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HAZARD - Another Survivor : 지옥의 외인들(지옥의 사람들 5화)&질 발렌타인-
페이지 정보
본문
미토와 조이스 에이딘, 예멜의 조카 픽시가 계단을 타고 3층 휴게실로 움직였다. 바깥에 있을 때는 경황이 없어 몰랐지만 모두들 한기를 느끼고 몸을 덜덜 떨고 있었던 것이다. 미토가 경계를 풀고 들고 있던 검을 집어 넣었다. 미토는 특유의 발달한 오감 덕택에 적들[좀비들]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굳게 닫혀진 숙소들의 문들을 일일히 살피던 미토가 말했다.
"다행히 문제는 없군요. 가끔 귀곡성이 들리긴 하지만..."
"그렇네요."
조이스는 미토가 귀를 댄 곳에 덩달아 귀를 대며 맞장구를 쳤다. 그녀와 그를 따라 픽시도 긴장한 얼굴을 하고 귀를 대 보았다. 3인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은 과장스러울 정도로 코믹스러웠다. 미토는 제3자가 자신들을 본다면 B급 코믹영화를 보듯 실컷 웃을것이라고 생각하곤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어쩄든 쉽시다."
"딱 3분."
끄덕끄덕.
조이스와 픽시의 동의에 미토는 긴장을 풀고 어깨에 매어놓았던 카타나를 풀고 옆에 내려놓았다. 조이스도 어지럽혀진 탁자와 의자를 바로 세운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미토처럼 경계를 풀지는 않고 날카로운 매의 눈을 빛내며 권총을 손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그의 눈을 잠시 쳐다보던 픽시는 미토의 뒤로 돌아가 그녀의 가죽옷의 팔을 꽉 잡았다.
'날 경계하는 것인가?'
조이스는 쓴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분명 좀비가 되버린 그 소년을 죽여서 그런 것이리라. 조이스는 픽시가 숨어버린 이유에 생각이 미치자 밀려오는 죄책감같은 것을 부여잡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바보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가요?"
"네?"
미토의 한심하다는듯 혀를 끌끌 차는 어투에 조이스는 바보같은 얼굴을 지은채 반문했다. 미토는 말을 계속 이었다.
"당신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죽은 사람은 죽은 것. 죽은 것이 움직여도 된다는 사실이 성경에 실려 있기라도 하나요?"
".....예에?"
이 여자 지금 무슨 소리를? 조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성경을 모욕하듯 좀비에 대해 질문하는 여자를 어처구니 없다는 눈을 한채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그녀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던 조이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창세기는 물론 성경의 끝장까지 뒤져보아도 시체가 일어서선 안되고, 일어나서도 안된다는 사실이 쓰여 있었다.
"그럼 된거네. 혹시라도 생명체를 죽여서 지옥에 가게 된다면 그렇게 말해요. 하느님께서는 성경에 좀비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쓰여 있었다고..."
"그, 그런..."
이거 신성모독 아니야? 제법 독실한(?)신교가문 출신인 조이스는 더듬거리며 그녀를 살폈다. 미토는 피곤하다는 듯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조이스는 그녀의 흑발과 요염한 눈이 밝게 빛나는 듯한 착각을 느끼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렸다. 픽시와 미토는 갑자기 새빨간 홍당무가 된 조이스를 보고 이상하게 여기고 서로의 얼굴을 살폈다.
'우리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글쎄요.'
라는 대화를 주고 받는 미토와 픽시였다. 그녀들의 묘한 텔레파시(?)를 멍하니 바라보던 조이스는 다시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가토. 미토양! 강장제를 먹은 느낌이군요.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흥. 그럼 앞으로는 그렇게 시무룩한 얼굴을 짓지 말아요. 그렇게 무뚝뚝하고 바보같이 침울하니까 픽시가 도망가버린 것이지않아요? 안 그래 픽시?"
끄덕끄덕.
뭐야. 그런 것이였나? 난 그런 것도 모르고...조이스는 콧등을 비비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번에는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고 픽시는 유순한 두눈을 깜빡여 보이다가 따라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아가씨 아까 막말할때는 매섭더니. 알고보니 수줍음대마왕이었잖아? 짧은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미토 뒤로 숨어버리는 픽시를 보며 조이스가 실실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끔 그런 멍청이같은 실없는 웃음은 짓지 마시길."
"네? 뭐라고요?"
"아뇨. 아무것도."
"............"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미토와 조이스는 서로의 얼굴을 약 1분간 빤히 쳐다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왜일까? 두 사람의 얼굴은 토마토보다 더 빨갛게 익어 있었다. 미토는 갑자기 밀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에 속으로 짜증을 내며 카타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검을 연마하고, 약국을 개업했을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내가 미친 것인가? 이 검...진짜로 피를 머금으면 사람을 흥분시키게 만든다더니...'
미토는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얼굴에 밀려오는 화끈함의 원인을 저주받은 신검(?)탓으로 돌리며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조이스 또한 얼굴의 화끈거림을 잠을 덜 자서 그런 것이라며 수면 탓으로 돌린 뒤 장전이 완료되어 갑자기 괴물들이 튀어나와도 문제없이 작동될 권총에 애꿎은 화풀이[이런 젠장! 총에 먼지가!!]를 내며 딴청을 피웠다. 두 어른남녀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보고 픽시는 어린아이 답지 않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눈은 흡사 고양이가 먹잇감을 노리는 것과 비슷했다.
'호오~그런 것이었군!'
어른들은 자신들조차 잘 모르는 정신세계를 이미 파악한 고양이 소녀(?)는 묘한 웃음을 흘리며 바닥에 내려놓은 탄박스를 들었다.
"이제 가죠. 언니."
"아....응!"
"그, 그럽시다."
어른 남녀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헐레벌떡 일어나 주위에 내려놓은 탄환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미토는 여전히 얼굴을 토마토처럼 붉히고는 카타나를 허리춤에 매며 정신없이 움직였다.
'내 정신좀 봐! 등에 매는 것을 깜빡했네...'
정말로 혼이 빠져나간듯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벌이는 미토였다.
미토일행이 3층을 벗어나고 2층 계단에 도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픽시가 조이스가 들겠다는 산탄상자를 기어코 들겠다며 악바리 정신으로 낑낑거리다 계단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뜨려 탄환들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이리저리 굴러 다니던 산탄들을 박스에 집어넣으며 조이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좀 더 가벼운 것을 줄테니까 이걸 들으렴."
급하게 빼낼 수 있게 매어둔 산탄들과, 권총탄들이 묶여 있는 백팩을 그녀의 허리춤에 묶어주며 조이스가 말했다. 픽시는 고개를 끄덕이곤 '움직이지 마'라며 말한 뒤 허리에 백팩을 묶어주는 조이스를 쳐다보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픽시는 앗!하고 소리를 치며 미토와 조이스를 불렀다. 두 사람은 의아해하며 소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소녀가 가리킨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놀라워했다.
"저기요 저기! 저기 옷가게 있는 곳이요!"
"맙소사!! 우리 말고도 또 다른 생존자가 있기는 했군요!!"
"엇!! 저 사람은?!"
미토와 픽시가 놀라움에 탄식하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유리창을 뚫고 튀어나온 여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파란색의 꽉 끼는 옷차림에 짧은 반바지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에는 매끈한 검은색 동체를 자랑하는 M4A1 자동소총이 멜빵에 매달려 있었고, 왼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다. 조이스는 여자가 권총으로 자신을 뒤쫓아온 불에 타는 좀비들을 쓰러트리는 장면을 보고 반가운 듯 소리를 쳤다.
"이봐요! 여기!! 여기라고요!!"
"조이스! 아는 사람인가요?"
조이스가 기쁜 듯 소리를 치며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휘휘 저었다. 미토는 의아한 얼굴이 되어 조이스를 쳐다보았다. 픽시도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조이스는 입에서 침을 기관총처럼 퍼부으며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그럼요 물론이죠! 저 사람은 바로.."
"앗! 저 언니. 위험해욧!"
조이스가 당연하다는 듯 그녀를 소개하려는 찰나 픽시가 다시 손가락을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었다. 미토와 조이스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픽시가 가리킨 곳을 향했다. 여자는 펜스 대용으로 길을 가로 막고 있던 쓰레기통을 넘어 옷가게를 지나, 골목길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았다. 길가에 몰려 있던 그것들이 귀곡성을 지르며 느릿느릿 팔을 휘두르며 질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숫자는 최소 10명은 되는 듯 했다. 여자는 당황하여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젠장!! 빨리 도망가요!! 멈추면 안되요!!"
조이스가 안달이 되어 소리를 질렀지만 여성의 귀에는 귀곡성만이 들릴 뿐 조이스의 목소리는 귀곡성에 파묻혀 들리지 않았다. 아니 뒤쪽 2블럭 거리만큼 떨어진 호텔에서 미토 일행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도와주러 가야되요!"
스르릉
미토가 결의를 다짐하고 검을 뽑자 조이스는 검집을 꽉 잡고 안된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저 먼 두블럭 거리까지 나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고, 그녀 혼자 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했기 때문이다.
"포기해요."
"하지만!"
"....저 여자는 분명 살아남을 겁니다..."
조이스가 미토의 어깨를 부여잡고 잔뜩 굳은 얼굴이 된채 입을 열었다. 미토는 자신도 모르게 검을 내려놓고 창밖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갑자기 픽시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어 다시 손가락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앗! 도망쳤어요! 도망쳤다고요!"
"!!!"
"하하하!! 역시!"
미토는 픽시가 가리킨 곳을 보고 놀라워했고, 조이스는 너털 웃음을 짓고 여자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미토는 조이스의 미소 지은 얼굴을 보고 갑자기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동했는지 저 여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여자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자신의 뒤에 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으로 문을 부딪치며 필사적으로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늘의 도우심이었을까? 그녀가 두어번 부딪쳐보던 문이 쾅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녀는 열린 길을 따라 그대로 달렸고, 좀비들은 울부짖으며 열심히 그녀를 쫓았지만 이미 그녀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뒤였다. 그녀의 아슬아슬한 도피행각(?) 끝까지 지켜본 미토가 기뻐하는 조이스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죠?"
"후훗."
"빨리 알려줘요!"
미토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무섭게 뜨고 이를 빠드득 갈았다. 조이스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이곤 픽시를 한번 쳐다본 뒤 걱정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픽시는 미토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조이스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빨리 알려주라니깐요! 그런 바보같은 웃음 짓지 말고!!"
"아, 알았으니까. 멱살 그만 잡아요."
조이스의 부탁에 미토는 문득 자신이 저지른 일을 꺠닫고 탄식을 토해냈다. 본인도 몰랐다는듯 당황한 얼굴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이스는 뭔가를 숨기는 듯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입을 열었다.
"혹시 미토양은 S.T.A.R.S.에 대해서 아십니까?"
"스타스?"
미토는 처음 듣는 영어에 호기심을 잔뜩 드러내며 빨리 설명하라며 조이스에게 무언의 협박을 가했고, 조이스는 여전히 심술궂고 이상야릇한[미토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다.]미소를 짓고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특수 재난에 대비해 창설된 특수경찰들이에요. 방금 그 여자는 그들중 하나죠."
"스타스 맴버라고요?"
"That's right!"
조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하하 웃음을 지었다. 그는 여성이 사라진 뒤 느릿느릿 움직이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좀비들을 창밖으로 쳐다보며 가운데 손가락을 바깥에 치켜세웠다. 그는 속으로 좀비들에게 고소하게 엿이나 먹으라며 조롱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좀비들은 우우우우. 괴곡성을 멈추지 않고 흐느적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질. 질 발렌타인이에요."
저에게 이 모든 사태를 미리 알려준 사람이죠.
쨍그랑~
한 여자가 불에 타오르는 상점의 유리창을 깨뜨리며 몸을 날렸다. 그녀는 오랜 경찰 생활을 통해 익힌 자신만의 낙법노하우를 선보이며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반대로 화염과 깨진 유리조각에 휩싸인 길가의 좀비들은 불속으로 쫓겨나듯 쓰러지거나, 자동차 유리창에 박히며 쓰러졌다. 여성은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눈동자를 치켜세우며 좀비들을 바라보았다.
"우으으으으으으으..."
좀비들중 하나가 기괴한 소음을 내며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자 질은 좀비의 목을 잡은 뒤 재빨리 그것의 뒤로 움직였다. 그것의 머리와 목을 다시 한번 세게 움켜잡은 뒤 그대로 돌려버렸다. 좀비가 들은 먹잇감의 욕설은 생애 마지막이 될 것이다.
"꺼져."
빡. 우드드득
좀비는 이유도 모른채, 아니. 아무런 고통도, 자각도 없이 몸이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뒤늦게 동료를 죽이고 저멀리 걸어가는 그녀를 발견한 좀비들은 온몸이 불에 타오르던, 유리조각에 갈기갈기 찢어지던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흔들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훗."
여성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비웃음을 토한 뒤 허리춤에 매여진 홀스터[권총집]에서 작고 익숙한 무기를 꺼냈다. M92F 베레타 커스텀이었다. 총신은 검은색과, 붉은색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어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총구는 노란불꽃을 사정없이 토하며 자비심을 저멀리 날려버렸다.
"우으으으.."
철푸덕.
좀비들은 허무하게 쓰러졌다. 질은 저멀리 보이는 쓰레기통으로 달려갔고, 바닥에 누워 죽은 줄 알았던 시체가 느릿느릿 기어오며 질의 발을 한입이라도 물어 뜯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질은 카우보이들이 입는 장화발로 좀비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발로 뻥 차버렸다.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싱싱하고 진한 혈향과 함께 피가 푸른색 반팔을 적셨지만 무시하고 쓰레기통을 뛰어 넘었다.
"우으으으.."
"으어어어..."
"젠장!"
질은 쓰레기통을 넘자마자 무섭게 다가오는 좀비들을 바라보고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바로 앞 벽에 굳게 닫혀진 철문을 목격하였고, 좀비들을 흥분시키지 않기 위해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여차하면 어깨에 매고 있는 자동소총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마음 먹었다. 물론 이 많은 숫자들 앞에서는 자동소총도 어림없지만 말이다. 질은 두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며 문에 필사적으로 몸을 부딪쳤다.
쿵 -쿵 쿵
"열려! 열리란 말이야!!"
난 이대로 죽기 싫어!! 질이 절박하게 속으로 외쳤고 좀비들은 기쁘다는 듯 귀곡성을 뒤에서 지른다. 질은 팔에 느껴지는 아픔을 꾹 참으며 문에 몸을 갖다댔다. 그녀의 간곡한 소망이 통했을까? 문이 거친 쇳소리를 내며 열렸다. 질은 기뻐하며 어두운 골목길로 내달렸다. 간간히 꺠진 유리창 사이사이로 튀어나온 썩어가는 시체들의 손이 그녀들을 잡고 놓지 않으려 했지만 질은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난 아직 죽을 수 없단 말이다!!!"
질은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으며 미친 듯 달렸다.
------------------------------------------------------------------------
굳게 닫혀진 숙소들의 문들을 일일히 살피던 미토가 말했다.
"다행히 문제는 없군요. 가끔 귀곡성이 들리긴 하지만..."
"그렇네요."
조이스는 미토가 귀를 댄 곳에 덩달아 귀를 대며 맞장구를 쳤다. 그녀와 그를 따라 픽시도 긴장한 얼굴을 하고 귀를 대 보았다. 3인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은 과장스러울 정도로 코믹스러웠다. 미토는 제3자가 자신들을 본다면 B급 코믹영화를 보듯 실컷 웃을것이라고 생각하곤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어쩄든 쉽시다."
"딱 3분."
끄덕끄덕.
조이스와 픽시의 동의에 미토는 긴장을 풀고 어깨에 매어놓았던 카타나를 풀고 옆에 내려놓았다. 조이스도 어지럽혀진 탁자와 의자를 바로 세운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미토처럼 경계를 풀지는 않고 날카로운 매의 눈을 빛내며 권총을 손에서 떼어놓지 않았다. 그의 눈을 잠시 쳐다보던 픽시는 미토의 뒤로 돌아가 그녀의 가죽옷의 팔을 꽉 잡았다.
'날 경계하는 것인가?'
조이스는 쓴 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분명 좀비가 되버린 그 소년을 죽여서 그런 것이리라. 조이스는 픽시가 숨어버린 이유에 생각이 미치자 밀려오는 죄책감같은 것을 부여잡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바보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가요?"
"네?"
미토의 한심하다는듯 혀를 끌끌 차는 어투에 조이스는 바보같은 얼굴을 지은채 반문했다. 미토는 말을 계속 이었다.
"당신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죽은 사람은 죽은 것. 죽은 것이 움직여도 된다는 사실이 성경에 실려 있기라도 하나요?"
".....예에?"
이 여자 지금 무슨 소리를? 조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성경을 모욕하듯 좀비에 대해 질문하는 여자를 어처구니 없다는 눈을 한채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그녀의 말을 곰곰히 생각하던 조이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창세기는 물론 성경의 끝장까지 뒤져보아도 시체가 일어서선 안되고, 일어나서도 안된다는 사실이 쓰여 있었다.
"그럼 된거네. 혹시라도 생명체를 죽여서 지옥에 가게 된다면 그렇게 말해요. 하느님께서는 성경에 좀비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쓰여 있었다고..."
"그, 그런..."
이거 신성모독 아니야? 제법 독실한(?)신교가문 출신인 조이스는 더듬거리며 그녀를 살폈다. 미토는 피곤하다는 듯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조이스는 그녀의 흑발과 요염한 눈이 밝게 빛나는 듯한 착각을 느끼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돌렸다. 픽시와 미토는 갑자기 새빨간 홍당무가 된 조이스를 보고 이상하게 여기고 서로의 얼굴을 살폈다.
'우리 얼굴에 뭐라도 묻었니?'
'글쎄요.'
라는 대화를 주고 받는 미토와 픽시였다. 그녀들의 묘한 텔레파시(?)를 멍하니 바라보던 조이스는 다시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가토. 미토양! 강장제를 먹은 느낌이군요.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흥. 그럼 앞으로는 그렇게 시무룩한 얼굴을 짓지 말아요. 그렇게 무뚝뚝하고 바보같이 침울하니까 픽시가 도망가버린 것이지않아요? 안 그래 픽시?"
끄덕끄덕.
뭐야. 그런 것이였나? 난 그런 것도 모르고...조이스는 콧등을 비비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번에는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고 픽시는 유순한 두눈을 깜빡여 보이다가 따라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아가씨 아까 막말할때는 매섭더니. 알고보니 수줍음대마왕이었잖아? 짧은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미토 뒤로 숨어버리는 픽시를 보며 조이스가 실실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끔 그런 멍청이같은 실없는 웃음은 짓지 마시길."
"네? 뭐라고요?"
"아뇨. 아무것도."
"............"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미토와 조이스는 서로의 얼굴을 약 1분간 빤히 쳐다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왜일까? 두 사람의 얼굴은 토마토보다 더 빨갛게 익어 있었다. 미토는 갑자기 밀려오는 심장의 고동소리에 속으로 짜증을 내며 카타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검을 연마하고, 약국을 개업했을 때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내가 미친 것인가? 이 검...진짜로 피를 머금으면 사람을 흥분시키게 만든다더니...'
미토는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얼굴에 밀려오는 화끈함의 원인을 저주받은 신검(?)탓으로 돌리며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조이스 또한 얼굴의 화끈거림을 잠을 덜 자서 그런 것이라며 수면 탓으로 돌린 뒤 장전이 완료되어 갑자기 괴물들이 튀어나와도 문제없이 작동될 권총에 애꿎은 화풀이[이런 젠장! 총에 먼지가!!]를 내며 딴청을 피웠다. 두 어른남녀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보고 픽시는 어린아이 답지 않게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눈은 흡사 고양이가 먹잇감을 노리는 것과 비슷했다.
'호오~그런 것이었군!'
어른들은 자신들조차 잘 모르는 정신세계를 이미 파악한 고양이 소녀(?)는 묘한 웃음을 흘리며 바닥에 내려놓은 탄박스를 들었다.
"이제 가죠. 언니."
"아....응!"
"그, 그럽시다."
어른 남녀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헐레벌떡 일어나 주위에 내려놓은 탄환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미토는 여전히 얼굴을 토마토처럼 붉히고는 카타나를 허리춤에 매며 정신없이 움직였다.
'내 정신좀 봐! 등에 매는 것을 깜빡했네...'
정말로 혼이 빠져나간듯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벌이는 미토였다.
미토일행이 3층을 벗어나고 2층 계단에 도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픽시가 조이스가 들겠다는 산탄상자를 기어코 들겠다며 악바리 정신으로 낑낑거리다 계단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뜨려 탄환들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이리저리 굴러 다니던 산탄들을 박스에 집어넣으며 조이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좀 더 가벼운 것을 줄테니까 이걸 들으렴."
급하게 빼낼 수 있게 매어둔 산탄들과, 권총탄들이 묶여 있는 백팩을 그녀의 허리춤에 묶어주며 조이스가 말했다. 픽시는 고개를 끄덕이곤 '움직이지 마'라며 말한 뒤 허리에 백팩을 묶어주는 조이스를 쳐다보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픽시는 앗!하고 소리를 치며 미토와 조이스를 불렀다. 두 사람은 의아해하며 소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은 소녀가 가리킨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놀라워했다.
"저기요 저기! 저기 옷가게 있는 곳이요!"
"맙소사!! 우리 말고도 또 다른 생존자가 있기는 했군요!!"
"엇!! 저 사람은?!"
미토와 픽시가 놀라움에 탄식하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유리창을 뚫고 튀어나온 여성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파란색의 꽉 끼는 옷차림에 짧은 반바지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에는 매끈한 검은색 동체를 자랑하는 M4A1 자동소총이 멜빵에 매달려 있었고, 왼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다. 조이스는 여자가 권총으로 자신을 뒤쫓아온 불에 타는 좀비들을 쓰러트리는 장면을 보고 반가운 듯 소리를 쳤다.
"이봐요! 여기!! 여기라고요!!"
"조이스! 아는 사람인가요?"
조이스가 기쁜 듯 소리를 치며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휘휘 저었다. 미토는 의아한 얼굴이 되어 조이스를 쳐다보았다. 픽시도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조이스는 입에서 침을 기관총처럼 퍼부으며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었다.
"그럼요 물론이죠! 저 사람은 바로.."
"앗! 저 언니. 위험해욧!"
조이스가 당연하다는 듯 그녀를 소개하려는 찰나 픽시가 다시 손가락을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었다. 미토와 조이스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픽시가 가리킨 곳을 향했다. 여자는 펜스 대용으로 길을 가로 막고 있던 쓰레기통을 넘어 옷가게를 지나, 골목길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았다. 길가에 몰려 있던 그것들이 귀곡성을 지르며 느릿느릿 팔을 휘두르며 질에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숫자는 최소 10명은 되는 듯 했다. 여자는 당황하여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젠장!! 빨리 도망가요!! 멈추면 안되요!!"
조이스가 안달이 되어 소리를 질렀지만 여성의 귀에는 귀곡성만이 들릴 뿐 조이스의 목소리는 귀곡성에 파묻혀 들리지 않았다. 아니 뒤쪽 2블럭 거리만큼 떨어진 호텔에서 미토 일행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도와주러 가야되요!"
스르릉
미토가 결의를 다짐하고 검을 뽑자 조이스는 검집을 꽉 잡고 안된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저 먼 두블럭 거리까지 나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고, 그녀 혼자 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했기 때문이다.
"포기해요."
"하지만!"
"....저 여자는 분명 살아남을 겁니다..."
조이스가 미토의 어깨를 부여잡고 잔뜩 굳은 얼굴이 된채 입을 열었다. 미토는 자신도 모르게 검을 내려놓고 창밖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갑자기 픽시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어 다시 손가락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앗! 도망쳤어요! 도망쳤다고요!"
"!!!"
"하하하!! 역시!"
미토는 픽시가 가리킨 곳을 보고 놀라워했고, 조이스는 너털 웃음을 짓고 여자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미토는 조이스의 미소 지은 얼굴을 보고 갑자기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동했는지 저 여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여자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자신의 뒤에 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으로 문을 부딪치며 필사적으로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늘의 도우심이었을까? 그녀가 두어번 부딪쳐보던 문이 쾅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녀는 열린 길을 따라 그대로 달렸고, 좀비들은 울부짖으며 열심히 그녀를 쫓았지만 이미 그녀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 뒤였다. 그녀의 아슬아슬한 도피행각(?) 끝까지 지켜본 미토가 기뻐하는 조이스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죠?"
"후훗."
"빨리 알려줘요!"
미토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무섭게 뜨고 이를 빠드득 갈았다. 조이스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이곤 픽시를 한번 쳐다본 뒤 걱정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픽시는 미토의 갑작스런 행동에 의아해하며 조이스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빨리 알려주라니깐요! 그런 바보같은 웃음 짓지 말고!!"
"아, 알았으니까. 멱살 그만 잡아요."
조이스의 부탁에 미토는 문득 자신이 저지른 일을 꺠닫고 탄식을 토해냈다. 본인도 몰랐다는듯 당황한 얼굴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이스는 뭔가를 숨기는 듯 재미있다는 미소를 지어 보인 뒤 입을 열었다.
"혹시 미토양은 S.T.A.R.S.에 대해서 아십니까?"
"스타스?"
미토는 처음 듣는 영어에 호기심을 잔뜩 드러내며 빨리 설명하라며 조이스에게 무언의 협박을 가했고, 조이스는 여전히 심술궂고 이상야릇한[미토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다.]미소를 짓고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특수 재난에 대비해 창설된 특수경찰들이에요. 방금 그 여자는 그들중 하나죠."
"스타스 맴버라고요?"
"That's right!"
조이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하하 웃음을 지었다. 그는 여성이 사라진 뒤 느릿느릿 움직이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좀비들을 창밖으로 쳐다보며 가운데 손가락을 바깥에 치켜세웠다. 그는 속으로 좀비들에게 고소하게 엿이나 먹으라며 조롱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좀비들은 우우우우. 괴곡성을 멈추지 않고 흐느적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질. 질 발렌타인이에요."
저에게 이 모든 사태를 미리 알려준 사람이죠.
쨍그랑~
한 여자가 불에 타오르는 상점의 유리창을 깨뜨리며 몸을 날렸다. 그녀는 오랜 경찰 생활을 통해 익힌 자신만의 낙법노하우를 선보이며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반대로 화염과 깨진 유리조각에 휩싸인 길가의 좀비들은 불속으로 쫓겨나듯 쓰러지거나, 자동차 유리창에 박히며 쓰러졌다. 여성은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눈동자를 치켜세우며 좀비들을 바라보았다.
"우으으으으으으으..."
좀비들중 하나가 기괴한 소음을 내며 그녀의 심기를 건드리자 질은 좀비의 목을 잡은 뒤 재빨리 그것의 뒤로 움직였다. 그것의 머리와 목을 다시 한번 세게 움켜잡은 뒤 그대로 돌려버렸다. 좀비가 들은 먹잇감의 욕설은 생애 마지막이 될 것이다.
"꺼져."
빡. 우드드득
좀비는 이유도 모른채, 아니. 아무런 고통도, 자각도 없이 몸이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뒤늦게 동료를 죽이고 저멀리 걸어가는 그녀를 발견한 좀비들은 온몸이 불에 타오르던, 유리조각에 갈기갈기 찢어지던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흔들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훗."
여성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비웃음을 토한 뒤 허리춤에 매여진 홀스터[권총집]에서 작고 익숙한 무기를 꺼냈다. M92F 베레타 커스텀이었다. 총신은 검은색과, 붉은색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어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총구는 노란불꽃을 사정없이 토하며 자비심을 저멀리 날려버렸다.
"우으으으.."
철푸덕.
좀비들은 허무하게 쓰러졌다. 질은 저멀리 보이는 쓰레기통으로 달려갔고, 바닥에 누워 죽은 줄 알았던 시체가 느릿느릿 기어오며 질의 발을 한입이라도 물어 뜯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질은 카우보이들이 입는 장화발로 좀비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발로 뻥 차버렸다.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싱싱하고 진한 혈향과 함께 피가 푸른색 반팔을 적셨지만 무시하고 쓰레기통을 뛰어 넘었다.
"우으으으.."
"으어어어..."
"젠장!"
질은 쓰레기통을 넘자마자 무섭게 다가오는 좀비들을 바라보고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바로 앞 벽에 굳게 닫혀진 철문을 목격하였고, 좀비들을 흥분시키지 않기 위해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여차하면 어깨에 매고 있는 자동소총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마음 먹었다. 물론 이 많은 숫자들 앞에서는 자동소총도 어림없지만 말이다. 질은 두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며 문에 필사적으로 몸을 부딪쳤다.
쿵 -쿵 쿵
"열려! 열리란 말이야!!"
난 이대로 죽기 싫어!! 질이 절박하게 속으로 외쳤고 좀비들은 기쁘다는 듯 귀곡성을 뒤에서 지른다. 질은 팔에 느껴지는 아픔을 꾹 참으며 문에 몸을 갖다댔다. 그녀의 간곡한 소망이 통했을까? 문이 거친 쇳소리를 내며 열렸다. 질은 기뻐하며 어두운 골목길로 내달렸다. 간간히 꺠진 유리창 사이사이로 튀어나온 썩어가는 시체들의 손이 그녀들을 잡고 놓지 않으려 했지만 질은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난 아직 죽을 수 없단 말이다!!!"
질은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독하게 마음을 먹으며 미친 듯 달렸다.
------------------------------------------------------------------------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