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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제 1화 (1) 蒼空-푸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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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버스에 앉아 움직이는 바깥을 쳐다보면서 느낀다.

  세상은 아름답구나 하는 것을…


-Life is……. 

제 1화.

(1) 蒼空-푸른 하늘

  [일어나! 일어나!]

  아침마다 울리는 시계알람소리.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이 시계소리에 행복했던 순간이 순식간에 깨어졌다. 시침이 가리키고 있는 5라는 숫자. 슬슬 일어나서 학원가야 할 시간이다.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난 것이 벌써 9개월, 아니 곧 10개월째가 된다. 대학에 들어감과 동시에 다니게 된 일어학원. 대학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것! 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 물론 그에 따른 금전적인 것도 필요하겠지만 여하튼 그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었기에 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동시에 학원에도 등록해버렸었다.

“하암. 이 시간에 일어나질 않으면 몸이 영 아닌 것이 말이여.”

  바닥에 깔아두었던 매트리스와 이불을 잘 개어서 구석에 잘 모셔두고, 지난 저녁에 준비해 두었던 아침을 먹고 씻은 다음, 간단한 외출준비. 입을 옷은 항상 비슷한 것이어서 아무거나 입어도 되는 이 편안함.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옷에 대한 것이 조금 걸리긴 하였지만 뭐. 나름대로 이것이 난 편한걸. 

  조용한 집안. 벌써 이 집에서 나와 함께 7년 동안 같이 지낸 멍멍이 ‘토토’는 아직도 잠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어찌보면 못된 녀석인 이놈. 주인이 와도 아는 채도 하지 않고 잠만 자는 이 녀석이었지만, 그래도 살다보니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버려서 이젠 오히려 없으면 허전하기까지 한 녀석이다. 그래도 주인이 일어났는데 깨질 않다니…….

  늦은 밤까지 일하고 들어오신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기다리시던 어머니. 그리고 나의 사랑스러운 동생. 조용히 안방 문을 열고 곤히 주무시는 두 분과 동생을 바라보고는 미소가 일어났다.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셨기에 조용할 날이 없는 집안. 하지만 그래서 이 작고 아담하지만, 조금은 소란스러운 우리 집이 좋다. 이런, 문소리가 조금 컸는걸. 조용히 닫아야지. 그럼 아버지, 어머니. 소자 다녀오겠사옵니다. 르레야. 이 형님 다녀오마.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동네. 그런 동네를 다니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지고, 좋았다. 이 세상이 어둠에서 빛으로 물들려는 그 사이. 그리고 그 시간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이 언제나 기분 좋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 새벽이라서 춥긴 추웠다. 집에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기에 바람도 차고.

  지나가던 신문배달부 아저씨와도 인사를 나누고, 아침잠이 없으시는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도 인사드리면서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그 시간을 즐겼다. 가끔 아침에 길을 가면서 작은 꼬마 오카리나를 불기도 했었다. 그러고 보니 한번 불고 싶은 걸.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곡이라면 역시 ‘G선상의 아리아’인데 한번 불어 볼까나.
 
  품에서 나오는 작은 연두색의 오카리나. 여름방학 때 우연한 계기로 배우게 된 오카리나는 이제 심심하면 불 수 있게 된 작은 친구가 되어있었다. 조금 우울할 때 불 수 있는 몇 가지의 곡. 그리고 기쁠 때 불 수 있는 곡들. 그것을 불고 나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서일까 이 작은 꼬마 오카리나를 구입하게 된 계기가. 덕분에 어머니에게 무지 혼났지만.

  어느새 도착하게 된 버스정류장. 솔직히 얼마 거리가 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 악기를 불다보면 금방 도착하게 되었다. 대략 이때 시간이 6시 10분 정도. 아직 사람이 얼마 없을 때였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있다. 아침 노동시장으로 나가는 일용직 근로자들. 아침 산행을 오를 준비를 하는 등산객. 멀리 수도권에 있는 학교를 나가려는 학생들과 아침 일찍 0교시라는 쓸데없지만 어쩔 수 없이 나갈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들. 어째 작년의 일이 떠오르지만 얼른 머리 저 깊은 곳에 쑤셔 넣었다. 으윽, 갑자기 시험장이 떠올라.

“안돼. 안돼. 좋은 생각. 좋은 생각.”

  조용히 푸른 초원 위를 달리는 양들을 세는 동안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르르 한곳으로 몰려갔다. 이 새벽녘에 사람들이 몰려 타는 버스라고는 종로로 나가는 버스 하나 뿐. 참 시골버스 같은 분위기를 내뿜는 이 버스. 하긴 내가 사는 동네도 동네 이름 말하면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다 아는 촌(村)이니 버스가 그럴 만도 했지만, 배차시간이 무슨 15분이나 되는 시내버스가 다 있다는 것입니까! 라고 오늘 아침도 마음속으로 그 버스운전기사에게 항의를 했다.

  천천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느린 속도로 달리는 버스. 매일 이 차창을 바라보면서 듣는 한곡의 음악-The Whole Nine Yards.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의 O. S. T.인 이 곡은 매일 아침 나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었다. 그리고 그 음악의 배경과 함께 보이는 어두운 산기슭과 성벽. 그리고 작은 성문. 매일 아침마다 보는 이 성문은 나에게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었다. 어떤 때는 웃는 얼굴로, 추운지 파르르 떨고 있는 눈빛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활짝 웃고 있었다.

 상명대학교 앞에서 내리는 여고생들. 풋풋한 내음이 느껴지는 여자아이들. 작년까지만 해도 관심 있게 쳐다보았지만, 이젠 어리다 어려.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때는 여고축제도 많이 갔었는데. 물론 남고 축제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고. 가끔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즐거워질 때가 많다.

“엣취!”

  가을이 점점 지나가면서 평소 가지고 있던 알레르기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번 숨이 막히면 조금 숨쉬기 불편하기에 항상 약을 챙겨가지고 다닌다. 그렇다고 천식은 아니지만. 하지만 역시 기침하면 목이 아프다고요. 콧물도 훌쩍. 에잉.

  조금씩 밝아지고 있는 차창 밖의 세상. 덜컹거리는 버스의 리듬에 맞추어, 귓가에 울리는 노랫소리가 점점 조용해지면, 가만히 눈동자를 감는다. 바깥에서 느껴지는 바람소리. 산에서 내려오는 숲의 목소리. 터널을 지나면서 들리는 자동차소리. 옆에서 친구와 말하고 있는 사람들의 소리. 그 모든 소리가 매일의 내가 있게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터널을 지나면서 천천히 눈을 뜨면, 차창 밖에 보이는 것은 푸른 하늘. 한낮의 그런 화사한 푸르름이 아닌, 쪽빛과도 같은 푸르름. 쪽빛에서 막 나온 푸름이 눈앞에 보이는 이 순간이 매일 아침 내가 느끼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오늘도 만끽할 수 있었다. 테이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서 이어지는 곡-Kiss The Rain.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항상 내 마음에게 기도한다. 오늘도 이 노래와 같은 편안함. 그리고 행복한 마음이 저 푸른 하늘처럼 넓게 펴지기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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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휘나님의 댓글

아르휘나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알레르기가 있어요. 주로 봄에 하는 꽃가루 알레르기이고, 꽃이 거의 없는 겨울에는 증상이 없는데 저랑은 반대이신듯...

이루마의 키스더 레인, 저도 좋아합니다 ^^;

스티븐 배러켓의 pure smile , 류이치 사카모토의 Merry Christmas Mr.Lawrence , 야니의 in the mirror 등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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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s Shop님의 댓글

Ciel`s Shop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스로가 주인공이라... 무흣.. 그러면 일기나 수필이라고 불러도 되겠군요.

아아.. 아무튼 대답하십니다. 표현력만큼은요.

뭐.. 이리 평가하는 전 잘난 거 없는 시엘입니다..[라라라~]

앞으로도 잘 보겠심다.. 열심히만 쓰십시요..[중간 공백이 길면.. 잊혀지기 쉽다구요.. 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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