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센다와 스쿨드와 인줴의 생태보고서(1)]
페이지 정보
본문
[케이들이 휠윈드에서 안나들을 만나던 날(어제)]
샌드위치.
목에 걸려 눈물을 쏙 빼게 만든 이 나쁜 장본물. 그것을 가까스로 꾸역꾸역 삼켜낸 인줴는 기침과 가래가 끌어 오르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들고 있던 수화기를 얼굴에 밀착시켰다. 이제 내가 대답해야 할 차례라고 다짐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려는 찰나.
“장난 전화 걸지 마세요! 지금 한참 ‘여전사 쓰즈미야 하루히(??)의 대모험’을 위해 승부를 벌이는데 어떤 녀석이 장난을 치고 난리야! 엉?”
“.......”
지금 여기서 말을 꺼내면 미친놈 취급 받겠지?
“아! 난 모르겠다. 끊는다.”
털썩
결국 인줴는 본의 아니게 울드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다시 전화 걸어야겠군.”
여하튼 서방세계 사람들은 참 급하기 그지없군. 그리고 쓰즈미야 하루히는 대체 뭐지? 일본인 이름 같은데....혁명가라도 되나? 아 그렇군! 방금 그 울드라고 하는 여신은 어떤 유명한 인물의 연설을 듣기 위해서였어! 그렇군. 이제 짐작이 가. 화가 날 만도 하군. 이런 식으로 60년대 상상을 하며 자위하는 인줴였다. 물론 이런 어처구니없는 망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이 디멘션3(인간계)에서 살 때와 지하로 은거한지 약 반세기가 지난 후의 세상이 너무도 달랐던 것도 이유중 하나였다. 그는 지금 일본열도를 휩쓸고 있는 인기몰이 방송물의 주인공 쓰즈미야 하루히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뚜우~뚜우.
“아! 돈 없다.”
다시 전화를 걸기 위해 품속을 뒤지던 인줴의 중얼거림.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돈을 전부 샌드위치, 카레, 스테이크 등 서방 음식을 사 먹는데 투자를 해버렸던 것이다. 덕택에 그는 이 돈 없으면 살 수 없는 일본의 관동지역에서 헤매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빈털터리가 되는 마이너스 효과가 일어났건만 인줴의 표정은 평온하다 못해 멍해보였다.
‘대책이 없군. 말도 안 통하는 곳인데.’
좁은 전화 부스 안에서 약 10분간을 멍하니 생각하던 그는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대책을 강구했다. 물론 대책이랄 것도 없지만. 나온 결론은 간단했다.
“까삐딴을 찾는다.”
“그전에 나가자! 비좁다.”
이런 결론이 세워지고 공중전화 부스를 빠져 나오는 인줴. 그는 이 청명한 가을 날씨가 춥기라도 한 듯 검은색 바바리코트로 몸 전체를 완전 무장시키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옷깃과 검은색 중절모로 두 눈을 빼곤 남자인지, 여자인지, 미인인지, 추인인지 알아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두 눈동자는 오렌지색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검은 장갑까지 끼고 있는 인줴의 모습은 마치 시카고 타입 ‘톰슨 기관총’만 한정 주어진다면 딱 영화 ‘대부’ 속 조연급으로 나오는 알 카포네의 부하들로 섭외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복장 때문에 주위의 시선들이 그를 향했다. 쑥덕거림 또한 물론이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마피아(?) 인줴였다.
“그전에 남은 돈으로 저기 있는 한정판매 양갱을 사야겠군.”
물론 이건 내가 먹을 것이 아니라 그 케이이치라는 사람들을 만나면 가서 전해주는 선물이다. 라고 다짐을 하는 인줴였다. 물론 이 검은색 달콤한 양갱의 최후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참고로 지금 한정 판매 중인 양갱점은 과거 케이들이 바이크를 타며 질주하는 아버님을 잡기 위해 쫓아가는 헤프닝을 벌이다 알게 된 곳으로 그 주위를 서성이면 가끔씩 여신과도 같은 미모를 지닌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줴는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현재]
“헤헤. 성공이라고~! 역시 나다워.”
“그래. 그래~축하한다. 축하해.”
“축하해요.”
뭘 축하한다는 것일까? 아침 밥상에 모인 모두의 시선은 스쿨드 한명에게 쏠려 있었다. 스쿨드가 꺼낸 한마디에 울드는 심드렁하게 턱을 괴고 예의상 말을 내뱉었고 페이오스는 다리를 꼬며 뭘 축하해야하는지 의아해하면서도 무작정 말을 내뱉었다. 케이이치는 머리 위에 ?를 그리며 알쏭달쏭해하고 안나는 잘 먹겠다는 말 한마디 없이 버릇없게 젓가락을 밥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이반은 스쿨드와 똑같이 당당하게 어깨를 쫙 펴고 헛기침을 하고 있었다. 안나에게 자신을 주목하라는 뜻이었다.
“안나님. 제가 이곳에서 신기한 것들을 보았습니다. 아주 굉장히 놀라운 AI이었는뎁쇼. 전쟁용 무기로 사용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그게 마치 뭐랄까! 아무튼 묠니르 상관이 파괴한 그것들을 고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나저나 스쿨드 양은 굉장하더군요. AI들의 아칫(아버지)라고 불러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다. 여자니까 마치(어머니)라고 불러야겠군요.”
이반은 지난밤~새벽에 걸쳐 혼신을 다하고 열혈을 가하고, 베르단디의 특제 홍차를 마시며 사기 북돋우기라는 신공을 써가며 노력한 결과. 못 해도 사흘은 족히 걸릴 것 같던 밤페이군과 시글군의 수리와 상향조정에 성공하였다. 물론 화상과 관절상 때문에 스쿨드의 수제 신소재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움직임은 힘들겠지만 정신을 차렸고 이반과 말싸움(?)을 할 정도로 많이 좋아진 아이들이었다. 이반은 자신과 스쿨드가 이루어낸 결과를 칭찬이라도 받으려는 듯 그녀의 실력과 자신의 불굴을 연신 토했지만 무표정의 안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쟈볼르시쩨(소란 떨지 마세요) 밥이나 잡수시지요들? 스쿨드, 이반! 아침부터 시끄러운 것은 별로 안 좋습니다. 그 뛰어난 기술이고, 그 가열차고 혁명적인 노력이고 다 재껴두고 밥이나 먹죠?”
“쩝. 아 네.”
그녀의 한마디에 이반은 아쉽다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고 밥에 열중했다. 짐작했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스쿨드는 자신의 능력을 소란 떨지 말고 밥이나 처먹으라는 한마디로 비하시켜버린 안나를 보고 얼굴이 기이하게 뒤틀리고 있었다. 스쿨드의 뛰어난 손재주를 무시하는 안나를 보고 페이오스와 울드는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배까지 잡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모습은 여신이란 이미지보단 개그에 미쳐가는 아줌마들이 떠오른다고 케이는 생각했다.
“푸하하하하하하~천하의 스쿨드가! 아이고 웃겨라!!”
“큭. 정말……. 안나도 참! 어린아이는 상대도 안하겠다는 것인가요? 큭큭큭~! 아윽. 너무 웃겨!”
“이익! 웃지 마!! 두 사람!!! 이봐 당신! 이반한테 소란 떨지 말라고 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내 실력까지 구렁텅이로 모는 거야?!”
화 난 스쿨드가 막 따지며 달려드려는 것을 곁에 있던 케이가 말렸다. 스쿨드는 자존심이 상한 얼굴이 되어 어린아이가 할 것 같지 않은 독언을 마구 퍼부었다. 이 근육까지 약과 분노로 차버린 바보, 메롱이다! 진정한 과학과 기술도 모르는 전쟁광 등등. 욕이면서도 욕이 아닌 이상한 단어들을 내뱉었지만 일본어를 잘 모르는 안나는 무시하고 베르단디의 계란말이로 손이 움직였다.
“자자. 이제 그만! 밥상에서 싸우는 것(일방적으로 스쿨드가 소리 지르고, 안나는 무시모드)은 별로 좋지 않아요. 스쿨드도 이제 그만하고 안나도 그런 소리 하면 안 돼요.”
“흥! 메롱이다~!”
케이가 중재하며 나섰지만 스쿨드는 혀를 날름 내밀고 얼굴을 돌려버렸다. 정면에 보이는 안나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먹겠다는 의도였다. 그런 어린아이의 행동에 페이오스와 울드는 더욱 웃음이 커져갔다.
“모두들. 제일 좋아하는 음식 고기찜이 나왔습니다.”
“와아~!”
분위기가 묘하게 험악해진(?)것도 잠시. 베르단디가 장갑 낀 손으로 들고 나온 음식그릇. 아직 김을 모락모락 풍기는 이 음식으로 모두의 눈길이 쏠렸다. 베르단디는 음식을 내려놓고는 케이의 옆에 앉아 커플 냄새를 풍겼다. 케이는 얼굴이 빨개져 베르단디와 미소를 지으며 음식에 열중하였고 안나를 제외한 모두들 닭살, 오리 살을 느끼며 음식을 해치워갔다.
“우와. 이 고기요리. 샤샬리보다 더 맛있어 보이네. 잘먹겠습.......앗 뜨거!!!!!!!!!!!!!!!!!!!!!!!!!”
이반은 자신의 그릇에 배정된 고기찜을 보고 군침을 질질 흘리며 무작정 입에 댔다가 큰 화를 맞이하였다. 뜨거운 고기조각이 입술에 닿자 그는 미친 듯이 방방 날뛰었다. 울부짖으며 뛰는 그 모습은 정말 우스웠다. 모두들 그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고 이반은 높이뛰기 선수라도 된양 비명을 지르며 지붕에 닿을 듯 말듯 날뛰었다.
‘바보.’
“큭큭큭~!”
“하하하하하하.”
“쟈볼르시쩨(소란 떨지 마)”
여전히 심드렁한 어조로 소란 떨지 마란 외국어가 튀어나오지만 안나도 이런 분위기가 싫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베르단디도 입을 가리고 호호 웃음을 지었고 케이도 이런 분위기가 익숙해서인지 외국인들의 장난기 어린 모습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소동이 끝나고 마침내 아침식사가 끝나갈 무렵.
“헉! 큰일 났다. 비상사태다! 적색경보다!!”
“깜짝이야! 왜 그래요? 까삐딴?”
안나의 입에서 튀어나온 놀란 목소리에 그릇들을 치우던 케이들도 화들짝 놀라 이반과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무의식중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이미 약효가 떨어진 다리에 힘이 풀리자 평소처럼 앉아서 생활해야하는 불구모드로 쓰러지고 말았다. 베르단디와 울드가 달려와 부축을 하자 안나가 손을 저으며 고맙다고 했다.
“무슨 일인데? 왜 그리 날뛰는 거야?”
울드의 물음에 안나는 아주 곤란하다는 얼굴로 이반을 손짓했다. 까딱거리는 손의 의미는 이쪽으로 냉큼 달려오라는 말이었고 이반은 넋 놓은 웃음을 짓다가 눈만 껌뻑거리며 다가왔다. 안나가 그의 귀를 쭉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이반은 아파하면서도 그녀의 속삭임에 경악하였다. 모두들 안나들의 행동에 궁금함과 심각하다는 얼굴이 돼 버렸다.
“큰일이군요! 그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이!!!”
“그렇다. 네놈보다 더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이. 어휴. 큰일이군!”
알약 두알을 으드득 씹어 삼키며 한숨을 내뱉는 안나의 모습에 스쿨드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안나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정말 곤란하다는 얼굴로.
“인줴 녀석을 깜빡 잊고 있었다. 공항에서 노보이 시빌라스크(새로운 시베리아라는 뜻으로 그들이 타고 온 전차형 바이크인 ‘케텐 크라드’의 이름)의 캐터펄트 수리를 잠깐 맡겼었는데 그 이후로 잊어 먹고 있었어!!”
“아. 인줴라면. 너희들이 말한 그. 바이크에 무지막지한 엔진을 달았다는 그?”
“다.(네.) 그 녀석을 무시하고 우리끼리 와 버렸군요. 이제 생각해보니 그 녀석은 정말 머리가 안 돌아가는 녀석인데! 아 왜 그 녀석에 대한 이야기는 쉴 새 없이 꺼냈으면서 정작 본인을 잊어버린 거지? 이를 어찌 할꼬!”
“별 수 없죠 뭐. 그녀석도 명색이 그라스나야(붉은)출신인데 설마 길 잊어먹고 헤매기야 하겠어요? 알아서 찾아오겠죠! 그래도 우리 중엔 제일 솜씨 좋고, 기계도 잘 고치고, 연구도 잘 하는 녀석이고, 싸움도 안나님 두 번째로 하는 녀석인데 설마…….”
천연덕스럽게 긍정을 나타내는 이반의 미소. 그러나 심각해진 안나는 고개를 설레 저으며 케이들의 생각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아니! 녀석은 우리 그라스나야에서 제일 조용하기로 소문난 녀석이다! 우리랑 같이 있지 않으면 말도 안 하는 그 자식이. 도대체 돌아다니며 무슨 짓을 할지 원!”
“하긴. 그 녀석은 금욕적인 녀석이었으니. 아니 말하고 금욕은 상관없나? 헷헷헷! 아차 그러고 보니 그 녀석한테는 여기까지 오는 지도도 안 알려준 것 같은데요? 케이이치라는 이름하고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돈은 얼마나 줬나? 먹을 것 사먹을 정도?”
“야 이 자식아! 그 자식은 금욕이지만 식욕은 왕성한 녀석이라고! 그 돈이면 밥 먹고, 뭐 사고 할 때 다 써버렸을텐데. 지도도 안 알려줘?! 너 이 자식! 도대체 무슨 행동을 한 거냐? 이 쵸르트(빌어먹을 자식)!”
“윽. 죄송합니다. 모두와 이야기하면서 그 녀석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고 중얼거리면서도, 정작 그 녀석을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나님도 까먹고 계셨지 않습니까?”
“이 쵸르트가 뭐 어째? 약 때문에 가까스로 움직이는 상관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군! 힐드보다 네놈 먼저 박살을!!”
“상관은 무슨 상관입니까? 공산주의 만세! 하면서 인민은 평등하다고 몇십년전에 주장했던 사람이 누군데. 정 뭣하면 힐드라도 데려와서 증인으로 채택할까요?”
‘당신들…….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동료를 깜빡하고, 실종시키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리고, 화만 내고... 이젠 말싸움까지!
그들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베르단디를 제외한 일동 모두가 할말을 잃고 헛웃음만 터뜨렸다. 이건 코믹이 아니라 심각한 상황이었고, 이건 심각한 상황이 아닌 코믹이었다. 정말 모순적인 행동들만 모인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대책 강구에 전념하며 이반의 멱살을 쥐어짜던 안나를 향해 베르단디가 기막힌 대책을 내세웠다.
“방법이 뭡니까? 여신님?!”
조금이라도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이반과,
“방법이 뭔가? 여신.”
버릇없이 자기만 잘난(?) 안나의 공동 질문.
“지금 당장 인줴라는 사람을 찾으러 가죠!”
“아! 맞아. 그러면 되겠군.”
“역시 묠니르가 따를 만도 하군. 과연 베르단디군. 오친 하라쇼!(아주 좋다!)”
안나와 이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케이는 휠윈드로의 출근 준비를 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조그만 발언을 하려했다. 아니 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 커다란 네코미 도시를 뒤져서 찾는다고? 이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전쟁터에서 자신이 쏜 총탄의 탄피 찾기가 아닌가? 좀 더 논리적인 방법을 강구하자고 남자다운 발언을 하며 베르단디를 달래려던 케이이치는.
“흠. 가능하겠다. 역시 베르단디답구나”
“맞아! 당연하지. 역시 우리 언니야!”
“호오~정말 맞는 말이군요.”
“...........”
당연하다는 듯이 수긍하는 기타 여신들의 등장에 케이는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할말을 잃었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 고로. 알아서 잘 찾아 이반, 심술쟁이 아줌마!”
스쿨드의 혀를 내밀며 하는 한마디.
“알아서 잘 찾아보라고. 그럼 나는 아침 연속극 보러 이만!”
풍만한 가슴을 요리저리 흔들며 요염히 지나가는 울드.
“전 아직 끝내지 못한 연구 때문에 이만. 지금 안나 당신의 화를 가라앉힐 아주 뛰어난(실은 위험한)엑기스를 추출해내는 중이니 걱정 말고 잘 갔다 오세요.”
전혀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실험복 차림에 출처불명의 방독면을 쓴 채 연신 후후거리며 손을 흔드는 페이오스. 그녀의 모습은 마치 현대판 다스베이더를 방불케 했다.
“전 집안일과 케이이치와 일하러 가니까 안녕!”
“열심히 찾아봐. 일 끝나고 도와줄게.”
당연하다는 듯 가장의 권위를 내세우며 바이크를 타고 저 멀찌감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베르단디와 케이이치. 그렇게 응접실의 30분은 지나갔다. 이제 남은 것은.
“으악! 스쿨드씨 이러실 수 있습니까? 묠니르랑 얼굴 똑같다고 난데없이 날 조수로 써서 밤새워서 일 부려먹다가 케이이치님의 방에 쳐 박지를 않나?! 로봇한테 욕먹고, 구박 받아도 묠니르랑 닮은 꼴(형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묠니르와 이반은 똑같은 생김새였다. 단 머리색과 눈 색은 예외)이니 별 수 없다고 하루 내내 욕먹게 했던 당신이!! 날 배신 할 수 있습니까?!”
어젯밤의 진실을 이야기하며 통곡하는 이반과.
“쟈볼르시쪠! 빨리 따라와. 이 가열차게 울부짖는 바보야!”
라며 아침 내내 소란 떨지 마! 를 달고 사는 안나.
휘이잉~
두 사람 뿐……. 응접실에 불 것 같지 않던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왔다.
“빨리 가자!”
“윽. 네에”
도살장 끌려가는 축생인양 고개를 떨어뜨리고 안나의 손길에 질질 끌려가는 이반. 자세히 보니 다크써클이 생긴 그의 눈동자는 오늘의 일정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는 듯 했다.
“랄랄라~”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기름 때 대신 고운 화장품을 달고 있는 스쿨드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페이오스. 그녀에게 속닥속닥 스쿨드의 진실을 이야기 하는 울드. 울드의 귓속말에 페이오스는 깜짝 놀란 얼굴로 소란을 떨었다.
“헉?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두 사람의 조용한 소란스러움(?)은 스쿨드의 귓가를 공격했고 스쿨드는 뒤돌아서서 나가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두 여신은 킥킥 거리며 스쿨드를 응시하다가 사라져버렸다.
“랄랄라~”
스쿨드는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외출복 차림을 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이렇게 들떠 있는 이유는 달력에 그어진 조그마한 글씨 덕분이었다. 스쿨드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깔끔하고 예쁜 일본어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오늘은 센다를 만나는 날! 아휴 좋아라’
였다.
--------------------------------------------------------------------
후암. 왔습니다. 왔어요! AMG가 왔습니다!!
졸린 얼굴을 비비며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타입의 코믹(?)을 쓰는데 성공했습니다.
웃겨서 넘어져도 책임 안집니다.[안 웃겨!! -퍼퍼퍽]
쿨럭. 아무튼 답변은 잊지 마시구요!
앞으로도 러시아어, 전쟁, 코믹 로망스 많이 나오는(?) AMG 많이 사랑해 주세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이제 러시아 수업도 모두 끝나서 기본적인 표현들, 긴 문장들, 숙어도 모두 읽을 수는 있습니다. [해석은.....쿨럭!!! -베이더경 쓰러지다]
더욱 더 정확한 러시아어를 집어넣어서 러시안&여신판타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이버님을 모델로 한 아바타가 본격적으로 출연하는군요.
후후훗! 가이버님의 생태는 과연 어떨까?!
그럼 모두들 즐거운 주말들 잘 보내세요!
브시보 하로쉐보!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요! -라는 러시아어입니다!)
샌드위치.
목에 걸려 눈물을 쏙 빼게 만든 이 나쁜 장본물. 그것을 가까스로 꾸역꾸역 삼켜낸 인줴는 기침과 가래가 끌어 오르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들고 있던 수화기를 얼굴에 밀착시켰다. 이제 내가 대답해야 할 차례라고 다짐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려는 찰나.
“장난 전화 걸지 마세요! 지금 한참 ‘여전사 쓰즈미야 하루히(??)의 대모험’을 위해 승부를 벌이는데 어떤 녀석이 장난을 치고 난리야! 엉?”
“.......”
지금 여기서 말을 꺼내면 미친놈 취급 받겠지?
“아! 난 모르겠다. 끊는다.”
털썩
결국 인줴는 본의 아니게 울드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다시 전화 걸어야겠군.”
여하튼 서방세계 사람들은 참 급하기 그지없군. 그리고 쓰즈미야 하루히는 대체 뭐지? 일본인 이름 같은데....혁명가라도 되나? 아 그렇군! 방금 그 울드라고 하는 여신은 어떤 유명한 인물의 연설을 듣기 위해서였어! 그렇군. 이제 짐작이 가. 화가 날 만도 하군. 이런 식으로 60년대 상상을 하며 자위하는 인줴였다. 물론 이런 어처구니없는 망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이 디멘션3(인간계)에서 살 때와 지하로 은거한지 약 반세기가 지난 후의 세상이 너무도 달랐던 것도 이유중 하나였다. 그는 지금 일본열도를 휩쓸고 있는 인기몰이 방송물의 주인공 쓰즈미야 하루히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뚜우~뚜우.
“아! 돈 없다.”
다시 전화를 걸기 위해 품속을 뒤지던 인줴의 중얼거림.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돈을 전부 샌드위치, 카레, 스테이크 등 서방 음식을 사 먹는데 투자를 해버렸던 것이다. 덕택에 그는 이 돈 없으면 살 수 없는 일본의 관동지역에서 헤매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빈털터리가 되는 마이너스 효과가 일어났건만 인줴의 표정은 평온하다 못해 멍해보였다.
‘대책이 없군. 말도 안 통하는 곳인데.’
좁은 전화 부스 안에서 약 10분간을 멍하니 생각하던 그는 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대책을 강구했다. 물론 대책이랄 것도 없지만. 나온 결론은 간단했다.
“까삐딴을 찾는다.”
“그전에 나가자! 비좁다.”
이런 결론이 세워지고 공중전화 부스를 빠져 나오는 인줴. 그는 이 청명한 가을 날씨가 춥기라도 한 듯 검은색 바바리코트로 몸 전체를 완전 무장시키고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옷깃과 검은색 중절모로 두 눈을 빼곤 남자인지, 여자인지, 미인인지, 추인인지 알아 볼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두 눈동자는 오렌지색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검은 장갑까지 끼고 있는 인줴의 모습은 마치 시카고 타입 ‘톰슨 기관총’만 한정 주어진다면 딱 영화 ‘대부’ 속 조연급으로 나오는 알 카포네의 부하들로 섭외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복장 때문에 주위의 시선들이 그를 향했다. 쑥덕거림 또한 물론이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마피아(?) 인줴였다.
“그전에 남은 돈으로 저기 있는 한정판매 양갱을 사야겠군.”
물론 이건 내가 먹을 것이 아니라 그 케이이치라는 사람들을 만나면 가서 전해주는 선물이다. 라고 다짐을 하는 인줴였다. 물론 이 검은색 달콤한 양갱의 최후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참고로 지금 한정 판매 중인 양갱점은 과거 케이들이 바이크를 타며 질주하는 아버님을 잡기 위해 쫓아가는 헤프닝을 벌이다 알게 된 곳으로 그 주위를 서성이면 가끔씩 여신과도 같은 미모를 지닌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줴는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현재]
“헤헤. 성공이라고~! 역시 나다워.”
“그래. 그래~축하한다. 축하해.”
“축하해요.”
뭘 축하한다는 것일까? 아침 밥상에 모인 모두의 시선은 스쿨드 한명에게 쏠려 있었다. 스쿨드가 꺼낸 한마디에 울드는 심드렁하게 턱을 괴고 예의상 말을 내뱉었고 페이오스는 다리를 꼬며 뭘 축하해야하는지 의아해하면서도 무작정 말을 내뱉었다. 케이이치는 머리 위에 ?를 그리며 알쏭달쏭해하고 안나는 잘 먹겠다는 말 한마디 없이 버릇없게 젓가락을 밥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이반은 스쿨드와 똑같이 당당하게 어깨를 쫙 펴고 헛기침을 하고 있었다. 안나에게 자신을 주목하라는 뜻이었다.
“안나님. 제가 이곳에서 신기한 것들을 보았습니다. 아주 굉장히 놀라운 AI이었는뎁쇼. 전쟁용 무기로 사용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그게 마치 뭐랄까! 아무튼 묠니르 상관이 파괴한 그것들을 고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나저나 스쿨드 양은 굉장하더군요. AI들의 아칫(아버지)라고 불러야 될 것 같습니다. 아니다. 여자니까 마치(어머니)라고 불러야겠군요.”
이반은 지난밤~새벽에 걸쳐 혼신을 다하고 열혈을 가하고, 베르단디의 특제 홍차를 마시며 사기 북돋우기라는 신공을 써가며 노력한 결과. 못 해도 사흘은 족히 걸릴 것 같던 밤페이군과 시글군의 수리와 상향조정에 성공하였다. 물론 화상과 관절상 때문에 스쿨드의 수제 신소재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움직임은 힘들겠지만 정신을 차렸고 이반과 말싸움(?)을 할 정도로 많이 좋아진 아이들이었다. 이반은 자신과 스쿨드가 이루어낸 결과를 칭찬이라도 받으려는 듯 그녀의 실력과 자신의 불굴을 연신 토했지만 무표정의 안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쟈볼르시쩨(소란 떨지 마세요) 밥이나 잡수시지요들? 스쿨드, 이반! 아침부터 시끄러운 것은 별로 안 좋습니다. 그 뛰어난 기술이고, 그 가열차고 혁명적인 노력이고 다 재껴두고 밥이나 먹죠?”
“쩝. 아 네.”
그녀의 한마디에 이반은 아쉽다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고 밥에 열중했다. 짐작했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스쿨드는 자신의 능력을 소란 떨지 말고 밥이나 처먹으라는 한마디로 비하시켜버린 안나를 보고 얼굴이 기이하게 뒤틀리고 있었다. 스쿨드의 뛰어난 손재주를 무시하는 안나를 보고 페이오스와 울드는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배까지 잡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모습은 여신이란 이미지보단 개그에 미쳐가는 아줌마들이 떠오른다고 케이는 생각했다.
“푸하하하하하하~천하의 스쿨드가! 아이고 웃겨라!!”
“큭. 정말……. 안나도 참! 어린아이는 상대도 안하겠다는 것인가요? 큭큭큭~! 아윽. 너무 웃겨!”
“이익! 웃지 마!! 두 사람!!! 이봐 당신! 이반한테 소란 떨지 말라고 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내 실력까지 구렁텅이로 모는 거야?!”
화 난 스쿨드가 막 따지며 달려드려는 것을 곁에 있던 케이가 말렸다. 스쿨드는 자존심이 상한 얼굴이 되어 어린아이가 할 것 같지 않은 독언을 마구 퍼부었다. 이 근육까지 약과 분노로 차버린 바보, 메롱이다! 진정한 과학과 기술도 모르는 전쟁광 등등. 욕이면서도 욕이 아닌 이상한 단어들을 내뱉었지만 일본어를 잘 모르는 안나는 무시하고 베르단디의 계란말이로 손이 움직였다.
“자자. 이제 그만! 밥상에서 싸우는 것(일방적으로 스쿨드가 소리 지르고, 안나는 무시모드)은 별로 좋지 않아요. 스쿨드도 이제 그만하고 안나도 그런 소리 하면 안 돼요.”
“흥! 메롱이다~!”
케이가 중재하며 나섰지만 스쿨드는 혀를 날름 내밀고 얼굴을 돌려버렸다. 정면에 보이는 안나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먹겠다는 의도였다. 그런 어린아이의 행동에 페이오스와 울드는 더욱 웃음이 커져갔다.
“모두들. 제일 좋아하는 음식 고기찜이 나왔습니다.”
“와아~!”
분위기가 묘하게 험악해진(?)것도 잠시. 베르단디가 장갑 낀 손으로 들고 나온 음식그릇. 아직 김을 모락모락 풍기는 이 음식으로 모두의 눈길이 쏠렸다. 베르단디는 음식을 내려놓고는 케이의 옆에 앉아 커플 냄새를 풍겼다. 케이는 얼굴이 빨개져 베르단디와 미소를 지으며 음식에 열중하였고 안나를 제외한 모두들 닭살, 오리 살을 느끼며 음식을 해치워갔다.
“우와. 이 고기요리. 샤샬리보다 더 맛있어 보이네. 잘먹겠습.......앗 뜨거!!!!!!!!!!!!!!!!!!!!!!!!!”
이반은 자신의 그릇에 배정된 고기찜을 보고 군침을 질질 흘리며 무작정 입에 댔다가 큰 화를 맞이하였다. 뜨거운 고기조각이 입술에 닿자 그는 미친 듯이 방방 날뛰었다. 울부짖으며 뛰는 그 모습은 정말 우스웠다. 모두들 그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고 이반은 높이뛰기 선수라도 된양 비명을 지르며 지붕에 닿을 듯 말듯 날뛰었다.
‘바보.’
“큭큭큭~!”
“하하하하하하.”
“쟈볼르시쩨(소란 떨지 마)”
여전히 심드렁한 어조로 소란 떨지 마란 외국어가 튀어나오지만 안나도 이런 분위기가 싫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베르단디도 입을 가리고 호호 웃음을 지었고 케이도 이런 분위기가 익숙해서인지 외국인들의 장난기 어린 모습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소동이 끝나고 마침내 아침식사가 끝나갈 무렵.
“헉! 큰일 났다. 비상사태다! 적색경보다!!”
“깜짝이야! 왜 그래요? 까삐딴?”
안나의 입에서 튀어나온 놀란 목소리에 그릇들을 치우던 케이들도 화들짝 놀라 이반과 안나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무의식중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가 이미 약효가 떨어진 다리에 힘이 풀리자 평소처럼 앉아서 생활해야하는 불구모드로 쓰러지고 말았다. 베르단디와 울드가 달려와 부축을 하자 안나가 손을 저으며 고맙다고 했다.
“무슨 일인데? 왜 그리 날뛰는 거야?”
울드의 물음에 안나는 아주 곤란하다는 얼굴로 이반을 손짓했다. 까딱거리는 손의 의미는 이쪽으로 냉큼 달려오라는 말이었고 이반은 넋 놓은 웃음을 짓다가 눈만 껌뻑거리며 다가왔다. 안나가 그의 귀를 쭉 잡아당기며 속삭였다. 이반은 아파하면서도 그녀의 속삭임에 경악하였다. 모두들 안나들의 행동에 궁금함과 심각하다는 얼굴이 돼 버렸다.
“큰일이군요! 그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이!!!”
“그렇다. 네놈보다 더 세상물정 모르는 녀석이. 어휴. 큰일이군!”
알약 두알을 으드득 씹어 삼키며 한숨을 내뱉는 안나의 모습에 스쿨드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안나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정말 곤란하다는 얼굴로.
“인줴 녀석을 깜빡 잊고 있었다. 공항에서 노보이 시빌라스크(새로운 시베리아라는 뜻으로 그들이 타고 온 전차형 바이크인 ‘케텐 크라드’의 이름)의 캐터펄트 수리를 잠깐 맡겼었는데 그 이후로 잊어 먹고 있었어!!”
“아. 인줴라면. 너희들이 말한 그. 바이크에 무지막지한 엔진을 달았다는 그?”
“다.(네.) 그 녀석을 무시하고 우리끼리 와 버렸군요. 이제 생각해보니 그 녀석은 정말 머리가 안 돌아가는 녀석인데! 아 왜 그 녀석에 대한 이야기는 쉴 새 없이 꺼냈으면서 정작 본인을 잊어버린 거지? 이를 어찌 할꼬!”
“별 수 없죠 뭐. 그녀석도 명색이 그라스나야(붉은)출신인데 설마 길 잊어먹고 헤매기야 하겠어요? 알아서 찾아오겠죠! 그래도 우리 중엔 제일 솜씨 좋고, 기계도 잘 고치고, 연구도 잘 하는 녀석이고, 싸움도 안나님 두 번째로 하는 녀석인데 설마…….”
천연덕스럽게 긍정을 나타내는 이반의 미소. 그러나 심각해진 안나는 고개를 설레 저으며 케이들의 생각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이를 상실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아니! 녀석은 우리 그라스나야에서 제일 조용하기로 소문난 녀석이다! 우리랑 같이 있지 않으면 말도 안 하는 그 자식이. 도대체 돌아다니며 무슨 짓을 할지 원!”
“하긴. 그 녀석은 금욕적인 녀석이었으니. 아니 말하고 금욕은 상관없나? 헷헷헷! 아차 그러고 보니 그 녀석한테는 여기까지 오는 지도도 안 알려준 것 같은데요? 케이이치라는 이름하고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돈은 얼마나 줬나? 먹을 것 사먹을 정도?”
“야 이 자식아! 그 자식은 금욕이지만 식욕은 왕성한 녀석이라고! 그 돈이면 밥 먹고, 뭐 사고 할 때 다 써버렸을텐데. 지도도 안 알려줘?! 너 이 자식! 도대체 무슨 행동을 한 거냐? 이 쵸르트(빌어먹을 자식)!”
“윽. 죄송합니다. 모두와 이야기하면서 그 녀석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고 중얼거리면서도, 정작 그 녀석을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나님도 까먹고 계셨지 않습니까?”
“이 쵸르트가 뭐 어째? 약 때문에 가까스로 움직이는 상관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군! 힐드보다 네놈 먼저 박살을!!”
“상관은 무슨 상관입니까? 공산주의 만세! 하면서 인민은 평등하다고 몇십년전에 주장했던 사람이 누군데. 정 뭣하면 힐드라도 데려와서 증인으로 채택할까요?”
‘당신들…….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동료를 깜빡하고, 실종시키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리고, 화만 내고... 이젠 말싸움까지!
그들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베르단디를 제외한 일동 모두가 할말을 잃고 헛웃음만 터뜨렸다. 이건 코믹이 아니라 심각한 상황이었고, 이건 심각한 상황이 아닌 코믹이었다. 정말 모순적인 행동들만 모인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대책 강구에 전념하며 이반의 멱살을 쥐어짜던 안나를 향해 베르단디가 기막힌 대책을 내세웠다.
“방법이 뭡니까? 여신님?!”
조금이라도 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이반과,
“방법이 뭔가? 여신.”
버릇없이 자기만 잘난(?) 안나의 공동 질문.
“지금 당장 인줴라는 사람을 찾으러 가죠!”
“아! 맞아. 그러면 되겠군.”
“역시 묠니르가 따를 만도 하군. 과연 베르단디군. 오친 하라쇼!(아주 좋다!)”
안나와 이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케이는 휠윈드로의 출근 준비를 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조그만 발언을 하려했다. 아니 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 커다란 네코미 도시를 뒤져서 찾는다고? 이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 전쟁터에서 자신이 쏜 총탄의 탄피 찾기가 아닌가? 좀 더 논리적인 방법을 강구하자고 남자다운 발언을 하며 베르단디를 달래려던 케이이치는.
“흠. 가능하겠다. 역시 베르단디답구나”
“맞아! 당연하지. 역시 우리 언니야!”
“호오~정말 맞는 말이군요.”
“...........”
당연하다는 듯이 수긍하는 기타 여신들의 등장에 케이는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할말을 잃었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 고로. 알아서 잘 찾아 이반, 심술쟁이 아줌마!”
스쿨드의 혀를 내밀며 하는 한마디.
“알아서 잘 찾아보라고. 그럼 나는 아침 연속극 보러 이만!”
풍만한 가슴을 요리저리 흔들며 요염히 지나가는 울드.
“전 아직 끝내지 못한 연구 때문에 이만. 지금 안나 당신의 화를 가라앉힐 아주 뛰어난(실은 위험한)엑기스를 추출해내는 중이니 걱정 말고 잘 갔다 오세요.”
전혀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 실험복 차림에 출처불명의 방독면을 쓴 채 연신 후후거리며 손을 흔드는 페이오스. 그녀의 모습은 마치 현대판 다스베이더를 방불케 했다.
“전 집안일과 케이이치와 일하러 가니까 안녕!”
“열심히 찾아봐. 일 끝나고 도와줄게.”
당연하다는 듯 가장의 권위를 내세우며 바이크를 타고 저 멀찌감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베르단디와 케이이치. 그렇게 응접실의 30분은 지나갔다. 이제 남은 것은.
“으악! 스쿨드씨 이러실 수 있습니까? 묠니르랑 얼굴 똑같다고 난데없이 날 조수로 써서 밤새워서 일 부려먹다가 케이이치님의 방에 쳐 박지를 않나?! 로봇한테 욕먹고, 구박 받아도 묠니르랑 닮은 꼴(형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묠니르와 이반은 똑같은 생김새였다. 단 머리색과 눈 색은 예외)이니 별 수 없다고 하루 내내 욕먹게 했던 당신이!! 날 배신 할 수 있습니까?!”
어젯밤의 진실을 이야기하며 통곡하는 이반과.
“쟈볼르시쪠! 빨리 따라와. 이 가열차게 울부짖는 바보야!”
라며 아침 내내 소란 떨지 마! 를 달고 사는 안나.
휘이잉~
두 사람 뿐……. 응접실에 불 것 같지 않던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어왔다.
“빨리 가자!”
“윽. 네에”
도살장 끌려가는 축생인양 고개를 떨어뜨리고 안나의 손길에 질질 끌려가는 이반. 자세히 보니 다크써클이 생긴 그의 눈동자는 오늘의 일정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는 듯 했다.
“랄랄라~”
즐거운 듯 콧노래를 부르며 기름 때 대신 고운 화장품을 달고 있는 스쿨드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페이오스. 그녀에게 속닥속닥 스쿨드의 진실을 이야기 하는 울드. 울드의 귓속말에 페이오스는 깜짝 놀란 얼굴로 소란을 떨었다.
“헉?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두 사람의 조용한 소란스러움(?)은 스쿨드의 귓가를 공격했고 스쿨드는 뒤돌아서서 나가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두 여신은 킥킥 거리며 스쿨드를 응시하다가 사라져버렸다.
“랄랄라~”
스쿨드는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외출복 차림을 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이렇게 들떠 있는 이유는 달력에 그어진 조그마한 글씨 덕분이었다. 스쿨드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깔끔하고 예쁜 일본어는 이렇게 써져 있었다.
‘오늘은 센다를 만나는 날! 아휴 좋아라’
였다.
--------------------------------------------------------------------
후암. 왔습니다. 왔어요! AMG가 왔습니다!!
졸린 얼굴을 비비며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타입의 코믹(?)을 쓰는데 성공했습니다.
웃겨서 넘어져도 책임 안집니다.[안 웃겨!! -퍼퍼퍽]
쿨럭. 아무튼 답변은 잊지 마시구요!
앞으로도 러시아어, 전쟁, 코믹 로망스 많이 나오는(?) AMG 많이 사랑해 주세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이제 러시아 수업도 모두 끝나서 기본적인 표현들, 긴 문장들, 숙어도 모두 읽을 수는 있습니다. [해석은.....쿨럭!!! -베이더경 쓰러지다]
더욱 더 정확한 러시아어를 집어넣어서 러시안&여신판타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이버님을 모델로 한 아바타가 본격적으로 출연하는군요.
후후훗! 가이버님의 생태는 과연 어떨까?!
그럼 모두들 즐거운 주말들 잘 보내세요!
브시보 하로쉐보!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요! -라는 러시아어입니다!)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