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도(兩刃刀) Chap. 00 #01 -괴인(怪人) 대(對) 천마(天魔)-
페이지 정보
본문
양인도(兩刃刀) Chap. 00 #01
서막(序幕) 제 01장
-괴인(怪人) 대(對) 천마(天魔)-
십만 대산(十萬大山).
무림인(武林人)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일천(一千) 년(年)전부터 존재했던, 허나, 아직까지도 그 정확한 위치가 밝혀지지 않은, 단일문파(單一門派)로는 무림(武林) 사상(史上) 최고, 최강의 힘을 지닌, 강함을 추구하는 하나의 종교집단(宗敎集團)이기도 한 마교(魔敎)의 본거지(本據地)가 그 강대한 모습을 감추고 있는 곳.
모든 정파인(正派人)들은 그들을 마교라 칭하며 두려워하였고, 딱히 마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사파(邪派) 무림(武林) 역시, 천마신교(天魔神敎)라는, 마교인들이 마교를 칭할 때 쓰는 호칭으로 높여 부르며, 그들의 잔인한 손속에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강함만을 추구(追求)하는 교리(敎理)때문인지, 마교 내에서는 누가 더 강한지를 가리는 내전(內戰)이 끊이질 않아, 그 강대한 힘을 교외(敎外)로 방출(放出)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들이 교외로 힘을 보이는 시(時)가 전무(全無)하지는 않았고, 그 경우, 전(全) 무림(武林)은 경악(驚愕)을 금치 못했으며, 많은 문파(門派)들이 봉문(封門)을 선언하거나, 그들, 마교도(魔敎徒)들에게 의해 강제봉문(强制封門)당하였다.
그런 마교는 별안간 모든 분타에서 인원을 철수(撤收)시켰다. 그러면서 정사(正邪) 양측(兩側)의 문파들이 암암리에 나눠 관할(管轄)하는 영역(領域)내, 밝혀진 비밀분타만 해도 천여 곳이나 되어 마교의 저력(底力)에 중원(中園) 무림(武林)은 다시 한번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마교의 갑작스런 철수에 대한 많은 억측(臆測)이 나돌았고, 이목을 속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으로 인해, 대(大) 문파들을 비롯해, 중소(中小) 문파들까지 그들의 영역 안을 마치 이라도 잡듯, 뒤졌지만, 아무 것도 건질 수 없어, 마교 내, 커다란 내전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당시에 가장 유력(有力)했던 추측(推測)을 믿게 되었다.
이 사건(事件)이 있었던 약 일년(一年) 후, 천축(天竺) 무림(武林)과 중원(中園) 무림(武林)과의 혈투(血鬪)에서 만약 마교(魔敎)가 끼었고 양인마(兩刃魔)의 존재가 없었다면, 천축 무림은 패배(敗北)의 쓰라림을 안고 천축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후에 호사가(好事家)들은 말했다.
사실, 마교의 철수에는 당시(當時), 천마(天魔)이래로 가장 뛰어난, 스스로를 천마의 환생(還生)이라 칭하며, 천마(天魔)라는 호(呼)를 그대로 이어 사용하던 마교의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배기호(裵飢虎)와 마교의 첫 침입자(侵入者)라는 위칭(偉稱)을 받게 된, 한 사내의 내기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비사(秘史)가 밝혀진다.
***
콰앙-
“치, 침입자다!”
외부로부터 단 한번도 침입을 허용치 않았던 마교의 본거지 내엔 문제가 하나 생겼다.
불혹(不惑)의 중반 정도로 보이는 은은한 금빛을 뿌리는 눈에 검파(劍把)의 상하로 검인(劍刃)이 달려있어 조금은 활 같이 생겼지만 휘어진 각도가 각각 다른 기형도(畸形刀)를 등에 줄로 매어놓은 사내가 마교의 첫 침입자라는 위대한(?) 호칭을 받아내며 마교도들을 죽어라 팼던 것이다. 그 소식은 곧, 중원을 집어삼키자는 무미(無味)한 장로(長老)들의 의견을 받아주는 듯한 회의가 벌어지는 교(敎) 내(內) 회의실에까지 들리게 되었고, 보통 교 내의 사소한 분쟁에 대해서는 알아서들 처리하라는 듯이 수수방관(袖手傍觀)만을 하던 그들로써는 아연(啞然)해질 수밖에 없었다.
“호오… 본(本) 교(敎) 주위에 펼쳐진 절진(切陣)을 뚫고 들어온 자라…? 만나보고 싶군.”
마교의 교리(敎理)를 가장 잘 따르기도 하는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배기호(裵飢虎)였다. 물론, 그 역시 마음만 먹는다면 마교 주위에 펼쳐져 있는 진법(陣法)이 현 무림에서 가장 강한 위력을 지녔다는 백팔방금진(百八方位禁陣)이라고 해도 강제로 뚫고 들어오기가 가능했다.
게다가, 강해지는 것과, 마교를 위한 일 외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그에게 장로들이 소리 높여 말하는 중원(中園) 정복(征服)은 흥미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아무리 마교가 중원 무림사상(武林史上) 단일문파(單一門派)로는 최강의 전력을 지니고, 현재 제 삼의 성세기(盛世記)를 누리고 있다고는 해도, 중원을 몽땅 집어삼키기에는 체할 가능성이 다분했다.
무리를 하자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도중에 잃게 되는 교 내 고수들은 어떻게, 어느 세월에 충당(充當)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제 또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의견 때문에 머리 아픈 언쟁을 벌이던 와중에 이, 교 내 첫 침입자의 존재는 그가 회의실을 빠져나가게 할 수 있는 이유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
이제 이립(而立)에 가깝게 보이는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천마(天魔) 배기호(裵飢虎). 본디 그의 나이는 육십칠 세에 육박(肉薄)했지만, 한 번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겪은 후, 그는 젊은 몸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서있는 불혹(不惑) 중반으로 보이는 금안(金眼) 사내.
“…… 그렇지 않아도 본 교 주위에 펼쳐진 진을 뚫고 들어왔기에 그저 상당히 대단한 자라고 생각되던 터인데… 아무래도 그저 그런 말들로만은 부족한 자로군.”
우락부락하진 않지만 보기 좋게 큰 근육과 몸으로 장로들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뛰어난 무골(武骨)의 중년(中年)사내를 보고 처음 열린 배기호의 입에서 조용한 감탄이 나왔다. 양인(兩刃)의 기형도(奇型刀)를, 아직은 등 뒤에 매고 있지만 금빛의 안광(眼光)이 조금 더 진해진 침입자는 묵묵히 배기호의 눈을 직시했다.
“…자네가 이번 대(代)의 마교주인가?”
당돌한,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그의 성격이 대번에 드러나는 말이었다. 위대한 천마신교(天魔神敎)의 교주(敎主)께 ‘자네’라는, 너보단 내가 높은 위치이다라는 걸 나타내는 호칭을 쓰다니, 명색이 천마신교(天魔神敎)인데 속해진 교도(敎徒)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저런 무례한!”
강자지존(强者至尊)의 율법(律法)이 지켜지는 곳이기에 교도들은 이 버릇없는 침입자를 보고도 교주의 하락 없이 나설 수 없었다. 마치 어서 저 자를 죽일 수 있는 영광을 갖게 해달라고 라도 하듯, 하명(下命)을 요(要)하는 상황에서 배기호, 그 자신은 전혀 싱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담담히, 입을 열어 응수(應手)했다.
“그렇긴 하네만… 그대는 누군가?”
자신이 소유한 강함으로부터 나오는 자신감, 그리고 당당함이 처음 보지만 친근감이 느껴지는 상대에게, 하지만 전혀 굽히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라는 그의 속내를 형성했고, 그 것은 그의 어투(語套)에서 표출(表出)되었다.
“비교를 하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다. 요구를 들어줄 텐가?”
대답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생략해버리고 다짜고짜 비교를 하고 싶다는 자가 그저 미친놈처럼 보이긴 했지만 교주의 신분을 가진 이가 직접 나선 자리였기에 교도들, 심지어는 교의 장로들마저도 낄 수는 없었다.
“무엇에 관하여?”
“무(武)!”
배기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 침입자의 말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불경죄(不敬罪)를 저질렀고 그 한마디로 인해 마교도들로 이루어진 좌중은 웅성거림과 비웃음으로 채워져 갔다. 그 만큼, 배기호라는 교주의 강함에 대한 교도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그 사이, 배기호와 마교 내, 첫 침입자라는 칭호를 따낸 외인의 입술이 슬쩍, 달싹이는 것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일이었다.
“후후… 기가 막히는 자로군. 무공에 관하여 본 교주와 비교를 해보고 싶다? 그 것이 그대의 목을 날릴 수 잇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마교주 따위가 나를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일어난다 해도 양패구상(兩敗俱傷)일 뿐!”
광오(廣敖)한 말이었다. 강함을 추구하고 강자에게 존경을 보이는 마교 내, 최강자이기에 교주가 되고, 마교의 창시자인 천마 이레로 문무를 동시 겸비(兼備)한, 가장 뛰어난 교주라 칭해지는 존재의 앞에서, 그리고 그런 그를 따르는 수천의 교도들을 주위에 두고 그들의 우상(偶像)임과 동시에 도전해야만 하는, 언젠가는 넘어야만 하는 장벽과도 같은 마교주를 따위라고 폄훼(貶毁)하다니,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자라면 절대로 사양하고픈 일일 것이라고 단언(斷言)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쯤 되자 배기호는 시원스럽게 입가를 찢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진 자는 이긴 자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수락(受諾)하지.”
다시 한번 배기호의 말을 끊어, 그의 옆에 서있던 장로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중년 외인은 곧, 대기령(待機令)에 따라 교주의 개인 연무장(演武場)밖으로 일 리(里)안으로는 접근할 수가 없게 된 교도들의 머리 위를 스치며 교주 곁에 서, 대결할 장소를 향해 안내를 받았다.
***
“마교에서 가장 뛰어난 보법이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격식(格式)을 따지지는 않는 양인(兩刃)의 기형도(奇型刀)를 가진 사내의 말투였지만, 현 상황, 그에게 반박을 하거나, 무례하다는 이유로 그에게 덤벼들 수 있는 자는 존재치 않았다.
교내, 최고의 무인(武人)으로 칭송, 존경 받으며 언제나 교 내의 다른 강자들의 위협을 우습게 여기며 다니던 교주가 그의 앞에 쓰러져있던 것이다.
대(大) 자로 누워 있는 위대한 마교주(魔敎主), 하지만 이제는 꺾여버린 강자(强者), 배기호는 가쁜 숨에도 불구하고, 입 주위로 한 가닥 혈경(血莖)을 흘리며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답을 재촉하는 승자(勝者)를 향해 입을 벌렸다.
“천마… 군황보….(天魔君皇步)”
“천마군황보라면 각법(脚法)으로써의 가치만이 높다고 알고 있다. 난 각법의 최고가 아닌, 보법의 최고를 원한….”
배기호는 그의 말을 잘랐다.
“천마군황보는 교 내 존재하는 보법서열(步法序列) 중, 단연 최고이며, 오히려 각법서열(脚法序列)이 이 위(二位), 전제 무공서열(武功序列)에서는 사 위(四位)를 차지하고 있는 ‘무공(武功)’이다!”
보법이라는 데에 강세를 둔 배기호의 설명이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듯, 사내는 의미심장한 표정과 함께 다시금 입을 열었다.
“마교도(魔敎徒)들은 듣거라….”
낮은 목소리였지만, 사내의 말은 마교 전체를 울리게 할 정도의 중후(重厚)한 내공으로 인하여 모두의 고막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비무(比武)에서 이긴 자의 자격으로 말하노니, 앞으로 마교는 이십 년(二十年)… 이십 년간 봉문(封門)함과 동시에 천마군황보(天魔君皇步)의 사본을 나에게 내어놓아야 한다.”
강함. 마교(魔敎)를 지배하는 자의 유일한 조건. 그리고, 그런 마교의 교주 직(職)에 앉아있는 자를 강함으로 눌러버린 사내.
강함에 무한한 복종과 존경을 바치는 마교인들이었지만 봉문과 교내 최고의 무공들을 모아놓은 천마십무(天魔十武) 중 하나를 날름 먹겠다는 외인을 말에는 웅성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단 한마디의 외침만 한다면 죽음도 불사하고 달려들 법한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 하지만 그것을 무마시키는 배기호의 한마디….
“강자지존(强者至尊)!”
이 한마디는 마교의 주인은 이 외인(外人)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 없었고, 그것에 반(反)할 마교도들이 교 내에 존재할 가능성은 천만 분의 일(千萬分之一)도 있지 않았다.
***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알 수 없는 초옥(草屋). 그 안에 있는 자는 예전, 천마(天魔) 배기호(裴飢虎)를 무릎 꿇린 사내였다.
“쿨룩…!”
심한 기침. 위중해 보이지 않던 그의 겉모습에 비해, 그의 안쪽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벌써 그의 앞에 기침과 함께 토해진 검붉게 죽은 피는 이미 한 사발 가량.
“쿠후… 기예(技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군. 수련이 더 필요할 듯한…….”
사내는 구석에 처박혀있던 상자 안에서 단환(團丸) 형(形)의 약을 꺼내어 삼키고는 품에서 한 권의 서책(書冊)을 빼내 들었다.
천마군황보(天魔君皇步)
“… 그나마 수확은 두 가지로군…. 정 많은 친우(親友)와 비급(秘級)… 현재 나의 한계를 알게 되었으니 세 가지인가?”
간단히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한 그는 책자의 첫 장을 넘겼다.
아우 ㅡ.ㅡ.. 드디어 양인도 수정합니다 ㅡ.,ㅡ.. 쩝쩝…
서막(序幕) 제 01장
-괴인(怪人) 대(對) 천마(天魔)-
십만 대산(十萬大山).
무림인(武林人)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일천(一千) 년(年)전부터 존재했던, 허나, 아직까지도 그 정확한 위치가 밝혀지지 않은, 단일문파(單一門派)로는 무림(武林) 사상(史上) 최고, 최강의 힘을 지닌, 강함을 추구하는 하나의 종교집단(宗敎集團)이기도 한 마교(魔敎)의 본거지(本據地)가 그 강대한 모습을 감추고 있는 곳.
모든 정파인(正派人)들은 그들을 마교라 칭하며 두려워하였고, 딱히 마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사파(邪派) 무림(武林) 역시, 천마신교(天魔神敎)라는, 마교인들이 마교를 칭할 때 쓰는 호칭으로 높여 부르며, 그들의 잔인한 손속에 몸을 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허나, 강함만을 추구(追求)하는 교리(敎理)때문인지, 마교 내에서는 누가 더 강한지를 가리는 내전(內戰)이 끊이질 않아, 그 강대한 힘을 교외(敎外)로 방출(放出)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들이 교외로 힘을 보이는 시(時)가 전무(全無)하지는 않았고, 그 경우, 전(全) 무림(武林)은 경악(驚愕)을 금치 못했으며, 많은 문파(門派)들이 봉문(封門)을 선언하거나, 그들, 마교도(魔敎徒)들에게 의해 강제봉문(强制封門)당하였다.
그런 마교는 별안간 모든 분타에서 인원을 철수(撤收)시켰다. 그러면서 정사(正邪) 양측(兩側)의 문파들이 암암리에 나눠 관할(管轄)하는 영역(領域)내, 밝혀진 비밀분타만 해도 천여 곳이나 되어 마교의 저력(底力)에 중원(中園) 무림(武林)은 다시 한번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마교의 갑작스런 철수에 대한 많은 억측(臆測)이 나돌았고, 이목을 속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으로 인해, 대(大) 문파들을 비롯해, 중소(中小) 문파들까지 그들의 영역 안을 마치 이라도 잡듯, 뒤졌지만, 아무 것도 건질 수 없어, 마교 내, 커다란 내전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당시에 가장 유력(有力)했던 추측(推測)을 믿게 되었다.
이 사건(事件)이 있었던 약 일년(一年) 후, 천축(天竺) 무림(武林)과 중원(中園) 무림(武林)과의 혈투(血鬪)에서 만약 마교(魔敎)가 끼었고 양인마(兩刃魔)의 존재가 없었다면, 천축 무림은 패배(敗北)의 쓰라림을 안고 천축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후에 호사가(好事家)들은 말했다.
사실, 마교의 철수에는 당시(當時), 천마(天魔)이래로 가장 뛰어난, 스스로를 천마의 환생(還生)이라 칭하며, 천마(天魔)라는 호(呼)를 그대로 이어 사용하던 마교의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배기호(裵飢虎)와 마교의 첫 침입자(侵入者)라는 위칭(偉稱)을 받게 된, 한 사내의 내기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비사(秘史)가 밝혀진다.
***
콰앙-
“치, 침입자다!”
외부로부터 단 한번도 침입을 허용치 않았던 마교의 본거지 내엔 문제가 하나 생겼다.
불혹(不惑)의 중반 정도로 보이는 은은한 금빛을 뿌리는 눈에 검파(劍把)의 상하로 검인(劍刃)이 달려있어 조금은 활 같이 생겼지만 휘어진 각도가 각각 다른 기형도(畸形刀)를 등에 줄로 매어놓은 사내가 마교의 첫 침입자라는 위대한(?) 호칭을 받아내며 마교도들을 죽어라 팼던 것이다. 그 소식은 곧, 중원을 집어삼키자는 무미(無味)한 장로(長老)들의 의견을 받아주는 듯한 회의가 벌어지는 교(敎) 내(內) 회의실에까지 들리게 되었고, 보통 교 내의 사소한 분쟁에 대해서는 알아서들 처리하라는 듯이 수수방관(袖手傍觀)만을 하던 그들로써는 아연(啞然)해질 수밖에 없었다.
“호오… 본(本) 교(敎) 주위에 펼쳐진 절진(切陣)을 뚫고 들어온 자라…? 만나보고 싶군.”
마교의 교리(敎理)를 가장 잘 따르기도 하는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배기호(裵飢虎)였다. 물론, 그 역시 마음만 먹는다면 마교 주위에 펼쳐져 있는 진법(陣法)이 현 무림에서 가장 강한 위력을 지녔다는 백팔방금진(百八方位禁陣)이라고 해도 강제로 뚫고 들어오기가 가능했다.
게다가, 강해지는 것과, 마교를 위한 일 외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는 그에게 장로들이 소리 높여 말하는 중원(中園) 정복(征服)은 흥미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아무리 마교가 중원 무림사상(武林史上) 단일문파(單一門派)로는 최강의 전력을 지니고, 현재 제 삼의 성세기(盛世記)를 누리고 있다고는 해도, 중원을 몽땅 집어삼키기에는 체할 가능성이 다분했다.
무리를 하자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도중에 잃게 되는 교 내 고수들은 어떻게, 어느 세월에 충당(充當)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제 또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의견 때문에 머리 아픈 언쟁을 벌이던 와중에 이, 교 내 첫 침입자의 존재는 그가 회의실을 빠져나가게 할 수 있는 이유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
이제 이립(而立)에 가깝게 보이는 제(第) 이십 삼대(二十三代) 교주(敎主), 천마(天魔) 배기호(裵飢虎). 본디 그의 나이는 육십칠 세에 육박(肉薄)했지만, 한 번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겪은 후, 그는 젊은 몸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서있는 불혹(不惑) 중반으로 보이는 금안(金眼) 사내.
“…… 그렇지 않아도 본 교 주위에 펼쳐진 진을 뚫고 들어왔기에 그저 상당히 대단한 자라고 생각되던 터인데… 아무래도 그저 그런 말들로만은 부족한 자로군.”
우락부락하진 않지만 보기 좋게 큰 근육과 몸으로 장로들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뛰어난 무골(武骨)의 중년(中年)사내를 보고 처음 열린 배기호의 입에서 조용한 감탄이 나왔다. 양인(兩刃)의 기형도(奇型刀)를, 아직은 등 뒤에 매고 있지만 금빛의 안광(眼光)이 조금 더 진해진 침입자는 묵묵히 배기호의 눈을 직시했다.
“…자네가 이번 대(代)의 마교주인가?”
당돌한,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그의 성격이 대번에 드러나는 말이었다. 위대한 천마신교(天魔神敎)의 교주(敎主)께 ‘자네’라는, 너보단 내가 높은 위치이다라는 걸 나타내는 호칭을 쓰다니, 명색이 천마신교(天魔神敎)인데 속해진 교도(敎徒)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저런 무례한!”
강자지존(强者至尊)의 율법(律法)이 지켜지는 곳이기에 교도들은 이 버릇없는 침입자를 보고도 교주의 하락 없이 나설 수 없었다. 마치 어서 저 자를 죽일 수 있는 영광을 갖게 해달라고 라도 하듯, 하명(下命)을 요(要)하는 상황에서 배기호, 그 자신은 전혀 싱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담담히, 입을 열어 응수(應手)했다.
“그렇긴 하네만… 그대는 누군가?”
자신이 소유한 강함으로부터 나오는 자신감, 그리고 당당함이 처음 보지만 친근감이 느껴지는 상대에게, 하지만 전혀 굽히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라는 그의 속내를 형성했고, 그 것은 그의 어투(語套)에서 표출(表出)되었다.
“비교를 하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다. 요구를 들어줄 텐가?”
대답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생략해버리고 다짜고짜 비교를 하고 싶다는 자가 그저 미친놈처럼 보이긴 했지만 교주의 신분을 가진 이가 직접 나선 자리였기에 교도들, 심지어는 교의 장로들마저도 낄 수는 없었다.
“무엇에 관하여?”
“무(武)!”
배기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 침입자의 말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불경죄(不敬罪)를 저질렀고 그 한마디로 인해 마교도들로 이루어진 좌중은 웅성거림과 비웃음으로 채워져 갔다. 그 만큼, 배기호라는 교주의 강함에 대한 교도들의 믿음은 굳건했다. 그 사이, 배기호와 마교 내, 첫 침입자라는 칭호를 따낸 외인의 입술이 슬쩍, 달싹이는 것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일이었다.
“후후… 기가 막히는 자로군. 무공에 관하여 본 교주와 비교를 해보고 싶다? 그 것이 그대의 목을 날릴 수 잇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
“마교주 따위가 나를 이길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일어난다 해도 양패구상(兩敗俱傷)일 뿐!”
광오(廣敖)한 말이었다. 강함을 추구하고 강자에게 존경을 보이는 마교 내, 최강자이기에 교주가 되고, 마교의 창시자인 천마 이레로 문무를 동시 겸비(兼備)한, 가장 뛰어난 교주라 칭해지는 존재의 앞에서, 그리고 그런 그를 따르는 수천의 교도들을 주위에 두고 그들의 우상(偶像)임과 동시에 도전해야만 하는, 언젠가는 넘어야만 하는 장벽과도 같은 마교주를 따위라고 폄훼(貶毁)하다니,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힌 자라면 절대로 사양하고픈 일일 것이라고 단언(斷言)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쯤 되자 배기호는 시원스럽게 입가를 찢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진 자는 이긴 자의 요구를 들어주어야 한다….”
“수락(受諾)하지.”
다시 한번 배기호의 말을 끊어, 그의 옆에 서있던 장로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중년 외인은 곧, 대기령(待機令)에 따라 교주의 개인 연무장(演武場)밖으로 일 리(里)안으로는 접근할 수가 없게 된 교도들의 머리 위를 스치며 교주 곁에 서, 대결할 장소를 향해 안내를 받았다.
***
“마교에서 가장 뛰어난 보법이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격식(格式)을 따지지는 않는 양인(兩刃)의 기형도(奇型刀)를 가진 사내의 말투였지만, 현 상황, 그에게 반박을 하거나, 무례하다는 이유로 그에게 덤벼들 수 있는 자는 존재치 않았다.
교내, 최고의 무인(武人)으로 칭송, 존경 받으며 언제나 교 내의 다른 강자들의 위협을 우습게 여기며 다니던 교주가 그의 앞에 쓰러져있던 것이다.
대(大) 자로 누워 있는 위대한 마교주(魔敎主), 하지만 이제는 꺾여버린 강자(强者), 배기호는 가쁜 숨에도 불구하고, 입 주위로 한 가닥 혈경(血莖)을 흘리며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답을 재촉하는 승자(勝者)를 향해 입을 벌렸다.
“천마… 군황보….(天魔君皇步)”
“천마군황보라면 각법(脚法)으로써의 가치만이 높다고 알고 있다. 난 각법의 최고가 아닌, 보법의 최고를 원한….”
배기호는 그의 말을 잘랐다.
“천마군황보는 교 내 존재하는 보법서열(步法序列) 중, 단연 최고이며, 오히려 각법서열(脚法序列)이 이 위(二位), 전제 무공서열(武功序列)에서는 사 위(四位)를 차지하고 있는 ‘무공(武功)’이다!”
보법이라는 데에 강세를 둔 배기호의 설명이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듯, 사내는 의미심장한 표정과 함께 다시금 입을 열었다.
“마교도(魔敎徒)들은 듣거라….”
낮은 목소리였지만, 사내의 말은 마교 전체를 울리게 할 정도의 중후(重厚)한 내공으로 인하여 모두의 고막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 비무(比武)에서 이긴 자의 자격으로 말하노니, 앞으로 마교는 이십 년(二十年)… 이십 년간 봉문(封門)함과 동시에 천마군황보(天魔君皇步)의 사본을 나에게 내어놓아야 한다.”
강함. 마교(魔敎)를 지배하는 자의 유일한 조건. 그리고, 그런 마교의 교주 직(職)에 앉아있는 자를 강함으로 눌러버린 사내.
강함에 무한한 복종과 존경을 바치는 마교인들이었지만 봉문과 교내 최고의 무공들을 모아놓은 천마십무(天魔十武) 중 하나를 날름 먹겠다는 외인을 말에는 웅성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단 한마디의 외침만 한다면 죽음도 불사하고 달려들 법한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 하지만 그것을 무마시키는 배기호의 한마디….
“강자지존(强者至尊)!”
이 한마디는 마교의 주인은 이 외인(外人)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 없었고, 그것에 반(反)할 마교도들이 교 내에 존재할 가능성은 천만 분의 일(千萬分之一)도 있지 않았다.
***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알 수 없는 초옥(草屋). 그 안에 있는 자는 예전, 천마(天魔) 배기호(裴飢虎)를 무릎 꿇린 사내였다.
“쿨룩…!”
심한 기침. 위중해 보이지 않던 그의 겉모습에 비해, 그의 안쪽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벌써 그의 앞에 기침과 함께 토해진 검붉게 죽은 피는 이미 한 사발 가량.
“쿠후… 기예(技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군. 수련이 더 필요할 듯한…….”
사내는 구석에 처박혀있던 상자 안에서 단환(團丸) 형(形)의 약을 꺼내어 삼키고는 품에서 한 권의 서책(書冊)을 빼내 들었다.
천마군황보(天魔君皇步)
“… 그나마 수확은 두 가지로군…. 정 많은 친우(親友)와 비급(秘級)… 현재 나의 한계를 알게 되었으니 세 가지인가?”
간단히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한 그는 책자의 첫 장을 넘겼다.
아우 ㅡ.ㅡ.. 드디어 양인도 수정합니다 ㅡ.,ㅡ.. 쩝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