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공간 - 에피소드 2. 달다이라의 대결전(4)
페이지 정보
본문
시아 일행과 다크엔 일행이 메트로 리버로 사라진 뒤.
달다이라의 소동(?)은 진정돼는 듯 했다.
플레이어들과, 민병대, 제국과 공국군, 그리고 자원봉사자연합에 의해 괴물들과의 전쟁은
끝나가는 듯 보였다.
스거겅.
“덤벼라! 이 레벨업 쓰레기들아!!”
한 플레이어가 기쁘다는 듯 소리를 치며 고블린을 대검으로 박살내버렸다.
빈민촌까지 겁도 없이 들어와 난입하던 녀석을 죽여 버린 플레이어는 기쁘다는 듯 이를
씨익 드러내며 자신의 경험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을 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아 일행과 다크엔 일행의 어마어마한 능력 덕분에 수월하게 레벨업을 하게 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달다이라 방어에 성공한 것을 기뻐했다.
“모조리 없앴다!”
“우와!! 승리했다.”
“만세. 목숨은 하나도 안 날렸어!!”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기쁨과 불안함이 내려앉았다. NPC들도 덩달아 기뻐하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치안대장 라크로스도 검을 바닥에 내려앉아
투구를 벗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프테우메리스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뭣이 그게 사실인가?!”
“예! 몬스터 대군이 다시 이 도시로 향하고 있습니다.”
“몬스터다!! 몬스터가 또 나타났다!!”
군관계자들은 물론 병사들과 경험치를 계산하던 플레이어들까지 성벽 위로 올라가
조금 전 한 병사가 소리친 곳을 지켜보았다. 마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란 곳에서나
볼법한 어마어마한 초록색과 붉은색 물결로 성벽아래는 출렁이고 있었다.
다만 그 물결은 어마어마한 수의 변종 트롤과 고블린, 오크, 그린 리자드맨,
헌터(고블린의 변종으로 크기는 더 작지만 뛰어난 도약력과 일반인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는 이와 발톱을 지님)들과 벌레형 몬스터인 트라카샤(칸자리아 산맥에서 나온다는 거미와 개미를 합성시킨 듯 한 몬스터, 강력한 독액과 갑각, 섬광공격을 가짐)등등.
몬스터들의 대규모 2차공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병사들과 플레이어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케논프레셔와 창, 도검으로 찌르거나, 팔팔
끓는 기름 따위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괴물들은 통하지도 않는 듯 조금 전의 공격으로
무너진 곳들을 집중공략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미사일 유도라도 하듯.
“으악! 분하다.”
“안돼. 이건 내 마지막 목숨. 크허헉!”
쿠오오오오오~~
6m를 뛰어넘은 괴물 헌터의 공격에 머리가 사라진 병사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쓰러지자 주위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던 자원봉사자 연합 사람들이
기겁했다. 메인퀘스트가 발동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의료지원을 돕기 위해 왔던
블랙 울프회사 출신 사원들이었다. 물론 괴물들은 적십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피떡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움직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부숴버리는 헌터들 앞에 모두들 종이마냥 찢겨져 나갔다.
“꺄아아아악.”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지하벙커로 대피 시키도록.”
“넵.”
치안부대장의 명령에 병사 몇이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따랐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해 그들은 트롤의 목 너머로 넘어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젠 끝인가? 라프로스는 허탈한 웃음을 지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크엔이나 시아같은 능력자들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메트로 리버로 떠난 그들이 지금 바로 돌아왔을 리 만무했다.
그때였다.
“사람이 날고 있다!!”
“아니다. 커다란 새야!!”
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하늘을 뒤덮는 검은 그림자들의 등장에 병사들과 플레이어들은 경악하며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NPC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이는, 플레이어들은 현대시대에서
몇 번이고 보았던 글라이더들의 고공행진에 눈을 빼앗기고 있었다.
“음?”
다크엔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뭔가 일이 터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피카냐가 걱정이 되었는지 다크엔의 어깨를 흔들며 그의 정신을 깨웠다.
다크엔은 고개를 흔들며 지금은 아타락시아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정신집중을 하였다.
“설마.”
그 녀석이 나타날 리가 없잖아.
녀석이 제일 증오하는 제국이 공격을 당하는데.
그러나 다크엔은 모든 소동이 끝난 뒤.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음을 깨닫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돌아온 그를 보고....
“전 화력 투사. 목표는 저 빌어먹을 몬스터 자식들.”
“라져.”
“라져!”
검은 옷으로 온 몸을 가린 한 남자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돌맹이에 입을 가져다 대 무언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돌맹이로 답변들이 쏟아져 나왔다.
남자의 위로 커다란 검은색 그림자들이 달다이라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것들은 글라이더라고 불리는. 베이더가 대장장이들과 함께 개발해낸
강습비행병기였다. 4인승이고, 마력엔진을 사용해 떠오르며, 공기를 가르며 날 수 있었다.
날개의 옆에는 50연발 로켓석궁발사장치가 4개씩 달려 있어 강력한 공격기가 될 수도 있는
무기였다. 거기에다 조종사 외에 병사 3명을 태울 수 있어 특수부대 수송용으로도 가능
했다.
“마스터 명령을!”
“사장. 전투 준비 완료다.”
“취익. 건방진 고블린들을 쓸어버리자.”
“같은 리자드맨이면서 건방지게 인간을 공격하다니. 정말 한심한 우리 동족이군!”
여러 종족들이 답변을 하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가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마법 통신기에 입을 가져다 댔다.
“빈민과 민간인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제국군 병사들이 전투에 휩쓸려도 무시하고 몬스터들만 죽이도록.”
“넷.”
무전이 끊기기 무섭게 글라이더들의 날개에서 기다란 화약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동시에 달다이라 시내 곳곳이 폭발에 휩쓸렸다. 몬스터 몇 마리가
폭발에 휘말려 날아오르는 장면이 멀리서 보였다.
남자는 멍하니 자신의 군대가 일으키는 몬스터 학살 장면을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에
휩쓸려 있었다. 얼마나 흥미롭게 지켜보았는지 옆에 드워프 노인과, 깔끔한 제복 차림의
여성이 다가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어이 베이더. 달다이라에 있는 우리 본사(판매부분만)의 본부장이 왔다.”
“마스터. 본부장 세라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마스터.”
“크큭. 그렇지. 이번 전투를 계기로 제국군이 얼마나 무능력한지, 그리고 나의
군대는 시민들을 지켜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선전 잘 하도록. 그러기 위해서 당신을
프로파간다(선전활동)부대의 선봉으로 새웠으니까. 사라양.“
“옛!”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제국을 직접 침공할 기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이미 제국은 나의 손아귀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베이더는 민중심리라는 것을 떠올리며 글라이더의 아래로 쏟아져 내려오는 자신의
발명품들을 바라보았다.
“대장님! 저...이상한...갑옷들에 검은 늑대 사의 표시가!”
“뭐? 자원봉사자들이 속한 회사의 것이라고?!!”
치안부대장은 경악하며 저 해괴망측하게 생긴 움직이는 갑옷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인간보다 3배는 더 거대한 고릴라를 보는듯한 갑옷들은 전부 흑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다만 갑옷처럼 철갑과 합금들이 덧대져 있어 고릴라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자신들을 하드 마운트 부대 소속이라고 소개한 고릴라갑옷들의 안에는 사람을 비롯한
여러 이종족들이 들어 있었다. 엘프도 있었고, 오크, 심지어 리자드맨들도 있었다.
그 갑옷들의 팔 부분에는 기계장치가 부착된 커다란 석궁장치들과 소형 케논 프레셔
장비들(탄환버젼이 아닌 근접전용 순수 화약 폭발버젼)이 탑재되어 있었다.
갑옷들은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하는지 두 개의 붉은색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었다.
투구와 몸체, 그것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열기는 플레이어들과, 시민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움직이는 모습은 고릴라를 닮아 우습기
짝이 없었으나 그것들이 몬스터들을 상대로 보여준 전투장면은 그런 우스운 모습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거나 먹고 꺼져버려 녹색괴물!”
한 엘프병사의 외침과 동시에 캐논 프레셔의 화약폭발이 몬스터에게 작렬했다.
트롤은 신음성 한번 못 내뱉고 얼굴이 터져버렸다.
“키킥. 역시 로봇수트의 위력은 굉장해 사라락~”
리자드맨의 비웃음이 섞인 목소리와 함께 거대 고릴라의 손이 휘둘러지자 거미를 닮은
벌레형 몬스터가 짜부러진 케잌이 되고 말았다. 그 걸로도 모자랐는지 두 팔을 들어 석궁
수십 발을 난사하자 근처에 몰려 있던 고블린들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어이 멍청이 플레이어들. 거기서 넋 놓고 보고만 있을 거냐?!”
“아..”
로봇수트를 입은 병사들이 말을 걸자 플레이어들은 신기한 듯 그것들을 바라보며
무기를 들어올렸다. 커다란 고릴라형 갑옷을 입은 병사들과, 글라이더들의 공격 비행은
달다이라 시를 지키는 민병대들을 돕기엔 충분했다.
“모두 돌격!”
뒤늦게 정신을 차린 치안대장의 명령에 모두들 있는 힘을 짜내어
몬스터들에게 돌진을 하였다. 일단은 저 이상한 무기들에 신경이 팔려 있기 보다는
이곳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저런 강력한 병기들이 있다는
블랙울프스사의 존재 자체가 두려웠다. 그들은 강력한 무기들을 여럿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빈민가를 구제하고, 여러 가지 공공복지 퀘스트들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 중인 자들이었다. 만약 이 병력이 모두 어떤 한나라를 침략하는데
동원된다면?
‘아타락시아의 괴인들처럼...'
그는 이를 악물며 다크엔과 피카냐 일행을 떠올리며 고민을 하였다.
달다이라의 소동(?)은 진정돼는 듯 했다.
플레이어들과, 민병대, 제국과 공국군, 그리고 자원봉사자연합에 의해 괴물들과의 전쟁은
끝나가는 듯 보였다.
스거겅.
“덤벼라! 이 레벨업 쓰레기들아!!”
한 플레이어가 기쁘다는 듯 소리를 치며 고블린을 대검으로 박살내버렸다.
빈민촌까지 겁도 없이 들어와 난입하던 녀석을 죽여 버린 플레이어는 기쁘다는 듯 이를
씨익 드러내며 자신의 경험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을 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시아 일행과 다크엔 일행의 어마어마한 능력 덕분에 수월하게 레벨업을 하게 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달다이라 방어에 성공한 것을 기뻐했다.
“모조리 없앴다!”
“우와!! 승리했다.”
“만세. 목숨은 하나도 안 날렸어!!”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기쁨과 불안함이 내려앉았다. NPC들도 덩달아 기뻐하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치안대장 라크로스도 검을 바닥에 내려앉아
투구를 벗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프테우메리스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뭣이 그게 사실인가?!”
“예! 몬스터 대군이 다시 이 도시로 향하고 있습니다.”
“몬스터다!! 몬스터가 또 나타났다!!”
군관계자들은 물론 병사들과 경험치를 계산하던 플레이어들까지 성벽 위로 올라가
조금 전 한 병사가 소리친 곳을 지켜보았다. 마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란 곳에서나
볼법한 어마어마한 초록색과 붉은색 물결로 성벽아래는 출렁이고 있었다.
다만 그 물결은 어마어마한 수의 변종 트롤과 고블린, 오크, 그린 리자드맨,
헌터(고블린의 변종으로 크기는 더 작지만 뛰어난 도약력과 일반인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는 이와 발톱을 지님)들과 벌레형 몬스터인 트라카샤(칸자리아 산맥에서 나온다는 거미와 개미를 합성시킨 듯 한 몬스터, 강력한 독액과 갑각, 섬광공격을 가짐)등등.
몬스터들의 대규모 2차공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병사들과 플레이어들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케논프레셔와 창, 도검으로 찌르거나, 팔팔
끓는 기름 따위를 퍼붓기 시작했다. 그러나 괴물들은 통하지도 않는 듯 조금 전의 공격으로
무너진 곳들을 집중공략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미사일 유도라도 하듯.
“으악! 분하다.”
“안돼. 이건 내 마지막 목숨. 크허헉!”
쿠오오오오오~~
6m를 뛰어넘은 괴물 헌터의 공격에 머리가 사라진 병사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쓰러지자 주위에서 병사들을 치료하던 자원봉사자 연합 사람들이
기겁했다. 메인퀘스트가 발동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의료지원을 돕기 위해 왔던
블랙 울프회사 출신 사원들이었다. 물론 괴물들은 적십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피떡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움직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부숴버리는 헌터들 앞에 모두들 종이마냥 찢겨져 나갔다.
“꺄아아아악.”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지하벙커로 대피 시키도록.”
“넵.”
치안부대장의 명령에 병사 몇이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따랐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해 그들은 트롤의 목 너머로 넘어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젠 끝인가? 라프로스는 허탈한 웃음을 지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크엔이나 시아같은 능력자들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메트로 리버로 떠난 그들이 지금 바로 돌아왔을 리 만무했다.
그때였다.
“사람이 날고 있다!!”
“아니다. 커다란 새야!!”
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하늘을 뒤덮는 검은 그림자들의 등장에 병사들과 플레이어들은 경악하며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NPC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이는, 플레이어들은 현대시대에서
몇 번이고 보았던 글라이더들의 고공행진에 눈을 빼앗기고 있었다.
“음?”
다크엔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뭔가 일이 터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피카냐가 걱정이 되었는지 다크엔의 어깨를 흔들며 그의 정신을 깨웠다.
다크엔은 고개를 흔들며 지금은 아타락시아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정신집중을 하였다.
“설마.”
그 녀석이 나타날 리가 없잖아.
녀석이 제일 증오하는 제국이 공격을 당하는데.
그러나 다크엔은 모든 소동이 끝난 뒤. 자신의 예감이 적중했음을 깨닫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돌아온 그를 보고....
“전 화력 투사. 목표는 저 빌어먹을 몬스터 자식들.”
“라져.”
“라져!”
검은 옷으로 온 몸을 가린 한 남자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돌맹이에 입을 가져다 대 무언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돌맹이로 답변들이 쏟아져 나왔다.
남자의 위로 커다란 검은색 그림자들이 달다이라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그것들은 글라이더라고 불리는. 베이더가 대장장이들과 함께 개발해낸
강습비행병기였다. 4인승이고, 마력엔진을 사용해 떠오르며, 공기를 가르며 날 수 있었다.
날개의 옆에는 50연발 로켓석궁발사장치가 4개씩 달려 있어 강력한 공격기가 될 수도 있는
무기였다. 거기에다 조종사 외에 병사 3명을 태울 수 있어 특수부대 수송용으로도 가능
했다.
“마스터 명령을!”
“사장. 전투 준비 완료다.”
“취익. 건방진 고블린들을 쓸어버리자.”
“같은 리자드맨이면서 건방지게 인간을 공격하다니. 정말 한심한 우리 동족이군!”
여러 종족들이 답변을 하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가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마법 통신기에 입을 가져다 댔다.
“빈민과 민간인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제국군 병사들이 전투에 휩쓸려도 무시하고 몬스터들만 죽이도록.”
“넷.”
무전이 끊기기 무섭게 글라이더들의 날개에서 기다란 화약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동시에 달다이라 시내 곳곳이 폭발에 휩쓸렸다. 몬스터 몇 마리가
폭발에 휘말려 날아오르는 장면이 멀리서 보였다.
남자는 멍하니 자신의 군대가 일으키는 몬스터 학살 장면을 보며 알 수 없는 희열에
휩쓸려 있었다. 얼마나 흥미롭게 지켜보았는지 옆에 드워프 노인과, 깔끔한 제복 차림의
여성이 다가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어이 베이더. 달다이라에 있는 우리 본사(판매부분만)의 본부장이 왔다.”
“마스터. 본부장 세라입니다. 오랜만입니다. 마스터.”
“크큭. 그렇지. 이번 전투를 계기로 제국군이 얼마나 무능력한지, 그리고 나의
군대는 시민들을 지켜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선전 잘 하도록. 그러기 위해서 당신을
프로파간다(선전활동)부대의 선봉으로 새웠으니까. 사라양.“
“옛!”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제국을 직접 침공할 기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이미 제국은 나의 손아귀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베이더는 민중심리라는 것을 떠올리며 글라이더의 아래로 쏟아져 내려오는 자신의
발명품들을 바라보았다.
“대장님! 저...이상한...갑옷들에 검은 늑대 사의 표시가!”
“뭐? 자원봉사자들이 속한 회사의 것이라고?!!”
치안부대장은 경악하며 저 해괴망측하게 생긴 움직이는 갑옷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인간보다 3배는 더 거대한 고릴라를 보는듯한 갑옷들은 전부 흑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다만 갑옷처럼 철갑과 합금들이 덧대져 있어 고릴라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자신들을 하드 마운트 부대 소속이라고 소개한 고릴라갑옷들의 안에는 사람을 비롯한
여러 이종족들이 들어 있었다. 엘프도 있었고, 오크, 심지어 리자드맨들도 있었다.
그 갑옷들의 팔 부분에는 기계장치가 부착된 커다란 석궁장치들과 소형 케논 프레셔
장비들(탄환버젼이 아닌 근접전용 순수 화약 폭발버젼)이 탑재되어 있었다.
갑옷들은 마치 살아 있기라도 하는지 두 개의 붉은색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었다.
투구와 몸체, 그것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열기는 플레이어들과, 시민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움직이는 모습은 고릴라를 닮아 우습기
짝이 없었으나 그것들이 몬스터들을 상대로 보여준 전투장면은 그런 우스운 모습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거나 먹고 꺼져버려 녹색괴물!”
한 엘프병사의 외침과 동시에 캐논 프레셔의 화약폭발이 몬스터에게 작렬했다.
트롤은 신음성 한번 못 내뱉고 얼굴이 터져버렸다.
“키킥. 역시 로봇수트의 위력은 굉장해 사라락~”
리자드맨의 비웃음이 섞인 목소리와 함께 거대 고릴라의 손이 휘둘러지자 거미를 닮은
벌레형 몬스터가 짜부러진 케잌이 되고 말았다. 그 걸로도 모자랐는지 두 팔을 들어 석궁
수십 발을 난사하자 근처에 몰려 있던 고블린들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어이 멍청이 플레이어들. 거기서 넋 놓고 보고만 있을 거냐?!”
“아..”
로봇수트를 입은 병사들이 말을 걸자 플레이어들은 신기한 듯 그것들을 바라보며
무기를 들어올렸다. 커다란 고릴라형 갑옷을 입은 병사들과, 글라이더들의 공격 비행은
달다이라 시를 지키는 민병대들을 돕기엔 충분했다.
“모두 돌격!”
뒤늦게 정신을 차린 치안대장의 명령에 모두들 있는 힘을 짜내어
몬스터들에게 돌진을 하였다. 일단은 저 이상한 무기들에 신경이 팔려 있기 보다는
이곳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저런 강력한 병기들이 있다는
블랙울프스사의 존재 자체가 두려웠다. 그들은 강력한 무기들을 여럿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빈민가를 구제하고, 여러 가지 공공복지 퀘스트들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 중인 자들이었다. 만약 이 병력이 모두 어떤 한나라를 침략하는데
동원된다면?
‘아타락시아의 괴인들처럼...'
그는 이를 악물며 다크엔과 피카냐 일행을 떠올리며 고민을 하였다.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