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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공간 - 스킬을 배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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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이 없으면 기사단에 다녀와보지 그러냐? 너 레벨도 꽤나 올랐는데, 가진 스킬이라곤 딸랑 강한 힘!과 돈독 뿐이잖냐."

 다음날 아침 시엘이 아침운동겸 검을 휘둘러대는 시아를 보며 말했다.

 "어? 그러고보니 그렇네."

 "가끔은 들러서 이것저것 기술을 전수받는 것도 좋지. 레벨이 안돼더라도, 기본기정도는 따라해볼 수 있잖아?"

 "흐음~ 가끔가다가 쓸모있는 말도 하네 오빠?"

 그러자 시엘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허억! 이 오라비가 언제 쓸모 없는 말을 했더냐?"

 "가끔── 아니 자주하지. 오.빠.는."


* * *


 시엘과 하이드가 정성스럽게 닦아둔 듯이 갑옷과 검은 반짝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두사람은 시아의 몸종과도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시아의 모든 준비는 두사람의 손으로 이뤄졌다. 시아는 만족스러운 듯이 갑옷을 걸치고, 검을 허리춤의 검집에 스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집어넣고서 태상이 만들어준 거울을 보면서 머리를 매만졌다. 아무리 거친 전투를 하는 기사라지만, 일단은 아직까지 소녀다운 모습을 간직한 시아의 일면이었다.

 "조오아! 출발할까?"

 방문을 나서자 복도 저편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등에 커다란 활을 맨 걸로 봐서는 카렌 같았다.

 "안녕하세요 시아씨이!"

 경어를 사용하는 걸보니 확실하게 카렌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카렌의 활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것이었다.

 "우와, 그건 대체 어디에 쓰는 활이야?"

 "이거요? 소형 캐터펄트에요. 스나이퍼라고 활만 다룬다는 법은 없거든요."

 "어디가려고 그렇게 준비를 한거야?"

 "간단한 퀘스트좀 받아놓았어요. 새로운 스킬들을 시험해 보려구요."

 들뜬 카렌의 표정은 즐거워 보였다. 하지만 카렌의 허리춤에 묵직해 보이는 자루 안쪽에서 달콤한 향기가 폴폴 피어나고 있었다.

 "헤에? 먹으러 가는게 아니고?"

 "하아? 이건 도시락이에요."

 도시락이라는 말에 시아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고서는 카렌을 지나쳐 가면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래그래~ 다녀오셔!"

 "시아씨는 어디가는데요?"

 "기사단에~!"

 오늘은 다들 볼일이 있는 것인지 여관 홀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행은 하나도 않보였다. 몇몇의 다른 플레이어 일행들이 때 늦은 아침식사를 나누며 히히덕 거릴 뿐이었다. 시아는 여관 문을 나서서 번화한 거리로 들어섰다. 제국 최대의 도시답게 주위는 갖가지 물건, 음식, 잡화등으로 넘쳐났고,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하지만 풀무장을 한채 걸어가는 시아의 곁을 그대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없었다. 기사란 존재는 제국의 힘과도 직결되는 의식이 있어서, 기사가 완전히 무장을 하고 다니면 사람들은 일단은 한발씩 물러서 준다. 일종의 존경심과 두려움의 표현이랄까? 덕분에 시아는 수월하게 번잡한 길을 빠져나와 비교적 한산한 길로 접어들었다.

 "어디보자. 류르!"

 [류르 - 네?]

 갑옷의 안쪽에서 류르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들려왔다. 시아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갔었는데 길을 못찾겠네. 기사단 건물 좀 안내해주겠어?"

 [류르 - 간단하죠. 이 길을 따라서 300M쯤 가면 사거리가 나옵니다.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가셔서 다시 100M쯤 앞에 삼거리가 나오는데요. 직진하시면 기사단 훈련소가 나옵니다.]

 류르의 간단한 설명에 시아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주위를 여유롭게 둘러보며 걸었다.

 어느새 류르의 안내대로 도착하자, 커다란 나무문이 막혀 있는 큰 건물이 나타났다. 문 옆에는 역시나 풀무장한 기사NPC 한명이 서서 약간은 따분한 얼굴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기요?"

 "기사단 훈련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기사님."

 "훈련을 하고 싶은데, 교관님 있으신가요?"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리고서는 큰 문 옆에 있는 조그만 문을 열어 주었다. 시아는 조그만 문으로 들어갔다. 잠깐 어두운 통로를 지나서 밖으로 나오자, 넓디 넓은 운동장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위에서 열심히 훈련하는 기사지망생들이 눈에 띄었다. 기사지망생이라곤 하지만, 저들중 플레이어는 없었다. 플레이어는 저절로 직업이 정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사신왈 '스스로의 전투방식에 알맞은 직업을 바로 선택해주마.' 라는 아주 탁월한 센스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원하는 클래스에 배정받을 수 있는 것도 실은 이 사신씨가 수고한 덕분이다.

 "무슨 일인가? 정식 기사가 이런 훈련소까지 찾아오다니."

 무뚝뚝해보이는 아저씨가 풀무장을 한채로 시아를 향해서 걸어오며 말했다.

 "아, 교관님 안녕하십니까?"

 "그래. 시아양은 건강해 보이는군. 그런데 어쩐일이지?"

 그러자 시아는 자신의 검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그러자 교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아를 향해서 책자를 꺼내 보였다.

 "자네도 알테지? 여기에 적힌 스킬은 자네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일세. 얼만큼 배우겠나?"

 마치 플레이어들을 위해서 준비된 듯한 말투였다. 아마도 사신이 준비한 NPC가 아닐까 싶었다. 시아는 교관의 책자를 들여다 보고서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전부다요."

 "호오? 그러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겠군. 따라오도록!"

 교관을 따라 시아가 이동한 곳은 운동장 맞은 편에 있는 건물의 내부였다. 건물 내부는 매끄러운 표면의 돌로 만들어져 있었고, 직 사각형의 모양새였다. 솔직히 무쇠로된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는 중심을 잡기도 힘들 정도로 미끄러운 바닥이고 표면이었다. 게다가 교관이 검을 땅바닥에 탕하고 찍자, 오히려 검날이 나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단한 광석이었다.

 "흐에, 또 이곳인가. 에테르나이트 룸."

 "에테르나이트는 마법 공간에서 생성되는 매우 단단한 광석이지. 게다가 모양도 내모반듯한 모양이고. 그 어떠한 광석으로도 자를 수가 없는 아주 무식한 광물이었지. 전에도 설명했듯이, 이 방은 마법사들의 마법으로 간신히 에테르나이트를 가공하여 제작한 방이다. 이곳에서 수련한다면 아마도 오늘 안으로 끝낼 수 있겠지? 시아양?"

 그러자 시아는 다시한번 씨익 웃더니 입을 열었다.

 "이번엔 죽어도 안집니다. 교관씨?"


* * *


 터엉! 데구르르르르!

 시아는 몸을 굴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교관은 지친기색도 없이 검을 거둬들였고, 시아는 곧 투구를 올려 이마의 땀을 닦았다. 교관은 태연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우린 검성이 아니다. 시아양 지금처럼 검으로 승부하려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공격과 방어의 조화. 그러기 위해선 아무리 검사라 하더라도 어느정도 방패를 다룰줄 알아야 하고, 갑옷을 이용할 줄 알아야한다."

 교관의 말에 시아는 투구를 덮었다. 그리고서는 교관을 향해서 말했다. 단지, 투구가 덮혀있어서 시아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웃는 얼굴을 할 것만 같을 정도로 쾌활한 목소리였다.

 "빌어먹을── 숨차서 죽겠으니까. 적당히 설명하고 이제 시작하시죠."

 "그럼 하면서 설명하도록 하지."

 교관도 다시 투구를 내리고 시아를 향해서 달렸다. 두사람다 미끄러운 표면에서도 무쇠로 만들어진 신발을 신고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평범한 가죽신이나, 현실세계의 운동화를 신어도 미끄러질 정도의 바닥에서도 두 사람은 아무런 제약이 없는 듯이 쾌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을 이용한 카운터라고 하지만, 굳이 검만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때가 된다면 방패를 이용해도 되며, 갑옷을 이용해도 된다. 그것이 기사의 기술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서 적과 최대한 싸우는 것. 아무리 하찮은 상대라도,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교관이 찔러들어오는 시아를 슬쩍 피하고서는 시아의 허리춤을 방패로 후려쳤다. 그러자 시아는 움찔 하더니 잠깐동안 굳어버렸다.

 "이것이 역습의 두번째 오의. 마비이다. 적의 몸에 충격을 가하여 일시적으로 움직이기 힘들게 만들지. 어떤가? 이쯤이면 알겠는가?"

 "큭, 흐흐흐, 이정도라니. 역시나 장난이 아닌거잖습니까. 교관님은."

 시아는 허리를 펴면서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몸을 수그리고서 교관을 노려보며 말했다.

 "자아, 기대하시죠. 역습의 오의 중 4번째. 치명타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갔으니까요."

 "오호, 단지 2번째의 오의에 대해서만 배웠을 뿐인데?"

 "기절과 마비. 둘은 유사하면서도 다르죠. 한쪽은 머리에 충격을 집중시켜서 의식을 흐리는 쪽이라면, 한쪽은 충격을 분산시켜서 신경계쪽의 교란을 유도한다. 그렇다면, 그 힘을 손에 모은다면, 무기를 쳐낼 수도 있겠구요. 만약, 모든 충격을 한곳에 집중한다면───"

 그러자 교관은 검을 꽉 움켜쥐면서 시아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보여보거라. 기사여!"

 그러자 시아는 그 상태로 교관을 향해서 달려나가며 말했다.

 "바라시는데로───"

 교관의 검이 시아의 오른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시아는 검을 빼고서 어깨부위의 경사면을 이용해서 교관의 검을 살짝 흐트러 트렸다. 하지만 교관은 어림도 없다는 듯이 검을 바로잡으려했다. 그 순간,

 카아앙!

 시아의 왼팔에 있는 방패의 끝이 튀어나와 교관의 검을 그대로 튕겨냈다. 그러자 교관은 살짝 수그리며 방패를 시아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 시아는 교관의 방패 끝에 검받침을 걸어서 그대로 튕겨버렸다.

 끼유웅! 덜그렁!

 교관은 방패를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시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왼팔의 방패를 놓고서 검을 들어서 교관의 허리에 대었다. 그 순간, 검 끝이 닿은 갑옷은 놀랍게도 갈라져 버렸다. 그러나 갈랐을 뿐, 시아는 더이상 깊게 파고 들지 않았다.

 "이것이, 3번째와 4번째의 오의. 무장해체와 치명타."

 "대단하군. 단 10번의 교전으로 4가지의 오의를 얻어내다니."

 "하지만, 다섯번째 오의는 뭐죠? 어째서 마지막 오의는 안 가르쳐 주는 것이죠?"

 그러자 교관은 투구를 위로 올리고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까지 5번째 오의를 가르친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흔히들 궁극의 오의라고하지. 검을 다루는 검사들에게 있어서 주어진 과제. 역습의 궁극기이다."

 "칫! 아직 레벨이 안된다는 겁니까?"

 시아 역시 투구를 걷어올렸다. 시아의 얼굴은 땀이 수두룩이 맺혀 있었지만, 약간은 웃고 있기도 했고, 약간은 섭섭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러자 교관은 그런 시아의 모습이 맘에 든 것인지 좀더 진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이것은 나조차도 가르칠 수 없다. 기사 스스로의 노력으로 열리는 궁극의 오의니까. 오늘의 훈련은 여기까지다."

 교관은 방문을 열고서 나가버렸다. 시아는 잠깐 바닥에 누워서 뜨거운 볼을 바닥에 대었다. 차가운 광석의 감촉이 기분 좋은 듯이 볼을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아~ 개운하다!"

 아타락시아 4인방에게 깨졌을 때의 지저분한 기분이 완전히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 * *


 "어랏? 이제 오는거야?"

 "응."

 시아는 바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시엘이 그런 시아의 뒤편에 대고 물었다.

 "어때? 다 배운거야?"

 "물론! 나 좀 씻고 나올께!"

 시아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버렸다. 한편 시엘은 하이드와 앉아서 카드를 이마에 대고서 사악하게 웃었다. 하이드의 머리에는 하트 퀸이 붙어 있었고, 시엘의 머리에는 스페이드 10이 붙어있었다.

 "포기하시지? 하이드."

 "훗! 인디언 포카의 기본은 심리전. 시엘 자네야 말로 포기할 때가 아닌가?"

 "좋다! 승부───"

 순간 하이드의 얼굴이 약간 굳었다. 그러더니 시엘의 말을 끊고서 말했다.

 "자, 잠깐! 좀 봐주면서 하시지?"

 "호오~! 약한소리인가? 좋아! 자네가 포기한다면 쿠키 5조각으로 봐주지."

 "큭! 좋다. 포기하지."

 그리고 카드를 내린 순간, 하이드는 절망의 포효를 외쳤다.

 "제기라아아아아알!"

 그렇게 둘이서 오붓하게 시간을 죽이고 있는 와중에, 태상이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아주 재미있는 일을 찾았다! 하수구 내의 병원균 제거 퀘스트야!"


 다음타자는 누구더라? 다크군인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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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드디어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는 건가?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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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더경님의 댓글

베이더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병원균?! 오오~~이게 그 유명한 소독작업입니까?![퍼퍽]

얼른 보고 싶군요. 다크엔군!!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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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단디ㅋ♡님의 댓글

베르단디ㅋ♡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큭큭 시아양 수고 했습니다 ㅇ 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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