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의 그대에게..(3) - SH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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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평범하게 생각하실 수는 없나요? 그 아인 더 이상 꼬마가 아니라구요."
"훗~ 그래도 여동생을 향한 오라비의 마음을 어떻게 멈추리요!"
"그.러.니.까. 어째서 여동생인거냐구요? 이건 일반상식을 제쳐두고서라도, 천륜에 의거해서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유전자적으로도 불안해지는 위험한 방식이라구요!"
허리에 손을 얹고서는 화를내는 하얀 여성과 그리고 그 화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투철하게 펴나가는 검은 남성의 실갱이는 이미 만 3일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이정도면 한쪽에서라도 질릴 법한 상황이지만, 둘의 모습에 초췌함따윈 찾아 볼 수도 없었다.
"훗!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가서 찾아야지! 아아! 나의 동생이여!"
"우왓! 기다려요! 이 저질 오빠!"
어둡기만 했던 천년성에 간만에 피어난 오누이의 실랑이였다.
***
"응? 뭔가 말했었나요? 코하쿠?"
"예에.. 그러니까 아키하님께서 별실을 쓰실 계획이십니까?"
"별실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 엄연히 저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니까요."
뭔가 머뭇거리는 듯한 코하쿠의 모습에 조금더 몰아부쳤다. 그러자 코하쿠는 이내에 포기한 것처럼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예. 그렇다면 당장 생활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수고해주세요. 그리고 그 방만큼은 절대로 건들지 말아주세요. 먼지 정도 털어두시구요."
"물론이죠."
이젠 구름 한점도 남지 않아서, 빠져 들것처럼 변한 가을하늘에 시선을 던져두고서는 가만히 그 여름을 회상한다. 15년전의 그 여름에 나는 그를 얻었다. 너무 기뻐서 피투성이에 눈물투성이가 되도록 울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에서야 그것이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그 가슴의 두근거림이 생생하게 재생된다. 하늘에 던져두었던 시선을 거둬들여 가만히 저택의 뒤뜰로 향했다. 정확히는 뒤뜰의 숲으로 향했다. 입가에는 왠지 모르게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이런 푸근한 생각은 오랫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살아계시리라 믿겠습니다. 이 무거움.. 당신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조각으로 영원히 품을 테니까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에게나 말했다. 이것이 내가 지금 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도였으니까, 분명히 이것이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키하님. 정리가 막 끝났습니다."
"응. 잠시 둘러보고 곧 가도록하죠."
히스이는 조용히 물러나는 것으로 긍정을 표했다. 그녀는 정말이지 세심한 사람이었다. 조금이라도 나의 여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물러났던 것이다. 이제 슬슬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이다. 그래야 이 숲을 가로질러 별실, 아니 원래의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렇게나 힘든 작업인거야? 이런 시엘까지 동원할 정도로?"
"바보 흡혈귀는 닥치고 멀리 떨어져 계세요."
뭐랄까? 왠지 일부러 속을 긁고 있는 것은 아닌것 같았지만, 그래도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뮤리엘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나마 집정관님의 체력이 남달라서 이렇게 가능한거죠. 안 그랬으면 1주일 후에나 시작하려고 했다구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여성에게 체력이 남다르다는 것은 모욕적인 언행입니다."
"괜찮아.. 시엘은 그런 소릴 들을 만큼 강하니까."
라면서 방긋 웃어버리는 저 하얀 흡혈귀를 보며 그나마 남아있던 할말이 전부다 소진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쉰 후에 다시 뮤리엘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령술은 마력을 끌어 모아서 영혼의 구성성분을 강제적으로 물질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집중력의 싸움이다. 따라서 이 술법을 시행한 사람은 술법이 끝남과 동시에 크나큰 심력의 소모로 거의 탈진에 이르게 된다.
뭐, 알퀘이드의 보챔만 없었어도, 상처를 조금더 보살피고 술법을 진행해도 되겠지만, 이 막무가네의 하얀 흡혈귀는 언제쯤 시작할 것이냐고 물어보는 통에 결국 이렇게 일어난지 3일만에 시작을 한 것이다.
"집정관님께서는 무리하지 마세요. 일단 주도는 제가 하도록 하죠. 보조해주시죠."
"그렇게하죠. 그런데 알퀘이드? 강령술이 완료된 후에 주어진 시간이 길어야 2~3분입니다. 확실하게 해주시지 않으면 각오하시는게 좋을 껍니다."
"걱정 붙들어 매고 빨리빨리 불러와~"
대책없는 저 웃음에 한숨을 한번더 길게 내뱉고서는 방안에 그려놓은 마법진에 정신을 집중했다. 일단은 먼저 뮤리엘의 의식이 마법진을 뚫고 지나갔고, 나는 그 것을 유지시키기만 하면 되는 작업이었다. 가만히 마법진을 의식하자 이내에 이리저리 마법진의 진을 활성화 시키고 있는 뮤리엘의 의식이 느껴졌다. 진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서 그 배열이 달라지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차도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작업이다.
가만히 그의 의식과 동화를 이루고 있자, 곧 뮤리엘의 입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주문이 외워지기 시작했다.
Vous qu'il est libre a son sujet dort et vous le pere lu il joue maintenant de l'endroit,
Reponse en arriere. Il jets a ceci maintenant vous de ceci, proposition de position.
Et distinguez-vous des dispositifs. C'est ordre,
Regardez-dans le visage nous avec les dispositifs qui est evident dans ici observe.
Cette proposition est parfaite. La question interdit.
(그대 자유로운자여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를 부르노니,
응답하라. 이것이 지금 당신에게 던져진 명제라.
그리고 그대의 모습을 드러내라. 이것은 명령이니,
여기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우리를 직시하라.
이 명제는 완벽하다. 질문은 금지한다.)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마법진의 깊은 곳으로 뮤리엘의 의식이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 뒤를 힘겹게 동화를 이루며 따라가자, 곧 진법의 심층에 달하였다. 뮤리엘의 의식은 빠르게 진법의 심층을 돌며 영혼을 선별하고 있었다. 인간의 눈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속도인 200프레임의 속도를 넘어서 더욱 빠르게 영혼을 살펴나가고 있었다. 나의 의식은 구별된 영혼을 진법의 밖으로 확실하게 밀어내면 되는 것이다.
금새 끝날 줄 알았던 선별작업이 어느덧 3시간이 경과하고 있었다. 뮤리엘의 의식이 구별해놓은 영혼의 깊이는 거의 창조시대 급인 선캄브리아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강제적으로 나와 뮤리엘의 영혼이 진법의 심층세계에서 밀려나다시피 끌어올려졌다. 갑작스레 끌어올려진 의식에 깜짝 놀라듯이 눈을 떴다.
"하아.. 하아.. 하아.."
절로 입에서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뮤리엘도 마찬가지로 헐떡이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알퀘이드는 뭔가 궁금함반 기대감반인 얼굴로 나와 뮤리엘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어때? 불러온거야?"
"없어요."
뮤리엘이 먼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벌러덩 누울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잠들고 싶을 정도로 지쳤다.
"창조시대급인 선사시대에까지 영혼을 불러봤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더 깊숙히 들어가고 싶지만, 세계의 억지력에 의해서 떠밀려 올라왔죠."
"그럼.. 시키의 영혼이 없다는 소리야?"
"그렇죠. 후우! 정말이지 이 술법은 다시는 행하고 싶지 않군요. 머리 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짓수는 단 두개네?"
알퀘이드는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영혼이 소멸했거나, 아니면 죽지 않았거나..."
***
밝은 하늘사이로 구름한점 떠 있지 않고, 푸른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머릿결을 쓸어올리고서는 윗도리의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들었다. 검은테두리의 안경사이로는 아무런 흠집도 없는 세상이 비취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그것을 거부하고 싶어했다.
결국 다시금 윗도리 주머니에 안경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걸음걸이를 옮기면서 마지막으로 낮의 여운을 즐겼다. 주머니에서 만져지는 차가운 금속의 촉감을 느끼며 서서히 한 밤의 즐거운 상상을 위해서..
밤의 사냥꾼.. 오늘 밤에도 사냥은 된다. 그들은 죽는 것일까?
"아니. 소멸되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편리한 것을 사냥감들에겐 주는 것이 아니니까.
왜일까? 오늘따라서 가슴 한구석이 저며온다. 쾌락으로, 그리고 아픔으로..
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
무언가 어긋나게 움직이는 몸을 이끌며.. 사냥한다..
-A vous d'une partie plus inferieure de clair de lune(달빛 아래의 그대에게)-
"훗~ 그래도 여동생을 향한 오라비의 마음을 어떻게 멈추리요!"
"그.러.니.까. 어째서 여동생인거냐구요? 이건 일반상식을 제쳐두고서라도, 천륜에 의거해서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유전자적으로도 불안해지는 위험한 방식이라구요!"
허리에 손을 얹고서는 화를내는 하얀 여성과 그리고 그 화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투철하게 펴나가는 검은 남성의 실갱이는 이미 만 3일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이정도면 한쪽에서라도 질릴 법한 상황이지만, 둘의 모습에 초췌함따윈 찾아 볼 수도 없었다.
"훗!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가서 찾아야지! 아아! 나의 동생이여!"
"우왓! 기다려요! 이 저질 오빠!"
어둡기만 했던 천년성에 간만에 피어난 오누이의 실랑이였다.
***
"응? 뭔가 말했었나요? 코하쿠?"
"예에.. 그러니까 아키하님께서 별실을 쓰실 계획이십니까?"
"별실이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 엄연히 저택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니까요."
뭔가 머뭇거리는 듯한 코하쿠의 모습에 조금더 몰아부쳤다. 그러자 코하쿠는 이내에 포기한 것처럼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예. 그렇다면 당장 생활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수고해주세요. 그리고 그 방만큼은 절대로 건들지 말아주세요. 먼지 정도 털어두시구요."
"물론이죠."
이젠 구름 한점도 남지 않아서, 빠져 들것처럼 변한 가을하늘에 시선을 던져두고서는 가만히 그 여름을 회상한다. 15년전의 그 여름에 나는 그를 얻었다. 너무 기뻐서 피투성이에 눈물투성이가 되도록 울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에서야 그것이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그 가슴의 두근거림이 생생하게 재생된다. 하늘에 던져두었던 시선을 거둬들여 가만히 저택의 뒤뜰로 향했다. 정확히는 뒤뜰의 숲으로 향했다. 입가에는 왠지 모르게 잔잔한 미소가 걸려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이런 푸근한 생각은 오랫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살아계시리라 믿겠습니다. 이 무거움.. 당신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조각으로 영원히 품을 테니까요.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에게나 말했다. 이것이 내가 지금 그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도였으니까, 분명히 이것이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키하님. 정리가 막 끝났습니다."
"응. 잠시 둘러보고 곧 가도록하죠."
히스이는 조용히 물러나는 것으로 긍정을 표했다. 그녀는 정말이지 세심한 사람이었다. 조금이라도 나의 여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물러났던 것이다. 이제 슬슬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이다. 그래야 이 숲을 가로질러 별실, 아니 원래의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렇게나 힘든 작업인거야? 이런 시엘까지 동원할 정도로?"
"바보 흡혈귀는 닥치고 멀리 떨어져 계세요."
뭐랄까? 왠지 일부러 속을 긁고 있는 것은 아닌것 같았지만, 그래도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뮤리엘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나마 집정관님의 체력이 남달라서 이렇게 가능한거죠. 안 그랬으면 1주일 후에나 시작하려고 했다구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여성에게 체력이 남다르다는 것은 모욕적인 언행입니다."
"괜찮아.. 시엘은 그런 소릴 들을 만큼 강하니까."
라면서 방긋 웃어버리는 저 하얀 흡혈귀를 보며 그나마 남아있던 할말이 전부다 소진되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쉰 후에 다시 뮤리엘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령술은 마력을 끌어 모아서 영혼의 구성성분을 강제적으로 물질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집중력의 싸움이다. 따라서 이 술법을 시행한 사람은 술법이 끝남과 동시에 크나큰 심력의 소모로 거의 탈진에 이르게 된다.
뭐, 알퀘이드의 보챔만 없었어도, 상처를 조금더 보살피고 술법을 진행해도 되겠지만, 이 막무가네의 하얀 흡혈귀는 언제쯤 시작할 것이냐고 물어보는 통에 결국 이렇게 일어난지 3일만에 시작을 한 것이다.
"집정관님께서는 무리하지 마세요. 일단 주도는 제가 하도록 하죠. 보조해주시죠."
"그렇게하죠. 그런데 알퀘이드? 강령술이 완료된 후에 주어진 시간이 길어야 2~3분입니다. 확실하게 해주시지 않으면 각오하시는게 좋을 껍니다."
"걱정 붙들어 매고 빨리빨리 불러와~"
대책없는 저 웃음에 한숨을 한번더 길게 내뱉고서는 방안에 그려놓은 마법진에 정신을 집중했다. 일단은 먼저 뮤리엘의 의식이 마법진을 뚫고 지나갔고, 나는 그 것을 유지시키기만 하면 되는 작업이었다. 가만히 마법진을 의식하자 이내에 이리저리 마법진의 진을 활성화 시키고 있는 뮤리엘의 의식이 느껴졌다. 진의 방향과 시간에 따라서 그 배열이 달라지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차도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작업이다.
가만히 그의 의식과 동화를 이루고 있자, 곧 뮤리엘의 입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주문이 외워지기 시작했다.
Vous qu'il est libre a son sujet dort et vous le pere lu il joue maintenant de l'endroit,
Reponse en arriere. Il jets a ceci maintenant vous de ceci, proposition de position.
Et distinguez-vous des dispositifs. C'est ordre,
Regardez-dans le visage nous avec les dispositifs qui est evident dans ici observe.
Cette proposition est parfaite. La question interdit.
(그대 자유로운자여 지금 이 자리에서 그대를 부르노니,
응답하라. 이것이 지금 당신에게 던져진 명제라.
그리고 그대의 모습을 드러내라. 이것은 명령이니,
여기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우리를 직시하라.
이 명제는 완벽하다. 질문은 금지한다.)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마법진의 깊은 곳으로 뮤리엘의 의식이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 뒤를 힘겹게 동화를 이루며 따라가자, 곧 진법의 심층에 달하였다. 뮤리엘의 의식은 빠르게 진법의 심층을 돌며 영혼을 선별하고 있었다. 인간의 눈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속도인 200프레임의 속도를 넘어서 더욱 빠르게 영혼을 살펴나가고 있었다. 나의 의식은 구별된 영혼을 진법의 밖으로 확실하게 밀어내면 되는 것이다.
금새 끝날 줄 알았던 선별작업이 어느덧 3시간이 경과하고 있었다. 뮤리엘의 의식이 구별해놓은 영혼의 깊이는 거의 창조시대 급인 선캄브리아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강제적으로 나와 뮤리엘의 영혼이 진법의 심층세계에서 밀려나다시피 끌어올려졌다. 갑작스레 끌어올려진 의식에 깜짝 놀라듯이 눈을 떴다.
"하아.. 하아.. 하아.."
절로 입에서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뮤리엘도 마찬가지로 헐떡이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알퀘이드는 뭔가 궁금함반 기대감반인 얼굴로 나와 뮤리엘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어때? 불러온거야?"
"없어요."
뮤리엘이 먼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벌러덩 누울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잠들고 싶을 정도로 지쳤다.
"창조시대급인 선사시대에까지 영혼을 불러봤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더 깊숙히 들어가고 싶지만, 세계의 억지력에 의해서 떠밀려 올라왔죠."
"그럼.. 시키의 영혼이 없다는 소리야?"
"그렇죠. 후우! 정말이지 이 술법은 다시는 행하고 싶지 않군요. 머리 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짓수는 단 두개네?"
알퀘이드는 약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영혼이 소멸했거나, 아니면 죽지 않았거나..."
***
밝은 하늘사이로 구름한점 떠 있지 않고, 푸른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머릿결을 쓸어올리고서는 윗도리의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들었다. 검은테두리의 안경사이로는 아무런 흠집도 없는 세상이 비취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그것을 거부하고 싶어했다.
결국 다시금 윗도리 주머니에 안경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걸음걸이를 옮기면서 마지막으로 낮의 여운을 즐겼다. 주머니에서 만져지는 차가운 금속의 촉감을 느끼며 서서히 한 밤의 즐거운 상상을 위해서..
밤의 사냥꾼.. 오늘 밤에도 사냥은 된다. 그들은 죽는 것일까?
"아니. 소멸되는 것이다."
죽음이라는 편리한 것을 사냥감들에겐 주는 것이 아니니까.
왜일까? 오늘따라서 가슴 한구석이 저며온다. 쾌락으로, 그리고 아픔으로..
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키릭
무언가 어긋나게 움직이는 몸을 이끌며.. 사냥한다..
-A vous d'une partie plus inferieure de clair de lune(달빛 아래의 그대에게)-
댓글목록


Ciel`s Shop님의 댓글
Ciel`s Shop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만.. 뭐 시아가 한거니 딴말은 않겠음..
그건 그렇고.. 조금 늦은거 아닐까나? 시아양~
뭐, 본인이 할말은 아니지만..= ㅅ=;
그건 그렇고, 조금 진행이 빠른듯 하니 천천히 하자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