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2부[프롤로그- 미끼에 물린 보라매(1)]
페이지 정보
본문
[대한민국 - 동해 영공.]
[어미새!! 어미새!! 제발 응답해줘! 여기는 새끼새!!]
바이크 라이더들이 탈법한 헬멧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남자가 다급한 메세지를 무전기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고, 대신 치지직 거리는 방해전파만이 가득했다. 시X!! 남자는 거친 욕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헬멧에 씌워진 호흡기가 귀찮았지만 벗을 수도 없었고, 벗을 시간 조차 없었다.
"제길!!"
머릿속이 복잡해진 남자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콕핏(전투기 파일럿들이 탑승한 좌석)의 좌우에 장착된 백미러를 통해 보기도 하고, 조금 어지러운 영어와 초록색 네모들이 선명한 레이더도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대체 적은 어디에 있는 거냐!!! 이봐 일어나라고!!"
남자는 분노하여 욕을 내뱉으며 전투기 제어 컴퓨터의 병기제어를 확인해보았다.
3발의 미사일 중 1발은 이미 발사해버렸고, 남은 두발을 사용해야 하는데 보조 조종사 콕핏에 아무리 소리를 치고 악을 질러도 보조조종사의 응답은 없었다. 죽은지 오래였다. 조금 전에 있었던 전투 이후 계속 침묵을 유지하는게 불안했다. 아마도 죽었거나 기절했으리라...남자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젠장!! 튀는게 상책이야 후우."
남자가 호흡기로 거친 숨을 내쉬며 레이더를 지켜보았다. 깜빡.
붉은색 네모표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자신이 잡아야 할 적임이 틀림 없었다.
그러나 임무는 이미 실패했다. 자신의 전투기가 저 적을 잡을 수 있을리 만무했다.
적들의 화력과 능력은 예상 외로 강했던 것이었다.
"망할 공군!! 망할 방공 사령부."
김준규 소령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레이더를 바라보았다.
[2시간 전. XXX 공항/공군기지]
"여어~김준규 소령."
크윽!! 오늘도 갈구러 나왔군 저 자식. 속으로 욕지기를 내뱉은 소령은 역시 속으로 울며 겨자를 먹었다. 그러나 만약 지금 싫은 티를 냈다가는 보나마나 더욱 갈굴 것이 분명했기에 꾹 참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미소 짓지마~재수 없다."
"넵."
제길슨!! 김준규 소령은 속으로 저 괴짜같은 자신의 상관에게 온갖 욕을 내뱉었다. 상관은 아는지 모르는지 히죽히죽 웃으며 그에게 농담을 걸어 왔다. 그러나 김준규에게 그 농담은 마치 게임 속 영웅의 영웅담처럼 들려왔다. 얼마나 그에게 갈굼을 당했으면 이런 착각을 느끼는 것일까? 김준규 소령은 자신을 조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고참의 농담이 재미없다는 것인가? 불만이야??"
"아, 아닙니다!! 저 근데 무슨 일로..."
"아니 아무것도. 그저 오늘 훈련에 대한 브리핑이 있으니까 빨랑 오라는 소리야."
"네."
겨우 그거냐? 나도 그건 잘 알고 있다고....김준규는 속으로 상관을 비웃으며 멀어져 가는 상관을 향해 몰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물론 당당히 뒷짐을 쥔채 뒷짐 쥔 손가락으로 하고 있었기에 그는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그러나....열심히 걸어가던 상관은 키득거리며 웃더니.
"뭐하고 있는지 다 알아 이놈아."
"뭐, 뭐 하다니요? 전 아무것도...."
소령은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1시간전 브리핑룸]
"오늘 훈련은 동해 영공......"
쑤알라~쑤알라~~~
'아 외계어로 들려.'
아는 사실을 또 말하고, 또 말하고, 위성사진과 동해영공, 그리고 대한민국의 영토이지만 근래 들어서 이웃 국가의 도발을 받는 뜨거운 감자인 독도의 사진을 놓고 설명하는 오퍼레이터를 보며 소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에이스 컴뱃에서는 저런 바보같은 설명꾼 대신 농담 섞인 설명 잘 하는 미모의 여성이...
"김준규 소령. 듣고 있습니까?"
"네! 똑똑히 잘 듣고 있습니다!!"
후유. 죽을 뻔했다. 김준규 소령은 저 망할 노무 오퍼레이터!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하루 빨리 훈련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30분 전.]
"젠장맞을 쪽바리들!! 그동안 조용히 지내다가 왜 오늘 이런다냐? 그것도 하필이면 훈련 시간에 맞춰서!!!"
"젠장맞을!! 정말 확 싸그리 뭉개버리고 싶다니까!"
비상벨을 들으며 소령이 욕을 내뱉자 옆에 있던 하정현 소령(그의 동료)도 맞짱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루한 훈련 브리핑을 듣고 커피나 마시며 지루한 시간을 달랜 뒤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었다. 예상보다 더 빨리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사실에 기뻐 미칠 것 같으나 실은 그게 아니올시다 였다. 동해 영해에 나타난 괴선박의 등장 떄문이었다. 그러나 실은 말이 괴선박이지. 옆나라의 돈으로 칠해놓은 최신형 공격 구축함 중 하나라고....그리고 그 옆나라는 김준규 소령이 좋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에이스 컴뱃'을 만든 나라이기도 했다. 소령은 알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며 자신의 애마, 아니 애조 KF-16에 탑승했다. 그의 동료이자 화력담당인 정진우도 뒷좌석에 탑승했다. 소령은 정진우의 모습에 순간 멍했다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헬멧을 쓰고 HUD(전투기 파일럿들의 전투 제어용 컴퓨터의 화면의 일종, 그냥 조준기 겸, 추적기센서겸, 미사일 락온등등 여러가지 사항을 알려주는 모니터 정도로 보면 된다.)와 레이더장치, 센서등을 확인했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공군의 전투기 가동률은 상당히 높았다. 즉 정비는 다 되어 있었고 문제 하나 없이 전투에 곧바로 참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컴포멀 탱크(유조탱크, 예컨데 보조 연료 탱크이다.)도 완료."
"제길. 가뜩이나 미사일 풀무장으로 무거울텐데 저딴 것도 차야된다니! 빌어먹을."
문득 소령은 자신이 게임 속에서 즐겨 쓰던 기체 F-15E나 대북한 정밀 타격용 기체인 F-15K를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적들이 구축함 하나만 끌고 왔다는 사실도 무서워 죽겠는데 만약 녀석들이 자랑하는 F-15전투기가 동해 영공에 떠 있다면?? 미들급 소형 기체에 불과한 F-16은 싸움은 둘째 쳐도 그리 오랫동안 떠있을 수 없었다. 그 떄문에 컴포멀 탱크를 달고 동해로 나가는 것이였다. 그러나 컴포멀 탱크가 있다고 해서 신뢰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었다.
"젠장맞을! 이딴게 우리 주력이라니."
"바보같은 소리한다. 야 김소령!! 빨랑 출격이나 해!! 곧 우리 차례다."
물론 F-16. 특히 김소령이 타고 있는 KF-16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대한민국군이 사용하는 이 소형 전투기는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무장을 하고 있었고, 멀티롤(범용 기체, 즉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기체란 뜻이다.)로써, 폭격은 물론 뛰어난 미제 전투기를 탑재하여 적들이 자랑하는 F-15기와 충분히 맞서싸울 수 있었다. 성능도 꿀리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우리보다 더욱 오랫동안 하늘에 떠있을 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애조인 KF-16에게 상당한 위협을 줄 수 있었다. 물론 그들도 자신들의 전투기에 탑재된 무장이 두려워 섣불리 다가오기 힘들겠지만...
"아무튼 고우!!"
"원숭이들 소탕 한번 해보자고!!"
"이야호~~~!"
무전기와 통신 연락망에서 두려움을 잠재우는 야호 소리나, 여러 농담들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김소령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은 자신의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리라. 마침내 그가 탑승한 2호기가 활주로를 따라 불을 뿜으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공기를 가르며 소리보다 더 빠르는 그의 애조가 날아들고 뒤이어 동료들의 3,4호기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김소령. 걱정하지 마! 전쟁은 에이스 컴뱃같은 게임처럼 쉽사리 뒈지지 않는다고.
-쳇! 그렇다고 상대편도 쉽사리 뒈지는 것은 아니지.
-그건 그래.
뒤에서 이 전투기의 미사일과 화력, 상태를 담당해줄 동료의 격려에 그는 신경질 적으로 말을 내뱉으며 적들의 상황을 주시했다. 이제 5분만 더 가면 금방이다. 그가 두려워 했던 적들과 만날 수 있었다.
[25분 전. 동해 상공]
-좋았어 소탕해야 할 적들이 보인다. 구축함 한기에, F-15J 3기....
-라져! 모두들 작전대로 한다! F-15기와 정면으로 맞붙지 말도록.
-2호 새끼새 라져!
-3호 새끼새 라져!!
-4호 새끼새도 라져!
-5호, 6호도 라져!
모두의 대답을 들은 소대장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조종간을 잡았다. 허드와 레이더, 그리고 저 멀리 조그만 점들 3개가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쩌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지도 모르는 적들의 전투기였다. 그리고 저멀리 밑에는 아직 보이지는 않으나 적들의 공격형 구축함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측의 구축함도 지원을 왔겠지만 아직 저들의 의도가 분명치 않기 떄문에 섣불리 건들 수는...
띠~~삐비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뭐야 이거!
-락온! 락온!! 저쪽에서 먼저 쏘았다!!
-망할!! 플레어(대미사일 교란용 미끼, 열추적 미사일을 낚기 위해 사용하는 열을 가득 지닌 장치이다.)뿌리면서 회피기동!!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렵한 F-16 기체들의 꼬리날개 부분에 달린 대교란 장치에서 빨간색 불빛들이 3,4개씩 떨어져 나갔다. 전투기들은 방향을 급격히 틀어 날아 오르거나 옆으로 돌아 피해갔다. 다행히 운 좋게 미사일들은 F-16 기체들의 뒷부분에서 요란한 폭발을 일으켰다. 플레어의 교란과 전투기의 회피가 성공한 것이다.
-젠장할 놈들이 배타경계수역을 넘었다. 이건 명백히 저놈들이다!
-모두들 발사해!
-새끼새 3호기 폭스 2!!
-새끼새 5호기 폭스 1!!!
곧이어 F-16 2기가 미사일들을 토해냈다. 하나는 일반형 열추적 미사일이었는지 적들의 F-15기가 뿌린 플레어와 회피기동에 낚여 허공에서 자폭해버렸다. 다른 한발은 대한민국 공군이 자랑하는 미국제 AIM-120C형 미사일로 약간의 공격 유도나, 유도 없이도 날아가 상대방을 스스로 공격하는 미사일이었다. 그 떄문인지 플레어에도 걸리지 않고 가장 가까이 있던 어리버리한 일본제 전투기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적들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회피기동을 하여 미사일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미사일은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행청소년처럼 저 멀리 허공을 날아가버렸다.
-아깝다.
2호기에 탑승하여 전투기를 조종하던 김소령이 아쉬움을 나타내며 HUD 화면을 바라보았다. 유리판만 대충 붙인 듯한 화면에는 자신이 쫓고 있는 F-15기의 뒷꼬랑지가 보였다. 그리고 초록색의 네모표시가 F-15기를 향해 날아가 붙더니 락온(미사일 조중상태)표시가 떴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자신의 보조조종사 정진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새끼새 2호기! 폭스 2!!
푸슈우우우우우우웅~~~~~퍼퍼퍼펑.
말이 끝나기 무섭게 F-16에 장착된 하늘을 가르는 창이 불을 뿜으며 달려나갔다. 이 창은 하늘을 향해 회피기동을 하는 F-15기를 그대로 따라 올라갔다. 그런뒤 요란한 폭발음을 냈다. F-15기의 근처에 터져 아깝게 추락은 하지 못했지만 피해가 심했는지 F-15기가 조금 휘청거리며 작전지역을 이탈하고 있었다. 동료기들이 김소령이 탄 F-16기를 향해 뒤로 쫓아왔지만 이미 떄는 늦은 뒤였다.
-이거나 먹어라 원숭이!!
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
F-16에 장착된 기관포가 노란 화염을 내뿜었다. 적의 기체는 엔진 부분에 총탄을 쑤셔 맞고 커다란 불꽃을 일으켰다. 조종사들이 급하게 사출좌석(조종사가 탄 콕핏 공간이 낙하산 장치와 함께 날아올라 탈출하는 장치)을 움직였는지 2명의 조종사들이 낙하산과 함께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이 보였다.
삐삐삐삐삐삐삐.
-젠장 뒤에 붙었어!!
-회피기동 한다!! 플레어!!!!
적들도 능동 미사일을 쏘았는지 미사일은 무서운 기세로 뒤쫓아 왔다. F-16 2호기는 아슬아슬하게 U턴을 하여 피했다. 그러나 적들의 F-15는 그의 기체를 부숴버리려고 하는지 계속 속도를 내며 쫓아와 기관포를 갈겨댔다. F-16의 기체 사이사이로 노란 총탄들이 무섭게 스쳐 지나갔다.
-쳇!! 한바퀴 돌아볼까!!!
슈우우우~~
그의 전투기가 동료들의 전투기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허공에서 한바퀴를 돌았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한바퀴를 돌고 난뒤 옆으로 도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적의 F-15도 그의 기체를 쫓아 날아 오기 시작했다. 그 떄였다.
쑤우우우우~~~~
-뭐야? 이 요란한 소리는?
-미사일인가?! 혹시 저놈이?!!!
-그건 아닌데...맙소사!!!
정진우는 화력을 체크하고 두번째 미사일을 발사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 기괴한 소리를 듣고 레이더와 백미러를 체크하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들의 전투기가 날고 있는 고도보다 살짝 낮은 고도에서 날고 있는 하얀 빛무리를 보고 그는 경악하였다.
-비, 빌어먹을. 화, 환상이 보여!!
-뭐야 저 빛무리는?!
-새끼새 2호기!! 섣불리 다가가지 말고!! F-15J나 맡아라!!
-젠장 나도 알고 있어요!! 그치만 저건 말도 안돼. 일본의 신무기인가?
두 사람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기체를 쫓던 항자대(항공 자위대, 일본의 공군)소속 F-15기도 속도를 줄이고 하던 전투를 멈추고 저 희미한 빛무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플레어도 더 하얗고, 옅은 빛무리. 마치 UFO들이 모여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것들은 UFO같은 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저건 사람아냐?!!"
-어미새 어미새!! 여기는 새끼새 2호기!! 맙소사. 사람이 하늘을 날고 있다.
-새끼새! 여기는 어미새. 지금 무슨 소리를...
-파지지지지지직.
갑자기 기지와의 연락이 끊겼다. 마치 이떄를 노리기라도 하듯.
더욱 재미 있는 것은 동료들의 연락도 갑자기 끊겨버린 것이다. 소령은 욕을 퍼부으며 자신을 계속 쫓아오는 F-15기를 노려 보았다. 저 자식들이!!
-야 김소령!! 위험해. 지금 저것들이 전자전기(통신, 전자장비들을 무력화 시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특수기)라고 끌고 왔나봐. 이건 완전히 전면전으로 나가자는 것 아냐?!
-바다 위에도 봐바!! 제길! 방금 막 우리 군 초계함이 당했다!!
-일본 놈들도 당했는 걸?
-그래도 우리가 더 피해가 심해!! 읔 미사일!!!!
두 사람의 기체는 아슬아슬하게 미사일을 피하며 고도를 낮추고 적들이 가져온 듯한 신무기를 바라보았다. 희미한 빛무리들. 그러나 그 빛무리들은 분명 사람들이었다. 마치 SF영화속에서나 볼법한 로켓 수트라도 입은 것인가?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전투중이었다. 저것들이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없애주마!!
투투투투투투투투투
총탄들이 빛무리들을 향해 쏟아져 나왔고, 하늘을 날던 사람들은 당황했는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김소령은 기분이 좋았는지 잔뜩 미소를 지으며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노란화염과 함께 경비행기 수준의 속도로 날던 사람들은 흩어지며 자신의 F-16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젠장!! F-15기가 또 미사일을!!
-플레어!! 회피기동한다.
저 망할 것이. 김소령은 순간 이를 깨물며 고도를 최대한으로 높이며 자신의 전투기를 한바퀴 돌았다. F-15기는 미사일에 맞았으리라고 생각했던 F-16기가한바퀴를 돌아 오히려 자신의 뒤에 붙자 당황한 F-15도 F-16 2호기의 뒤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소령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지옥에나 가버려!!
투투투투투투투.
퍼퍼퍼펑.
전투기의 동체에 제대로 맞은 것일까? 전투기는 당황하여 고도를 낮추고 밑으로 향하더니 자기 군대의 전투함들이 있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뒤이어 전투함들의 대공 미사일들이 F-16들을 향해 날아왔다. 2호기와 1호기,4호기는 아슬아슬하게 피했으나 다른 전투기들은 플레어를 날릴 틈도 없이 미사일에 맞아 폭발해버렸다.
-젠장 맞을 녀석들!!!
이제 적들의 F-15기들이 후퇴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무언가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라도 하듯 갑자기 전투함들은 물론 F-15기들이 뒤로 슬슬 꽁무니를 내뺴고 있었다. 그러나 김소령은 분한 나머지 그들을 향해 계속 쫓았다. 적들의 영공을 넘어서라도 미사일을 퍼부어 주겠다는 의도였다.
-기다려! 이대로 넘어가면 우리는!!!
-필요 없어. 박살 내버릴 거야!! 저 망할 자식도!!
그러면서 기관포로 자신들의 영공으로 도망치던 F-15기를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녀석이 방심했는지 총탄에 두들겨 맞은 전투기는 기우뚱 거리며 수십바퀴를 돌더니 그대로 바다로 추락해버렸다.
-야! 연료도 충분하지 않아! 빨리 도망가야 돼. 넌 천사의 날개(에이스 컴뱃 6의 주인공의 별칭)같은 괴물이 아니라고!! 빨리 움직여야 돼!!
-제길 후퇴....
전투기가 선회하여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갑자기 동료들의 F-16이 무언가에 두들겨 맞기라도 하듯 폭발해버렸다.
-이게 뭐야?!
-제길 이 쪽바리들!!
그 순간. 살아남은 2호기의 파일럿들은 볼 수 있었다. 허공 위에 커다란 비행물체와 사각뿔을 보는 듯한 기괴한 물체들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을.
-저거...대체..
-쪽바리들의 비밀 병기인 거야!! 제길!!!
-일단은 후퇴하자!!
사각 수리검을 보는 듯한 물체들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 초록색 빛을 뿜어대고 있었다. 마치 광학병기를 보는 듯한 그 아름다운 빛에 당황한 2호기는 허공을 돌며, 급선회 하여 적들의 병기를 피해보았다. 그러나 그 물체는 자신을 놓치기 싫었는지 계속 쫓아오고 있었다.
-젠장 저게 뭐야, 지금 이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레이더를 봐!!
-왜?!
소령은 파트너가 가리킨 레이더를 보며 경악, 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십개가 넘는 정체불명의 괴비행물체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일본의 F-15는 물론. 자신들의 군대가 지닌 해군함들도 모조리 사라지고 있었다. 놀란 그는 백미러와 아래, 적들이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공격을 받은 희미한 빛무리들을 제외하면 일장기가 휘날리는 전투기들은 사라져 있었다. 확실한 것은 도망친 것은 아니었고, 저 괴이한 비행물체들에게 당한 것이었다.
-제길 이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뭔지 모르지만. 외계인의 침공이라도 있는 건가?
-설마 그럴...
-파지지직.
갑자기 파트너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당황한 김소령은 뒤를 돌아보았다.
파트너는 잠이라도 자는 듯 고개를 털썩 숙인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캐노피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마치 바늘로 뚫은 듯한. 그것을 보기 무섭게 보조 비행사를 방어해주는 유리가 완전히 꺠지더니 보조 비행사의 몸이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맙소사!!"
[어미새!! 어미새!! 제발 응답해줘! 여기는 새끼새!!]
"제길!!"
김소령은 두려움에 떨며 자신을 향해 쫓아오는 저 사각 뿔을 보는 듯한 물체를 노려보았다. 마치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그 물체는 요리조리 날아오며 엄청난 선회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기동성 또한 자신이 탄 F-16이나 적들의 F-15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꺠달은 소령은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망할 공군!! 망할 방공 사령부."
소령의 기체는 급한데로 이왕 넘어버린 영공을 넘어 아예 일본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불시착 할 것이 분명했지만 이 10분동안 저들의 거대한 비행선(제펄린으로 추정되는)과 저 양력과 중력을 무시한 전투기로부터 도망을 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일본의 비밀병기가 아니라면 저것들은 대체..."
슈슈슝 슈슛슝.
마치 외계인들의 침공영화에서나 볼법한 하얀 빛들이 자신의 전투기에 쏟아져 나오자 그는 필사적으로 F-16을 왔다갔다 움직이며 요리조리 잽싸게 피했다. 이제 적도 슬슬 지쳤는지 자신의 전투기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날아오며 김소령을 압박해왔다. 소령은 파란 하늘이 X같이 보였고 계속되는 중력의 영향에 아주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여기서 정신을 잃었다가는 방금 죽어버린 자신의 동료처럼 될 것이 분명했다.
"레이더에도 안 뜨는 저런 스텔스 병기를 어떻게 잡으라고!!"
삐삐삐삐삐삐~~
"무언가 다가온다!! 미사일?!!"
컴퓨터가 알려주는 신호음에 당황한 김준규는 F-16기를 최고도로 높이며 날아올랐다. 적의 기체도 미사일 공격은 포기했는지 자기를 따라 날아오르고 있었다. 하얀 빛들이 F-16의 겉을 아슬아슬하게 훑고 지나갔다. 김준규 소령은 녀석이 좀 더 다가오길 기다리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계기판이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고, 속도는 약 1000에서 멈추어 있었다.
고도 2만피트...
"지금이다!!"
-스털링 인크리스트....
전투기의 제어음과 동시에 스털(전투기의 한계 고도치까지 높아질 때 전투기를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해버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순간 김소령은 망치로 두드리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온 몸에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고 추락하는 전투기의 조종간을 잡고 제어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전투기를 마치 자폭이라도 하려는 듯 적의 전투기를 향해 쏜살같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추락하던 전투기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적이 당황했는지 급하게 몸을 틀려 했다. 그러나 김소령은 이 순간을 노렸다.
-폭스 2!!
슈우우우우우우우~~퍼퍼펑.
남은 2발중 한발의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AIM-120이었다. 그 한발에 정통으로 앞을 떄려맞은 수리검형 전투기는 이리저리 회전하며 추락하더니 곧이어 펑하는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다. 김소령은 미소를 지으며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두 눈을 간신히 참으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 떄였다.
슈슈슈슝.
퍼퍼펑.
"제길!!"
삐삐삐삐삐삐삐!!
다급함을 외치는 경보음과 함께 적의 소형 미사일 공격에 정통으로 맞은 F-16기가 불에 휩싸이고 있었다. 제길!! 김소령은 얼떨결에 욕을 내뱉으며 사출장치버튼을 눌렀다. 물론 동시에 락온된 미사일버튼도 놓치지 않는 센스!!
슈우우웅ㄱ.
퍼퍼퍼펑.
암람에 정통으로 떄려맞은 두번쨰 희생물이 마치 자신이 박살냈던 F-15기들처럼 화염에 휩싸이자 김소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자신의 몸이 자신의 좌석과 함께 유리창을 꺠뜨리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탈출장치가 정확히 움직임과 동시에 몇초가 지나자 자신의 애조 KF-16 2호기가 공중에서 산화해버렸다.
"콜록! 콜록!!"
제길. 저 기괴한 전투기도 괴물은 아니었어. 그는 자신이 맞붙었던 정체불명의 전투기와 F-15기들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하얀색의 빛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눈이 너무 아파 눈을 감고 싶었지만 저 이상한 빛무리가 다가오자 피곤함이 밀려왔다.
"사람? 그것도 여자...아냐?!"
찰랑거리는 짧은 단발의 푸른 머리. 추락중인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인지, 아니면 환성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자로 추정되는 하얀색 타이즈를 입은 여자의 손에는 커다란 도끼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다행히...........무사............다."
"뭐??"
여자가 뭐라고 입을 움직였지만 소령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엄청난 기압과 바람떄문에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는 낙하산 장치를 떙기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어미새!! 어미새!! 제발 응답해줘! 여기는 새끼새!!]
바이크 라이더들이 탈법한 헬멧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한 남자가 다급한 메세지를 무전기를 통해 전했다. 그러나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고, 대신 치지직 거리는 방해전파만이 가득했다. 시X!! 남자는 거친 욕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헬멧에 씌워진 호흡기가 귀찮았지만 벗을 수도 없었고, 벗을 시간 조차 없었다.
"제길!!"
머릿속이 복잡해진 남자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계속 주위를 둘러보았다. 콕핏(전투기 파일럿들이 탑승한 좌석)의 좌우에 장착된 백미러를 통해 보기도 하고, 조금 어지러운 영어와 초록색 네모들이 선명한 레이더도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대체 적은 어디에 있는 거냐!!! 이봐 일어나라고!!"
남자는 분노하여 욕을 내뱉으며 전투기 제어 컴퓨터의 병기제어를 확인해보았다.
3발의 미사일 중 1발은 이미 발사해버렸고, 남은 두발을 사용해야 하는데 보조 조종사 콕핏에 아무리 소리를 치고 악을 질러도 보조조종사의 응답은 없었다. 죽은지 오래였다. 조금 전에 있었던 전투 이후 계속 침묵을 유지하는게 불안했다. 아마도 죽었거나 기절했으리라...남자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젠장!! 튀는게 상책이야 후우."
남자가 호흡기로 거친 숨을 내쉬며 레이더를 지켜보았다. 깜빡.
붉은색 네모표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자신이 잡아야 할 적임이 틀림 없었다.
그러나 임무는 이미 실패했다. 자신의 전투기가 저 적을 잡을 수 있을리 만무했다.
적들의 화력과 능력은 예상 외로 강했던 것이었다.
"망할 공군!! 망할 방공 사령부."
김준규 소령은 욕지기를 내뱉으며 레이더를 바라보았다.
[2시간 전. XXX 공항/공군기지]
"여어~김준규 소령."
크윽!! 오늘도 갈구러 나왔군 저 자식. 속으로 욕지기를 내뱉은 소령은 역시 속으로 울며 겨자를 먹었다. 그러나 만약 지금 싫은 티를 냈다가는 보나마나 더욱 갈굴 것이 분명했기에 꾹 참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미소 짓지마~재수 없다."
"넵."
제길슨!! 김준규 소령은 속으로 저 괴짜같은 자신의 상관에게 온갖 욕을 내뱉었다. 상관은 아는지 모르는지 히죽히죽 웃으며 그에게 농담을 걸어 왔다. 그러나 김준규에게 그 농담은 마치 게임 속 영웅의 영웅담처럼 들려왔다. 얼마나 그에게 갈굼을 당했으면 이런 착각을 느끼는 것일까? 김준규 소령은 자신을 조소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야~고참의 농담이 재미없다는 것인가? 불만이야??"
"아, 아닙니다!! 저 근데 무슨 일로..."
"아니 아무것도. 그저 오늘 훈련에 대한 브리핑이 있으니까 빨랑 오라는 소리야."
"네."
겨우 그거냐? 나도 그건 잘 알고 있다고....김준규는 속으로 상관을 비웃으며 멀어져 가는 상관을 향해 몰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물론 당당히 뒷짐을 쥔채 뒷짐 쥔 손가락으로 하고 있었기에 그는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그러나....열심히 걸어가던 상관은 키득거리며 웃더니.
"뭐하고 있는지 다 알아 이놈아."
"뭐, 뭐 하다니요? 전 아무것도...."
소령은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1시간전 브리핑룸]
"오늘 훈련은 동해 영공......"
쑤알라~쑤알라~~~
'아 외계어로 들려.'
아는 사실을 또 말하고, 또 말하고, 위성사진과 동해영공, 그리고 대한민국의 영토이지만 근래 들어서 이웃 국가의 도발을 받는 뜨거운 감자인 독도의 사진을 놓고 설명하는 오퍼레이터를 보며 소령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에이스 컴뱃에서는 저런 바보같은 설명꾼 대신 농담 섞인 설명 잘 하는 미모의 여성이...
"김준규 소령. 듣고 있습니까?"
"네! 똑똑히 잘 듣고 있습니다!!"
후유. 죽을 뻔했다. 김준규 소령은 저 망할 노무 오퍼레이터!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하루 빨리 훈련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30분 전.]
"젠장맞을 쪽바리들!! 그동안 조용히 지내다가 왜 오늘 이런다냐? 그것도 하필이면 훈련 시간에 맞춰서!!!"
"젠장맞을!! 정말 확 싸그리 뭉개버리고 싶다니까!"
비상벨을 들으며 소령이 욕을 내뱉자 옆에 있던 하정현 소령(그의 동료)도 맞짱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루한 훈련 브리핑을 듣고 커피나 마시며 지루한 시간을 달랜 뒤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었다. 예상보다 더 빨리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사실에 기뻐 미칠 것 같으나 실은 그게 아니올시다 였다. 동해 영해에 나타난 괴선박의 등장 떄문이었다. 그러나 실은 말이 괴선박이지. 옆나라의 돈으로 칠해놓은 최신형 공격 구축함 중 하나라고....그리고 그 옆나라는 김준규 소령이 좋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에이스 컴뱃'을 만든 나라이기도 했다. 소령은 알 수 없는 배신감(?)을 느끼며 자신의 애마, 아니 애조 KF-16에 탑승했다. 그의 동료이자 화력담당인 정진우도 뒷좌석에 탑승했다. 소령은 정진우의 모습에 순간 멍했다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헬멧을 쓰고 HUD(전투기 파일럿들의 전투 제어용 컴퓨터의 화면의 일종, 그냥 조준기 겸, 추적기센서겸, 미사일 락온등등 여러가지 사항을 알려주는 모니터 정도로 보면 된다.)와 레이더장치, 센서등을 확인했다.
다행히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공군의 전투기 가동률은 상당히 높았다. 즉 정비는 다 되어 있었고 문제 하나 없이 전투에 곧바로 참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컴포멀 탱크(유조탱크, 예컨데 보조 연료 탱크이다.)도 완료."
"제길. 가뜩이나 미사일 풀무장으로 무거울텐데 저딴 것도 차야된다니! 빌어먹을."
문득 소령은 자신이 게임 속에서 즐겨 쓰던 기체 F-15E나 대북한 정밀 타격용 기체인 F-15K를 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적들이 구축함 하나만 끌고 왔다는 사실도 무서워 죽겠는데 만약 녀석들이 자랑하는 F-15전투기가 동해 영공에 떠 있다면?? 미들급 소형 기체에 불과한 F-16은 싸움은 둘째 쳐도 그리 오랫동안 떠있을 수 없었다. 그 떄문에 컴포멀 탱크를 달고 동해로 나가는 것이였다. 그러나 컴포멀 탱크가 있다고 해서 신뢰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었다.
"젠장맞을! 이딴게 우리 주력이라니."
"바보같은 소리한다. 야 김소령!! 빨랑 출격이나 해!! 곧 우리 차례다."
물론 F-16. 특히 김소령이 타고 있는 KF-16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대한민국군이 사용하는 이 소형 전투기는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무장을 하고 있었고, 멀티롤(범용 기체, 즉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기체란 뜻이다.)로써, 폭격은 물론 뛰어난 미제 전투기를 탑재하여 적들이 자랑하는 F-15기와 충분히 맞서싸울 수 있었다. 성능도 꿀리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우리보다 더욱 오랫동안 하늘에 떠있을 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애조인 KF-16에게 상당한 위협을 줄 수 있었다. 물론 그들도 자신들의 전투기에 탑재된 무장이 두려워 섣불리 다가오기 힘들겠지만...
"아무튼 고우!!"
"원숭이들 소탕 한번 해보자고!!"
"이야호~~~!"
무전기와 통신 연락망에서 두려움을 잠재우는 야호 소리나, 여러 농담들이 흘러 나왔다. 그러나 김소령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은 자신의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리라. 마침내 그가 탑승한 2호기가 활주로를 따라 불을 뿜으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공기를 가르며 소리보다 더 빠르는 그의 애조가 날아들고 뒤이어 동료들의 3,4호기도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김소령. 걱정하지 마! 전쟁은 에이스 컴뱃같은 게임처럼 쉽사리 뒈지지 않는다고.
-쳇! 그렇다고 상대편도 쉽사리 뒈지는 것은 아니지.
-그건 그래.
뒤에서 이 전투기의 미사일과 화력, 상태를 담당해줄 동료의 격려에 그는 신경질 적으로 말을 내뱉으며 적들의 상황을 주시했다. 이제 5분만 더 가면 금방이다. 그가 두려워 했던 적들과 만날 수 있었다.
[25분 전. 동해 상공]
-좋았어 소탕해야 할 적들이 보인다. 구축함 한기에, F-15J 3기....
-라져! 모두들 작전대로 한다! F-15기와 정면으로 맞붙지 말도록.
-2호 새끼새 라져!
-3호 새끼새 라져!!
-4호 새끼새도 라져!
-5호, 6호도 라져!
모두의 대답을 들은 소대장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조종간을 잡았다. 허드와 레이더, 그리고 저 멀리 조그만 점들 3개가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쩌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지도 모르는 적들의 전투기였다. 그리고 저멀리 밑에는 아직 보이지는 않으나 적들의 공격형 구축함이 배치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측의 구축함도 지원을 왔겠지만 아직 저들의 의도가 분명치 않기 떄문에 섣불리 건들 수는...
띠~~삐비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뭐야 이거!
-락온! 락온!! 저쪽에서 먼저 쏘았다!!
-망할!! 플레어(대미사일 교란용 미끼, 열추적 미사일을 낚기 위해 사용하는 열을 가득 지닌 장치이다.)뿌리면서 회피기동!!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날렵한 F-16 기체들의 꼬리날개 부분에 달린 대교란 장치에서 빨간색 불빛들이 3,4개씩 떨어져 나갔다. 전투기들은 방향을 급격히 틀어 날아 오르거나 옆으로 돌아 피해갔다. 다행히 운 좋게 미사일들은 F-16 기체들의 뒷부분에서 요란한 폭발을 일으켰다. 플레어의 교란과 전투기의 회피가 성공한 것이다.
-젠장할 놈들이 배타경계수역을 넘었다. 이건 명백히 저놈들이다!
-모두들 발사해!
-새끼새 3호기 폭스 2!!
-새끼새 5호기 폭스 1!!!
곧이어 F-16 2기가 미사일들을 토해냈다. 하나는 일반형 열추적 미사일이었는지 적들의 F-15기가 뿌린 플레어와 회피기동에 낚여 허공에서 자폭해버렸다. 다른 한발은 대한민국 공군이 자랑하는 미국제 AIM-120C형 미사일로 약간의 공격 유도나, 유도 없이도 날아가 상대방을 스스로 공격하는 미사일이었다. 그 떄문인지 플레어에도 걸리지 않고 가장 가까이 있던 어리버리한 일본제 전투기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적들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회피기동을 하여 미사일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 미사일은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행청소년처럼 저 멀리 허공을 날아가버렸다.
-아깝다.
2호기에 탑승하여 전투기를 조종하던 김소령이 아쉬움을 나타내며 HUD 화면을 바라보았다. 유리판만 대충 붙인 듯한 화면에는 자신이 쫓고 있는 F-15기의 뒷꼬랑지가 보였다. 그리고 초록색의 네모표시가 F-15기를 향해 날아가 붙더니 락온(미사일 조중상태)표시가 떴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자신의 보조조종사 정진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새끼새 2호기! 폭스 2!!
푸슈우우우우우우웅~~~~~퍼퍼퍼펑.
말이 끝나기 무섭게 F-16에 장착된 하늘을 가르는 창이 불을 뿜으며 달려나갔다. 이 창은 하늘을 향해 회피기동을 하는 F-15기를 그대로 따라 올라갔다. 그런뒤 요란한 폭발음을 냈다. F-15기의 근처에 터져 아깝게 추락은 하지 못했지만 피해가 심했는지 F-15기가 조금 휘청거리며 작전지역을 이탈하고 있었다. 동료기들이 김소령이 탄 F-16기를 향해 뒤로 쫓아왔지만 이미 떄는 늦은 뒤였다.
-이거나 먹어라 원숭이!!
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
F-16에 장착된 기관포가 노란 화염을 내뿜었다. 적의 기체는 엔진 부분에 총탄을 쑤셔 맞고 커다란 불꽃을 일으켰다. 조종사들이 급하게 사출좌석(조종사가 탄 콕핏 공간이 낙하산 장치와 함께 날아올라 탈출하는 장치)을 움직였는지 2명의 조종사들이 낙하산과 함께 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이 보였다.
삐삐삐삐삐삐삐.
-젠장 뒤에 붙었어!!
-회피기동 한다!! 플레어!!!!
적들도 능동 미사일을 쏘았는지 미사일은 무서운 기세로 뒤쫓아 왔다. F-16 2호기는 아슬아슬하게 U턴을 하여 피했다. 그러나 적들의 F-15는 그의 기체를 부숴버리려고 하는지 계속 속도를 내며 쫓아와 기관포를 갈겨댔다. F-16의 기체 사이사이로 노란 총탄들이 무섭게 스쳐 지나갔다.
-쳇!! 한바퀴 돌아볼까!!!
슈우우우~~
그의 전투기가 동료들의 전투기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허공에서 한바퀴를 돌았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한바퀴를 돌고 난뒤 옆으로 도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적의 F-15도 그의 기체를 쫓아 날아 오기 시작했다. 그 떄였다.
쑤우우우우~~~~
-뭐야? 이 요란한 소리는?
-미사일인가?! 혹시 저놈이?!!!
-그건 아닌데...맙소사!!!
정진우는 화력을 체크하고 두번째 미사일을 발사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 기괴한 소리를 듣고 레이더와 백미러를 체크하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자신들의 전투기가 날고 있는 고도보다 살짝 낮은 고도에서 날고 있는 하얀 빛무리를 보고 그는 경악하였다.
-비, 빌어먹을. 화, 환상이 보여!!
-뭐야 저 빛무리는?!
-새끼새 2호기!! 섣불리 다가가지 말고!! F-15J나 맡아라!!
-젠장 나도 알고 있어요!! 그치만 저건 말도 안돼. 일본의 신무기인가?
두 사람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기체를 쫓던 항자대(항공 자위대, 일본의 공군)소속 F-15기도 속도를 줄이고 하던 전투를 멈추고 저 희미한 빛무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플레어도 더 하얗고, 옅은 빛무리. 마치 UFO들이 모여 춤을 추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것들은 UFO같은 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저건 사람아냐?!!"
-어미새 어미새!! 여기는 새끼새 2호기!! 맙소사. 사람이 하늘을 날고 있다.
-새끼새! 여기는 어미새. 지금 무슨 소리를...
-파지지지지지직.
갑자기 기지와의 연락이 끊겼다. 마치 이떄를 노리기라도 하듯.
더욱 재미 있는 것은 동료들의 연락도 갑자기 끊겨버린 것이다. 소령은 욕을 퍼부으며 자신을 계속 쫓아오는 F-15기를 노려 보았다. 저 자식들이!!
-야 김소령!! 위험해. 지금 저것들이 전자전기(통신, 전자장비들을 무력화 시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특수기)라고 끌고 왔나봐. 이건 완전히 전면전으로 나가자는 것 아냐?!
-바다 위에도 봐바!! 제길! 방금 막 우리 군 초계함이 당했다!!
-일본 놈들도 당했는 걸?
-그래도 우리가 더 피해가 심해!! 읔 미사일!!!!
두 사람의 기체는 아슬아슬하게 미사일을 피하며 고도를 낮추고 적들이 가져온 듯한 신무기를 바라보았다. 희미한 빛무리들. 그러나 그 빛무리들은 분명 사람들이었다. 마치 SF영화속에서나 볼법한 로켓 수트라도 입은 것인가?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전투중이었다. 저것들이 무슨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우선 없애주마!!
투투투투투투투투투
총탄들이 빛무리들을 향해 쏟아져 나왔고, 하늘을 날던 사람들은 당황했는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김소령은 기분이 좋았는지 잔뜩 미소를 지으며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노란화염과 함께 경비행기 수준의 속도로 날던 사람들은 흩어지며 자신의 F-16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
-젠장!! F-15기가 또 미사일을!!
-플레어!! 회피기동한다.
저 망할 것이. 김소령은 순간 이를 깨물며 고도를 최대한으로 높이며 자신의 전투기를 한바퀴 돌았다. F-15기는 미사일에 맞았으리라고 생각했던 F-16기가한바퀴를 돌아 오히려 자신의 뒤에 붙자 당황한 F-15도 F-16 2호기의 뒤를 잡으려 했다. 그러나 소령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지옥에나 가버려!!
투투투투투투투.
퍼퍼퍼펑.
전투기의 동체에 제대로 맞은 것일까? 전투기는 당황하여 고도를 낮추고 밑으로 향하더니 자기 군대의 전투함들이 있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뒤이어 전투함들의 대공 미사일들이 F-16들을 향해 날아왔다. 2호기와 1호기,4호기는 아슬아슬하게 피했으나 다른 전투기들은 플레어를 날릴 틈도 없이 미사일에 맞아 폭발해버렸다.
-젠장 맞을 녀석들!!!
이제 적들의 F-15기들이 후퇴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무언가에 소스라치게 놀라기라도 하듯 갑자기 전투함들은 물론 F-15기들이 뒤로 슬슬 꽁무니를 내뺴고 있었다. 그러나 김소령은 분한 나머지 그들을 향해 계속 쫓았다. 적들의 영공을 넘어서라도 미사일을 퍼부어 주겠다는 의도였다.
-기다려! 이대로 넘어가면 우리는!!!
-필요 없어. 박살 내버릴 거야!! 저 망할 자식도!!
그러면서 기관포로 자신들의 영공으로 도망치던 F-15기를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녀석이 방심했는지 총탄에 두들겨 맞은 전투기는 기우뚱 거리며 수십바퀴를 돌더니 그대로 바다로 추락해버렸다.
-야! 연료도 충분하지 않아! 빨리 도망가야 돼. 넌 천사의 날개(에이스 컴뱃 6의 주인공의 별칭)같은 괴물이 아니라고!! 빨리 움직여야 돼!!
-제길 후퇴....
전투기가 선회하여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갑자기 동료들의 F-16이 무언가에 두들겨 맞기라도 하듯 폭발해버렸다.
-이게 뭐야?!
-제길 이 쪽바리들!!
그 순간. 살아남은 2호기의 파일럿들은 볼 수 있었다. 허공 위에 커다란 비행물체와 사각뿔을 보는 듯한 기괴한 물체들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을.
-저거...대체..
-쪽바리들의 비밀 병기인 거야!! 제길!!!
-일단은 후퇴하자!!
사각 수리검을 보는 듯한 물체들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 초록색 빛을 뿜어대고 있었다. 마치 광학병기를 보는 듯한 그 아름다운 빛에 당황한 2호기는 허공을 돌며, 급선회 하여 적들의 병기를 피해보았다. 그러나 그 물체는 자신을 놓치기 싫었는지 계속 쫓아오고 있었다.
-젠장 저게 뭐야, 지금 이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레이더를 봐!!
-왜?!
소령은 파트너가 가리킨 레이더를 보며 경악, 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십개가 넘는 정체불명의 괴비행물체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일본의 F-15는 물론. 자신들의 군대가 지닌 해군함들도 모조리 사라지고 있었다. 놀란 그는 백미러와 아래, 적들이 사라지는 곳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공격을 받은 희미한 빛무리들을 제외하면 일장기가 휘날리는 전투기들은 사라져 있었다. 확실한 것은 도망친 것은 아니었고, 저 괴이한 비행물체들에게 당한 것이었다.
-제길 이건 뭐가 어떻게 된거야?!
-뭔지 모르지만. 외계인의 침공이라도 있는 건가?
-설마 그럴...
-파지지직.
갑자기 파트너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당황한 김소령은 뒤를 돌아보았다.
파트너는 잠이라도 자는 듯 고개를 털썩 숙인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캐노피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었다. 마치 바늘로 뚫은 듯한. 그것을 보기 무섭게 보조 비행사를 방어해주는 유리가 완전히 꺠지더니 보조 비행사의 몸이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맙소사!!"
[어미새!! 어미새!! 제발 응답해줘! 여기는 새끼새!!]
"제길!!"
김소령은 두려움에 떨며 자신을 향해 쫓아오는 저 사각 뿔을 보는 듯한 물체를 노려보았다. 마치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듯 그 물체는 요리조리 날아오며 엄청난 선회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기동성 또한 자신이 탄 F-16이나 적들의 F-15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꺠달은 소령은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망할 공군!! 망할 방공 사령부."
소령의 기체는 급한데로 이왕 넘어버린 영공을 넘어 아예 일본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불시착 할 것이 분명했지만 이 10분동안 저들의 거대한 비행선(제펄린으로 추정되는)과 저 양력과 중력을 무시한 전투기로부터 도망을 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일본의 비밀병기가 아니라면 저것들은 대체..."
슈슈슝 슈슛슝.
마치 외계인들의 침공영화에서나 볼법한 하얀 빛들이 자신의 전투기에 쏟아져 나오자 그는 필사적으로 F-16을 왔다갔다 움직이며 요리조리 잽싸게 피했다. 이제 적도 슬슬 지쳤는지 자신의 전투기보다 더 빠른 속력으로 날아오며 김소령을 압박해왔다. 소령은 파란 하늘이 X같이 보였고 계속되는 중력의 영향에 아주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여기서 정신을 잃었다가는 방금 죽어버린 자신의 동료처럼 될 것이 분명했다.
"레이더에도 안 뜨는 저런 스텔스 병기를 어떻게 잡으라고!!"
삐삐삐삐삐삐~~
"무언가 다가온다!! 미사일?!!"
컴퓨터가 알려주는 신호음에 당황한 김준규는 F-16기를 최고도로 높이며 날아올랐다. 적의 기체도 미사일 공격은 포기했는지 자기를 따라 날아오르고 있었다. 하얀 빛들이 F-16의 겉을 아슬아슬하게 훑고 지나갔다. 김준규 소령은 녀석이 좀 더 다가오길 기다리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계기판이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고, 속도는 약 1000에서 멈추어 있었다.
고도 2만피트...
"지금이다!!"
-스털링 인크리스트....
전투기의 제어음과 동시에 스털(전투기의 한계 고도치까지 높아질 때 전투기를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해버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순간 김소령은 망치로 두드리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온 몸에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고 추락하는 전투기의 조종간을 잡고 제어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전투기를 마치 자폭이라도 하려는 듯 적의 전투기를 향해 쏜살같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추락하던 전투기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적이 당황했는지 급하게 몸을 틀려 했다. 그러나 김소령은 이 순간을 노렸다.
-폭스 2!!
슈우우우우우우우~~퍼퍼펑.
남은 2발중 한발의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AIM-120이었다. 그 한발에 정통으로 앞을 떄려맞은 수리검형 전투기는 이리저리 회전하며 추락하더니 곧이어 펑하는 소리를 내며 터져버렸다. 김소령은 미소를 지으며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두 눈을 간신히 참으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 떄였다.
슈슈슈슝.
퍼퍼펑.
"제길!!"
삐삐삐삐삐삐삐!!
다급함을 외치는 경보음과 함께 적의 소형 미사일 공격에 정통으로 맞은 F-16기가 불에 휩싸이고 있었다. 제길!! 김소령은 얼떨결에 욕을 내뱉으며 사출장치버튼을 눌렀다. 물론 동시에 락온된 미사일버튼도 놓치지 않는 센스!!
슈우우웅ㄱ.
퍼퍼퍼펑.
암람에 정통으로 떄려맞은 두번쨰 희생물이 마치 자신이 박살냈던 F-15기들처럼 화염에 휩싸이자 김소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자신의 몸이 자신의 좌석과 함께 유리창을 꺠뜨리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탈출장치가 정확히 움직임과 동시에 몇초가 지나자 자신의 애조 KF-16 2호기가 공중에서 산화해버렸다.
"콜록! 콜록!!"
제길. 저 기괴한 전투기도 괴물은 아니었어. 그는 자신이 맞붙었던 정체불명의 전투기와 F-15기들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하얀색의 빛을 보며 어리둥절했다. 눈이 너무 아파 눈을 감고 싶었지만 저 이상한 빛무리가 다가오자 피곤함이 밀려왔다.
"사람? 그것도 여자...아냐?!"
찰랑거리는 짧은 단발의 푸른 머리. 추락중인 자신이 착각을 한 것인지, 아니면 환성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자로 추정되는 하얀색 타이즈를 입은 여자의 손에는 커다란 도끼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다행히...........무사............다."
"뭐??"
여자가 뭐라고 입을 움직였지만 소령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엄청난 기압과 바람떄문에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는 낙하산 장치를 떙기며 그대로 눈을 감았다.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