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아앗 이건 나만의 이야기!' [아앗 평온한 일상이 당신을 감싸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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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째짹
“............아침 인건..가?”
부비부비.
잘 쥐어지지 않는 주먹으로 억지로 눈을 비비며 먼지 하나 묻지 않은 깨끗한 창문을 열어버리는 남자. 그는 깔끔한 하얀색 스웨터에 어울리지 않게 옆으로 심하게 몰려 마치 신나치 광신도들의 스킨헤드를 생각나게끔 변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모리사토 케이이치로 직업은 바이크 정비사이다. 허나 만능 정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실력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자이다. 물론 그 어떤 인간도 졸음이란 나른한 기운에는 견딜 자신이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케이이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쉐에에에에엑
“하아~시원하다. 아니 따뜻한 것인가?”
찬바람을 쐬면 조금이라도 낫겠지라고 판단한 케이이치는 창문을 모조리 옆으로 밀어버렸다. 드르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바람이 몰려와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주고, 피부를 만져준다. 그런데…….바람이 어째 좀 이상하다!?
“아무리 여름이어도 그렇지. 새벽공기가 이렇게 따뜻한 것인가?”
그는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4:30. 따가운 여름 햇살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손을 흔들 시간이 되지도 않은 것이다. 바람이 이상하다고 여기며 창문 밖 참새들의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려고 하는데.
“우, 울드.”
“쉐에에에에엑”
.........은발과 갈색 피부의 소유자 울드. 그녀가 창문 앞에 턱을 괴고 앉아 바람소리를 입으로 내고 있었다. 물론 바람은 불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부터 말이다. 케이이치는 따뜻한 여름바람(?)의 정체가 울드임을 깨닫고 어이를 상실해버렸다. 할 말을 잃고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 되어 울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싱겁게 끝나버렸네. 쉐에에에엑”
“하지 마.”
느끼한 목소리로 계속 바람을 흉내 내자 하지마라며 그녀의 입을 막아버리는 케이이치. 너무도 평범한 일상의 시작이기에 그는 울드를 나무라거나 그녀의 장난에 넘어가 웃거나 하지 않았다. 그는 울드가 떡 버티고 앉아 있는 창가로부터 벗어나 복도로 향한다.
드르륵.
“후아암. 나와 울드만 일어난 것인가?”
새벽의 바람기운을 뚫고 간신히 비춰진 가로등 불빛과 푸르른 기운에 어두운 복도를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러나 완전한 어둠이 아닌 푸름 섞인 어둠에 케이는 어렸을 때 본 TV 속 공포영화들이나 바이오하자드같은 호러게임을 떠올렸다. 그 때는 엄청 무서워했지?! 라며 키득거렸다.
“그나저나 잘 잤수? 어제 과음도 해보시고, 베르단디와 데이트도 해보고, 베르단디 프로텍터도 해보고.”
“어이! 놀리지 마!”
“안 놀 리 네 요~!”
울드가 호호호하고 웃으며 어젯밤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상기시키며 즐거워하자 케이가 황당해하며 그녀를 제지한다. 싫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굉장히 기쁜 얼굴이 되어 저 멀리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쿵하고 커다란 물체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담요 같은 덮개를 털썩하고 두르는 소리도 크게 들려왔다.
‘어쩐지. 장난치려고 일부러 일어난 것이었군.’
그의 예상대로 건너편 방에서 드르렁거리며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케이이치는 아직 출근 시간도 안 됐고, 허기도 지지 않으니, 밀려오는 잠도 깰 겸 바이크 점검을 하러 갈까? 하고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그의 몸은 쇠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거실로 향하고 말았다.
끼긱. 철커덩
아니 쇠가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절도 있게, 마치 자신이 탄생하는 것을 축복하는 듯 한 기계음이었다. 부품들이 일제히 정렬되며 자신의 위치를 잡고 기뻐하는 그런 소리라고나 할까? 물론 기계해체나, 기계 정비를 해본 사람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비유법이었다.
“묠니..르?”
새벽부터 낯익은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범인은 묠니르였다. 그는 케이가 왔다는 것을 깨닫고 테이블 위에서 놀아나는 물건들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고개를 까딱이며 새가 물을 먹듯 인사해 보였다. 공손하지 않고, 오히려 무례하다면 무례할 수 있는 인사이지만 케이는 미소로 받아 주며 친절히 손을 흔들었다. 잘 잤냐며 안부를 물어보자 조금 망설이던 묠니르는 고개를 약하게 흔들었다. 간밤에 잠이라도 설친 것일까?
“그건 뭐야? 뭘 조립하고 있는 거야?”
“조립품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뭘 조립하는 거냐고.”
조립품을 조립한다고 무뚝뚝한 묠니르의 답에 케이는 새벽부터 느껴지는 뒤통수를 흐르는 땀을 닦아야 했다. 어떤 조립을 하느냐고 묻자 그제야 알았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입을 여는 묠니르.
“척탄기와 총유탄, 캠핑 장비들, 구조&신호용 조명권총, 스콜피온, 울드님에게서 받은 약간의 염산&기타 화학약품들, 페이오스씨에게서 받은 수면제를 집어넣은 유탄과, 포이즌들, 스쿨드님께 받은 전자장비들과 채프교란기, 베르단디님에게서 받은 약간의 식용유,알코올등으로 만든 사제폭탄, 라이터”
“이제 그만.”
울드 때보다 더 어이없는 상황에 케이는 할 말을 잃고 더욱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묠니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혀 또래 미성년자들이 조작하고 있을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케이이치의 입에서 느닷없이 한숨이 터져 나왔다. 땀방울도 송골송골 뒤통수에 늘어만 갔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 일을 떠올리고 피식 웃고 말았다.
‘하긴 어젯밤만 해도.’
아오시마의 엉뚱한 행동에 도망치다시피 식당을 빠져 나간 케이와 베르단디. 두 사람이 일렉트라 넷의 마트 밖으로 빠져나오기가 무섭게.
‘이 녀석이 할 말이 있답니다.’
베르단디와 케이이치는 묠니르의 목소리와 함께. [그것보다 자신들을 어떻게 따라잡았는지 그게 더 놀랍기도 하지만 말이다.]자신들 앞에 처한 상황을 보고 눈을 커다랗게 뜨고 말았다. 굉장히 놀라운 장면이었다. 묠니르는 누군가를 두 손과 발로 포박하여 땅에 엎어 놓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아오시마!’
“다!(네!)”
“쿡. 그 때 아오시마 표정 엄청 웃겼지. 불쌍하기도 하고 말야.”
“네?”
“아, 아무것도.”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이 툭 튀어나오며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는 몰라도 총을 열심히 조립하는 묠니르에게도 들린 모양이다. 묠니르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눈만 껌뻑거리며 대답을 요구했다. 케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
“묠니르. 넌 어디서 온 거야? 러시아라고 했지?”
“러시안은 아닙니다. 현재는 천계에서 활동 중입니다. 원래 마족들의 탄생지는 마계 아니겠습니까?”
“그, 그렇기야 하지.”
자신의 출생지에 대해서 묻자 그를 빤히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묠니르. 조금 심기가 불편했는지 머리만 긁적이며 머쓱해한다. 자신과 베르단디가 좀처럼 묠니르의 미소를 보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난감해하는 표정도 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묠니르도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계에서 이곳으로 온 이후에도 곧바로 러시아로 간 것이 아닙니다. 언어는 더 힘들고 헷갈리지만 도이칠란트라는 곳에 있었죠.”
“독일?”
“....요즘은 그런 이름으로 불립니까? 우리 때는 자랑스럽게 도이칠란트 국민이다, 프로이센 국민이다 하면서 불렀는데.”
프로이센?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에 케이는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묠니르는 이 세계에 언제 나타난 것일까? 그리고 얼마나 살았을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얼굴과 신체는 자신보다 어리게 보이고 조금 치기어린 냉혹한일지 몰라도 실은 자신의 나이보다 두배는 더 먹은 자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묠니르는 그와 처음 만난 날(그저께)에도 현재의 역사보다 반세기는 지난 전쟁 때의 이야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확실치는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안나 에류드나스라는 아리따운 여자의 흑백사진과 이야기만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MG42가 없어서 아깝군요.”
“MG? 건담 프라모델??”
지금쯤 세상 물정 모르고 담요 위를 뒹굴고 있을 천재 기계마니아 소녀 스쿨드가 몇정 사두었던 애니메이션 속 로봇병기들을 본 뜬 플라스틱 모형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의 입에서 나온 낯선 단어에 묠니르는 눈만 껌뻑거리며 그의 설명을 요구했다.
“어머 케이씨 잘 잤어요? 묠니르군도?”
“베르단디 안녕. 잘잤어?”
한참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응접실에서 하는 두 사람에게 낯익은 목소리의 여신이 다가왔다. 일찍 일어나서 졸릴 법도 한데 눈 한번 비비지 않고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베르단디였다. 그녀의 맑은 푸른색 보석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자 절로 피로가 싹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손님. 안전벨트를 매주십시오.”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던가? 그나저나 세상 참 많이 좋아졌군. B-29 슈퍼 포트리스보다 더 커다란 여객기라니. 그런데 내가 무슨 꿈을 꾼 거지?
“손님! 안전벨트를 매주십시오.”
“이즈비니찌 빠좔스따.(정말 죄송합니다.)”
“에? 아 You're welcome”
처음 듣는 낯선 언어를 내뱉는 붉은색 눈동자의 소년을 멍하니 바라보던 스튜어디스. 그의 무뚝뚝하지만 미소년 소리 듣는 얼굴이 그쪽을 향하자 얼떨결에 만국 공용어 영어를 사용하고 말았다. 무슨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안하다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필요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자기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황급히 도망치기 위해 구실이라도 잡듯 물어보는 스튜어디스. 젊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묠니르는 이렇게 말했다.
“맛있는 크레이프 하나.”
“예?”
스튜어디스는 생소한 음식 이름에 또한 당황하며 고개를 긁적이고 말았다.
“후아암.”
뒤쪽의 아이. 아이의 어머니 되는 자는 고개를 조금씩 흔들며 위태롭게 꾸벅꾸벅 졸았다. 그 모습이 조금 웃길 수도 있겠지만 비행기 내에 차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그 수가 줄어든 상황이라 유일하게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나만이 틈새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어! 붉다.”
“?!”
그 틈새로 갑자기 갈색 눈동자와 검은 머리가 들어왔다. 아까 아빠를 만나러 간다고 그렇게 좋아하던 꼬마아이였다. 녀석의 검은 머리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와 붉어! 눈에 물감 뿌린 것 같아.”
“난....물감을 묻힌 것이 아니란다.”
“응? 그럼 왜 그렇게 눈이 빨간 거야? 머리칼도?!”
“.....그건......”
왜인지 몰라도 옛날 일이 생각난다. 벌써 수십 년하고도 또 몇 년 지난 그 때의 일인데. 왜일까? 절대로 감정을 느끼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케이이치들과 만난 2박3일간의 잠깐 때문이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에게 답으로 나올리는 없었다.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왜 내가 이런 적색의 꼴을 하고 있는지는 설명해줘야 했다.
“그건 나를 만들어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나와 피가 똑같은 자들이지.”
“?? 그게 무슨 소리야? 난 하나도 모르겠어.”
“모르는 게 더 낫단다. 너무도 끔찍한 이야기여서 듣는 사람들은 몸서리치게 되거든.”
그나저나. 내가 무언가를 잊어버린 느낌이다. 뭔가를 두고 왔나? 아니다. 누군가 약속을 한 것 같은데, 뒤쪽 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검은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덤.]
“응? 몇 시지? 고쳐야 되는데.”
오전 11:30이랍니다. 다다미 바닥 위에 엎어져 있던 검은 머리칼의 소녀. 소녀의 눈이 살며시 떠지더니 밝게 빛나는 창문을 돌파해 온 햇살과,
“어이~일어나세요. 죽으신 겁니까?”
“울드! 비켜!!”
머리가 산발로 변해 부스스해진 자신의 언니가 확성기를 들고 음향 조정을 하고 있었다. 1초만 더 늦게 일어났어도 그녀의 귀청은 커다란 울드의 목소리에 뜯어져 나갈 뻔했다. 그녀는 위협하듯 울드를 쫓아내고 베르단디 언니를 찾았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케이이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긴.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밥만 차려놓고 간 거겠지. 언니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응접실 테이블 위에 놓인 김을 모락모락 풍기는 하얀 쌀밥과 베르단디의 손맛이 담긴 반찬들, 그리고 옆에 하얀 종이로 급하게 휘갈겨진 글자들을 바라보며 스쿨드는 중얼거렸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스쿨드가 입맛을 다셨다.
[오늘 출근일이라 먼저 나갈게 스쿨드. 다 먹고 식기들은 주방에 올려다 줘! 주문이 많이 밀려서 늦을 것 같으니까 디저트는 꼭 스스로 챙겨먹도록 해!(냉장고 안에 있어! -혹시라도 걱정이 되는 베르단디 왈.)아 참! 그리고 케이이치 씨는 먼저 공항으로 갔어, 왜냐하면...]
“응? 공항에?”
[왜냐하면 묠니르 군이 오늘부터 또 며칠간 지구여행을 하겠다며 나갔거든. 다음에 돌아오면 따뜻하게 환송해줘야 돼 알겠지 스쿨드?]
“그 사고뭉치가?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그래도 아오시마를 반쯤 뭉개놓거나, 자신을 위해 그렇게 맛있는 131 아이스크림을 슬그머니 건네는, 그리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친절히 설명하는 그 모습. 정말 사랑스런 이였다. 물론 그 사랑스럽다는 것은 묠니르가 기계마니아(정확히는 웨폰마니아)인 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어이 스쿨드.”
“엉? 왜 울드.”
갑자기 다가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스쿨드의 생각을 깨뜨리는 울드. 그런 울드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스쿨드. 울드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스쿨드의 이마를 톡톡 건드리며 뭐라 했다.
“묠니르 녀석하고 무슨 약속 잡히지 않았었냐?”
“약속? 내가 그런 녀석하고 왜 약속을 해!”
“어머나~왜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셔. 혹시 애인을 내버려 두고 묠니르와 함께 바람을 피운 것은 아니시겠죠?”
“헛소리 하지마 이 바보 울드!”
말은 이렇게 하지만 울드의 놀림에 무언가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스쿨드. 헉 하고 헛바람을 들이키며 그녀는 어디론가 향했다. 흙&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소닉붐현상을 일으키던 스쿨드가 도착한 곳은 자신의 발명품들을 보관해두는 창고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으앙! 밤페이군과 시글!! 오늘 고쳐야 되는데!!! 이렇게 많은 부품을 혼자서 조립하고 고치고, 용접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든다고!! OS도 확인해야 되는데!!”
그랬다. 그녀는 그제야 떠올린 기억을 끄집어내고 마구 한탄했다. 묠니르가 어설픈 법술을 사용해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시글과 밤페이군의 조립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묠니르! 돌아오지 못해~!!!!!!”
그녀의 함성이 하늘을 찔러 위성으로 향한다.
“??”
“응 왜 그래 붉은 색 눈 아저씨.”
“.......”
내가 아저씨였던가? 하긴. 인간 나이로는 늘그막에 초라한 집에서 살 처지나 국가 소속 양로원에 가서 쉬고 있기야 하겠지.
“어디 아파?”
“아니란다. 꼬마야. 누군가 내 이야길 한 것 같아.”
왜일까? 왜인지 몰라도 케이이치 씨에게 돌아가면 검은 머리의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돌아갈 때는 TNT를 비롯해서 이곳의 첨단 무기들을 잔뜩 싸가지고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힐드의 부하한테서 빼앗은 스콜피온은 너무 화력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런 제품을 소비에트 연방 소속 국가가 만들어 내다니! 한심하다 못해 러시아가 이렇게 허접이었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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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오늘 뉴스를 보고 정말 열이 받는군요.
대한민국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독도나 백두산에 대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그렇게 약하게 보이나?
이런 엿같은!!! [요즘 보면 미국도 우리나라의 우방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어쩄든 잡담은 여기서 끝!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아침 인건..가?”
부비부비.
잘 쥐어지지 않는 주먹으로 억지로 눈을 비비며 먼지 하나 묻지 않은 깨끗한 창문을 열어버리는 남자. 그는 깔끔한 하얀색 스웨터에 어울리지 않게 옆으로 심하게 몰려 마치 신나치 광신도들의 스킨헤드를 생각나게끔 변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모리사토 케이이치로 직업은 바이크 정비사이다. 허나 만능 정비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실력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자이다. 물론 그 어떤 인간도 졸음이란 나른한 기운에는 견딜 자신이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케이이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쉐에에에에엑
“하아~시원하다. 아니 따뜻한 것인가?”
찬바람을 쐬면 조금이라도 낫겠지라고 판단한 케이이치는 창문을 모조리 옆으로 밀어버렸다. 드르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바람이 몰려와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주고, 피부를 만져준다. 그런데…….바람이 어째 좀 이상하다!?
“아무리 여름이어도 그렇지. 새벽공기가 이렇게 따뜻한 것인가?”
그는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4:30. 따가운 여름 햇살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손을 흔들 시간이 되지도 않은 것이다. 바람이 이상하다고 여기며 창문 밖 참새들의 재잘거리는 모습을 보려고 하는데.
“우, 울드.”
“쉐에에에에엑”
.........은발과 갈색 피부의 소유자 울드. 그녀가 창문 앞에 턱을 괴고 앉아 바람소리를 입으로 내고 있었다. 물론 바람은 불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부터 말이다. 케이이치는 따뜻한 여름바람(?)의 정체가 울드임을 깨닫고 어이를 상실해버렸다. 할 말을 잃고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 되어 울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싱겁게 끝나버렸네. 쉐에에에엑”
“하지 마.”
느끼한 목소리로 계속 바람을 흉내 내자 하지마라며 그녀의 입을 막아버리는 케이이치. 너무도 평범한 일상의 시작이기에 그는 울드를 나무라거나 그녀의 장난에 넘어가 웃거나 하지 않았다. 그는 울드가 떡 버티고 앉아 있는 창가로부터 벗어나 복도로 향한다.
드르륵.
“후아암. 나와 울드만 일어난 것인가?”
새벽의 바람기운을 뚫고 간신히 비춰진 가로등 불빛과 푸르른 기운에 어두운 복도를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러나 완전한 어둠이 아닌 푸름 섞인 어둠에 케이는 어렸을 때 본 TV 속 공포영화들이나 바이오하자드같은 호러게임을 떠올렸다. 그 때는 엄청 무서워했지?! 라며 키득거렸다.
“그나저나 잘 잤수? 어제 과음도 해보시고, 베르단디와 데이트도 해보고, 베르단디 프로텍터도 해보고.”
“어이! 놀리지 마!”
“안 놀 리 네 요~!”
울드가 호호호하고 웃으며 어젯밤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상기시키며 즐거워하자 케이가 황당해하며 그녀를 제지한다. 싫다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굉장히 기쁜 얼굴이 되어 저 멀리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쿵하고 커다란 물체가 바닥으로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담요 같은 덮개를 털썩하고 두르는 소리도 크게 들려왔다.
‘어쩐지. 장난치려고 일부러 일어난 것이었군.’
그의 예상대로 건너편 방에서 드르렁거리며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케이이치는 아직 출근 시간도 안 됐고, 허기도 지지 않으니, 밀려오는 잠도 깰 겸 바이크 점검을 하러 갈까? 하고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그의 몸은 쇠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거실로 향하고 말았다.
끼긱. 철커덩
아니 쇠가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절도 있게, 마치 자신이 탄생하는 것을 축복하는 듯 한 기계음이었다. 부품들이 일제히 정렬되며 자신의 위치를 잡고 기뻐하는 그런 소리라고나 할까? 물론 기계해체나, 기계 정비를 해본 사람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비유법이었다.
“묠니..르?”
새벽부터 낯익은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범인은 묠니르였다. 그는 케이가 왔다는 것을 깨닫고 테이블 위에서 놀아나는 물건들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고개를 까딱이며 새가 물을 먹듯 인사해 보였다. 공손하지 않고, 오히려 무례하다면 무례할 수 있는 인사이지만 케이는 미소로 받아 주며 친절히 손을 흔들었다. 잘 잤냐며 안부를 물어보자 조금 망설이던 묠니르는 고개를 약하게 흔들었다. 간밤에 잠이라도 설친 것일까?
“그건 뭐야? 뭘 조립하고 있는 거야?”
“조립품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뭘 조립하는 거냐고.”
조립품을 조립한다고 무뚝뚝한 묠니르의 답에 케이는 새벽부터 느껴지는 뒤통수를 흐르는 땀을 닦아야 했다. 어떤 조립을 하느냐고 묻자 그제야 알았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입을 여는 묠니르.
“척탄기와 총유탄, 캠핑 장비들, 구조&신호용 조명권총, 스콜피온, 울드님에게서 받은 약간의 염산&기타 화학약품들, 페이오스씨에게서 받은 수면제를 집어넣은 유탄과, 포이즌들, 스쿨드님께 받은 전자장비들과 채프교란기, 베르단디님에게서 받은 약간의 식용유,알코올등으로 만든 사제폭탄, 라이터”
“이제 그만.”
울드 때보다 더 어이없는 상황에 케이는 할 말을 잃고 더욱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묠니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혀 또래 미성년자들이 조작하고 있을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케이이치의 입에서 느닷없이 한숨이 터져 나왔다. 땀방울도 송골송골 뒤통수에 늘어만 갔다. 그러다 문득 어젯밤 일을 떠올리고 피식 웃고 말았다.
‘하긴 어젯밤만 해도.’
아오시마의 엉뚱한 행동에 도망치다시피 식당을 빠져 나간 케이와 베르단디. 두 사람이 일렉트라 넷의 마트 밖으로 빠져나오기가 무섭게.
‘이 녀석이 할 말이 있답니다.’
베르단디와 케이이치는 묠니르의 목소리와 함께. [그것보다 자신들을 어떻게 따라잡았는지 그게 더 놀랍기도 하지만 말이다.]자신들 앞에 처한 상황을 보고 눈을 커다랗게 뜨고 말았다. 굉장히 놀라운 장면이었다. 묠니르는 누군가를 두 손과 발로 포박하여 땅에 엎어 놓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아오시마!’
“다!(네!)”
“쿡. 그 때 아오시마 표정 엄청 웃겼지. 불쌍하기도 하고 말야.”
“네?”
“아, 아무것도.”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이 툭 튀어나오며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는 몰라도 총을 열심히 조립하는 묠니르에게도 들린 모양이다. 묠니르는 그게 무슨 소리냐며 눈만 껌뻑거리며 대답을 요구했다. 케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
“묠니르. 넌 어디서 온 거야? 러시아라고 했지?”
“러시안은 아닙니다. 현재는 천계에서 활동 중입니다. 원래 마족들의 탄생지는 마계 아니겠습니까?”
“그, 그렇기야 하지.”
자신의 출생지에 대해서 묻자 그를 빤히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리는 묠니르. 조금 심기가 불편했는지 머리만 긁적이며 머쓱해한다. 자신과 베르단디가 좀처럼 묠니르의 미소를 보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난감해하는 표정도 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묠니르도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계에서 이곳으로 온 이후에도 곧바로 러시아로 간 것이 아닙니다. 언어는 더 힘들고 헷갈리지만 도이칠란트라는 곳에 있었죠.”
“독일?”
“....요즘은 그런 이름으로 불립니까? 우리 때는 자랑스럽게 도이칠란트 국민이다, 프로이센 국민이다 하면서 불렀는데.”
프로이센?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에 케이는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묠니르는 이 세계에 언제 나타난 것일까? 그리고 얼마나 살았을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얼굴과 신체는 자신보다 어리게 보이고 조금 치기어린 냉혹한일지 몰라도 실은 자신의 나이보다 두배는 더 먹은 자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묠니르는 그와 처음 만난 날(그저께)에도 현재의 역사보다 반세기는 지난 전쟁 때의 이야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확실치는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안나 에류드나스라는 아리따운 여자의 흑백사진과 이야기만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MG42가 없어서 아깝군요.”
“MG? 건담 프라모델??”
지금쯤 세상 물정 모르고 담요 위를 뒹굴고 있을 천재 기계마니아 소녀 스쿨드가 몇정 사두었던 애니메이션 속 로봇병기들을 본 뜬 플라스틱 모형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의 입에서 나온 낯선 단어에 묠니르는 눈만 껌뻑거리며 그의 설명을 요구했다.
“어머 케이씨 잘 잤어요? 묠니르군도?”
“베르단디 안녕. 잘잤어?”
한참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응접실에서 하는 두 사람에게 낯익은 목소리의 여신이 다가왔다. 일찍 일어나서 졸릴 법도 한데 눈 한번 비비지 않고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베르단디였다. 그녀의 맑은 푸른색 보석 같은 눈동자를 바라보자 절로 피로가 싹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손님. 안전벨트를 매주십시오.”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던가? 그나저나 세상 참 많이 좋아졌군. B-29 슈퍼 포트리스보다 더 커다란 여객기라니. 그런데 내가 무슨 꿈을 꾼 거지?
“손님! 안전벨트를 매주십시오.”
“이즈비니찌 빠좔스따.(정말 죄송합니다.)”
“에? 아 You're welcome”
처음 듣는 낯선 언어를 내뱉는 붉은색 눈동자의 소년을 멍하니 바라보던 스튜어디스. 그의 무뚝뚝하지만 미소년 소리 듣는 얼굴이 그쪽을 향하자 얼떨결에 만국 공용어 영어를 사용하고 말았다. 무슨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안하다고 말한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필요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자기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황급히 도망치기 위해 구실이라도 잡듯 물어보는 스튜어디스. 젊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묠니르는 이렇게 말했다.
“맛있는 크레이프 하나.”
“예?”
스튜어디스는 생소한 음식 이름에 또한 당황하며 고개를 긁적이고 말았다.
“후아암.”
뒤쪽의 아이. 아이의 어머니 되는 자는 고개를 조금씩 흔들며 위태롭게 꾸벅꾸벅 졸았다. 그 모습이 조금 웃길 수도 있겠지만 비행기 내에 차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그 수가 줄어든 상황이라 유일하게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나만이 틈새를 통해 볼 수 있었다.
“어! 붉다.”
“?!”
그 틈새로 갑자기 갈색 눈동자와 검은 머리가 들어왔다. 아까 아빠를 만나러 간다고 그렇게 좋아하던 꼬마아이였다. 녀석의 검은 머리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와 붉어! 눈에 물감 뿌린 것 같아.”
“난....물감을 묻힌 것이 아니란다.”
“응? 그럼 왜 그렇게 눈이 빨간 거야? 머리칼도?!”
“.....그건......”
왜인지 몰라도 옛날 일이 생각난다. 벌써 수십 년하고도 또 몇 년 지난 그 때의 일인데. 왜일까? 절대로 감정을 느끼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케이이치들과 만난 2박3일간의 잠깐 때문이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이에게 답으로 나올리는 없었다. 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왜 내가 이런 적색의 꼴을 하고 있는지는 설명해줘야 했다.
“그건 나를 만들어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나와 피가 똑같은 자들이지.”
“?? 그게 무슨 소리야? 난 하나도 모르겠어.”
“모르는 게 더 낫단다. 너무도 끔찍한 이야기여서 듣는 사람들은 몸서리치게 되거든.”
그나저나. 내가 무언가를 잊어버린 느낌이다. 뭔가를 두고 왔나? 아니다. 누군가 약속을 한 것 같은데, 뒤쪽 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검은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덤.]
“응? 몇 시지? 고쳐야 되는데.”
오전 11:30이랍니다. 다다미 바닥 위에 엎어져 있던 검은 머리칼의 소녀. 소녀의 눈이 살며시 떠지더니 밝게 빛나는 창문을 돌파해 온 햇살과,
“어이~일어나세요. 죽으신 겁니까?”
“울드! 비켜!!”
머리가 산발로 변해 부스스해진 자신의 언니가 확성기를 들고 음향 조정을 하고 있었다. 1초만 더 늦게 일어났어도 그녀의 귀청은 커다란 울드의 목소리에 뜯어져 나갈 뻔했다. 그녀는 위협하듯 울드를 쫓아내고 베르단디 언니를 찾았다. 하지만 그녀의 존재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케이이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긴. 시간이 이렇게 늦었으니 밥만 차려놓고 간 거겠지. 언니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응접실 테이블 위에 놓인 김을 모락모락 풍기는 하얀 쌀밥과 베르단디의 손맛이 담긴 반찬들, 그리고 옆에 하얀 종이로 급하게 휘갈겨진 글자들을 바라보며 스쿨드는 중얼거렸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스쿨드가 입맛을 다셨다.
[오늘 출근일이라 먼저 나갈게 스쿨드. 다 먹고 식기들은 주방에 올려다 줘! 주문이 많이 밀려서 늦을 것 같으니까 디저트는 꼭 스스로 챙겨먹도록 해!(냉장고 안에 있어! -혹시라도 걱정이 되는 베르단디 왈.)아 참! 그리고 케이이치 씨는 먼저 공항으로 갔어, 왜냐하면...]
“응? 공항에?”
[왜냐하면 묠니르 군이 오늘부터 또 며칠간 지구여행을 하겠다며 나갔거든. 다음에 돌아오면 따뜻하게 환송해줘야 돼 알겠지 스쿨드?]
“그 사고뭉치가?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그래도 아오시마를 반쯤 뭉개놓거나, 자신을 위해 그렇게 맛있는 131 아이스크림을 슬그머니 건네는, 그리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친절히 설명하는 그 모습. 정말 사랑스런 이였다. 물론 그 사랑스럽다는 것은 묠니르가 기계마니아(정확히는 웨폰마니아)인 점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어이 스쿨드.”
“엉? 왜 울드.”
갑자기 다가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는 스쿨드의 생각을 깨뜨리는 울드. 그런 울드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스쿨드. 울드가 기다란 손가락으로 스쿨드의 이마를 톡톡 건드리며 뭐라 했다.
“묠니르 녀석하고 무슨 약속 잡히지 않았었냐?”
“약속? 내가 그런 녀석하고 왜 약속을 해!”
“어머나~왜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셔. 혹시 애인을 내버려 두고 묠니르와 함께 바람을 피운 것은 아니시겠죠?”
“헛소리 하지마 이 바보 울드!”
말은 이렇게 하지만 울드의 놀림에 무언가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스쿨드. 헉 하고 헛바람을 들이키며 그녀는 어디론가 향했다. 흙&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소닉붐현상을 일으키던 스쿨드가 도착한 곳은 자신의 발명품들을 보관해두는 창고였다. 그리고 그곳에는.
“으앙! 밤페이군과 시글!! 오늘 고쳐야 되는데!!! 이렇게 많은 부품을 혼자서 조립하고 고치고, 용접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많이 든다고!! OS도 확인해야 되는데!!”
그랬다. 그녀는 그제야 떠올린 기억을 끄집어내고 마구 한탄했다. 묠니르가 어설픈 법술을 사용해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시글과 밤페이군의 조립을 잊어버린 것이었다.
“묠니르! 돌아오지 못해~!!!!!!”
그녀의 함성이 하늘을 찔러 위성으로 향한다.
“??”
“응 왜 그래 붉은 색 눈 아저씨.”
“.......”
내가 아저씨였던가? 하긴. 인간 나이로는 늘그막에 초라한 집에서 살 처지나 국가 소속 양로원에 가서 쉬고 있기야 하겠지.
“어디 아파?”
“아니란다. 꼬마야. 누군가 내 이야길 한 것 같아.”
왜일까? 왜인지 몰라도 케이이치 씨에게 돌아가면 검은 머리의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돌아갈 때는 TNT를 비롯해서 이곳의 첨단 무기들을 잔뜩 싸가지고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힐드의 부하한테서 빼앗은 스콜피온은 너무 화력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런 제품을 소비에트 연방 소속 국가가 만들어 내다니! 한심하다 못해 러시아가 이렇게 허접이었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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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오늘 뉴스를 보고 정말 열이 받는군요.
대한민국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독도나 백두산에 대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그렇게 약하게 보이나?
이런 엿같은!!! [요즘 보면 미국도 우리나라의 우방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어쩄든 잡담은 여기서 끝!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댓글목록

가이버님의 댓글
가이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케이의 반응을 보며 폭소....^^;;; 저 같은 밀리 매니아라면 MG 하면 MG-42 같은걸 떠올리겠지만 일반인들에겐 건담을 떠올리겠군요. (근데 케이가 건프라를 조립하던가?? -_-;;;;)
스쿨드와의 약속을 잊어먹었으니 아무래도 다시 돌아왔을때가 좀 문제겠군요. ^^;;; 잘 봤습니다. 건필입니다! ^^b
p.s : 스콜피온에 불만을 표하는 묠니르를 보니 아무래도 베이더경께서는 한발한발이 상당히 위력적인 무기를 좋아하시는 모양이신가 보죠? ^^;;; 스콜피온, 화력은 약하지만 그 덕에 실내전에서는 상당히 쓸만한 '기관권총' 이죠. 크기가 작으니 휴대도 편하고 반동도 적고 하니까요. 그래서 테러리스트 들이 AK 처럼 즐겨 쓴 무기기도 하고요. (특히 비행기 납치때....-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