赤月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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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쓸만한 물건은 없는데?"
자루의 입을 꽉 조이며 소년은 투덜거린다. 소년은 침대쪽으로 돌아서며 씨익 웃어보였다.
"그럼 잘 있으시라구요."
그리고 소년이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자 방안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리고 한 여성이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열린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크게 소리를 지른다.
"도.. 도둑이야아!"
***
소년은 자루를 거꾸로 들고서는 내용물을 탈탈 털어내고서는 기대하는 눈치로 상대를 바라본다. 덮수룩한 턱수염에 가느다란 새우눈을 조금 벌려뜨고서 물건을 바라보던 상대는 곧 몇가지 물건을 골라내면서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2만엔.."
"으헉!? 그.. 그렇게 쪼그음? 조금만 더줘!"
"그 이상은 안돼."
"아악! 되게 째째하네!"
소년은 투덜거리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손을 내밀어 2만엔을 받아들었다. 아무래도 상대방의 성격을 아는 듯이 화를 내면서도 슬며시 일어나 자리를 떴다. 소년은 주머니에 2만엔을 넣으면서 화가나는 듯이 전봇대를 세게 걷어찬 후에 투덜거린다.
"칫! 요즘들어서 벌이가 시원찮군. 큭.. 요즘들어서 자주 능력을 사용했더니 뒷통수가 띵하네.."
소년은 어깨와 목줄기를 주무르면서 한손으로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별다른 무리도 없이 한손으로 캔뚜겅을 열어재꼈다. 간단하게 열려진 뚜껑 사이로는 탄산음료 특유의 거품소리와 포도향이 퍼져나왔다. 소년은 입에 털어넣듯이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신 후 캑캑거린다.
"웁! 뭐이리 독해. 다음부터 이 상표 마시나봐라!"
그러면서도 끝까지 마신 소년은 쓰레기통에 내리꽂듯이 캔을 집어넣는다. 그러자 곧 소년의 주위로 검은 그림자가 몰려든다. 그리고 멍한 눈빛의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왔다. 소년은 쓰레기 통 건너편에 있는 사람을 보고서는 씨익 웃은 뒤에 곧 눈을 부릅떴다. 소년의 눈빛이 바뀌는 순간 사람들의 움직임이 멈춰섰다. 그리고는 곧 풀렸다가 다시 멈춰섰다. 마치 일시정지와 재생을 번갈아가면서 누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소년은 가볍게 발을 놀려 쓰레기통을 걷어 차고서는 손으로 땅을 짚고서 옆으로 다가온 사람의 턱을 걷어찬다. 뒤로 튕겨져 나갔다 멈췄다를 반복하던 사람을 밟고서 높이 뛰어오른 소년은 멀리에서 자신을 보며 웃고있는 한 여자를 보고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는 담장에 내려서서는 곧장 반대방향으로 뛰어나간다. 그러나 그 여자는 곧 소년의 옆에서 나타나서는 멈췄다 따라왔다를 반복하며 소년을 노려본다.
"칫!"
소년은 멈춰있던 여자에게 자루를 살짝 휘두른다. 그러나 곧 다시 움직이던 여자는 자루를 슬쩍 피하고서는 소년의 다리를 노린다. 하지만 소년은 가볍게 뛰어올라서 지붕을 밟고 멀리 뛰어간다.
"놓쳤네. 카이스케."
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공중을 휙휙 뛰어가며 사라지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
"피.. 피를 줘.."
"알퀘이드.. 여기에 너에게 피를 줄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아."
"으큭.. 너무해.. 하악! 피!"
알퀘이드는 부들부들 떨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시엘과 알퀘이드, 그리고 멀리 침대에 누워있는 한 여성진조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알퀘이드는 더욱 심하게 몸을 떨면서 알카드를 바라본다. 맑은 붉은 빛의 눈이 점차 황금빛으로 변해가고 그에 따라서 붉은 기운의 그녀의 주위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피를 먹을꺼야! 피! 피!"
"알퀘이드!"
"나.. 더 이상 참을 수 없나봐. 너무 목말라. 그리고 배고파. 피를 먹고싶어."
"참아야해. 너의 힘으로 너를 막지 못한다면 넌 마왕이 되는거야."
"어쩌라는 거야. 나.. 먹고 싶은데. 이렇게 강렬한 느낌은.. 처음이야.."
알퀘이드의 눈동자는 완전히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다. 탁한 황금빛은 무척이나 두렵고도 흉폭한 기운을 말해주듯이 주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시엘이 알퀘이드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손에 한 물건을 들려주었다. 알퀘이드는 그 물건을 바라보고서는 그대로 멈춰섰다. 시키의 단검.. 일곱의 밤이라는 이름을 지닌 단검이 들려있었다.
"그 검.. 네가 사라진 뒤로 시키가 나에게 맡겨두었던 검이야. 널 찾았을 때에.. 네가 흡혈욕구로 힘들어 한다면 주라고.. 그리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왕으로 변해 갈때에는.. 반드시 죽여달라고.."
"흥! 나에게 별달리 대항할 줄도 모르면서 뭘.."
"아니.. 지금의 나라면 널 충분히 죽일 수 있어. 네가 사라지고 난뒤에.. 나 별로 놀고만 있지는 않았어. 더욱이 이성을 잃고 힘만센 동물쯤인 너는 그대로 끝이지."
시엘의 차가운 말에 알퀘이드는 다시 단검을 바라본다. 그녀가 잘 아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멍한 얼굴로 자신을 반겨주었던 얼굴이.. 곧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서 머리를 세차게 흔들던 알퀘이드는 곧 본래의 선명한 붉은 눈동자로 돌아왔다.
"이거.. 조금만 더 네가 보관해줘."
그리고는 천천히 홀의 중앙으로 가서는 알카드를 바라보았다.
"나.. 조금만 잘께. 안 그러면 나 누군가의 존재를 마셔버릴테니까.."
알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알퀘이드에게 다가갔다.
***
"뭐.. 뭐지!?"
시키는 순간적으로 눈을 뜨고서 일어났다. 선명하게 보이는 선 사이로 비취는 풍경은 흑백이었다. 시키는 지끈거리는 두통에 왼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안경을 썼다. 곧 선은 보이지 않게되고, 시키는 천천히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본다. 흑백의 풍경.. 곧 시키는 창밖을 보며 일순간 멈춰버린다. 그것은 허공중에 멈춰있는 나뭇잎이나, 아니면 담장위의 고양이가 멈춰있는 것 때문도 아니다.
"성.. 거대한.."
달빛을 받으며 멈춰서있는 공중의 성을 보고서 중얼거렸다. 시키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창문을 열어 성을 바라본다. 거대한 성채는 공중에서 우뚝 멈춰서서는 은은한 어둠을 뿌리고 있었다.
"저 성..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천년.. 성..?"
곧 그의 생각은 알퀘이드까지 도달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는 책상위의 단검을 집어들었다. 일곱의 밤이라는 단검은 아니지만, 그가 자주 사용하던 단검이다. 시키는 안경을 벗어든다. 고통은 잊었다. 그리고 그녀가 떠올랐다. 하얀 공주.. 시키는 곧 눈을 가늘게 뜬다. 머리로 피가 몰린다. 눈이 다시 뜨거워진다. 선이 진해져간다. 생물이 아닌것들의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은 더욱 뜨거워져간다. 곧 허공중에도 점들이 생겨난다. 조금더 지나자 자시느이 앞에 검은 점이 하나 나타난다. 공간의 죽음.. 하지만 시키가 원하는 것의 죽음은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눈이 마치 타버릴 듯한 느낌이 든지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원하던 점이 나타났다. 세계의 정보중 하나.. 가장 원초적이었던 정보의 점하나가 비취기 시작했다.
"중력.. 드디어.. 죽인다.."
만유인력이라 불리우는 간단한 역학의 법칙을 죽였다. 그러자 시키의 몸은 자유스럽게 공중으로 떠오른다. 시키는 손과 발을 저어가며 천년성을 향하여 떠올라갔다. 그리고 입구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곧 죽었던 법칙이 살아나며 시키는 다지 자연스럽게 입구앞에 내려섰다. 그러자 그의 앞으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소녀의 얼굴이.. 동그랗고 커다란 안경에 귀여워 보이는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다. 소녀의 입이 열렸다.
"왜 오셨죠? 토오노군."
"선배.. 어째서.. 어째서 날 깨우지 않았던 거야?"
"토오노군을 위해서입니다. 토오노군은 조금더 냉정해지지 않으면 안돼요."
"난 이미 충분히 냉정해져있어요."
"아뇨. 만약 그렇다면 토오노군은 여기에 오셔서는 안돼요."
시엘은 단호하게 말한다. 하지만 시키는 점점 시엘에게서 뒷걸음질을 치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선배 왜 저를 막으시는거죠?"
"그것 역시도 토오노군을 위해서입니다. 확실히 알카드씨의 마법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군요."
"..마법까지 걸어가면서.. 절 왜 막는거죠?"
시엘은 차갑게 시키를 바라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시키도 멍하니 시엘을 바라볼 뿐이었다. 흑백의 달빛이 잠깐 푸르게 변한 것처럼..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
-More to Life-
자루의 입을 꽉 조이며 소년은 투덜거린다. 소년은 침대쪽으로 돌아서며 씨익 웃어보였다.
"그럼 잘 있으시라구요."
그리고 소년이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자 방안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리고 한 여성이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열린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곧 크게 소리를 지른다.
"도.. 도둑이야아!"
***
소년은 자루를 거꾸로 들고서는 내용물을 탈탈 털어내고서는 기대하는 눈치로 상대를 바라본다. 덮수룩한 턱수염에 가느다란 새우눈을 조금 벌려뜨고서 물건을 바라보던 상대는 곧 몇가지 물건을 골라내면서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2만엔.."
"으헉!? 그.. 그렇게 쪼그음? 조금만 더줘!"
"그 이상은 안돼."
"아악! 되게 째째하네!"
소년은 투덜거리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손을 내밀어 2만엔을 받아들었다. 아무래도 상대방의 성격을 아는 듯이 화를 내면서도 슬며시 일어나 자리를 떴다. 소년은 주머니에 2만엔을 넣으면서 화가나는 듯이 전봇대를 세게 걷어찬 후에 투덜거린다.
"칫! 요즘들어서 벌이가 시원찮군. 큭.. 요즘들어서 자주 능력을 사용했더니 뒷통수가 띵하네.."
소년은 어깨와 목줄기를 주무르면서 한손으로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별다른 무리도 없이 한손으로 캔뚜겅을 열어재꼈다. 간단하게 열려진 뚜껑 사이로는 탄산음료 특유의 거품소리와 포도향이 퍼져나왔다. 소년은 입에 털어넣듯이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신 후 캑캑거린다.
"웁! 뭐이리 독해. 다음부터 이 상표 마시나봐라!"
그러면서도 끝까지 마신 소년은 쓰레기통에 내리꽂듯이 캔을 집어넣는다. 그러자 곧 소년의 주위로 검은 그림자가 몰려든다. 그리고 멍한 눈빛의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왔다. 소년은 쓰레기 통 건너편에 있는 사람을 보고서는 씨익 웃은 뒤에 곧 눈을 부릅떴다. 소년의 눈빛이 바뀌는 순간 사람들의 움직임이 멈춰섰다. 그리고는 곧 풀렸다가 다시 멈춰섰다. 마치 일시정지와 재생을 번갈아가면서 누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소년은 가볍게 발을 놀려 쓰레기통을 걷어 차고서는 손으로 땅을 짚고서 옆으로 다가온 사람의 턱을 걷어찬다. 뒤로 튕겨져 나갔다 멈췄다를 반복하던 사람을 밟고서 높이 뛰어오른 소년은 멀리에서 자신을 보며 웃고있는 한 여자를 보고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리고는 담장에 내려서서는 곧장 반대방향으로 뛰어나간다. 그러나 그 여자는 곧 소년의 옆에서 나타나서는 멈췄다 따라왔다를 반복하며 소년을 노려본다.
"칫!"
소년은 멈춰있던 여자에게 자루를 살짝 휘두른다. 그러나 곧 다시 움직이던 여자는 자루를 슬쩍 피하고서는 소년의 다리를 노린다. 하지만 소년은 가볍게 뛰어올라서 지붕을 밟고 멀리 뛰어간다.
"놓쳤네. 카이스케."
여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공중을 휙휙 뛰어가며 사라지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
"피.. 피를 줘.."
"알퀘이드.. 여기에 너에게 피를 줄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아."
"으큭.. 너무해.. 하악! 피!"
알퀘이드는 부들부들 떨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시엘과 알퀘이드, 그리고 멀리 침대에 누워있는 한 여성진조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알퀘이드는 더욱 심하게 몸을 떨면서 알카드를 바라본다. 맑은 붉은 빛의 눈이 점차 황금빛으로 변해가고 그에 따라서 붉은 기운의 그녀의 주위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피를 먹을꺼야! 피! 피!"
"알퀘이드!"
"나.. 더 이상 참을 수 없나봐. 너무 목말라. 그리고 배고파. 피를 먹고싶어."
"참아야해. 너의 힘으로 너를 막지 못한다면 넌 마왕이 되는거야."
"어쩌라는 거야. 나.. 먹고 싶은데. 이렇게 강렬한 느낌은.. 처음이야.."
알퀘이드의 눈동자는 완전히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다. 탁한 황금빛은 무척이나 두렵고도 흉폭한 기운을 말해주듯이 주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시엘이 알퀘이드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손에 한 물건을 들려주었다. 알퀘이드는 그 물건을 바라보고서는 그대로 멈춰섰다. 시키의 단검.. 일곱의 밤이라는 이름을 지닌 단검이 들려있었다.
"그 검.. 네가 사라진 뒤로 시키가 나에게 맡겨두었던 검이야. 널 찾았을 때에.. 네가 흡혈욕구로 힘들어 한다면 주라고.. 그리고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왕으로 변해 갈때에는.. 반드시 죽여달라고.."
"흥! 나에게 별달리 대항할 줄도 모르면서 뭘.."
"아니.. 지금의 나라면 널 충분히 죽일 수 있어. 네가 사라지고 난뒤에.. 나 별로 놀고만 있지는 않았어. 더욱이 이성을 잃고 힘만센 동물쯤인 너는 그대로 끝이지."
시엘의 차가운 말에 알퀘이드는 다시 단검을 바라본다. 그녀가 잘 아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멍한 얼굴로 자신을 반겨주었던 얼굴이.. 곧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서 머리를 세차게 흔들던 알퀘이드는 곧 본래의 선명한 붉은 눈동자로 돌아왔다.
"이거.. 조금만 더 네가 보관해줘."
그리고는 천천히 홀의 중앙으로 가서는 알카드를 바라보았다.
"나.. 조금만 잘께. 안 그러면 나 누군가의 존재를 마셔버릴테니까.."
알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알퀘이드에게 다가갔다.
***
"뭐.. 뭐지!?"
시키는 순간적으로 눈을 뜨고서 일어났다. 선명하게 보이는 선 사이로 비취는 풍경은 흑백이었다. 시키는 지끈거리는 두통에 왼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안경을 썼다. 곧 선은 보이지 않게되고, 시키는 천천히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본다. 흑백의 풍경.. 곧 시키는 창밖을 보며 일순간 멈춰버린다. 그것은 허공중에 멈춰있는 나뭇잎이나, 아니면 담장위의 고양이가 멈춰있는 것 때문도 아니다.
"성.. 거대한.."
달빛을 받으며 멈춰서있는 공중의 성을 보고서 중얼거렸다. 시키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창문을 열어 성을 바라본다. 거대한 성채는 공중에서 우뚝 멈춰서서는 은은한 어둠을 뿌리고 있었다.
"저 성..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천년.. 성..?"
곧 그의 생각은 알퀘이드까지 도달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는 책상위의 단검을 집어들었다. 일곱의 밤이라는 단검은 아니지만, 그가 자주 사용하던 단검이다. 시키는 안경을 벗어든다. 고통은 잊었다. 그리고 그녀가 떠올랐다. 하얀 공주.. 시키는 곧 눈을 가늘게 뜬다. 머리로 피가 몰린다. 눈이 다시 뜨거워진다. 선이 진해져간다. 생물이 아닌것들의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은 더욱 뜨거워져간다. 곧 허공중에도 점들이 생겨난다. 조금더 지나자 자시느이 앞에 검은 점이 하나 나타난다. 공간의 죽음.. 하지만 시키가 원하는 것의 죽음은 아직까지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눈이 마치 타버릴 듯한 느낌이 든지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원하던 점이 나타났다. 세계의 정보중 하나.. 가장 원초적이었던 정보의 점하나가 비취기 시작했다.
"중력.. 드디어.. 죽인다.."
만유인력이라 불리우는 간단한 역학의 법칙을 죽였다. 그러자 시키의 몸은 자유스럽게 공중으로 떠오른다. 시키는 손과 발을 저어가며 천년성을 향하여 떠올라갔다. 그리고 입구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곧 죽었던 법칙이 살아나며 시키는 다지 자연스럽게 입구앞에 내려섰다. 그러자 그의 앞으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소녀의 얼굴이.. 동그랗고 커다란 안경에 귀여워 보이는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다. 소녀의 입이 열렸다.
"왜 오셨죠? 토오노군."
"선배.. 어째서.. 어째서 날 깨우지 않았던 거야?"
"토오노군을 위해서입니다. 토오노군은 조금더 냉정해지지 않으면 안돼요."
"난 이미 충분히 냉정해져있어요."
"아뇨. 만약 그렇다면 토오노군은 여기에 오셔서는 안돼요."
시엘은 단호하게 말한다. 하지만 시키는 점점 시엘에게서 뒷걸음질을 치면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선배 왜 저를 막으시는거죠?"
"그것 역시도 토오노군을 위해서입니다. 확실히 알카드씨의 마법이 걸리지 않았던 것이군요."
"..마법까지 걸어가면서.. 절 왜 막는거죠?"
시엘은 차갑게 시키를 바라보면서 입을 다물었다. 시키도 멍하니 시엘을 바라볼 뿐이었다. 흑백의 달빛이 잠깐 푸르게 변한 것처럼..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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