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戀歌)-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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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 계속 들려주세요. 그래, 성국에서의 다음날이 어땠길래 그래요?"
나의 물음에 스승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성국의 교황이 나를 한번 더 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냉큼 허락했지. 교황 얼굴보기가 어디 쉽냐? 이왕 만나는거 축복이나 한번 받아보려고 가봤거든."
계속 이야기를 하느라, 거기에 가게에서 움직이는 미세한 먼지들 때문에 스승님은 목이 칼칼한지 가게 진열대 위에 올려놓았던 물을 가져와서는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셨다. 입에서 살짝 흘러내리는 물줄기까지 손등으로 말끔히 씻어 내리는 저 자태. 역시 아무리 봐도 스승님이었다.
"교황이 자기하고 같이 주신 오딘에게 기도를 드리자는 거야. 그래서 예 라고 말하고 얼른 기도를 드렸지. 그러면서 교황이 그러더라고. '자네가 원하는 것을 한번 주신께 기도해보게 혹시 모르지 않나? 들어주실지 말이야.'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주신께 기도를 드렸어."
"뭐라고요?"
과연 뭐라고 했을까? 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법사 죽은 헬파이어였지만, 스승님은 그냥 그 존재 자체가 헬파이어였기에 대답이 굉장히 궁금했다. 스승님은 다시금 목을 축이고는 계속 이어나가셨다.
"가장 잘나갈 때로 돌려달라고."
그것이 지금 스승님의 모습이라는 말입니까. 그렇군, 저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니. 그나저나 주신도 어지간히 할일이 없으셨나? 어떻게 저런 소원을 들어주실 수가 있지?
"근데 진짜로 그 소원이 이루어졌나 보네요."
스승님은 근엄함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 그래봤자 웃깁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너무 어울린다. 어울리다못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결국 나오고 말았다.
"스승님. 어울리십니다."
운다. 스승님이 운다. 이런, 큰일났다. 또 나가서 안돌아 온다고 할텐데. 저저저저저번 스승님 가출때도 간신히 옆집에서 데려왔는데, 이번에도 옆집가시면, 거기다가 어린애 모습으로 가버리며는 나는 변x로 오인을 받게 되버린다. 안돼 안돼!
"아니, 스승님이 기도한 소원 말이에요. 사실 저도 한창 잘나가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거든요. 근데 스승님께서는 무려 18년정도 맞나요? 하여튼 훨씬 젊어지신 거잖아요. 부러워요."
나는 최대한 손을 삭삭 비비면서 스승님의 비유를 맞추어 드렸다. 그러고보니 내 주머니 속에 나만의 럭키 아이템이 있지 않느냐! 이틀전에 가게 앞을 지나가던 사탕장수에게 10실링이나 주고 사놓은 막대사탕! 특히 옆 지방인 클렌타 지방의 '초파초파' 레몬맛은 나와 스승님 둘이서 입에 든 것을 뺏어먹을 정도의 맛을 자랑한다. 그 초파초파 레몬맛을 무려 2개나 구입해서 하나는 이미 먹었고, 다른 하나는 사실 오늘 몰래 먹으려고 했는데 스승님 울음 그치게 하려면 이걸 줘야겠군. 에휴, 이 가벼운 입아. 언젠가는 고문을 하는 한이 있더라고 고치고 마리라.
"그러고보니 슬슬 스승님 오실때가 된 것 같아서, 이 제자! 이것을 준비하였습니다. 받아주십시오 스승님."
주머니에서 나온 럭키 아이템 '초파초파 레몬맛'. 그것을 보자 스승님은 울음을 뚝 그치시고는 낼름 내 손에서 초파초파를 가져가더니, 봉지를 후르륵 뜯고는 입에다 넣으셨다. 에그, 눈물난다. 눈물나와.
그래도 어느새 해맑게 웃으면서 사탕을 드시는 스승님을 보니 이번에는 어디로 도망 안가시겠구나. 그래도 저렇게 무사히 돌아오신것을 보면 다행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체 메테오급의 스승님이시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스승님을 만난 것도 용한 것 같다. 그러니깐 그때가 비가 오는 날이었지.
"할짝! 그나저나 제자야. 아까 꽤 괜찮은 오르골 소리가 나던데, 이번에 좀 만든 것 같다."
분위기 깨는데도 일가견 있으시다. 저러니 32살이 될때까지 결혼도 못하고 계셨지. 그래도 오랜만에 칭찬이라 듣기는 좋은걸?
"보아라하니 Eyes On Me 로 만든 것 같더구나. 거기다가 제법 만들기 힘든 50Note짜리로 말이다. 저번에 네가 만든건 32Note가 최고였는데 말이지. 그것도 겨우 9개월 전에 말이지."
스승님의 저런 말씀은 곧 나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들어내주는 말. 역시 스승님마저 나의 위대함을 알아주시는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르누보 오르골을 스승님에게 가져다 드렸다. 스승님은 오르골의 이것저것을 보시더니 나에게 다시금 손을 내미셨다. 흐음, 이 말씀은 한번 돌려보시겠다는 것인가. 주머니를 뒤져 태엽을 스승님께 드리자, 스승님께서는 태엽을 오르골에 끼우시고는 한 4바퀴 정도를 돌리셨다.
"돌아가는 것도 꽤 부드럽고, 디자인은 뭐, 내 제자니깐 이정도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말이야. 어디 실린더 부분부터 해가지고 분해해 보고 싶지만, 그러며는 제자가 울테니깐 음이나 한번 제대로 들어보자구나."
스승님은 말과 함께 오르골의 함 뚜껑을 열었다. 다시금 울리기 시작하는 Eyes On Me. 50Note의 소리가 온 가게 안을 울리자 시스코 직원 아저씨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오르골의 노랫소리를 듣기 시작하였다. 흐음, 물론 오르골 소리가 굉장히 좋기는 하지만 돈받고 일하면서 농땡이 치다니, 쯧쯧.
노래가 끝나자 스승님은 함의 뚜껑을 닫으시고는 나를 바라보셨다.
"괜찮은걸. 음정도 굉장히 잘 맞추었고. 악보를 어떻게 구한거지? 이 음이면 단순한 악보로는 만들 수 없는데 말이야. 응? 응? 렌, 어서 이 스승님께 알려주렴."
흐음. 스승님. 이거는 저만의 비밀이랍니다. 제 밥줄이 이거 아닙니까. 라는 무언의 눈빛을 스승님께 보내드렸다. 그러자 스승님 또한 질 수 없다는 듯이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성되는 스파크. 하지만 이것만은 안됩니다. 청출어람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정말로 알려주지 못하는 거냐? 너의 하나뿐인 스승인데도?"
"예. 죄송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대답을 하니 스승님은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물론 그와 함께 옆에서 우리의 모습을 계속해서 흘겨보거나 아예 대놓고 보거나 하고 계셨던 시스코 직원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였고. 어이, 아저씨들. 일이나 하시죠.
"흐음, 그러냐? 그럼 어쩔 수 없지."
스승님은 자리를 털면서 의자에서 일어나셨다. 그러시더니 로브를 눌러 쓰시고는 문 앞으로 나가셨다. 설마. 이거 안가르쳐줬다고 삐져서 나가시는 건가? 설마 그럴리가 있겠지. 안돼! 막아야돼!
"제자가 스승을 버렸으니 스승은 어디 나가서 콱 굶어 죽거나 어디에 가서 노예가 되든가 해야되겠지. 에긍, 제자야 이 스승 바람과 함께 사라져주마.혼자서 잘먹고 잘 살아라."
[두둥!]
진짜로 나갈려고 한다!
나의 물음에 스승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성국의 교황이 나를 한번 더 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냉큼 허락했지. 교황 얼굴보기가 어디 쉽냐? 이왕 만나는거 축복이나 한번 받아보려고 가봤거든."
계속 이야기를 하느라, 거기에 가게에서 움직이는 미세한 먼지들 때문에 스승님은 목이 칼칼한지 가게 진열대 위에 올려놓았던 물을 가져와서는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셨다. 입에서 살짝 흘러내리는 물줄기까지 손등으로 말끔히 씻어 내리는 저 자태. 역시 아무리 봐도 스승님이었다.
"교황이 자기하고 같이 주신 오딘에게 기도를 드리자는 거야. 그래서 예 라고 말하고 얼른 기도를 드렸지. 그러면서 교황이 그러더라고. '자네가 원하는 것을 한번 주신께 기도해보게 혹시 모르지 않나? 들어주실지 말이야.'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주신께 기도를 드렸어."
"뭐라고요?"
과연 뭐라고 했을까? 나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마법사 죽은 헬파이어였지만, 스승님은 그냥 그 존재 자체가 헬파이어였기에 대답이 굉장히 궁금했다. 스승님은 다시금 목을 축이고는 계속 이어나가셨다.
"가장 잘나갈 때로 돌려달라고."
그것이 지금 스승님의 모습이라는 말입니까. 그렇군, 저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니. 그나저나 주신도 어지간히 할일이 없으셨나? 어떻게 저런 소원을 들어주실 수가 있지?
"근데 진짜로 그 소원이 이루어졌나 보네요."
스승님은 근엄함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님 그래봤자 웃깁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하느니라. 너무 어울린다. 어울리다못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결국 나오고 말았다.
"스승님. 어울리십니다."
운다. 스승님이 운다. 이런, 큰일났다. 또 나가서 안돌아 온다고 할텐데. 저저저저저번 스승님 가출때도 간신히 옆집에서 데려왔는데, 이번에도 옆집가시면, 거기다가 어린애 모습으로 가버리며는 나는 변x로 오인을 받게 되버린다. 안돼 안돼!
"아니, 스승님이 기도한 소원 말이에요. 사실 저도 한창 잘나가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거든요. 근데 스승님께서는 무려 18년정도 맞나요? 하여튼 훨씬 젊어지신 거잖아요. 부러워요."
나는 최대한 손을 삭삭 비비면서 스승님의 비유를 맞추어 드렸다. 그러고보니 내 주머니 속에 나만의 럭키 아이템이 있지 않느냐! 이틀전에 가게 앞을 지나가던 사탕장수에게 10실링이나 주고 사놓은 막대사탕! 특히 옆 지방인 클렌타 지방의 '초파초파' 레몬맛은 나와 스승님 둘이서 입에 든 것을 뺏어먹을 정도의 맛을 자랑한다. 그 초파초파 레몬맛을 무려 2개나 구입해서 하나는 이미 먹었고, 다른 하나는 사실 오늘 몰래 먹으려고 했는데 스승님 울음 그치게 하려면 이걸 줘야겠군. 에휴, 이 가벼운 입아. 언젠가는 고문을 하는 한이 있더라고 고치고 마리라.
"그러고보니 슬슬 스승님 오실때가 된 것 같아서, 이 제자! 이것을 준비하였습니다. 받아주십시오 스승님."
주머니에서 나온 럭키 아이템 '초파초파 레몬맛'. 그것을 보자 스승님은 울음을 뚝 그치시고는 낼름 내 손에서 초파초파를 가져가더니, 봉지를 후르륵 뜯고는 입에다 넣으셨다. 에그, 눈물난다. 눈물나와.
그래도 어느새 해맑게 웃으면서 사탕을 드시는 스승님을 보니 이번에는 어디로 도망 안가시겠구나. 그래도 저렇게 무사히 돌아오신것을 보면 다행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체 메테오급의 스승님이시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스승님을 만난 것도 용한 것 같다. 그러니깐 그때가 비가 오는 날이었지.
"할짝! 그나저나 제자야. 아까 꽤 괜찮은 오르골 소리가 나던데, 이번에 좀 만든 것 같다."
분위기 깨는데도 일가견 있으시다. 저러니 32살이 될때까지 결혼도 못하고 계셨지. 그래도 오랜만에 칭찬이라 듣기는 좋은걸?
"보아라하니 Eyes On Me 로 만든 것 같더구나. 거기다가 제법 만들기 힘든 50Note짜리로 말이다. 저번에 네가 만든건 32Note가 최고였는데 말이지. 그것도 겨우 9개월 전에 말이지."
스승님의 저런 말씀은 곧 나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들어내주는 말. 역시 스승님마저 나의 위대함을 알아주시는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르누보 오르골을 스승님에게 가져다 드렸다. 스승님은 오르골의 이것저것을 보시더니 나에게 다시금 손을 내미셨다. 흐음, 이 말씀은 한번 돌려보시겠다는 것인가. 주머니를 뒤져 태엽을 스승님께 드리자, 스승님께서는 태엽을 오르골에 끼우시고는 한 4바퀴 정도를 돌리셨다.
"돌아가는 것도 꽤 부드럽고, 디자인은 뭐, 내 제자니깐 이정도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고 말이야. 어디 실린더 부분부터 해가지고 분해해 보고 싶지만, 그러며는 제자가 울테니깐 음이나 한번 제대로 들어보자구나."
스승님은 말과 함께 오르골의 함 뚜껑을 열었다. 다시금 울리기 시작하는 Eyes On Me. 50Note의 소리가 온 가게 안을 울리자 시스코 직원 아저씨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오르골의 노랫소리를 듣기 시작하였다. 흐음, 물론 오르골 소리가 굉장히 좋기는 하지만 돈받고 일하면서 농땡이 치다니, 쯧쯧.
노래가 끝나자 스승님은 함의 뚜껑을 닫으시고는 나를 바라보셨다.
"괜찮은걸. 음정도 굉장히 잘 맞추었고. 악보를 어떻게 구한거지? 이 음이면 단순한 악보로는 만들 수 없는데 말이야. 응? 응? 렌, 어서 이 스승님께 알려주렴."
흐음. 스승님. 이거는 저만의 비밀이랍니다. 제 밥줄이 이거 아닙니까. 라는 무언의 눈빛을 스승님께 보내드렸다. 그러자 스승님 또한 질 수 없다는 듯이 나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생성되는 스파크. 하지만 이것만은 안됩니다. 청출어람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정말로 알려주지 못하는 거냐? 너의 하나뿐인 스승인데도?"
"예. 죄송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대답을 하니 스승님은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물론 그와 함께 옆에서 우리의 모습을 계속해서 흘겨보거나 아예 대놓고 보거나 하고 계셨던 시스코 직원 아저씨들도 마찬가지였고. 어이, 아저씨들. 일이나 하시죠.
"흐음, 그러냐? 그럼 어쩔 수 없지."
스승님은 자리를 털면서 의자에서 일어나셨다. 그러시더니 로브를 눌러 쓰시고는 문 앞으로 나가셨다. 설마. 이거 안가르쳐줬다고 삐져서 나가시는 건가? 설마 그럴리가 있겠지. 안돼! 막아야돼!
"제자가 스승을 버렸으니 스승은 어디 나가서 콱 굶어 죽거나 어디에 가서 노예가 되든가 해야되겠지. 에긍, 제자야 이 스승 바람과 함께 사라져주마.혼자서 잘먹고 잘 살아라."
[두둥!]
진짜로 나갈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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