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A B L E T ― 第 1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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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A B L E T - 第 1幕 '선전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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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마계에서도 가장 깊은 대마계장의 집무실. 단순무식한 소음과는 담ㅡ정말이지 상하로 몇 겹이나 되는ㅡ을 쌓고 있는 이 장소에 신선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워낙에 조용한 곳이었기에 그 소리는 집무실뿐 아니라 복도 멀리서 대기하고 있는 대마계의 경비원들에게도 똑똑히 들렸고, 그들은 자신의 상관인 대마계장이 또 무슨 쓸데없는 취미를 개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에 한 번 몸서리쳤다.
그리고 그 폭발음을 낸 장본인ㅡ금발의 소년은,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 집무실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옷깃 하나 상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공중에 떠 있는 백발의 여성ㅡ대마계장 힐드를 아무런 감정도 깃들지 않은 눈으로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집무실에서 기습이라니 드디어 대마계장 자리를 노릴 생각이 들었던 걸까, 니르?"
조금만 대응이 늦었으면 집무실의 도구뿐 아니라 자신의 몸도 성치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힐드의 말투에는 여유가 넘쳤다. 눈 앞의 소년ㅡ니르라는 마족에게 기습이라는 수단 이상의 카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의 얼굴에 비치는 여유는 말하자면 승자의 여유였다.
그러나 패배자의 얼굴 내지는 공포에 미친 광인의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할 소년 역시도, 처음 공격이 빗나갈 것은 예상했다는 듯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집무실의 먼지가 걷힐 때까지 잠시 동안 기다렸던 소년은, 이내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아니, 했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그것도 좀 늦게."
"했어야 할 일이라니, 키워 준 부모에게 다짜고짜 마력탄을 날리는 게?"
그리고 소년은 힐드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으로, 힐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 마디를 꺼냄으로서 힐드의 여유로운 표정을 한순간에 깨뜨려버렸다.
"그럼, 나는 이제부터 '라그나로크'를 선언해야 하거든."
"뭐?"
금지된 단어, 까마득한 고대로부터 내려왔던 비밀의 단어에 경악할 틈도 주지 않고 소년은 빠른 말투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지금부터 소마계 '흐베르겔미르'는 모든 힘을 통합해 대마계 '니플하임'으로부터 분리 독립하고, 우리들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 '봉인된 지하'의 니드호그 및 독룡들은 지금부터 이그드라실의 나무를 타고 아스가르드로 이동, 그곳에서 오딘의 숨통을 끓는다."
"넌 대체..."
"힐드, 역시 예전 오딘의 측근다운 대단한 책략이었어. 처음부터 날 니르란 이름의 마족으로 키워서 너를 어머니처럼 따르게 하고, 흐베르겔미르를 맡겨 너에게 충성을 다하게 했다. 그렇게 진마족(眞魔族)으로서의 내가 서서히 옅어져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는 나를 흐베르겔미르를 조종하는 너의 수족으로 영원히 사용할 생각이었겠지?"
힐드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싸늘한 긴장이 그 얼굴에 움틈과 동시에 대마계장의 거대한 낫이 그녀의 부름에 응답해 그 손에 쥐어졌고, 찰나의 간격도 두지 않은 채 그것은 소년의 목이 있는 공간을 통째로 베어 들어갔다.
검은 빛이 허공에 한 줄기 선을 긋고, 충격파가 집무실의 벽에 기다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뿐. 비웃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살짝 허리를 구부린 소년은 공기를 양단한 그 충격파를 어린애 장난처럼 피해 버렸다.
"멀었어 멀었어. 진마족의 힘은 너희들 가짜 마족과는 차원이 다르다니까? 특히 아시르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발키리아 잡종과는 더더욱 다르지."
"...서리 거인!!"
여유 넘치던 대마계장의 얼굴에 깃든 것은 분명한 공포ㅡ소년은 그 어떤 마족보다도 사기(邪氣)넘치는 웃음으로 공포에 질린 예전 '최강의 발키리아'의 얼굴을 감상했다.
"아름다운 표정이군."
얼굴을 쓰다듬을 듯 손을 뻗는 소년의 모습에 힐드는 강한 전율을 느꼈다. 마치 아리아의 선율처럼 끓기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몸동작과 그 부드러움과 대비되는 패도적인 위압감.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오는 소년의 손길에서는 마치 독을 가진 해충처럼 끝없는 혐오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닥쳐어어어어어!"
무차별적인 공격,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며 힐드는 반사적으로 낫을 휘둘렀다. 그러나 수십 개의 충격파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그 순간, 소년은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서 힐드의 바로 옆으로 이동해 그 귓등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미드가르드에서 기다릴게. 오딘에게 안부 전해 줘. 아우르겔미르가 돌아왔노라고..."
붉은 섬광이 방 전체를 꿰뚫었다. 충격파를 날린 힐드는 갑작스런 눈부심에 고개를 돌렸고 제어하는 자를 잃은 충격파는 집무실 전체를 무자비하게 휩쓸었다.
그리고 굉음과 폭발 연기가 걷힌 이후,그 공간에 있는 것이 자신뿐임을 깨달은 힐드는 자신을 누르던 중압이 사라짐을 느끼며 천천히 바닥에 허물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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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A B L E T - 第 1幕 '선전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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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마계에서도 가장 깊은 대마계장의 집무실. 단순무식한 소음과는 담ㅡ정말이지 상하로 몇 겹이나 되는ㅡ을 쌓고 있는 이 장소에 신선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워낙에 조용한 곳이었기에 그 소리는 집무실뿐 아니라 복도 멀리서 대기하고 있는 대마계의 경비원들에게도 똑똑히 들렸고, 그들은 자신의 상관인 대마계장이 또 무슨 쓸데없는 취미를 개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에 한 번 몸서리쳤다.
그리고 그 폭발음을 낸 장본인ㅡ금발의 소년은,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 집무실의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옷깃 하나 상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공중에 떠 있는 백발의 여성ㅡ대마계장 힐드를 아무런 감정도 깃들지 않은 눈으로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다.
"집무실에서 기습이라니 드디어 대마계장 자리를 노릴 생각이 들었던 걸까, 니르?"
조금만 대응이 늦었으면 집무실의 도구뿐 아니라 자신의 몸도 성치 않았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힐드의 말투에는 여유가 넘쳤다. 눈 앞의 소년ㅡ니르라는 마족에게 기습이라는 수단 이상의 카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의 얼굴에 비치는 여유는 말하자면 승자의 여유였다.
그러나 패배자의 얼굴 내지는 공포에 미친 광인의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할 소년 역시도, 처음 공격이 빗나갈 것은 예상했다는 듯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집무실의 먼지가 걷힐 때까지 잠시 동안 기다렸던 소년은, 이내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아니, 했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그것도 좀 늦게."
"했어야 할 일이라니, 키워 준 부모에게 다짜고짜 마력탄을 날리는 게?"
그리고 소년은 힐드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으로, 힐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 마디를 꺼냄으로서 힐드의 여유로운 표정을 한순간에 깨뜨려버렸다.
"그럼, 나는 이제부터 '라그나로크'를 선언해야 하거든."
"뭐?"
금지된 단어, 까마득한 고대로부터 내려왔던 비밀의 단어에 경악할 틈도 주지 않고 소년은 빠른 말투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지금부터 소마계 '흐베르겔미르'는 모든 힘을 통합해 대마계 '니플하임'으로부터 분리 독립하고, 우리들이 갈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 '봉인된 지하'의 니드호그 및 독룡들은 지금부터 이그드라실의 나무를 타고 아스가르드로 이동, 그곳에서 오딘의 숨통을 끓는다."
"넌 대체..."
"힐드, 역시 예전 오딘의 측근다운 대단한 책략이었어. 처음부터 날 니르란 이름의 마족으로 키워서 너를 어머니처럼 따르게 하고, 흐베르겔미르를 맡겨 너에게 충성을 다하게 했다. 그렇게 진마족(眞魔族)으로서의 내가 서서히 옅어져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는 나를 흐베르겔미르를 조종하는 너의 수족으로 영원히 사용할 생각이었겠지?"
힐드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싸늘한 긴장이 그 얼굴에 움틈과 동시에 대마계장의 거대한 낫이 그녀의 부름에 응답해 그 손에 쥐어졌고, 찰나의 간격도 두지 않은 채 그것은 소년의 목이 있는 공간을 통째로 베어 들어갔다.
검은 빛이 허공에 한 줄기 선을 긋고, 충격파가 집무실의 벽에 기다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그뿐. 비웃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살짝 허리를 구부린 소년은 공기를 양단한 그 충격파를 어린애 장난처럼 피해 버렸다.
"멀었어 멀었어. 진마족의 힘은 너희들 가짜 마족과는 차원이 다르다니까? 특히 아시르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발키리아 잡종과는 더더욱 다르지."
"...서리 거인!!"
여유 넘치던 대마계장의 얼굴에 깃든 것은 분명한 공포ㅡ소년은 그 어떤 마족보다도 사기(邪氣)넘치는 웃음으로 공포에 질린 예전 '최강의 발키리아'의 얼굴을 감상했다.
"아름다운 표정이군."
얼굴을 쓰다듬을 듯 손을 뻗는 소년의 모습에 힐드는 강한 전율을 느꼈다. 마치 아리아의 선율처럼 끓기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몸동작과 그 부드러움과 대비되는 패도적인 위압감.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오는 소년의 손길에서는 마치 독을 가진 해충처럼 끝없는 혐오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닥쳐어어어어어!"
무차별적인 공격,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며 힐드는 반사적으로 낫을 휘둘렀다. 그러나 수십 개의 충격파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방향에서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그 순간, 소년은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서 힐드의 바로 옆으로 이동해 그 귓등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미드가르드에서 기다릴게. 오딘에게 안부 전해 줘. 아우르겔미르가 돌아왔노라고..."
붉은 섬광이 방 전체를 꿰뚫었다. 충격파를 날린 힐드는 갑작스런 눈부심에 고개를 돌렸고 제어하는 자를 잃은 충격파는 집무실 전체를 무자비하게 휩쓸었다.
그리고 굉음과 폭발 연기가 걷힌 이후,그 공간에 있는 것이 자신뿐임을 깨달은 힐드는 자신을 누르던 중압이 사라짐을 느끼며 천천히 바닥에 허물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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