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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다-2.버려진 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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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버려진 하인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것인지…
-임재범,「낙인」中



오후에 들어온 바이크들은 정말 고만고만한 것들이었다. 각각 수리하는데 30분정도 걸렸으려나. 엔진쪽에 부품하나 빠진것도 있었고, 핸들 축이 문제인 것도 있었다. 각각 교체만 하면 되었기에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그렇게 무난한 오후를 보내고 있으니 좀 심심했다. 오랜만에 TV라도 좀 볼까.. 하는 생각으로 자리잡고 앉아 TV를 틀었다. 음음, 개그프로라도 볼까…


-여기에 하인 있으시니십니까!!!


뭐냐, 이건… 이런 개그도 웃으라고 짜는건가… 내 참, 요즘 개그맨들은 날로먹으려는게 너무 강하다니까. 유명 프로에만 나오면 대충 묻어가도 된다 이건가…


-하인은 없는것이니십니까!!!


…응? 가만있어보자. TV에 있는 개그맨 입모양과 소리가 매치되지 않는다. 어라?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TV에서 나온 소리같지가 않다. 화면 왼쪽 구석탱이에 음소거라고 또렷하게 글자가 써있는걸 봐선…

……그렇다면 이건… 이건…!!


-헉,헉, 하…하인 여기 있습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머쉬너즈들이었다. 하하, 인간 언어에 서투른건 여전하군. 무지 오래간만이다. 그래, 아주 오랜만이야… 처음 본게 휠윈드에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니까… 한 10년은 더 넘었구나. 하하.


-아주 살짝만 세계축을 틀어보아도, 인류가 인식하지 못하는 종족들로 가득 차 있죠.


번개같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한마디. 이게… 어디서 들었더라? 베르단디가 했던 말인가? 아, 그래. 맞는거 같다. 그리고 그다음에 나도 뭔가 깨달은거 같았는데… 그게…


-뭘 하고 있는것이더냐.

-네, 네?! 아 저, 그…

-저번과 마찬가지다로. 체인이 좀 벗어났으니 고쳐주셨으면 합니까?


큭큭. 서투른 인간어가 굉장히 귀엽다. 오랜만에 보는거기도 하니, 어디 솜씨좀 발휘해 볼까.


-아, 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상급하인, 베르단디 님은 어디 계신가.


…머쉬너즈들은 베르단디와 친하지. 하지만 신족이 아닌 이상 베르단디에 대한 자세한건 모르는건가. 하긴 내가 뭐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그래도 의외의 상대로부터 기습을 당하니 좀 많이 쓰라리군. 제기랄… 이 빌어먹을 심장은 10년이 지나도 그 4글자에 너무 민감하다. 도대체 얼마나 지나야 좀 무뎌질까? 세상 사람들은 대충 몇개월이면 담담해지는거 같더만. 왜 나는 아직도 이리 아픈건지.


-…떠났어.

-제대로 수행을 못한것인것인건가. 다시 하급하인으로 낮춰야하습겠니다.

-마음대로 해… 자, 해체한다.


제대로 수행을 못했다라… 하하… 그럴수도. 아니, 그런가? 내가 잘못해서 떠난건가? 그녀가 잘못해서 떠난건가? 그것도 아니면 제 3자가 잘못했었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머리가 거부한다. 누가 잘못해서 떠난 것인지 따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녀가 떠났다는걸 인식하는것 자체를 거부하는것 같다. 그녀가 떠난 후 줄곧 그랬다. 그냥 떠난 사건 그 자체를 떠올리는게 싫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저녁 노을마냥 점점 마음에 번져나가 결국엔 그녀와 관련된 모든 것을 떠올리는걸 싫어했다.

그러고보니 머쉬너즈들도 결국 그녀와 이어져 있다. 그런데도 오랜만에 즐겁게 수리하는 나는 뭘까… 그냥 오랜만에 얘네들을 본게 기쁜거일까? 아니면 마음 한구석에선 베르단디와 연결된 것이라면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붙잡고 싶은걸까?


-또 남의 속 보면서 멍때린다.

-하하; 미안미안…

-별로 즐거워 보이지는 않는다처럼 보인다. 그때랑은 다르게 멍합니까?


얘는 뭐 기계 주제에 사람 마음을 이리 잘 아냐…


-응, 별로 기분이 좋은건 아니야. 그러니까 좀 조용히 해라.

-하인주제에 함부로 말하십니십다.

-예~예~


에휴… 말을 말자.


-실은 다른 차원을 여행하던 중에 울드님께서 이걸 너에게 전해달라고 하시다.

-…?!!!!


뭐?! 울드? 진짜? 진짜 울드라고 한거야?


-어,어,우,울드… 울드… 울드라고? 진짜 울드를 본거야? 니가 천상계를 간거냐고? 대답해봐? 응? 울드가 뭐래 그래서? 얼른-


-아 하인이 말이 너무많으니십니다. 좀 조용히 하시렵니까?

-…;; 미안.

-어서 봐라. 사실 이런 체인은 머쉬니즈 쪽 정비공이 더 낫다.


그러면서 그 머쉬니즈는 나에게 서찰 비스무리한걸 전해줬다.
다급한 마음에 쥐고 있던 공구는 대충 한구석에 던져버렸다. 울드의 서찰이라.. 10년동안 아무말도 없던 울드는 왜 갑자기 지금에서야 서찰을 보낸걸까? 언제든지 마음만 먹었으면 올 수 있으면서, 왜 굳이 다른 이를 통해 서찰을 보낸걸까? 혹시 베르단디에 대해 뭔가 얘기가 있을까?

한편으로는 진짜 아주 잊혀진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가 되기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하, 어쩌면 베르단디에 대해 10년만에 뭔가를 알게 될 수도 있겠다. 드디어, 드디어 베르단디에 대해 뭔가를…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도…




------------------------



이틀째 연재중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어떻게 이번편까지 베르단디가 떠난 후의 케이이치 모습을

좀 그려보고자 했는데 잘 그려졌나 모르겠네요

아무튼 내일쯤에 또 업뎃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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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님의 댓글

박현우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만에 다른사람 글을 읽는군요<출간된거 빼고 ㅇㅅㅇ>
흐응....글의 분량이 좀 짧은 편이긴 하지만...그리 나쁘진 않고....
1화부터 문제는 대화체부분
요게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한데 뭐랄까 만화책 보는느낌이랄까
...소설과 만화의 경계선에 서있는 작품이로군요
다만 그림이 없을뿐이죠 ㅇㅅㅇ;
좀더 서술체를 연구하셔야 할것같으므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추천드리옵니다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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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iot님의 댓글

HELLio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우님//조언 감사합니다 ㅎㅎ 잘쓰도록 노력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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