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あっ!女神さまっ 64화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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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많이 바빠서 잠깐 짬을내서 써놓은 글들을 모아 올리는 ㅠㅠ; 이제 이야기가 85% 정도 진행이 되었군요. 그러나 후편은 언제 올릴지.. ㅠ
이대로 쭉 클라이막스를 향해 갈까 아니면 카르마시온(카르마)의 과거에 대한 외전도 쓸까 생각해 봤는데 외전편은 시간이 없어서 쓸 수 있을지... (여러분들이 쓰라 그러시면 쓰겠습니다. 언제 올릴지는 모르지만 -_-;;) 이제 90일도 안남았군요. 오늘은 이만자고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야겠군요. 그럼 즐독하세요~
발드르는 저도 모르게 두눈을 감았다. 죽음이란 단어를 생각하며...
푸욱. 차가운 검날이 살속을 파고드는 기분나쁜 소리가 들려왔다. 발드르의 얼굴에 뜨거운 선혈
이 튀었다. 그러나 그 자신에게선 그 어떤 느낌도 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그는 살며
시 눈을 떠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뮈, 뮈르 님..."
그의 눈에 놀라움과 당황함이 가득차 있었다. 벨제뷔트의 검을 막아 선 것은 뮈르였고 지금 새빨
간 검날이 뮈르의 한쪽 가슴을 뚫고 나와있었다. 꽤나 놀란 듯, 발드르는 말을 더듬거렸다.
"어, 어째서?"
뮈르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한없는 자비심과 애정이 서려있었
다. 약간의 측은함도 함께... 지금 발드르를 바라보는 뮈르의 눈빛은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아버
지의 눈빛과 닮아있었다. 살며시 미소지은 그는 발드르를 보며 애정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사했군요. 다행입니다."
통증이 심할텐데도 그는 그것에 신경쓰지 않은체 오로지 발드르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슉. 가슴을 뚫고나온 검이 빠져나가자 그는 입에서 한움큼의 피를 쏟으며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
했다. 발드르는 빠르게 날아 떨어지는 그의 몸을 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를 바닥에 뉘였다.
어느새 달려온 베르단디가 발드르와 같이 뮈르에게 치유술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공중에서 섬
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큭. 반역자를 처단했군. 소용없다 내 검에 내장된 바이러스 때문에 너희들의 치유술 따위는
전혀 먹혀들지 않지."
그의 말대로 뮈르의 상처는 치유돼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더 심해지고 있었다. 공중에선 재밌다
는 듯 벨제뷔트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으로 사람을 찔러놓고 오히려 즐거운 듯 웃
고있는 그의 모습. 그 모습을 본 일행중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벨제뷔트으으!!!!!"
갑작스런 외침과 동시에 한명의 그림자가 벨제뷔트에게 날아갔다. 벨제뷔트는 상대를 유심히 살
펴봤다.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생김새. 검은 눈동자와 검은 머리칼. 처음보는 상대였지만 이상하
게도 그가 내뿜는 기운은 아주 많이 익숙했다.
"(이녀석.. 어디에서 봤지? 가만. 이 기운은?!)"
"이 자식. 그 더러운 성격은 여전하구나 벨제뷔트"
들려오는 케이의 음성에 벨제뷔트는 실소를 지었다.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지만 지금 그의 말
투와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그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자였다. 한때나마 자신과 같이 천신을
경호하던 친구. 자신과 같은 힘을 쓸 수 있던 사람. 천계로 쳐들어 온 자신과 단신으로 맞서 결
국 패배를 안겨줬던 용서하지 못할 자.
"크크크. 궁그닐의 창. 아니, 정확히 마그니 네놈인가?"
"......"
"정말 오랜만이군. 몇백년 아니, 몇천년 만인가? 그때 네놈한테 패한 뒤 바로 봉인을 당한 터라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거든"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것 하나만은 확실하지. 그때 처럼 네놈을 박살내고 다시는 부활하
지 못하도록 지옥 깊숙히 쳐 박아 주겠다."
"크큭. 내가 누군지 잊었나? 나는 마신이다. 지옥에 간다면 오히려 기뻐할 걸? 게다가 꼴을 보아
하니 네놈은 완벽한 힘을 쓸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군. 하긴 인간의 몸을 빌렸으니.. 크크"
피유우. 대답대신 창 끝에 거대한 힘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벨제뷔트는 싸울 의지가 없는
듯, 두 손을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오,오 이런. 흥분하지 말라고. 난 오늘 싸우러 온 것이 아니거든"
"망할 자식. 거짓말 말아라"
"나는 오늘 배신자를 처단하러 온 것 뿐이지. 믿던 안믿던 상관없다."
"그 이유때문에 마을에 사는 엘프들을 전부 잡아들였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지. 죽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알라고"
"이 자식이!!"
파아앗. 희디 흰 한줄기 빛이 벨제뷔트를 향해 날아갔지만 그것을 가볍게 피해낸 그는 사악한 미
소를 한번 짓더니 공간이동을 시행했다.
"잘 있어라. 때가 돼면 그 인간의 육체와 네 영혼까지 소멸시켜 주마"
"거기 서!!!"
케이가 그 자리로 날아갔지만 이미 벨제뷔트의 몸은 허공속으로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를 한번
뿌드득 간 그는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곳에선 여전히 베르단디를 비롯한 나머지 신들
이 뮈르에게 치유술을 행하고 있었지만 그의 상태는 호전돼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뮈르는 오히
려 얼굴에 미미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한 것 처럼... 그는 발드
르를 바라봤다.
"발드르, 미안하군요..."
"어, 어째서 제게.."
의아해 하는 발드르. 뮈르는 대답대신 작은 미소만을 줄 뿐이였다. 하지만 발드르를 제외한 나머
지 일행은 그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다. 발드르가 자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때문에 그는 희
생을 감수한 것이 분명했다. 그동안 돌봐주지 못한 것에 작은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그때, 일행
의 뇌릿속에 뮈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죽어도 발드르에게 제가 아버지란 사실을 밝혀주
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아버지란 사실을 알면 분명 발드르는 슬퍼할테니까요.. 그리고 이 아
이를 잘 보살펴 주세요. 여러분을 믿고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뭔가 말을 꺼내려던 베르단디. 그러나 강렬한 의지가 담겨있는 뮈르의 눈과 마주치자 그녀는
말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제야 안심이 됀 듯, 뮈르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발드르를 바라봤다.
"당신에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발드르... 부디 행복하길....."
"뮈르 님!!"
뮈르는 더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세상을 바꾸고 당당히 아들앞에 선다는 신념하에 마계에서 반
란을 일으켜 마신 벨제뷔트를 부활시켰던 장본인. 마신의 충실했던 심복인 뮈르. 그러나 마족으
로 돌아섰던 발드르를 보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아들이 어떨때 행복을 느끼는지 깨닫
고, 그의 행복을 위해 마신을 배신한 사내. 결국 자신이 부활시킨 마신의 손에 의해 눈을 감지만
그는 지금 분명 행복할 것이다. 아들인 발드르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뮈르의 죽음을 지켜본 발드르의 눈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베르단디를 바라보며 자신을 위해 서슴없이 목숨을 내놓은 뮈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
었다.
"아, 아가씨. 저 왜 이렇게 슬프죠? 분명 뮈르 님이 저에게 잘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전 단지 그
가 잘해주는 이유가 의무때문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왜 이렇게 슬플까요? 눈물이 저도 모르게
나요. 그리고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아픈걸요. 마치 제가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 것 같은 이 기분
을 뭘까요? 네?.. 흐윽."
베르단디의 눈에도 눈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살며시 발드르를 껴안으며 입을 열었
다.
"괜찮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그는 당신을 위해 떠난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웃으며 떠나갔잖아
요"
"하지만 왜? 왜 저같은 놈 때문에..."
"그건..."
베르단디는 차마 말을 잊지 못했다. 방금전 뮈르의 당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살포시 눈
을 감았다.
"그는 분명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거에요. 그러니까 슬퍼하지 말아요. 알았죠?"
"우..흑. 네..."
모두들 말을 잊지 못했다. 그저 측은한 눈빛으로 발드르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하늘은 일행
들의 기분과는 다르게 맑게 개이고 있었다. 그리고 들어난 파란 하늘엔 거대한 검은색 점 하나
가 앞으로 일어날 거대한 사건을 예고하고 있었다.
*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일행모두 그때의 피로는 거의다 회복한 상태였고 발드
르도 슬픔을 잘 추스리고 평소처럼 돌아왔다. 일행은 커다란 마을에 묶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들이 묶고있는 곳은 벨제뷔트의 번개 공격때문에 초토화됐던 곳이다. 파괴됐던 마을을 여신들
이 다시 복구시킨 것이다. 물론 그대신 많은 힘을 소비해서 저마다 에너지 보충을 하기 급급했지
만... 어쨋든 그 보답으로 마을 엘프들은 일행이 공짜로 마을 여관에 머물 수 있게 조취를 취해줬
다. 이미 적에게 발각됀 곳에 머문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스쿨드가 말했지만 궁그닐의 창은
이미 한번 걸렸던 곳이라 오히려 적에게 걸리지 않는다는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이론을 내세워
마을에 머무를 것을 빡빡 우겨서 결국 마을에 머물게 돼었다. 그후 이 세계의 지리에 밝은 카르
마는 벨제뷔트가 있는 곳을 찾아본다며 떠났고 아무런 탈없이 일주일이 지나갔다.
린드는 아침마다 매일같이 마을 뒤에 있는 산속에 들어와 홀로 수련을 했다. 새벽부터 나와 아침
을 먹을때쯤 수련을 마치곤 했는데, 오늘도 무난히 수련을 끝낸 린드가 하늘을 봤을때 그녀의 눈
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저건?"
하늘이 이상했다. 비단결 같은 맑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어놓은 것 처럼 검은색 점하나가 있었
다. 그렇다고 별도 아니였다. 별이 대낮에 보일리도 없는데다 검은색으로 빛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단 하나, 그녀는 세상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는 검은빛을 내는 별하나가 존재한 다는 것
을 알고 있었다.
"설마 어둠의 별?!"
그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맑은 하늘에 저런 검은색 점이 존재할리 없었다. 린드는 주저없
이 몸을 날렸다. 한시라도 빨리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한편, 마을의 여관에선 스쿨드와 페이오스가 젠가를 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할일이 없어진 두 사
람은 넘치는 시간을 이용해 젠가를 하며 내기를 자주했다. 마찬가지로 할일이 없어진 울드와 다
크엔젤은 일주일 전부터 서로 주량을 겨루고 있었는데 하루일과가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발드르는 아직까지 자고있었는데 그의 머리 맡에는 베르스퍼가 같
이 자고 있었다. 둘은 일행중 가장늦게 일어났다. 여관에 있는 주방을 빌린 베르단디는 언제나
그렇듯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케이가 거들어 주고 있었다.
스쿨드는 조심스레 나무토막을 빼내고 있었다. 그녀가 페이오스와 한 이번 내기는 딱밤 10대 맞
기. 만약 잘못해서 젠가가 무너질 경우 이마에 불이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녀
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페이오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
였다. 쿵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젠가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순간 스쿨드의 표정에 경악이
깃들었고 페이오스는 환희를 띄었다. 스쿨드는 눈에 주렁주렁 눈물을 매달고 원망스러운 듯 출
입문쪽을 바라봤다. 그곳엔 심각한 표정의 린드가 있었다.
"모두들 모여라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자 페이오스가 앞으로 나섯다.
"무슨 일인데?"
"자칫하면 이 세계가 멸망해 버릴 수도 있다. 모두 깨어있겠지?"
"으, 응. 아마 발드르를 뺀다면 모두...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일단 자세한 것은 모두가 모이면 설명해 주겠다. 그나저나 이 멍청이 경호원 아직까지 자고있다
니.. 페이오스 네가 베르단디와 다른 동료들을 이곳에 불러다오 난 발드르를 깨우겠다."
그녀의 말투가 너무나 심각하고 다급했기에 페이오스는 다른 사람을 불러오겠다고 했다. 그리
고 린드는 발드르가 자고있을 3층의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잠시후. 콰광 거리는 폭음소리와 함
께 뭔가 커다란 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얼마 안있어 린드가
손을 털며 일행이 모여있는 1층 프론트로 내려왔고 출입문으론 한쪽눈이 밤탱이가 되어있는 발
드르가 어디서 났을지 모를 계란으로 눈을 비비며 들어왔다.
이대로 쭉 클라이막스를 향해 갈까 아니면 카르마시온(카르마)의 과거에 대한 외전도 쓸까 생각해 봤는데 외전편은 시간이 없어서 쓸 수 있을지... (여러분들이 쓰라 그러시면 쓰겠습니다. 언제 올릴지는 모르지만 -_-;;) 이제 90일도 안남았군요. 오늘은 이만자고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야겠군요. 그럼 즐독하세요~
발드르는 저도 모르게 두눈을 감았다. 죽음이란 단어를 생각하며...
푸욱. 차가운 검날이 살속을 파고드는 기분나쁜 소리가 들려왔다. 발드르의 얼굴에 뜨거운 선혈
이 튀었다. 그러나 그 자신에게선 그 어떤 느낌도 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그는 살며
시 눈을 떠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떠졌다.
"뮈, 뮈르 님..."
그의 눈에 놀라움과 당황함이 가득차 있었다. 벨제뷔트의 검을 막아 선 것은 뮈르였고 지금 새빨
간 검날이 뮈르의 한쪽 가슴을 뚫고 나와있었다. 꽤나 놀란 듯, 발드르는 말을 더듬거렸다.
"어, 어째서?"
뮈르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한없는 자비심과 애정이 서려있었
다. 약간의 측은함도 함께... 지금 발드르를 바라보는 뮈르의 눈빛은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아버
지의 눈빛과 닮아있었다. 살며시 미소지은 그는 발드르를 보며 애정어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사했군요. 다행입니다."
통증이 심할텐데도 그는 그것에 신경쓰지 않은체 오로지 발드르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슉. 가슴을 뚫고나온 검이 빠져나가자 그는 입에서 한움큼의 피를 쏟으며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
했다. 발드르는 빠르게 날아 떨어지는 그의 몸을 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를 바닥에 뉘였다.
어느새 달려온 베르단디가 발드르와 같이 뮈르에게 치유술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공중에서 섬
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큭. 반역자를 처단했군. 소용없다 내 검에 내장된 바이러스 때문에 너희들의 치유술 따위는
전혀 먹혀들지 않지."
그의 말대로 뮈르의 상처는 치유돼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더 심해지고 있었다. 공중에선 재밌다
는 듯 벨제뷔트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으로 사람을 찔러놓고 오히려 즐거운 듯 웃
고있는 그의 모습. 그 모습을 본 일행중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벨제뷔트으으!!!!!"
갑작스런 외침과 동시에 한명의 그림자가 벨제뷔트에게 날아갔다. 벨제뷔트는 상대를 유심히 살
펴봤다.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생김새. 검은 눈동자와 검은 머리칼. 처음보는 상대였지만 이상하
게도 그가 내뿜는 기운은 아주 많이 익숙했다.
"(이녀석.. 어디에서 봤지? 가만. 이 기운은?!)"
"이 자식. 그 더러운 성격은 여전하구나 벨제뷔트"
들려오는 케이의 음성에 벨제뷔트는 실소를 지었다.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지만 지금 그의 말
투와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그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자였다. 한때나마 자신과 같이 천신을
경호하던 친구. 자신과 같은 힘을 쓸 수 있던 사람. 천계로 쳐들어 온 자신과 단신으로 맞서 결
국 패배를 안겨줬던 용서하지 못할 자.
"크크크. 궁그닐의 창. 아니, 정확히 마그니 네놈인가?"
"......"
"정말 오랜만이군. 몇백년 아니, 몇천년 만인가? 그때 네놈한테 패한 뒤 바로 봉인을 당한 터라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거든"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이 것 하나만은 확실하지. 그때 처럼 네놈을 박살내고 다시는 부활하
지 못하도록 지옥 깊숙히 쳐 박아 주겠다."
"크큭. 내가 누군지 잊었나? 나는 마신이다. 지옥에 간다면 오히려 기뻐할 걸? 게다가 꼴을 보아
하니 네놈은 완벽한 힘을 쓸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군. 하긴 인간의 몸을 빌렸으니.. 크크"
피유우. 대답대신 창 끝에 거대한 힘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벨제뷔트는 싸울 의지가 없는
듯, 두 손을 내저으며 입을 열었다.
"오,오 이런. 흥분하지 말라고. 난 오늘 싸우러 온 것이 아니거든"
"망할 자식. 거짓말 말아라"
"나는 오늘 배신자를 처단하러 온 것 뿐이지. 믿던 안믿던 상관없다."
"그 이유때문에 마을에 사는 엘프들을 전부 잡아들였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지. 죽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알라고"
"이 자식이!!"
파아앗. 희디 흰 한줄기 빛이 벨제뷔트를 향해 날아갔지만 그것을 가볍게 피해낸 그는 사악한 미
소를 한번 짓더니 공간이동을 시행했다.
"잘 있어라. 때가 돼면 그 인간의 육체와 네 영혼까지 소멸시켜 주마"
"거기 서!!!"
케이가 그 자리로 날아갔지만 이미 벨제뷔트의 몸은 허공속으로 사라지고 난 뒤였다. 이를 한번
뿌드득 간 그는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곳에선 여전히 베르단디를 비롯한 나머지 신들
이 뮈르에게 치유술을 행하고 있었지만 그의 상태는 호전돼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뮈르는 오히
려 얼굴에 미미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한 것 처럼... 그는 발드
르를 바라봤다.
"발드르, 미안하군요..."
"어, 어째서 제게.."
의아해 하는 발드르. 뮈르는 대답대신 작은 미소만을 줄 뿐이였다. 하지만 발드르를 제외한 나머
지 일행은 그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다. 발드르가 자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때문에 그는 희
생을 감수한 것이 분명했다. 그동안 돌봐주지 못한 것에 작은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그때, 일행
의 뇌릿속에 뮈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죽어도 발드르에게 제가 아버지란 사실을 밝혀주
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아버지란 사실을 알면 분명 발드르는 슬퍼할테니까요.. 그리고 이 아
이를 잘 보살펴 주세요. 여러분을 믿고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뭔가 말을 꺼내려던 베르단디. 그러나 강렬한 의지가 담겨있는 뮈르의 눈과 마주치자 그녀는
말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제야 안심이 됀 듯, 뮈르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발드르를 바라봤다.
"당신에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것이 없군요.. 정말 미안합니다 발드르... 부디 행복하길....."
"뮈르 님!!"
뮈르는 더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세상을 바꾸고 당당히 아들앞에 선다는 신념하에 마계에서 반
란을 일으켜 마신 벨제뷔트를 부활시켰던 장본인. 마신의 충실했던 심복인 뮈르. 그러나 마족으
로 돌아섰던 발드르를 보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아들이 어떨때 행복을 느끼는지 깨닫
고, 그의 행복을 위해 마신을 배신한 사내. 결국 자신이 부활시킨 마신의 손에 의해 눈을 감지만
그는 지금 분명 행복할 것이다. 아들인 발드르를 지킬 수 있었기 때문에...
뮈르의 죽음을 지켜본 발드르의 눈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베르단디를 바라보며 자신을 위해 서슴없이 목숨을 내놓은 뮈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
었다.
"아, 아가씨. 저 왜 이렇게 슬프죠? 분명 뮈르 님이 저에게 잘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전 단지 그
가 잘해주는 이유가 의무때문인줄 알았어요. 하지만.. 왜 이렇게 슬플까요? 눈물이 저도 모르게
나요. 그리고 마음 한구석이 너무나 아픈걸요. 마치 제가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 것 같은 이 기분
을 뭘까요? 네?.. 흐윽."
베르단디의 눈에도 눈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살며시 발드르를 껴안으며 입을 열었
다.
"괜찮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그는 당신을 위해 떠난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웃으며 떠나갔잖아
요"
"하지만 왜? 왜 저같은 놈 때문에..."
"그건..."
베르단디는 차마 말을 잊지 못했다. 방금전 뮈르의 당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살포시 눈
을 감았다.
"그는 분명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거에요. 그러니까 슬퍼하지 말아요. 알았죠?"
"우..흑. 네..."
모두들 말을 잊지 못했다. 그저 측은한 눈빛으로 발드르를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하늘은 일행
들의 기분과는 다르게 맑게 개이고 있었다. 그리고 들어난 파란 하늘엔 거대한 검은색 점 하나
가 앞으로 일어날 거대한 사건을 예고하고 있었다.
*
사건이 일어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일행모두 그때의 피로는 거의다 회복한 상태였고 발드
르도 슬픔을 잘 추스리고 평소처럼 돌아왔다. 일행은 커다란 마을에 묶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들이 묶고있는 곳은 벨제뷔트의 번개 공격때문에 초토화됐던 곳이다. 파괴됐던 마을을 여신들
이 다시 복구시킨 것이다. 물론 그대신 많은 힘을 소비해서 저마다 에너지 보충을 하기 급급했지
만... 어쨋든 그 보답으로 마을 엘프들은 일행이 공짜로 마을 여관에 머물 수 있게 조취를 취해줬
다. 이미 적에게 발각됀 곳에 머문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스쿨드가 말했지만 궁그닐의 창은
이미 한번 걸렸던 곳이라 오히려 적에게 걸리지 않는다는 '등잔밑이 어둡다'라는 이론을 내세워
마을에 머무를 것을 빡빡 우겨서 결국 마을에 머물게 돼었다. 그후 이 세계의 지리에 밝은 카르
마는 벨제뷔트가 있는 곳을 찾아본다며 떠났고 아무런 탈없이 일주일이 지나갔다.
린드는 아침마다 매일같이 마을 뒤에 있는 산속에 들어와 홀로 수련을 했다. 새벽부터 나와 아침
을 먹을때쯤 수련을 마치곤 했는데, 오늘도 무난히 수련을 끝낸 린드가 하늘을 봤을때 그녀의 눈
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저건?"
하늘이 이상했다. 비단결 같은 맑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어놓은 것 처럼 검은색 점하나가 있었
다. 그렇다고 별도 아니였다. 별이 대낮에 보일리도 없는데다 검은색으로 빛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단 하나, 그녀는 세상 모든 것을 파괴시킨다는 검은빛을 내는 별하나가 존재한 다는 것
을 알고 있었다.
"설마 어둠의 별?!"
그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맑은 하늘에 저런 검은색 점이 존재할리 없었다. 린드는 주저없
이 몸을 날렸다. 한시라도 빨리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한편, 마을의 여관에선 스쿨드와 페이오스가 젠가를 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할일이 없어진 두 사
람은 넘치는 시간을 이용해 젠가를 하며 내기를 자주했다. 마찬가지로 할일이 없어진 울드와 다
크엔젤은 일주일 전부터 서로 주량을 겨루고 있었는데 하루일과가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발드르는 아직까지 자고있었는데 그의 머리 맡에는 베르스퍼가 같
이 자고 있었다. 둘은 일행중 가장늦게 일어났다. 여관에 있는 주방을 빌린 베르단디는 언제나
그렇듯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케이가 거들어 주고 있었다.
스쿨드는 조심스레 나무토막을 빼내고 있었다. 그녀가 페이오스와 한 이번 내기는 딱밤 10대 맞
기. 만약 잘못해서 젠가가 무너질 경우 이마에 불이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녀
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페이오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
였다. 쿵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젠가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순간 스쿨드의 표정에 경악이
깃들었고 페이오스는 환희를 띄었다. 스쿨드는 눈에 주렁주렁 눈물을 매달고 원망스러운 듯 출
입문쪽을 바라봤다. 그곳엔 심각한 표정의 린드가 있었다.
"모두들 모여라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자 페이오스가 앞으로 나섯다.
"무슨 일인데?"
"자칫하면 이 세계가 멸망해 버릴 수도 있다. 모두 깨어있겠지?"
"으, 응. 아마 발드르를 뺀다면 모두...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일단 자세한 것은 모두가 모이면 설명해 주겠다. 그나저나 이 멍청이 경호원 아직까지 자고있다
니.. 페이오스 네가 베르단디와 다른 동료들을 이곳에 불러다오 난 발드르를 깨우겠다."
그녀의 말투가 너무나 심각하고 다급했기에 페이오스는 다른 사람을 불러오겠다고 했다. 그리
고 린드는 발드르가 자고있을 3층의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잠시후. 콰광 거리는 폭음소리와 함
께 뭔가 커다란 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얼마 안있어 린드가
손을 털며 일행이 모여있는 1층 프론트로 내려왔고 출입문으론 한쪽눈이 밤탱이가 되어있는 발
드르가 어디서 났을지 모를 계란으로 눈을 비비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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