赤月話...15
페이지 정보
본문
"철컹~"
둔탁한 금속음이 음산하게 울려퍼지고, 문은 굳게 닫혀버렸다. 모두가 웅성이는 가운데에 희끗희끗한 머릿결이 간간히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의자에 몸을 기대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회색빛 눈동자는 왠지모를 공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무감각해 보였다. 그리고 어두운 보라색의 머릿결은 뒤로 완전히 넘겼고, 그가 두르고 있는 검은 망토와 그리고 정장은 완전한 흡혈귀를 연상시켰다. 곧 서서히 모두의 목소리가 잦아들어가는 가운데, 중년의 남성이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진조 여러분, 그리고 사도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의 이름은 오스만 B. 이모럴(immoral)입니다."
오스만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곧 홀안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붉은 달빛이 천정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점점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홀은 진홍빛의 공기로 가득 매워졌다. 오스만은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서는 완전히 조용해지자, 곧 망치를 3번 내리쳤다. 회의가 시작되었다.
"우선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시던 선대 진조들에 대한 보고입니다."
오스만은 천천히 뒤돌아 서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어둡던 벽이 희끄무레하게 빛나면서 빛의 입자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갔다. 날카로운 푸른눈에 빛이 날것만 같은 환한 금발을 지닌 한 미(美)청년과, 그리고 그와 똑같은 환한 금발에 진한 붉은 눈을 지닌 여성, 그리고 암녹빛의 눈빛을 지닌 귀여운 여자아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소개하죠. 우선 가장 오른쪽에 나타난 그림은 바로 얼티밋 브륜스터드. 완전한 달의 소체라고 불리는 완전무결한 진조입니다. 그는 흡혈충동이 없기애, 가장 강력한 자연령중 하나이며, 또 하나의 붉은 달이라고 불리웁니다. 그리고 가운데의 여성은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심판자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아마도 얼티밋 브륜스터드에 필적할만한 붉은 달의 소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왼쪽의 소녀는 에반젤린 A. K. 멕도웰. 최초의 진조였던 멕도웰가의 마지막 후계자이지만, 현재는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오스만은 다시 돌아서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빛의 입자들은 그 힘을 잃은듯이 점차적으로 어둡게 변하며 허물어져 내렸다. 다시 홀안에 가득찬 진홍의 대기, 그 사이로 붉은 눈을 반짝이면서 주황색빛의 머릿결을 가지고 있고,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 조끼와 붉은 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싱긋 웃으면서 손을 들었다.
"레이카 G. 밴킷(Banquet)입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네요. 의장님 앞쪽의 아이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만."
그러자 모두의 눈은 의장에게로, 그리고 다시 의장의 앞쪽에 있는 흑발의 어린 진조에게로 모여들었다. 어린 진조는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몸을 살포시 떨면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레이카는 그런 어린 진조를 보면서 잔잔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평상시의 요염한 미소와는 다른 잔잔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떠올라 있었다. 의장은 곧 헛기침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주위는 곧 조용해졌다. 아마도 의장의 눈빛을 감당할만한 진조는 없는듯 하였다.
"예. 마침 여러분께 한가지 더 알려드릴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에 대한 것입니다."
하면서 오스만은 아이의 손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아이는 그 붉은 눈망울을 아래로 떨구고서는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오스만은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는 곧 입을 열었다.
"이 아이는 바로 새로이 태어난 진조 중에서 왕족의 힘을 지닌 아이입니다."
"......"
홀안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침묵보다 더한 침묵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레이카도 약간은 놀란듯이, 눈을 반쯤 감고서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린 진조는 희미하게 떨다가 곧 눈을 들었다. 그리고 곧 황금빛으로 변하는 눈빛, 금빛의 마안.. 레이카는 순간적으로 하얀 그림자가 떠올랐다.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세계로부터 전해받은 하나의 그림.. 하얀 그림자를 지닌 공주..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곧 금빛의 마안은 걷히고 어린 진조는 다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의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가만히 어린 진조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 진조의 이름은 로렐[Laurel]. 왕족의 성을 이 아이에게 하사하려합니다."
오스만이 말하자, 곧 홀안의 모든 진조들은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서로의 마안을 열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각양각색의 빛이 홀안에서 기이하게 빛나오르고, 아이는 그저 그 빛 사이에서 희미하게 떨며 서 있었다. 붉은 달이 떨어질 때쯤.. 홀안은 다시 어둡게 변했다. 이미 모든 진조들은 자신의 보급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다만 브륜스터드의 성을 하사받은 어린 진조 로렐과 레이카만이 홀 안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레이카는 싱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왜? 그런 곳에서 혼자 서있니?"
"몰라요. 나 일어나 보니까. 이런 곳에서 브륜스터드의 성을 하사받고.. 이제 다시 잠들겠죠?"
"로렐.. 이라고 했지?"
"..네."
"걱정하지마. 다시 잠들게 된다고 해도 말야? 다음에 일어날 때에는 조금더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넌 왕족이야. 이제부터라도 힘과 그리고 품위를 기르지 않으면 안되겠지."
레이카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장난스레 웃었다. 로렐은 그런 레이카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레이카는 신나게 웃고 난 뒤에 숨을 고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마치 내가 의장같잖아. 걱정하지마. 난 레이카 G. 밴킷. 지금은 심판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하지만 네가 다음번 잠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난 너의 기사가 될꺼야. 그리고 넌 심판자로써 사명을 할꺼고.. 그 때까지.. 날 잊어버리면 안돼. 알겠지?"
"으.. 으응! 잊지 않을께. 레이카.."
"와! 벌써부터 애칭을 써주네. 좋아. 이제부터 널 '렐'이라고 부를께. 알겠지? 렐?"
"응. 레이카."
"아참! 그리고 의장에게 나와 이야기 했다는 것은 비밀. 안 그러면 의장이 잔소리 하거든."
레이카는 다시한번 장난스럽게 말하고서는 로렐의 검은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흐트렸다. 로렐은 레이카를 향해서 미소를 짓고서는 곧 홀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레이카는 주황빛의 머릿결을 쓸어 올리면서 말했다.
"그래. 잘가. 로렐. 아마도 이게 마지막 만남이겠지? 다음번에 일어 났을 때에는 나보다 조금더 귀염성있는 기사를 만나라고."
***
"알퀘이드? 문열어."
"응? 시키? 그리고 코하쿠?"
"안녕하세요? 알퀘이드씨?"
"와! 시키 그 사이에 나 보고 싶어서 온거야?"
알퀘이드는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시키에게 달려들었다. 시키는 전혀 피하지 못한채 그대로 알퀘이드에게 덮쳐지면서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코하쿠는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시키씨는 의외로 약하군요."
"당연하지. 이런 괴물에게 무슨 수로 이기겠어요? 코하쿠씨.."
시키는 알퀘이드를 밀어내고 안경을 고쳐 쓰면서 일어났다. 알퀘이드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시키의 손목을 붙잡아 안으로 이끌었다. 알퀘이드의 맨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조용하고, 그리고 밝았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한쪽 벽에 있는 의자 위에 인형과 같이 생긴 소년이 멍하니 앉아 있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코하쿠는 곧바로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소년의 맥도 짚어보고, 몸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시키는 알퀘이드의 침대에 걸터 앉아서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알퀘이드가 곧 쥬스를 꺼내왔다.
"잘 몰라서 말이지. 포도쥬스만 샀다구. 자! 마셔 시키!"
"응. 고마워. 코하쿠씨도 드실레요?"
"아. 전 됐어요. 시키씨. 다행이네요. 카이스케는 건강합니다."
"무.. 뭐야? 그럼 내가 이런 멍한 녀석을 마구 굴릴까봐서? 그래서 내가 간지 2시간만에 온거야?"
"확실히 너란녀석이 제대로 된 일반도덕을 보여줬다면, 이럴 일은 없을테지만 말야."
시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카이스케에게로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아무런 반응없이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는 카이스케였다. 알퀘이드는 입을 삐쭉 내밀고서는 고양이 귀를 꺼낸채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아.. 알퀘이드.."
"응? 왜 불러?"
"왠지.. 우리들.. 뭔가 허전하지 않아?"
"으음.. 하긴.. 그런 엄청난 일도 있었는데.. 갑자기 평온한 생활이니까.."
"뭐.. 상관 없으려나?"
알퀘이드의 맨션은 따스했다. 폭풍전의 고요처럼.. 말이다..
- More To Life [Briss Remixed] -
둔탁한 금속음이 음산하게 울려퍼지고, 문은 굳게 닫혀버렸다. 모두가 웅성이는 가운데에 희끗희끗한 머릿결이 간간히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 의자에 몸을 기대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회색빛 눈동자는 왠지모를 공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무감각해 보였다. 그리고 어두운 보라색의 머릿결은 뒤로 완전히 넘겼고, 그가 두르고 있는 검은 망토와 그리고 정장은 완전한 흡혈귀를 연상시켰다. 곧 서서히 모두의 목소리가 잦아들어가는 가운데, 중년의 남성이 입을 열었다.
"친애하는 진조 여러분, 그리고 사도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의 이름은 오스만 B. 이모럴(immoral)입니다."
오스만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곧 홀안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희미하게 들어오는 붉은 달빛이 천정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점점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홀은 진홍빛의 공기로 가득 매워졌다. 오스만은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서는 완전히 조용해지자, 곧 망치를 3번 내리쳤다. 회의가 시작되었다.
"우선 여러분께서 궁금해 하시던 선대 진조들에 대한 보고입니다."
오스만은 천천히 뒤돌아 서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어둡던 벽이 희끄무레하게 빛나면서 빛의 입자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갔다. 날카로운 푸른눈에 빛이 날것만 같은 환한 금발을 지닌 한 미(美)청년과, 그리고 그와 똑같은 환한 금발에 진한 붉은 눈을 지닌 여성, 그리고 암녹빛의 눈빛을 지닌 귀여운 여자아이의 모습이 나타났다.
"소개하죠. 우선 가장 오른쪽에 나타난 그림은 바로 얼티밋 브륜스터드. 완전한 달의 소체라고 불리는 완전무결한 진조입니다. 그는 흡혈충동이 없기애, 가장 강력한 자연령중 하나이며, 또 하나의 붉은 달이라고 불리웁니다. 그리고 가운데의 여성은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심판자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아마도 얼티밋 브륜스터드에 필적할만한 붉은 달의 소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왼쪽의 소녀는 에반젤린 A. K. 멕도웰. 최초의 진조였던 멕도웰가의 마지막 후계자이지만, 현재는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오스만은 다시 돌아서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빛의 입자들은 그 힘을 잃은듯이 점차적으로 어둡게 변하며 허물어져 내렸다. 다시 홀안에 가득찬 진홍의 대기, 그 사이로 붉은 눈을 반짝이면서 주황색빛의 머릿결을 가지고 있고, 하얀 블라우스와 검은 조끼와 붉은 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싱긋 웃으면서 손을 들었다.
"레이카 G. 밴킷(Banquet)입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네요. 의장님 앞쪽의 아이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만."
그러자 모두의 눈은 의장에게로, 그리고 다시 의장의 앞쪽에 있는 흑발의 어린 진조에게로 모여들었다. 어린 진조는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몸을 살포시 떨면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레이카는 그런 어린 진조를 보면서 잔잔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평상시의 요염한 미소와는 다른 잔잔한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떠올라 있었다. 의장은 곧 헛기침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자 주위는 곧 조용해졌다. 아마도 의장의 눈빛을 감당할만한 진조는 없는듯 하였다.
"예. 마침 여러분께 한가지 더 알려드릴 사실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에 대한 것입니다."
하면서 오스만은 아이의 손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아이는 그 붉은 눈망울을 아래로 떨구고서는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오스만은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서는 곧 입을 열었다.
"이 아이는 바로 새로이 태어난 진조 중에서 왕족의 힘을 지닌 아이입니다."
"......"
홀안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침묵보다 더한 침묵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레이카도 약간은 놀란듯이, 눈을 반쯤 감고서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린 진조는 희미하게 떨다가 곧 눈을 들었다. 그리고 곧 황금빛으로 변하는 눈빛, 금빛의 마안.. 레이카는 순간적으로 하얀 그림자가 떠올랐다.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세계로부터 전해받은 하나의 그림.. 하얀 그림자를 지닌 공주..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곧 금빛의 마안은 걷히고 어린 진조는 다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의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고, 가만히 어린 진조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 진조의 이름은 로렐[Laurel]. 왕족의 성을 이 아이에게 하사하려합니다."
오스만이 말하자, 곧 홀안의 모든 진조들은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서로의 마안을 열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각양각색의 빛이 홀안에서 기이하게 빛나오르고, 아이는 그저 그 빛 사이에서 희미하게 떨며 서 있었다. 붉은 달이 떨어질 때쯤.. 홀안은 다시 어둡게 변했다. 이미 모든 진조들은 자신의 보급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다만 브륜스터드의 성을 하사받은 어린 진조 로렐과 레이카만이 홀 안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레이카는 싱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왜? 그런 곳에서 혼자 서있니?"
"몰라요. 나 일어나 보니까. 이런 곳에서 브륜스터드의 성을 하사받고.. 이제 다시 잠들겠죠?"
"로렐.. 이라고 했지?"
"..네."
"걱정하지마. 다시 잠들게 된다고 해도 말야? 다음에 일어날 때에는 조금더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넌 왕족이야. 이제부터라도 힘과 그리고 품위를 기르지 않으면 안되겠지."
레이카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장난스레 웃었다. 로렐은 그런 레이카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레이카는 신나게 웃고 난 뒤에 숨을 고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마치 내가 의장같잖아. 걱정하지마. 난 레이카 G. 밴킷. 지금은 심판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하지만 네가 다음번 잠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난 너의 기사가 될꺼야. 그리고 넌 심판자로써 사명을 할꺼고.. 그 때까지.. 날 잊어버리면 안돼. 알겠지?"
"으.. 으응! 잊지 않을께. 레이카.."
"와! 벌써부터 애칭을 써주네. 좋아. 이제부터 널 '렐'이라고 부를께. 알겠지? 렐?"
"응. 레이카."
"아참! 그리고 의장에게 나와 이야기 했다는 것은 비밀. 안 그러면 의장이 잔소리 하거든."
레이카는 다시한번 장난스럽게 말하고서는 로렐의 검은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흐트렸다. 로렐은 레이카를 향해서 미소를 짓고서는 곧 홀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레이카는 주황빛의 머릿결을 쓸어 올리면서 말했다.
"그래. 잘가. 로렐. 아마도 이게 마지막 만남이겠지? 다음번에 일어 났을 때에는 나보다 조금더 귀염성있는 기사를 만나라고."
***
"알퀘이드? 문열어."
"응? 시키? 그리고 코하쿠?"
"안녕하세요? 알퀘이드씨?"
"와! 시키 그 사이에 나 보고 싶어서 온거야?"
알퀘이드는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시키에게 달려들었다. 시키는 전혀 피하지 못한채 그대로 알퀘이드에게 덮쳐지면서 쓰러져 버렸다. 그러자 코하쿠는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시키씨는 의외로 약하군요."
"당연하지. 이런 괴물에게 무슨 수로 이기겠어요? 코하쿠씨.."
시키는 알퀘이드를 밀어내고 안경을 고쳐 쓰면서 일어났다. 알퀘이드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시키의 손목을 붙잡아 안으로 이끌었다. 알퀘이드의 맨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조용하고, 그리고 밝았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한쪽 벽에 있는 의자 위에 인형과 같이 생긴 소년이 멍하니 앉아 있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코하쿠는 곧바로 소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소년의 맥도 짚어보고, 몸의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시키는 알퀘이드의 침대에 걸터 앉아서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알퀘이드가 곧 쥬스를 꺼내왔다.
"잘 몰라서 말이지. 포도쥬스만 샀다구. 자! 마셔 시키!"
"응. 고마워. 코하쿠씨도 드실레요?"
"아. 전 됐어요. 시키씨. 다행이네요. 카이스케는 건강합니다."
"무.. 뭐야? 그럼 내가 이런 멍한 녀석을 마구 굴릴까봐서? 그래서 내가 간지 2시간만에 온거야?"
"확실히 너란녀석이 제대로 된 일반도덕을 보여줬다면, 이럴 일은 없을테지만 말야."
시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카이스케에게로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아무런 반응없이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는 카이스케였다. 알퀘이드는 입을 삐쭉 내밀고서는 고양이 귀를 꺼낸채로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아.. 알퀘이드.."
"응? 왜 불러?"
"왠지.. 우리들.. 뭔가 허전하지 않아?"
"으음.. 하긴.. 그런 엄청난 일도 있었는데.. 갑자기 평온한 생활이니까.."
"뭐.. 상관 없으려나?"
알퀘이드의 맨션은 따스했다. 폭풍전의 고요처럼.. 말이다..
- More To Life [Briss Remixed] -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