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여신님-세계를 구하기 위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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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12구역에 있는 튜즈 데이라는 고급 레스토랑.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바로 시민이 매주 화요일날 연주를 하러 오는 바로 그곳이다. 이곳의 한 웨이트리스에겐 자신이 시민의 애인이고 싶다는 속마음을 살짝 내비친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그 웨이트리스는 정말로 가인과 시민이 애인 사이인 줄 안다.
“다시 한번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피스메이커의 총사령관인 진 사령관님을 보좌하고 있는 민수정이라고 합니다.”
“예. 안녕하세요. 모리사토 케이이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 옆부터 차례대로 베르단디…."
케이의 소개에 따라서 차례대로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이루어졌다. 케이는 눈앞의 민수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는데 지금 그녀의 복장은 케이에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처음 그녀가 재규어 RX 78을 타고 나타났을 때에는 가죽옷의 폭주족 복장이었는데 어느새 갈아입었는지 지금은 웨이트리스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피스 대원들은 이미 적응이 되었는지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지만 이런 것을 처음 접하는 케이 일행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서로간에 웃으며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먼저 공격한 것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런데…아까 들어보니 피스메이커와 노아를 모른다고 하셨죠? 케이씨의 이름을 들어보니 일본인 이신 것 같은데 일본에도 피스메이커 지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대원 한명이 현재 유레카에 상주중이고요. 그런데 아무리 일반인에게는 정보를 극히 제한한다 하지만 피스메이커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현재 없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민수정은 차근차근히 본부에서 들었던 얘기를 통해 의문점을 물었다. 2020년의 대재앙 이후로 국가간의 이해를 초월한 대 몬스터 특무기관 피스메이커는 세계 중요 나라에 설립되어서 피스메이커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질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 자신의 앞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은 피스메이커가 모른다고 하고 있다. 혹시 노아의 인물임을 속여서 피스메이커와 접촉하려는 것인가 생각도 해보았다. 노아의 5대 간부인 바르의 별들은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가능 할 것도 같았다.
“뭐…굳이 숨길 생각은 없는데…….”
케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베르단디를 보았다. 그녀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케이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말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말은 하겠는데요. 믿건 안믿건 그건 자유에요. 숨기는건 없으니까요. 저희는 다른 차원에서 왔어요. 그곳에서는 여기를 유리안계라 부르죠. 저희는 그곳에서 플르나라는 돌을 찾으러 왔는데요⋯. 뭐 이런 말 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 빼고 제 일행은 여신이거든요. 지금 그쪽 세계에서는 세계가 위험에 처해서 이곳에 플르나를 찾으러 온 것이거든요. 솔직히 여기서 저희 세계랑 같은 나라를 볼 줄은 몰랐거든요.”
민수정과 피스 대원들은 방금 들은 말을 믿어야 할지 아니면 처음처럼 바르의 별로 생각하고 공격을 해야 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 민수정은 잠시간 생각한 끝에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아도 차원이동을 해대는 판에 다른 차원에서 넘어왔다는 얘기는 믿지 못할 건 또 무엇이랴.
“그건 그렇다 쳐도 여신이라는 건 좀…….”
민수정은 난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피스대원들이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선택을 받은 존재들이라지만 저렇게 대놓고 여신이라 하는데 믿어야 될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 믿어야 하나…….
“그럼 증거를 보여드리죠. 베르단디. 홀리벨을 보여드려.”
“네”
베르단디는 홀리벨을 불러냈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에서 새하얀 날개를 지닌 천사가 나타났다. 하지만 피스 대원들과 민수정은 믿는 표정이 아니었다. 실제로 가인만 해도 등 뒤에서 바람의 날개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건 좀더 오라를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에 케이 일행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천사가 가장 확실한 증명일진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란 생각이 얼마나 안이했는지 깨달았다.
“휴, 이것으로 믿지 않으시니 그쪽에서 어떡하면 믿을지 말해보세요.”
케이는 아예 선택권을 피스메이커 쪽으로 넘겨 버렸다. 괜히 이것저것 고민하기보다는 저쪽에서 말하는 데로 해주는 것이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럼 그쪽에서 말해 봐요. 무엇을 어떻게 증명을 해야 믿어줄 것인지. 미리 말씀드리지만 방금 본 천사는 여신의 상징 그 차체이자 또 다른 자신.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입니다. 그 동반자를 무시한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케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브루스 류가 나섰다.
“얼마든지 받아주지. 너희들을 믿게 만들 방법은 하나. 힘을 증명해 보여라. 신(神)이라면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겠지.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보여보란 말이다.”
케이 일행은 브루스의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저자는 신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신이 전지전능하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반은 맡고 반은 틀렸다. 신이라고 해서 반드시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 힘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말이다. 어느 천계의 계급을 살펴보자면 쉽게 말해서 유일신-상급신-중급신-하급신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하급신에 해당하는 것은 스쿨드가 속한 2급이고 1급이 중급이라 할 수 있으며 1급 특무한정이 상급신에 속한다. 그리고 그 위가 바로 유일신인 신의 자리인 것이다. 이 신과 비등한 존재들이 각 계의 수장들. 마계나 미드칠더 같은 종족의 수장들이다.
그들의 힘은 비등하기 때문에 결국은 누가 위인지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이 말을 해보았자 트집 잡을 건수만 늘려줄 뿐 아무 해결책은 되지 않기에 케이는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힘의 증명이라……그건 이미 증명 했을 텐데?”
울드가 의문이 섞인 목소리로 피스 대원들을 향해, 정확히는 브루스 류를 바라보며 말했다.
“흥, 언제 힘을 보였다는 거냐? 그딴 거짓말에 넘어갈 정도로 아둔하진 않다. 어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 저세상으로 보내주지.”
브루스 류가 분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저들은 힘을 보인 적이 없었다. 자신들이 공격할 동안 내내 막기만 하고선 무슨 힘을 보였다는 것인가. 흥! 확실히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당장에 골로 보내주지. 브루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울드를 바라보았다. 어서 말하라는 무언의 뜻을 담은 눈빛에 울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케이의 수호막도 뚫지 못했으면서 그렇게 큰 소리 칠 수 있을까. 이미 그걸 뚫지 못한 시점에서 그쪽의 힘이 한참은 아래라는 것이 증명 됐을 텐데 꼭 그렇게 나서서 쪽팔릴 짓을 해야겠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왜 그럴까?”
브루스가 코웃음 치며 뭐라 반박하려 할 때 울드가 다시 말을 이었다.
“케이는 지금 힘을 봉인하고 있는 상태야. 그것도 3단계로 되어있는 봉인. 고작 삼분의 일의 힘만으로도 공격을 뚫지 못했는데 음…탐랑(探浪)이라고 하나? 그걸 사용한다고 해도 뚫지 못해. 지금의 이 모습은 단지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힘으로 구성해 놓은 것일 뿐. 그 힘을 풀어버리는 순간 너희들은 그 무엇으로도 우리를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게 되지. 그리고 신인 우리들에게 3차원의 법칙이 통할 리가 없잖아?
케이가 모든 힘을 개방하면 그 힘의 크기는 봉환을 푼 베르단디의 열배. 우리들이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힘은 천만분의 일 밖에 안돼. 그런데 그 정도의 힘만으로도 지구 하나 정도는 먼지 하나 남김없이 소멸시켜 버릴 수 있어.”
거기까지 말한 울드는 이번엔 케이를 보며 말했다.
“알겠어. 케이? 네가 지금 손에 넣은 힘은 아주 막강한 거야. 잘못했다간 이 세계를 소멸시켜 버릴 수도 있는 힘이라고. 언제나 사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할거야. 실수했다가는 몇십억의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질 테니까. 우리가 찾고 있는 플르나도 말이야.”
케이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분명 공포의 대마왕과의 결전이 끝난 후 베르단디는 자신의 힘이 천만분의 일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 말은 즉 지상에서 쓸 수 있는 힘이 본래 힘의 천만분의 일 정도라는 것. 그런데도 그런 엄청난 힘을 보여주었는데 그 힘의 열배를 지니고 있는 자신은 어떻겠는가.
물론 머릿속에 세레스틴의 지식이 있으니 잘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에 잠기던 케이가 문득 피스 대원들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울드를 노려보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브루스가 보였다. 그는 울드가 칠성권의 초식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곧 폭발할 것 같은데……. 케이는 그렇게 생각하면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머리를 굴려야 했다.
“내말을 뭐로 들은 것이냐. 난 힘들 보여 달라고 했지 상황을 설명하라고 하진 않았다. 방어만 잘한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진정한 강함이란 정(情), 기(氣), 신(身)이 하나가 됐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고작 방어막에 의지한 체 가만히 있는 건 누가 못하냐.”
“좋아. 그렇다면 내가 상대해 주지.”
“누가 네년이 상대하라고 했느냐? 저 애송이가 나서란 말이다. 아직 어린 것이 그렇게 말을 못알아 들어서야 각박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 수 있다고. 쯧쯧…….”
“누가 어리다는 거지? 내가 나이를 먹어도 너보단 몇배나 먹었는데? 난 500살 이후론 세질 않았거든? 신족의 수명을 맘대로 생각하면 안되지. 게다가 케이가 나서면 아직 힘조절을 못해서 넌 죽을지도 몰라.”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브루스가 어떤 존재던가. 한마디로 압축해서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 바로 브루스가 아니던가. 왠지 모르게 몸에서 느껴지는 연륜과 그 압도적인 무력으로 피스메이커 내에 그 누구도 컨트롤 할 수 없었던 그가 한 여인에게 말로 밀리고 있었다.
“흐. 좋아. 원한다면 상대해 주지. 중국 4천년의 무술을 우습게 보지 말거라. 곧 눈물 흘리며 죄송하다고 빌게 해주지.”
“흥! 누가 할 소리. 신에게 도전한 대가가 무엇인지 내가 몸소 체험하게 해주마.”
……드디어 터졌군. 여태 많이 참은 거지. 피스 대원들과 민수정은 모두 예상한 결과라는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케이 일행은?.
“제발 죽이지만 마.”
“불리하면 내가 도와줄까?”
“한심하군요. 이런대서 쓸 대 없는 짓이나 하다니.”
“언니, 쓸대 없는 싸움은 그만 두는게 좋아요.”
각각 순서대로 케이, 스쿨드, 페이오스, 베르단디의 말이었다. 그리고 베르스퍼는?.
“야~옹.”
아무 생각없이 고양이 흉내만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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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언더 시티 유레카의 연무장.
그들이 택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왠만한 공격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구조에다가 장소도 꽤나 넓기 때문에 대련을 위한 장소로는 적당한 장소이지만…….
“이건 불공평해! 내 전문은 뇌격(雷擊)인데 이렇게 막혀있으면 쓰지 못하잖아! 이렇게 치사하게 나올거야?!”
……그렇게 따져보았자 너의 특기를 아는 사람은 피스 대원들 중엔 아무도 없엇는데? 라고 따져봤자 그리 설득력을 얻진 못하겠지? 게다가 언제부터 그녀가 술법을 쓰는데 공간의 제약을 받았던가. 건물 안에서도 잘만 썼던 것 같은데?
“폭뢰강림(爆雷剛臨)을 안쓰면 되잖아? 뇌격 공격이 꼭 그것만 있는것도 아닌데 뭘 그리 흥분하고 그래?”
케이가 나서며 말리자 울드는 일단 납득했는지 화를 가라앉혔지만 못내 아쉬운지 계속 툴툴거렸다. 하지만 울드의 술법이 폭뢰강림만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그녀에게 불리할 건 솔직히 없다고 봐야했다.
“덤벼라. 애송이”
“흥, 내 번개와 불꽃으로 확실하게 태워주지.”
둘은 그렇게 서로 노려보더니 브루스가 보법을 밟으며 쾌속하게 접근해왔다. 케이 일행 중 가장 전투에 능한 울드가 그의 움직임을 놓칠 리 없다. 재빨리 공중으로 날아올랐는데 말 그대로 ‘날았다.’ 울드의 버릇이 무엇이던가. 공중에서 앉아있기 아니던가.
울드는 공중에서 전신에 뇌격을 둘러서 공격을 견제하고 하급 공격 술법인 반딧불 난무를 시전했다. 반딧불 난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시전자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고 여러개를 동시에 운용도 가능하다.
“칠성권 문곡(門曲)”
문곡은 칠성권 중 속도를 중시한 발경. 브루스는 문곡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 중 앞의 세 개를 없애버리고 사기종인의 수법으로 두개의 공격을 이끌어서 서로 부딧쳐 소멸시킨 다음 나머지 4개의 공격을 몸을 빠르게 회전시켜서 이끌어낸 회오리로 한대 모아 폭발시켜 버렸다.
울드는 쉴 틈을 주지 않고 화염의 술법 중 하나인 염천(炎天)을 시전했다. 순식간에 연무장은 불의 천지가 되어버렸고 근처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방어에 급급했다. 브루스는 다시 문곡으로 불꽃을 가르며 울드한테 접근한 뒤 승룡퇴를 시전했다.
터텅!
발을 두 번 차는 승룡퇴. 그 공격 하나하나에는 강력한 전사경이 담겨있기에 그 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울드는 가볍게 막은 뒤 손에 뇌전을 씌운 뒤 브루스처럼 맨손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런 식으로 서로 공격을 주고 받고 있을 때,
비잉비잉비잉!
유레카에 울리는 경고음! 이 경고음은 바로 몬스터가 모습을 나타냈다는 신호! 브루스는 한순간에 공격을 멈추고 울드에게서 거리를 벌린 뒤 수정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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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프 입자의 수치변동과 몬스터의 생체반응 체크! 우주수(宇宙樹)가동!≫
≪와프 입자 수치변동 없습니다.≫
≪12구역에서 몬스터 생체반응 확인!≫
≪위그드라실(Yggdrasil)가동 완료! 12구역을 스캔합니다!≫
≪12구역 스캔 완료! 영상으로 출력합니다!≫
12구역이 스크린에 떠오르자 긴장감이 넘치던 작전 본부실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바로….
“왜 저것이?”
바로 B급 몬스터 와이번이었던 것이다. 여지껏 통일한국에는 C+급 몬스터도 극소수로 나타났었다. 강한 상대라고 해봐야 5대 간부 정도? 뭐 이쪽이 더 강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상황 설정 A-로 지정. 긴급 레벨 3을 발동시키고 재빨리 대피 방송을 내보내고 12구역에 반송파를 발동하라. 시민들에게 몬스터의 존재를 보이면 안된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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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몬스터 와이번?”
케이 일행은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옆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와이번이라니, 12구역이라면 인구 밀집 지역인데. 늦으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모두 얼른 출동 준비를 해주세요!”
“피스!”
피스 대원들은 황급히 광속 열차로 뛰어갔다. 광속 열차로 12구역까지 도착하는데 5분이나 걸린다. 그 안에 얼마나 피해가 있을지 모르니 최대한 서둘러야 했다.
순식간에 텅 빈 연무장에는 케이 일행만이 남아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케이 일행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물었다.
“거기 누구시죠?”
일행이 돌아보니 바로 뒤에 기다란 검을 등에 매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한국인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바로 자신들이 있던 일본의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던 것이다.
“아, 아까 12구역에 있던 분들이군요. 저는 피스 버밀리온 코마히코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저는 모리사토 케이이치라고 합니다. 저기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케이는 코마히코에게 진 사령관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어차피 진 사령관도 그들을 만나려고 했기에 코마히코는 순순히 그들을 작전본부실로 대리고 갔다.
위잉
케이 일행이 작전본부실 안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시민들의 대피가 50% 완료 되었습니다. 위그드라실로 잔류인원 체크!≫
≪몬스터의 소재 파악 완료. 현재 12구역 상공 위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피스 대원들! 12구역에서 5대 간부인 용마인 초류향과 조우했습니다! 이대로면 12구역은 피해가 막심하게 됩니다!≫
“헤에…저게 와이번이구나. 꽤나 거대한데? 정말 피해가 심하겠는걸? 베르단디. 저들을 죽게 놔둘 수는 없으니 저놈을 묶어줘.”
“예, 케이 씨.”
베르단디는 스크린에 떠오른 와이번을 바라보며 나직히 입을 열었다.
-대지를 내달리며 생명을 감싸는 바람의 정령이여. 그 순수한 힘으로 대상을 가두어라. 결코 풀리지 않을 강력한 힘이여.-
베르단디의 말이 끝나자 12구역 상공에 떠있던 와이번의 주위로 강한 바람이 모여들더니 그대로 와이번을 상공에 붙잡아 버렸다. 와이번은 그 바람을 속박을 끊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바람은 와이번을 더욱 옥죄었다.
스크린을 바라보던 작전본부실의 사람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거대한 괴물이 바람에 붙잡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광경은 경악을 넘어 사람들을 패닉 상태에 빠지게 했다.
“ 자, 그럼 내가 마무리를 지을까?”
울드가 스크린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들어올렸다. 울드의 손에 모여드는 강력한 번개의 힘에 사람들은 긴장감을 느꼈다.
-하늘을 달려 대지를 울리고 대기를 뒤흔드는 벼락의 정령이여! 그 가장 거대한 힘으로 벼락이 되어 나의 손에 모이라. 만물을 산산이 부수는 힘이여! 격멸굉뢰(激滅轟雷)!-
울드의 주문에 12구역 상공에서 거대한 술법진이 떠오르더니 그 주위로 거대한 번개가 모여들더니 주무니 끝나자 상공에 묶여있던 와이번에게 떨어져 내렸다.
번쩍!
한순간 눈을 멀게하는 거대한 빛이 번쩍였다가 사라지자 그곳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다. 그 거대한 와이번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언더 시티 유레카의 작전본부실에는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무리 브루스라도 와이번을 한번에 잡지는 못한다. 그런데 직접 현장에서 한것도 아니고 단지 작전본부실 내의 스크린을 통해서 와이번을 단번에 소멸시켜버렸으니 이런 상황에서 태연한 것이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상황을 보고해라.”
……한사람만 빼고 말이다.
≪아, 예! B급 몬스터 와이번이 소멸! 현재 피스 대원들은 초류향과 격돌 중! 브루스는 또다른 용마인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안끝났네. 그럼 이번엔 내가 가볼까?”
“저도 같이 갈께요.”
“됐어. 베르단디는 여기 있어. 금방 끝내고 올게.”
“그래도…….”
베르단디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케이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사용해본 적이 있는 힘이라지만 그 거대하고 순수한 힘을 한순간에 다룰 순 없는 것이다. 특히 세레스틴은 천계에서도 손꼽히던 강력한 신. 잘못 다뤘다간 한순간에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걱정 마. 절대 위험하진 않을 테니까. 날 믿어, 베르단디”
케이는 베르단디에게 그렇게 말한 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케이는 가장 인상깊언던 기운인 피스 그레이의 기운을 느끼고는 순간 이동 술법을 사용해서 12구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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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앗! 무영신풍류 삼식 격멸(擊滅)!
마리의 오라 소드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초류향을 배어갔다. 초류향은 코웃음을 치면서 손에 들린 섭선으로 오라 소드를 막은 뒤 재빨리 섭선을 휘둘러 마리 앞에 폭발을 일으켰다. 그것은 바로 익스플로젼!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휘둘러 아무것도 연소할 것이 없는 곳에서 불의 폭발을 일으키는 도저히 인간은 구사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크윽!”
치잉 치이이이잉
마리가 뒤로 물러나면서 초류향의 왼쪽으로 녹색의 잔향을 일으키며 피스 그린 정진우가 돌진해왔다. 그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에 진우의 앞에는 쇼크 웨이브가 생겼고 그것은 진우보다 먼저 초류향에게 덮쳐들었다.
퍼퍼퍼펑!
“받아라!”
칠성권(七星拳) 연환칠격(連換七擊)!
분노의 칠성권이 초류향에게 쇄도했지만 그는 섭선을 빠르게 휘둘러 진우 앞으로 폭발을 일으키고는 그 힘을 빌어 뒤로 몸을 날렸다. 덕분에 진우는 폭발에 휘말려 뒤로 나뒹굴어야 했다.
파칭!
뒤로 몸을 날린 초류향에게로 유리의 재핑이 가해졌다. 머리를 수백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에 초류향은 잠시 몸을 휘청거려야 했다.
“크윽, 이 빌어먹을 버러지들이!”
감히 나에게 이런 치욕을 주다니! 반드시 초열지옥에서 고통받게 해주마!
라아아아아
초류향이 휘청거리는 틈을 타서 음을 늘려 상대의 움직임을 지연시키는 시민의 페르마타가 울려퍼졌다. 초류향은 페르마타에 걸려서 몸의 움직임이 느려졌고 그 틈을 노려 마리와 가인의 합공이 이어졌다.
합식(合式) 역린(逆鱗)
츠카카카칵!
“크아아악!”
합식 역린이 초류향의 몸을 스쳐 지나가자 그의 몸에서 붉은 기류들과 녹색의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아! 이 빌어먹을 테라인들! 빌어먹을 오라능력자! 모두 죽여버리고 말겠다!”
초류향이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 모으자 그의 녹색 머리카락이 바람도 안부는 역사에서 사방으로 펄럭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담아 섭선을 휘둘렀다.
콰콰콰콰쾅!!
강한 충격파로 인한 폭발은 또 다른 폭발을 불렀고 그렇게 폭발은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이것이 더스트 익스플로젼! 바로 폭굉(爆宏)이었다. 초류향과 가까이 있던 가인과 마리, 그리고 진우는 셋이 모여 최대한 오라 실드를 쳤고 다른 대원들도 최대한 거리를 벌리며 전력으로 오라 실드를 펼쳤다. 하지만 그 힘은 결코 만만치 않아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허억, 허억, 후, 후후훗, 아하하하하하하! 그래, 너희들은 그렇게 벌레처럼 뒹구는게 어울려! 이 빌어먹을 오라능력자들. 가이아의 힘을 좀먹는 기생충들! 더 이상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완전히 지옥으로 보내주마! 초열지옥에서 고통스러워 하다가 죽어라! 그 속에서 우리에게 함부로 대항한 대가가 무엇인지 깨달아라!”
이번엔 반드시 너희들을 죽여주마! 그 힘은 네놈들 같은 버러지들이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다!
초류향은 이번 공격으로 확실하게 저들을 죽일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섭선을 휘두르려 할 때⋯.
스파아아앗!
피스 대원들 앞으로 새하얀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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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네놈이 3번째 인격인가. 이번엔 제발 오래 버티길 바란다.”
브루스는 가만히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처음에 마주했을 때 더 이상은 못 지나간다. 라는 말 외에는 아직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과묵한 남자였다. 푸른색의 짧은 머리카락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고 가만히 상대를 주시하는 그 눈빛엔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그는 바로 용마인 중 물을 다루는 레비아탄이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쩌겠다는 거냐. 시간이 없으니 덤빌거면 빨리 덤벼라.”
그러면서 브루스가 한 발을 앞으로 내딛자 도저히 열릴 것 같지 않던 레비아탄의 입이 열리면서 낮고도 허스키한 목도리가 중후하게 흘러나왔다.
“나의 임무는 당신을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지 못하게 막는 것 뿐, 그 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참견할 마음도 없다.”
“흐, 설마 내가 계속 이곳에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브루스는 말을 끌면서 잠시 레비아탄을 노려보더니 말을 이으며 빠르게 돌진했다.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깨닫게 해주마!”
“다시 한번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피스메이커의 총사령관인 진 사령관님을 보좌하고 있는 민수정이라고 합니다.”
“예. 안녕하세요. 모리사토 케이이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 옆부터 차례대로 베르단디…."
케이의 소개에 따라서 차례대로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이루어졌다. 케이는 눈앞의 민수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는데 지금 그녀의 복장은 케이에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처음 그녀가 재규어 RX 78을 타고 나타났을 때에는 가죽옷의 폭주족 복장이었는데 어느새 갈아입었는지 지금은 웨이트리스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피스 대원들은 이미 적응이 되었는지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지만 이런 것을 처음 접하는 케이 일행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서로간에 웃으며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먼저 공격한 것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런데…아까 들어보니 피스메이커와 노아를 모른다고 하셨죠? 케이씨의 이름을 들어보니 일본인 이신 것 같은데 일본에도 피스메이커 지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대원 한명이 현재 유레카에 상주중이고요. 그런데 아무리 일반인에게는 정보를 극히 제한한다 하지만 피스메이커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현재 없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민수정은 차근차근히 본부에서 들었던 얘기를 통해 의문점을 물었다. 2020년의 대재앙 이후로 국가간의 이해를 초월한 대 몬스터 특무기관 피스메이커는 세계 중요 나라에 설립되어서 피스메이커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질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 자신의 앞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은 피스메이커가 모른다고 하고 있다. 혹시 노아의 인물임을 속여서 피스메이커와 접촉하려는 것인가 생각도 해보았다. 노아의 5대 간부인 바르의 별들은 모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가능 할 것도 같았다.
“뭐…굳이 숨길 생각은 없는데…….”
케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베르단디를 보았다. 그녀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케이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말해도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말은 하겠는데요. 믿건 안믿건 그건 자유에요. 숨기는건 없으니까요. 저희는 다른 차원에서 왔어요. 그곳에서는 여기를 유리안계라 부르죠. 저희는 그곳에서 플르나라는 돌을 찾으러 왔는데요⋯. 뭐 이런 말 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 빼고 제 일행은 여신이거든요. 지금 그쪽 세계에서는 세계가 위험에 처해서 이곳에 플르나를 찾으러 온 것이거든요. 솔직히 여기서 저희 세계랑 같은 나라를 볼 줄은 몰랐거든요.”
민수정과 피스 대원들은 방금 들은 말을 믿어야 할지 아니면 처음처럼 바르의 별로 생각하고 공격을 해야 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 민수정은 잠시간 생각한 끝에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아도 차원이동을 해대는 판에 다른 차원에서 넘어왔다는 얘기는 믿지 못할 건 또 무엇이랴.
“그건 그렇다 쳐도 여신이라는 건 좀…….”
민수정은 난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피스대원들이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선택을 받은 존재들이라지만 저렇게 대놓고 여신이라 하는데 믿어야 될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 믿어야 하나…….
“그럼 증거를 보여드리죠. 베르단디. 홀리벨을 보여드려.”
“네”
베르단디는 홀리벨을 불러냈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에서 새하얀 날개를 지닌 천사가 나타났다. 하지만 피스 대원들과 민수정은 믿는 표정이 아니었다. 실제로 가인만 해도 등 뒤에서 바람의 날개를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건 좀더 오라를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한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에 케이 일행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천사가 가장 확실한 증명일진데 무엇이 더 필요할까 란 생각이 얼마나 안이했는지 깨달았다.
“휴, 이것으로 믿지 않으시니 그쪽에서 어떡하면 믿을지 말해보세요.”
케이는 아예 선택권을 피스메이커 쪽으로 넘겨 버렸다. 괜히 이것저것 고민하기보다는 저쪽에서 말하는 데로 해주는 것이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럼 그쪽에서 말해 봐요. 무엇을 어떻게 증명을 해야 믿어줄 것인지. 미리 말씀드리지만 방금 본 천사는 여신의 상징 그 차체이자 또 다른 자신.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입니다. 그 동반자를 무시한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케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브루스 류가 나섰다.
“얼마든지 받아주지. 너희들을 믿게 만들 방법은 하나. 힘을 증명해 보여라. 신(神)이라면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겠지.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힘을 보여보란 말이다.”
케이 일행은 브루스의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저자는 신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신이 전지전능하고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반은 맡고 반은 틀렸다. 신이라고 해서 반드시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 힘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말이다. 어느 천계의 계급을 살펴보자면 쉽게 말해서 유일신-상급신-중급신-하급신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하급신에 해당하는 것은 스쿨드가 속한 2급이고 1급이 중급이라 할 수 있으며 1급 특무한정이 상급신에 속한다. 그리고 그 위가 바로 유일신인 신의 자리인 것이다. 이 신과 비등한 존재들이 각 계의 수장들. 마계나 미드칠더 같은 종족의 수장들이다.
그들의 힘은 비등하기 때문에 결국은 누가 위인지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이 말을 해보았자 트집 잡을 건수만 늘려줄 뿐 아무 해결책은 되지 않기에 케이는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힘의 증명이라……그건 이미 증명 했을 텐데?”
울드가 의문이 섞인 목소리로 피스 대원들을 향해, 정확히는 브루스 류를 바라보며 말했다.
“흥, 언제 힘을 보였다는 거냐? 그딴 거짓말에 넘어갈 정도로 아둔하진 않다. 어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당장 저세상으로 보내주지.”
브루스 류가 분노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자신의 기억으로는 저들은 힘을 보인 적이 없었다. 자신들이 공격할 동안 내내 막기만 하고선 무슨 힘을 보였다는 것인가. 흥! 확실히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당장에 골로 보내주지. 브루스는 그렇게 생각하며 울드를 바라보았다. 어서 말하라는 무언의 뜻을 담은 눈빛에 울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케이의 수호막도 뚫지 못했으면서 그렇게 큰 소리 칠 수 있을까. 이미 그걸 뚫지 못한 시점에서 그쪽의 힘이 한참은 아래라는 것이 증명 됐을 텐데 꼭 그렇게 나서서 쪽팔릴 짓을 해야겠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왜 그럴까?”
브루스가 코웃음 치며 뭐라 반박하려 할 때 울드가 다시 말을 이었다.
“케이는 지금 힘을 봉인하고 있는 상태야. 그것도 3단계로 되어있는 봉인. 고작 삼분의 일의 힘만으로도 공격을 뚫지 못했는데 음…탐랑(探浪)이라고 하나? 그걸 사용한다고 해도 뚫지 못해. 지금의 이 모습은 단지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힘으로 구성해 놓은 것일 뿐. 그 힘을 풀어버리는 순간 너희들은 그 무엇으로도 우리를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게 되지. 그리고 신인 우리들에게 3차원의 법칙이 통할 리가 없잖아?
케이가 모든 힘을 개방하면 그 힘의 크기는 봉환을 푼 베르단디의 열배. 우리들이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힘은 천만분의 일 밖에 안돼. 그런데 그 정도의 힘만으로도 지구 하나 정도는 먼지 하나 남김없이 소멸시켜 버릴 수 있어.”
거기까지 말한 울드는 이번엔 케이를 보며 말했다.
“알겠어. 케이? 네가 지금 손에 넣은 힘은 아주 막강한 거야. 잘못했다간 이 세계를 소멸시켜 버릴 수도 있는 힘이라고. 언제나 사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할거야. 실수했다가는 몇십억의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질 테니까. 우리가 찾고 있는 플르나도 말이야.”
케이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분명 공포의 대마왕과의 결전이 끝난 후 베르단디는 자신의 힘이 천만분의 일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 말은 즉 지상에서 쓸 수 있는 힘이 본래 힘의 천만분의 일 정도라는 것. 그런데도 그런 엄청난 힘을 보여주었는데 그 힘의 열배를 지니고 있는 자신은 어떻겠는가.
물론 머릿속에 세레스틴의 지식이 있으니 잘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에 잠기던 케이가 문득 피스 대원들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선 울드를 노려보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브루스가 보였다. 그는 울드가 칠성권의 초식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곧 폭발할 것 같은데……. 케이는 그렇게 생각하면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머리를 굴려야 했다.
“내말을 뭐로 들은 것이냐. 난 힘들 보여 달라고 했지 상황을 설명하라고 하진 않았다. 방어만 잘한다고 해서 강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진정한 강함이란 정(情), 기(氣), 신(身)이 하나가 됐을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고작 방어막에 의지한 체 가만히 있는 건 누가 못하냐.”
“좋아. 그렇다면 내가 상대해 주지.”
“누가 네년이 상대하라고 했느냐? 저 애송이가 나서란 말이다. 아직 어린 것이 그렇게 말을 못알아 들어서야 각박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 수 있다고. 쯧쯧…….”
“누가 어리다는 거지? 내가 나이를 먹어도 너보단 몇배나 먹었는데? 난 500살 이후론 세질 않았거든? 신족의 수명을 맘대로 생각하면 안되지. 게다가 케이가 나서면 아직 힘조절을 못해서 넌 죽을지도 몰라.”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브루스가 어떤 존재던가. 한마디로 압축해서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이 바로 브루스가 아니던가. 왠지 모르게 몸에서 느껴지는 연륜과 그 압도적인 무력으로 피스메이커 내에 그 누구도 컨트롤 할 수 없었던 그가 한 여인에게 말로 밀리고 있었다.
“흐. 좋아. 원한다면 상대해 주지. 중국 4천년의 무술을 우습게 보지 말거라. 곧 눈물 흘리며 죄송하다고 빌게 해주지.”
“흥! 누가 할 소리. 신에게 도전한 대가가 무엇인지 내가 몸소 체험하게 해주마.”
……드디어 터졌군. 여태 많이 참은 거지. 피스 대원들과 민수정은 모두 예상한 결과라는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케이 일행은?.
“제발 죽이지만 마.”
“불리하면 내가 도와줄까?”
“한심하군요. 이런대서 쓸 대 없는 짓이나 하다니.”
“언니, 쓸대 없는 싸움은 그만 두는게 좋아요.”
각각 순서대로 케이, 스쿨드, 페이오스, 베르단디의 말이었다. 그리고 베르스퍼는?.
“야~옹.”
아무 생각없이 고양이 흉내만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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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언더 시티 유레카의 연무장.
그들이 택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왠만한 공격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구조에다가 장소도 꽤나 넓기 때문에 대련을 위한 장소로는 적당한 장소이지만…….
“이건 불공평해! 내 전문은 뇌격(雷擊)인데 이렇게 막혀있으면 쓰지 못하잖아! 이렇게 치사하게 나올거야?!”
……그렇게 따져보았자 너의 특기를 아는 사람은 피스 대원들 중엔 아무도 없엇는데? 라고 따져봤자 그리 설득력을 얻진 못하겠지? 게다가 언제부터 그녀가 술법을 쓰는데 공간의 제약을 받았던가. 건물 안에서도 잘만 썼던 것 같은데?
“폭뢰강림(爆雷剛臨)을 안쓰면 되잖아? 뇌격 공격이 꼭 그것만 있는것도 아닌데 뭘 그리 흥분하고 그래?”
케이가 나서며 말리자 울드는 일단 납득했는지 화를 가라앉혔지만 못내 아쉬운지 계속 툴툴거렸다. 하지만 울드의 술법이 폭뢰강림만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그녀에게 불리할 건 솔직히 없다고 봐야했다.
“덤벼라. 애송이”
“흥, 내 번개와 불꽃으로 확실하게 태워주지.”
둘은 그렇게 서로 노려보더니 브루스가 보법을 밟으며 쾌속하게 접근해왔다. 케이 일행 중 가장 전투에 능한 울드가 그의 움직임을 놓칠 리 없다. 재빨리 공중으로 날아올랐는데 말 그대로 ‘날았다.’ 울드의 버릇이 무엇이던가. 공중에서 앉아있기 아니던가.
울드는 공중에서 전신에 뇌격을 둘러서 공격을 견제하고 하급 공격 술법인 반딧불 난무를 시전했다. 반딧불 난무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시전자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고 여러개를 동시에 운용도 가능하다.
“칠성권 문곡(門曲)”
문곡은 칠성권 중 속도를 중시한 발경. 브루스는 문곡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 중 앞의 세 개를 없애버리고 사기종인의 수법으로 두개의 공격을 이끌어서 서로 부딧쳐 소멸시킨 다음 나머지 4개의 공격을 몸을 빠르게 회전시켜서 이끌어낸 회오리로 한대 모아 폭발시켜 버렸다.
울드는 쉴 틈을 주지 않고 화염의 술법 중 하나인 염천(炎天)을 시전했다. 순식간에 연무장은 불의 천지가 되어버렸고 근처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방어에 급급했다. 브루스는 다시 문곡으로 불꽃을 가르며 울드한테 접근한 뒤 승룡퇴를 시전했다.
터텅!
발을 두 번 차는 승룡퇴. 그 공격 하나하나에는 강력한 전사경이 담겨있기에 그 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울드는 가볍게 막은 뒤 손에 뇌전을 씌운 뒤 브루스처럼 맨손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런 식으로 서로 공격을 주고 받고 있을 때,
비잉비잉비잉!
유레카에 울리는 경고음! 이 경고음은 바로 몬스터가 모습을 나타냈다는 신호! 브루스는 한순간에 공격을 멈추고 울드에게서 거리를 벌린 뒤 수정을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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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프 입자의 수치변동과 몬스터의 생체반응 체크! 우주수(宇宙樹)가동!≫
≪와프 입자 수치변동 없습니다.≫
≪12구역에서 몬스터 생체반응 확인!≫
≪위그드라실(Yggdrasil)가동 완료! 12구역을 스캔합니다!≫
≪12구역 스캔 완료! 영상으로 출력합니다!≫
12구역이 스크린에 떠오르자 긴장감이 넘치던 작전 본부실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바로….
“왜 저것이?”
바로 B급 몬스터 와이번이었던 것이다. 여지껏 통일한국에는 C+급 몬스터도 극소수로 나타났었다. 강한 상대라고 해봐야 5대 간부 정도? 뭐 이쪽이 더 강하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상황 설정 A-로 지정. 긴급 레벨 3을 발동시키고 재빨리 대피 방송을 내보내고 12구역에 반송파를 발동하라. 시민들에게 몬스터의 존재를 보이면 안된다.”
≪피스!≫
………………………………………………………………………………………………………………
“B급 몬스터 와이번?”
케이 일행은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옆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와이번이라니, 12구역이라면 인구 밀집 지역인데. 늦으면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모두 얼른 출동 준비를 해주세요!”
“피스!”
피스 대원들은 황급히 광속 열차로 뛰어갔다. 광속 열차로 12구역까지 도착하는데 5분이나 걸린다. 그 안에 얼마나 피해가 있을지 모르니 최대한 서둘러야 했다.
순식간에 텅 빈 연무장에는 케이 일행만이 남아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케이 일행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물었다.
“거기 누구시죠?”
일행이 돌아보니 바로 뒤에 기다란 검을 등에 매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도 한국인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바로 자신들이 있던 일본의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던 것이다.
“아, 아까 12구역에 있던 분들이군요. 저는 피스 버밀리온 코마히코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저는 모리사토 케이이치라고 합니다. 저기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케이는 코마히코에게 진 사령관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어차피 진 사령관도 그들을 만나려고 했기에 코마히코는 순순히 그들을 작전본부실로 대리고 갔다.
위잉
케이 일행이 작전본부실 안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시민들의 대피가 50% 완료 되었습니다. 위그드라실로 잔류인원 체크!≫
≪몬스터의 소재 파악 완료. 현재 12구역 상공 위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피스 대원들! 12구역에서 5대 간부인 용마인 초류향과 조우했습니다! 이대로면 12구역은 피해가 막심하게 됩니다!≫
“헤에…저게 와이번이구나. 꽤나 거대한데? 정말 피해가 심하겠는걸? 베르단디. 저들을 죽게 놔둘 수는 없으니 저놈을 묶어줘.”
“예, 케이 씨.”
베르단디는 스크린에 떠오른 와이번을 바라보며 나직히 입을 열었다.
-대지를 내달리며 생명을 감싸는 바람의 정령이여. 그 순수한 힘으로 대상을 가두어라. 결코 풀리지 않을 강력한 힘이여.-
베르단디의 말이 끝나자 12구역 상공에 떠있던 와이번의 주위로 강한 바람이 모여들더니 그대로 와이번을 상공에 붙잡아 버렸다. 와이번은 그 바람을 속박을 끊으려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바람은 와이번을 더욱 옥죄었다.
스크린을 바라보던 작전본부실의 사람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거대한 괴물이 바람에 붙잡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광경은 경악을 넘어 사람들을 패닉 상태에 빠지게 했다.
“ 자, 그럼 내가 마무리를 지을까?”
울드가 스크린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들어올렸다. 울드의 손에 모여드는 강력한 번개의 힘에 사람들은 긴장감을 느꼈다.
-하늘을 달려 대지를 울리고 대기를 뒤흔드는 벼락의 정령이여! 그 가장 거대한 힘으로 벼락이 되어 나의 손에 모이라. 만물을 산산이 부수는 힘이여! 격멸굉뢰(激滅轟雷)!-
울드의 주문에 12구역 상공에서 거대한 술법진이 떠오르더니 그 주위로 거대한 번개가 모여들더니 주무니 끝나자 상공에 묶여있던 와이번에게 떨어져 내렸다.
번쩍!
한순간 눈을 멀게하는 거대한 빛이 번쩍였다가 사라지자 그곳에는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다. 그 거대한 와이번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언더 시티 유레카의 작전본부실에는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아무리 브루스라도 와이번을 한번에 잡지는 못한다. 그런데 직접 현장에서 한것도 아니고 단지 작전본부실 내의 스크린을 통해서 와이번을 단번에 소멸시켜버렸으니 이런 상황에서 태연한 것이면 사람이 아닐 것이다.
“상황을 보고해라.”
……한사람만 빼고 말이다.
≪아, 예! B급 몬스터 와이번이 소멸! 현재 피스 대원들은 초류향과 격돌 중! 브루스는 또다른 용마인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아직 안끝났네. 그럼 이번엔 내가 가볼까?”
“저도 같이 갈께요.”
“됐어. 베르단디는 여기 있어. 금방 끝내고 올게.”
“그래도…….”
베르단디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케이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사용해본 적이 있는 힘이라지만 그 거대하고 순수한 힘을 한순간에 다룰 순 없는 것이다. 특히 세레스틴은 천계에서도 손꼽히던 강력한 신. 잘못 다뤘다간 한순간에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걱정 마. 절대 위험하진 않을 테니까. 날 믿어, 베르단디”
케이는 베르단디에게 그렇게 말한 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케이는 가장 인상깊언던 기운인 피스 그레이의 기운을 느끼고는 순간 이동 술법을 사용해서 12구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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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앗! 무영신풍류 삼식 격멸(擊滅)!
마리의 오라 소드에서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초류향을 배어갔다. 초류향은 코웃음을 치면서 손에 들린 섭선으로 오라 소드를 막은 뒤 재빨리 섭선을 휘둘러 마리 앞에 폭발을 일으켰다. 그것은 바로 익스플로젼!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로 휘둘러 아무것도 연소할 것이 없는 곳에서 불의 폭발을 일으키는 도저히 인간은 구사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크윽!”
치잉 치이이이잉
마리가 뒤로 물러나면서 초류향의 왼쪽으로 녹색의 잔향을 일으키며 피스 그린 정진우가 돌진해왔다. 그 음속을 뛰어넘는 속도에 진우의 앞에는 쇼크 웨이브가 생겼고 그것은 진우보다 먼저 초류향에게 덮쳐들었다.
퍼퍼퍼펑!
“받아라!”
칠성권(七星拳) 연환칠격(連換七擊)!
분노의 칠성권이 초류향에게 쇄도했지만 그는 섭선을 빠르게 휘둘러 진우 앞으로 폭발을 일으키고는 그 힘을 빌어 뒤로 몸을 날렸다. 덕분에 진우는 폭발에 휘말려 뒤로 나뒹굴어야 했다.
파칭!
뒤로 몸을 날린 초류향에게로 유리의 재핑이 가해졌다. 머리를 수백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에 초류향은 잠시 몸을 휘청거려야 했다.
“크윽, 이 빌어먹을 버러지들이!”
감히 나에게 이런 치욕을 주다니! 반드시 초열지옥에서 고통받게 해주마!
라아아아아
초류향이 휘청거리는 틈을 타서 음을 늘려 상대의 움직임을 지연시키는 시민의 페르마타가 울려퍼졌다. 초류향은 페르마타에 걸려서 몸의 움직임이 느려졌고 그 틈을 노려 마리와 가인의 합공이 이어졌다.
합식(合式) 역린(逆鱗)
츠카카카칵!
“크아아악!”
합식 역린이 초류향의 몸을 스쳐 지나가자 그의 몸에서 붉은 기류들과 녹색의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아! 이 빌어먹을 테라인들! 빌어먹을 오라능력자! 모두 죽여버리고 말겠다!”
초류향이 자신의 모든 힘을 끌어 모으자 그의 녹색 머리카락이 바람도 안부는 역사에서 사방으로 펄럭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담아 섭선을 휘둘렀다.
콰콰콰콰쾅!!
강한 충격파로 인한 폭발은 또 다른 폭발을 불렀고 그렇게 폭발은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이것이 더스트 익스플로젼! 바로 폭굉(爆宏)이었다. 초류향과 가까이 있던 가인과 마리, 그리고 진우는 셋이 모여 최대한 오라 실드를 쳤고 다른 대원들도 최대한 거리를 벌리며 전력으로 오라 실드를 펼쳤다. 하지만 그 힘은 결코 만만치 않아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허억, 허억, 후, 후후훗, 아하하하하하하! 그래, 너희들은 그렇게 벌레처럼 뒹구는게 어울려! 이 빌어먹을 오라능력자들. 가이아의 힘을 좀먹는 기생충들! 더 이상 그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완전히 지옥으로 보내주마! 초열지옥에서 고통스러워 하다가 죽어라! 그 속에서 우리에게 함부로 대항한 대가가 무엇인지 깨달아라!”
이번엔 반드시 너희들을 죽여주마! 그 힘은 네놈들 같은 버러지들이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다!
초류향은 이번 공격으로 확실하게 저들을 죽일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섭선을 휘두르려 할 때⋯.
스파아아앗!
피스 대원들 앞으로 새하얀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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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네놈이 3번째 인격인가. 이번엔 제발 오래 버티길 바란다.”
브루스는 가만히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처음에 마주했을 때 더 이상은 못 지나간다. 라는 말 외에는 아직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과묵한 남자였다. 푸른색의 짧은 머리카락은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고 가만히 상대를 주시하는 그 눈빛엔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그는 바로 용마인 중 물을 다루는 레비아탄이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쩌겠다는 거냐. 시간이 없으니 덤빌거면 빨리 덤벼라.”
그러면서 브루스가 한 발을 앞으로 내딛자 도저히 열릴 것 같지 않던 레비아탄의 입이 열리면서 낮고도 허스키한 목도리가 중후하게 흘러나왔다.
“나의 임무는 당신을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지 못하게 막는 것 뿐, 그 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참견할 마음도 없다.”
“흐, 설마 내가 계속 이곳에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브루스는 말을 끌면서 잠시 레비아탄을 노려보더니 말을 이으며 빠르게 돌진했다.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깨닫게 해주마!”
댓글목록

베이더경님의 댓글
베이더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급 케이의 힘..확실히 아직 각성을 하지 못한 주인공 '유가인'보다 강할 것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브루스가 그렇게 만만하게 울드에게 당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사실 울드가 강력하긴 하지만 헛점투성이가 종종 보이니..뽕짝~이랄지 -_-]
어쩄든 재미있게 읽고 있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열심히 건필하시길!!! [오.피. 후속작을 못 봐서 거의 폐인적으로 베르사마에게 매달리고 있는데 고맙게도 두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주시니 감격!!]
그런데...이왕이면 제 글에도 답변을..워낙 글을 못 쓰니 날카롭게 비평을 좀 해주세요..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고, 지루한지를 알아야
재미있게 바꾸죠 -_-[이번에도 왠지 광고하는 느낌이 강한 이유는 뭐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