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블라디보스톡 해전&아프간의 소용돌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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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38 May 일루젼이 블라디보스토크의 상공을 계속 뺑 돌았다. 군사학에서 대잠초계기라 불리는 이 거대한 기체들은 40분 전 추락한 동료들의 저승행을 밟지 않으려는 듯 끊임없이 빙빙 돌며 고도를 높였다. 이따금씩 기체를 하강해 빠른 가속도를 얻어 내려와 수면 위에 탐지기를 떨어뜨려 적들의 잠수함 전력을 파악했다. 벌써 3번째 탐지였다. 3번의 탐지를 바탕으로 해군은 적들에게 잠수함 전력이 없음을 깨닫고 반격에 나섰다. 일루젼들에 탑재된 대함미사일들의 다발묶음이었다.
투앙~투앙~
경쾌한 기계음과 함께 대함미사일들이 부스터에서 파란 불을 내뿜으며 하강하기 시작했다. 들어있던 모든 미사일들을 투하됐는지 미사일의 양은 서방세계의 이지스함이 몰려온다 해도 방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고기잡이 창처럼 내리꽂히는 미사일들은 보기에도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어디 한번 해보자고! 꼴랴!! 어떻게 됐어?”
“카하하하. 직격!!”
꼴랴라는 애칭으로 불린 병사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연신 하라쇼를 외쳤다. 병사들은 서로 손뼉을 치며 바닷속에 수장되는 우달로이 급들을 보며 좋아라! 했다. 그들이 좋아라 하기 무섭게 RLO의 함선들쪽에서 하얀 연기를 길다랗게 내뿜으며 쏟아져 나왔다.
“기수 틀어!! 급상승!!! 채프&플레어도 뿌리고!!”
침착한 고참의 명령에 모두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일루젼의 조종에 열을 가했다. 자신들의 몸이 허공에 뜨는 듯 한 느낌이 들더니 일루젼은 적들의 대공 미사일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1발 2발....나머지 3발들이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하자 조종사는 기수를 위로 올리고 아까보다 더 심한 급상승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걸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미사일들은 일루젼의 뒤를 바싹 쫓아왔다. 하지만 남은 미사일들의 상대는 채프와 플레어라 불린 빨간 불덩어리들과 은가루들이었다. 미사일들은 초계기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다가 뿌려진 방공망에 목표를 잃고 허우적대다가 자폭했다. 병사들이 살았다는 기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전지역을 이탈하였다.
“쳇. 초계기에 전투기엔진같은 제트엔진을 달면 얼마나 좋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돈도 없는 우리 사정에 무슨 얼어죽을....”
일병의 한숨 섞인 불만에 고참이 욕설을 내뱉으며 지금 주어진 일에나 신경쓰라고 핀잔을 먹였다. 일병은 입이 새부리만큼 튀어나온 상태로 열심히 조종에 신경을 썼다. 고참은 욕설을 섞어 계속 잔소리를 늘여놓았지만 일병의 의견에 동의하는 눈치였다. 아까 그 아슬아슬한 미사일 공격들은 전투기 수준의 기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제없는 공격이었다. 이런 프로펠러로 돌아가는 대형초계기들에게만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고참의 생각에는 상상 반, 진실이 반씩 묘하게 섞여 있기에 함부로 믿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만 확실히 초계기의 미사일 화망으로의 돌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는 사실은 옳았다.
“신경 끄고 기지로 돌아간다. 그리고 재돌입!”
“에엑? 말도 안 돼! 저런 괴물급 군함들을 또 상대하라고?”
“나더러 어쩌라고! 당의 명령인데. 이렇게 블라디보스톡을 빼앗길 순 없다고!”
“쳇.”
모두들 신경질을 내며 작전지역을 거의 이탈했을 쯤. 뒤쪽에서 폭발음이 들려오고 기체를 뒤흔드는 진동이 강렬히 느껴졌다. 뭐야 이거!
“이런!! 8호기가 당했다.”
“뭐야? 여기는 미사일 사정거리 바깥 아니었나?”
“나 참! 저게 무슨 이지스 함이야? 아까 그 괴물급 키로프는 확실히 박살났잖아.”
동료들의 항의 아닌 항의에 오퍼레이터는 고개를 쓱쓱 문지르며 전자맵을 살폈다. 분명히 한 대가 격추된 것이었다. 다른 초계기들도 당황했는지 이리저리 허둥대다 서둘러 작전지역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거리상 카쉬탄 방공망(미사일과 기관포로 형성된 러시아군의 근접방공무기)은 물론 대공미사일이 데미지를 입힐 수 없는 거리였고 높은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혹시 적들의 전투기?
“스텔스기 뜬 것 아냐!”
“다시 한 번 레이더 살펴봐!!”
전 초계기와 그 초계기를 보호하던 미그-31 폭스하운드에 경계령이 떨어졌다. 모두들 필사적으로 레이더를 살피거나 주위를 살피며 적들의 항공기를 찾았지만 아무 곳에도 없었다. 선두를 유지하던 Mig-29 팔컴이 연락을 취했다.
“작전 지역 이탈. 아무래도 눈먼 공대공 미사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하. 나 참 어이가 없어서는...”
고참은 미그기 조종사의 조크 아닌 조크에 허탈한 웃음을 내지르며 고심했다. 정말 미사일이었을까?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수한 병기체계 아니었을까? 고참은 머릿속이 복잡해짐을 느끼며 1분이라도 더 빨리 베이스로 귀환하길 희망했다. 다행히 그들이 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쳇. 무색 레이저의 능력이 조금 떨어지네.”
“.........”
“조금 더 무기를 개량하라고 본국에 연락해!”
“다 보스.”
“그래도 초기 격추가 아니라 중간, 그리고 후기 격추단계에 속하는 고고도 항공기나 인공위성의 격추라? 그리 멀지 않았군.”
슈미는 실소하며 자신의 함에 부착된 조그만 렌즈로 무장한 위협적인 방공무기를 바라보았다. 이것의 위력이면 미국이 추진하는 MD같은 것은 역사 속에 조용히 파묻혀 사라질 것이 뻔했다.
“뭐, 뭐야 방금 그 공격은?”
대잠초계기들이 물러난 직후 RLO의 해군을 때려잡을 3번 타자는 MIG-29와 31로 이뤄진 중대급 규모의 항공전단이었다. 그것들에는 예외랄 것도 없이 위협적인 기운을 풍기는 커다란 대함미사일들이 각각 두발씩 달려 있었다. 그것들의 부스터들은 금방이라도 불을 뿜을 것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공대함 미사일들 모두 초음속 대함 미슬로 러시아의 과학기술이 이룩해낸 냉전의 결정체들이었다. 모스킷, 혹은 썬번이라 불리는 함선의 사신들을 매고 느릿느릿(초계기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전진하던 조종사들은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파괴되는 고속정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아까 그거. 카쉬탄같은 방공무기로 없앤 것 아냐? 주포가 불뿜은 것 아니냐고?”
“AK-130(2연장 주포)은 확실히 아냐. 내가 장담하지.”
“그럼 대체 뭐가? 아악!”
퍼퍼퍼퍼펑.
-아울-2! 아울-2! 응답하라!!
관제탑과 동료들이 무전음으로 의문을 드러내던 병사의 코드네임을 불렀다. 물론 정체불명이라고 어리둥절해하던 조종사가 탑승한 MIG-31 폭스하운드는 이유 없이 폭발해버렸다. 아니 이유 없이 폭발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동료들은 그가 무엇에 당했는지 알 수 없었다.
“젠장! 모두들 기수를 틀고 최대한 기동전진!! 저들이 정체불명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혹시 저거....”
“뭐? 뭔가 생각난 것이라도 있어?”
동료 한명이 무전음으로 무언가 떠올랐는지 연락하자 아울팀의 에이스이자 대장인 크리스토바가 물었다. 동료는 침착하게 말을 하려는 듯 떨리는 숨소리를 내뱉고는 기체의 조종간을 꽉 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방금 터지기 전에 내 눈에 순간 진한 선같은 것이 보였던 것 같아.”
“선?”
“그게 마치. 매우 약한 태양빛? 아니지. 아주 조그만 섬광같았어.”
“레이져 빔?”
“아, 아마도. 확실치는 않아.”
젠장! 크리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세상에 대함미사일을 투하하는 것보다 더 먼 거리에서 레이저 빔을 쏘다니? 이 기술은 아직 미국도 못 가진 고급기술 아니었던가? 도대체 테러리스트라니! 정체가 대체 뭐냐고? 크리스는 정체도 알 수 없는 온갖 신병기들을 탑재한 적들의 기함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기함은 새끼손가락으로 덮어버릴 정도로 작은 크기였지만 그들이 빠른 속도로 기체를 몰수록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커다란 함선에는 3개의 기다란 막대기 같은 것이 특징인 전함의 주포가 달려 있었고 주포 주위에는 네모난 VLS(수직발사기)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제대로 발사나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운 함선이었다. 그것의 크기는 작전 중에 침몰한 적들의 키로프보다 더 크고 웅장했다.
“2차세계대전때 썼다던 아이오와 급이 바로 저것인가?”
“혹시 우리 미국하고 싸우고 있는 것 아냐?”
“어쨌든 저게 기함이다! 무조건 잡아라.”
작전 브리핑에서 보았던 내용을 상기하며 모두들 조종간을 꽉 움켜잡았다. 빨간색 버튼을 한번만 꾹 누르면 이상한 신병기들과 엄청난 양의 미사일로 무장한 적들의 기함은 붉은색 폭발을 일으키며 바닷속으로 빠질 것이다. 지금까지 죽은 붉은 군대와 바다신의 재물이 되기에 딱 알맞은 녀석이었다.
“지금이다 발사!”
“폭스 투~”
“양키 흉내 내지마!”
“다.”
투앙~투캉~푸슈우우우우웅.
편대장의 질책에 양키들처럼 미사일 발사 흉내를 입밖으로 내민 병사는 자중하며 빨간버튼을 꾹 눌렀다. 편대장의 행동에 모두들 버튼을 눌렀고 초음속 대함미사일들은 슈미와 리가 타고 있을 아이오와 급 기함에 쏟아져 내렸다. 2발이면 충분하겠지만 만약을 위해 두 대가 더 끼어들어 총 4발의 미사일들이 음속의 벽을 뚫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너무도 빠른 속도에 대원들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라 가라! 제발 좀 맞아라!!”
퍼퍼퍼퍼펑. 쿠콰콰쾅.
“맞았나?”
편대장이 희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 아이오와급 전함의 주포와 사령탑 쪽으로 날아간 대함미사일들은 아이오와 급에 거의 닿았고 분명히 맞았다고 눈에는 쓰여 있었다. 모두들 맞았다고 생각하고 기체의 기수를 돌려 확인을 하려 했으나.
지이이잉. 파슈슝 콰콰캉
“이런! 아울3!! 당했다.”
“맙소사! 맞은 것 아니었어?”
말도 안 돼! 이 정도 거리에서 날린다면 반드시 맞고 유폭되어야 하는데? 편대장은 경악하며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으로 전진하는 아이오와 급을 살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낮은 전자음같은 것이 들리더니 하얀색 섬광같은 것이 살짝 번쩍였다. 자세히 보지 못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아주 약한 빛의 선이었다. 그러나 이 빛의 선은 아울팀에게 지옥을 선사하고 있었다.
“헉! 레이저 빔이다. 당했어. 아악!”
“아울-5!! 6!! 응답해!!”
“대장!! 레이저 빔이 확실해. 튀자고!!”
“젠장!”
편대장은 의문심이 들었다. 빔 몇 방에 산산조각나버린 자신의 소대원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보며 그는 의문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정말 군대에서 내린 지시가 옳기는 한 것인가? 저들이 그저 평범한 테러리스트들에 불과하다고? 편대장 크리스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아이오와로부터 등을 돌리며 돌아가서 따져야겠다고 맘먹었다. 공군력이 부재했다 뿐이지 RLO의 수준은 현대화된 군대, 아니 그 이상이었다.
“붉은 군대가.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무모하게 움직이다가 적들의 슬라바, 우달로이에 철저히 유린당하는 붉은 군대 소속의 프리깃과 고속정을 보며 크리스가 안타까움이 담긴 비명을 질렀다. 나라를 사랑하는 군인인 그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러시아군이 안타까워 울분을 토했다. 도대체 저들은 누구란?
파쉬이이이이익.
“뭐, 뭐야 이거!”
지지지지지직.
편대장이 경악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이저빔보다 더욱 가느다란 실같은 것이 날아왔고 그것은 편대장이 탄 MIG-31을 갈기갈기 3동강 내버렸다. 편대장은 부하들이 그를 부르는 소리를 희미하게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가 탑승한 콕핏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풍덩.
붉은 군대의 새로운 희생자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워터제트 병기는 문제없네? 이거 우리가 세계최초인가?”
“다. 광학병기보다 더 실용성이 높은 것은 물론. 중거리 방공망까지 가능합니다. 노후화된 슬라바급과 탈취한 슬라바들의 카쉬탄 CIWS대신 이 하이드로 펌프로 대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 예산은 마피아 떨거지들과 나의 재산으로 쓰고.”
“다! 보스.”
[아프가니스탄. 국경부근 절벽지역.]
“헉헉. 후으. 후으.”
입가에 흐르는 침과 이물질을 닦으며 거친 숨을 내쉬는 붉은 머리의 남자. 남자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언가 무거운 것을 잔뜩 집어넣었다는 것이 뚜렷이 보이는 초록색 군장을 한 남자의 붉은 두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남자는 50m가 넘는 커다란 절벽의 웅장함에 감탄하며 몸을 기댔다. 한숨을 길게 내쉬고 몸을 툭툭 털었다. 이제 여기가 종착지 점이었다. 그가 그토록 찾고 헤매던 아주 익숙한 곳이었다.
“인근 주민들의 말이 사실이었군. 러시아군이 파헤치거나, 최근에는 미군이 파헤치는 바람에 결계가 끊어졌다는 것이.”
묠니르. 베르단디일행과 만난 지 얼마 안돼서 잠깐의 작별을 한 조용한 병사. 그는 반쯤 지워진 벽에 새겨진 문장들과 고대어를 살펴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선언한 듯한 문장의 맨 끝부분에는 이 글을 쓴 이들이 어떤 단체의 소속이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었다. 불교의 문장과 반대의 모양을 한. 그래서인지 불교의 사상에 반하는 온갖 악행들을 저지른 단체의 표식이었다.
“네놈이 반갑기는 60년인가? 어쨌든 반백년만에 처음이군. 반갑다. 하켄크로이츠.”
이곳은 마치 나치의 땅이라고 소개라도 돼 있는 듯 한 결계를 끝까지 읽은 묠니르는 몸을 일으켰다. 따가운 햇살과 절벽을 해치고 날아오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자 묠니르는 두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참으로 맑은 하늘이었다. 황사를 제외하곤 너무도 눈부신 자연의 경관에 묠니르는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케이이치님이나 베르단디님께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텐데.”
어떻게 되었을까? 케이이치씨와 여신일행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묠니르는 하루라도 더 빨리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일본에 있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들과 만나서, 즐거운 이야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그가 벌인 해프닝들도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그의 머릿속에 희미한 베르단디의 미소 짓는 얼굴과 케이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늦은 여행의 목적을 하루라도 빨리 완수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젠. 나도 쉬고 싶어.”
묠니르의 붉은 눈이 반짝이며 절벽을 바라보았다. 그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는 어둠이 대기 중인 절벽의 사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모른 채.
“절대 가면 안돼!”
“안나! 그만해요!!”
안나가 두 팔을 벌려 페이오스와 베르단디를 안고 쓸쓸히 서 있는 케이를 가로막고 못 나가게 안간힘을 썼다. 두목이 하면 나도 한다는 꼭두각시 인형 같은 신념 때문에 이반과 인줴도 덩달아 페이오스와 케이를 가로막으며 3중으로 복도에 마족 방어벽을 세웠다.
“다시 말하지만 안나. 실력 행사 들어가기 전에 그만둬요!”
“안나. 비켜. 베르단디는 치료가 필요해.”
페이오스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수식을 계산하며 안나를 쓰러뜨릴 온갖 법술과 마술들을 떠올렸고 케이는 잔뜩 화가 났지만 꾹 참으며 안나를 협박하듯 그녀를 쫓아내려 했다. 그러나 안나는 초조한 얼굴이 되어 두 사람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다.
“젠장! 천계로 간다고 베르단디의 병이 나을 것 같나?”
“....희망을 걸어 볼 거야.”
케이는 절규하듯 눈시울을 붉히며 안나에게 말했다. 안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손을 바짝 들며 케이를 막았다. 절대 못 나가! 안나는 소고집을 피우며 케이를 막았다.
“베르단디가 천계로 돌아가버리면 당신은 평생 베르단디를 못 만나게 될지도 몰라!”
“......못 만나도 상관없어. 베르단디가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병만 치료된다면.”
“내가 반드시, 이 2급 1종 비한정 여신이란 직책을 걸고 구한 다음 케이씨에게 돌려보내겠어요. 그러니까 막지 말아요! 안나!”
페이오스와 케이가 비장한 심정을 담아 말을 하자 안나는 혀를 끌끌 차며 손으로 수식같은 것을 새겼다. 결계를 더욱 강화시켜서 바깥에서 게이트 마법진을 그리던 울드와 스쿨드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울드와 스쿨드가 창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벽을 두드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안나는 못 본 척 무시하였다.
“잘 들어. 케이. 만약 베르단디를 지금 천계로 보내버린다면 넌 평생 불운에 떨며 살게 될 거야. 아니지! 사랑하는 사람과 못 만나서 슬퍼하며 살게 될걸? 네 마음속에서는 지금 베르단디를 보내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좀 더 희망을 가지란 말이야!! 그렇게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치료가 될지도 모른다고!!”
“이제 그만해!!”
“싫다. 못한다! 어리석은 인간! 내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감추려 한다면 네녀석은 평생 내꼴이 될걸? 마약과 정신안정제를 취하며 평생 다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랑의 불구자가 말이야!”
“그만해!!”
“난 안다고. 과거 세레스틴 때도 힘겨웠던 나날을 극복했던 너와 베르단디다. 겨우 베르단디가 이따위 한심스런 행동성 바이러스에 당할 것 같아? 천계는 지금 유그드라실의 방어와 수리는 물론 너와 베르단디를 떼어놓는것까지 모두 계산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그만.”
“못한다! 젠장. 분명 이것의 치료법은 있다. 그것은 나와 인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야!!”
“!!”
“그래. 확률은 낫지만. 그리고 심각한 몇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
“....안나. 말해주시죠? 바이러스를 퍼뜨린 장본인과 단체, 그리고 지금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들. 그리고...”
“당신들이 어떻게 바이러스의 치료법을 알고 있는지도...”
“.............다!”
페이오스는 잔뜩 긴장한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안나를 닦달했고. 안나는 조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결계를 해제해버렸다. 그리고는 영어로 YES와 똑같은 러시아어로 답하였다.
-............
-신님. 아무래도 페이오스와 스쿨드, 울드도 모두 녀석들의 계획에 넘어간 것 같습니다.
-..............
-명령을!
-.......발키리들의 디멘션3로의 파병을 허용한다.
-네!
-------------------------------------------------------------------------
후아아암!!
이제 조금씩 보조주연들의 과거도 살짝 벗겨질 것 같군요!! 후후훗![퍼퍽]
앞으로도 AMG 나만의 스토리 시리즈 많이들 봐주시고!
즐거운 주말들 잘 보내세요.
참고로 이 윗글의 해전부분에서 나온 레이저같은 광학병기와
워터제트방공무기같은 최첨단 병기들은 아직 상용화까지는 안되었습니다.
미국에서 ABL(AirBorne Lasier)라는 MD의 한 일환으로 만들어낸 병기는 있지만
슈미의 RLO만큼 발전한 모델은 아닙니다.[ABL의 경우 3번 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게다가 초기요격(탄두미사일이 발사된 후 상승단계시 격추)만 가능합니다.]
워터제트의 경우 병기까지는 아니고 쇠나 돌을 절단하는 가공에는 쓰이지만 병기의 실용화까지는 성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초음속대함미사일들의 스펙은 현재 러시아군이 세계최강입니다.
[진짜입니다. 썬번이나 모스퀴토같은 녀석들이 즐비한 러시아...덜덜덜!!]
그러니 혼동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봐주시길^^
[속지말자 레이저!! 속지말자 워터젯!! -퍼퍽]
투앙~투앙~
경쾌한 기계음과 함께 대함미사일들이 부스터에서 파란 불을 내뿜으며 하강하기 시작했다. 들어있던 모든 미사일들을 투하됐는지 미사일의 양은 서방세계의 이지스함이 몰려온다 해도 방어가 불가능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고기잡이 창처럼 내리꽂히는 미사일들은 보기에도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어디 한번 해보자고! 꼴랴!! 어떻게 됐어?”
“카하하하. 직격!!”
꼴랴라는 애칭으로 불린 병사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연신 하라쇼를 외쳤다. 병사들은 서로 손뼉을 치며 바닷속에 수장되는 우달로이 급들을 보며 좋아라! 했다. 그들이 좋아라 하기 무섭게 RLO의 함선들쪽에서 하얀 연기를 길다랗게 내뿜으며 쏟아져 나왔다.
“기수 틀어!! 급상승!!! 채프&플레어도 뿌리고!!”
침착한 고참의 명령에 모두들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일루젼의 조종에 열을 가했다. 자신들의 몸이 허공에 뜨는 듯 한 느낌이 들더니 일루젼은 적들의 대공 미사일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1발 2발....나머지 3발들이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오기 시작하자 조종사는 기수를 위로 올리고 아까보다 더 심한 급상승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걸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미사일들은 일루젼의 뒤를 바싹 쫓아왔다. 하지만 남은 미사일들의 상대는 채프와 플레어라 불린 빨간 불덩어리들과 은가루들이었다. 미사일들은 초계기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다가 뿌려진 방공망에 목표를 잃고 허우적대다가 자폭했다. 병사들이 살았다는 기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작전지역을 이탈하였다.
“쳇. 초계기에 전투기엔진같은 제트엔진을 달면 얼마나 좋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돈도 없는 우리 사정에 무슨 얼어죽을....”
일병의 한숨 섞인 불만에 고참이 욕설을 내뱉으며 지금 주어진 일에나 신경쓰라고 핀잔을 먹였다. 일병은 입이 새부리만큼 튀어나온 상태로 열심히 조종에 신경을 썼다. 고참은 욕설을 섞어 계속 잔소리를 늘여놓았지만 일병의 의견에 동의하는 눈치였다. 아까 그 아슬아슬한 미사일 공격들은 전투기 수준의 기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문제없는 공격이었다. 이런 프로펠러로 돌아가는 대형초계기들에게만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고참의 생각에는 상상 반, 진실이 반씩 묘하게 섞여 있기에 함부로 믿기에는 좀 문제가 있지만 확실히 초계기의 미사일 화망으로의 돌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는 사실은 옳았다.
“신경 끄고 기지로 돌아간다. 그리고 재돌입!”
“에엑? 말도 안 돼! 저런 괴물급 군함들을 또 상대하라고?”
“나더러 어쩌라고! 당의 명령인데. 이렇게 블라디보스톡을 빼앗길 순 없다고!”
“쳇.”
모두들 신경질을 내며 작전지역을 거의 이탈했을 쯤. 뒤쪽에서 폭발음이 들려오고 기체를 뒤흔드는 진동이 강렬히 느껴졌다. 뭐야 이거!
“이런!! 8호기가 당했다.”
“뭐야? 여기는 미사일 사정거리 바깥 아니었나?”
“나 참! 저게 무슨 이지스 함이야? 아까 그 괴물급 키로프는 확실히 박살났잖아.”
동료들의 항의 아닌 항의에 오퍼레이터는 고개를 쓱쓱 문지르며 전자맵을 살폈다. 분명히 한 대가 격추된 것이었다. 다른 초계기들도 당황했는지 이리저리 허둥대다 서둘러 작전지역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거리상 카쉬탄 방공망(미사일과 기관포로 형성된 러시아군의 근접방공무기)은 물론 대공미사일이 데미지를 입힐 수 없는 거리였고 높은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혹시 적들의 전투기?
“스텔스기 뜬 것 아냐!”
“다시 한 번 레이더 살펴봐!!”
전 초계기와 그 초계기를 보호하던 미그-31 폭스하운드에 경계령이 떨어졌다. 모두들 필사적으로 레이더를 살피거나 주위를 살피며 적들의 항공기를 찾았지만 아무 곳에도 없었다. 선두를 유지하던 Mig-29 팔컴이 연락을 취했다.
“작전 지역 이탈. 아무래도 눈먼 공대공 미사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하. 나 참 어이가 없어서는...”
고참은 미그기 조종사의 조크 아닌 조크에 허탈한 웃음을 내지르며 고심했다. 정말 미사일이었을까?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수한 병기체계 아니었을까? 고참은 머릿속이 복잡해짐을 느끼며 1분이라도 더 빨리 베이스로 귀환하길 희망했다. 다행히 그들이 기지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쳇. 무색 레이저의 능력이 조금 떨어지네.”
“.........”
“조금 더 무기를 개량하라고 본국에 연락해!”
“다 보스.”
“그래도 초기 격추가 아니라 중간, 그리고 후기 격추단계에 속하는 고고도 항공기나 인공위성의 격추라? 그리 멀지 않았군.”
슈미는 실소하며 자신의 함에 부착된 조그만 렌즈로 무장한 위협적인 방공무기를 바라보았다. 이것의 위력이면 미국이 추진하는 MD같은 것은 역사 속에 조용히 파묻혀 사라질 것이 뻔했다.
“뭐, 뭐야 방금 그 공격은?”
대잠초계기들이 물러난 직후 RLO의 해군을 때려잡을 3번 타자는 MIG-29와 31로 이뤄진 중대급 규모의 항공전단이었다. 그것들에는 예외랄 것도 없이 위협적인 기운을 풍기는 커다란 대함미사일들이 각각 두발씩 달려 있었다. 그것들의 부스터들은 금방이라도 불을 뿜을 것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공대함 미사일들 모두 초음속 대함 미슬로 러시아의 과학기술이 이룩해낸 냉전의 결정체들이었다. 모스킷, 혹은 썬번이라 불리는 함선의 사신들을 매고 느릿느릿(초계기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전진하던 조종사들은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파괴되는 고속정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아까 그거. 카쉬탄같은 방공무기로 없앤 것 아냐? 주포가 불뿜은 것 아니냐고?”
“AK-130(2연장 주포)은 확실히 아냐. 내가 장담하지.”
“그럼 대체 뭐가? 아악!”
퍼퍼퍼퍼펑.
-아울-2! 아울-2! 응답하라!!
관제탑과 동료들이 무전음으로 의문을 드러내던 병사의 코드네임을 불렀다. 물론 정체불명이라고 어리둥절해하던 조종사가 탑승한 MIG-31 폭스하운드는 이유 없이 폭발해버렸다. 아니 이유 없이 폭발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동료들은 그가 무엇에 당했는지 알 수 없었다.
“젠장! 모두들 기수를 틀고 최대한 기동전진!! 저들이 정체불명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혹시 저거....”
“뭐? 뭔가 생각난 것이라도 있어?”
동료 한명이 무전음으로 무언가 떠올랐는지 연락하자 아울팀의 에이스이자 대장인 크리스토바가 물었다. 동료는 침착하게 말을 하려는 듯 떨리는 숨소리를 내뱉고는 기체의 조종간을 꽉 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방금 터지기 전에 내 눈에 순간 진한 선같은 것이 보였던 것 같아.”
“선?”
“그게 마치. 매우 약한 태양빛? 아니지. 아주 조그만 섬광같았어.”
“레이져 빔?”
“아, 아마도. 확실치는 않아.”
젠장! 크리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세상에 대함미사일을 투하하는 것보다 더 먼 거리에서 레이저 빔을 쏘다니? 이 기술은 아직 미국도 못 가진 고급기술 아니었던가? 도대체 테러리스트라니! 정체가 대체 뭐냐고? 크리스는 정체도 알 수 없는 온갖 신병기들을 탑재한 적들의 기함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기함은 새끼손가락으로 덮어버릴 정도로 작은 크기였지만 그들이 빠른 속도로 기체를 몰수록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커다란 함선에는 3개의 기다란 막대기 같은 것이 특징인 전함의 주포가 달려 있었고 주포 주위에는 네모난 VLS(수직발사기)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제대로 발사나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운 함선이었다. 그것의 크기는 작전 중에 침몰한 적들의 키로프보다 더 크고 웅장했다.
“2차세계대전때 썼다던 아이오와 급이 바로 저것인가?”
“혹시 우리 미국하고 싸우고 있는 것 아냐?”
“어쨌든 저게 기함이다! 무조건 잡아라.”
작전 브리핑에서 보았던 내용을 상기하며 모두들 조종간을 꽉 움켜잡았다. 빨간색 버튼을 한번만 꾹 누르면 이상한 신병기들과 엄청난 양의 미사일로 무장한 적들의 기함은 붉은색 폭발을 일으키며 바닷속으로 빠질 것이다. 지금까지 죽은 붉은 군대와 바다신의 재물이 되기에 딱 알맞은 녀석이었다.
“지금이다 발사!”
“폭스 투~”
“양키 흉내 내지마!”
“다.”
투앙~투캉~푸슈우우우우웅.
편대장의 질책에 양키들처럼 미사일 발사 흉내를 입밖으로 내민 병사는 자중하며 빨간버튼을 꾹 눌렀다. 편대장의 행동에 모두들 버튼을 눌렀고 초음속 대함미사일들은 슈미와 리가 타고 있을 아이오와 급 기함에 쏟아져 내렸다. 2발이면 충분하겠지만 만약을 위해 두 대가 더 끼어들어 총 4발의 미사일들이 음속의 벽을 뚫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너무도 빠른 속도에 대원들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가라 가라! 제발 좀 맞아라!!”
퍼퍼퍼퍼펑. 쿠콰콰쾅.
“맞았나?”
편대장이 희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분명 아이오와급 전함의 주포와 사령탑 쪽으로 날아간 대함미사일들은 아이오와 급에 거의 닿았고 분명히 맞았다고 눈에는 쓰여 있었다. 모두들 맞았다고 생각하고 기체의 기수를 돌려 확인을 하려 했으나.
지이이잉. 파슈슝 콰콰캉
“이런! 아울3!! 당했다.”
“맙소사! 맞은 것 아니었어?”
말도 안 돼! 이 정도 거리에서 날린다면 반드시 맞고 유폭되어야 하는데? 편대장은 경악하며 느릿느릿 거북이걸음으로 전진하는 아이오와 급을 살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낮은 전자음같은 것이 들리더니 하얀색 섬광같은 것이 살짝 번쩍였다. 자세히 보지 못하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아주 약한 빛의 선이었다. 그러나 이 빛의 선은 아울팀에게 지옥을 선사하고 있었다.
“헉! 레이저 빔이다. 당했어. 아악!”
“아울-5!! 6!! 응답해!!”
“대장!! 레이저 빔이 확실해. 튀자고!!”
“젠장!”
편대장은 의문심이 들었다. 빔 몇 방에 산산조각나버린 자신의 소대원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보며 그는 의문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정말 군대에서 내린 지시가 옳기는 한 것인가? 저들이 그저 평범한 테러리스트들에 불과하다고? 편대장 크리스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아이오와로부터 등을 돌리며 돌아가서 따져야겠다고 맘먹었다. 공군력이 부재했다 뿐이지 RLO의 수준은 현대화된 군대, 아니 그 이상이었다.
“붉은 군대가.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무모하게 움직이다가 적들의 슬라바, 우달로이에 철저히 유린당하는 붉은 군대 소속의 프리깃과 고속정을 보며 크리스가 안타까움이 담긴 비명을 질렀다. 나라를 사랑하는 군인인 그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러시아군이 안타까워 울분을 토했다. 도대체 저들은 누구란?
파쉬이이이이익.
“뭐, 뭐야 이거!”
지지지지지직.
편대장이 경악이 끝나기가 무섭게 레이저빔보다 더욱 가느다란 실같은 것이 날아왔고 그것은 편대장이 탄 MIG-31을 갈기갈기 3동강 내버렸다. 편대장은 부하들이 그를 부르는 소리를 희미하게 들으며 눈을 감았다. 그가 탑승한 콕핏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이 몸으로 느껴졌다.
풍덩.
붉은 군대의 새로운 희생자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워터제트 병기는 문제없네? 이거 우리가 세계최초인가?”
“다. 광학병기보다 더 실용성이 높은 것은 물론. 중거리 방공망까지 가능합니다. 노후화된 슬라바급과 탈취한 슬라바들의 카쉬탄 CIWS대신 이 하이드로 펌프로 대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도록 해. 예산은 마피아 떨거지들과 나의 재산으로 쓰고.”
“다! 보스.”
[아프가니스탄. 국경부근 절벽지역.]
“헉헉. 후으. 후으.”
입가에 흐르는 침과 이물질을 닦으며 거친 숨을 내쉬는 붉은 머리의 남자. 남자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무언가 무거운 것을 잔뜩 집어넣었다는 것이 뚜렷이 보이는 초록색 군장을 한 남자의 붉은 두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남자는 50m가 넘는 커다란 절벽의 웅장함에 감탄하며 몸을 기댔다. 한숨을 길게 내쉬고 몸을 툭툭 털었다. 이제 여기가 종착지 점이었다. 그가 그토록 찾고 헤매던 아주 익숙한 곳이었다.
“인근 주민들의 말이 사실이었군. 러시아군이 파헤치거나, 최근에는 미군이 파헤치는 바람에 결계가 끊어졌다는 것이.”
묠니르. 베르단디일행과 만난 지 얼마 안돼서 잠깐의 작별을 한 조용한 병사. 그는 반쯤 지워진 벽에 새겨진 문장들과 고대어를 살펴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선언한 듯한 문장의 맨 끝부분에는 이 글을 쓴 이들이 어떤 단체의 소속이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었다. 불교의 문장과 반대의 모양을 한. 그래서인지 불교의 사상에 반하는 온갖 악행들을 저지른 단체의 표식이었다.
“네놈이 반갑기는 60년인가? 어쨌든 반백년만에 처음이군. 반갑다. 하켄크로이츠.”
이곳은 마치 나치의 땅이라고 소개라도 돼 있는 듯 한 결계를 끝까지 읽은 묠니르는 몸을 일으켰다. 따가운 햇살과 절벽을 해치고 날아오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자 묠니르는 두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참으로 맑은 하늘이었다. 황사를 제외하곤 너무도 눈부신 자연의 경관에 묠니르는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케이이치님이나 베르단디님께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텐데.”
어떻게 되었을까? 케이이치씨와 여신일행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묠니르는 하루라도 더 빨리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일본에 있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들과 만나서, 즐거운 이야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그가 벌인 해프닝들도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그의 머릿속에 희미한 베르단디의 미소 짓는 얼굴과 케이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늦은 여행의 목적을 하루라도 빨리 완수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젠. 나도 쉬고 싶어.”
묠니르의 붉은 눈이 반짝이며 절벽을 바라보았다. 그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는 어둠이 대기 중인 절벽의 사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모른 채.
“절대 가면 안돼!”
“안나! 그만해요!!”
안나가 두 팔을 벌려 페이오스와 베르단디를 안고 쓸쓸히 서 있는 케이를 가로막고 못 나가게 안간힘을 썼다. 두목이 하면 나도 한다는 꼭두각시 인형 같은 신념 때문에 이반과 인줴도 덩달아 페이오스와 케이를 가로막으며 3중으로 복도에 마족 방어벽을 세웠다.
“다시 말하지만 안나. 실력 행사 들어가기 전에 그만둬요!”
“안나. 비켜. 베르단디는 치료가 필요해.”
페이오스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수식을 계산하며 안나를 쓰러뜨릴 온갖 법술과 마술들을 떠올렸고 케이는 잔뜩 화가 났지만 꾹 참으며 안나를 협박하듯 그녀를 쫓아내려 했다. 그러나 안나는 초조한 얼굴이 되어 두 사람의 행동을 저지하려 했다.
“젠장! 천계로 간다고 베르단디의 병이 나을 것 같나?”
“....희망을 걸어 볼 거야.”
케이는 절규하듯 눈시울을 붉히며 안나에게 말했다. 안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손을 바짝 들며 케이를 막았다. 절대 못 나가! 안나는 소고집을 피우며 케이를 막았다.
“베르단디가 천계로 돌아가버리면 당신은 평생 베르단디를 못 만나게 될지도 몰라!”
“......못 만나도 상관없어. 베르단디가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병만 치료된다면.”
“내가 반드시, 이 2급 1종 비한정 여신이란 직책을 걸고 구한 다음 케이씨에게 돌려보내겠어요. 그러니까 막지 말아요! 안나!”
페이오스와 케이가 비장한 심정을 담아 말을 하자 안나는 혀를 끌끌 차며 손으로 수식같은 것을 새겼다. 결계를 더욱 강화시켜서 바깥에서 게이트 마법진을 그리던 울드와 스쿨드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울드와 스쿨드가 창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벽을 두드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안나는 못 본 척 무시하였다.
“잘 들어. 케이. 만약 베르단디를 지금 천계로 보내버린다면 넌 평생 불운에 떨며 살게 될 거야. 아니지! 사랑하는 사람과 못 만나서 슬퍼하며 살게 될걸? 네 마음속에서는 지금 베르단디를 보내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좀 더 희망을 가지란 말이야!! 그렇게만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치료가 될지도 모른다고!!”
“이제 그만해!!”
“싫다. 못한다! 어리석은 인간! 내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감추려 한다면 네녀석은 평생 내꼴이 될걸? 마약과 정신안정제를 취하며 평생 다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랑의 불구자가 말이야!”
“그만해!!”
“난 안다고. 과거 세레스틴 때도 힘겨웠던 나날을 극복했던 너와 베르단디다. 겨우 베르단디가 이따위 한심스런 행동성 바이러스에 당할 것 같아? 천계는 지금 유그드라실의 방어와 수리는 물론 너와 베르단디를 떼어놓는것까지 모두 계산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그만.”
“못한다! 젠장. 분명 이것의 치료법은 있다. 그것은 나와 인줴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야!!”
“!!”
“그래. 확률은 낫지만. 그리고 심각한 몇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
“....안나. 말해주시죠? 바이러스를 퍼뜨린 장본인과 단체, 그리고 지금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태들. 그리고...”
“당신들이 어떻게 바이러스의 치료법을 알고 있는지도...”
“.............다!”
페이오스는 잔뜩 긴장한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안나를 닦달했고. 안나는 조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결계를 해제해버렸다. 그리고는 영어로 YES와 똑같은 러시아어로 답하였다.
-............
-신님. 아무래도 페이오스와 스쿨드, 울드도 모두 녀석들의 계획에 넘어간 것 같습니다.
-..............
-명령을!
-.......발키리들의 디멘션3로의 파병을 허용한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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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아암!!
이제 조금씩 보조주연들의 과거도 살짝 벗겨질 것 같군요!! 후후훗![퍼퍽]
앞으로도 AMG 나만의 스토리 시리즈 많이들 봐주시고!
즐거운 주말들 잘 보내세요.
참고로 이 윗글의 해전부분에서 나온 레이저같은 광학병기와
워터제트방공무기같은 최첨단 병기들은 아직 상용화까지는 안되었습니다.
미국에서 ABL(AirBorne Lasier)라는 MD의 한 일환으로 만들어낸 병기는 있지만
슈미의 RLO만큼 발전한 모델은 아닙니다.[ABL의 경우 3번 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게다가 초기요격(탄두미사일이 발사된 후 상승단계시 격추)만 가능합니다.]
워터제트의 경우 병기까지는 아니고 쇠나 돌을 절단하는 가공에는 쓰이지만 병기의 실용화까지는 성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초음속대함미사일들의 스펙은 현재 러시아군이 세계최강입니다.
[진짜입니다. 썬번이나 모스퀴토같은 녀석들이 즐비한 러시아...덜덜덜!!]
그러니 혼동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봐주시길^^
[속지말자 레이저!! 속지말자 워터젯!! -퍼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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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버님의 댓글
가이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워터제트!! 물총입니까. -_-;;; 아무리 집중해서 쏜다고 해도 대기중에서는 그대로 산란 되버릴텐데요? 대공용으로는 확실히 무리라고 봅니다. 레이져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물론 동력문제는 논외. -.-) 게다가 아이오와 같은 무식한 쇳덩어리가 아무리 초음속 대함미사일이래도 겨우 네 방으로 처리될 것 같지는 않군요. 아이오와 같은 걸 잡으려면 고고도에서 벙커 버스터 종류의 무식한 철갑탄으로 탄약고나 주포부분을 직격 시켜 버리는 것이 최고입니다. 대함미사일의 작약량으로는 완파가 불가능하죠. 아이오와라면. -_-;; (초음속 미사일들은 탄두가 티타늄이라면 혹 일부 관통도 되겠지만 그래도 선체가 워낙 크고 단단해서 큰 피해를 내기는 힘들겁니다.) 그리고 Mig-31은 대함 미사일 운용 불가기종^^;;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다보니 쓸데없이 딴지만 건 셈이 됬군요.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