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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공간 - 에피소드1. 초급(?) 고급(!)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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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라고 했다지만, 이건 대책 없군."

 정작 의뢰를 받아서 문을 나서자, 세상은 온통 깜깜했다. 이건 모니터에서 보이는 게임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서바이벌 게임처럼 밤이되면 시야가 1미터 조차도 되지 않을만큼 좁아지는 실제상황이었다. 게다가 운동신경은 약간 좋은 편이라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중무장이라도 몇십초이상 버틸지도 의문이었다.

 "일단은 불빛이 필요한───"

 "여기."

 "응?"

 뒤쪽을 바라보자, 걱정이 되어서 따라온 것인지 루이즈가 왼손에 기름램프를 들고 따라나와 있었다.

 "이런 밤에 촛불하나 없이 나가겠다는 너도 이해가 안된다. 이건 브루트씨가 주래서 가져온거야."

 루이즈가 그대로 오른속을 꺼내보이자 그곳에는 약간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식칼이 들려있었다.

 "으와, 이렇게 보니까. 루이즈 너 공포영화 주인공이지?"

 "뭐?───"

 [퀘스트 발동 - 폭주 루이즈! 루이즈의 분노수치가 극에 달하였다. 이대로 가다간 식칼로 무장한 루이즈에게 치명타를 먹을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와우와우와! 미안해 루이즈. 이건 나의 실언이야."

 "──아부성이 짙지만, 일단은 받아주겠어. 하지만 장난은 금물이라고! 빼애애애~!"

 혀를 길게 빼며 약을 올리고서 루이즈는 여관을 향해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뭐, 무섭기는 했지만, 무기도 얻었고. 나름대로 시야도 확보했으니 가볼까나?"

 [브루트의 커다란 식칼을 얻었습니다.]

 [기름램프를 얻었습니다. 남은 기름의 양 98%/100%]


* * *


 "이건 말도 안된다고. 이것은 꿈이야. 절대로 꿈. 어째서 그런 장난스러운 글 때문에 이런 괴이한 곳에 오게 된거냐고. 게다가 만약 그 글대로 이뤄진다면── 나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뜻 아냐?"

 어두운 방 한구석에서 피카냐는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가끔씩 머리를 쥐어뜯으며 중얼거리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폐인을 연상시켰다. 아니, 폐인도 저보다는 낳을 것이리라.

 "으으으, 난 할 수 없어."

 [퀘스트 발동 - 음식을 주세요! 배고픔 수치가 별로 없군. 뭔가를 먹어서 체력을 보충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몰라. 배고픔 수치 16/100%]

 "헤─ 헤헤, 퀘스트라니. 이건 게임이야? 아니면 현실이야?"

 꼬르르륵!

 어두운 방안에서 확연하게 울리는 소리. 결국 피카냐는 붉은 책자를 집어들고서 말했다.

 "일단은 밥을 먹어야───"


* * *

 "어느 쪽으로 가야하지? 이럴때는─── 책을 보라고 했었나?"

 배낭에서 안내서 루이즈를 꺼내들자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책장을 넘겼다. 마치 스스로 안내를 하는 것처럼 다크엔이 원하는 장이 펴졌다.

 [퀘스트 안내 - 브루트의 술창고는 남서쪽으로 4Km정도 떨어져 있다.]

 친절하게도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해주고 있었다.

 "그렇군. 일단은 가볼까?"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그런지, 숲길의 연속이었다. 바로 어제 루이즈를 구하기 위해 갔던 동쪽과는 달리 남쪽은 울창한 숲이었다. 어찌나 울창하던지, 달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을 정도라서, 루이즈가 램프를 챙겨주지 않았다면 크게 낭패할 정도였다. 책의 화살표는 나침반과도 비슷한지, 방향이 틀어지면 신기하게도 책장의 화살표가 움직이며 남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훗훗. 쉽군 쉬워."

 부스럭

 풀숲이 흔들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뭔가 나오는 것인가? 가만히 서서 대기하고 있자, 풀숲이 한번더 흔들리더니 곧 시커먼 들쥐 2마리가 정신없이 뛰어나와 나를 지나쳐 반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덕분에 약간은 허탈해진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몸을 돌려 길을 가려는데───

 "그르륵! 고기!"

 "으억!?"

 얼굴이 반즘 일그러지고 눈알이 흘러내려가 있는 시체같은 존재가 나를 그대로 밀쳐버렸다. 어찌나 힘이 세던지, 건장한 편에 속하는 나도 몇바퀴나 땅바닥을 구르고서야 간신히 멈출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다행히 램프를 놓치지 않았지만, 녀석들은 다시 걸어오고 있었다. 다리는 아직 부패가 덜한지, 제법 빠른속도로 말이다.

 "좀비라 이건가. 어쩐다. 한마리라지만, 능력을 사용하기엔 아직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게다가 능력을 쓰고나면 힘이 없어서 쓰러져 버릴텐데. 그렇다고 완력으로 제압하자니, 이런 식칼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군."

 일단은 최대한 몸을 숨기기 위해 램프의 뚜껑을 덮었다. 곧 불이 꺼지고, 주위를 칠흑같은 어둠이 다시 메꿔버렸다. 좀비역시, 불빛이 없으면 추적이 힘든 것처럼 내가 있는 방향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틀린방향은 아니라서 녀석이 움직일 때마다 풀숲을 건드리는 소리는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녀석이 충분히 멀어진 듯이 풀숲의 소리가 작아졌다. 나 역시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나 역시 움직일 때마다 풀숲의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녀석은 자신이 내는 소리와 혼동을 해서인지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색이 없었다.

 "위험해. 이거 완전히 공포물로 변해버렸어."

 같은 일을 당할까 싶어서 불을 켜지도 못한채, 간간히 스며들어오는 달빛에 의존해서 방향을 잡아갔다.

 부스럭! 부스럭!

 다시금 풀숲이 뒤척여지는 소리와 함께 역겨운 냄새가 퍼졌다. 아마도 좀전의 그 녀석 말고도 더 많은 녀석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더욱이 이번녀석은 부패가 심한지, 이동속도가 무척이나 느렸다.

 '쉽지 않아. 너무 거리가 가까워서 곧 들킬지도 몰라. 뭔가 방법이───"

 불현듯 한가지 묘책이 떠올랐다. 녀석들은 내의 움직임이나 혹은 불빛에 반응을 하고있다. 그 뜻은 이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조심스럽게 배낭에서 안내서를 꺼냈다. 조금은 미안하지만, 책의 중간부분을 찢었다. 종이를 찢는 소리가 생각보다도 크게 들리는 것만 같아서 놀랐지만, 다행히 녀석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종이를 최대한 길게 늘어뜨리고 종이를 입에다가 넣고 마구 씹었다. 그렇게 씹다보니 자연스럽게 종이는 침에 젖어서 약간 축축하게 변했다. 다시 책에서 종이를 몇장 더 찢어서 쌓아논 뒤에 씹어서 적당히 축축해진 종이위에 쌓아두었다. 그리고는 기름램프에서 아직 덜 죽은 불씨를 젖은 종이에 가까이했다.

 약간 축축하다지만, 아직 덜 젖은 부위가 있어서 종이에 불을 붙이는 것은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역시나 녀석은 나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는지 내쪽 근처로 점점 다가오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렇게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갑작스레 녀석을 발걸음을 돌렸는지 내쪽에서 멀어져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종이더미에 불이 붙은 모양이었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냅다 뛰었다.

 "제기라알! 걸음아 나를 살려라!"

 열심히 뛰자, 녀석은 그제서야 나를 발견한 듯이 이쪽으로 조금전 보다는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거리는 충분했기에 죽어라고 달렸다. 이렇게 무작정 달리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이지만, 일단은 달렸다. 최악의 경우에는 밤새도록 숲속에서 마라톤을 할지도 모르지만, 역시 일단은 녀석들 때어놓고 봐야했다.

 운이 좋은 것일까? 한참을 뛰다보니 나무와 풀숲이 없는 공터와 함께, '저장창고'라고 씌여진 간판을 달고 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허억! 허억! 제에엔장! 이딴 무식한 퀘스트 따위. 다음번에 다시는 하나봐라."

 확실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라는 그 말. 결코 틀린말은 아니지만, 이렇게 무식하게 당해버리자, 조금은 겁먹게 되어버렸다. 진짜로 죽는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것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도 일단은 임무에 충실하게 창고문에 열쇠를 넣고 돌렸다. 그래도 자주 사용하는지, 열쇠는 부드럽게 돌아갔고, 문은 아무런 소리도 없이 스르륵 열렸다.

 안에 들어서자, 책에서 문자들이 튀어나와 허공에 글씨를 썼다.

 [퀘스트 알림 - 저장창고에 도착했다. 저장창고 안쪽은 문을 닫아두면 세이프티 존이다. 챙겨가야할 술은 '드보레 상피아뉴'이다.]

 "문을 닫으면? 좋았어. 일단은 닫아두지."

 열대와 마찬가지로 문을 안에서 잡아당기자 아무런 소리 없이 문은 닫혀버렸다. 기름램프에 다시 불을 붙였다. 겉보기에도 커보였지만, 창고 내부는 그보다도 더 커보였다. 천천히 술 저장대로 다가서서 이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드보레 상피아뉴를 찾는 것은 썩 쉽지 않았다.

 "으음, 어디에 있는 거지?"

 그렇게 한참을 뒤지고서야 간신히 저장대 중간에 꽂혀있는 드보레 상피아뉴를 찾을 수 있었다.

 "브루트라는 양반, 보기보다는 대단한 애주가구만. 이렇게나 많은 술이라니. 그런 조그만 식당의 주인이라고 믿을 수가 없어."

 드보레 상피아뉴를 배낭에 잘 챙겨 넣은뒤 창고의 문을 열었다. 다시 문을 잠궈놓고서 주위를 살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돌아가는 것 뿐이군."

 이번에는 수풀속이 아니라 길로 들어섰다. 수풀속이 안전하기도 하겠지만, 일단은 이동중에 수풀을 뒤척이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나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길은 내가 드러나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낯 동안의 이야기. 좀비들은 어둠에 익숙하다지만, 일단 이쪽에서 조심스럽게 이동한다면 그렇게 쉽게 걸릴일은 없을 것이다.


* * *


 "오오, 어서오시게나. 그래 술은 챙겨왔겠지?"

 "네. 여기요."

 "자네 보기보다는 꽤나 하는군. 어허허허허───"

 "좀비 천국이라고 말씀 않하신건 어디사는 누구셨죠?"

 "음, 그야 내가 갈때는 성스러운 십자가를 가져가니까 좀비가 나를 찾아올리가 없지."

 라면서 은빛으로 빛나는 손바닥만한 십자가를 보이는 브루트. 확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마지막에 좀비에게 둘러쌓여버리는 바람에 역시 피스톨을 소환해서 체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라, 간신히 걸어다니는게 전부인 나에겐 그저 이빨을 뿌득뿌득 갈 수 밖에 없었다.

 "흠. 아무튼 잘했네. 여기 수고비 500골드일세. 그리고 거기 피카냐라는 녀석인가? 루이즈가 살짝 걱정하더군. 가서 좀 챙겨보시게나."

 "아, 그녀석이요. 뭐 아직 적응을 못해서 그런거 같아요. 일단은 만나보도록 하죠."

 "아, 그리고 한끼정도는 대접하지. 오늘일에 대한 사과라고 생각하게나."

 "오~ 그거 반가운 소리군요. 그럼 오늘은 이만."

 그 순간, 책에서 밝은 빛이 퍼져나왔다. 하지만 브루트에게는 책이 보이지 않는 듯이 브루트는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책을 펴보았다.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다크엔님.]

 [500골드와 페어리식당 1회 시식권을 얻었습니다.]

 "뭐, 나쁘지는 않군. 그보다 일단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니 여관에 가볼까."

 여관에 들어서자, 루이즈가 카운터에서 피식 웃으면서 나를 맞이했다.

 "어땠어?"

 "죽을맛. 역시 쉬운일이란 없나봐."

 그렇게 대답하고서는 2층으로 올라갔다.

 "너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루이즈가 뭐라 말한 것 같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잘못들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곧 잊어버렸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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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허허 좀비들은 정말 질색이다아!! 탕!탕탕! 바이오 하자드!! 아직까지 다른 무기를 소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군 현재 소환한 것은 피스톨 한자루 뿐인가...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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