파이어 볼을 보더니 얼굴이 사색이 돼서 다른 쪽을 향해 뛰어갔다. 내가 만족해하고 있을 때 리나의 불평 어린 말이 들려왔다.
"뭐예요? 나같이 아름다운 레이디를 남겨두고 말도 없이 사라져서."
리나의 토라진 듯한 표정이 나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 저러진 않았는데 갑자기 너무 귀여워 진 듯 했다.
"오리온 나무로 목검을 만들기는 힘들지. 그거 타러 갔다 왔어."
"그래요? 멋있군요, 손잡이만."
내가 들고있는 목검을 본 리나의 소감이었다. 뒤이어 이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저기 가서 뭐 좀 먹지?"
"…… 벌써 배고프니?"
"…… 나를 돼지로 몰지 마. 아침도 안 먹었잖아."
이나의 말을 듣고서야 내가 아침을 안 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축제 분위기에 휘말려서 배고픔조차 잊은 듯 했다. 광장에 마련되어 있는 식당은 간단했다. 마치 전 세계의 학생식당쯤 되어 보였다. 테이블 하나를 잡고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했다. 나와 리나는 스테이크, 이나는 간단한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약 10분쯤 지나자 음식이 나왔다. 내가 먹는 스테이크는 무슨 고기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매우 연한 고기 살이었다. 겉에는 살짝 튀겨놓은 듯한 양질이 느껴졌다. 맛도 소스와 잘 어우러져 은은한 향을 풍기면서 맛도 좋았다. 이렇게 고급음식인 듯 했지만 가격은 얼마 나오지 않았다. 이나의 말에 따르면 축제기간이라 특별히 싸게 해준다던가? 나와 리나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이나가 돈을 지불했다. 가격은 총 6로젠 400루블이었다. (* 이 나라의 화폐단위 : 어디서나 공용으로 사용된다. 화폐단위로는 루블<로젠<루크의 순위이다. 1000 루블이 1 로젠이고 10 로젠이 1루크이다. 한 나라의 평균 예산이 120억 루크 정도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와 신나게 축제를 즐겼다. 이나와 리나 모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저녁이 되자 축제는 종반에 들어섰다. 마지막 코너로 커플과 함께 하는 무도회가 무대에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춤을 모르기 때문에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리나가 하도 내 손을 잡아끌어서 무대까지 끌려가는 신세가 되었다. 무대에는 나이트 같은 분위기의 조명이 발산되었고, 리나는 내 한쪽 손은 자신의 허리에 두르고 다른 한 손은 자신이 잡아 깍지를 꼈다. 나는 리나가 주도하는 대로 따라다닐 뿐이었다. 춤을 추며 이나를 슬쩍 보았더니 이나는 마을 청년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드디어 축제가 끝나고 모두들 아쉬워하는 기색이었다. 물론 나또한 그랬다. 이번 축제는 내 마음에서 절 때 떠나가지 않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축제가 끝나고 리나와 나는 마을을 떠날 채비를 했다. 지크아저씨와 레피르 아줌마가 몹시 아쉬워 하셨지만……. 마을을 나서려는 내게 지크 아저씨의 말소리가 들렸다.
"케린군. 이나를 데리고 가주게."
내게는 청천벽력(靑天霹靂) 과 같은 소리였다. 일행이 늘어나면 여행이 더욱 힘들어 질 것은 뻔했다. 거절하려 했지만 아저씨와 아줌마의 표정을 보고 나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무척 안타까운 표정이었지만 딸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나는 무척 마법을 배우고 싶어했어요. 케린군도 알다시피 우리 집안사정 덕분에 변변치 못한 학교 하나 못 보내고 있었지요. 하지만 왠지 케린군이라면 이나를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이나를 부탁합니다."
이 말을 하면서 레피르 아줌마는 눈물을 흘리셨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아줌마가 흘리는 눈물을 보고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나를 떠맡아야했다.
"알았어요. 이나를 꼭 도시의 학교에 보내드릴게요. 아, 이나와 이야기는 되어 있나요?"
"네. 지금쯤 채비를 하고 있을거에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곧 이나는 자신의 짐꾸러미를 들고는 묵묵히 나와 리나를 따라 마을의 출구에 나섰다. 출구에는 이미 마을 사람들의 상당수가 모여있었다. 마을엔 청년들도 꽤 모여 있었는데 하나같이 이렇게 외쳐댔다.
"이나! 가지마!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 거 알잖아. 가지마!"
또는
"으흑!! 이나가 떠나가면 내 텅 빈 마음은 누가 채워줄꼬!!"
이러는 사람까지 있었다. 나는 이들을 보고 이나가 이 마을 청년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청년들은 계속 꽥꽥댔지만 동네 아줌마들의 진압에 의해서 곧 사그라지었다.
"조용하지 못해?! 니들이 그러면 이나가 더욱 마을을 떠나기 힘들 것 아니니!!"
참 웃기는 마을이었다. 곧 촌장이 앞으로 나와서 우리에게 가죽주머니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받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마을사람들이 모은 돈이라네. 자네들 여행자금으로도 쓰고 이나 학교에 보내는 데에도 보태 쓰게."
"감사 드립니다. 모두들.. 이 돈은 용이하게 쓰겠습니다."
우리가 마을을 출발하자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바래다주었다. 어이없기도 한 마을이었지만 모두가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가면서 우리도 손을 흔들며 외쳤다.
"모두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안녕히들 계십시오!"
"그동안 잘 계세요. 언제 또 한번 놀러올게요."
"엄마, 아빠! 나 꼭 대마법사 되가지고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이렇게 우리는 그동안 묶었던 정든 베가스 마을을 뒤로하고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마을을 떠나 한 두 시간쯤 걷자 한 시장이 나왔다. 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푯말을 보자 피레인 영지에 속해있는 타우즈란 마을이었다. 이레스 제국의 수도인 레플리오스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타우즈 마을을 지나쳐야 했고, 타우즈 마을을 지나기 위해서는 이 시장을 지나쳐야 했다. 타우즈 마을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보호한 채 깡패들과 싸우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남자는 흑발에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고 검도 상당히 잘 쓰긴 했지만 여러 명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이었다. 남자가 잠시 빈틈을 보였을 때 깡패 중 하나가 남자를 밀어내고 여자를 낚아챘다. 어째 상황이 내가 아는 상황과 좀 엇비슷해 보였다. 승준이가 나를 보호하며 싸우다 내가 잡히자 오지게 맞았던 상황과……. 일단 내 상황과 비슷해 보였고, 잘못하다간 승준이같이 얻어터질 것 같았기에 도와주기로 했다. 나는 검지 끝을 펴고 기를 집중했다. 마나가 손끝으로 모이자 갑자기 손가락 끝에 갑자기 더욱 많은 마나를 폭발하듯이 보내자, 손끝에 모였던 마나가 총알과 같은 스피드로 쏘아져 나갔다. 이것은 리나와 1년 간 수련 중에 검기를 사용할 수 있었을 무렵, 검 표면에 검기를 형상화하듯이 손가락에 마나를 모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해 본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쏘아져 나간 기탄 - 원래는 마나 탄이라고 해야 하지만 마나 탄은 어감이 안 좋아서 기탄으로 명명. 마나나 기나 같기 때문에. - 은 여자를 인질로 잡고 있던 깡패의 팔을 꿰뚫었다.
"크윽!!"
깡패는 비명조차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여자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잡고 있던 깡패가 자신의 팔을 잡고 신음하고 있을 때 남자의 뒤로 달려가 숨었다. 나는 일행을 뒤로하고 목검을 빼든 채 그 남자에게 텔레포트 마법을 이용하여 남자의 앞으로 다가섰다. 일행과 함께 움직이려면 워프를 사용하는 것이 좋았지만, 그것은 두 명 이상의 사용자가 같이 이동할 때 유용한 마법이기 때문에 텔레포트를 사용한 것이다. 내 뒤의 남자는 갑자기 내가 나타나자 경계를 했으나 내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랐다. 나또한 조금 놀랐다. 얼굴이 승준을 무척이나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은 승준이 이곳에 있을 리가 만무했기에 나는 얼굴을 두어 번 흔들고 깡패들에게 제안을 한가지 내놓았다.
"너희들이 지금 꺼지면 나도 좋게 물러서 주지. 어때? 괜찮은 제안이지 않아?"
하지만 내 제안에 깡패중 우두머리정도 되보이는 녀석이 앞으로 나서더니 코웃음을 쳤다.
"풋. 크하하. 괜찮은 제안이긴 하지. 네녀석에겐 말야. 우린 피레인 영주님께 고용된 조직이다. 네녀석들 쯤이야 손바닥 뒤집기나 마찬가지지."
"…… 협상 결렬인 것 같군. 죽이진 않으마."
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깡패들 사이로 몸을 날렸다. 뒤에서 남자가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았으므로 신경 쓰지 않았다. 먼저 우두머리의 머리를 향해 목검을 내리쳤다. 녀석은 깜짝 놀라서 뒤로 주춤거리긴 했지만 내가 먼저 녀석의 머리를 향해 목검을 휘둘렀다. 퍽!! 소리가 나며 녀석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너무 싱거웠다. 나머지 녀석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나머지 깡패들은 자신의 우두머리가 너무 싱겁게 당하자 겁먹은 듯이 하나같이 '오늘 잘못 걸렸다.' 라는 눈빛을 하고있었다. 나는 친절히 녀석들을 향해 다시 한번 제안을 내놓았다.
"자.. 이 녀석을 데리고 꺼지면 봐주지. 3초의 시간을 주겠다. 일!"
내가 숫자를 세자 녀석들의 얼굴에는 갈등하는 빛이 보였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을 고용한 피레인 영주에게 당할 것인가.. 하지만 내가 다시 한번 숫자를 세어주자 두목을 데리고 후다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휴우.. 끝났군.. 이봐, 괜찮아?"
내가 내 뒤에서 멍청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서 안부를 물었다. 녀석은 잠시 눈빛이 흔들리더니 떨리는 말투로 내게 물었다.
"너… 혹시 준형이 아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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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설올리느라구 힘들었습니다... 키는데 5분.. 인터넷 키는데 오분... 끔찍해요.. 방학에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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