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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여신님-side stor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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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게 펼쳐진 숲. 허공을 부유하고 있는 대지와 건물들. 사방을 날아다니는 신들. 이 모든 것이 이곳이 천계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천계의 수많은 건물들 중 한곳을 걷고 있는 남자는 바로 세레스틴이었다. 오늘은 세레스틴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바로 자신의 9번째 제자가 될 아이를 만나보는 날이기 때문이다.

 ‘흠…이 근처라고 했는데….’

 세레스틴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조금씩 앞으로 전진했다. 매번 겪은 일이지만 자신의 제자를 만나는 일이 왜 이렇게 설레는지…하지만 세레스틴은 이 느낌이 싫지가 않았다.

 세레스틴이 상념에 젖어 걷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한 소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마침 물어볼 것이 있었던 세레스틴은 그 소녀에게 자신의 제자가 어디 있는지 물어볼 참으로 입을 열었는데 그 쪽에서 먼저 말을 하는 바람에 자신의 질문은 잠시 접어둬야 했다.

 ‘안녕하세요. 세레스틴 선생님이시죠?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게 되는 로이나라고 합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세레스틴은 자신을 소개하며 인사하는 소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흑요석같은 아름다운 흑발에 선명한 이목구비. 155cm정도의 키에 15,6세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소녀. 무릎까지 기른 머리를 하나로 땋아내려 끝을 리본으로 묶었는데 그 리본 끝을 길게 늘여서 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했다. 그런데 복장이 전투부의 복장이었다. 그것으로 미루어 그녀는 전투부 소속인 듯 했다.

 ‘그래, 네가 로이나구나. 난 오늘부터 너를 지도하게 된 세레스틴이라고 한다. 우선 몇일 지켜보며 너한테 가르칠것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세레스틴 선생님.’

 활짝 웃으며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세레스틴은 그 미소를 보며 다짐했다. 반드시 그녀를 훌륭한 여신으로 만들겠다고….




  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나나나

 숲속에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노래 소리에는 생명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기운이 담겨있었다. 노래는 일정한 술법으로 변해 죽어가던 생명에게 조금 더 생을 이어갈 생명을 불어넣어주었고 그 일을 해낸 당사자는 다시 피어난 생명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짝짝짝짝

 로이나의 노래가 끝나자 한쪽에서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던 세레스틴이 박수를치며 다가왔다.

 ‘로이나, 노래 시력이 더 늘었구나.’

 ‘아, 선생님 언제 오셨어요?’

  로이나는 수줍게 웃으며 세레스틴을 돌아보았다.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하신 분. 뛰어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서지 않으시는 분. 올바른 일을 하시고도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으시는 분. 이것이 로이나가 몇 년간 그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확실하게 느낀 점이었다. 그렇기에 세레스틴을 향한 그녀의 존경심은 커져만 갔다. 앞으로 한달. 한달 후가 그녀의 승급식이었다. 그녀가 승급을 하고 나면 이제 간간히 마주치는 것 외에는 그를 볼 일이 적어질 것이다. 그녀와 세레스틴은 소속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콩

 ‘아야’

 ‘로이나. 무슨 생각을 하는데 부르는데도 멍하니 있는 것이냐. 승급때도 그러면 승급이 취소될 수도 있다.’

 ‘에헤, 죄송해요 선생님.’

 세레스틴은 뭐라 더 말하려다 이내 그만두었다. 선천적으로 자신은 누구를 혼내는 것을 잘 못했다.

 ‘그래. 이제 너도 승급을 하면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해야 할 거야. 그건 잘 알고 있겠지?’

 ‘네. 그것이 전투부의 존재 이유니까요.’

 ‘로이나.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항상 신중하게 판단해라. 세상에 반드시 없어져야 할 악은 없는 것이야. 상황에 따라선 자신에겐 악으로 보이는 것이 상대에겐 최선의 선일수도 있는것이니.’

 ‘명심하겠습니다. 선생님.’

 ‘전투부를 많은 이들이 의지하고 있다. 너희들이 열심히 해주기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일에 열중할 수 있는거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네!’

 자신의 말에 활짝 웃으며 대답하는 제자를 세레스틴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 앞으로 별일이 없는 한 이 아이는 훌륭한 1급신이 될 것이다. 그래, 별 일이 없는 한….




 푹!

 ‘아악!’

 섬뜩한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천계의 어느 숲에 수십명의 신들과 천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그들은 모두 죽은 시체였다. 그것도 모두 심장을 관통 당한 채 죽은 시신들. 푸르고 아름다웠던 숲은 이젠 그 아름다움을 버리고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하는 지옥이 되어 있었다.

 ‘그만…그만 해!’

 그곳에서 로이나는 울부짖고 있었다. 방금 또 한명의 신이 심장이 꽤뚫린 채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사람을 죽인 손은…얄궂게도 자신의 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몸은 자신의 의지를 거부한 채 무한 살육을 자행하고 있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은 자신의 의지를 따르길 거부한다. 그것을 알기에 동료들도 자신을 향해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못해보고 처참하게 죽어나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제발 그만해!’

 로이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통제해보려 했지만 도무지 몸은 자신의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울부짖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은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 어슬렁거렸다.

 타타타탁!

 그녀의 귀에 이곳으로 달려오는 발소리들이 들렸다. 로이나는 겁이 났다. 그들이 오면 자신은 또 그들을 죽일 것이다. 차라리 정신이라도 잃었으면 했지만 정신은 그럴수록 오히려 더욱 또렷해졌다.

 ‘오지 마요…제발 오지 마…….’

 간절히 그렇게 바랐지만 그녀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 그녀를 슬프게 한 것은 맨 앞에서 달려오고 있는 인물이 자신이 너무나도 존경하는 세레스틴 이라는 것이었다. 세레스틴은 도착해서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다가 로이나를 발견했다. 온몸을 흥건히 적시고 있는 붉은색의 피. 주위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 검은 눈동자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

 세레스틴의 입에서 절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대충 상황이 이해가 갔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의지로 살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주위에 쓰러져있는 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그녀를 되돌리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원래대로 되지 않았다는 건 해결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대를 죽이려 할 것이다.

 그렇게 세레스틴이 고민에 빠져 있는데 로이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레스틴 선생님, 저의 부탁을 하나만 들어주시겠어요?’

 그 목소리에 세레스틴을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어느새 그녀는 또 다른 인물 하나의 목을 잡고 왼손 하나로 들어올린 채, 오른손은 상대의 심장을 향하고 있었다.

 ‘그만 둬, 로이나!’

 ‘저도 그러고 싶지만 몸이 의지를 안따라줘요. 그러니…….’

 세레스틴은 그 다음에 이어질 말을 왠지 들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재빨리 입을 여는 순간 로이나의 목소리가 더 빨리 들려왔다.

 ‘선생님께서 저를……죽여주세요.’

 쿠웅!

 세레스틴은 순간 마음에 거대한 돌덩어리가 떨어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죽여달라니, 누가? 누구를? 내 스스로 자신의 제자를 죽이란 것인가.

 푹!

 ‘아아악!’

 세레스틴이 혼란에 빠져있는 사이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 소리에 세레스틴은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제자에게 손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상황을 봐선 그녀를 죽이는 것이 최선이었고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잠시 세레스틴을 바라보던 로이나는 이내 몸을 돌려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았다. 어쩔 수 없었다. 지금도 애쓰고 있지만 몸은 여전히 자신의 통제를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한명씩 희생될수록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붕괴되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막 또 다른 신의 목을 쥐는 순간.

 푹!

 ‘미안하다 로이나, 날 용서하지 마라.’

 세레스틴은 그녀를 뒤에서 껴안은 채 그녀의 심장에 손을 박아 넣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본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스승이었다.

 ‘아뇨. 전 선생님한테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전 절대 선생님을 원망하지 않아요.’

 잠시 후, 그녀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세레스틴의 품안에서 숨을 거두었다.

 으드득!

 세레스틴은 거칠게 이를 갈더니 이윽고 커다랗게 외쳤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이런 짓을 벌인 놈을 반드시! 내 손으로 처단하고 말겠다!’

 그렇게 외치는 세레스틴의 눈에서는 상대를 향한 적개심과 제자를 잃은 슬픔이 합쳐져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이일은 바로 로이나가 승급하기 3일 전 일어난 일이었다.





 “……씨.”

 응? 뭐지? 뭔가 슬픈 꿈이었는데 기억이 안나.

 “케이 씨. 괜찮으세요?”

 케이가 눈을 뜨고 제일먼저 본 것은 자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베르단디의 얼굴이었다.

 “…아아, 괜찮아.”

 케이는 베르단디에게 대답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다. 아마 베르단디는 케이를 깨우러 온 모양이다.

 “슬픈 꿈을 꾸셨나요?”

 베르단디는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을 지우지 않은 채 케이에게 물었다. 케이는 베르단디를 바라보다 문득 슬픈 기분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옆에 베르단디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응. 슬픈 꿈이었기는 한데…내 꿈이 아니었어.”

 “네?”

 베르단디는 케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슬픈 꿈이었는데 자신의 꿈이 아니라니. 꿈을 부정하고 싶은 건가.

 “내 꿈이 아니라 세레스틴의 꿈이라고 해야겠지.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 기억나는 건 세레스틴의 기억이었다는 것과 굉장히 슬픈 꿈이었다는 것 외에는 전혀 기억이 안나.”

 케이의 부연설명에 그제야 베르단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꿈이면서 또한 자신의 꿈이 아니란 말. 세레스틴의 기억을 공유하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케이 씨, 어른 씻고 내려오세요. 서두르지 않으면 시간에 못맞춰요.”

 “그래. 먼저 내려가. 나도 곧 내려갈게.”

 베르단디가 나가자 케이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평화로운 아침. 싱그러운 바람과 눈부신 햇살이 동네를 감싸고 있었다. 그래. 이런 우울한 기분은 빨리 떨쳐 버리자. 베르단디와 함께라면 그 어떤 큰일도 작게 느껴질 텐데.

 케이는 싱긋 웃으며 씻기 위해 세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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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더경님의 댓글

베이더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금은 슬픈..[세레스틴의 이상은 솔직히 맘에 들었다는...신따위 뭉개 뜨려..-우드득]

세레스틴의 기억을 공유한다라...혹시 잘못해서 케이군의 인격이 붕괴된다던지 하는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겠죠? 하하하...[왠지 불안. -우드드득]

요르문간드들 일방적으로 여신님들께 당하는 모습 잘 보고 있습니다^^ [솔직히 여신님들과 가인들의 벨런스를 비교해보면 그분들이 압도적이죠^^]

그런데..설마 벌써 본체가 강림하는 것은 아니겠죠? 메두사양과 티아마트 군은 싫어..[덜덜덜]


원작보다 조금 일찍 가이아에 접근할 것 같은데 맞나요? 답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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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神베르단디님의 댓글

女神베르단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 또, 그러니까 카이가 등장하는것과 용마인의 현신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2033년으로 잡았습니다. 이걸 무시하고 진행했다가는 제가 스토리 자체를 세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옴으로…그리고 그때 카이가 등장해줘야 원작과 마찬가지로 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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