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3, 종말의 칸타타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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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란이 많이 좀.. 대부분의 글이 그냥 썰렁한 기분이 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가 되야 쓰는 분들도 기쁜 마음을 갖고 쓰실텐데, 쩝쩝쩝
요즘 설정을 확실히 잡아두느라 정신이 없어서 흐으음~
가슴 졸이던 학원 반배정도 좋게 끝났군요. 시골에서 받은 돈도 두둑~ 으하하하 돈이 끊기지 않는다!
죄,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2006년에는 저가 스타트를 끊었군요, 우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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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무제
“리프 오브 네이처 (Leaf of Nature)”
유카인이 미쳐 소용돌이 치는 불길을 피하려 할 때 쯤 허공에서 조그마한 소리로 속삭이는 가날픈 여성의 목소리가 좁은 방에서 메아리치는 것과 흡사하게 들려왔다.
[피이식]
곧 그 소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무언가가 하늘에서 점점 그 모습을 확대시켜 오더니 마법사의 오른손을 정확히 가격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순백색의 나뭇잎이 소리의 흐름을 뛰어 넘은 것처럼 마나가 넘치는 그 마법사의 손을 짙이겨 버렸다. 덕분에 소용돌이 치던 불길은 갈 길을 잃은 어린양이 되어버렸다.
“뭐, 뭐냐!”
“네이쳐 옵...”
[타앙]
류애가 또 한번 주문을 읊기 전에 이번에는 인질 쪽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요번 굉음은 익숙한 기계음, 총소리였다.
“니년 상대는 나다!”
인질들의 앞에서 등을 곧게 세우고 팔목과 팔꿈치를 하나도 굽히지 않은 채 조그마한 권총을 치켜들고 있는 한 사내의 모습이 류애의 시야에 딱 걸려들었다. 곧 그 사내와 류애는 서로 난잡하게 뒤엉켜 하나의 하모니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잘했다, 내 부하여! 이제 너와 나, 일대 일 상황이군, 거기, 너,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냐?”
“시끄러.”
언제 다시 나타난 건지 좀 전의 소용돌이 치던 불덩이를 가까스로 피했던 유카인이 새까만 자신의 가죽점퍼를 훅훅 털어내며 말했다.
“바라는게 모야? 왜 푸르른 도시의 아침 하늘을 깨버리는 건데?”
유카인의 물음에 마법사는 마을 너머 아침 해가 뜨고 있는 동쪽 끝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 마법사의 눈꺼풀에서는 좀전까지 없던 미동이 보이더니 점점 그 흔들림이 더해갔다. 그리고는 눈끝을 닿지도 않는 하늘 어딘가로 붙였을 때 비로소 유카인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간단하다, 역시 피는 못속이는 법, 너도 니 애미처럼 마법사가 될 운명이다. 그것도 우리 자슈르에서!”
“그래서?”
유카인의 반문에 그 마법사는 동쪽에 박혀있던 자신의 시선을 유카인의 코로 갖다 댔다.
“너의 재질은 충분하다! 우리 자슈르에 와서 마법사가 되거라!”
그 말에 유카인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싫은데?”
진지한 번뇌가 담겨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그 마법사에게 내던진 대답은 간단, 초간단?
“하핫, 이미 그런 대답을 할 줄 알았지. 그렇다면 너는 루이온의 국민. 우리에게 죽어줘야 겠다!”
마법사의 입에서 말이 다 나오기전에 그 손에서는 또 한번 불의 세레모니를 연출하려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품고있던 마그마의 기운을 내뱉는 화산처럼 굵은 불줄기가 묵직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그리며 유카인에게로 달려왔다. 일직선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불씨들의 세례. 필시 이것은 화염계의 마법임이 분명했다. 빨랫줄에 걸린 옷들처럼 늘어져 있던 그림자들이 채 걷히기도 전에 불줄기는 유카인의 옷자락에 닿아있었다. 맹수가 달려드는 느낌도 이것보다는 무섭지 않을 것이었다.
“라그드로 엔 파이러블, 파이어 블레스!”
몇마디를 중얼중얼 읊조리더니 불길이 유카인의 점퍼 끝자락에서 휘몰아치던 불씨들이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갈기갈기 불길이 흩어진 모습이 마치 문어발을 위에서 올려다본 모습과도 같았다. 유카인의 에에서 새어 나오는 나지막한 신음소리와 함께 그 문어발은 사방으로 길이를 늘려갔다. 신음소리와 함께 유카인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문어발의 가운데에 있는 약간의 흰 빛을 띄고 있는 투명한 구 모양의 에너지 쉴드 뿐이었다.
“그딴 에너지 쉴드 따위로 이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불줄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나오는 양손에 부릅 힘을 가하며 자슈르의 마법사가 조소했다. 확실히 그 마법사는 유카인의 모습을 비웃을 정도로 너무나 엄청난 마나를 발산해내고 있었다. 엄청난 규모, 이 자슈르 마법사의 손에서 나오는 것은 조그만한 파이어볼 따위가 아니었다. 구지 이름을 붙여준다면 파이어 스타 정도가 될까. 보는 사람이 ‘저러다 지치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커다란 규모의 마나를 무제한적으로 발산하는 모습은 그 마법사가 단독으로 인질극을 했다는 것에 어느정도 수긍이 되어줄 수 있었다.
[타앙]
‘총소리?’
때아닌 총성이 또한번 광장의 건물벽 사이사이로 요동쳤다.
[휘이이익]
그 마법사는 갈래갈래 섥혀있던 문어발의 한가운데를 뚫고 푸른 빛의 돌맹이 같은 것이 자신의 쪽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야 이건! 파이어 브레스에 총알 따위는 다 녹아버릴텐데!’
푸른 빛의 돌맹이는 소리하나 없이 그 광채만을 드러내며 마법사에게 달려들어갔다. 그리고는 그 푸른 빛은 마법사의 간담을 서늘게할 정도로 마법사 주위를 핥고 지나갔다. 다행스럽게도 그 푸른 빛은 마법사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겨우 안도하며 푸른 빛이 지나간 쪽으로 눈길을 돌렸을 때 마법사는 자신의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젠장!’
그 마법사의 남색 망토는 이미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그와 함께 마법사의 눈에 보인 것은 깃털처럼 떠있는 자신의 옷에서 뜯겨져 나온 천조각의 활강모습이었다. 그 마법사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보았다. 만약 자신이 조금만 자리를 잘못 잡고 있었다면 이 푸른 빛의 돌맹이가 자신의 내장을 뚫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심장의 고동은 거친 숨소리를 더 바쁘게 내쉬었다.
‘그 불길을 뚫고 총을 쐈단 말인가. 어, 어떻게?’
“꽤나 당황한 모습이야, 마법사?”
자욱한 검은 연기의 한가운데에서 해제된 에너지 쉴드 사이로 보이는 서서히 유카인의 잔상.
“어떻게 총알이 녹지 않고 파이어 브레스를 뚫고 나온 거지?”
“답은 간단해, 총알에 냉기 주문을 시전했지. 총알을 냉각화시키면 파이어 브레스의 고열에도 총알은 녹지 않고 니 놈의 몸을 뚫을 수 있어. 아까 너, 나를 이길 수 있을 거 같냐고 물어봤지? 이 정도면 답이 됬을 거 같은데?”
‘찾았다! 그래, 이것이 그토록 바라던 자슈르의 인재다! 마법사에게 부족한 순발력을 이 소년은 갖추고 있다.’ 마법사의 이러한 생각들이 바로 앞에서 오페라를 듣는 것처럼 그의 몸에 전율을 갖게 했다. 그는 다시 또 한번 동쪽의 하늘을 응시했다.
‘그래, 이런 놈이라면 동쪽의 우리 조국에도 큰 보탬이 되어 주겠군, 반드시 우리는 독립하고 말겠다! 루이온의 천한 백성들아!’
마법사의 얼굴에 아이러니한 미소가 띄었다.
“이제 시작이야!”
마법사가 나름대로의 감상에 젖어있는 모습이 자신의 센서에 발각되자마자 유카인은 언제 들었는지 오른손에 조그마한 나무지팡이를 들고 마법을 시전하려 하고 있었다. 비록 팔뚝보다도 작은 보급용 지팡이인 것으로 보였지만 유카인의 지팡이에서 나온 불씨의 크기는 보급용 지팡이를 사용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나도 지팡이를 꺼내야 예의겠군!”
보답하듯이 그 마법사도 자신의 남색 망토 뒤에 차고 있던 큼지막한 지팡이를 오른쪽 한 손만으로 움켜잡았다. 그의 지팡이는 유카인의 것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크기와 화려함을 갖고 있었다.
유카인이 지팡이에서 조금씩 크기를 불려나가던 불씨가 이제는 불덩어리가 되어 마법사에게 시전되었다. 불덩어리가 날라감과 동시에 유카인 자신도 움직이기를 시작.
“이깟 파이어볼 따위로 나와 상대할 샘이냐, 유카인!!”
[타앙]
좀 전에 효과를 보았기 때문인지 유카인이 또 한번 달려드며 총구를 들이대며 굉음을 만들었다. 그 마법사의 여유도 잠시, 먼저 시전되어졌던 파이어볼의 느린 속도와 총탄의 스피디함이 어우러져 거의 동시에 마법사의 위 아래로 협동공격을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차 공격인가!’
마법사의 이 과대망상은 좀 전의 유카인에 대한 기대와 망상을 부풀어 주는데에 일조했다. 그러나 마법사는 결코 전투중임을 잊지 않았다.
“버닝 지그렛(Burning Ziggret)!”
온 천지를 가를 기세를 가진 말소리와 함께 어떠한 기척도 보이지 않던 마법사의 몸 주위에서 불기둥이 마법사를 감싸며 치솓았다. 이에 파이어볼은 위, 총탄은 아래를 맡으며 이 마법사의 반격에 묵묵히 대응해줄 뿐이었다.
“소용 없어, 그래봤자 둘 중 하나는 맞는다고!”
파이어볼의 잔상을 따라가며 달려오고 있던 유카인이 마법사 주위의 불길을 보며 확신에 찬 얼굴을 보였다. 그러나 눈을 몇 번 깜빡일 시간이 지나자 확신에 차 있던 그 모습은 점점 반대로 흘러갔다.
“꼬마야, 그런 건 니같은 놈들한테나 통하는 거다.”
확실히 시간차를 이용한 양동 공격은 효과적이었음에도 파이어볼은 상체를 숙인 마법사의 등 위를 그냥 휭 지나가버렸다. 또 다른 공격 루트였던 총탄은 그냥 버닝 지그렛의 활활 타오로는 새빨간 불길 속에서 녹아버리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주위에서 화염을 솓구치게 하는 마법인 버닝 지그렛은 단순히 근접전용 마법만이 아니었다. 이런식으로도 활용 될 수 있었음을 그 동안 유카인 자신은 왜 알지 못했을까.
“그럼 요번엔!”
두 가지 공격을 모두 피하거나 막아낸 마법사에게 쉴틈도 주지 않으며 거리를 좁혀 오던 유카인의 지팡이에서 요번에는 새하얀 빛이 조금씩 뿜어져 나왔다. 약간의 냉정함을 머금은 빛, 그것은 영락 없는 냉기 마법임이 확실했다.
“장난은 다 끝났냐!”
곧 거리를 좁힌 것은 실수였음이 드러났다. 마법사가 거의 시전시간도 없이 아이스 노바를 시전하여 유카인의 발을 묶어버린 것이었다. 만약 유카인이 충분히 거리를 유지했더라면 이런 결속 마법에 거릴지는 않았을 터.
“하하핫! 이제 너의 근육들은 편히 쉬기만 하게 생겼군. 움직이지 못하게 됫으니 말이야, 으하하하!”
무언가에 꼬옥 잡혀버린 느낌이 들자 유카인은 발밑을 내려다 보았다. 여지없이 자신의 발 주위에는 뾰족뾰족 고드름이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한 얼음들이 뭉쳐져서 움직임 자체를 구속하고 있었다.
“아,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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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댓글이 많이 힘이 될거 같기도 해요.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가 되야 쓰는 분들도 기쁜 마음을 갖고 쓰실텐데, 쩝쩝쩝
요즘 설정을 확실히 잡아두느라 정신이 없어서 흐으음~
가슴 졸이던 학원 반배정도 좋게 끝났군요. 시골에서 받은 돈도 두둑~ 으하하하 돈이 끊기지 않는다!
죄,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2006년에는 저가 스타트를 끊었군요, 우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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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무제
“리프 오브 네이처 (Leaf of Nature)”
유카인이 미쳐 소용돌이 치는 불길을 피하려 할 때 쯤 허공에서 조그마한 소리로 속삭이는 가날픈 여성의 목소리가 좁은 방에서 메아리치는 것과 흡사하게 들려왔다.
[피이식]
곧 그 소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무언가가 하늘에서 점점 그 모습을 확대시켜 오더니 마법사의 오른손을 정확히 가격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순백색의 나뭇잎이 소리의 흐름을 뛰어 넘은 것처럼 마나가 넘치는 그 마법사의 손을 짙이겨 버렸다. 덕분에 소용돌이 치던 불길은 갈 길을 잃은 어린양이 되어버렸다.
“뭐, 뭐냐!”
“네이쳐 옵...”
[타앙]
류애가 또 한번 주문을 읊기 전에 이번에는 인질 쪽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요번 굉음은 익숙한 기계음, 총소리였다.
“니년 상대는 나다!”
인질들의 앞에서 등을 곧게 세우고 팔목과 팔꿈치를 하나도 굽히지 않은 채 조그마한 권총을 치켜들고 있는 한 사내의 모습이 류애의 시야에 딱 걸려들었다. 곧 그 사내와 류애는 서로 난잡하게 뒤엉켜 하나의 하모니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잘했다, 내 부하여! 이제 너와 나, 일대 일 상황이군, 거기, 너,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냐?”
“시끄러.”
언제 다시 나타난 건지 좀 전의 소용돌이 치던 불덩이를 가까스로 피했던 유카인이 새까만 자신의 가죽점퍼를 훅훅 털어내며 말했다.
“바라는게 모야? 왜 푸르른 도시의 아침 하늘을 깨버리는 건데?”
유카인의 물음에 마법사는 마을 너머 아침 해가 뜨고 있는 동쪽 끝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 마법사의 눈꺼풀에서는 좀전까지 없던 미동이 보이더니 점점 그 흔들림이 더해갔다. 그리고는 눈끝을 닿지도 않는 하늘 어딘가로 붙였을 때 비로소 유카인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말하기 시작했다.
“간단하다, 역시 피는 못속이는 법, 너도 니 애미처럼 마법사가 될 운명이다. 그것도 우리 자슈르에서!”
“그래서?”
유카인의 반문에 그 마법사는 동쪽에 박혀있던 자신의 시선을 유카인의 코로 갖다 댔다.
“너의 재질은 충분하다! 우리 자슈르에 와서 마법사가 되거라!”
그 말에 유카인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싫은데?”
진지한 번뇌가 담겨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그 마법사에게 내던진 대답은 간단, 초간단?
“하핫, 이미 그런 대답을 할 줄 알았지. 그렇다면 너는 루이온의 국민. 우리에게 죽어줘야 겠다!”
마법사의 입에서 말이 다 나오기전에 그 손에서는 또 한번 불의 세레모니를 연출하려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품고있던 마그마의 기운을 내뱉는 화산처럼 굵은 불줄기가 묵직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그리며 유카인에게로 달려왔다. 일직선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불씨들의 세례. 필시 이것은 화염계의 마법임이 분명했다. 빨랫줄에 걸린 옷들처럼 늘어져 있던 그림자들이 채 걷히기도 전에 불줄기는 유카인의 옷자락에 닿아있었다. 맹수가 달려드는 느낌도 이것보다는 무섭지 않을 것이었다.
“라그드로 엔 파이러블, 파이어 블레스!”
몇마디를 중얼중얼 읊조리더니 불길이 유카인의 점퍼 끝자락에서 휘몰아치던 불씨들이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갈기갈기 불길이 흩어진 모습이 마치 문어발을 위에서 올려다본 모습과도 같았다. 유카인의 에에서 새어 나오는 나지막한 신음소리와 함께 그 문어발은 사방으로 길이를 늘려갔다. 신음소리와 함께 유카인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문어발의 가운데에 있는 약간의 흰 빛을 띄고 있는 투명한 구 모양의 에너지 쉴드 뿐이었다.
“그딴 에너지 쉴드 따위로 이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불줄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나오는 양손에 부릅 힘을 가하며 자슈르의 마법사가 조소했다. 확실히 그 마법사는 유카인의 모습을 비웃을 정도로 너무나 엄청난 마나를 발산해내고 있었다. 엄청난 규모, 이 자슈르 마법사의 손에서 나오는 것은 조그만한 파이어볼 따위가 아니었다. 구지 이름을 붙여준다면 파이어 스타 정도가 될까. 보는 사람이 ‘저러다 지치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커다란 규모의 마나를 무제한적으로 발산하는 모습은 그 마법사가 단독으로 인질극을 했다는 것에 어느정도 수긍이 되어줄 수 있었다.
[타앙]
‘총소리?’
때아닌 총성이 또한번 광장의 건물벽 사이사이로 요동쳤다.
[휘이이익]
그 마법사는 갈래갈래 섥혀있던 문어발의 한가운데를 뚫고 푸른 빛의 돌맹이 같은 것이 자신의 쪽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뭐야 이건! 파이어 브레스에 총알 따위는 다 녹아버릴텐데!’
푸른 빛의 돌맹이는 소리하나 없이 그 광채만을 드러내며 마법사에게 달려들어갔다. 그리고는 그 푸른 빛은 마법사의 간담을 서늘게할 정도로 마법사 주위를 핥고 지나갔다. 다행스럽게도 그 푸른 빛은 마법사를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겨우 안도하며 푸른 빛이 지나간 쪽으로 눈길을 돌렸을 때 마법사는 자신의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젠장!’
그 마법사의 남색 망토는 이미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그와 함께 마법사의 눈에 보인 것은 깃털처럼 떠있는 자신의 옷에서 뜯겨져 나온 천조각의 활강모습이었다. 그 마법사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보았다. 만약 자신이 조금만 자리를 잘못 잡고 있었다면 이 푸른 빛의 돌맹이가 자신의 내장을 뚫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심장의 고동은 거친 숨소리를 더 바쁘게 내쉬었다.
‘그 불길을 뚫고 총을 쐈단 말인가. 어, 어떻게?’
“꽤나 당황한 모습이야, 마법사?”
자욱한 검은 연기의 한가운데에서 해제된 에너지 쉴드 사이로 보이는 서서히 유카인의 잔상.
“어떻게 총알이 녹지 않고 파이어 브레스를 뚫고 나온 거지?”
“답은 간단해, 총알에 냉기 주문을 시전했지. 총알을 냉각화시키면 파이어 브레스의 고열에도 총알은 녹지 않고 니 놈의 몸을 뚫을 수 있어. 아까 너, 나를 이길 수 있을 거 같냐고 물어봤지? 이 정도면 답이 됬을 거 같은데?”
‘찾았다! 그래, 이것이 그토록 바라던 자슈르의 인재다! 마법사에게 부족한 순발력을 이 소년은 갖추고 있다.’ 마법사의 이러한 생각들이 바로 앞에서 오페라를 듣는 것처럼 그의 몸에 전율을 갖게 했다. 그는 다시 또 한번 동쪽의 하늘을 응시했다.
‘그래, 이런 놈이라면 동쪽의 우리 조국에도 큰 보탬이 되어 주겠군, 반드시 우리는 독립하고 말겠다! 루이온의 천한 백성들아!’
마법사의 얼굴에 아이러니한 미소가 띄었다.
“이제 시작이야!”
마법사가 나름대로의 감상에 젖어있는 모습이 자신의 센서에 발각되자마자 유카인은 언제 들었는지 오른손에 조그마한 나무지팡이를 들고 마법을 시전하려 하고 있었다. 비록 팔뚝보다도 작은 보급용 지팡이인 것으로 보였지만 유카인의 지팡이에서 나온 불씨의 크기는 보급용 지팡이를 사용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나도 지팡이를 꺼내야 예의겠군!”
보답하듯이 그 마법사도 자신의 남색 망토 뒤에 차고 있던 큼지막한 지팡이를 오른쪽 한 손만으로 움켜잡았다. 그의 지팡이는 유카인의 것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크기와 화려함을 갖고 있었다.
유카인이 지팡이에서 조금씩 크기를 불려나가던 불씨가 이제는 불덩어리가 되어 마법사에게 시전되었다. 불덩어리가 날라감과 동시에 유카인 자신도 움직이기를 시작.
“이깟 파이어볼 따위로 나와 상대할 샘이냐, 유카인!!”
[타앙]
좀 전에 효과를 보았기 때문인지 유카인이 또 한번 달려드며 총구를 들이대며 굉음을 만들었다. 그 마법사의 여유도 잠시, 먼저 시전되어졌던 파이어볼의 느린 속도와 총탄의 스피디함이 어우러져 거의 동시에 마법사의 위 아래로 협동공격을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차 공격인가!’
마법사의 이 과대망상은 좀 전의 유카인에 대한 기대와 망상을 부풀어 주는데에 일조했다. 그러나 마법사는 결코 전투중임을 잊지 않았다.
“버닝 지그렛(Burning Ziggret)!”
온 천지를 가를 기세를 가진 말소리와 함께 어떠한 기척도 보이지 않던 마법사의 몸 주위에서 불기둥이 마법사를 감싸며 치솓았다. 이에 파이어볼은 위, 총탄은 아래를 맡으며 이 마법사의 반격에 묵묵히 대응해줄 뿐이었다.
“소용 없어, 그래봤자 둘 중 하나는 맞는다고!”
파이어볼의 잔상을 따라가며 달려오고 있던 유카인이 마법사 주위의 불길을 보며 확신에 찬 얼굴을 보였다. 그러나 눈을 몇 번 깜빡일 시간이 지나자 확신에 차 있던 그 모습은 점점 반대로 흘러갔다.
“꼬마야, 그런 건 니같은 놈들한테나 통하는 거다.”
확실히 시간차를 이용한 양동 공격은 효과적이었음에도 파이어볼은 상체를 숙인 마법사의 등 위를 그냥 휭 지나가버렸다. 또 다른 공격 루트였던 총탄은 그냥 버닝 지그렛의 활활 타오로는 새빨간 불길 속에서 녹아버리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주위에서 화염을 솓구치게 하는 마법인 버닝 지그렛은 단순히 근접전용 마법만이 아니었다. 이런식으로도 활용 될 수 있었음을 그 동안 유카인 자신은 왜 알지 못했을까.
“그럼 요번엔!”
두 가지 공격을 모두 피하거나 막아낸 마법사에게 쉴틈도 주지 않으며 거리를 좁혀 오던 유카인의 지팡이에서 요번에는 새하얀 빛이 조금씩 뿜어져 나왔다. 약간의 냉정함을 머금은 빛, 그것은 영락 없는 냉기 마법임이 확실했다.
“장난은 다 끝났냐!”
곧 거리를 좁힌 것은 실수였음이 드러났다. 마법사가 거의 시전시간도 없이 아이스 노바를 시전하여 유카인의 발을 묶어버린 것이었다. 만약 유카인이 충분히 거리를 유지했더라면 이런 결속 마법에 거릴지는 않았을 터.
“하하핫! 이제 너의 근육들은 편히 쉬기만 하게 생겼군. 움직이지 못하게 됫으니 말이야, 으하하하!”
무언가에 꼬옥 잡혀버린 느낌이 들자 유카인은 발밑을 내려다 보았다. 여지없이 자신의 발 주위에는 뾰족뾰족 고드름이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한 얼음들이 뭉쳐져서 움직임 자체를 구속하고 있었다.
“아,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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