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3, 종말의 칸타타 # 1-4 한번만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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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본래 전해주려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주지 못하는 것에 많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역시 시점이 전지적작가 시점이어서 그런지 감정 몰입이 더 힘들군요. 묘사에 조금 더 치중을 둔 탓에 속도도 느려진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써야죠. 으음, 불굴의 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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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한번만 불러.
“에너지 쉴드도 좀 전에 써버렸으니 이제 어쩌지는 못할 터! 이래도 우리 자슈르로 오지 않겠느냐? 너희 어머니도 자슈르인이지 않느냐!”
이 마법사,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다. 보통 이러다가 늘 끝은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던데...
“웃기시네.”
입술을 씨익 찢으며 구완아사에 걸린 환자마냥 유카인이 딱 한마디만 내뱉는다.
“그럼 이 세상에 하직인사나 남겨라! 진정한 파이어 볼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파이어볼!”
지팡이로 인해 시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된 마법사가 유카인의 것보다 3배는 큰 어른 대가리만한 화염구를 만들어 코앞의 유카인에게 발산한다. 화염구의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마법사의 얼굴은 화염구에 가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글래셜 스파이크!”
[탕]
그에 당하면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 그에 맞서며 어떤 주문을 시전, 유카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유카인 바로 앞에서 자신의 키만한 얼음 덩어리가 떡 하니 솓아 올랐다. 유카인을 향해 성난 황소처럼 그 머리를 들이대던 파이어볼은 이 조그마한 얼음 산앞에서 자신의 머리를 들이박아야만 했다. 그런데 말이지, 좀 전에 총소리도 들렸던 것 같은데?
[탕]
또 한번 울리는 총소리, 이번에는 무슨 수작인 것?
“이번에도 시간차 공격이 통할 성 싶으냐!”
자신의 파이어볼이 막힌 것에 개의치 않고 이 마법사는 다시 또 한번 어떤 주문을 읊조린다.
‘이, 이건!’
주문을 읊조리던 마법사의 눈 앞에 드러나는 작은 점 2개. 제각기 다른 색을 띄며 다가오는 두 가지의 광선, 이 광선 2개는 총탄? 그런 것쯤은 전투에 일가견이 없는 일반사람의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작 그를 섬뜩하게 만든 것은 이 점 2개가 아니었다. 점 2개의 곁에서 새어나오는 형형 색색의 빛. 하나는 화염계, 하나는 냉기계 마법. 총탄마다 따로따로 마법에 걸린 것이 아닌가! 거리가 가까웠던 터라 이 총탄을 피한 다는 것은 가히 불가능 한 일이었다. 게다가 먼저 것의 총탄은 냉각계 주문이 걸려 속도가 저하되었고 나중 것의 총탄 화염계 주문으로 그 위력을 강화한, 말하자면 아까의 시간차 공격을 훨씬 더 강화한 것이 바로 이 점 2개의 진실이었다.
‘어쩔 수 없군!’
좀 전과 같이 시전자의 주위에 화염을 뿜어내 주는 버닝 지그렛으로 총탄의 접근을 차단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냉각계 주문에 걸린 총탄이 어디 그렇게 화염의 열기로 쉽게 녹겠는가. 급한마음에 마법사는 에너지 쉴드를 발동했다. 투명하면서도 약간의 반투명한 흰 빛을 띤 역설적인 구체가 마법사의 몸을 휘감으며 점 2개를 무마해버렸다. 이젠 색을 잃어버린 총탄 2개가 마법사의 발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갈 뿐이었다.
“하아, 용케도 막았군, 이 애늙은이 마법사? 너도 이제 에너지 쉴드를 또 쓰지는 못하겠지? 상황은 원점이다!”
“니 놈의 발밑을 아직 잊고 있었냐? 이번에는 글래셜 스파이크로도 막지 못하는...하하, 그게 좋겠군!”
유카인의 발을 속박하고 있는 얼음 아직도 녹을 기세가 아니었다. 아니, 그런데, 유카인이 화염계 마법을 써서 직접 녹이면 되지 않을까. 하여간 마법사는 또 다시 맹렬한 공격을 또 한번 폭풍처럼 휘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 있던 고목의 지팡이를 양손으로 움켜잡더니 태양을 향해 지팡이를 제물로 바치는 모습처럼 포즈를 취하지 않겠는가.
“이, 이건!!”
유카인의 동공이 무조건반사라도 된 것처럼 번개 한번 번쩍일 사이에 온 흰 자를 뒤덮는다.
“헬파이어!”
마법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미 유카인의 바로 밑에서는 콘크리트 바닥이 덜컹덜컹 요동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카인의 발 밑에서 드래곤이 동면을 취하다가 이제 막 깨어나 하늘로 비상하기 위한 것처럼, 그 드래곤의 몸부림처럼 유카인의 발 밑이 흔들리다 못해 웨이브를 췄다. 흔들거리는 바닥에서도 유카인의 발밑에 있는 얼음은 녹거나 깨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얼음에서 해쳐나오기 위해 안달이었지만 움직인 것은 발이 아니라 무릎의 요동뿐이었다. 유카인은 자신의 빰을 땀방울이 핥고 지나가는 것조차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이게 무슨 마법인지는 알긴 아나 보군, 그렇게 겁먹는 것 보니!!”
점점 지표면에서 마법진 같은 것이 붉은 빛을 내며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리프 오브 네이처(Leaf of Nature).”
또 다른 이가 이 전장에 난입한다!
이제는 숨길 필요도 없다! 전에 들려오던 아낙네의 목소리, 다름아닌 류애! 아까 그 마총사와의 싸움은 끝을 낸 것인지 맨 처음 보았던 순백색의 나뭇잎이 또 한번 모습을 보이며 이번에는 정확히 마법사의 목덜미 가운데에 꽃혀 들어갔다.
[푸우욱]
날카로우면서도 둔탁한 음감, 과일 껍질을 깍으며 과일의 육질과 껍질사이를 과도가 교차해 들어가는 소리보다는 그 끊김이 없는 부드러운 소리. 그 마법사의 목덜미와 순백색의 나뭇잎에서 나온 굉음은 이것과 흡사했다. 그리고 그것은 듣는이의 소름을 돋게하기에 충분한 살육의 징표였다.
“으으, 으윽...!”
목덜미를 반쯤은 뚤렸음에도 마법사는 전혀 다친 것 같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약간의 과장을 보테자면 매우 멀쩡했다. 이 마법사, 생명력만큼은 무슨 오크라도 된다는 말인가. 물론 물리적인 창이나 검, 하다 못해 마법이었다면 이 마법사에게 당면한 현실은 이것보다 심각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류애에게 주어진 이름은 류애 데 문(Ryuae De moon). 그녀는 마법사가 아닌 달을 사랑하는 정령사.
마법사와 정령사의 마법은 극명되게 다른 것이다. 일부 타인들에게 절대적인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는 대마법사들을 제외한 마법사들의 마나는 자신들의 체내에서 얻어지는, 요컨대 기와 같은 형태의 마나를 근원으로 하여 주변의 물체에 힘을 개입, 통제 하는 형태라면 정령사는 이들 마법사와는 마나의 출처 자체가 다르다. 정령사가 마나를 얻기 위해서는 생명의 군체가 가진 잠재적인 본능의 의지와 교감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회로화해야 한다. 정령사에게는 '마나를 얼마나 체내에 보유하고 있느냐'가 마법의 세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로에 생명의 군체가 주는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얼마나 되는가'가 척도가 되는 것이다. 생명의 군체, 엘프들에게는 '자연 에너지'라 불리우는 이것이 곧 이 정령사의 마나.
류애가 시전했던 '리프 오브 네이처'는 이러한 마나를 이용한 것으로써 마나를 나뭇잎의 형상으로 집약시켜 발산해내는 그야말로 생명의 군체가 전달해주는 마나 덩어리인 것이었다.
이 구체화 된 마나 덩어리는 보기 좋게 나이프의 날카로운 날처럼 마법사의 피부를 관통해버렸다. 하지만 점차 나뭇잎 모양의 그것에서 마나가 그의 체내로 전파되면서 구체화 되었던 마나 덩어리는 사라졌다. 결국 이 마법사의 경우도 처음에는 치명상이었던 것이 그럭저럭 버틸만한 고통으로 전략해 버린 것이었다. 다만 구체화를 된 형상을 잃는 대신 마나 덩어리 안에 있던 마나가 체내에 전달되며 데미지를 가하는 추가타가 있을 진대 이 마법사친구는 어떻게 된 것인지 마나로 데미지를 받은 게 아니라 되려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 것만 같았다. 도저히 이 마법사, 일반적인 마법사의 수준이 아니였다. 그러나 일단 이런 것들이 중요한게 아니다! 류애에게는 발등 앞에 떨어진 불이 우선!
“유카인!!”
유카인 발 밑의 마법진이 최고조로 붉어진 것을 목격하자 다급히 외친 그녀의 한 마디. 그리고 발을 때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유카인.
“소용 없다, 으하하하!”
[슈슈유유유웅]
이미 주문은 시전 되어진 터, 원자 폭탄이 떨어질 때의 그 굉음과 흡사한 소리가 유카인의 발밑에서 퍼져 나오며 류애의 커다란 하얀 속살빛 귀를 흔들어 댔다. 더 정확히는 유카인의 발밑이 아니라 시내 어디서라도 그 소리를 들을 정도로 큰 굉음이 광장에서 들렸다. 엘프들의 고향에나 있다는 나무의 수호자 엔트의 나무 밑둥보다도 큰 폭의 불기둥이 멀리서라도 단 번에 알아볼 만큼 높게 솓구쳐 오르는 이 장관은 저 불길 속에 사람이 있다면 시체는 물론 유품하나도 건지지도 못했을 거라는 섬뜩한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카인,
유카인,
유카인, 유카인!“
피를 토해내며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는 마법사의 뒷 편에서 울부짓는 아낙네의 소리. 그런 아낙네의 어깨를 어루 만져주는 이가 있었으니...
“한번만 불러.”
류애, 자신의 어깨를 잡아주며 위로해주는 이가 누군지 궁금해서 뒤로 돌아보더니.
“으아아가~ 죽은 애가 여기 있다아아아~!”
놀랄 수 밖에 다른 어떠한 방도가 없었다. 어깨위에 떡하니 걸쳐진 하얀 그 손을 보고 누가 겁을 먹지 않을 수 있을까.
역시 시점이 전지적작가 시점이어서 그런지 감정 몰입이 더 힘들군요. 묘사에 조금 더 치중을 둔 탓에 속도도 느려진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써야죠. 으음, 불굴의 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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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한번만 불러.
“에너지 쉴드도 좀 전에 써버렸으니 이제 어쩌지는 못할 터! 이래도 우리 자슈르로 오지 않겠느냐? 너희 어머니도 자슈르인이지 않느냐!”
이 마법사,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다. 보통 이러다가 늘 끝은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던데...
“웃기시네.”
입술을 씨익 찢으며 구완아사에 걸린 환자마냥 유카인이 딱 한마디만 내뱉는다.
“그럼 이 세상에 하직인사나 남겨라! 진정한 파이어 볼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파이어볼!”
지팡이로 인해 시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된 마법사가 유카인의 것보다 3배는 큰 어른 대가리만한 화염구를 만들어 코앞의 유카인에게 발산한다. 화염구의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마법사의 얼굴은 화염구에 가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글래셜 스파이크!”
[탕]
그에 당하면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 그에 맞서며 어떤 주문을 시전, 유카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유카인 바로 앞에서 자신의 키만한 얼음 덩어리가 떡 하니 솓아 올랐다. 유카인을 향해 성난 황소처럼 그 머리를 들이대던 파이어볼은 이 조그마한 얼음 산앞에서 자신의 머리를 들이박아야만 했다. 그런데 말이지, 좀 전에 총소리도 들렸던 것 같은데?
[탕]
또 한번 울리는 총소리, 이번에는 무슨 수작인 것?
“이번에도 시간차 공격이 통할 성 싶으냐!”
자신의 파이어볼이 막힌 것에 개의치 않고 이 마법사는 다시 또 한번 어떤 주문을 읊조린다.
‘이, 이건!’
주문을 읊조리던 마법사의 눈 앞에 드러나는 작은 점 2개. 제각기 다른 색을 띄며 다가오는 두 가지의 광선, 이 광선 2개는 총탄? 그런 것쯤은 전투에 일가견이 없는 일반사람의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작 그를 섬뜩하게 만든 것은 이 점 2개가 아니었다. 점 2개의 곁에서 새어나오는 형형 색색의 빛. 하나는 화염계, 하나는 냉기계 마법. 총탄마다 따로따로 마법에 걸린 것이 아닌가! 거리가 가까웠던 터라 이 총탄을 피한 다는 것은 가히 불가능 한 일이었다. 게다가 먼저 것의 총탄은 냉각계 주문이 걸려 속도가 저하되었고 나중 것의 총탄 화염계 주문으로 그 위력을 강화한, 말하자면 아까의 시간차 공격을 훨씬 더 강화한 것이 바로 이 점 2개의 진실이었다.
‘어쩔 수 없군!’
좀 전과 같이 시전자의 주위에 화염을 뿜어내 주는 버닝 지그렛으로 총탄의 접근을 차단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냉각계 주문에 걸린 총탄이 어디 그렇게 화염의 열기로 쉽게 녹겠는가. 급한마음에 마법사는 에너지 쉴드를 발동했다. 투명하면서도 약간의 반투명한 흰 빛을 띤 역설적인 구체가 마법사의 몸을 휘감으며 점 2개를 무마해버렸다. 이젠 색을 잃어버린 총탄 2개가 마법사의 발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갈 뿐이었다.
“하아, 용케도 막았군, 이 애늙은이 마법사? 너도 이제 에너지 쉴드를 또 쓰지는 못하겠지? 상황은 원점이다!”
“니 놈의 발밑을 아직 잊고 있었냐? 이번에는 글래셜 스파이크로도 막지 못하는...하하, 그게 좋겠군!”
유카인의 발을 속박하고 있는 얼음 아직도 녹을 기세가 아니었다. 아니, 그런데, 유카인이 화염계 마법을 써서 직접 녹이면 되지 않을까. 하여간 마법사는 또 다시 맹렬한 공격을 또 한번 폭풍처럼 휘몰아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손에 있던 고목의 지팡이를 양손으로 움켜잡더니 태양을 향해 지팡이를 제물로 바치는 모습처럼 포즈를 취하지 않겠는가.
“이, 이건!!”
유카인의 동공이 무조건반사라도 된 것처럼 번개 한번 번쩍일 사이에 온 흰 자를 뒤덮는다.
“헬파이어!”
마법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미 유카인의 바로 밑에서는 콘크리트 바닥이 덜컹덜컹 요동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카인의 발 밑에서 드래곤이 동면을 취하다가 이제 막 깨어나 하늘로 비상하기 위한 것처럼, 그 드래곤의 몸부림처럼 유카인의 발 밑이 흔들리다 못해 웨이브를 췄다. 흔들거리는 바닥에서도 유카인의 발밑에 있는 얼음은 녹거나 깨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얼음에서 해쳐나오기 위해 안달이었지만 움직인 것은 발이 아니라 무릎의 요동뿐이었다. 유카인은 자신의 빰을 땀방울이 핥고 지나가는 것조차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이게 무슨 마법인지는 알긴 아나 보군, 그렇게 겁먹는 것 보니!!”
점점 지표면에서 마법진 같은 것이 붉은 빛을 내며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리프 오브 네이처(Leaf of Nature).”
또 다른 이가 이 전장에 난입한다!
이제는 숨길 필요도 없다! 전에 들려오던 아낙네의 목소리, 다름아닌 류애! 아까 그 마총사와의 싸움은 끝을 낸 것인지 맨 처음 보았던 순백색의 나뭇잎이 또 한번 모습을 보이며 이번에는 정확히 마법사의 목덜미 가운데에 꽃혀 들어갔다.
[푸우욱]
날카로우면서도 둔탁한 음감, 과일 껍질을 깍으며 과일의 육질과 껍질사이를 과도가 교차해 들어가는 소리보다는 그 끊김이 없는 부드러운 소리. 그 마법사의 목덜미와 순백색의 나뭇잎에서 나온 굉음은 이것과 흡사했다. 그리고 그것은 듣는이의 소름을 돋게하기에 충분한 살육의 징표였다.
“으으, 으윽...!”
목덜미를 반쯤은 뚤렸음에도 마법사는 전혀 다친 것 같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약간의 과장을 보테자면 매우 멀쩡했다. 이 마법사, 생명력만큼은 무슨 오크라도 된다는 말인가. 물론 물리적인 창이나 검, 하다 못해 마법이었다면 이 마법사에게 당면한 현실은 이것보다 심각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류애에게 주어진 이름은 류애 데 문(Ryuae De moon). 그녀는 마법사가 아닌 달을 사랑하는 정령사.
마법사와 정령사의 마법은 극명되게 다른 것이다. 일부 타인들에게 절대적인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는 대마법사들을 제외한 마법사들의 마나는 자신들의 체내에서 얻어지는, 요컨대 기와 같은 형태의 마나를 근원으로 하여 주변의 물체에 힘을 개입, 통제 하는 형태라면 정령사는 이들 마법사와는 마나의 출처 자체가 다르다. 정령사가 마나를 얻기 위해서는 생명의 군체가 가진 잠재적인 본능의 의지와 교감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회로화해야 한다. 정령사에게는 '마나를 얼마나 체내에 보유하고 있느냐'가 마법의 세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로에 생명의 군체가 주는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이 얼마나 되는가'가 척도가 되는 것이다. 생명의 군체, 엘프들에게는 '자연 에너지'라 불리우는 이것이 곧 이 정령사의 마나.
류애가 시전했던 '리프 오브 네이처'는 이러한 마나를 이용한 것으로써 마나를 나뭇잎의 형상으로 집약시켜 발산해내는 그야말로 생명의 군체가 전달해주는 마나 덩어리인 것이었다.
이 구체화 된 마나 덩어리는 보기 좋게 나이프의 날카로운 날처럼 마법사의 피부를 관통해버렸다. 하지만 점차 나뭇잎 모양의 그것에서 마나가 그의 체내로 전파되면서 구체화 되었던 마나 덩어리는 사라졌다. 결국 이 마법사의 경우도 처음에는 치명상이었던 것이 그럭저럭 버틸만한 고통으로 전략해 버린 것이었다. 다만 구체화를 된 형상을 잃는 대신 마나 덩어리 안에 있던 마나가 체내에 전달되며 데미지를 가하는 추가타가 있을 진대 이 마법사친구는 어떻게 된 것인지 마나로 데미지를 받은 게 아니라 되려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 것만 같았다. 도저히 이 마법사, 일반적인 마법사의 수준이 아니였다. 그러나 일단 이런 것들이 중요한게 아니다! 류애에게는 발등 앞에 떨어진 불이 우선!
“유카인!!”
유카인 발 밑의 마법진이 최고조로 붉어진 것을 목격하자 다급히 외친 그녀의 한 마디. 그리고 발을 때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유카인.
“소용 없다, 으하하하!”
[슈슈유유유웅]
이미 주문은 시전 되어진 터, 원자 폭탄이 떨어질 때의 그 굉음과 흡사한 소리가 유카인의 발밑에서 퍼져 나오며 류애의 커다란 하얀 속살빛 귀를 흔들어 댔다. 더 정확히는 유카인의 발밑이 아니라 시내 어디서라도 그 소리를 들을 정도로 큰 굉음이 광장에서 들렸다. 엘프들의 고향에나 있다는 나무의 수호자 엔트의 나무 밑둥보다도 큰 폭의 불기둥이 멀리서라도 단 번에 알아볼 만큼 높게 솓구쳐 오르는 이 장관은 저 불길 속에 사람이 있다면 시체는 물론 유품하나도 건지지도 못했을 거라는 섬뜩한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카인,
유카인,
유카인, 유카인!“
피를 토해내며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는 마법사의 뒷 편에서 울부짓는 아낙네의 소리. 그런 아낙네의 어깨를 어루 만져주는 이가 있었으니...
“한번만 불러.”
류애, 자신의 어깨를 잡아주며 위로해주는 이가 누군지 궁금해서 뒤로 돌아보더니.
“으아아가~ 죽은 애가 여기 있다아아아~!”
놀랄 수 밖에 다른 어떠한 방도가 없었다. 어깨위에 떡하니 걸쳐진 하얀 그 손을 보고 누가 겁을 먹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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