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12. 암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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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무사한 건가.”
안개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는 바로 스다오군이었다. 묵직한 목도 덕분에 몇번
좀비와 마주쳤어도 위기를 모면했지만, 불행히도 자신이 찾는 동료들과 생존자들을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아침이라서 그런지 안개가 섬전체를 뒤뎦여서 시야가 극도로
좁아졌다. 마치 악마가 숨을 내뿜은 것처럼 기분나쁘게 끈적거리는 붉은 안개였다.
그런데, 앞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스다오는
“누구냐!!”
반사적으로 목도를 움켜쥐고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그림자 역시, 스다오의 목소리를 듣더니
움찔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스다오는 놀랬다. 좀비처럼 낮고 퍼지는 음성이나
신음 소리가 아닌 또렷한 목소리였기에
“…누구?”
“응? 사람인가?!”
그리고 안개속에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다오는 한숨과 함께 생존자를 만났다는
반가움이 가슴깊이 우러나왔다. 다만, 자신이 동료가 아닌 은발머리를 한 소녀였다. 나이는
고작 9~10살정도 하지만 은발머리에 정신이 팔린 스다오는 그런 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이런…머리가 샌건가? 하얗다…’
“꼬마야? 너 혼자니? 어디서 온거야?’
“…당신…적이야?’
하지만, 스다오의 질문을 가볍게 무시하고 소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오히려 자신이 질문을
던졌다. 스다오는 울컥했지만, 한편으로 이 섬의 공포가 소녀를 딱딱하게 만든것이라고
믿고 얼굴에 가능한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난 스다오 이다야, 네 적이 아니야.”
“…그럼 다행, 난 스즈네…스즈네…아…”
하지만 그 다음 소녀는 뭔가 생각났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스다오를 빤히
처다보았다. 스다오는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녀에게 무척 흥미를 느꼈다.
“애야, 혹시 너또래의 남자아이랑 아는 사이니? 그리고 백발머리 청년도?”
그 말에 소녀는 크게 놀라는 반응이었다. 그리고는 스다오의 바지자락을 붙잡고 말했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오빠는? 오빠를 보았어?! 오빠가 이 섬에 왔어!? 아빠도?”
“오빠? 아빠?”
순간, 머리속이 짜장면처럼 복잡해지는 스다오였다. 같이 탄 사람, 다쿠오는 대략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보였는데 동안이었나? 아니면 그 소년과 그냥 나이차가 많은 형제
그러니까 소녀에게는 2명다 오빠가 되는 것인가?
“아…섬에 온 것은 확실하단다. 하지만…”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몰라.”
“이 섬에 있다면…찾으러 갈거야!”
그리고는 다시 안개속을 향해 달리려는 소녀, 하지만 어느새 스다오의 팔이 수갑이 되어서
소녀의 팔을 꽈악 붙잡고 있었다. 소녀는 마치 사탕사달라고 때스는 꼬마처럼 악을 썼다.
“놔줘! 놔줘! 찾아야해!”
“임마! 너 혼자 이 섬에 활보하면 위험해! 좀비와 마주치면 어쩌려고!”
“난 빨라! 안 잡힐 자신 있어!”
“그럼 같이가자 꼬마 혼자 어딜 가려고!”
꼬마를 일단 피난처인 교회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소녀는 이상하게도 교회쪽 방향을 피하고
다른 길로 방향을 잡았다. 결국 소녀가 앞장을 서고 스다오가 뒤에서 가는 이상한 구조가
되고 말았다. 길을 걷고 있는데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날..노리는 사람이 있어.”
“?”
“당신은 모를거야 내가 겪은 고통을…하지만, 당신은 선해보여. 느껴져.”
“무슨 소릴 하는거니?”
“……”
하지만, 다시 입을 다문 소녀, 스다오는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꺼내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가우뚱 거렸다. 소녀가 가다가 멈추어 섰다.
“앞에…좀비가 있어, 수는 2명”
“? 넌 보이니?”
“…당신은 환시가 안돼?”
“아…!”
스다오는 소녀와 같이 다니는데 정신이 팔려서 뷰재킹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눈을 감고 의식을 집중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아무런 행동없이
뷰재킹을 한단 말인가 이 소녀는? 스다오의 머리속은 점점 짬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소녀가 좀비의 습격을 받지 않게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야야, 차라리 내가 앞장을 서마. 네가 앞장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저쪽”
소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가르켰고, 스다오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목도를 잡고 앞장을 섰다. 그곳은 이 섬의 계단식 공동묘지였다. 아마도 소녀는 묘지를
통과해서 하류다 마을로 갈생각인가? 아니면 산장휴게소쪽으로 갈 생각인가…
“크르…”
“!! 벌써 나왔나?”
안개속에서 좀비 한마리가 어슬렁거리면서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스다오와 은발머리 소녀를 보고말았다. 그리고는 손에 든 농기구를 들고 빠르게 접근해
왔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
“쿠어어어어어---~~~”
“젠장, 조심해라!!”
“…….”
부웅! 선공은 좀비가 먼저 해왔다. 밭을 가는데 쓰는 쟁기를 크게 휘둘렀다. 따악! 하지만
이제 목도다루는데 익숙해진 스다오는 침착하게 받아넘겼다. 그리고 허리를 노리고
휘둘렀다. 부웅…빠악!! 우두둑! 상당히 둔탁한 소리가 나고 좀비는 얼굴이 고통으로
하지만, 일그러진 표정으로 스다오를 쳐다보더니 그대로 밀쳤다.
“우왁!? 뭐야 이 녀석 직격이 아닌가?”
“크와아아!!”
덥석 밀치고 그리고 쥐덫이 당겨지듯이 그대로 스다오의 어깨를 물었다. 그리고 고기를
뜯듯이 와그작거렸다. 스다오는 살이 씹히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사람에게 물리는 것
보다 배로 아팠다. 당연했다. 이미 감각이 무뎌져 가는 좀비는 자기 힘을 조절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눈을 찔러…”
뒤에 묘비뒤에 숨어있던 소녀가 한마디 던졌다. 그러자 스다오는 소녀의 말대로 가위바위보
동작의 가위를 한 다음 그대로 좀비의 눈에 도장찍듯이 쑤셔박았다. 질퍽 손가락에
이상야릇한 느낌이 온 스다오는 구역질이 났고 악착같이 스다오의 어깨를 물던 좀비도
양손을 자신의 눈으로 가져가서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아!! 마이 아이즈!!! 마이…아…이즈!!!”
“후아, 아파죽겠네 이 자식!!”
부웅!! 묵직한 목도를 다시 좀비의 머리에 정통으로 갈긴 스다오. 빠악!! 좀비는 두개골이
함몰되면서 비명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스다오는 물린 어깨를 바라보았다.
이미 피가 흥건히 셔츠를 적시고 있었다. 그런데 소녀가 와서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마치 황금처럼 빛나는 물이 담긴 병이었다. 소녀는 병마개를 열더니 손바닥에 그 물을
바른다음 스다오의 상처에다 발랐다.
“아아악!!!”
‘우왁!! 마치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다!’
“엄살…”
“뭐…뭐야? 이 액체는? 엄청 아프잖아!!!”
그런데, 스다오는 자신의 안구가 손상된게 아닌가 의구심을 품었다. 상처에 발라진
황금빛 물이 거품을 내더니 순식간에 스다오의 상처를 치료했다. 어느세 불로 지지는
통증마저 사라졌다. 그리고 좀비가 물어뜯었던 자국은 이미 눈녹듯이 사라졌다.
“이거, 끝내주는 약이군… 고맙다!”
“효능은 좋지만 이 약은 양날의 검…과도하게 쓰면 오히려 몸을 해쳐…”
다시 목도를 잡은 스다오는 좀비가 다시 일어나기 전에 앞으로 갔고 소녀는 쪼르륵
다람쥐처럼 스다오의 뒤를 쫓아갔다. 무덤가라 그런지 높은 턱이 있었고 소녀가 올라오지
못할 때는 스다오가 뒤에서 끌어주거나 먼저 올라가서 끌어올리면서 올라가야했다. 중간에
좀비 2명을 더 만났지만 무기가 조잡해서 목도에게 점심을 제공해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은 교회뒷문으로 가는 길이었고 한쪽은 마을근처로 가는 다리
였다. 소녀는 마을로 가는 길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여기…이쪽이 좋아.”
“응 그래. 아, 좀 쉬었다. 가자 여기 의자도 있고, 좀비가 올만한 곳은 아닌 것 같으니”
“응”
둘은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먼저 스다오가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너 머리색 왜 그렇게 하얀거야?”
“…어머니…머리색 똑같은 머리색…그리고 오빠도…”
“유전이라는 거야?”
소녀는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알비노가 유전되나? 스다오의 머리속은 더더욱
복잡해졌다. 그리고 이 섬에 온 뒤부터 겪은 상식을 완전히 깨버리는 사건들, 그러나
오래 생각할 수는 없었다. 소녀가 어느새 일어났기 때문이다.
“가자”
“어어…그래”
스다오는 소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걸어갔고 소녀도 그 뒤를 바짝 따라갔다. 하지만 그
2명의 운명은 참으로 얄궂었다. 약 5분 뒤, 교회쪽 뒷문 방향에서 나가이 병장이
투덜거리면서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아직까지 총알은 부족할지 몰라도 강력한 소총을
가지고 있는 그였다.
“제길…무전기도 고장나고, 미자와 소령님은 어디에 계시는 거야!? 아무도 못 만나고
계속 좀비와 만나니 내가 지금 지옥에 온건가?”
계속 투덜거리면서도 안개속을 헤쳐나가는 나가이 그리고 스다오와 소녀 이렇듯
안개 때문에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미야타와
리나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리나가 본 병원의 첫인상은 공포영화에나 나오는
병원 딱 그 자체였다.
“제 병원을 보고 놀란 것 같군요…어쩔수 없었습니다. 넓은 병원에 비해서 의사는
이제 저 1명만 남았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하하…”
“일단, 제가 머무는 진료실로 가서 좀 쉬는게 낫겠군요.”
뚜벅뚜벅뚜벅 이미 전구가 깨져버린 탓에 복도는 어두웠고 두사람이 걷는 소리마저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미야타의 진료실에 도착한 다음 문을 열었다.
철커덕! 끼이이익!
“으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와악!!”
갑자기 진료실안에서 들려온 비명에 2사람 모두 비명을 발사했다. 1분을 그렇게 비명을
질렀을까? 진료실안에서 먼저 목소리가 들려왔다.
“헉, 헉, 미야타님…부탁인데 노크좀 하면 안되겠나?”
“헉…헉…설마 이 상황에서 누가 여기에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구!”
진료실안에서 2사람을 맞이한 사람은 놀랍게도 케이신부였다. 원래 교회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무런 무기도 없이 멀리있는 교회보다는 가까운 병원을 피신처로 정했던 것이다.
리나가 둘을 번갈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쌍둥이?”
“응? 처음보는 아가씨군? 미야타님? 이 아가씨는?’
“아아 리나라고 하네, 우연히 이 섬에 오게된 사람이야.”
리나가 보기에는 미야타의사와 케이신부는 누가 봐도 쌍둥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리 사이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미야타님, 상황은 이미 알고계신 것 같군요.”
“아아…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두사람이 뭐라고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데, 물끄러미 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야타는 얼굴을 글적이면서 말을 꺼냈다.
“아 리나씨…정말 죄송하지만 잠시 밖에서 기다려주시기 않겠습니까? 케이신부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다른 사람이 들으면 곤란한 이야기입니다. 마을사람들만
알고 있어야할 내용이거든요. 아니면 다른 불이 들어오는 병실에서 쉬고계세요.”
“부탁드립니다. 아가씨…”
“예…
어두운 복도에 거의 쫓겨가다시피 한 리나, 다른 방에 잠시 들어갔지만 역시나 혼자 있으니
불안했다. 그러다가 문득 뷰재킹을 해서 두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미야타님, 미야타님께서는 알고계시지요? 지금 이 섬을 돌아다니는 괴물들에 대해서…
이건 저주입니다. 옛날부터 자주 듣던 그 저주요.”
“지금 그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요. 당신도 제가 실험하는
것을 봤잖습니까?”
“욱…정말 구역질이 났지요. 메스로 난도질하지 않았습니까? 좀비들을…”
“후우…정말 질렸습니다. 장기의 일부가…심지어 심장까지 뜯어내도 놈들은 발악했지요.”
리나는 완전히 공포소설을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뷰재킹을 풀었다. 그리고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자 차라리 넓은 병원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복도를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또다른 공포의 서막이라는 것을 리나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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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컨디션이 별로인 다크입니다.흑흑
안개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는 바로 스다오군이었다. 묵직한 목도 덕분에 몇번
좀비와 마주쳤어도 위기를 모면했지만, 불행히도 자신이 찾는 동료들과 생존자들을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아침이라서 그런지 안개가 섬전체를 뒤뎦여서 시야가 극도로
좁아졌다. 마치 악마가 숨을 내뿜은 것처럼 기분나쁘게 끈적거리는 붉은 안개였다.
그런데, 앞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스다오는
“누구냐!!”
반사적으로 목도를 움켜쥐고 그림자를 노려보았다. 그림자 역시, 스다오의 목소리를 듣더니
움찔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스다오는 놀랬다. 좀비처럼 낮고 퍼지는 음성이나
신음 소리가 아닌 또렷한 목소리였기에
“…누구?”
“응? 사람인가?!”
그리고 안개속에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다오는 한숨과 함께 생존자를 만났다는
반가움이 가슴깊이 우러나왔다. 다만, 자신이 동료가 아닌 은발머리를 한 소녀였다. 나이는
고작 9~10살정도 하지만 은발머리에 정신이 팔린 스다오는 그런 것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이런…머리가 샌건가? 하얗다…’
“꼬마야? 너 혼자니? 어디서 온거야?’
“…당신…적이야?’
하지만, 스다오의 질문을 가볍게 무시하고 소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오히려 자신이 질문을
던졌다. 스다오는 울컥했지만, 한편으로 이 섬의 공포가 소녀를 딱딱하게 만든것이라고
믿고 얼굴에 가능한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난 스다오 이다야, 네 적이 아니야.”
“…그럼 다행, 난 스즈네…스즈네…아…”
하지만 그 다음 소녀는 뭔가 생각났는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스다오를 빤히
처다보았다. 스다오는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녀에게 무척 흥미를 느꼈다.
“애야, 혹시 너또래의 남자아이랑 아는 사이니? 그리고 백발머리 청년도?”
그 말에 소녀는 크게 놀라는 반응이었다. 그리고는 스다오의 바지자락을 붙잡고 말했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오빠는? 오빠를 보았어?! 오빠가 이 섬에 왔어!? 아빠도?”
“오빠? 아빠?”
순간, 머리속이 짜장면처럼 복잡해지는 스다오였다. 같이 탄 사람, 다쿠오는 대략 20대
초반의 청년으로 보였는데 동안이었나? 아니면 그 소년과 그냥 나이차가 많은 형제
그러니까 소녀에게는 2명다 오빠가 되는 것인가?
“아…섬에 온 것은 확실하단다. 하지만…”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몰라.”
“이 섬에 있다면…찾으러 갈거야!”
그리고는 다시 안개속을 향해 달리려는 소녀, 하지만 어느새 스다오의 팔이 수갑이 되어서
소녀의 팔을 꽈악 붙잡고 있었다. 소녀는 마치 사탕사달라고 때스는 꼬마처럼 악을 썼다.
“놔줘! 놔줘! 찾아야해!”
“임마! 너 혼자 이 섬에 활보하면 위험해! 좀비와 마주치면 어쩌려고!”
“난 빨라! 안 잡힐 자신 있어!”
“그럼 같이가자 꼬마 혼자 어딜 가려고!”
꼬마를 일단 피난처인 교회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소녀는 이상하게도 교회쪽 방향을 피하고
다른 길로 방향을 잡았다. 결국 소녀가 앞장을 서고 스다오가 뒤에서 가는 이상한 구조가
되고 말았다. 길을 걷고 있는데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날..노리는 사람이 있어.”
“?”
“당신은 모를거야 내가 겪은 고통을…하지만, 당신은 선해보여. 느껴져.”
“무슨 소릴 하는거니?”
“……”
하지만, 다시 입을 다문 소녀, 스다오는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꺼내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가우뚱 거렸다. 소녀가 가다가 멈추어 섰다.
“앞에…좀비가 있어, 수는 2명”
“? 넌 보이니?”
“…당신은 환시가 안돼?”
“아…!”
스다오는 소녀와 같이 다니는데 정신이 팔려서 뷰재킹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눈을 감고 의식을 집중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아무런 행동없이
뷰재킹을 한단 말인가 이 소녀는? 스다오의 머리속은 점점 짬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소녀가 좀비의 습격을 받지 않게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야야, 차라리 내가 앞장을 서마. 네가 앞장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저쪽”
소녀는 손가락으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가르켰고, 스다오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목도를 잡고 앞장을 섰다. 그곳은 이 섬의 계단식 공동묘지였다. 아마도 소녀는 묘지를
통과해서 하류다 마을로 갈생각인가? 아니면 산장휴게소쪽으로 갈 생각인가…
“크르…”
“!! 벌써 나왔나?”
안개속에서 좀비 한마리가 어슬렁거리면서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스다오와 은발머리 소녀를 보고말았다. 그리고는 손에 든 농기구를 들고 빠르게 접근해
왔다. 놓치지 않으려는 듯
“쿠어어어어어---~~~”
“젠장, 조심해라!!”
“…….”
부웅! 선공은 좀비가 먼저 해왔다. 밭을 가는데 쓰는 쟁기를 크게 휘둘렀다. 따악! 하지만
이제 목도다루는데 익숙해진 스다오는 침착하게 받아넘겼다. 그리고 허리를 노리고
휘둘렀다. 부웅…빠악!! 우두둑! 상당히 둔탁한 소리가 나고 좀비는 얼굴이 고통으로
하지만, 일그러진 표정으로 스다오를 쳐다보더니 그대로 밀쳤다.
“우왁!? 뭐야 이 녀석 직격이 아닌가?”
“크와아아!!”
덥석 밀치고 그리고 쥐덫이 당겨지듯이 그대로 스다오의 어깨를 물었다. 그리고 고기를
뜯듯이 와그작거렸다. 스다오는 살이 씹히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사람에게 물리는 것
보다 배로 아팠다. 당연했다. 이미 감각이 무뎌져 가는 좀비는 자기 힘을 조절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눈을 찔러…”
뒤에 묘비뒤에 숨어있던 소녀가 한마디 던졌다. 그러자 스다오는 소녀의 말대로 가위바위보
동작의 가위를 한 다음 그대로 좀비의 눈에 도장찍듯이 쑤셔박았다. 질퍽 손가락에
이상야릇한 느낌이 온 스다오는 구역질이 났고 악착같이 스다오의 어깨를 물던 좀비도
양손을 자신의 눈으로 가져가서 비명을 질렀다.
“크아아아아아!! 마이 아이즈!!! 마이…아…이즈!!!”
“후아, 아파죽겠네 이 자식!!”
부웅!! 묵직한 목도를 다시 좀비의 머리에 정통으로 갈긴 스다오. 빠악!! 좀비는 두개골이
함몰되면서 비명한번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스다오는 물린 어깨를 바라보았다.
이미 피가 흥건히 셔츠를 적시고 있었다. 그런데 소녀가 와서 품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마치 황금처럼 빛나는 물이 담긴 병이었다. 소녀는 병마개를 열더니 손바닥에 그 물을
바른다음 스다오의 상처에다 발랐다.
“아아악!!!”
‘우왁!! 마치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다!’
“엄살…”
“뭐…뭐야? 이 액체는? 엄청 아프잖아!!!”
그런데, 스다오는 자신의 안구가 손상된게 아닌가 의구심을 품었다. 상처에 발라진
황금빛 물이 거품을 내더니 순식간에 스다오의 상처를 치료했다. 어느세 불로 지지는
통증마저 사라졌다. 그리고 좀비가 물어뜯었던 자국은 이미 눈녹듯이 사라졌다.
“이거, 끝내주는 약이군… 고맙다!”
“효능은 좋지만 이 약은 양날의 검…과도하게 쓰면 오히려 몸을 해쳐…”
다시 목도를 잡은 스다오는 좀비가 다시 일어나기 전에 앞으로 갔고 소녀는 쪼르륵
다람쥐처럼 스다오의 뒤를 쫓아갔다. 무덤가라 그런지 높은 턱이 있었고 소녀가 올라오지
못할 때는 스다오가 뒤에서 끌어주거나 먼저 올라가서 끌어올리면서 올라가야했다. 중간에
좀비 2명을 더 만났지만 무기가 조잡해서 목도에게 점심을 제공해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은 교회뒷문으로 가는 길이었고 한쪽은 마을근처로 가는 다리
였다. 소녀는 마을로 가는 길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여기…이쪽이 좋아.”
“응 그래. 아, 좀 쉬었다. 가자 여기 의자도 있고, 좀비가 올만한 곳은 아닌 것 같으니”
“응”
둘은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먼저 스다오가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너 머리색 왜 그렇게 하얀거야?”
“…어머니…머리색 똑같은 머리색…그리고 오빠도…”
“유전이라는 거야?”
소녀는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알비노가 유전되나? 스다오의 머리속은 더더욱
복잡해졌다. 그리고 이 섬에 온 뒤부터 겪은 상식을 완전히 깨버리는 사건들, 그러나
오래 생각할 수는 없었다. 소녀가 어느새 일어났기 때문이다.
“가자”
“어어…그래”
스다오는 소녀가 가리킨 방향으로 걸어갔고 소녀도 그 뒤를 바짝 따라갔다. 하지만 그
2명의 운명은 참으로 얄궂었다. 약 5분 뒤, 교회쪽 뒷문 방향에서 나가이 병장이
투덜거리면서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아직까지 총알은 부족할지 몰라도 강력한 소총을
가지고 있는 그였다.
“제길…무전기도 고장나고, 미자와 소령님은 어디에 계시는 거야!? 아무도 못 만나고
계속 좀비와 만나니 내가 지금 지옥에 온건가?”
계속 투덜거리면서도 안개속을 헤쳐나가는 나가이 그리고 스다오와 소녀 이렇듯
안개 때문에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미야타와
리나는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리나가 본 병원의 첫인상은 공포영화에나 나오는
병원 딱 그 자체였다.
“제 병원을 보고 놀란 것 같군요…어쩔수 없었습니다. 넓은 병원에 비해서 의사는
이제 저 1명만 남았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하하…”
“일단, 제가 머무는 진료실로 가서 좀 쉬는게 낫겠군요.”
뚜벅뚜벅뚜벅 이미 전구가 깨져버린 탓에 복도는 어두웠고 두사람이 걷는 소리마저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미야타의 진료실에 도착한 다음 문을 열었다.
철커덕! 끼이이익!
“으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와악!!”
갑자기 진료실안에서 들려온 비명에 2사람 모두 비명을 발사했다. 1분을 그렇게 비명을
질렀을까? 진료실안에서 먼저 목소리가 들려왔다.
“헉, 헉, 미야타님…부탁인데 노크좀 하면 안되겠나?”
“헉…헉…설마 이 상황에서 누가 여기에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구!”
진료실안에서 2사람을 맞이한 사람은 놀랍게도 케이신부였다. 원래 교회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아무런 무기도 없이 멀리있는 교회보다는 가까운 병원을 피신처로 정했던 것이다.
리나가 둘을 번갈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쌍둥이?”
“응? 처음보는 아가씨군? 미야타님? 이 아가씨는?’
“아아 리나라고 하네, 우연히 이 섬에 오게된 사람이야.”
리나가 보기에는 미야타의사와 케이신부는 누가 봐도 쌍둥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리 사이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미야타님, 상황은 이미 알고계신 것 같군요.”
“아아…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두사람이 뭐라고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데, 물끄러미 리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미야타는 얼굴을 글적이면서 말을 꺼냈다.
“아 리나씨…정말 죄송하지만 잠시 밖에서 기다려주시기 않겠습니까? 케이신부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다른 사람이 들으면 곤란한 이야기입니다. 마을사람들만
알고 있어야할 내용이거든요. 아니면 다른 불이 들어오는 병실에서 쉬고계세요.”
“부탁드립니다. 아가씨…”
“예…
어두운 복도에 거의 쫓겨가다시피 한 리나, 다른 방에 잠시 들어갔지만 역시나 혼자 있으니
불안했다. 그러다가 문득 뷰재킹을 해서 두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미야타님, 미야타님께서는 알고계시지요? 지금 이 섬을 돌아다니는 괴물들에 대해서…
이건 저주입니다. 옛날부터 자주 듣던 그 저주요.”
“지금 그 이야기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요. 당신도 제가 실험하는
것을 봤잖습니까?”
“욱…정말 구역질이 났지요. 메스로 난도질하지 않았습니까? 좀비들을…”
“후우…정말 질렸습니다. 장기의 일부가…심지어 심장까지 뜯어내도 놈들은 발악했지요.”
리나는 완전히 공포소설을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뷰재킹을 풀었다. 그리고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자 차라리 넓은 병원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복도를 나섰다. 하지만, 이것이
또다른 공포의 서막이라는 것을 리나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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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컨디션이 별로인 다크입니다.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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