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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戀歌)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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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신 스승님. 다시 나가시는 겁니까?>>

2. 스승님! 어서오세요.

  "여기 이쪽은 보수도 좀 해주세요!"

  "아저씨! 그 물건 비싼거니까는 살살 살살 다뤄주세요!"

  힘들다. 스승님 도망 못치게 하는 것에도 돈이 들다니. 그나저나 저 아저씨들 정말로 청소 전문가들 맞아? 이번에 새로 생긴 청소전문업체 '시스코'라고 해서 데려와본건데, 어떻게 나보다 더 위험해 보일까. 그래도 깨끗해지기는 깨끗해지는데. 어느정도 정리도 다 되었고. 물론 오르골 한 2개정도 떨어뜨려서 아저씨들 임금에서 삭제도 하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제 마무리 정리만 하면 되겠군.

  "어이 형씨!"

  형씨라. 왠지 저 아저씨들 등치로 보면 어울리는 말투기는 하다. 이두에 삼두에 승모근까지 정말 멋지게 키운 아저씨들 4명이서 빗자루 들면서 청소를 하고 있으니. 어디 영상저장기 하나 있으면 저장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든다.

  "예. 왜요?"

  "저기 말이세. 저 오르골말이야. 한번 들어봐도 되나?"

  머리는 대머리에 얼굴은 살짝 험궃게 생긴 형씨 한분이 손으로 가르키고 있는 것은 이번에 완성한 아르누보 오르골이었다. 흐음. 그러고보니 저것을 제대로 들어본건 아직 없구나. 어디 한번 들어 보실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서 태엽을 꺼내 오르골의 뒤에다가 장착을 했다. 그리고 한바퀴, 두바퀴... 총 20바퀴를 감았다. 이 이상 감을 수 있지만 이러다가는 이어주는 끈이 끊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20바퀴 정도가 가장 적당했다.

  50Note의 오르골이 들려주는 노래, "Eyes On Me". 작은 기억에서 울려 퍼지는 한곡의 노랫소리. 작은 종소리 하나하나가 들려주는 빗방울의 연주. 그 연주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아기 천사님. 종소리가 올라갈때마다 맑은 햇살이 가게안을 비추었고, 그것은 가게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나오는 종소리의 하모니. 그 하모니에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 그리고 그 앞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눈을 감은 채 작은 종소리가 맺어주는 마침표를 기다렸다. 그리고 가만히 떠지는 눈동자.

  "이, 이거 대단한데."

  왠지, 제대로 만든 것 같다. 이번에는 제대로 심열을 기울이긴 했지만 이정도까지 나올줄은 몰랐는데. 물론 테스트도 해보고 실린더도 다 설치도 하면서 해보았지만 이정도까지일줄이야. 아무래도 괴물을 만든 것 같다.

  "자네. 자네 이거 팔텐가?"

  가게에서 작업을 하던 한 사내가 나에게 물어보았다. 아니다. 이건 팔 물건이 아니다. 이정도까지 잘 될 줄은 몰랐지만, 이거는 팔아야 되는 물건이 아니었다. 결국 그의 물음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는 다시금 청소를 시작하였다.

  "이거, 내 50실버를 주지. 어떤가? 응?"

  지나가다가 오르골의 음악소리를 들은 한 중년의 남성이 가게에 들어와서 물어보았다. 이사람도 아니다. 팔 물건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나의 손을 떠나야 할 물건. 그런걸 이렇게 푼돈으로 팔 건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이 물건은 팔 물건이 아닙니다. 얼마를 주시더라도 말입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나의 대답에 중년의 남성은 고개를 떨구고는 가게 앞을 떠나갔다. 에긍. 아무래도 잘못 만든 것 같아. 내 손에 이렇게 잘 만든 작품이 나오다니. 스승님이 들으시며는 지팡이로 뒷통수를 한대 때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 바로 이렇게 말이다.

  [퍽!]

  "아얏! 누구야!"

  어떻게 말이 끝나자마자 아픔이 찾아오는 것일까. 그리고 그 뒤에는 키작고, 허름하고 칙칙한 갈색의 로브로 얼굴까지 덮고 있는 사람이 자기 키보다 1.5배는 되보이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생각하니 딱 어린애잖아! 꼬맹이가 지팡이로 사람 머리를 때리다니, 그것도 스승님과 비슷한 각도로 말이야. 아프게시리.

  "꼬마야. 누가 어른 머리를 때리라고 하였느냐. 응? 아프잖니."

  어린아이에게도 최대한 친절하게 베풀라. 그러면 후에 손님으로서 우리가게의 단골이 될 수 있다는 스승님의 위대한 지론에 맞물려 나 또한 그리 되었기에 비록 나를 때렸더라도 웃으면서 아이를 다그쳤다. 하지만 이내 날라오는 것은.

  [딱!]

  "아야야!!"

  지팡이 뿐이었다.

  "이게 지 스승도 알아보지도 못하고 말이지... 에그 내가 헛키웠어."

  왠지 귀가 잘못 된 것 같다. 머리를 맞아서 그런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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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님의 댓글

박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크헝헝 T^T 더써주세요 깊이 빠져들만 하면 끊겨서 T^T 사무소님 소설은 심취하는맛이 있단 말입니다!!<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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