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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 종말의 칸타타 # 1-1 높은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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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에 대해 심히 생각해 봤어요. 으음 세계관~

이 글의 세계관을 처음 생각한 건 1년 전 인거 같네요. 지도도 만들고, 스토리 라인도 짜보고 했습니다만, 미숙한 내 머리에 한계를 느낄 뿐 ㅠㅠ 으으~

"남자가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하는 말이 퍽 와닿아서 무라도 썰어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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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높은음자리표


[따르릉, 따르릉]

어머니의 대륙 통합력 1142년, 어머니의 대륙 서북부에 위치한 군사 공화국 루이온, 아직 신나게 발전을 거듭하는 산업 혁명의 후광을 받고 있는 강국이다. 역동적인 현장, 그 어딘가에서 단란한 새벽잠을 깨는 딱따구리가 나무기둥을 쏘아대는 소리가 어떤 방 전체를 울린다.

[따르릉]
“아하아암”

고풍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방이다. 방에 있는 것들이라고는 모두 귀족들이나 쓴다는 가구들이다. 여기에 그 단아한 가구들의 우아함을 깨는 사람 두 명이 있다. 사람? 아, 하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 중 키는 170cm 도 안 될 아직 앳된 띠가 묻어나오는 청년이 입을 쭈욱 벌려대고는 하품을 했다. 어찌나 피곤한 것인지는 몰라도 입이 올라가는 모양이 턱이 빠질 것만 같아 보는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귀족들이나 입을 수 있는 레이스 달린 잠옷을 입고 잤던 것으로 보아 청년은 꽤나 번번한 집안의 아들임이 분명했다. 그런 확신을 들게 하는데는 그 청년이 자는 방의 고풍스런 분위기가 일조했다.

[따르릉]
“시끄러버어~”

청년이 하품한 입을 다 닫기도 전에 입을 웅엉웅엉 거리며 무언가를 말했다. 그 알 수 없는 말을 듣고는 보통 어린아이 손바닥보다 큰 귀를 가진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맞은 편 침대의 한 여자가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물론 포스가 느껴지는 베게를 들고.

“너가 받음 될꺼 아냐!”
[따르릉]

베게가 날라갔다. 아니 공기를 그냥 뚫어버렸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었다. 베게는 여지 없이 청년의 면상에 스트라이크해버렸다. 청년의 생명에 지장이 생길까 심히 걱정되어 보였다.

[퍼억]
[따르릉]

벽에 둔탁한 물체가 부딫히는 소리가 전화벨소리와 함께 하모니를 연출했다. 머리를 부딫힌 청년은 그대로 쭈르르 창가에 흐르는 빗물처럼 내려앉았다.

“여, 여어, 보세요? 아아아...아퍼어.”

청년, 꾿꾿히 벽에 부딫힌 뒷통수를 들고 오른손으로 좀 전부터 바로 옆에서 성가시게 굴던 구리빛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었다. 베게에 맞은 것이 하도 아파서 왼손으로는 뒷통수를 연달아 비벼대고 있었다.

“유카인군 맞는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둔탁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필시 50살은 먹었을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의 목소리인 것 같이 들렸다.

“예,예, 유카인 데이 맞는데요, 프리슨 대장인가요? 잠 다 깼잖아... 아하아아암... 요!”
“이봐, 하품 할 시간이 없네!”
“새벽 몇 신지 알고 그러신지.”

청년이 수화기를 어깨와 턱 사이로 받치고는 오른손으로 떨어진 베게를 집어올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다. 섯. 시.”

딱딱 말이 끊어지는 것이 짧고 단호했다.

“알면 끊죠.”
[뚝]

청년은 잠이 다 깨지 못해 신경질이 나는 탓에 덥썩 수화기를 놔버렸다.

“그렇게 끊어도 괜찮겠어?”

좀 전에 베게를 집어던진 귀 긴 여자가 덮어져 있던 이불을 다 개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이블을 개고 드러난 그녀의 모습, 해변에서나 볼 수 있는 바디라인이 아닌가. 게다가 나름대로 지적이면서 예쁜, 포근한 얼굴. 동그란 검정 구슬 주위를 아쿠아리움 빛의 푸르름으로 도배한 눈을 가진 그녀. 눈웃음이 매력일 것 같은 귀 긴 여자다. 속눈썹이 꽤나 짙은 것이 그 눈웃음이 아름다울 것 같은 이유일까.

으음, 귀가 길다? 어떤 사연으로 인간과 함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자는 필시 엘프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화려한 바디라인을 한층 보강하는 파워 업그레이드 헤어스타일, 비록 인간과 같은 갈색빛이 층층 도는 머리지만 오른쪽 옆머리는 허리까지 달 정도로 긴 반면 왼쪽은 어깨 밑에 닿는 언밸런스 스타일이 오묘한 “That's Wonderful!"을 연발하게 한다. 또한 잠잘 때도 떼지 않았던 왼 귀의 엄지 손가락 만한 크기의 은세공 되어진 초승달 귀걸이가 그녀를 더욱더 오모하게 만들었다. 인간들 사이에서 초승달은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이는 마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좀처럼 쓰이지 않는 초승달의 이미지가 귀걸이로 쓰여진 것으로 보아 귀가 긴 그녀는 분명 엘프 임이 맞아 보였다. 화려한 바디라인도 그녀가 엘프족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였다. 엘프족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기 위해 고된 훈련을 해오던 것이 태초의 관습. 이로 인해 군살이 생길래야 생길 수 없는 바디라인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이 엘프도 그런 유형일테지. 아, 바디라인은 화려해도 그건 별로 안 커 보인다. 심히 아쉽다.

“장난 전화야. 신경 꺼. 잠이나 더 자자.”
“으음, 내가 색마 옆에서 무사한지 걱정 되서 전화한거 같은데.”
“내가 색마냐?”

청년이 한쪽 눈살을 올리고 반문했다. 청년이 지내온 내력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이름이 아까 유카인 데이라고 했나? 부티나는 용모, 전형적인 왕자님 상이지만 키가 크지 않은 탓에 마치 귀여운 아이같았다. 사람들이 이 청년을 본다면 실제 나이인 17살로 보기는 커녕 사춘기 속에서 슬프고도 아름다운 꿈을 꾸는 소년으로만 볼 것이었다. 하지만 앞의 옆머리를 목까지 늘리고 구렛나루를 기른 노란머리와 짙은 눈썹이 카리쓰마는 커녕 어리버리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게다가 오른쪽 옆의 작게 땋은 댕기머리는 그 청년을 미치광이처럼 보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땋은 머리가 주변의 노랑 머리칼과는 달리 갈색빛이 난다. 부티나는 얼굴에 어리버리함이라, 이것 역시 오묘하긴 마찬가지다.

“그래 색마야, 왜 넌 항상 벗고 있을 때만 오는데?”
“그건 사고라고! 그리고 너는 왜 계속 반말인거냐?”

유카인이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하더니 결국에는 반론의 주제를 떳떳하게 이끌어냈다.

“내 나이 35살이야. 니 누나뻘도 더 된다고.”
“그래도 인간으로 치면 성장속도는 17.5살이란 말이잖아!”
“노인을 공경해라.”

엘프가 짧게 대답했다.

“에휴...”

할 말이 있을 턱이 있나, 가만히 있는게 그나마 건지는 거니라. 멍해져버린 유카인은 그저 새하얀 침대위에 엉덩이를 박을 뿐이었다. 엘프는 침대 밑의 긴 귀가 앙증맞은 토끼그림이 새겨진 슬리퍼를 신고는 방 옆의 화장실로 보이는 듯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따르릉, 따르릉]

또 다시 울린 벨소리에 비로소 유카인이 기나긴 ‘멍함’의 터널을 빠져 나왔다.

“아, 또 뭐죠!”

신경질적으로 수화기를 받아 올리고는 말했다.

“큰일났네, 자슈르 무장 단체가 인질극을 하고 있네.”

좀 전의 중우한 목소리였다.

“그게 왜요?”
“간단히 말하자면 출동하길 바란다, 이 말일세.”
“다른 군인들 부르면 될꺼 아니에요, 이 시간에도 중앙 기지에서 근무하는 병력으로도 충분할텐데.”
“저기... 인질극 하는 곳이 지금 너가 묵고 있는 곳 근처라서 말이지.”
“더 잘께요.”
“현상금이 50만엔일세.”

‘50만’ 이라는 단어가 들림과 동시에 유카리의 양쪽 눈이 부릅 떠졌다. 눈에서 에너지 파가 나갈 것만 같은 초롱초롱한 눈빛이 그동안 그가 돈에 굶주렸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어디에요!”
“일단 나가봐.”
[뚝]

전화가 끊기자마자 유카인이 먹잇감을 포착한 스라소니가 되었다. 우아하고 고풍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침대 왼켠의 화장대 구석에 자리잡힌 네모난 검정 가방팩을 들치더니 옷가지 몇 벌을 꺼내들었다. 축 늘어지는 검정 바지와 하얀 가죽 점퍼가, 하늘을 찌를 것만 같은 분홍빛 단색 난방이 어두운 창가의 빛을 가리며 보였다.

“어디가아?”

전화벨소리와 요란하게 열리는 가방소리를 들은 엘프가 수도꼭지를 잠그지도 않은 채 칫솔을 비비적 거리며 물컵말했다.

“50만엔 받으로! 어서 씻어.”

가방 구석에서 무언가를 뒤적뒤적 조물락 거리며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말하더니 조물락 거리던 물체를 번쩍 들어올렸다. 창가 너머 유일한 한 줄기 빛인 달빛에 그 물체의 끝이 날카롭게 반사되어 유카인의 시신경을 자극했다.

“드디어 프리오리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 있겠군, 50만엔이라~ 히히히.”

허나 뒷 편 엘프의 눈에는 날카로운 총구의 빛은 물론 함께 달빛에 두드러지는 유카인 머리의 혹이 유난히도 빛나보였다. 꽤나 베게를 이용한 원거리 펀치가 강력했나보다.

“저 바보으.”

류애가 떨거진 고개를 들지 못하며 다시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꽝 닻히는 화장실 문소리와 함께 달빛이 점점 새로운 섬광에 의해 마지막 힘을 다하며 해맑게 웃고 있는 것이 그들의 앞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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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와 인간,

뻔한 소재죠 ㅡㅡ.

대충 생각해보니까 스토리 라인을 놓고보자면 400 page는 나올꺼라는!

쓰긴 다 쓸 수 있을까!

대부분 애니매이션들이 아직도 주제보다는 "재미와 감동"에 초점이 고정된 나머지 슬프거나 재밌기는 하데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이런 무주제의 단순히 재미만을 주는 것들을 저급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서 가끔 그냥 단순하게 읽고 느낄 수 있는 가벼운 것들도 심오한 것들 만큼이나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주제보다 나타내고 싶은 것은 인간 계몽이니, 뭐 ... 계속 쓰려고요! (이게 주젠가)

끝은 비극으로...

안될까요?

2006년 1월 26일 오후 9시 01분, 부제목을 추가로 넣는 수정을 했습니다. 기타 용어 수정 (시모니 -> 프리오리) 이 있었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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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트』님의 댓글

†『릴리트』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엘프나 주인공을 죽이는건가요오....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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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애님의 댓글

월류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인공 죽이기 언제 발동 될지~ 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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