赤月話...7
페이지 정보
본문
"새로운 진조라.. 무슨 뜻이죠? 알카드 브륜스터드.."
"우리 진조들은 자연의 감각이며 자연의 일부.. 그렇기에 우리는 자연에서 생겨나게 된다. 비록 오래전 로어에 의해 폭주한 알퀘이드가 나를 제외한 모든 진조를 죽였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난이상 세계에 진조들이 더 생겨나지 않을리가 없지 않는가?"
알카드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숨을 고른다.
시키도 같이 숨을 고르며 알카드를 쳐다본다.
알퀘이드는 시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알카드에게 다시 돌아가지도 못한채 가운데에서 멍하니 서있는다. 그러다가 곧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침울한 얼굴로 시키와 알카드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시키의 푸른눈은 곧 평상시의 상냥함을 되찾고 알퀘이드를 향한다.
"돌아왔구나. 알퀘이드.. 미안해.. 널 빨리 찾지 못해서.."
"바보같은 소리를.. 나야말로 빨리 오지 못했잖아?"
그렇게 알퀘이드는 시키의 곁에 섰다. 알카드는 다시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붉은 달이 떠있던 천년성의 하늘은 밝은 햇살이 비춰들어왔다. 알카드는 곧 홀의 중앙부분으로 돌아가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들은 선대의 진조들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무장되어있다."
"전혀.. 다른 개념이요?"
"그래. 지금 그들의 목표는 세계의 오류를 감지해내고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다. 즉, 자연의 감각이 아닌, 자연의 방어시스템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모든 오류를 수정하고자 하는 것이지. 거기에 인간이라는 강한 생명종도 포함된 것이지.."
"그렇다면.. 시키도 포함되는 걸까?"
"아마도 그들은 마도사협회와도 마찰을 빚고 있을 것이다. 물론 블루 같은 괴물이 버티고 있는 한 무너지는 일은 없겠지만, 진조들의 힘은 자연의 힘.. 그들은 멈추지 않을꺼야. 그리고 마도사들도 현재의 마법구조론은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
알카드가 말을 마치자 시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알카드와 시키 일행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연다.
"확실해요. 마법이란 세계의 힘의 순환을 기본으로 삼고 있었죠. 이제까지의 힘의 순환에는 청월이 들어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청월이 사라지고 힘의 순환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따라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죠. 마도사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조금 지나면 다시 마법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힘들죠."
시엘의 설명이 끝나자 알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곧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시엘을 지나치고 시키와 뮤리엘, 카이스케, 그리고 알퀘이드를 지나쳐서 그는 밖으로 향했다. 알퀘이드가 맨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어디가는 거야?"
"가야지. 새로운 진조들.. 그들의 개념을 한번 확인해야겠지?"
그리고 알카드는 천년성의 복도로 사라져갔다.
조금후 천년성의 어디에선가 한줄기의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
"너! 굉장하구나! 이런 괴물들과 생활하다니!"
"누가 괴물이야! 이런 금발의 미녀더러 괴물이라니! 시키 너도 뭐라고 말좀 해봐!"
"어딜 봐서 괴물이라는 거죠? 이렇게 평범하게 생긴 사람도 괴물인가요? 토오노군 설명좀 해주시죠."
"하긴.. 꼬마의 말이 사실이지만 믿을 수도 없고. 뭐 그냥 넘어가자고."
그러자 카이스케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키의 아깨를 다독였다.
시키도 그런 카이스케의 오른손을 꼬옥 잡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모를 사나이의 우정의 싹이 틔어나고, 시엘과 알퀘이드는 왠지모를 소외감과 그리고 무시못할 발언에 대한 분노가 살짝 치솟아 오르는 듯이 보였다.
"저기.. 말씀중에 죄송하지만 저희도 이만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뮤리엘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복도를 향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시엘과 시키 그리고 알퀘이드와 카이스케도 곧 천년성의 복도로 사라졌다.
밖은 무척이나 밝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이 해는 아직도 아침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알퀘이드는 기지개를 켜면서 몸음 좌우로 비튼다.
"아와와.. 오랫만에 보는 밝은 태양이네."
"흡혈귀 주제에 태양 좋아하는 것은 처음보네.."
카이스케의 한마디에 알퀘이드는 붉은 궤적을 남기면서 손톱을 마구 휘둘렀다. 물론 카이스케도 지지 않고 혀까지 빼물어 가면서 이리저리 튀어다녔다.
"그 사이에 친해진건가요? 알퀘이드?"
"시엘.. 설마 내가 능력자를 해칠 녀석은 아니잖아. 무엇보다도 여지껏 잠들어 있었구말야."
"걱정마세요. 만약 알퀘이드가 그런짓을 했다면 이렇게 시키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겠지요. 당신은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시엘의 말에 시키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였다. 물론 알퀘이드는 시엘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이해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으나, 결국은 포기한 듯이 고양이귀를 만지작 거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카이스케는 주머니에 한손을 꽂으면서 말했다.
"난 말이지. 정말 필사적으로 도망쳤어. 나와 같이 탈출한 녀석들은 모두다 피를 빨리거나, 죽어버렸지. 나 하나만 이렇게 살아나와서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이렇게 숨어사는거야. 그런데도 그녀석들은 나를 가만히 놓아두질 않았지. 어쨌든 저 녀석은 내가 만난 진조와는 틀렸어."
카이스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알퀘이드를 바라보았다. 알퀘이드도 역시 카이스케를 바라보다가 시키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
"결코 시키를 실망 시킬 수는 없잖아."
알퀘이드도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뮤리엘은 가만히 서 있는 시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한다.
"집정관님도 솔직하시면 좋겠네요."
"뮤리엘.. 역시나 짖꿎은 것은 변함없네요."
"이게 다 누구에게 배운건데요? 하하하.."
천년성의 입구를 열고 나오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토오노가 저택 주변의 골목길, 밝은 아침햇살이 비취는 골목길은 친숙한 느낌을 품었다. 시키는 알퀘이드의 손을 꼭 붙잡고 이끌며 골목길을 걸어간다. 알퀘이드도 그의 손을 따라서 이끌려간다. 꼭 반대로 된 두 사람의 모습, 이젠 알퀘이드를 이
끄는 시키의 모습에서는 뭔가 즐거움과 기쁨이 묻어났다.
"그나저나 랑자켄에게 물건들 처분해야 하는데, 요즘들어서 돈도 없단 말야."
"물건? 처분? 뭔가 저희가 듣기에는 무시 못할 단어들이 많네요?"
시엘과 뮤리엘은 비슷하게 웃으면서 카이스케를 바라보았다.
카이스케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슬금슬금 뒷 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시엘의 굳센 손아귀에 시키에게 잡혔던 손목을 다시 잡혀버리고 말았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짓은 죄라는 것을 알고 계시죠?"
"이익! 남의 생업까지 방해하는거냐!"
그러자 시엘은 싱긋 웃으면서 간단하게 답해버렸다.
"도둑질과 신성모독은 생업으로 인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너무도 간단한 시엘의 대답에 오히려 벙쪄버리는 것은 카이스케였다.
***
달빛이 다시 거리를 비췬다.
노란 코트를 다시 동여매고 어깨에는 가루를 다시 걸쳐맨 소년은 눈을 들어서 달을 바라본다. 푸른 달빛, 왠지 모를 이질감과 싸늘함에 고개를 숙이고 땅에 고인 물을 바라본다. 물에 비췬달은 붉은색.. 뭐랄까? 이상하달까? 푸른 달빛은 물속에서 붉게 빛났다.
"시즈네.. 괜찮은 거지?"
물에 비췬 붉은 달을 향해 소년은 넌지시 질문을 던진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물결을 일으켜 달이 일그러졌다 다시 펴졌다.
소년은 자루를 다시한번 고쳐매고 거리를 걸어간다. 그리고 사라져 가는 소년을 높은 저택의 지붕에서 바라보는 푸른 머릿결의 소녀는 슬픈 웃음을 지어보인다.
"불쌍한 사람. 당신도 방황하고 있군요. 마음이라는 푸른 황야의 한가운데에서.."
소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술처럼 하늘의 달빛은 붉게 변했다. 아니 원래부터 붉었다. 소녀는 하늘을 보며 슬픈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도데체 어디까지가 주어진 시련일까요? 그리고 어디까지가 우리의 운명일까요. 누군가는 말했었습니다. 운명이란 개척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느낌은 이렇네요. 운명이란 장난이다. 그러나 후회없는 장난이 운명이다 라고.."
소녀의 조그마한 목소리는 달빛을 타고 건너 저택의 안쪽, 이 저택의 주인이자 토오노가의 당주인 아키하의 창문을 두드린다. 아키하는 붉은 머릿결을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약탈.. 어디까지나 빼앗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것도 있죠."
뜻 모를 소리를 허공중으로 뱉은 아키하의 말소리는 허공으로 매아리쳐 사라져간다.
-More to Life-
"우리 진조들은 자연의 감각이며 자연의 일부.. 그렇기에 우리는 자연에서 생겨나게 된다. 비록 오래전 로어에 의해 폭주한 알퀘이드가 나를 제외한 모든 진조를 죽였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난이상 세계에 진조들이 더 생겨나지 않을리가 없지 않는가?"
알카드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숨을 고른다.
시키도 같이 숨을 고르며 알카드를 쳐다본다.
알퀘이드는 시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알카드에게 다시 돌아가지도 못한채 가운데에서 멍하니 서있는다. 그러다가 곧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침울한 얼굴로 시키와 알카드를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시키의 푸른눈은 곧 평상시의 상냥함을 되찾고 알퀘이드를 향한다.
"돌아왔구나. 알퀘이드.. 미안해.. 널 빨리 찾지 못해서.."
"바보같은 소리를.. 나야말로 빨리 오지 못했잖아?"
그렇게 알퀘이드는 시키의 곁에 섰다. 알카드는 다시 작은 한숨을 내쉬고는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붉은 달이 떠있던 천년성의 하늘은 밝은 햇살이 비춰들어왔다. 알카드는 곧 홀의 중앙부분으로 돌아가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들은 선대의 진조들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무장되어있다."
"전혀.. 다른 개념이요?"
"그래. 지금 그들의 목표는 세계의 오류를 감지해내고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다. 즉, 자연의 감각이 아닌, 자연의 방어시스템으로써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모든 오류를 수정하고자 하는 것이지. 거기에 인간이라는 강한 생명종도 포함된 것이지.."
"그렇다면.. 시키도 포함되는 걸까?"
"아마도 그들은 마도사협회와도 마찰을 빚고 있을 것이다. 물론 블루 같은 괴물이 버티고 있는 한 무너지는 일은 없겠지만, 진조들의 힘은 자연의 힘.. 그들은 멈추지 않을꺼야. 그리고 마도사들도 현재의 마법구조론은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
알카드가 말을 마치자 시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알카드와 시키 일행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연다.
"확실해요. 마법이란 세계의 힘의 순환을 기본으로 삼고 있었죠. 이제까지의 힘의 순환에는 청월이 들어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청월이 사라지고 힘의 순환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따라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죠. 마도사들도 바보는 아니니까 조금 지나면 다시 마법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힘들죠."
시엘의 설명이 끝나자 알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곧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시엘을 지나치고 시키와 뮤리엘, 카이스케, 그리고 알퀘이드를 지나쳐서 그는 밖으로 향했다. 알퀘이드가 맨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어디가는 거야?"
"가야지. 새로운 진조들.. 그들의 개념을 한번 확인해야겠지?"
그리고 알카드는 천년성의 복도로 사라져갔다.
조금후 천년성의 어디에선가 한줄기의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
"너! 굉장하구나! 이런 괴물들과 생활하다니!"
"누가 괴물이야! 이런 금발의 미녀더러 괴물이라니! 시키 너도 뭐라고 말좀 해봐!"
"어딜 봐서 괴물이라는 거죠? 이렇게 평범하게 생긴 사람도 괴물인가요? 토오노군 설명좀 해주시죠."
"하긴.. 꼬마의 말이 사실이지만 믿을 수도 없고. 뭐 그냥 넘어가자고."
그러자 카이스케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키의 아깨를 다독였다.
시키도 그런 카이스케의 오른손을 꼬옥 잡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모를 사나이의 우정의 싹이 틔어나고, 시엘과 알퀘이드는 왠지모를 소외감과 그리고 무시못할 발언에 대한 분노가 살짝 치솟아 오르는 듯이 보였다.
"저기.. 말씀중에 죄송하지만 저희도 이만 나가야하지 않을까요?"
뮤리엘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면서 복도를 향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시엘과 시키 그리고 알퀘이드와 카이스케도 곧 천년성의 복도로 사라졌다.
밖은 무척이나 밝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이 해는 아직도 아침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알퀘이드는 기지개를 켜면서 몸음 좌우로 비튼다.
"아와와.. 오랫만에 보는 밝은 태양이네."
"흡혈귀 주제에 태양 좋아하는 것은 처음보네.."
카이스케의 한마디에 알퀘이드는 붉은 궤적을 남기면서 손톱을 마구 휘둘렀다. 물론 카이스케도 지지 않고 혀까지 빼물어 가면서 이리저리 튀어다녔다.
"그 사이에 친해진건가요? 알퀘이드?"
"시엘.. 설마 내가 능력자를 해칠 녀석은 아니잖아. 무엇보다도 여지껏 잠들어 있었구말야."
"걱정마세요. 만약 알퀘이드가 그런짓을 했다면 이렇게 시키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겠지요. 당신은 그런 존재였으니까요."
시엘의 말에 시키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였다. 물론 알퀘이드는 시엘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이해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었으나, 결국은 포기한 듯이 고양이귀를 만지작 거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카이스케는 주머니에 한손을 꽂으면서 말했다.
"난 말이지. 정말 필사적으로 도망쳤어. 나와 같이 탈출한 녀석들은 모두다 피를 빨리거나, 죽어버렸지. 나 하나만 이렇게 살아나와서는..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이렇게 숨어사는거야. 그런데도 그녀석들은 나를 가만히 놓아두질 않았지. 어쨌든 저 녀석은 내가 만난 진조와는 틀렸어."
카이스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알퀘이드를 바라보았다. 알퀘이드도 역시 카이스케를 바라보다가 시키의 손을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
"결코 시키를 실망 시킬 수는 없잖아."
알퀘이드도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뮤리엘은 가만히 서 있는 시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말한다.
"집정관님도 솔직하시면 좋겠네요."
"뮤리엘.. 역시나 짖꿎은 것은 변함없네요."
"이게 다 누구에게 배운건데요? 하하하.."
천년성의 입구를 열고 나오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토오노가 저택 주변의 골목길, 밝은 아침햇살이 비취는 골목길은 친숙한 느낌을 품었다. 시키는 알퀘이드의 손을 꼭 붙잡고 이끌며 골목길을 걸어간다. 알퀘이드도 그의 손을 따라서 이끌려간다. 꼭 반대로 된 두 사람의 모습, 이젠 알퀘이드를 이
끄는 시키의 모습에서는 뭔가 즐거움과 기쁨이 묻어났다.
"그나저나 랑자켄에게 물건들 처분해야 하는데, 요즘들어서 돈도 없단 말야."
"물건? 처분? 뭔가 저희가 듣기에는 무시 못할 단어들이 많네요?"
시엘과 뮤리엘은 비슷하게 웃으면서 카이스케를 바라보았다.
카이스케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슬금슬금 뒷 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시엘의 굳센 손아귀에 시키에게 잡혔던 손목을 다시 잡혀버리고 말았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짓은 죄라는 것을 알고 계시죠?"
"이익! 남의 생업까지 방해하는거냐!"
그러자 시엘은 싱긋 웃으면서 간단하게 답해버렸다.
"도둑질과 신성모독은 생업으로 인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너무도 간단한 시엘의 대답에 오히려 벙쪄버리는 것은 카이스케였다.
***
달빛이 다시 거리를 비췬다.
노란 코트를 다시 동여매고 어깨에는 가루를 다시 걸쳐맨 소년은 눈을 들어서 달을 바라본다. 푸른 달빛, 왠지 모를 이질감과 싸늘함에 고개를 숙이고 땅에 고인 물을 바라본다. 물에 비췬달은 붉은색.. 뭐랄까? 이상하달까? 푸른 달빛은 물속에서 붉게 빛났다.
"시즈네.. 괜찮은 거지?"
물에 비췬 붉은 달을 향해 소년은 넌지시 질문을 던진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물결을 일으켜 달이 일그러졌다 다시 펴졌다.
소년은 자루를 다시한번 고쳐매고 거리를 걸어간다. 그리고 사라져 가는 소년을 높은 저택의 지붕에서 바라보는 푸른 머릿결의 소녀는 슬픈 웃음을 지어보인다.
"불쌍한 사람. 당신도 방황하고 있군요. 마음이라는 푸른 황야의 한가운데에서.."
소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술처럼 하늘의 달빛은 붉게 변했다. 아니 원래부터 붉었다. 소녀는 하늘을 보며 슬픈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도데체 어디까지가 주어진 시련일까요? 그리고 어디까지가 우리의 운명일까요. 누군가는 말했었습니다. 운명이란 개척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느낌은 이렇네요. 운명이란 장난이다. 그러나 후회없는 장난이 운명이다 라고.."
소녀의 조그마한 목소리는 달빛을 타고 건너 저택의 안쪽, 이 저택의 주인이자 토오노가의 당주인 아키하의 창문을 두드린다. 아키하는 붉은 머릿결을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약탈.. 어디까지나 빼앗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것도 있죠."
뜻 모를 소리를 허공중으로 뱉은 아키하의 말소리는 허공으로 매아리쳐 사라져간다.
-More to Life-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