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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姬 - Another Moon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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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달빛이 비취고 있다. 검은 실루엣으로 이루어진 숲 사이로 한 소년의 모습만이 보여진다. 소년은 숲에 난 외길을 가로질러 넓은 공터에 도착한다. 그리고 달빛이 걸린 메마른 나뭇가지의 실루엣과 그리고 검붉게 물든 대지에 홀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소    년 : [뭔가에 홀린 듯한 목소리로] 예쁜 달이다..

 달빛을 바라보는 소년의 그림자를 끝으로 화면은 어두워져 간다. 그리고 다시 새하얗게 밝아진 화면으로 소년과 소녀가 보인다. 소년은 그저 멍한 눈빛으로 그리고 소녀는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으로 서있다. 때마춰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발 속에서 소년은 소녀에게  말을 건내어 준다.

 소    년 : 빨리 집에 돌아가서 잡자(雜煮)라도 먹는게 어때.

 소    녀 : [계속 떨면서] 응..

 그리고 다시 화면은 어두워 진다. 그리고 다시 어스름한 달빛이 떠오르고 직각의 빌딩이 실루엣이 되어 펼쳐진다. 마치 야수의 눈빛처럼 흘러나오는 빌딩의 빛속에서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소    년 : [눈빛을 피하면서] ----미안. 나는, 유미즈카를 구해 줄수 없어.

 소    녀 : [평온한 목소리로] 그런가----역시 함께 가주지 않는 거구나, 토오노군. 하지만, 기뻤어. 아주 잠깐이었다고 해도, 시키군은, 나를 선택해 주었으니까... 응, 이거라면 이대로 죽어버려도 나쁘지 않을까나. 그만큼 잔뜩 있던 아픔도 없고, 무서운 기분도 마법같이 사라져버렸고----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소녀의 무릎까지 재가 되어서 휘날리고 있다. 화면은 그에 맞춰서 희미하게 밝아져가고 있다.

 소    녀 : [기쁜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게다가, 지금은 조금 따듯해. 헤헤, 이거 토오노군의 체온일까나?

 소녀의 말에 소년은 몸을 부들부들 떤다.

 소    년 : [화를 참는 것처럼] ----미안. 나는----무력하고, 최저다.

 소    녀 : 아하. 토오노군 울고있구나... 상냥하구나. 나, 나쁜 짓 잔뜩 했는데, 그래도 울어주는구나... 응, 그런 점, 누구보다도 좋아했어. 중학교부터 계속 토오노군만을 봐왔으니까-----그런 아무도 모르는 일까지도, 나는 전부 알수있었으니까.

 소녀는 마치 자랑스러워 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소녀의 몸은 이제 상반신의 조금만이 남아 있다. 소년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소    녀 : ..나, 좀더 토오노군과 얘기하고 싶었어. 실은 보통으로, 아무것도 아닌 클래스메이트같이 얘기하고 싶었어. 그러니까, 지금 죽어 버리는 것은 정말 싫어.

 소    년 : 하지만..

 소녀는 마지막으로 팔을 당겨서 소년의 뺨에 자신의 뺨을 기댄다.

 소    녀 : 하지만, 분명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거야. -----그러니까, 울지말아줘, 토오노군. 당신은 올바른 일을 해줬으니까.

 소년의 나이프가 툭 떨어져 내린다. 소녀의 몸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소년의 떨림이 서서히 멈춰간다.

 소    녀 : [한숨을 크게 내쉬고서는] 아, 이제 소리를 내는것도 못할 것 같아. 그럼, 나는 집이 이쪽이니까. 슬슬 작별이네.

 소    년 : [살며시 얼굴을 치켜들고서] 유미----즈카......!!

 소    녀 : 응, 바이바이 토오노군. 고마워----그리고, 미안해.

 바람이 부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모습은 사라졌다. 소년은 한동안 말 없이 뒷 골목을 지키고 앉아있다.

***

 "흐어억!"

 뭔가가.. 끊어져 버릴 듯한 기억이 기억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왔다. 그것은 유미즈카라는 클래스메이트의 추억. 생각하면 아련하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한심했었던 기억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던 자신이 스스로 남겨둘 수 밖에 없었던 추억이다.

 "또 생각해버린 걸까?"

 소년은 옆에 놓인 물잔을 잡아서는 거칠게 마신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서도 갈증이 풀리지 않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연다. 10시 이후로는 이동이 금지된 저택이지만 지금은 그러한 것보다도 이 타오르는 듯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것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서 부엌으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 부엌의 전등을 켜고서 냉장고문을 열고서 차가운 물을 꺼내서 컵에 따라 부었다. 그러나 전등을 키는 것이야 말로 누군가를 불러들이기에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시키씨?"

 "아.. 코하쿠씨."

 "아아 안돼요 시키씨. 이러다가 아키하님께 걸리면 혼난단 말이에요."

 "미안. 너무 목말라서 그만."

 그러자 코하쿠씨는 다시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헤에.. 그러면 됐어요. 일단은 방에 돌아가 주세요. 그리고 내일부터는 히스이에게 시키씨 방에 물병을 놓아두라고 전해 줄께요."

 "응, 고마워요. 코하쿠씨.."

 천천히 계단을 밟아 내 방으로 향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무엇인가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을 찾아 어둠속으로 손을 뻗어갔다. 그리고 닿은 곳은 나의 가슴..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아프다.
                아프다.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아프다.                              그것은 붉다.

 "이건.. 무.. 하아.. 하아.."

 또 인가.. 의식이 희미해진다. 계단의 난간을 붙잡아 보지만 소용이 없다. 이미 손은 내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속절 없이 계단에서 굴러야 하는 것일까? 그러나 나의 몸을 잡아주는 붉은 머릿결의 소녀가 있었다. 그것은 아키하였다.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눈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했고, 무엇보다도 검고 윤기나는 머릿결이 왠지 모르게 차가운 붉은 빛으로 보이는 것은.. 그렇게 마지막으로 의식을 놓치기전 목소리가 들렸다.

 "오라버니.."

 그것은 분명히 아키하의 목소리였다.

***

 하얀 햇살이 눈가를 비집고 들어오는 통에, 나의 의식은 거의 강제적으로 깨어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나의 침대 곁에서 나의 옷가지를 들고서 무표정하게 서있는 메이드 복장의 소녀도.. 나의 몽롱한 의식을 완전히 일깨워 버렸다. 안경을 집어들고서는 그런데로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인사했다.

 "안녕? 히스이씨.."

 "안녕하십니까. 시키님.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아키하님께서 거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히스이의 표정이 뭔가 반쯤은 불안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뻐하는 것만 같았다. 히스이는 곧장 옷가지를 옆쪽 책상위에 가지런히 올려두고서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갔다. 음.. 그러고 보니까 6시에 일어난 셈이로군. 오늘따라서 스스로가 자랑스러워 지는 것은 분명히 기분 탓이다.

 계단을 내려와 거실로 들어서자 소파에는 아키하가 그리고 그 오른쪽 뒤에는 코하쿠가 여전히 웃고 있었고, 히스이는 한쪽 벽에 떨어져서 인형처럼 서 있었다. 여전히 어색한 풍경, 아니 어색한 관계였다.

 "여.. 아키하, 코하쿠씨 모두다 안녕?"

 "좋은 아침이네요. 시키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침 차려드릴께요."

 코하쿠는 웃으면서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

 "오늘은 일찍이군요. 오라버니. 그렇게 서있지만 마시고 앉아주세요."

 아키하는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알겠어. 그런데 웃는 모습은 여전히 어릴때와 똑같구나."

 그러자 아키하는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예. 하지만 오라버니는 항상 그런 저의 볼을 잡아당기셨죠."

 음.. 이제서야 뭔가 아키하 다워졌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을 하는동안 아키하는 다시 찻잔을 들고서는 차를 마시는데 열중해 버렸고, 납득을 마친뒤의 나는 할일이 없어서 고개를 돌려가면서 거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나무장작 대신 가스불이 타오르는 벽난로와 그리고 벽난로 위에 나무로 만들어진 민무늬 액자에는 토오노 마키히사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내가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아키하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이제와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뭐하지만, 그 사진이 아마도 아버지의 마지막 사진일꺼에요."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 어느 신문에도 저 사진 외에는 다른 사진은 없었다. 하긴 문명의 이기를 몹쓸 것으로 여기는 아키히사가 사진을 찍게 나뒀을리가 없을테니까..

 "시키씨~ 아침 다됐어요!"

 밑빠진 코하쿠의 밝은 목소리가 그나마 침울했던 분위기를 날려버렸다. 난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아키하도 주춤주춤 일어나다가 곧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말했다.

 "다녀오세요. 오라버니."

 "밥 먹고 올께.."

***

 일찍 일어나자 몇가지 메리트가 나에게 주어졌다. 일단은 느긋한 등교시간과 그리고 아키하에게 듣던 잔소리가 조금 줄었다는 것. 이정도면 일찍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들여 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텐데..

 라고 생각하는 동안 정말 우연으로, 아니 신이 일궈낸 최초의 실수였을 일이 벌어져 버렸다. 왜냐하면 그것은 녀석이 달려오는 듯한 먼지가 휘날리는, 아마도 그 녀석이 아니면 결코 불가능할, 이펙트가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는

 "우랴아아아아아아~"

 라는 촌스럽지만 이보다 더욱 어울릴 말이 없을 정도의 강력한 대사, 그리고 마침내 몸을 공중으로 띄워 깔끔하게 두다리를 내 뻗는 드롭 킥의 모습은.. 분명히.. 날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 끝마무리가 안 어울렸지만, 이것은 분명한 신의 실수다. 그 녀석이 왜 이 시간에 저기서 달려온단 말인가?

 "퍼억! 데굴데굴데굴~ 풀썩.."

 완벽한 드롭 킥의 연출에 걸맞는 함께 먼지를 일으키며 뒹구르기를 선사하였다. 이걸로 빚진 것도 없으니.. 라면서 옷을 털고서는 난 녀석을 바라본다. 아니 노려본다. 물론 녀석도 옷을 다 털었는지 날 마주한다. 하나, 두울~

 "어째서 이런 시간에 네 녀석이 나타나는 거냐?"

 "토오노! 이 자시익! 사고 쳤구나!!"

 사고 친 것은 당연하다. 이런 시간에 네 녀석이라는 존재를 만난것 자체가.. 어?

 "무슨 사고를 쳤다는 거야?"

 그러자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의심의 눈초리부터 쏘아보낸다. 그리고는 나에게 거짓이 없음을 확인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우훗훗훗.. 난 말이지. 어제 저녁즈음에 네 녀석이 유미즈카와 공원을 걷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말이다."

 "유미즈카와 공원에서 무슨... 엑?"

 무.. 말도 안돼.. 유미즈카는.. 그러니까.. 내 손으로 죽였어..

 그녀는 죽었다. 깔끔하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대기속으로 스며들어가 버렸다. 그것은 이 직사의 마안으로 깨끗이 죽였다는 것..

 "무슨 헛소리야?"

 말을 더듬지 않은 것이 더 신기하지만 일단은 내심을 들키지 않을 수는 있었다.

 "음! 안타까운 것은 걷기만 했을뿐, 그대로 빠이빠이~ 였다는 거야. 그런데 그 얼빠진 얼굴은 뭐야. 당사자도 모른다는 거냐? 차하! 이 자식! 연극은 이제 그만 막을 내려줘라. 이 형님은 다 봤다는 것 아니냐!"

 아리히코의 말에 거짓은 없어보였다. 녀석이 이정도로 뻔뻔하게 남의 사생활을 들출 정도면 그만한 증거를 갖추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니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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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A님의 댓글

SHI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규로 하는게 좋겠습니다. 신규작이니까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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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izberne™님의 댓글

J.Lizberne™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월희 마니아로서 재밌게 감상했습니다, 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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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s Shop님의 댓글

Ciel`s Shop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굿샷이다.... 유미즈카 팬...[머엉]

잘 하세요!!! 참고로 그렇고 그렇게 가면 퇴마...[스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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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애님의 댓글

월류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두요, 재밌게 읽었네요. 화이팅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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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설경님의 댓글

월하설경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미즈카.....인 거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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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네스™님의 댓글

유이네스™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패ㄴ픽인가..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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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엘씨.. 티나요... 어째 평가가 좋다했더니...

태상녀석은, 월희 팬픽이니 좋아라.. 비평도 안했고...
(뭐 이거 보면 또 난리치려나?)

대략 친분상 들어가보자면.... (으음.. 뭐 이런 저런 친분인겁니다..)



....//...//...//...

할말없....

뭘쓸까 고민하는 와중에, 정독으로 5번 읽었...

헌데..!!! 시엘씨보다 낫잖수............ >.<

쿠쿡 시엘씨 어쩐답..? 아니, 이미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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