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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아앗! 진정한 위기란? 옆에 있는 당신을 잃는 것 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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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지지지직. 우르르르 파지지직.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안나와 이반은 물론 케이와 베르단디들까지 꿀꺽 삼켜버릴 기세로 곧장 날아왔다. 미닫이문짝의 나무 파편과 괴기스런 비명을 지르는 번개의 바람은 울드의 고급 뇌격 공격과 맞먹거나, 훨씬 웃도는 능력을 지닌 공격이었다. 이 무지막지한 파괴력과 압력의 응집체인 회오리가 ‘모두의 Tea Room’을 가득 채웠다.

“쵸르트!(빌어먹을 자식!)쵸르트! 쵸르트!”

정말로 화가 났는지 가게 안에서 방방 날뛸 때보다 더욱 심각한 얼굴로 러시아어를 내뱉는 안나. 케이는 그 러시아어가 안나의 욕지기와 분노가 뒤섞인 울부짖음이라고 생각했다. 바람의 날카로운 소리에 흐릿해져 명확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모두들…….괜찮?.…….”

우린. 무사해요! 라고 케이가 두 손 모아 소리쳤다. 이반의 걱정이 담긴 안부표현의 일본어도 바람에 가로 막혀 또렷이 들리지 않았다. 케이는 자기 앞에 인상을 찌푸리며 안간힘을 써서 결계를 치는 울드와, 울드를 도와 결계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베르단디, 페이오스와 자신의 무릎을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스쿨드를 바라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휘이이이이익.

케이의 집을 먹어 삼킬 것 같던 그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언제 그랬냐고 대꾸하듯 바람의 기세가 약해졌다. 바람이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 것이었다. 모두들 무사한 것을 파악한 케이가 안도의 한숨을 다시 한 번 길게 내쉬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회오리 공격이 얼마나 강했는지 방안 폐허 곳곳에 미약하게 푸른빛을 내뿜는 스파크가 튀어 오르고 있었다. 안나들의 근처에는 칼날만큼 날카로워져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힐 것 같은 나뭇조각들이 떨어져 있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도대체 누가? 요즘은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 거지? 죄없는(?) 자신의 전생을 탓하며 입술을 깨무는 케이.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케이씨 당신의 입에서 피가……. 앗 그보다 까삐딴!”


“자볼르시(소란 떨지 마) 네놈은 바이크 고쳐준 사람의 생명이 먼저고 난 뒷전이냐? 젠장 죽을 뻔 했잖아! 이래서는 내 옷도 엉망이라고. 아 젠장 모처럼 멋들어지게 입고 온 것이었는데.”

뒤늦게 자신의 상관을 챙기는 이반의 느릿한 행동에 삐쳐버렸는지 퉁명스럽게 답하는 안나. 그녀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나무와 유리파편들이 그녀의 옷을 뚫고 들어와 오른팔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가 지혈을 한다고 왼팔로 오른팔을 문지르고 있었지만 깊게 박혔는지 피가 콸콸 넘쳐흘렀다. 그녀의 모습에 스쿨드가 기겁하고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그래도 오른팔을 내주고 생명을 살린 꼴이니. 나쁘진 않아. 나르말리너!(나쁘진 않아!)”


“안나. 저한테 팔을.”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이 재차 이어지지 않자 급하게 다가와 안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베르단디. 그녀가 안나의 너덜해진 제복의 소매를 찢어보았다. 백옥 같은 하얀 팔은 선혈과 조각들로 낭자되어 끔찍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베르단디가 급하게 조각들을 빼내고 치료술을 전개하려는 찰나.

툭.

“!!”

안나가 다친 팔로 그녀를 내팽개쳤다. 신경질적인 그녀의 행동에 모두들 경악과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얼굴이 되었다. 안나는 모두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베르단디를 노려보았다.

“별거 아니니까. 당신들은 빠져. 이따위 상처가 뭔 대수라고. 허락도 없이 남의 팔에 손을 대는 거지?”


“까삐딴! 그것은 예의에 어긋난.”

시끄러 이반! 죽여 버리기 전에! 이런 말이 목구멍 너머로 나오려 했지만 부하를 다그치지 않고 베르단디를 노려보았다. 베르단디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맑은 눈동자를 안나에게 향하고 있었다. 선한 그 눈빛에 조금 뜨끔한 안나. 그렇지만.

‘그녀랑 너무 똑같아. 보잘 것도 없으면서 내 것을 가져간 그 녀가!!’


“난 상관 말고 빨리 묠니르에 대해서나 생각해. 당신들이 묠니르의 대리인이 된 순간부터, 당신들이 묠니르의 계좌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부터 이미 묠니르는 당신들의 사유재산이나 똑같아! 빨리 그거나 결정해.”


“안나.”


“..........”

젠장! 그따위 표정 짓지 마! 보나마나 묠니르가 여기 머물기로 결정했다는 것도 다 당신이 그녀랑 똑같아서라고!! 정말 나쁜 녀석!! 안나는 베르단디를 보고 있자 다시 화가 치밀었는지 이를 꽉 깨물었다. 입술 사이로 붉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왜 당신이 절 싫어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


당연히 알 리가 없잖아?

“어쩌면 제가 당신의 아픈 기억을 건드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묠니르와 관련된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몰라서 답답해할지도 몰라요. 안나.”

그래서 설명이라도 해주라는 거야? 내가 당신이 싫은 이유는 그 착한 것 같은 얼굴과 감정 때문이라고! 그녀랑 너무 똑같다고.

“하지만.”


“!”


“당신들을 노리는 누군가가 지금 여기 있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어쨌든 당신들은 위험해요. 그리고 당신의 그 상처. 제가 싫더라도 상처를 제게 보여줘요. 지금 상황이 어떻던.”

자신을 소중히 여기세요. 라고……. 할 말이 없다. 저 진지한 눈빛과 성격도 분명 거짓이 아닌 그녀였다.

“.............”

이런 것이었나? 결국 난 그녀에게 두 번이나 진 것이었다. 왜 두번 다 묠니르가 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답고, 마음씨 고운 여자를 골랐는지.

“이유 같은 것 묻지 마. 내가 당신 싫어하는 것은…….내가 약간 괴팍해서 그런 것뿐이니까. 라고 가상이유를 달아두도록. 그리고.”


“??”


“상처 봐주는 것 고마워.”


“천만에요.”

베르단디가 미소를 방긋 지어보였다. 그리곤 서둘러 치료의 술법을 시전했다. 미약한 초록빛이 그녀의 팔에 감싸이더니 조금씩 새살이 돋기 시작했다. 일본어는 모르지만 방금 전 베르단디가 천만에요(니예 쟈 슈떠)라고 말한 것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원래 마음씨가 착한 사람의 의지란?

‘누군가에게 반드시 전해진다...인가?’

안나는 자신만이 생각해놓은 패배에 대해 조소하며 베르단디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행동에 거짓은 없었던 것이다.




“호호호. 이런 미안하게 됐네. 실수로 집을 날려버렸으니 이거. 보상해줘야 되려나? 안 그래 마라?”


“예? 아니 왜 힐드님께서 저 여신들의 집을 보상해주는 것입니까? 그리고 보상은? BC카드로 해야 되나요?”

에휴. 내가 이런 녀석을 부하로 두고 있으니. 아니 넌 어떻게 된 녀석이 게임도 못 하고, 힘도 못쓰고, 농담도 이해를 못하니? 힐드는 혀를 끌끌 차며 마라의 엉뚱함과 자신의 뛰어난 지도력에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역시 아무리 지도자가 훌륭해도(?)부하가 따라오지 못하면 모두 무용지물이라니까. 물론 힐드는 본인이 마계에서도 뛰어난 전자이고, 마라가 마계에서도 한심한 후자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것도 편견이라면 편견일까? 편견과 망상을 구분 못 하는 어린아이 힐드였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우? 지금 우리 집 다 날아간 것 보이지 않아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그녀의 귀에 낯익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을 닮아 E급 몸매를 지닌 갈색 피부의 여성이 지상에 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울드였다. 그녀를 보자마자 힐드가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배배 꼬았다.

“어머. 어머. 정말 오랜만이네 우리 딸?! 전보다 더 컸네.”


“말 딴 데로 돌리지 마요!”


“여하튼 우리 딸 전보다 가슴도 더 커졌네? 수영복이랑 속옷도 더 큰 사이즈로 입어야겠다!”

힐드가 밝은 목소리로 쾌활하게 울드를 부르자 그녀는 버럭 소리를 질러 집을 향해 폭격을 가한 죄를 끊임없이 추궁했다. 하지만 딸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안 힐드에게 그녀의 항의어린 괴성은 TV 속 수신 잡음에 불과했다.

“어머나. 그런데 우리 딸 왜 저렇게 화가 난 것일까?!”

전혀 안 들었잖아! 아까부터 딴소리만 줄창해대더니...정말 안 들은 거야? 힐드의 황당한 말과 행동에 어이가 없어진 울드가 답답함이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그런 표정을 보고 재미있다는 얼굴이 된 힐드가 땅바닥으로 착지했다. 무지막지한 힘 때문에 힘을 봉인하고 있어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한 힐드. 그녀의 모습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한 마리 길 잃은 새끼 양(?)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아담한 소녀가 세계를 수십번은 파괴해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면? 과연 믿어줄까?

“어머. 정말 화났네? 에이. 인상 쓰지 말고! 이번 일 끝나면 맛있는 것 한턱 쏠께!”


“아 됐네요! 됐다고요!!”

귀를 아예 막아버리는 울드. 그런데 이번 일이라니? 그게 도대체 무슨.

“그런데 일이라니? 그게 뭐에요?!”


“뭐긴. 당연히 일이 일이지. 우리 울드는 ‘일’이란 단어를 모르는 거야?”


‘아 이 여편네를 진짜!’

잠깐. 힐드가 여기 온 이유는. 울드의 머릿속에 추리의 공간이 생겨났다. 첫 번째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도움을 청할 때였다. 하지만 지금 이 해당사항에 드는 이들은 아무도 없고, 또 전화로 힐드의 도움을 요청한 사람 또한 존재하지 않았으니 배제였다.

‘두 번째는. 우리를, 나를 마계 편으로 끌어오려고?’

순간 울드가 눈빛을 날카롭게 뜨며 힐드의 동태를 살폈다. 힐드는 갑자기 날카로워진 딸의 행동에 ‘이 얘가 뭘 잘못 먹었나?’하는 표정으로 눈만 껌뻑 거릴 뿐. 울드는 위협적인 자세를 풀며 다시 의심에 빠졌다.

‘그래. 계략의 대가인 우리 엄마가 오늘처럼 이렇게 막가파로 나올 리가 없지. 마라라면 또 모를까...’

자기를 보려고 온 것도 아니라면. 그렇다면 이곳에 무언가 있기 때문인데. 어쩌면 그게....

“아유~착한 우리 딸! 이 엄마가 오늘 하는 일이란? 바로.”


“.......?”


“배신자 척살이란다.”

순간 힐드의 눈빛에 냉기와 살기가 흐른다. 그 냉기에 울드는 힐드가 자신의 부모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온 몸을 공포로 떨어야만 했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

“예상은 했지만.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힐드?”

허공에 울려퍼지는 커다란 웃음소리. 그와 바람을 가르고 날아온 한명의 소녀. 아담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연륜 깊은 눈동자. 은색의 우아하고 탐스럽게 기른 머리카락과 건강의 상징인 갈색 피부가 울드와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힐드. 베르단디에게 정체를 간파당한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며 글쎄라며 질문을 회피한다.

“굳이 집을 박살낸 이유가 있다면. 저 녀석들 때문이랄까?”


“안나와 이반?”


“그래!”

숨길 것도 없는 사실이기에 힐드는 속없이 자신이 찾아온 목적을 내세웠다. 그녀가 목적을 꺼내고 안나와 이반을 노려보았다. 그녀의 압도적인 기세에 모두들 묠니르를 만났을 때보다 더욱 심한 공포에 사시나무 떨듯 몸을 움직였다.

“예나 지금이나 심해. 힐드. 그 무식한 힘 좀 어떻게 하지 그래?”

안나가 도발의 성격이 강한 공격성 발언을 했다. 그녀의 거침없는 태도에 페이오스와 스쿨드, 뒤늦게 쫓아온 울드가 고개와 손을 내저으며 그만 두라고 했다. 힐드가 순간 윽! 하고 묘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호호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저 여자가 화나면 정말 이곳은 난리난다! 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유일한 여신들이었다.

“어머. 그럴게 안나. 그런데. 노 처 녀 는 시 집 안 가 ? 그리고. 아 직 도 개 념 탑 재 가 덜 됐 나 보 지 ? 허 구 한 날 화 만 내 고 말 야 ! 에티켓도 지켜야지”


“너 이 자식!!”

뒤이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반격타를 날리는 힐드. 그녀의 더욱 강력한 화력으로 무장한 발언에 안나는 폭발하고 말았다. 도저히 알아먹을 수 없는 언어[러시아어를 미친 듯이 빨리 말했다.]로 그녀를 향해 갈가리 날뛰고 있었다. 첫째 전투는(?)힐드쪽의 승리.

“이 반동분자가 뭐이 어드레? 네놈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마계는 조용했을 거고. 전쟁도 안 났을 거라고!!”


“내가 뭘~난 단지 마계장 자리를 얻는 게 좋겠다. 싶어서 자리를 얻고 군림했을 뿐인데. 너는 아직도 계급주의가 없다고 믿는 주의인거니? 그리고 전쟁은 내가 일으킨게 아냐! 아 그러고 보니 묠니르는? 그 공산주의 신봉자는 아직도 지루한 천계에 있니?

으드득. 묠니르라는 단어가 나오기가 무섭게 안나가 괴성을 질렀다. 정말로 화가 난 모양이었다. 안나가 이가 갈아 부서져버릴 기세로 이를 득득 갈며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갔다.

“너따위 녀석이 입에 담을 사람의 이름이 아니다!”


“안 돼!”

이반과 울드가 동시에 외쳤다. 안나는 소매 사이로 드러나 이제 다 나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오른팔을 뒤로 치켜 올렸다. 순간 마술식의 봉인이 풀리며 그녀의 팔에 빛나는 무언가가 장착되어졌다. 2초도 안되어 그 빛이 사라졌고, 물체의 정체가 드러났다.

“부스터?”

페이오스가 물체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녀 옆에 달라붙어 덜덜 떨던 스쿨드도 이 기계식 무기에 흥미를 느꼈는지 안나의 행동을 유심히 잘 지켜보았다. 그리고 안나의 부스터 총구 3개가 힐드를 조준하고 있다는 것을 케이들은 깨달을 수 있었다.

‘위험해 엄마!’

꽤나 위협적인 무기와 능력이 빛을 발하자 울드가 힐드에게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지만 힐드는 별거 아니라는 듯 미소만 지어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오른손을 한번 내저을 뿐.

“봉인이고 자시고, 결계고 뭐고 다 날려주마. 이 노몐끌라뚜라(고급 당원층. 계급이 높은 소련의 귀족들을 뜻함)!”

철컹. 투앙 투앙 투앙 투앙 파슈슈슈슈슝

파지지지지직. 화르르르르르륵.

안 돼. 저 정도 화력은 잘못 맞으면 케이씨들까지 폭발에 휘말린다고! 안나의 안전보다 그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휩싸인 이반이 재빨리 케이들에게 다가가 방어의 진을 펼쳤다. 하지만 그보다 베르단디가 한발 더 먼저였다. 그녀는 미리 안나와 힐드의 총격전에 휘말리지 않도록 결계를 쳐놓고, 그것도 모자라 천사 ‘홀리벨’까지 위시한 강력 방어를 취하고 있었다. 다른 여신들도 자신들의 천사들을 내놓고 있었다. 그 사이에 어중간하게 끼여 있는 케이는 보드가드들에게 호위 받는 VIP마냥 안전했다.

‘까삐딴.’

어두운 하늘에 로켓폭죽같이 하얀 섬광을 그리며 날아가는 빛줄기와, 덜컹거리는 재장전음이 끝나기 무섭게 화약 냄새를 진동하는 유탄과 철갑탄, 원소계 부스터에서 끌어온 전격과 화계의 콤보 공격이 힐드를 향해 작렬하고 있었다. 힐드는 오른손으로 빛줄기와 로켓들을 막아내고, 철갑탄과 나머지 공격들은 마치 독수리가 움직이듯 재빠르게 날아다니며 피하고 있었다. 힐드의 표정은 제법 여유 있다는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크크크크크. 대마계장이라더니 이렇게 밀리는 꼴하고는!”

그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굳게 믿는 안나는 필사적으로 오른손에 장착된 부스터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그녀를 잡아먹을 기세의 호랑이 마냥 철저히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스나이핑은 쉽지 않았고, 결국 힐드를 잡는데 혈안이 된 방공망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녀의 부스터가 미친 듯이 노란화염과 하얀 빛줄기, 화염과 전기를 뿜어댔다.

“크크큭. 그래 바로 이거야! 하하하하하하하”

미친 듯 한 웃음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뭐야. 헉헉. 이게 끝이냐?”


“이게 끝이라니? 난 아직 써먹을 마법이 많이 남았는데.”

안나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땅바닥에 착지한 힐드에게 물었다. 힐드는 겉으론 아닌 척 내색하며 오른손에 방전현상을 일으켰지만 조금 당황해하고 있었다. 철갑탄과 유탄같은 인간들의 일반적인 화약 공격은 걱정없었지만.

‘저 이상한 빛줄기는 대체?’

무엇인지 몰라도 맞을 때마다 체력과 마력이 줄어드는 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광선을 내뿜는 저 중간 총구가 문제였다. 설령 막아낸다 해도 분산된 빛이 그녀의 뒤를 노려 귀찮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걸 방어해냈다 쳐도 나머지 총탄들이 미친 듯이 방공망을 구축해와 강력한 마법을 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젠장! 만약 지금 힐드가 본체로 각성하면 난 개죽음이군.’

안나가 지껄였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자신과 힐드 때문에 겨우 외형을 유지하던 케이들의 집은 박살이 나 있었고, 이젠 자신이 죽을 운명인 것 같았다. 저쪽이 힘들어하고 있지만 본체로 각성만 하면.... 그런데 왜 각성을?

“안나님. 합류하겠습니다.”


“시끄러! 너랑 관계 없는 일이다. 네놈은 돈 벌 생각이나 궁리해.”


‘큭!’

이반은 다시 케이들과 동일한 아웃사이더가 되어 그녀들의 치열한 공방전을 구경해야되는 처지가 되었다. 다시 이런 식의 공방이 약 40분간 지속되어졌고, 이제 케이의 집은 파편과 숯덩이만이 남아 있었다.

“윽 우리 집이!”

결국 보다 못한 케이와 베르단디가 두 사람에게 휴식타임을 신청했다. 안나는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반대했지만 이반이 강제로 그녀에게 진정제를 먹이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얌전히 허공만 바라본 채 모두의 Tea Room으로 따라 들어갔다.(뭐 집이랄 것도 없이 완전 폐허가 되버렸지만...)





“........”


“.........”

뭔가 이상하다. 방금 전 힐드의 기운같은 것이 감지된 느낌이...하지만 힐드가 왜? 이렇게 힘을 소비할 이유가 있었던가? 혹시 안나녀석들과 부딪친 거라면? 설마 그럴 리가. 그 녀석들 이젠 천계고, 마계고, 디멘션 3(인간계)건 신경 쓰지 않는다 했으니 그녀와 부딪힐 일은 없겠지.

“역시 내 착각이었겠지?”


“끄응?”

묠니르는 왼쪽 앞다리 하나가 없어 절룩거리는 검은개를 향해 물었다. 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개는 묠니르의 질문에 답 해 주지 않았다. 아니 해줄 수가 없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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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버님의 댓글

가이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두 사람 꽤 하나 봅니다? 대마계장이 배신자 척살 같은 일종의 '잡일'을 직접 하러 나온거 보면 말이죠. 원래 저런건 별도의 처리 조직이 있지 않겠습니까?

건필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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