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赤月話...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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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사각 사각 사각.."

커다란 책을 펴놓고 그 옆의 종이에 시키는 내용을 적어나갔다. 책의 내용을 요약 압축하여 2일 안에 학술제에 쓸 원고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보기만 하면 질릴 듯한 두꺼운 문학서적을 단순히 읽으면서 요약을 하는 시키의 모습은 이미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듯이 보였다. 알퀘이드는 그런 시키의 뒷쪽 침대에서 잠들어 있다.

"우음.. 하지마 시키.. 간지러워.."

".. 무슨 꿈을 꾸는거야? 알퀘이드.."

시키는 피식 웃으며 혼자 속삭였다.
한편 뮤리엘은 시엘의 아파트의 거실에서 눈을 감고 앉아있다. 시엘은 자신의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다. 뮤리엘은 가만히 주위로 자신의 모든 감각을 개방시켰다. 많은 소리들이 들려오고 그리고 많은 기운들이 주위로 휘몰아 쳤다. 천천히 뮤리엘은 자신의 식전을 전개시켰다. 절대자의 힘을 상징하는 신성한 힘은 주위의 기운을 정돈하고, 그리고 각자의 길로 인도한다. 하얀 기운은 뮤리엘의 몸이라는 공간을 뛰어넘어 주위로 맴돌았다. 하늘색의 오오라..

"……."

천천히 기운을 갈무리 한채 눈을 떴다. 변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뮤리엘은 그저 자신의 기운이 쓸고간 거실 바닥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변화라..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뮤리엘의 독백은 마치 누군가에게 전해져야 한다는 듯이 대기를 타고 창을 넘어 고요히 달빛을 향해 울려나간다. 그러나 붉게 물든 달과 대기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도도히 밤하늘을 타고 넘어갈 뿐이었다.
같은 붉은 달빛이 비추는 대지위에 한 소년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기저기 옷이 찢겨나가고, 그리고 피는 검개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결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갈색빛 눈동자 만은 밝게 빛나며 붉은 달빛을 뚫고 강한 증오를 전달했다. 미치도록 슬픈 광기..
소년은 그렇게 밖에 부를 수 없을 눈을 가지고 있었다. 감정을 모두 잃지 않기 위해서 소년은 증오를 품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증오와 사랑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소년의 마음은 그랬다. 그는 모두를 증오했다. 그러면서 사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증오가 모든 것을 태우는 순간, 소년의 눈은 광기에 차오르는 것이었다.

"죽여버릴꺼야. 아프지 않게, 슬프지 않게. 모두다 죽이는거야. 그러면 난 더 이상 잃지 않아도 되겠지?"

소년의 손 주위로 공기가 흐트러지며 바람을 일으킨다. 시간의 균열, 그가 레이카라고 불리우는 진조로 부터 빠져 나오기 위하여 시간에 금을 그어 버렸다. 아마도 한동안 레이카는 시간의 모순 속에서 해메일 것이다. 물론 그 조차도 얼만큼 오래 버텨줄지는 모르지만, 소년은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

"괜찮아? 아키하?"

시키는 거실 소파에 쓰려져 잠든 아키하를 살며시 깨우며 물었다.
아키하는 한동안 반응도 못할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다가, 놀라는 듯이 일어났다.
그리고 시키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와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뱉으면서 시키에게 매달렸다. 시키가 아키하의 검은 머릿결을 한차례 쓰다듬어 준뒤에야 아키하는 시키의 품에서 떨어져 나왔다. 시키는 싱긋 웃었다.

"무슨 일이야? 어디 피곤한거야?"

"..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죠?"

"음~ 갑자기 어려운 질문을.. 뭐,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나의 동생."

시키는 이렇게 답하고는 스스로도 무성의 함을 느꼈는지, 아키하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아키하는 눈물을 글썽이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시키를 향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오라버니.."

"에.. 그래."

아키하는 천천히 자신의 방을 향하여 사라졌다.
시키는 멍하니 서서 아키하가 사라진 방향을 보다가 테라스의 창가에 떠 있는 하얀 달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다들 힘들구나.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시키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조그맣게 '쓸때 없는 걱정일까나?' 라고 한숨에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시키는 다시 발걸음을 옮겨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은 불이 켜진채 환했다. 시키는 천천히 부엌 문을 지나 부신 눈을 몇번이나 깜빡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부엌에는 히스이가 캔을 놓고 이리저리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다. 시키는 말을 걸 생각조차 잊어버린채, 그 치열한 신경전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급기야 뒤어나오는 큰 식칼을 보고서는 시키는 급히 입을 열었다.

"위험해요. 히스이씨."

"시.. 시키님!?"

"하아아~ 너무 치열한 신경전이라서 그만 먼저 이야기를 한다는 걸 잊었어요. 제가 열어드릴께요."

시키는 과일 통조림 캔을 들고서는 가뿐하게 손잡이를 당겼다. 그러자 금새 캔의 뚜껑이 열리고 달콤한 향이 퍼져나왔다. 시키는 통조림을 건내며 말했다.

"그냥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된다구요."

"저.. 그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에? 그러면 어째서?"

"그게.. 잡아당기면 그냥 끊어져 버리고는 뚜껑은 열리지가.."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히스이의 얼굴은 완전히 빨갛게 변했다. 시키는 멍하니 서있다가, 결국 피식 웃으면서 나머지 캔들을 열었다. 아주 간단하게 모든 캔들의 뚜껑이 열렸다. 시키는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말했다.

"너무 힘들면 저나 코하쿠씨를 불러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시키님이나 언니께 실례를 끼칠 수는 없기애.."

그렇게 말하고는 히스이는 급히 캔들을 집어 들고서는 총총걸음으로 코하쿠의 방쪽으로 사라져 갔다. 시키는 곧 자신이 잊어먹은 일 하나를 떠올렸다.

"조졌다! 알퀘이드녀석 목마르다고 난리를 치겠군!"

왠지 모르게 공처가의 소질을 지닌 시키의 비명이었다.

***

"레이카 G. 밴킷. 의외로 당신답지 않군요."

"시끄러워! 그 녀석이 시간의 균열까지 불러일으킬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레이카는 그렇게 쏘아내고서는 자신의 앞에 있는 책상을 절단해 버렸다. 그러자 그녀에게 말을 걸었던 상대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품위있지 못한 행동이군요. 향연의 월녀답지 않게."

"흥! 그런 쓸때 없는 호칭따윈 듣고싶지 않아. 아.. 참! 앞으로 카이스케 그녀석에게 다른 녀석을 보내지마, 내가 죽일테니까."

"오호.. 죽이실 작정이군요?"

"그래야겠어. 안그러면 이 더러운 기분이 가시지 않을 테니까."

레이카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옆쪽의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상대는 창가로 다가가서는 어느새 하얗게 변한 달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라는 표정이 그에게 가장 알맞은 표정이었다. 그는 입을 열려다가 머뭇거리기를 수차례, 결국 레이카가 비아냥 거리면서 먼저 말을 건냈다.

"무슨 일이기에 파란 장미께서 입을 함부로 열지 못하실까나? 응? 쥬세피 F. 헤레시(Heresy)."

"말로 하기엔 너무 엄청나서 그런것이죠. 일단 보시는것이 낳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고서는 헤레시는 옆으로 비켜섰다. 그러자 그가 섰었던 곳에는 전혀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 어디선가 만이 본 붉은 빛을 뿜는 금발, 그리고 너무 파랗게 빛나서 붉게 보이는 눈빛,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상대방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눈빛, 진조의 절정이자, 붉은 달의 완벽한 소체이며 또하나의 붉은 달. 얼티밋 브륜스터드.. 알카드..

"오랫만이군. 알퀘이드와 꼬맹이 진조 이외에 다른 진조를 만나는 것은."

"흥! 당신이 얼티밋 브륜스터드 이신가요?"

레이카의 질문에 알카드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약간 고민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알카드 특유의 장난기 섞인 말투를 섞어 대답했다.

"음.. 자네들이 생각 하는 것과는 달리 난 알카드일 뿐일세. 난 그렇게 완벽한 녀석은 안돼니까 말야."

"선대 진조들이라면 어느정도 알고 있어요. 세계에서 태어날 때에 배웠으니까요. 당신들은 우리와는 다른 존재들이죠. 같으면서도 다른 존재."

옆으로 비켜선 헤레시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알카드도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그의 말에 동의를 표하는 듯이 손을 들었다. 레이카는 어느새 멀쩡히 돌아온 책상에 턱을 괴고서는 알카드를 천천히 지켜보았다. 그다지 강하지 않은 힘과, 그리고 품위없는 말투, 마지막으로 가끔 섞여나오는 장난기 어린 말투에 레이카는 서서히 짜증과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자아.. 이제 따분한 이야기는 그만하자구. 헤레시. 그러나 저러나 얼티밋께서는 여기에 왠일이신거.. 죠?"

어쩔수 없이 존대를 붙이는 듯한 목소리였으나, 알카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당신들의 개념에 대해서 조사하러 나왔다네..."

-More to Life-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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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여신님의 댓글

천상여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저도 이렇게 좀 썻으면 하는생각이..ㅜ.ㅜ;;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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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쿡.. 개념이라...

알카드의 대사는 맘에 들지만/.....

알카드 씨는.. 맘에 안들...!!! .. (뭐, 그런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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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토님의 댓글

긴토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버럭)

내가 맘에 안든다구욧?!

그럼 저도 피카님을 맘에 안들어 할...(뭐..그런겁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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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넨님의 댓글

노르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키의 '조졌다!' 라는 대사가 참 맘에 들어요!! (... 빠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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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음.. 알카드 씨..

똑같이 따라하는 건... 사양하겠어요!

하암... 곤란타니까... 시엘 씨 글 보면..

내 글은.. 다 버려야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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