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あっ!女神さまっ 67화 마신의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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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만에 쓰는 글이군요 ㅎㅎㅎ
프리노트에 다시 왔다는 말을 써볼까 했지만 저는 왠지 이곳이 더 좋더군요 ㅎㅎ
돌아왔습니다!!!
한명의 꼬마 엘프가 환희 웃으며 집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소년의 고사리 같이 작은 손엔 봉지
가 들려있었는데 봉지속엔 한눈에 봐도 맛있게 보이는 탐스러운 과일들이 가득차 있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사가는 과일들. 밥을 먹고 그것을 디져트로 먹을 생각을 하니 소년의 얼굴에
절로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런데, 소년이 마을에서 제일큰 여관의 앞을 지나갈 때, 갑자기 소년
의 앞에 거대한 빛무리가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그 빛은 너무나 강렬했기에 소년은 저도모르
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쿠웅거리는 엄청난 굉음과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나 정체불
명의 뭔가가 떨어질 때 난 소리는 너무나 컸기에 소년은 무의식적으로 양손을 이용해 자신의 귓
구멍을 틀어막았다. 잠시 후... 잠깐의 소란이 걷히고 주위의 웅성거림에 소년은 슬며시 눈을 떳
다. 그러나, 얇게 떠졌던 소년의 눈은 이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소년의 시선이 꽂힌곳엔 거대
한 생명체가 누워있었다. 요정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중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존재. 바
로, 드래곤이였다.
"으아..."
소년의 놀란 입은 닫힐줄 몰랐다. 지금 자신의 앞에있는 것은 붉은 비늘을 지닌 레드 드래곤. 헌
데, 그 드래곤의 몸 이곳 저곳엔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들이 입을 벌려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너
무나도 놀란 나머지 소년은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과일봉지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체 드래곤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주위의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여관안에 있던 여신일행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방금전 1층 프론트가 약간 흔들릴 정도
로 큰 충격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순간, 베르단디의 가슴속을 왠지모를 불안이 스치고 지나갔
다. 그리고 밖의 소동을 확인하기 위해 베르단디가 직접 나섯다. 그녀의 눈초리는 매우 불안해
보였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그녀의 예감은 맞아 떨어졌다. 문을 열고 나간 그녀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온몸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축 늘어진 카르마였다. 너무나 놀란 그녀의 얼굴이 백지장처
럼 하얗게 변해버렸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재빨리 카르마에게 다가가 그의 상처에 치유술
을 걸어줬다. 덩치가 워낙크고 상처또한 깊었기 때문에 치유가 잘 돼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해 치유술을 걸었다. 그리고 나머지 여신들을 불렀다.
울드를 비롯한 나머지 여신들은 카르마의 모습을 보고 놀랄 겨를도 없이 그에게 치유술을 행했
다. 어느새 나온 발드르도 그녀들을 거들고 있었다. 특별한 힘을 가졌긴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
에 그들과 같은 치유능력이 없는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얼굴로 뛰어갔다. 덤으로 아직은 힘을 제
대로 쓸 줄 모르는 스쿨드와 케이도 함께.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얼굴앞에 서서 크게 소리쳤다.
"카르마! 어떻게 된거야!!"
"....."
눈을 감은 카르마에게선 아무 대답도 들려오질 않았다. 불길함을 느낀 다크엔젤은 그의 심장이
위치한 목 중간부분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귀를 대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껴져야할 심장의 고
동소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서, 설마!!"
다크엔젤은 질색하며 방금보다 더욱 주의깊게 카르마의 목에 귀를 갖다 대었다. 두근. 두근. 다
행히 그의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심장이 곧 멈추려는 듯, 그 소리가 너무도 미세했다. 다
크엔젤은 일어나며 소리쳤다.
"카르마는 아직 살아있어!!"
그 소리를 들은 베르단디는 더더욱 치유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힘을 소모해 피곤한 기
색이 역력했지만 그녀는 치유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나머지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리만치 치유속도가 느렸지만 그래도 카르마의 몸은 점점 치료돼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카르마는 몸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기운에 살며시 눈을 떳다.
살며시 떠진 눈으로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왔다. 처음엔 흐릿흐릿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점점 눈
을 크게 뜰 수록 앞에있는 인물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다크엔젤..."
그 소리에 빨간머리를 가진 사내가 반색을 했다.
"카르마!! 깨어났구만!!!"
"당연하지..."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봤다. 자신의 상처를 열심히 치유하고 있는 여신들. 카르마
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서 아련히 느껴지는 고통때문에 그는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다크엔젤이 그를 말렸다.
"아직은 안돼. 네 상처는 너무 심각하다고. 어쩌다 그런 상처를 입은거야?"
"적들의 본거지를 찾으려다가. 그래서 찾긴 찾았는데 하필 적한테 딱 걸려버렸지"
"어떤 적?"
"그 벨제 뭐시기하는 놈한테. 그놈이 가진 힘은.. 솔직히 말해 두려울 정도였어"
요정계 최강의 종족인 드래곤이 두렵다는 말을 저도모르게 내뱉었다. 듣는 사람들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박할만 하건만 다크엔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너지를 응축해 쏘아보내는 단
순한 기술로 자신을 한방에 잠재우고 커다란 산마저 우습게 무너트렸던 마신의 힘. 그것이 어떤
지 알기에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후후. 그래도 그놈의 손에서 용케 빠져나왔군"
"당연하지. 내가 누구냐. 고금이래 탄생한 최강의 레드 드래곤 카르마시온 님이 잖아?"
"갈! 좀 괜찮아 졌나보군. 그런 말도 안돼는 농담이나 하고. 드래곤 최강? 나머지 드래곤들은 다
죽었냐? 너같은 놈이 최강이라고 하게"
"뭐, 뭐야!! 으억 아퍼!"
"쯧쯧쯧. 가만히 있어 넌 중환자라고 중환자. 그건 그렇고 네가 드래곤 최강이라고 치자. 근데 그
런놈이 어디가서 맞고다니냐? 최강의 드래곤이라는 놈이."
자꾸 놀려대는 다크엔젤 때문에 열받은 카르마는 이를 부드득 거렸다. 허나 다크엔젤이 말한 것
들이 전부다 사실이기에 그는 그렇다할 변명을 할 수 없었다.
"이.. 망할! 나중에 헬 파이어 열방을 선물로 주마!!"
"얼씨구. 몸이나 다 낳고 말해라"
*
"아구구 힘들어라"
그러면서 발드르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아까 카르마를 치유하는데 많은 힘을 소비해 졸
음이 밀려와서 그렇기 때문이다. 그는 눈 양끝에 고인 작은 눈물을 닦아내며 주위를 둘러봤다.
술을 마시고 있는 울드. 쌩쌩하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린드. 멀쩡해 보이는 스쿨드, 케
이, 다크엔젤, 베르스퍼와 마지막으로 궁그닐의 창. 베르단디와 페이오스는 에너지 보충을 위해
잠을 자고 있었다. 특히, 베르단디의 경우 워낙 많은 힘을 소비한 나머지 치료를 끝마치자 마자
그대로 쓰러져 잠이들었다. 그리고 상태가 많이 낳아진 카르마도 두 여신처럼 잠을자고 있었다.
졸린 눈빛으로 울드를 바라보던 발드르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 안 졸려요?"
"무슨 소리! 난 이것만 있으면 됀다고. 너도 마실래?"
그러면서 커다란 술병을 들이대는 울드. 그러자 발드르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것을 거절
했다.
"근무중 술은 금지에요"
"풉! 네가 언제 그런거 따진 녀석이였냐?"
"킁... 어쨋든 지금은 비상사태 잖아요"
"뭐, 좋아 좋아. 그런데 말이야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후훗.. 뭐든지 물어보세요. 수학만 빼고요"
"그런얘기가 아니야. 너.. 죽었었다며?"
그 순간, 케이와 다크엔젤, 베르스퍼의 표정이 석상처럼 굳어져 버렸다. 울드의 말이 사실이라
면 지금 발드르는 돌아다니는 시체 즉, 좀비나 다름 없는거다. 허나 그들이 알기론 좀비가 살아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발드르는 생각하고 말도 한다. 즉 좀비
라고 볼 수 없는 거다. 세사람이 속으로 울드가 어디서 이상한 말을 들었겠지라고 생각했다. 하
지만... 옆에있던 린드와 스쿨드가 경악스런 말을 내뱉었다.
"맞다. 녀석은 죽었었다."
"그래. 발드르는 분명 죽었었는 걸?"
"컥"
케이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튀어나왔다. 허나 당사자인 발드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 전 죽었던게 아니라 잠깐 기절했던 것 뿐이에요"
그러자 린드가 그의 눈을 강하게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아니. 넌 분명히 심장이 멎었었어. 그건 너를 업었던 내가 알 수 있다."
강렬한 그녀의 눈빛. 대충 핑계를 대서 넘어가려고 했던 발드르는 침을 꼴깍삼키며 할 수 없다
는 말투로 털레털레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으음...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땐 가사상태라고나 할까? 하여튼 심장이 멈추고 의식도 없는 상태
였지"
"그래. 그때 넌 검으로 심장을 찔려 죽지 않았었나?"
"아니. 운좋게도 검은 심장에서 빗겨갔어. 허나 그 순간적인 고통때문인지 심장이 멈춰버렸지"
"그런데 어떻게 살아난거지?"
린드의 물음에 갑자기 침묵을 지키는 발드르. 그는 한동안 가만히 있다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
다.
"내 자신. 정확히 말하자면 내안의 또 다른 '나'가 도와줬어"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난 반신반마잖아? 그런데 오랬동안 신족으로서 살아와서 그런지 마보다는 신족의
성향이 강하지. 그 증거로 내가 이성을 잃고 폭발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마력이 방출돼는 경우
는 없었어. 헌데, 이번에 적의 함정에 빠져 죽을뻔 했을 때 마족의 힘이 완전히 깨어났어. 그 덕
분에 살아난거고"
"그럼 너는 이제 마족이란 소리인가?"
"오우~ 노. 마력까지 내맘대로 컨트롤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마족은 아니야. 내 마음은 신족
에 머물러 있으니까. 내 마음이 신족에 기울어져 있는 이상 절대로 악마는 돼지않아. 그렇죠 울
드 아가씨?"
발드르의 물음에 울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모습을 본 발드르는 린드를 바라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린드는 그런 녀석의 얼굴을 외면하며 뒤돌아섯다.
"뭐, 이제와서 네가 신족인지 마족인지는 상관없다. 게다가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
*
휘오오. 아무런 인적없는 녹색 벌판에 세찬 바람과 함께 저 멀리 지평선 아래로 떨어져가는 태양
이 세상을 주황색 물감으로 물들여 가고 있었다.
한 사나이가 지평선 아래로 천천히 사라져 가는 태양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 없
이 깊고 무심하기만 한 회색 눈동자. 지금 높디 높은 성 꼭대기에 서서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
는 자는 파괴의 마신으로 불리는 벨제뷔트였다. 머리가 바람결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에 신경도 쓰지 않은체 그는 오직 점점 사라지는 태양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세상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태양과 같다."
그가 말을 꺼냈지만 아무도 듣는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혼자만의 독백을 이
어갔다.
"세상은 변한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이것만은 어찌할 수 없는 것
이다. 그래서 난 나의 방식대로 세상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변하지 않는 세상이란 존재할 수
없으니까..."
벨제뷔트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과거를 생각했다. 자신이 신족이였을 때, 지금의 자신을 만
들어 준 '천멸'이라는 최강의 힘을 가졌을 때를.
천멸의 힘을 가진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천계에서 단 두명밖에 없었다. 주신과 자신의 동
료이자 친구였던 마그니(지금의 궁그닐의 창). 이 둘을 제외하고선 천계에서 그를 대적할 자는
감히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가진 이 힘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란을 생각했던 것
이다. 내 방식대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신은 세상이 변하는 것만을 지켜보는 방관자일 뿐이니
까.. 하지만 세상은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난 패배했다. 그리곤 봉인되어 지금 상태
까지 오게되었지.."
번쩍. 감겨졌던 그의 두 눈이 작은 빛을 발하며 떠졌다. 이미 태양은 지평선 뒤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단지 옅은 빛만이 먼 하늘에 물들어 있을 뿐, 태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커
타란 달이 점점 빛을 더해가며 어둠이 지배하는 밤이 올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벨제뷔트는 태양
이 사라져버린 그곳을 바라보며 작은 실소를 지었다.
"세상은 변한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나다."
그 순간, 언제나 일자로 보이기만 하던 지평선에 작은 움직임이 일었다. 뭔가가 솟구쳐 올라오다
가도 다시 내려갔다. 혹, 지평선 부근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볼만 하건만 그
것을 바라보는 벨제뷔트의 태도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즐거운 듯 보였다.
"앞으로 일주일. 이 요정계의 멸망을 필두로 세상은 변한다. 설령 우주의 끝에있는 세상이라 할
지라도 나에 의해서 변한다."
그는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움직임이 남아있는 지평선 한곳을 강하게 응시했다.
그곳엔 우리가 지평선이 움직인다고 착각을 했던 이유가 점점 나타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약
에 취한 듯한 몽롱한 눈을 가진 엘프들이 엄청난 수를 이루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빛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보라빛 하늘엔 어제보다도 더욱 거대해진 검은색 점이 시시각각
이곳, 요정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프리노트에 다시 왔다는 말을 써볼까 했지만 저는 왠지 이곳이 더 좋더군요 ㅎㅎ
돌아왔습니다!!!
한명의 꼬마 엘프가 환희 웃으며 집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소년의 고사리 같이 작은 손엔 봉지
가 들려있었는데 봉지속엔 한눈에 봐도 맛있게 보이는 탐스러운 과일들이 가득차 있었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사가는 과일들. 밥을 먹고 그것을 디져트로 먹을 생각을 하니 소년의 얼굴에
절로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런데, 소년이 마을에서 제일큰 여관의 앞을 지나갈 때, 갑자기 소년
의 앞에 거대한 빛무리가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그 빛은 너무나 강렬했기에 소년은 저도모르
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쿠웅거리는 엄청난 굉음과 지진이 일어났다. 특히나 정체불
명의 뭔가가 떨어질 때 난 소리는 너무나 컸기에 소년은 무의식적으로 양손을 이용해 자신의 귓
구멍을 틀어막았다. 잠시 후... 잠깐의 소란이 걷히고 주위의 웅성거림에 소년은 슬며시 눈을 떳
다. 그러나, 얇게 떠졌던 소년의 눈은 이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소년의 시선이 꽂힌곳엔 거대
한 생명체가 누워있었다. 요정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중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지는 존재. 바
로, 드래곤이였다.
"으아..."
소년의 놀란 입은 닫힐줄 몰랐다. 지금 자신의 앞에있는 것은 붉은 비늘을 지닌 레드 드래곤. 헌
데, 그 드래곤의 몸 이곳 저곳엔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들이 입을 벌려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너
무나도 놀란 나머지 소년은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과일봉지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체 드래곤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주위의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여관안에 있던 여신일행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방금전 1층 프론트가 약간 흔들릴 정도
로 큰 충격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순간, 베르단디의 가슴속을 왠지모를 불안이 스치고 지나갔
다. 그리고 밖의 소동을 확인하기 위해 베르단디가 직접 나섯다. 그녀의 눈초리는 매우 불안해
보였다. 그리고 문을 연 순간, 그녀의 예감은 맞아 떨어졌다. 문을 열고 나간 그녀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온몸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축 늘어진 카르마였다. 너무나 놀란 그녀의 얼굴이 백지장처
럼 하얗게 변해버렸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재빨리 카르마에게 다가가 그의 상처에 치유술
을 걸어줬다. 덩치가 워낙크고 상처또한 깊었기 때문에 치유가 잘 돼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해 치유술을 걸었다. 그리고 나머지 여신들을 불렀다.
울드를 비롯한 나머지 여신들은 카르마의 모습을 보고 놀랄 겨를도 없이 그에게 치유술을 행했
다. 어느새 나온 발드르도 그녀들을 거들고 있었다. 특별한 힘을 가졌긴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
에 그들과 같은 치유능력이 없는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얼굴로 뛰어갔다. 덤으로 아직은 힘을 제
대로 쓸 줄 모르는 스쿨드와 케이도 함께.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얼굴앞에 서서 크게 소리쳤다.
"카르마! 어떻게 된거야!!"
"....."
눈을 감은 카르마에게선 아무 대답도 들려오질 않았다. 불길함을 느낀 다크엔젤은 그의 심장이
위치한 목 중간부분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귀를 대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껴져야할 심장의 고
동소리가 느껴지지 않았다.
"서, 설마!!"
다크엔젤은 질색하며 방금보다 더욱 주의깊게 카르마의 목에 귀를 갖다 대었다. 두근. 두근. 다
행히 그의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심장이 곧 멈추려는 듯, 그 소리가 너무도 미세했다. 다
크엔젤은 일어나며 소리쳤다.
"카르마는 아직 살아있어!!"
그 소리를 들은 베르단디는 더더욱 치유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힘을 소모해 피곤한 기
색이 역력했지만 그녀는 치유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은 나머지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리만치 치유속도가 느렸지만 그래도 카르마의 몸은 점점 치료돼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카르마는 몸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기운에 살며시 눈을 떳다.
살며시 떠진 눈으로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왔다. 처음엔 흐릿흐릿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점점 눈
을 크게 뜰 수록 앞에있는 인물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다크엔젤..."
그 소리에 빨간머리를 가진 사내가 반색을 했다.
"카르마!! 깨어났구만!!!"
"당연하지..."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봤다. 자신의 상처를 열심히 치유하고 있는 여신들. 카르마
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서 아련히 느껴지는 고통때문에 그는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다크엔젤이 그를 말렸다.
"아직은 안돼. 네 상처는 너무 심각하다고. 어쩌다 그런 상처를 입은거야?"
"적들의 본거지를 찾으려다가. 그래서 찾긴 찾았는데 하필 적한테 딱 걸려버렸지"
"어떤 적?"
"그 벨제 뭐시기하는 놈한테. 그놈이 가진 힘은.. 솔직히 말해 두려울 정도였어"
요정계 최강의 종족인 드래곤이 두렵다는 말을 저도모르게 내뱉었다. 듣는 사람들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박할만 하건만 다크엔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너지를 응축해 쏘아보내는 단
순한 기술로 자신을 한방에 잠재우고 커다란 산마저 우습게 무너트렸던 마신의 힘. 그것이 어떤
지 알기에 다크엔젤은 카르마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후후. 그래도 그놈의 손에서 용케 빠져나왔군"
"당연하지. 내가 누구냐. 고금이래 탄생한 최강의 레드 드래곤 카르마시온 님이 잖아?"
"갈! 좀 괜찮아 졌나보군. 그런 말도 안돼는 농담이나 하고. 드래곤 최강? 나머지 드래곤들은 다
죽었냐? 너같은 놈이 최강이라고 하게"
"뭐, 뭐야!! 으억 아퍼!"
"쯧쯧쯧. 가만히 있어 넌 중환자라고 중환자. 그건 그렇고 네가 드래곤 최강이라고 치자. 근데 그
런놈이 어디가서 맞고다니냐? 최강의 드래곤이라는 놈이."
자꾸 놀려대는 다크엔젤 때문에 열받은 카르마는 이를 부드득 거렸다. 허나 다크엔젤이 말한 것
들이 전부다 사실이기에 그는 그렇다할 변명을 할 수 없었다.
"이.. 망할! 나중에 헬 파이어 열방을 선물로 주마!!"
"얼씨구. 몸이나 다 낳고 말해라"
*
"아구구 힘들어라"
그러면서 발드르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아까 카르마를 치유하는데 많은 힘을 소비해 졸
음이 밀려와서 그렇기 때문이다. 그는 눈 양끝에 고인 작은 눈물을 닦아내며 주위를 둘러봤다.
술을 마시고 있는 울드. 쌩쌩하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린드. 멀쩡해 보이는 스쿨드, 케
이, 다크엔젤, 베르스퍼와 마지막으로 궁그닐의 창. 베르단디와 페이오스는 에너지 보충을 위해
잠을 자고 있었다. 특히, 베르단디의 경우 워낙 많은 힘을 소비한 나머지 치료를 끝마치자 마자
그대로 쓰러져 잠이들었다. 그리고 상태가 많이 낳아진 카르마도 두 여신처럼 잠을자고 있었다.
졸린 눈빛으로 울드를 바라보던 발드르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 안 졸려요?"
"무슨 소리! 난 이것만 있으면 됀다고. 너도 마실래?"
그러면서 커다란 술병을 들이대는 울드. 그러자 발드르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것을 거절
했다.
"근무중 술은 금지에요"
"풉! 네가 언제 그런거 따진 녀석이였냐?"
"킁... 어쨋든 지금은 비상사태 잖아요"
"뭐, 좋아 좋아. 그런데 말이야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후훗.. 뭐든지 물어보세요. 수학만 빼고요"
"그런얘기가 아니야. 너.. 죽었었다며?"
그 순간, 케이와 다크엔젤, 베르스퍼의 표정이 석상처럼 굳어져 버렸다. 울드의 말이 사실이라
면 지금 발드르는 돌아다니는 시체 즉, 좀비나 다름 없는거다. 허나 그들이 알기론 좀비가 살아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발드르는 생각하고 말도 한다. 즉 좀비
라고 볼 수 없는 거다. 세사람이 속으로 울드가 어디서 이상한 말을 들었겠지라고 생각했다. 하
지만... 옆에있던 린드와 스쿨드가 경악스런 말을 내뱉었다.
"맞다. 녀석은 죽었었다."
"그래. 발드르는 분명 죽었었는 걸?"
"컥"
케이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튀어나왔다. 허나 당사자인 발드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 전 죽었던게 아니라 잠깐 기절했던 것 뿐이에요"
그러자 린드가 그의 눈을 강하게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아니. 넌 분명히 심장이 멎었었어. 그건 너를 업었던 내가 알 수 있다."
강렬한 그녀의 눈빛. 대충 핑계를 대서 넘어가려고 했던 발드르는 침을 꼴깍삼키며 할 수 없다
는 말투로 털레털레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으음...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땐 가사상태라고나 할까? 하여튼 심장이 멈추고 의식도 없는 상태
였지"
"그래. 그때 넌 검으로 심장을 찔려 죽지 않았었나?"
"아니. 운좋게도 검은 심장에서 빗겨갔어. 허나 그 순간적인 고통때문인지 심장이 멈춰버렸지"
"그런데 어떻게 살아난거지?"
린드의 물음에 갑자기 침묵을 지키는 발드르. 그는 한동안 가만히 있다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
다.
"내 자신. 정확히 말하자면 내안의 또 다른 '나'가 도와줬어"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난 반신반마잖아? 그런데 오랬동안 신족으로서 살아와서 그런지 마보다는 신족의
성향이 강하지. 그 증거로 내가 이성을 잃고 폭발하지 않는 이상은 절대로 마력이 방출돼는 경우
는 없었어. 헌데, 이번에 적의 함정에 빠져 죽을뻔 했을 때 마족의 힘이 완전히 깨어났어. 그 덕
분에 살아난거고"
"그럼 너는 이제 마족이란 소리인가?"
"오우~ 노. 마력까지 내맘대로 컨트롤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마족은 아니야. 내 마음은 신족
에 머물러 있으니까. 내 마음이 신족에 기울어져 있는 이상 절대로 악마는 돼지않아. 그렇죠 울
드 아가씨?"
발드르의 물음에 울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모습을 본 발드르는 린드를 바라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린드는 그런 녀석의 얼굴을 외면하며 뒤돌아섯다.
"뭐, 이제와서 네가 신족인지 마족인지는 상관없다. 게다가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
*
휘오오. 아무런 인적없는 녹색 벌판에 세찬 바람과 함께 저 멀리 지평선 아래로 떨어져가는 태양
이 세상을 주황색 물감으로 물들여 가고 있었다.
한 사나이가 지평선 아래로 천천히 사라져 가는 태양을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 없
이 깊고 무심하기만 한 회색 눈동자. 지금 높디 높은 성 꼭대기에 서서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
는 자는 파괴의 마신으로 불리는 벨제뷔트였다. 머리가 바람결에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에 신경도 쓰지 않은체 그는 오직 점점 사라지는 태양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세상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태양과 같다."
그가 말을 꺼냈지만 아무도 듣는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혼자만의 독백을 이
어갔다.
"세상은 변한다. 이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설령 신이라 할지라도 이것만은 어찌할 수 없는 것
이다. 그래서 난 나의 방식대로 세상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변하지 않는 세상이란 존재할 수
없으니까..."
벨제뷔트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과거를 생각했다. 자신이 신족이였을 때, 지금의 자신을 만
들어 준 '천멸'이라는 최강의 힘을 가졌을 때를.
천멸의 힘을 가진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천계에서 단 두명밖에 없었다. 주신과 자신의 동
료이자 친구였던 마그니(지금의 궁그닐의 창). 이 둘을 제외하고선 천계에서 그를 대적할 자는
감히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가진 이 힘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란을 생각했던 것
이다. 내 방식대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신은 세상이 변하는 것만을 지켜보는 방관자일 뿐이니
까.. 하지만 세상은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난 패배했다. 그리곤 봉인되어 지금 상태
까지 오게되었지.."
번쩍. 감겨졌던 그의 두 눈이 작은 빛을 발하며 떠졌다. 이미 태양은 지평선 뒤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단지 옅은 빛만이 먼 하늘에 물들어 있을 뿐, 태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커
타란 달이 점점 빛을 더해가며 어둠이 지배하는 밤이 올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벨제뷔트는 태양
이 사라져버린 그곳을 바라보며 작은 실소를 지었다.
"세상은 변한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나다."
그 순간, 언제나 일자로 보이기만 하던 지평선에 작은 움직임이 일었다. 뭔가가 솟구쳐 올라오다
가도 다시 내려갔다. 혹, 지평선 부근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볼만 하건만 그
것을 바라보는 벨제뷔트의 태도는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즐거운 듯 보였다.
"앞으로 일주일. 이 요정계의 멸망을 필두로 세상은 변한다. 설령 우주의 끝에있는 세상이라 할
지라도 나에 의해서 변한다."
그는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움직임이 남아있는 지평선 한곳을 강하게 응시했다.
그곳엔 우리가 지평선이 움직인다고 착각을 했던 이유가 점점 나타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약
에 취한 듯한 몽롱한 눈을 가진 엘프들이 엄청난 수를 이루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 빛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보라빛 하늘엔 어제보다도 더욱 거대해진 검은색 점이 시시각각
이곳, 요정계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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