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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식 TABLET의 외전- 단편]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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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말 들었어?"

"무슨 말?"

"전학생이 온대. 전학새애애애애애애앵!"

옆의 아이가 '전학생'이란 단어를 강조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듣는 흑발의 아이는 그 말에 아무런 감흥이 없는 듯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옆의 아이는 상기된 얼굴을 하고 사태의 중요성(?)을 듣고 있는 아이에게 각인시키려 했다.

"그런데 그 전학 온다는 애가..."

일부러 뜸을 들여서 상대의 궁금함을 유도하는 고도의 화술(?)마저 사용했는데도 듣는 아이는 무반응했다.

"빨리 얘기나 해. 얼릉 듣고 하던 일 마저 하게."

아이가 바로 일어날 듯한 자세를 취하자 말하는 아이는 다급해졌다. 마침내 아이는 뜸들이기 전법의 실패를 뼛속까지 각인시키면서 들으라면 듣고 말려면 말라는 듯, 체념조로 이야기 했다.

"대단히 이쁘게 생겼다던데..."

듣던 아이는 그러면 그렇다는 듯 일어나면서 던지듯 말했다.

"그런 말을 왜 나한테 했는지..."

아이는 등을 돌려서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등을 돌린 아이에게 말하던 아이가 한마디 덧붙엿다.

"혹시 알어? 이미르 네가 그런 애 보고 반할지?"

그 아이의 말을 들은 아이. 이미르의 등이 한 번 들썩였다. 짧은 웃음 소리가 나왔다.

"쿡!"

그 웃음에는 '말이 될 만한 소리를 해라!!'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
 
"안녕하세요. 스쿨드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와아!"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여자아이의 얼굴과 아이들의 탄성을 이미르는 보고 들었다. 이미르는 무감각하게 시선을 아래로 깔았다. 그리고 놓았던 펜을 다시 쥐었다. 짤막한 혼잣말과 함께.

"뭐어. 특별한 일 없는, 그냥 전학생일 뿐."

그 때, 선생님의 따끔한 목소리가 들린다.

"반장이 전체를 대표해서 전학생에게 인사말을 건네도록."

이미르가 면상을 본 짝이 짖궂은 미소를 짓는다.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어쩌다 반장을 해서...'

이미르는 일어서서 의례적이고 짧은 인사를 건넸다.

"만나서 반갑고, 잘 지내 보자."

스쿨드라고 불린 여자아이는 대답 대신 예의 해맑은 웃음을 다시 보여주었다. 이미르는 일부러 시선을 피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

'내가...왜 이러지...'

이미르는 아까 자신의 뜻모를 시선회피와 어색한 몸의 경직 현상의 원인을 찾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그건 자신만이 알 일이었다.

톡!

이미르를 자신만의 사고 세계에서 돌아오게 만든 것은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뭔가와의 접촉감각 때문이었다. 본능적으로 그는 접촉한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고개를 들어 자신의 팔을 바라보았다. 접촉의 주범은 짧고 새하얀 손가락이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의 주인은...스쿨드라고 불린 전학생이었다.

"무슨 일?"

함축의 의미를 담아 이미르가 물었다.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로. 반면에 그녀는 이미르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미르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냥 와 본거야. 반장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

"이미르다. 반장 반장 하지 마. 듣기 싫은 말이야."

이미르는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과장되게 지어 보였다. 보통 여자애라면 기분이 상해 돌아갈 듯한 분위기로.

그러나 스쿨드 역시 그렇게 쉽게 돌아갈 생각은 아닌 듯 싶었다.

"그럼, 이미르. 집은 어디쯤?"

===========

이미르는 오늘 이 스쿨드라는 아이에 대해서 약간의 공포심을 느꼈다.

'대체 사람이 어떻게 쉬는 시간 10분 안에 100개가 넘는 질문을 할 수 있는 거야!!'

100개의 질문을 하는 스쿨드도 스쿨드지만 그걸 다 고분고분 대답해 주는 나는 무엇일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내가 왜 스쿨드에게 그 많은 질문을 대답해 주어야 했지?'

생각하는 도중에 뒤에서 낮이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맙소사. 스쿨드다.

"이미르~"

'이런...혹시 집에 가는 데도 또 그 엄청난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하는 것인가...'

라고 생각하고 보니 이제 대답해 줄 것이 없다.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서 스쿨드가 뛰어온다.

오늘 처음 보았는데. 왜 낮이 익는지는...알 길이 없다. 보통 여자애들이었으면 지금도 사악 무시하고 그냥 갔을 이미르인데, 왜, 왜 스쿨드에게는 뒤를 돌아보고, 약간 풀린(굳지 않은)표정을 짓는지도. 하여튼 이미르는 스쿨드와 같이 걸었다. 이미르의 집은 꽤나 먼 곳에 있었다. 그런데 스쿨드는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마치 이미르네 집 옆집이 자신의 집인 듯, 이미르가 가는 곳으로 계속 따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웬지 그런 스쿨드에게 뭐라고 말한다거나, 먼저 빠른 걸음으로 가 버리기가 싫었다. 왜일까. 왜일까.

이미르가 돌아섰다. 스쿨드의 눈을 주시하며. 스쿨드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말했다.

"갑자기 무슨 일?"

이미르는 스쿨드의 얼굴을 대하자 자신의 말문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으나 불굴의 정신력(?)으로 말을 이었다.

"대체...너희 집은 어디길래 이런 먼 곳까지 날 쫒아오는 거야?"

그 질문을 들은 스쿨드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하더니 말했다.

"사실은 학교 바로 앞쪽이야."

이미르는 약간 황당하다는 듯 반문했다.

"그런데 이런 먼 곳까지 따라온 이유가?"

저녁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 정도의 시간을 그들은 공유했다. 아무 말 없이. 걸으면서. 스쿨드의 얼굴이 저녁 노을의 탓인 듯, 붉게 보였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한번에 말하지 않고 뚝뚝 끓는 듯 한 어투였다.

"그냥...웬지...너랑...걷고 싶어서..."

그들의 얼굴이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붉어졌다. 이미르의 심중에 한 가지 떠오르던 것은...

언젠가 나는 이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를 느낀다...사람들은 그것을 무엇인가에 끌린다고 한다. 서로 만났던 것 같은 예감.

"웬지...우리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 같지 않아?"

이미르가 무거운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분명히...그런 듯."

스쿨드 역시 그것을 느낀 듯 했다. 이미르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걸렸다. 말투도 점점 부드러워졌다.

"자아, 가야지. 데려다 줄테니,"

그리고는 손을 내밀었다. 결론을 촉구하는 손. 예전에도 내밀었던 손.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내밀 그 손을.

스쿨드 역시 손을 내밀어 그 손을 잡았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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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망쳤군요. 이 문체.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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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Z™님의 댓글

NTZ™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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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사랑님의 댓글

여신사랑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오오오오오오!!!!!!!!!!!!!!!!!!!!!!!!!!!!!! 역시 태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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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토님의 댓글

스니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엑...재밌을듯 싶었는데 끝나버리네요.단편이 아닌 단편의 첫부분같은.독자의 기대감을 유발시키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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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님의 댓글

빛과 소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미르.. 왠지 친근감 느껴지는.. 근데 이미르의 본은 뭔가요? 음.. 여기서 이미르의
본이란건 원래 유래 말이에요.. 많이 듣던 단어라.. 사람이름으로도 많이 쓰이기도 하고.. 궁금..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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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님의 댓글

태상™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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