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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공작원&지상 최악의 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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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지하 580m 지하계곡 암반에 위치한 구독일제군(나치)의 기지(현재는 안나가 이끄는 그라스나야 소속의 아프가니스탄 주둔비밀기지로 재활용)]


타타타탕 타타타탕.


요란한 콩 볶는 소리가 사방에 흩뿌려졌다. 짧고도, 길게 울리는 화약의 포성은 좀처럼 그칠줄 모르고 여러 곳에서 산발하게 이어졌다. 묠니르는 비상계단을 타고 조심스럽게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프간 소속 무자헤딘(구소련제국에 맞서서 대항하던 전사들. 현재는 많은 수가 탈레반으로 전업하거나 놀고 먹는다.)출신 병사들의 생활공간인 기숙사가 붙어 있는 곳이었다. 치열한 전투 전개지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총성은 묠니르의 귓가를 어지럽혔다. 묠니르는 자신의 지식, 기술과 스쿨드의 손재주로 만들어낸 유탄직사화기를 왼손에 들어 올리고, 오른손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던 어떤 마족(힐드의 부하라고는 차마 말 못함.)으로부터 빼앗은 스콜피온 경기관총을 겨누며 한걸음씩 계단을 발을 땠다. 평소에는 느껴 본 적 없던 긴장감에 진땀을 뻘뻘 흘리며 조용히, 느리게 움직였다.



'이렇게 늦게 움직여서는 안되는데.'



그러나 적들은 프로였다. 아직은 이 비상계단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겠지만 전투에서 패배한 그라스나야(안나의 군대)병사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탈출을 시도하려 한다면 이곳을 통해 역으로 침투해올 확률이 높았다. 하루 빨리 강제법술진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서두르다가는 당하는 수가 있었다. 몸은 천천히 달팽이 친척인양 움직였지만 마음은 벌써 일본에 가서 육체를 기다리는 묠니르였다.



"총성이 아까보다 많이 약해졌다. 아무래도 적들에게 밀리는 모양이군."


묠니르는 계단 중간에 이어진 비상문을 살짝 열어 주위 동태를 살피고 복도로 몸을 드러냈다. 바닥에 깔린 인도, 페르시아 산 양탄자들은 자신의 눈빛보다 더 빨간 핏빛으로 물든 채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엉망으로 세워진 의자나 탁자들(바리케이드 용으로 추정되는)이 묠니르를 반갑게 맞이하며 전쟁터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만들어주었다. 주위에는 그가 지겹게 보아온 피와 살점이 튀어 끔찍하게 죽은 이들이 미동도 안한다.



"잔인하게도 죽였군."


묠니르는 시체들을 한번씩 뒤집어 보았다.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오른쪽 눈에 칼자국이 길게 나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개중에는 도검류로 베어버렸는지 손,발이 떨어져 나가 있는 아프간인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다국적군과 아프간 탈레반의 전장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묠니르는 생각했다.



스르륵.



"!!!"


무언가 반대편 복도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 묠니르는 뒤를 돌아보았다. 생존자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를 반겨주는 것은 M9 나이프와 검은색 방독면, 검은색 방검,방탄복으로 무장한 두명의 괴한이었다.



"후으으으으."



한명이 방독면때문에 낮게 들려오는 숨소리를 토하며 날아들었다. 묠니르는 가볍게 그에게 스콜피온을 난사했다. 총구에서 노란화염이 두세번 튀었지만 침입자는 허공에서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매우 빠르게 묠니르의 뒤로 움직였다. 그가 든 나이프가 묠니르를 향해 휘둘러졌다. 묠니르는 재빨리 뒤로 주춤거려 나이프가 배를 가르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뒤가 빈 묠니르를 향해 다른 괴한 하나가 피로 칠해진 AK를 조준하여 사격을 가했다.


-탕  탕  탕  탕



투타타타타타타.



묠니르는 의자 뒤로 몸을 날려 날아오는 소총탄들을 간신히 피했다. 멀리 떨어진 거리였기에 맞을리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기관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커다랗고, 신나게 이어지는 총성과는 달리 총탄들은 소총을 든 침입자가 엄폐물로 삼고 있는 벽의 모퉁이에 박히며 김빠지는 소리를 냈다. 묠니르가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나 이번엔 나이프를 든 침입자가 그에게 욕을 내뱉을 1분의 여유도 주지 않는다.



"후우욱."



착~



더 짧은 숨소리와 함께 괴한이 묠니르에게 찌르기를 시도했다. 가슴을 노리고 돌진해오는 그를 아슬아슬하게 총으로 때려눕힌 묠니르는 스쿨드의 화려한 선물 '유탄발사기를' 아래로 향하고 녀석의 방독면을 써 정체를 알 수 없는 얼굴에 들이댔다.


쾅~



"퀘레레레렉!!!"



신호탄으로도 쓰이는 붉은 빛을 내뿜으며 타는 플레어는 그가 쓴 방독면에 붙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1차세계대전때나 쓰던 금속마스크의 뜨거운 열이 얼굴에 전해졌는지 병사는 미친듯이 땅바닥을 구르며 방독면에 손을 가져다대며 벗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칼만큼은 놓치지 않고 묠니르에게 조금이라도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휘둘렀다.



퍽.



"키에에엑."



전혀 사람이 낼 수 없는 기괴한 비명을 지르는 적을 향해 묠니르는 조용히 안식을 선물했다. 묠니르의 군화발이 그의 목을 밟아버리자 그의 목은 그의 몸뚱아리에서 벗어나 허공으로 튀어올랐다. 상식의 한계에서 벗어난 힘이어야 그런 일이 가능하지만 묠니르는 여러번 해왔다는 듯 익숙한 자세로 목 없는 시체를 뒤로 내팽개쳤다. 그러다 자신의 군화에 튄 선혈을 물끄라미 바라 보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팽개쳐둔 시체의 검은 군복주위를 잡고 발을 깨끗히 닦아냈다.



'베르단디나, 케이이치님이 보신다면 별로 좋아하지는 않을거야.'


묠니르는 다시 검은색 윤기가 흐르는 신발로 변한 자신의 군화를 매우 흐믓하다는 듯 빙긋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러나 일본의 갈 생각에 들뜬 그는 자신을 노리는 총구가 무려 3개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투투투투투투. 타타타타타타탕  타탕


철컥.



"커흑. 쿨럭!"



털썩.  탕
 


절대 끝날것 같지 않은 화약이 터지는 소리가 길게 이어지고 난뒤 묠니르는 온몸에서 피를 주륵주륵 흘리며 쓰러졌다. 뭐라고 입을 벌리고 말을 하려 했지만 온통 몸을 검은색으로 치장한 병사들은 그것마저 인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들이 쓴 방독면의 눈을 가려주는 붉은색 렌즈가 더욱 붉게 빛났다. 날카로운 총성이 한번 더 울려퍼졌다. 묠니르의 붉은 머리칼이 튀어오른 선혈로 인해 더욱 붉게 변했다. 바닥은 피의 홍수라도 일어났는지 서서히 물들어갔다.








"젠장! 젠장! 젠장!"



이제 끝난 것인가? 안나는 너무도 암울한 상황에 잠시 동안 잊고 지냈던 그리운 욕설을 내뱉으며 머리를 쥐어 감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그라스나야의 아프간 네트워크에 접속해 오퍼레이터, 혹은 그 기지의 총책임자 '모하메드 하사스 라프'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케이가 번역버튼을 누르고, 계속 채팅을 위해 자판기를 눌러 누군가를 불러 보았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녀석들은 통신망을 공격해 어느 누구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물론 사령관의 지시는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쾅.



"이제 끝인가."



"............."



케이도 망연자실한 눈으로 안나를 돌아보았다. 안나는 머리를 감싸쥔채 패닉상태를 일으키고 있었다. 천하의 미군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반백년도 더 묵은 지하기지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활동한지 수년이 지났는데, 그렇게 소란스럽게 움직여도 눈치 채지 못한 미국인데....겨우 신흥활동단체(라고 보기에는 창설년도가 굉장히 오래되었지만.)에게 넘어가게 되다니. 안나는 자괴감과 동시에 적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녀의 예쁜 얼굴은 매우 심하게 일그러져 베르단디일행을 처음 만났을때보다 더욱 흉악하게 변해 있었다.



"묠니르는? 어떻게 된거지?"



"...천계에 체류하게 되는 대신 자신의 능력의 3분의 1도 못 쓰는 바보 따위. 만약 적들이 강력한 화력으로 무장했다면 당할 수도 있죠. 하지만 아직 잘 버티고 있을 것입니다."



"약은?"



"시간상의 문제지만 마법&법술진 연구실은 매우 강력한 방호장치로 되어 있어서 그곳이 쉽게 뚤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간과의 싸움이죠. 우리가 질 확률이 매우 높은...시간과의 싸움."



생존한 병사들이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도 상대는 RLO, 그것도 미스테리에 둘러쌓여 있고, 러시아란 나라를 상대하면서도 아프간에 비밀리에 전투병을 파견한 개사기급 단체였다. 제 아무리 러시아군의 헬기를 이 잡듯이 잡은 무자헤딘전사들이라 해도 이들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안나의 판단이었다. 그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인류가 가진 군사기술로는 조금 힘들겠지만 이길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 자신의 오류였다. 러시아군이 무너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경계령을 발령했어야 하는데...안나는 자신이 저지른 지도자로서의 실책을 뒤늦게 후회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방문이 열리며 페이오스가 들어왔다. 그녀 또한 매우 다급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평소의 장난기 어린 미소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큰일이에요! 다시 베르단디가 아파하고 있어요!”



“!!!베르단디!!”



케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쿵쿵거리며 응접실로 뛰어가 버렸다. 제길 발작인가?! 케이와 안나, 페이오스는 타들어가는 속을 억누르며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처음 병을 앓고 쓰러졌을 때보다는 덜했지만 베르단디의 감은 눈이 살짝 떨리며, 몸에서 오한이라도 나는지 부르르 떨고 있었다. 페이오스는 베르단디의 몸에 손을 살짝 대보더니 놀라 소스라치게 외쳤다.



“열이 매우 심해!!”



“젠장할!! 페이오스. 일단 BB형 바이러스 항제를 주사한 뒤 카키터스 허브(마계에서 매우 강력한[?]진정제로 쓰이는 허브, 허브의 잎은 보라색이고, 독을 내뿜는다. 식충식물인데 가끔 어리벙벙한 마족들이 실수로 이 식충식물에게 잡아먹히기도 한다.[??])추출액을 주사하세요. 절대로 섞지 말고 일반적인 주사함량에 맞춰서 넣어요!! 그리고 울드와 스쿨드에겐 비밀이에요! 그녀들이 상황을 물어보아도 절대 말해선 안되요. 어떻게든 법술진은 다 완성시켜야 되요.”



안나가 침착하게 대응책을 꺼내놓자 페이오스는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설명에 맞대응을 했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 안나나 절망모드를 풀고 어떻게든 그 마족 녀석과 연락을 취해봐!! 만약 그 녀석 못 불러내면 그녀석이 부숴놓은 유그드라실 하드웨어 손해배상은 전부 다 당신에게 몰아넣을 거에욧!”



“다~!”


안나는 대충 건성으로 대답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래! 이왕 상황이 최악으로 된 것이라면? 녀석들에게 한방 먹이고 망하는 것이 최고로 좋겠지?? 베르단디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녀가 치료되든, 못되든 안나는 RLO의 리더를 향해 한방 먹이고 싶었다. 이제 안나는 베르단디의 생명보단 오로지 묠니르녀석과 한시라도 빨리 접속하여 상황을 역전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녀석들은 묠니르와 베르단디의 접촉을 방해하기 위해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일련의 상황은 바로 그것이 목적이었고...



“우선은 중앙컴퓨터에 접속해서....묠니르의 행방을 추적한다. 기계도 모르고, 영어도 모르는[물론 안나도 영어치에 포함되지만.]아날로그 전사지만. 최소한 컴퓨터로 접속하는 방법은 알겠지?”



대부분의 컴퓨터가 죽었다고는 하나,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고 적들이 침입하고 벌이는 끔찍한 학살을 실시간으로 보고되어지고 있다는 것은 딱하나. 중앙 컴퓨터가 아직까지 계속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작동될지는 미지수지만...



“묠니르.”



살아남아라. 네놈이 그렇게 만나고 싶은 베르단디를 살리고 싶다면!!






-1차 상황 종료. 보고하겠다. 다음 내용을 하달하도록.


병사들 중 하나가 심호흡을 하더니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들을 이런 외딴 나라에 파견한 상부에 보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병사는 입하나 뻥끗 안 하고도 자신들의 윗대가리들에게 작전 상황을 알려줄 수 있었다. 그들은 무전기나, 위성전화기 하나 없이 오로지 자신들의 두뇌만으로 이런 통신을 해결 할 수 있었다. 병사들은 모두들 실시간 통신 네트워크인 마인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인드 네트워크는 어느 나라도 가지지 못한 RLO가 자랑하는 헬솔져들의 최고이자, 최강 특수 능력 중 하나였다.



-완전히 청소 되었는가?



-그라스나야 소속 병사들은 대부분 사살, 몇몇 생존자들은 북쪽 의료동으로 파견된 동료들이 뒤쫓는 중. 방금 단신으로 헬솔져 한명을 사살한 자를 처단했다. 그의 신원을 파악한 결과 묠니르란 이름으로 밝혀졌다. 이는 상부에서 처단하기를 바라는 반동분자의 지식정보와 매우 닮았다. 그에 대한 상세정보를 요구한다.



-알았다. 내가 기억하는 사진자료와, 그의 주무기까지 상세하게 보내 줄테니. 그를 철저히 감시하도록.



“후우후우?”



병사는 어리둥절한 듯 렌즈 사이로 보이는 붉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자신에게 명령하는 상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상부는 자신들의 보고를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잘못 들었는지 몰라도 시체를 감시하라니? 그의 숨소리가 거칠어지자 그에 비례하듯 텔레파시 송신도 더욱 거칠어졌다.



-무슨 소리인가? 우린 분명히 놈을 죽였다! 감시가 아니라 다음 작전을 속행하겠다. 죽은 묠니르의 신상을 파악한 뒤 이곳 기지를 파괴할 것이다. 작성된 도면을 지금 당장 넘겨주길...



-지금 병사개체 1012215호는 뭔가 착각하고 있다.



상부에서 자신에게 오류라며 톡 쏘아 붙이며 묠니르에 대한 정보를 보내 읽어보라고 요구하였다. 병사는 더욱 어리둥절해하며 답답한 방독면에서 입김을 내뿜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뭘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지? 상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하는 수 없이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를 찾아 훑어보기 시작했다. AK소총과 M60기관총으로 무장한 다른 헬솔져들도 천천히 자료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사진속의 인물의 성과, 나이(알 수 없음으로 처리되어 있었다.),전적 등이 나와 있었다. 묠니르의 경력은 정말 화려했다. 자신들이 있어보지 못한 러시아 진격전(2차세계대전 당시)에서 그가 벌인 경력들은 마치 죄수들의 명세서가 자신들의 전과를 화려하게 전시하듯 줄줄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중요하다고 체크포인트가 명시되어 있는 자료를 읽는 순간 헬솔져들은 재빨리 소총과, 중화기들을 장전하며 묠니르의 시체 쪽을 향했다.



카악 퉷.



“............”



“!!!!!!!”


헬솔져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현실을 믿지 못했다. 아니 믿으려 하지 않았다. 분명히 피를 토하고 쓰러진 뒤 머리까지 겨누고 쏴서 분명히 사살당한[맥과 숨소리까지 쟀다.]묠니르가 태연하게 입안에 잔뜩 머금은 붉은색으로 물든 가래를 뱉어내며 무심히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헬솔져들이 체력이 강하고, 일반인들보다 더 질긴 목숨이라곤 하지만 묠니르처럼 벌집이 된다면 자신들이 저렇게 일어날 자신은 없었다. 마치 사령부에서 주의하라고 일러준 천계의 발키리(전투신들)나, 마계의 1급 이상 마족들(마라, 힐드 포함)을 보는 기분이 이러할까? 그것들은 이 세계를 벗어난 다른 세계의 초인들이라던데 무적이라며 자부하던 헬솔져들은 자신들을 놀라게 만드는 붉은 머리와 붉은 눈의 괴물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쳇. 기껏 그 힐드녀석의 개(마라)한테서 빼앗은 무기가 박살나버렸잖아. 러시아도 진짜 웃기군. 이젠 이런 개도, 새도 다 박살낼 수 있는 무기 따윌 만들고.”



헬솔져들은 능청 떨듯, 태연하게 무기 불평을 드러내며 자신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저 건방진 애송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강력한 존재)를 향해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30발과 100여발이 담겨진 탄환들은 노란화염과 함께 묠니르의 몸에 정확히 박혔다. 일반인보다 더욱 강력한 힘, 그리고 숙련된 기술로 인해 저격수 급의 사격솜씨를 가지게 된 그들이었지만 총탄이 박혀도 쓰러지지 않고, 쓰러져도 좀비처럼 다시 일어나 태연하게 말을 주고 받는 저런 괴물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리고. 유탄 직사화기에 금이 살짝 갔다. 탄환은 무사하지만 여신 스쿨드(그는 이제부터 여신들이라 해도 페이오스, 베르단디를 제외하곤 모두에게 존칭을 빼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일본어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 만들어준 총에 금이 갔다.”



“후우우욱!”



-쏴. 쏴버리자!! 동무들.


총기에 대한 2차 불평이 끝나기 무섭게 묠니르의 눈이 싸늘하게 변했다. 헬솔져들은 보통사람들이 입지 않은 매우 두꺼운 군장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눈보라가 밀려와 자신들을 차갑게 얼리려 작정을 한 그런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공포라는 것이었던가? 헬솔져들은 오래전에 잊어버린 감정을 깨닫고 그의 시선을 볼 때마다 굳어야만 했다. 묠니르의 눈빛은 전에 토시유가 베르단디와 케이이치의 데이트를 훼방 놓았을 때 그를 협박했을 때의 2배 이상 무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붉디 붉은 눈에서 마력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라. 이 한심한 어둠의 종자들이여.”



-쿨럭! 머, 머리가 새하얘!! 아악!!! 터, 터져버릴 것 같아.!!!


헬솔져들은 빠르게 공포가 전염되며 묠니르로부터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눈을 바라보면 볼수록 미칠 것 같았지만 그의 눈에서 함부로 눈을 뗄 수 없는 무언가 강력한 손이 자신들의 얼굴을 그대로 잡고 고정시키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헬솔져들은 부들부들 사시나무 떨듯 떨며 총을 겨누었다. 그러자 부질없는 짓이었다.



“꺼져라 쓰레기들.”



철컥~퉁.



“키아아악!!”


마인드 네트워크를 통해서가 아니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는 헬솔져들은 인간의 아기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듯한, 아니 인간의 아기가 낼 수 없을 것 같은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스럽게 부들부들 움직였다. 묠니르는 자비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살인마의 미소를 지으며 스쿨드가 만들어준 무기의 탄환을 교체하고 쏴버렸다. 한 병사의 머리가 터지며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몸뚱이는 피를 주룩주룩 토하듯 흘리며 쓰러졌다.



철컥 투앙.



치이이이익.


두 번째로 날아든 탄환은 페이오스와 울드가 준 독극물 탄환과, 염산탄은 AK와 M60기관총을 든 헬솔져들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것에 맞은 이들도 먼저 떠난 동료와 똑같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들의 얼굴은 시퍼렇게, 혹은 핏줄이 드러나 끔찍한 모습으로 주검이 되고 있었다. 바닥에 묻은 산성액체와, 독기들이 바닥을 부식시키는 모습을 본 묠니르는 울드와 페이오스가 얼마나 끔찍한 선물을 주었는지 깨달았다. 위력적인 탄환들의 결과물과 주검들을 바라보던 묠니르는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불쌍한 놈들.”



묠니르는 왠지 방독면을 쓴 채 싸늘하게 변한 이들을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만세~~!! 울드 어때? 이 정도면 법술진에 대해서는..”



“.......다시~!”


울드는 뚱한 표정으로 흑빵 토스트를 씹으며(옌지가 ‘시장하시죠?’라고 물으며 가져오기 무섭게 재빨리 낚아챈, 참고로 제일 큰 토스트였다)건성으로 답했다. 스쿨드는 매우 기뻐하며 정확하다고 방방 날뛰었지만 스쿨드의 몇배는 더 많이 법술진을 그려본 울드의 눈으로 보았을 때 스쿨드가 그린 부분은 전개도와 너무도 다른 ‘영 아니올시다~!’였다. 울드는 어디서 구했는지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 십자가가 그려진 안전모를 쓰고 다시 지시를 내렸고 스쿨드는 풀이 죽은 채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갔다. 옌지가 다가와 쉬며 하라고 흑빵 토스트를 권했지만 스쿨드는 사양하며 다시 질퍽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하하하~~!! 어때요. 이 부분을 정확히 그렸죠? 아하하하~~!!”



넉살 좋게 웃으며 다가와 자신이 그린 부분을 매우 자랑스럽다는 듯 보여주는 이반. 그런 이반을 발차기 한방으로 얌전모드로 변화시킨 울드는 전개도와 그가 그린 까다로운 법술진을 확인해보며 눈을 똥그랗게 떴다. 평소 하는 바보같은 짓과는 다르게 맡은 부분은 매우 치밀하고, 정확히 그려놓은 상태였다.



“너. 법술 전문가냐? 이 부분은 법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도 약 반나절은 걸려서 공식을 풀고 그리는 부분인데. 넌 어떻게?”



“그냥 되던데요? 보니까 답이 나와요~!”



“뭣?!”



울드는 이반에게 다시 추궁했고 이반은 특유의 바보 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그냥 그렸다고 대답 할 뿐이었다. 울드는 질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으쓱했다. 통과했다는 그녀의 몸짓이었다. 이반은 초딩들이 비행기가 나는 모습을 따라하듯 손을 활짝 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철퍽~



“아아~너무 아프다. 하하하하~~!”



“......”



울드는 한심함이 밀려왔는지 연신 토스트를 우물우물 씹으며 머리를 쥐어 싸맸다. 이런 바보들(스쿨드 제외)을 데리고 무얼 그리라는 것이지? 이젠 슬슬 한계다. 하지만 정말 잘 그리잖아? 울드는 자신과 베르단디의 법술 실력을 그냥 되던데요? 란 단어로 깔아뭉개며 여유롭게 떳다 떳다 비행기!를 시전 하는 바보이자 천재 이반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안나와 묠니르가 괴짜라는 것은 매우 잘 알지만 저들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리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아 그러고보니?’



안나가 처음에 이 도면을 맡겼고, 감시하라면서 간식 담당인 옌지와 이반을 자신들에게 보낸 이유는 실은 이런 법술진을 속히 제작하는데 도움을 주라고 보낸 것이었을까? 안나의 의도는 바로 이것임이 분명하다고 울드는 확신했다. 하지만 왜 안나 일행은?



‘안나야~베르단디의 상태를 잘 알고, 유일하게 그...어쨌든 묠니르와 연결이 가능한 자이니 그렇다 치고 저들을 보냈다 치자. 그렇지만 왜?’



이렇게 법술이 능통한 그녀와 그놈들은 왜 자신들이 직접 완성되는 법술 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그녀와 그놈들은 지금까지 무기를 들고, 마법을 사용해 설친 모습은 최근까지도 여러 번 지겹게 보아왔으나 법술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전에 힐드가 집에 쳐들어 와 두 사람(힐드 vs 안나)이 대결을 벌인 후 법술을 시전할 때도 그들은 단지 방청객으로 참가했을 뿐. 어느 것 하나 도와주지 않았다.



“예의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체력 문제?”



그러나 단순히 안나가 예의가 없어서, 혹은 체력이 약해서 그런 법술에 자신의 힘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라 볼 수는 없었다. 그녀와 이반, 옌지니예르는 스쿨드를 돕고, 자신에게 술을 선물하며, 베르단디의 청소를 돕는등 말은 거칠게, 장난을 치거나, 사고를 일으켰지만 분명 자신과 스쿨드가 본받아야 할 정도로 매우 모범적인 봉사활동을 하였다. 일반적인 마족들이 파괴와 사악함(?)에 미쳐 비열하게(??)돌아다닌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전혀 아니였다. 몸이 약해서? 그건 약만 먹으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니[육체가 조금 약해지고 정신이 혼미하다고 하지만]문제는 없다. 울드는 안나가 얼마든지 법술을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들이 법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마법보다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법술 지식은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분명 뭣때문인지 몰라도 그들은 법술을 시전하는 것을 굉장히 꺼리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물론 그들이 정말 바보라서 법술을 쓰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울드는 결국 자신의 의문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마침 저 멀리서 미친 놈처럼 웃고 있는 남자가 포착되었다.



"아하하하하~~~응?"



이반이 자신의 뒤에서 느껴지는 뭔가 실험하고 싶다는(?)매우 날카롭고 심기 불편한 눈빛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울드와 눈이 마주쳤고 이반은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것인가? 의아해하며 다시 한번 법술진을 확인하였다.



“저기 이반. 잠깐 일 그만하고 교대해.”



“아~네~!”



울드는 이반을 불러 세운 뒤 저 멀리서 커다란 원을 그리던 스쿨드에게 고함을 질렀다.



“스쿨드!! 이 감독관께서 네게~친히 빛나는 연습 대상을 맡기겠다.”



“우엥~저긴 너무 어렵다고!!!”



“닥치고 즐~~! 스쿨드 너라면 40분 내로 풀 수 있을 테니까 어떻게든 해봐.”


스쿨드의 울상과 절박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울드는 단호하게 그녀를 저곳으로 보내버렸다. 이제 막 여신 수업을 제대로 받아야 할 스쿨드에게 법술 연습을 시키는 것이라고 자기세뇌를 걸며 말이다. 참고로 울드가 시킨 곳은 법술 전문가들이 약 50분은 시간을 투자해야 겨우 해결할 수 있는 매우 까다로운 알토 패턴으로 무장한 부분이었다. 계산에 도가 튼 천재 스쿨드일지라도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였다. 울드는 방해꾼이 될 확률이 높은 스쿨드를 말 한마디로 몰아낸 뒤 자신의 앞에 서서 미소를 지은 채 초롱초롱한 눈을 한 채 순진하게(혹은 바보같이)바라보는 마족을 향해 물었다.



“이반. 너 법술 시전은 어느 쪽이냐? 소프라노나 알토, 혹은 서포트라도?”



“전 법술 어떻게 쓸 줄 몰라요. 마법이나 총기 사격&케텐크라드(이반&안나가 타고온 장갑차형 모터바이크)운전이라면 또 모를까”



“아.”


역시. 평소엔 별 볼일 없고 바보 같지만 자신과 힘은 거의 맞먹으면서, 오늘같이 복잡한 날엔 유달리 매우 쓸모가 있는(?)러시안 마족을 바라보며 울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족들이라면, 아니 천,마계를 포함한 세계를 주관하는 이들은 모두들 법술에 능통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노래로 세상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노래를 할 줄 모르는 마족이라니? 그것은 마족이 사악하지 않고, 묠니르처럼 친절(??)하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동급인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이었다. 힐드는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 매우 화나게 만들었던 안나가 실은 법술을 못하는 마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럼 안나는 어느 쪽?”



“까삐딴도 법술을 할 줄 몰라요. 예전에 해보았는데 잘 안돼서 포기하셨어요.”



“.........”



울드는 이번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면 반드시 이 모든 사실들을 밝혀내리라는, 마치 특종을 노리는 좀비틱한 끈질긴 면모를 보여주는 기자들을 떠올리는 눈빛을 하며 이반을 일터로 보냈다. 뒤이어 스쿨드의 불평불만이 들려왔다.



“얼른 도와줘~~! 이부분 계산 모르겠다고!!”



“아, 알았어, 곧 간다.”



일단은 동생의 생명이 위중하다. 그것부터 생각하자. 울드는 평소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그 수단방법에 심취해 일으킨 소동’들과 같은 일을 일으키지 않겠노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진지하게 법술진 제작에 집중하였다. 물론 그녀의 다짐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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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버님의 댓글

가이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연 신족&마족은 인간의 무기로 죽거나 상처입을 수 있을까? 란 의문이 들었었습니다.

...묠니르를 보니 '역시 무리' 아닌가 싶군요. --;; 하지만 출혈이 있다는 건 분명히 데미지는 입었다는 뜻인데 과연 진짜 완전 무적인지는 두고봐야 겠군요.

잘봤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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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엔젤님의 댓글

다크엔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서운 무기지만 역시 묠니르...강하구먼...쿨럭...죽여도 죽일수 없는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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