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 Lord#3 - 노블리스
페이지 정보
본문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복도에는 아직도 5마리의 테즈메니아들이 목표물을 노리고 있었다. 바닥은 이미 인간의 피와 짐승의 시체가 널브러진 아수라장 이었다.
[탕! 끼릭!]
Wolf Lord#3 - 노블리스
점프로 도약하여 슈웰을 덥치려던 한놈의 머리에 총알이 박혀 고꾸러짐과 동시에 방아쇠와 실런더, 노리쇠가 멈추었다.
슈웰은 천천히 왼손을 내려 코트 주머니에서 스피드로더 를 찾았다.
'아풀싸! 방금쓴게 마지막...'
검은 놓쳐버린지 오래고 총알은 더이상 남아 있는게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슈웰은 뒤쪽의 창문이 들어왔다. 하지만 여기서 뛰어내려서 멀쩡하란 보장이 없으니 탈출할 생각이 싹 가셨다.
"에잇!이 ㅅㅂㄹㅁ 새끼들!!!"
화를 삭히지 못해 들고 있던 총마저 저쪽으로 던저버렸다. 총은 반대편 창문 유리를 깨고 떨어졌다. 전투를 보조해줘야 할 드와이드도 이미 케스팅 오류로 소환이 풀려버렸다.
'정말 좀 도와주라!!'
점점 일이 꼬여가고 있었다. 맨몸으로 4마리의 늑대들 사이를 빠져나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더군다나 겨울이라 체온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슈웰은 다시 왼어께에 손을 얹고 케스팅을 시도했다.
'캐스팅!'
왼쪽 어께에 약간의 빛의 구가 생기다가 이내 꺼져버렸다.
'제발! 마지막 한번만 재대로 작동해줘라 이 망할 드라이버! 케스팅!'
[지이잉]
그렇게 소울드라이버에 욕을 해대며 어께에 손을 얹자 빛 덩어리가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지금 제대로 작동한거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슈웰은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드와이드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그녀는 웃고 있었다. 사막에서 해매다 오아시스를 만난 여행자의 표정이랄까.
에티오피아늑대는 자신의 주인을 등에 태우고 뒤로 보이는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
.
.
"뭐야 이거..."
세리티 프라하 여관 카운터에서 슈웰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급하게 휘갈겨 쓴 매모지를 들고 있었다.
"영감님 정말 이거 하나 남겨놓고 갔단 말이에요?"
슈웰은 카운터에 앉아있는 노인에게 종이를 들고 물었다.
- 일이 꼬여버렸습니다. 다른 탈출루트를 알아보겠습니다. 노블리스에서 만나도록하죠. 케니스 -
"그렇다니까. 회색머리 사내가 급하게 들어오더니 오드아이에 금발 아가씨가 들어오면 이걸 전해달라고 하곤 급하게 나가더군."
'케니스...'
하는수 없이 슈웰은 다시 여관을 나왔다. 집결장소인 여관에서 경로가 엇갈렸고 서로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시니어랑 엇갈린건가."
슈웰이 여관 출입구를 나옴과 동시에 출입구에 앉아서 기다리던 드와이드가 한마디 툭 내뱉었다.
"시끄러. 니가 애시당초 풀리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되지도 않았어."
슈웰의 대꾸에 드와이드는 콧방귀를 뀌며 투덜거렸다.
"흥! 누군 들어가고 싶어서 들어간줄 알어? 케스팅 풀어버린게 누군데 지금 그런소릴 하는거야?"
"자,잠깐! 케스팅을 풀었다고? 내가?"
"그래."
드와이드와 함께 걸으며 이것 저것 짜집기를 하여본 결과 한가지 결론이 나왔다. 누군가가 케스팅을 방해했다면 예기는 달라진다.
'노이즈!!'
'혹시 노이즈 라면!!'
그리곤 서로를 쳐다보며 말했다.
"야 슈웰. 혹시..."
드와이드가 말을 흐리자 슈웰은 드와이드가 기특한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니가 생각하는게 맞을거 같은데?"
.
.
.
"훗...역시 있구나."
슈웰은 아까 자신이 도망쳐 나왔던 건물의 벽을 쓸어내리며 실소했다. 예상대로 벽에는 케스팅을 방해하는 노이즈가 있었다.
"어디 있는거야? 난 안보이는데"
뒤쪽에서 슈웰에게 가려진 드와이드가 묻자 슈웰이 구석을 가리켰다.
"저기 있네."
슈웰이 가리킨 곳에는 작은 베이지색의 빛덩어리가 벽에 붇어 있었다.
"저게 케스팅을 방해한 주인공인가?"
"노이즈들은 케스팅을 방해하는 인공정령이니까. 도데체 누가..."
슈웰은 벽에 붇어있는 노이즈를 손으로 잡았다.
[화아악]
"우아앗!!"
슈웰의 손에 잡여있던 노이즈는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이내 타버렸다.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말이다.
뜨거워서 욱신거리는 손을 부여잡고 눈속에 묻어버린 슈웰은 노이즈가 타버린 공간만 멀뚱히 바라보았다.
"마지막 증거도 사라져버렸군. 슈웰 이제 어쩔꺼지?"
드와이드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벌써 어둑어둑해지는걸로 보아. 슬슬 정리하고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슈웰은 깨진 유리조각들 사이에서 자신의 총을 주워 다시 코트 속에 쑤셔넣으며 자리를 떠났다.
"드와이드, 돌아가자."
걸리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활기가 넘쳤다. 크리스마스 시즌도 겹쳐있지만, 이 나즈카는 겨울에는 빼어난 장관을 연출해 겨울이면 여행객들이 꼬이는 도시라는 야박한 설정도 가지고 있는곳이다.
"방이...없다고요??"
세리티 프라하의 카운터에서 슈웰은 또 한번 어이없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방이 꽉차서 지금은 빈방이 없다는 소리다. 몇군대 더 알아보았지만 다른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여관을 돌아보고 슈웰이 담벼락에 기대어 드와이드에게 말했다.
"방이 없다네..."
"노숙이군."
"하아..."
그렇게 둘은 나즈카 시 경개지역까지 앞으로 어떻게 노블리스 울프타운 까지 갈것인가를 예기하며 걸었다.
"노블리스로 가는 루트라면, 카멜숲을 통과해야 하는데 말야."
도시 경개지역까지 가는 도중에 슈웰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근처 무기점으로 뛰어갔다. 드와이드도 얼떨결에 슈웰을 따라갔다.
"어이... 지금 어디를 가는거야?"
"그럼 저길 단신으로 들어가라는 거냐? 미친놈..."
슈웰이 문을 열고 들어간 무기점은 도검류를 비롯해 머스킷소총들이 걸려있었다.
"영감님, 패터슨용 블릿하고 머스킷소총과 화약좀 주세요."
주인장으로 보이는 노인은 선반에 머스킷소총과 약포, 그리고 탄환이든 가죽 주머니를 올려놓더니 슈웰에게 물었다.
"리볼버 구경은 몇이오?"
"M44 짜리인데. 구할수 있을까요?"
노인은 선반에 나무 상자를 올려놓고 말했다.
"M44를 쓰는 패터슨이 있다니... 개조모델인가?"
램프를 들고 상자 속을 뒤적거리던 주인장은 스피드로더 6개를 꺼냈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가게에는 이개 다요. 머스킷소총 셋트 와 M44스피드로더 6개, 전부 해서 230리라."
"에이. 많이 샀는데, 좀 깍아주시면 안되요?"
슈웰이 궁시렁거리자 노인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적정가를 불렀다. 이때부터 조금더 이윤을 남기려는 점포주인과 조금더 싸게 사려는 손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225"
"223"
두사람 사이에서 알수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2초간 공백을 두고 무기점 주인이 다시 가격흥정을 시도했다.
"224, 더이상은 못깍으외다."
"씨...222 줘요."
슈웰과 가격흥정을 벌이던 노인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므하하핫... 좋아. 220리라 에 전부 드리외다. 그래도 아가씨 덕에 3일치 매상을 올렸으니."
"헤헷... 감사합니다."
슈웰과 드와이드가 무기점을 나왔을때부터 하늘에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
.
.
나즈카 시 경개를 완전히 벗어난 카멜숲 입구.
"휴... 역시 위험한곳이군."
조그만 안내지도를 뚤어져라 쳐다보던 슈웰이 숲 입구를 보며 말했다.
"뭐가 나오길래 그러는거지?"
드와이드의 질문에 슈웰이 머리에 쌓인 눈을 쓸어내리면서 말했다.
"지도에는... 그리즐리곰, 구울, 다크푸딩? 먹는건가?, 다이어울프 흠... 드와이드 다이어울프래."
"야야... 그런 저질자식들 무슨 늑대라고, 고블린한테 길들여져서 교통수단 대용으로 쓰이는주제에..."
"너도 오늘 나 태우고 다녔잖아."
[음찔!]
"시...시꺼!! 빨리 가던길이나 가자."
드와이드는 슈웰의 반격에 급하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야! 나 혼자두고 가냐!"
20분뒤.
"하아... 하아... 무슨 산장도 없고, 임시 초소도 없고, 사람은 볼수도 없네... 뭔 길이 이래."
슈웰은 투덜거리며 믿등이 잘려나간 나무 아래에서 머스킷 소총을 꺼냈다.
그리곤 매고있던 배낭에서 약포, 탄환을 꺼내 총알을 장전했다.
머스킷 소총의 장전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흑색 화약을 격발부(pan: 접시)에 삽입합니다.
2. 격발부를 폐쇄합니다.
3. 총구에 화약과 총알을 직접 장전해야 합니다. 먼저 흑색화약을 삽입후에 총알을 넣습니다.
4. 격발부의 가북보호대(요즘으로 치자면 안전장치)를 제거합니다.
5. 해머를 뒤로 젖히면 발사준비 완료!
머스킷 소총을 어께에 걸쳐매고 다시 노블리스를 향해 출발했다.
"아...춥다."
손을 호호 불어가며 길을 걸어가던 슈웰의 눈에 한적한 숲속의 모습이 들어왔다.
숲에 내린 눈의 반사광 덕에 숲속이 환하게 보인다.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이 잣나무 가지에 쌓인 눈은 음직이지도 않는데 그 옆에서 뭔가 걸어오고 있었다. 걸어다니는 검은색푸딩... 뭐! 푸딩이 걸어?!
(그림형제 보신분들은 공감이 가실지도... 아참 곈 진흙이죠..)
"푸딩!??"
마치 흐믈거리는 푸딩같은 몸이었다. 젤리라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여튼 키는 5세 정도의 어린아이 키의 몬스터 였다. 식성은... 이것저것 안따지는 잡식성이다.
드와이드는 슈웰의 옆에서 이빨을 드러내며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슈웰은 어깨에 매고있던 머스킷을 들고 다크푸딩을 조준했다.
"슈웰! 이쪽으로온다."
드와이드가 옆에서 다그치자 슈웰이 조준점을 정열하며 말했다.
"저거 먹을수도 있을까?"
"지금 그런 농담이 나오는거냐."
"헤헷..."
개머리판에 대고 있던 볼에 웃음이 번짐과 동시에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다.
[퍼엉!!]
머스킷 소총의 엄청난 소리에 나뭇가지에 쌓여있던 눈이 쏟아내려졌다. 그와 동시에 머스킷의 격발부에서 터진 화약연기로 주위가 뿌옇게 흐려졌다.
[퍼석!]
총알이 목표물을 정확히 맞춘모양이다. 연기가 어느정도 사라진 다음에 시야가 확보 되었다.
'맞췄다!'
머리가 사라져버린 다크푸딩은 계속해서 슈웰과 드와이드를 향해 걸어왔다.
"으핫!! 살아있..."
슈웰은 다가오는 다크푸딩을 보며 정색을했다.
[절퍽 절퍽]
점점 거리를 조여오는 푸딩의 공습에 다급해진 슈웰은 한손에 머스킷소총을, 왼손에 패터슨을 꺼내들었다.
[탕! 탕! 탕! 타앙!]
"뭐 저런놈이 다 있냔말야!"
머리가 없어지고 몸에 4방의 구멍이 뚤린 다크푸딩은 슈웰의 발 언저리까지 와있었다.
[척!]
슈웰은 소총의 개머리판이 땅을 향하도록 거꾸로 고쳐잡은후에 4번 타자의 타격감으로 자신의 발 아래에 있는 목표물을 조준했다.
[쉬이이이잉!~]
"으랴아아아아!!"
[퍼어엌!]
개머리판이 부러지면서 다크푸딩을 하늘로 날려보낸 직후, 잠시동안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되었던 푸딩은 저만치 떨어진곳에 내동댕이 쳐지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바닥을 내려다본 슈웰은 드와이드를 불렀다. 늑대의 발자국이 끊어진곳에선 다시 사람의 발자국이 이어졌다. 늑대의 마릿수는 어림잡아 2마리고 사람도 두명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었다.
"드와이드, 이 발자국 혹시..."
시니어와 케니스의 발자국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둘은 발자국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
.
.
"케니스."
"왜?"
어둑해진 카멜숲 중간지점에서 시니어가 케니스를 불러새웠다.
"무거워서 그러는데, 교대좀해줘."
케니스는 뒤를 쳐다보았다. 시니어의 등에는 지쳐서 쓰러진 패닝을 발견할수 있었다.
"어쩔수 없지. 응?"
케니스는 시니어를 돌아보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뭐야. 뭐야."
패닝때문에 마음대로 음직이지 못하는 시니어는 케니스가 무엇을 봤는지 궁금해서 보채었다.
"아니...아까 하늘에서 뭔가 반짝하고 빛난거 같아서..."
"별똥별이겠지. 소원은 빌었어?"
시니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케니스는 방금 별똥별로 추정되는 물체가 빛난곳을 바라보고 무어라 중얼거린다음 뒤돌아서 시니어를 쳐다보았다.
"지금. 우선 좀 쉬었다 갈까?"
케니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2개로 나뉘어 있는 길 죄측에 뭔가가 보였다.
"조금만 더 힘내자."
케니스는 시니어의 등에서 자고있는 패닝을 안고 걷기 시작했고 시니어도 케니스의 뒤를 따랐다.
케니스가 발견한건 숲속의 치안을 담당하던 경비초소였다.
"저기. 실례합니다."
초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램프도 꺼져있었고, 사람의 흔적은 오래전부터 없었던듯 거미줄이 마구엉켜있는 곳이었다.
장기 숙박용으로 지어진듯한 이 초소에는 침대를 비롯해, 업무를 보던 책상과 약간의 기름이 들어있는 램프와 성냥, 그리고 자경단의 업무보고서가 보였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버리고 간거 같은데?"
시니어가 패닝을 침대에 뉘이면서 케니스에게 물었다. 그는 남은 성냥을 이용해 램프에 불을 붇이고 있었다.
"시니어, 슈웰님은 무사하실까?"
"그 성격에 그냥은 못죽으실껄? 아마 무사하실꺼야."
시니어가 긍정적으로 화답하자 케니스는 '그래 졌다.' 하는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웃으며 창밖을 바라본 케니스는 뭔가를 발견한듯 급하게 램프를 끈 다음 몸을 숙였다.
"케니스?"
"지금 뭔가 이리로 오고있어!"
댓글목록

월류애님의 댓글
월류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에
문득 드는 생각인데...
글의 분위기가 첫 부분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긴박감이 넘치는군요
좋습니다! 허나,
아직 여신지기님께서 생각하신 것이 제대로 읽는 사람에게 전달 되어질지는...
적어도 많은 설정을 염두에 두신 것은 보입니다만,
"작가분(?)의 머릿속에 있는 설정을 얼마나 잘 독자에게 표출해내느냐"
가 과연 잘 되어 진 것인지 생각 되어집니다.... 여신지기님이 자신의 글을 퇴고하면서 읽는다면 이미 자신이 알 고 있는 설정이므로 소설의 분위기나 용어들을 이해하는데에 별 무리가 없겠지만 일반적인 독자들에게는 무수한 용어가 난잡해 질 수 있다죠.
예로 들면
이 소설에 나오는 세계의 과학수준 (머스킷 총의 사용)이 어느정도인지를... # 1에서 회유적으로 배경묘사에서 나타내주었다면 훨씬 더 이해가 빨랐을 겁니다.
다크푸딩의 설명과 같이 직접 설명도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다른 소설과 달리 새로운 세계관이 구성되어지는 판타지에서만 볼 수 있는 제약이죠.
즉!
"재밌어 보이는데 이건 뭐지? 저건 뭐지?"
저는 헤메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