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의 그대에게..(5) - SHIA
페이지 정보
본문
뭐랄까? 단순해진 느낌이랄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마모되고서야 나의 정신은 되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마모는 심해서 더 이상 누군가를 바라볼 수 없게 되어 버렸고, 나의 몸도 역시 마모되어서 이제는 누군가의 품에 안길 수도 없을 만큼.. 변해버렸다. 단지 변함없는 모습이라면, 이 주황빛의 머릿결만이 내가 나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뿐이었다.
"나말야.. 몹쓸짓 해버렸구나. 그렇지?"
"레이카."
"뭐야~ 헤레시.. 이제와서 그런 표정 지어버리면 기껏 정신차렸는데 너무한 기분이 되어버리잖아."
가만히 푸른 머릿결의 사내가 안아주었다. 변해버린 자신이지만, 안아주었다. 그래 이 느낌이 바로 나를 다시금 되돌려준 힘일지도.. 그렇게 믿으면서 그의 품에서 떨어져나왔다. 솔직히, 아직도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이 몸은.. 이 정신은.. 아직도 붉은 피를 갈구하고 있었다. 지금도 앞의 이 사내를 토막쳐 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럴수 없는 이 몸이었기에, 이렇게.. 이렇게.. 바보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레이카."
"조금전부터 내 이름만 불러대고, 헤레시도 상당히 바보스럽구나."
"그런말이.. 나와?"
"하지만, 할 수밖에 없잖아."
"돌아가자. 아직은.. 아직은 기회가 있어."
"......"
단지 기회가 있다고 그는 말해주었다. 그 기회를.. 그 기회를.. 어긋난 이 운명이라지만.. 그의 손을.. 잡았다.
***
"딱히 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푸른눈빛의 소녀는 싱긋 웃고서는 상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역시 대답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드럽게 미소지어 보였다. 오랫만의 미소라서 그런지, 어색했지만 그래도 상대의 표정에서는 더욱 밝은 웃음이 나타났다.
"그럼 이만가보겠습니다. 어서가시죠 집정관님."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아키하씨.."
"살펴가세요."
어쩌면.. 이렇게나 웃게 된 것일까? 절대로 친할 수 없을 만큼 상성이 지독했던 사이가, 지금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단지 그 사람의 밝은 빛이 이런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웃음에 의해서 연결된, 무언가의 끈이 웃음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가만.. 그러고보면 언제나.."
그 사람은 언제나 뒤를 돌아보며 웃어주고는 했다. 마치 따라오라는 것처럼 티없는 웃음이었기에, 그의 발걸음을 쫓게 만드는 스타일이었다. 잘 생각해보니, 바람둥이 스타일일까나? 하지만 그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 하얀 웃음을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할리가 없다. 누구나가 다 좋아할만큼 환한 웃음이니까..
"그렇지만, 어쩌면 바람기가 많을걸지도.."
확실히 그 사람의 성격으로는 어디가서 여자에게 끌려다니지 않을런지 걱정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가 많이 꼬이는 타입이니까.. 뭐어~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바보같지만 말이다. 손님이 떠나간 응접실은 고요했다. 이젠 가을도 막바지에 이르러 숲의 단풍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그나마 안간힘을 쓰고서 버티고 있는 일말의 단풍잎들이 아직은 가을이라고 외치고 있을 뿐이었다.
"아키하님? 괜찮으세요?"
"응? 괜찮다니.. 뭔가 이상한가요?"
"아키하님. 울고계시잖아요."
"..그랬던가요?"
아아! 감정이라는거 정말이지 어쩔수 없을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사람을 바보처럼.. 그리고 나약하게 만들줄 누가 알았을까? 단지 눈가를 훔치고서는 아닌척 다시금 숲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이지~
"코하쿠."
"예. 아키하님?"
"코하쿠는 오라버니가 밖에서 돌아다닌다면 어떤생각이 드나요?"
"그건.."
코하쿠는 내가 바라보는 숲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서있다가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조금 위험할지도요? 시키씨 생긴건 귀여운데, 항상 멍하니까요."
***
"음?"
"뭐에요? 갑자기 멈춰서고?"
"아니, 뭔가 기분나쁜 냄새가 바람에 실려왔었는데 말야. 순식간에 사라져서."
"냄새? 작명센스가 조금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 대체 우리 어여쁜 동생은 어디있느냔 말이다! 이렇게 해메이고 다녀도 머리카락 조차 발견도 못했어!"
"정신차려요! 이 바보오빠야! 이제 그 애는 어린애가 아니라구욧!"
라면서 금발의 여성이 말려보지만, 역시 푸른눈의 금발을 지닌 남성에게 질질질 끌려갈 뿐이었다. 뭐랄까, 그의 옷자락의 내구도가 어쩌면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 늘어나는 옷이었다랄까. 금발의 남성은 한참을 걸어가다가 갑작스레 다시 멈춰섰다. 그리고는 가늘어진 눈으로 힐끔 골목길을 쳐다봤다. 그곳은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발의 남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는 그 어둠을 바라보더니 이내에 다시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뭔가요? 갑작스레 진지해져서는?"
"아니, 그냥.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단말야. 여동생도 못찾았는데 말야."
"...그.러.니.까! 그 여동생을 사랑해서 어쩌잔 겁니까!!"
"그거야 당연히 '삐~'하고 '삐~'하고 '삐~'해야지!
"아아아.."
금발의 여성이 힘없이 머리를 감싸며 쓰러져 버렸다.
***
"간만이군요. 진조의 절정씨."
"오랫만이네."
"무슨 일이시죠?"
"내 여동생."
"에!?"
이 진조.. 상당히 위험한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어렴풋이 시스터 콤플렉스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상당히 그 수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 하얀 흡혈귀가 걸리면 귀찮은 일이 발생할듯 싶기도 했다.
"여기도 없던 것인가?"
"에.. 확실히 3일전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긴 했죠. 뭔가 복잡한 일이 생겨난 듯한 얼굴을 하고서는 말이죠."
"복잡한 일?"
여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얼굴빛을 달리하며 달려드는 이 진조를 때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집정관ㄴ.. 어라? 오랫만이군요. 알카드씨. 게다가 서비스로 알토로쥬씨도 계시는군요. 뭐, 오늘은 그다지 전투적인 일은 아닌 듯한 모양이군요."
뮤리엘은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벽이 울렁이기 시작하면서 금발의 여성이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그러고는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벽을 뒤덮고 있던 뭔가가 울렁이면서 사라졌다.
"예리하네."
"아무래도 당신들과는 반대의 힘을 지닌듯 하니까요. 그런데 알카드씨도 모르시는 듯한 눈치시군요."
"..그거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세계의 정보를 뒤질 수도 있지만, 얼티밋을 거부한 나로써는 굉장히 거북한 일이라고,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일이지? 복잡한 일이라니?"
이 진조는 곧 다시 얼굴색을 붉히면서 물어왔다. 아무래도 이런 녀석이 졸졸 붙어다니면 피곤할법도 하겠다. 왠일인지 철천지 원수가 오늘따라서 불쌍하게만 느껴졌다.
"일단은 앉죠. 서서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길어요."
"그렇게하지."
자리에 앉아서는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말했다. 시키의 기원이 사라진 이야기와, 그리고 쓸때 없을 정도의 알퀘이드에 대한 상세한 묘사, 마지막으로 주위에서 느껴지는 기운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그리고 사도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조금 일러주었다. 뭐, 사도들에 대한 일이라면 이들이 우리보다는 조금더 자세히 알고 있을법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 말해야 했기에, 조금은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군. 그 녀석의 기원이 사라졌다라.. 확실히 수상한 일이야. 그것도 엄청.."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그다지 잘못된 것은 아닌것 같은데.. 엄청 수상한 일인가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여기에 오기전에 골목길에서 결계의 힘이 느껴졌어."
"결계인가요? 설마 고유결계?"
"아니. 그정도로 고위급의 결계는 아냐. 다만 조금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고, 또 일반인을 뛰어넘어서 마력을 지닌자들의 눈마저도 속일수 있을 정도로 교묘했어. 솔직히, 나도 세계의 구조와 뒤틀려있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냥 지나쳤을 정도로 말야."
"아까 멈춰섰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군요. 오라버니?"
"에? 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하면서 알카드는 얼굴을 붉혔다. 오늘따라서 이 진조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는게, 일진은 전혀 꽝일듯 싶었다. 아무래도 집에서 틀어밖혀서 카레나 한 스푼 먹고서 자중해야할 일진일까?
"알퀘이드의 냄새가 났거든.."
"아아아.."
진조의 대담한 말에 뮤리엘을 제외한 나와 하얀 사도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
"도시가 꿈틀거리는군. 어두운 암투의 냄새로 가득해."
검은 머릿결을 다시한번 쓸어올리고서는 가만히 한걸음을 내딛었다. 어두운 도시의 사각 실루엣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기대하면서...
-A vous d'une partie plus inferieure de clair de lune(달빛 아래의 그대에게)-
"나말야.. 몹쓸짓 해버렸구나. 그렇지?"
"레이카."
"뭐야~ 헤레시.. 이제와서 그런 표정 지어버리면 기껏 정신차렸는데 너무한 기분이 되어버리잖아."
가만히 푸른 머릿결의 사내가 안아주었다. 변해버린 자신이지만, 안아주었다. 그래 이 느낌이 바로 나를 다시금 되돌려준 힘일지도.. 그렇게 믿으면서 그의 품에서 떨어져나왔다. 솔직히, 아직도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이 몸은.. 이 정신은.. 아직도 붉은 피를 갈구하고 있었다. 지금도 앞의 이 사내를 토막쳐 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럴수 없는 이 몸이었기에, 이렇게.. 이렇게.. 바보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레이카."
"조금전부터 내 이름만 불러대고, 헤레시도 상당히 바보스럽구나."
"그런말이.. 나와?"
"하지만, 할 수밖에 없잖아."
"돌아가자. 아직은.. 아직은 기회가 있어."
"......"
단지 기회가 있다고 그는 말해주었다. 그 기회를.. 그 기회를.. 어긋난 이 운명이라지만.. 그의 손을.. 잡았다.
***
"딱히 답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푸른눈빛의 소녀는 싱긋 웃고서는 상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역시 대답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드럽게 미소지어 보였다. 오랫만의 미소라서 그런지, 어색했지만 그래도 상대의 표정에서는 더욱 밝은 웃음이 나타났다.
"그럼 이만가보겠습니다. 어서가시죠 집정관님."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아키하씨.."
"살펴가세요."
어쩌면.. 이렇게나 웃게 된 것일까? 절대로 친할 수 없을 만큼 상성이 지독했던 사이가, 지금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단지 그 사람의 밝은 빛이 이런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한 사람의 웃음에 의해서 연결된, 무언가의 끈이 웃음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가만.. 그러고보면 언제나.."
그 사람은 언제나 뒤를 돌아보며 웃어주고는 했다. 마치 따라오라는 것처럼 티없는 웃음이었기에, 그의 발걸음을 쫓게 만드는 스타일이었다. 잘 생각해보니, 바람둥이 스타일일까나? 하지만 그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 하얀 웃음을 싫어하는 사람이 존재할리가 없다. 누구나가 다 좋아할만큼 환한 웃음이니까..
"그렇지만, 어쩌면 바람기가 많을걸지도.."
확실히 그 사람의 성격으로는 어디가서 여자에게 끌려다니지 않을런지 걱정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가 많이 꼬이는 타입이니까.. 뭐어~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바보같지만 말이다. 손님이 떠나간 응접실은 고요했다. 이젠 가을도 막바지에 이르러 숲의 단풍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그나마 안간힘을 쓰고서 버티고 있는 일말의 단풍잎들이 아직은 가을이라고 외치고 있을 뿐이었다.
"아키하님? 괜찮으세요?"
"응? 괜찮다니.. 뭔가 이상한가요?"
"아키하님. 울고계시잖아요."
"..그랬던가요?"
아아! 감정이라는거 정말이지 어쩔수 없을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사람을 바보처럼.. 그리고 나약하게 만들줄 누가 알았을까? 단지 눈가를 훔치고서는 아닌척 다시금 숲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말이지~
"코하쿠."
"예. 아키하님?"
"코하쿠는 오라버니가 밖에서 돌아다닌다면 어떤생각이 드나요?"
"그건.."
코하쿠는 내가 바라보는 숲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없이 서있다가 씨익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조금 위험할지도요? 시키씨 생긴건 귀여운데, 항상 멍하니까요."
***
"음?"
"뭐에요? 갑자기 멈춰서고?"
"아니, 뭔가 기분나쁜 냄새가 바람에 실려왔었는데 말야. 순식간에 사라져서."
"냄새? 작명센스가 조금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 대체 우리 어여쁜 동생은 어디있느냔 말이다! 이렇게 해메이고 다녀도 머리카락 조차 발견도 못했어!"
"정신차려요! 이 바보오빠야! 이제 그 애는 어린애가 아니라구욧!"
라면서 금발의 여성이 말려보지만, 역시 푸른눈의 금발을 지닌 남성에게 질질질 끌려갈 뿐이었다. 뭐랄까, 그의 옷자락의 내구도가 어쩌면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 늘어나는 옷이었다랄까. 금발의 남성은 한참을 걸어가다가 갑작스레 다시 멈춰섰다. 그리고는 가늘어진 눈으로 힐끔 골목길을 쳐다봤다. 그곳은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발의 남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는 그 어둠을 바라보더니 이내에 다시금 걸어가기 시작했다.
"뭔가요? 갑작스레 진지해져서는?"
"아니, 그냥.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단말야. 여동생도 못찾았는데 말야."
"...그.러.니.까! 그 여동생을 사랑해서 어쩌잔 겁니까!!"
"그거야 당연히 '삐~'하고 '삐~'하고 '삐~'해야지!
"아아아.."
금발의 여성이 힘없이 머리를 감싸며 쓰러져 버렸다.
***
"간만이군요. 진조의 절정씨."
"오랫만이네."
"무슨 일이시죠?"
"내 여동생."
"에!?"
이 진조.. 상당히 위험한 냄새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어렴풋이 시스터 콤플렉스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상당히 그 수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 하얀 흡혈귀가 걸리면 귀찮은 일이 발생할듯 싶기도 했다.
"여기도 없던 것인가?"
"에.. 확실히 3일전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긴 했죠. 뭔가 복잡한 일이 생겨난 듯한 얼굴을 하고서는 말이죠."
"복잡한 일?"
여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얼굴빛을 달리하며 달려드는 이 진조를 때어내느라 애를 먹었다.
"집정관ㄴ.. 어라? 오랫만이군요. 알카드씨. 게다가 서비스로 알토로쥬씨도 계시는군요. 뭐, 오늘은 그다지 전투적인 일은 아닌 듯한 모양이군요."
뮤리엘은 아무것도 없는 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벽이 울렁이기 시작하면서 금발의 여성이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그러고는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벽을 뒤덮고 있던 뭔가가 울렁이면서 사라졌다.
"예리하네."
"아무래도 당신들과는 반대의 힘을 지닌듯 하니까요. 그런데 알카드씨도 모르시는 듯한 눈치시군요."
"..그거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세계의 정보를 뒤질 수도 있지만, 얼티밋을 거부한 나로써는 굉장히 거북한 일이라고, 그건 그렇고 대체 무슨일이지? 복잡한 일이라니?"
이 진조는 곧 다시 얼굴색을 붉히면서 물어왔다. 아무래도 이런 녀석이 졸졸 붙어다니면 피곤할법도 하겠다. 왠일인지 철천지 원수가 오늘따라서 불쌍하게만 느껴졌다.
"일단은 앉죠. 서서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길어요."
"그렇게하지."
자리에 앉아서는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말했다. 시키의 기원이 사라진 이야기와, 그리고 쓸때 없을 정도의 알퀘이드에 대한 상세한 묘사, 마지막으로 주위에서 느껴지는 기운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그리고 사도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조금 일러주었다. 뭐, 사도들에 대한 일이라면 이들이 우리보다는 조금더 자세히 알고 있을법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 말해야 했기에, 조금은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군. 그 녀석의 기원이 사라졌다라.. 확실히 수상한 일이야. 그것도 엄청.."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그다지 잘못된 것은 아닌것 같은데.. 엄청 수상한 일인가요?"
"솔직히 나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여기에 오기전에 골목길에서 결계의 힘이 느껴졌어."
"결계인가요? 설마 고유결계?"
"아니. 그정도로 고위급의 결계는 아냐. 다만 조금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고, 또 일반인을 뛰어넘어서 마력을 지닌자들의 눈마저도 속일수 있을 정도로 교묘했어. 솔직히, 나도 세계의 구조와 뒤틀려있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냥 지나쳤을 정도로 말야."
"아까 멈춰섰던 이유가 바로 그거였군요. 오라버니?"
"에? 뭐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하면서 알카드는 얼굴을 붉혔다. 오늘따라서 이 진조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는게, 일진은 전혀 꽝일듯 싶었다. 아무래도 집에서 틀어밖혀서 카레나 한 스푼 먹고서 자중해야할 일진일까?
"알퀘이드의 냄새가 났거든.."
"아아아.."
진조의 대담한 말에 뮤리엘을 제외한 나와 하얀 사도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
"도시가 꿈틀거리는군. 어두운 암투의 냄새로 가득해."
검은 머릿결을 다시한번 쓸어올리고서는 가만히 한걸음을 내딛었다. 어두운 도시의 사각 실루엣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기대하면서...
-A vous d'une partie plus inferieure de clair de lune(달빛 아래의 그대에게)-
댓글목록

Ciel`s Shop님의 댓글
Ciel`s Shop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음~ 잘 썼다. 시아야..
그건 그렇고, 독감 걸렸는데도 아무말도 안하고 학교에 가다니..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 임마!
폐렴비슷하게까지 가버리면 어쩌잔거냐..[왱알앵알]

♡카렌밥님의 댓글
♡카렌밥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습니다.
다만 [,]의 사용을 조금만 절제해주시면다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쉼표를 씀으로써 호흡을 걸러주는게 좋긴 함니다만 자주 그러면 맥이 끊긴다고 할까요. "뭐랄까","뭐"등은 시점 상 나오게 되는 말버릇인거 같은지라 그 부분에서는 태클 불가능이군요.
후에 임팩트를 팍 줘버리시면 (아직은 글 분위기상 그러면 오히려 이상하겠지만!) 엄청 나겠는데요! (저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감기 완쾌 되시길...
솔직히 얘기해서 감기에 카레가 효능이 좋습니다. 이건 학술적으로도...증명, 아 그러니까 카레

J.Lizberne™님의 댓글
J.Lizberne™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전 류애상과는 달리 차라리 쉼표를 권장하는 입장이지만...'그리고' '하지만' 등과 같은 접속어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강조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 쉼표를 안 붙여주시는 쪽이 호흡 조절하기가 쉬울 듯 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by 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