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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공간 - 에피소드2. 달다이라 대결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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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워어어어어엉!"

 구슬픈 듯한 괴성이 동굴을 울리고, 몬스터의 시신들은 허공을 날아 여기저기에 비산하여 떨어졌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는 시아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낼 겨를도 없이 오히려 더욱더 거친 숨을 몰아쉴 뿐이었다. 그리곤 검을 치켜세워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어느새 시아의 검에 잘게잘게 조각났던 몬스터의 시체는 로봇이 조립되어지듯이 둥실둥실 떠올라 허공중에서 맞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하얀 연기들이 뭉실뭉실 피어오르고 있었다. 시아는 이제 짜증보다는 공포심이 치솟는 듯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제발 좀 죽어!"

 피슛피슛피슛!

 다시 시아의 난도질에 몬스터의 시체는 땅으로 투툭투툭 떨어져 내렸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벌써 30분째 이런 일의 반복중이었으니까. 설경과 태상, 시엘은 영적인 존재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어서 어느정도 수월해 보였지만, 워낙에 많은 수의 원령들이 동굴에 들어왔다가 죽은 몬스터나 사람의 시신에 깃들어 시아 일행을 향해서 덤벼들었던 것이다.

 "끝 없이 타오르는 지옥의 업화여!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모든 것을 무로 돌릴지어다! 어비스 파이어!"

 시아가 토막낸 시체가 검은 불꽃에 휩쌓였다. 그 순간 시체에서 하얀 연기가 도망치려는 듯이 피어올랐다가 검은 불꽃에 빨려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검은 불꽃은 임무를 마친듯이 사라져버렸다. 시아는 한숨을 돌리고서는 말했다.

 "정말 끝이 없어요. 이렇게 많은 녀석들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죠?"

 그 때에 설경이 입을 열었다.

 "10초만 버틸수 있겠나?"

 설경의 말에 시아를 비롯하여 모두는 설경에게 좀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듯이 말했다.

 "화의 식신 주작으로 이 근방에 있는 모든 스펙터들을 불태울 생각이네. 하지만 이렇게 넓은 공간에 공격을 가하기 위해선 10초간 모든 식신을 거두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 다들 그 시간동안 이 원령들에게 자신의 정신을 잃지 않고 버틸 자신이 있는가?"

 설경의 말에 가장먼저 하이드가 손을 들면서 말했다.

 "어려운 말이라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보다는 낳겠지. 설경의 말에 따르겠다."

 하이드의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사 이렇게 밑도 끝도 없이 체력만 낭비하는 것은 죽기 딱 좋은 상태였다. 가뜩이나 동굴의 초입부인데 있는 힘을 모두다 소진한다면 퀘스트는 고사하고 제목숨 건사하기도 힘들 것만 같았다.

 "그럼.."

 설경의 나지막한 대답과 함께 설경을 제외한 모두의 몸 주위로 돌아다니던 푸른 식신들이 사라졌다. 시엘은 원래부터 식신이 필요 없었기에 모두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흐아아아아아압!"

 참 단순한, 그러나 이보다 더욱 좋을 수 없는 설경의 기합소리와 함께 설경의 주위의 지면에서 푸른 기운이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설경의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펄럭이며 주위로 약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식신이 거둬지는 순간부터 시엘을 제외한 모든 일행에게는 하얀 연기들이 덤벼들기 시작했다. 그 증거로 하이드는 갑자기 검을 땅에 밖고서는 무릎을 꿇은채 한손으로 머리를 쥐어싸며 말했다.

 "제, 제기랄! 빨리좀 해!"

 그러나 설경은 들리지도 않는지 가만히 기합을 지르고 있을 뿐이었다. 시엘을 제외한 모두가 쓰러져서 원령과 싸울 동안 마침내 설경의 기합소리가 잦아들고 설경은 자세를 낮추고 검의 손잡이에 손을 얹은채 눈을 감고서는 가만히 영창했다.

 "破는 虛無이며, 生은 秩序니. 相剋이요, 不和이나. 不異의 妙味는 이것이라. 灼熱하여, 眞元을 索하리라. 火의 式神 朱雀! (파괴하는 것은 허무이며, 살리는 것은 질서이니. 서로 반대이며, 일치하지 않으나. 다르지 않음의 오묘함은 이것이라. 모든것을 태워, 그 본래의 모습을 찾으리라. 화의 식신 주작!)"

 간절한 기도처럼 울려퍼지는 설경의 영창에 검집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잡이를 슬쩍 밀어 올리자 검집의 안에서 새하얀 빛이 새어나왔다. 평소와는 달리 붉은 화염의 불빛이 아닌 새하얀 불꽃의 빛이였다. 설경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아마도 많은 정신력의 소모를 일으킨 듯이 평소와는 다르게 설경의 자세가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만큼은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부정한 것을 태워라! 주작이여!"

 촤아아아악!

 검집에서 마침내 검을 빼내어 허공을 가르자 허공으로 하얀 선이 그어졌다. 그리고 그 선을 경계면으로 하여 새하얀 불꽃을 토해내는 주작의 완전한 모습이 나타났다. 주작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동굴안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주작이 날개짓을 할때마다 순백의 불꽃이 동굴의 벽을 감쌌고, 그 때마다 하얀 연기들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말 그대로 하얀 불꽃의 바다가 동굴을 뒤덮었다. 하얀 불꽃이 시아 일행을 뒤덮자, 시아 일행의 몸속에서도 하얀 연기들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오다가 그대로 사그라져 버렸다. 주작은 그렇게 동굴을 태우고, 태우고, 또 태운뒤에, 모든 연기가 사라지자 그 모습을 감춰버렸다. 그와 함께 설경은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이, 이봐! 왜 그러는거야?"

 "과도한 정신력의 사용이군요. 저도 몇번 이렇게 된적이 있으니까요."

 태상이 설경의 이마에 손을 얹어보면서 말했다.

 "확실히 무리하긴 무리했군."

 동굴의 입구에서부터 한 남자가 걸어왔다. 그는 일전에 리저드 동굴에서 보았던 그 아타락시아의 괴인중 한 사람이었다. 모두는 전투를 위해서 잠깐 무기에 손을 얹었다가 곧 그만두었다. 그의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굳이 죽이고자 했다면 이 동굴채로 매장할 수도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 마법사씨. 캐스팅 체인이라도 써주는 것이 어때? 무속성을 다룰 줄 알고 있다면 방금전 주작의 잔여 마력을 다시 그 아저씨에게 돌려주는 것은 가능할텐데 말야."

 괴인의 말에 태상은 손뼉을 치더니 곧 설경의 이마에 있던 손을 가슴에 옮기고서는 근처에 남아있는 주작의 하얀 불꽃으로부터 마력을 끌어모아다가 설경에게 주입했다. 한편 알카드는 괴인을 보며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간만이군요. 지난번의 도움은 정말 갑사합니다."

 "하하하! 그런데 고치셨습니까?"

 "아뇨. 아무래도 그렇게 쉽게 고쳐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흐흠, 그렇군요."

 태상이 설경의 가슴에서 손을 때었지만 설경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때에 괴인이 말했다.

 "그를 두고 가도록. 어차피 스펙터들은 모두 제거되었으니 한동안 그의 도움이 없어도 너희들이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을꺼다."

 "흥! 설경오빠를 두고갈 수는 없잖아!"

 시아의 말에 괴인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과연, 동료인만큼 걱정은 되겠군. 하지만 걱정은 접어두도록. 내가 그를 지키도록하지."

 그러자 시아는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누구 마음대로! 게다가 넌 우리의 적이잖아!"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이래뵈도 우리도 그 메인 퀘스트인지 뭔지를 수행하는 중이야. 그러니 나의 말을 믿어보도록. 그의 신변의 안전에 무슨일이 있다면 내 생명을 걸지."

 괴인의 자신만만한 말에 시아도 그렇게 강경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 정신을 잃은 설경을 디끌고 나가기엔 아직 갈길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잘못하면 죽을줄 알아!"

 "풋, 걱정말고 가기나 하시지."


* * *


 "엄청난 동굴이군요."

 여기저기 남아있는 주작의 하얀 불꽃들이 동굴을 드문드문 밝히고 있었다. 동굴의 깊이는 엄청났다. 새삼 설경이 어째서 쓰러졌는지 이해가 갈법도 했다. 시엘은 아직 타다말고 남아있는 시체를 툭 걷어차며 말했다.

 "설경녀석. 죽지 않은게 신기하군. 이정도면 고위 사제 10명이 모여도 정화하기 힘들꺼야."

 "그거야 플레이어는 이 세계의 인간과는 달리 사신이 부여한 능력에 의해서 강화되어 있으니까."

 태상이 시엘에게 대답하듯이 말했지만, 스스로도 놀라는 말투였다. 그러나 새옹지마라 했던가? 설경이 정화한 동굴내부로 누군가가 걸어들어왔다. 정확하게는 동굴의 어두움에 얼구부분이 가려져서 마치 목이 잘린 사람의 형체 같았다. 하지만 입고 있는 옷을보니 꽤나 장나가는 사람 같았다. 마치 황족이나, 고위 귀족과도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옷이었다.

 "방해꾼이 있었군요. 블래콘을 죽이고, 수 많은 스펙터를 잠시지만, 정화의 불길로 모두다 내어쫓다니. 당신들 새삼스럽게 무서워지네요. 어째서 아타락시아의 결정을 모을때까지 사탄께서 닥치고 숨으라고 했는지 새삼 이해가가는군요."

 "사탄?"

 "아! 이런 저의 실수. 하지만 그래도 전 성깔이 더럽거든요. 그래서 좀더 대단한 녀석으로 준비해왔어요."

 그림자가 다시한번 손을 들어올리자 동굴의 어두운 곳에서 붉은 빛이 떠올랐다. 이윽고 그 불빛은 여덟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불빛은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시아일행을 발견하고서는 가만히 고정된채 다가오기 시작했다.

 쿠웅! 쿠웅! 쿠웅!

 "소개하죠. 저희 악마들이 자주 귀여워 해주는 녀석들중 한녀석입니다. 부디 당신들도 이 녀석을 귀여워 해주시기를───"

 그림자는 그대로 어둠속으로 뒷걸음질 하여 사라졌고, 붉은빛 8개만이 서서히 다올 뿐이었다. 육중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쿠웅! 쿠웅! 쿠웅!

 주작의 하얀 불꽃 근처로 그림자가 말했던 귀여운 녀석의 발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나타났다. 빳빳한 털이 무성하게 나있고, 날카로워 보이는 발이었다. 마치 곤충이나 거미의 다리처럼 흉측하게 생겼다는 것이 흠이었다. 곧 주작의 불꽃이 비취는 곧으로 나온 녀석은 거대한 거미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점이라면 색이 굉장히 어두워서 눈만 간신히 보인다는 것이었고, 녀석은 사람을 해칠정도로 크다는 것뿐이었다.

 "오, 제기랄. 이건 대체── 얼른 해치우고 가자!"

 하이드가 잽싸게 뛰어올라 거미의 등에 올라타서는 관절부위라고 생각되는 곳에 그 큰 대검을 그대로 내리 꽂았다. 아무리 단단한 껌질이라고 해도 관절부위는 약할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실제로 트라카샤의 경우 관절부위가 치명적인 약점이기 때문이었다.

 까아아앙!

 "뭐? 까아아앙!?"

 키에에에에엑!

 거미의 괴성에 하이드는 귀를 막으면서 잽싸게 피했고, 거미는 뛰어올라 천정에 자신의 등을 한번 부딫힌 뒤에 다시 사뿐하게 땅에 내려앉았다. 하이드는 아직도 아픈지 귀를 몇번이고 후비며 말했다.

 "성깔한번 지네 주인닮아서 고약하네."

 "장난할때야? 저 녀석 관절부위를 재대로 노린거야?"

 시아의 질책에 하이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리 어둡다고 해도 틀리게 찌를리는 없잖아. 저녀석의 관절부위는 더욱 단단하던걸?"

 "확실히 블래콘을 끌고왔던 그 자칭악마씨가 약한걸 끌고 올리가 없잖아요."

 카렌의 지적에 모두는 여지껏 몰랐었는지 손바닥을 짝하고 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 그러는 사이 거미는 괴성을 다시한번 지르고서는 갑자기 몸을 돌려 엉덩이를 내밀더니 뭔가를 준비하는듯 했다.

 "피해욧!"

 시아의 날카로운 음성과 함께 모두는 살기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해서 다리에 힘을 주어 허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거미의 배에서 하얀 거미줄이 날아왔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거미줄이 닿은 물체는 하얗게 변하여, 마치 스펙터의 원령처럼 변해서 거미의 뱃속으로 끌려들어갔다. 하이드가 기겁을 하며 외쳤다.

 "뭐, 뭐냐?"

 [하이드 - 신대 시대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생물인 데스웨버인듯 싶습니다.]

 "데─── 뭐시기?"

 [하이드 - 데스웨버(Death Webber)입니다. 껍질은 한치의 틈도 없는 강철과 비슷하고, 입에서 뿜어대는 독액은 육신을 녹이고 꼬리에서 나오는 거미줄은 모든 것의 영혼을 빨아들인다는 역시 전설급의 마수입니다.]

 "전설인지 뭐시가, 오늘다라 질리게 자주 나오네. 이거 전설 맞아!? 너무 흔하잖아!?"

 하이드의 외침에 반응이라도 한듯이 거미는 하이드를 향해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하이드는 기겁을 하며 동굴의 이리저리로 뛰어다녔지만, 거미의 입체적인 움직임에 하이드는 금새 궁지로 몰리고 말았다.

 "이야아아압!"

 시아의 검이 빠르게 거미를 향해서 내질러졌다.

 까아아앙!

 역시나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며 검이 튕겨져 버렸다. 그러자 거미는 하이드를 버려두고 시아를 쫓기 시작했다. 시아는 갑작스레 자신을 향해서 쏘아져오는 거미를 보며 완전히 겁을 먹고서는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어떻게좀 해봐요!"

 그러는 사이 거미의 날렵한 움직임에 시아는 한순간 거미를 시야에서 잃었고, 거미는 그대로 시아의 뒤를 덮치려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한 사람이 시아를 향해서 몬을 날렸고, 거미의 지독한 독액을 간신히 비켜가며 시아를 구해낼수 있었다.

 "괜찮습니까?"

 "앗! 알카드씨!"

 "크윽! 조금 독한 녀석이구── ㄴ───"

 알카드는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시아는 놀라서 알카드를 잡으려다 알카드의 등이 뜨거워서 알카드를 놓쳤다. 카렌이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알카드를 뒤집자 알카드의 등은 거미의 독액과 뒤섞여서 살점이 녹아내리고 있었고 서서히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었다.

 "어, 어서 포션─── 아니 해 해 해독제───"

 시아가 자신의 가방을 마구 뒤지며 말했다. 그러나 거미는 시아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빠르게 시아를 향해서 접근하려던 찰나, 푸른 냉기를 뿜어내며 날아온 얼음의 창을 옆구리에 맞은채로 뒹굴뒹굴 동굴을 가로질러 벽에 부딫혔다.

 키에에에에에에에~

 "괜찮습니까?"

 태상의 마법에 맞은 거미는 충격에 휩싸여 뒤집혀서 일어나지를 못한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시아는 해독포션과 치료포션을 알카드의 등에 아낌없이 들이부었다. 그러자 독이 중화되었는지 독의 침식은 멈췄지만, 그렇다고 낳아진 것도 아니었다. 시엘이 다가와서는 손에서 하얀 빛을 뿜어내며 말했다.

 "일단 시아는 흥분을 가라앉혀. 그리고 다른 사람은 저 거미의 약점을 알아내는게 좋을꺼야. 이러다가 우리 다 죽을지도 모르겠다."

 꼭 긴급한 상황에서만 냉정해지는 시엘을 보며 모두는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오빠, 우리 다 죽는거야?"

 벌벌떨고 있는 시아에게 시엘은 피식 웃으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쿨하게 말했다.

 "시아. 너 이럴때는 너의 힘을 보이면 되잖냐."

 시엘의 말에 시아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자신의 지갑을 시엘에게 넘겼다.

 "그 돈─── 잘 가지고 있는게 좋을꺼야. 류르, 스킬을 활성화 시키겠어."

 [류르 - 좀전의 충격으로 정신력이 많이 흩어진 상태입니다. 지금 발동을 시키시면 체력의 소모도 발생할텐데 사용하시겠습니까?]

 "저 거미를 잡겠어."

 대답대신 거미를 잡겠다는 말을 하자 시아의 주위로 황금빛의 고리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거미를 향해서 달려들고서는 거미를 걷어찼다. 그러자 거미를 다시한번 괴성을 지르고서는 허공을 날아 높은 동굴의 천정에 부딫혔다. 그러나 그것을 이용해서 거미는 다시 일어나서 시아를 노려보았다.

 "이리와! 죽여버리겠다!"

 키에에에에에엑!

 슈슈슝!

 히끗하게 잔상을 남기고서는 시아와 거미가 허공중에 나타나서는 서로 한번씩 부딫혔다. 소지금 0골드의 돈독파워에 의해서 거미는 시아와 부딫히는 순간 그대로 튕겨져서는 다시 허공을 날아 동굴의 바닥에 내리 꽂혔다. 시아는 다시 땅에 내려 앉아서 거미를 향해서 뛰었다. 하지만 시아는 거미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갑자기 무릎을 꿇고서는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해낼 수 밖에 없었다.

 [류르 - 이 이상 움직이시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시아님.]

 "그래도, 저 녀석을 죽여야."

 "그건 내가 할께."

 갑작스레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미성. 모두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는 치렁치렁한 장식이 달린 드레스를 입고서있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그리고 어안이 벙벙해서는 여자아이를 보며 굳어있는 시엘도 같이 보였다.

 "치── 치료하던 녀석이 벼, 변했다아!?"

 시엘이 미친것처럼 외쳤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시엘의 머리에 주먹을 한번 내리 꽂은 후에 말했다.

 "여성에게 녀석이라니. 무례하잖아."

 라면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하는 여자아이. 그러나 곧 다시 일어나는 거미를 보며 여자아이가 말했다.

 "일단 저의 이름은 아스타롯사. 알카드 오빠의 여동생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그럼, 하나~ 두울~"

 여자아이는 제자리에 서서 뒷발꿈치를 들며 숫자를 세기 시작하더니 곧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셋!"

 콰오오오오~

 "내 안에 잠든 어둠이여, 나의 앞길을 해쳐나갈 힘을 나의 이 손에 다오. 어둠의 손톱!(Darkness Claw!)"

 손가락 사이사이로 검은 갈고리가 슈슛하고 생겨나더니 곧 여자아이는 자신을 피하기 위해 공중으로 뛰어오른 거미를 향해서 갑작스럽게 수직으로 뛰어올랐다. 거미도 여자아이의 속도에 놀랐는지 미처 방어를 하지 못하고 여자아이에게 자신의 배를 허용했다.

 쿠웅!

 작디작은 갈고리가 거미의 배에 부딫히자 거대한 충격음이 들리며 거미는 다시 공중으로 튀어올라 동굴의 천정에 부딫혀 버렸다.

 "아야야, 너무 단단하네."

 여자아이는 빨갛게 살짝 부어오른 자신의 왼손을 만지면서 말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꽤나 강력했던지 거미는 땅으로 그대로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아직도 그 단단한 껍질은 흠집하나 없이 건재했다. 거미는 이전처럼 돌진하지 않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모두는 그저 거미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거미는 땅을 파고서 서서히 땅속으로 들어가더니 이윽고 거미의 꼬리 끝부분만 보이게 되었다.

 "뭐, 뭐하는거야?"

 "설마, 저 녀석 꼬리에서 거미줄이 튀어나왔지?"

 태상이 멍하니 말하는 카렌에게 다급히 물었다. 그러자 카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거 꽤나 위험하잖아요─── 어라?"

 "다들 피해! 그 녀석 힘으로는 안돼니까 저신의 거미줄로 우리의 영혼을 잡아뺄 생각이야!"

 태상의 외침에 모두는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깊숙히 들어온터라 동굴 밖으로 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러는 사이 거미의 꼬리에서는 하얀 거미줄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모두는 하얀 거미줄의 물결에 휩쓸려버렸다.


* * *


 "늦지는 않았겠지? 그럼───"

 복면을 푹 눌러쓴 사람은 장갑을 고쳐끼고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오버로딩 700 니트로 익스프레스. 옵티마이저 블레스드 뷰렛.(Over Loading 700NE. Optimizer Blessed Bullet.)"

 사내의 오른손에 거대한 총이 들려졌다. 사람이 쏘기엔 반동이 심하게 걱정되는 무식해보일 정도로 강력해 보이는 총이었다. 그러나 사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총을 쥐고서는 같이 나타난 탄약집에서 은빛으로 맑게 빛나는 총탄을 꺼내어 탄창에 실어넣었다.

 "어깨 빠지는거 아니에요?"

 복면의 사내 옆으로 어느새 피카냐와 설경을 등에 매고나타난 괴인이 서있었다. 그러나 복면인은 마치 그들의 염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조준점을 맞추고서는 입을 열었다.

 "Never. 50BMG보다 조금 쌔긴 하지만 적절히 쏠만하지."

 쾅!

 거대한 화약의 폭발음이 들리고 총열에서 강렬한 붗꽃이 튀어나왔다. 그러자 하얀거미줄 투성이가 되어버린 동굴 가운데로 은빛의 궤적을 그리며 총탄이 쏘나져 나갔고, 그 궤적을 중심으로 거미줄이 붉게 타오르며 사그라들고 있었다. 그러자 설경을 들쳐매고 나타난 괴인이 감탄한 듯이 입을 열었다.

 "뭡니까? 저건?"

 "교황청에서 7년간 성수에 고이 담가놓은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세례의식을 퍼부은 은탄이지. 정식명칭은 세븐즈 헤븐."

 "그런것도 소환이 가능합니까?"

 "오버드라이브 덕분이기도 하지만, 저런탄이 있었다고 들은적도 있었고."

 어느새 동굴에 퍼져있던 거미줄은 모두다 타서 없어져 버렸다. 그 사이로 정신을 잃고서 쓰러진 시아일행도 보였다. 복면인은 시아일행에겐 단 한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채 땅바닥에 숨어서 꼬리만 내놓은채 부들부들 떨고있는 데스웨버를 보며 말했다.

 "지저분한 벌레 한마리 발견~"

 쾅!

 다시한번 화약의 폭발음이 들리고 거미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춰버렸다. 그와 함게 복면인은 동굴속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갔다. 그리고 하얀 빛이 아니라 약간 누렇게 변색된 아타락시아의 결정을 발견하고서는 결정을 집어들었다.

 "오염되었군. 이것때문에 이번 소동이 벌어진 것인가?"

 그러자 설경을 등에 매고있던 괴인이 설경을 내려놓고서는 결정을 들고서 몇가지 주문을 외워보더니 말했다.

 "악마들의 소행이군."

 "정화 할 수는 없나?"

 "메인 퀘스트의 목표대로 주인에게 쥐어주면 정화가 되겠지. 어차피 결정의 주인은 따로 정해져 있잖아?"

 "그렇군. 그럼 이만 철수하자. 저녀석들 중에 악연인 녀석이 있거든."

 그러자 피카냐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했다.

 "그 누나가 그러더군요. 복면쓴 변태라고."

 "헛!? 피카냐군! 한판 뜨자는거냐!?"

 "장난은 그만치세요."

 괴인은 결정을 손에서 놓았다. 그러나 결정은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천천히 떠가다가 이윽고 태상의 가슴위에 멈춰섰다.

 "저 녀석이 주인이군요."

 "그래."

 태상의 몸에 결정이 서서히 내려앉았고, 결정의 빛은 다시 하얗게 돌아왔다. 그러자,

 [메인 퀘스트 종료!]

 안내서들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메인 퀘스트의 종료를 알려왔다.

 "끝났군. 어서가자."

 복면인, 아니 아타락시아의 괴인중 3명은 서둘러서 동굴에서 빠져나갔다.



 두번째 메인 퀘스트 종료.

 ※네기오빠가 요즘 제정신이 아닌 관계로,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을 깜빡하고 알바가버렸군요. 제가 대신 올립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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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번 메인퀘스트는 제법 길었다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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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등님의 댓글

수은등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변신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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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더경님의 댓글

베이더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홋!! 메인퀘스트 끝이군요!! 잘보고 갑니다^^ 건필!! ㅍ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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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단디ㅋ♡님의 댓글

베르단디ㅋ♡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끝~~ 끼야 마지막 카리스마 있는데요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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