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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S.D.D.



모리사토 케이이치. 이게 내 이름이다. 네코미 시에 살고 있고, 올해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일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장년층 남성이다. 쉽게 말하면 그냥 동네 아저씨. 아직 결혼은 안했고… 타리키혼간지사(寺) 근처 작은 아파트에 월세를 얻어 살고 있다.

별볼일 없는 정비공. 이게 내 직업이다. 역시나 일본 어딜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직종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앞가림은 해서 부모님과 여동생 메구미에게 해는 끼치지 않는 점이려나. 혼자 살고 있고, 솔직히 돈을 쓰는 법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래도 모아놓은건 좀 있다. 사실 돈이 있어봤자 별 의미가 없다고나 할까.

새벽 6시. 오늘도 어김없이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린다.
오전 7시. 오늘도 어김없이 타리키혼간지사 정문을 지나며 조깅한다.
오전 8시. 오늘도 어김없이 대충 계란 프라이에 시리얼로 아침을 먹고 출근한다.
오전 9시. 오늘도 어김없이 바이크 및 간단한 차 정비를 한다.

S.S.D.D. Same Shit Different Days.
달력에 숫자만 넘어가는 똑같이 반복되는 엿같은 일상.
그것이 나 모리사토 케이이치(35)의 현재이다.


* * * * *


물론 내 삶이 전부 이런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집합은 아니었다.
적어도 10년전의 나는 꿈에 가득차 있었다. 세상은 아름다웠고, 내 스스로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다. 마치 마르지 않는 기쁨의 샘이 내 안에 있는것 같았다. 하루종일 고단하게 바이크를 손봐도 삶은 행복 그 자체였다.

10년이 지금 돌아보건데, 그 이유는 딱 하나다. 그녀의 존재였다. 내가 마음먹은 것을 이해해주고 곁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준 그녀. 힘들때마다 생글 웃으면서 격려해주던 그녀.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현재 내 삶이 이런걸 그녀에게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언젠가 그녀와 함께 떠났던 자동차부 합숙때 그녀에게 말했듯이, 그녀와 보낸 시간은 1분 1초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두번다시 없는, 그런 너무나도 찬란하고 고귀했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녀가 다시 와준다면 내 삶이 그때로 돌아갈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 그리고 그 기대가 모이면 언젠가 와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일 뿐이다.
처음 그때처럼. 갑작스럽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후우, 사실 이래봤자 달라질 건 없다는건 잘 안다. 여태까지의 3650여일의 경험이 그걸 증명해 주니까. 일단은 출근해야 한다. 안그러면 치히로 선배가 걱정할 것이다. 또 미안하게 굴 수는 없지.


* * * * *


휠윈드에서의 일은 여태까지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오늘은 오전에 2대의 바이크를 수리했고("오전 내내 2대라니… 요즘 경기가 어렵긴 어렵네…") 해가 가장 높이 떠 있을 때 즈음 치히로 선배는 나를 붙잡고 얘기 좀 하자고 했다.


-오늘 오후에 바이크 석 대가 들어올 것 같아. 대충 전화로 듣기엔 고만고만한 문제들일거 같으니까 좀 맡아줘.

-참 내 선배. 웬만하면 우리도 조수좀 들입시다, 예? 아니 막말루다가 경력 10년차 정비공이 고만고만한 것들 맡는게 말이 되우?

-어쭈… 안그래도 쪼들리는데 비정규직으로 전환해줄까?

-죄송합니다.(--)(__)

-…후후.


치히로 선배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멋진 선배다. 내가 아직도 선배 두글자를 안 떼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멋있으니까. 당차고, 자신감에 넘치고, 아직도 귀여운 바이크라면 사족을 못쓰니까. "한결"같으니까…

나와는 너무 대비되는 모습이다. 아직도 팔딱팔딱 살아숨쉬는 꿈을 부여잡은채 하루하루를 즐거움과 행복 속에 살아가는 선배. 그에 비해 베르단디가 없어진 후 바이크를 좋아하는것도 예전만 못해진 나.

선배는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다독여줬다. 베르단디가 내 곁을 떠났다는걸 처음 알았을 때는 그녀를 욕해가면서까지 나를 위로해줬다. 물론 지금이야 내가 그만해달라고 해서 아예 언급 자체를 잘 안하는 편이지만…

아무튼 치히로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는 오후에 볼일이 좀 있다며 가게를 나에게 맡기고는 나갔다. 아무래도 나가는 모양새로 보아하니 폐점시간 즈음해서 올 것 같다.

오랜만에 혼자 있는 시간이 좀 생긴거 같다. 고만고만한 수리들이라 했으니 후딱 끝내고 좀 느긋하게 있고 싶다. 뭐 게임이라도 하던가 TV라도 보던가…

그렇게 여전히 똑같은, 지루한 오후를 보낼 무렵 가게 앞에 나타난 건 근 10년만에 심장이 뛰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




1회까진 썼습니다. 와우. 하루에 두편씩이나 쓰다니.(스스로 대견해 하는중)

거의 즉흥적으로 전개해 나가는거라 좀 매끄럽지도 않을 수 있다는 점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의 연재 귀차니즘을 극복하기 위해서….

아무튼 망작 스멜이 폴폴나는 삼류팬픽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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