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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배기]琉理の月 ㅡ Paralle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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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하늘엔, 청색의 달이 떠 있었다.

그 시리도록 푸른 달빛은 저택의 창문을 지나, 만들어진 하나의 생명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소녀는 암녹색의 눈동자를 들어,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칠흑의 돌벽, 그리고 바닥에 그려져 있는 기괴한 마법 도형ㅡ소녀처럼 '살아 있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한동안 찾아보았으나, 결국엔 포기하기로 했다. 오래된 돌벽의 틈새에는 이끼조차 자라지 않았고, 으레 그런 곳을 지나다니게 마련인 조그마한 벌레들도 돌벽 밖에서만 머뭇거릴 뿐,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그런, '문'과 '생명'이 없는 공간 안에서, 생명을 알지 못하는 소녀는 묵묵히, 냉기가 흐르는 벽에 그 몸을 기대었다.

어떠한 감정도 알지 못했고, 그랬기에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건만, 따뜻함을 갈구하는ㅡ외로움이라 불렸을 만한 것을, 그 때 처음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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琉理の月 ㅡ Parallel World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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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 보고 나서야, 가까스로 눈을 뜰 수 있었다. 되풀이되는 탄생의 기억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려워질 뿐.

침대 옆ㅡ작은 탁자에 놓여 있던 컵을 찾아, 뜨거운 차를 억지로 들이켰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열기과 얼얼한 아픔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현실의 세계임을 재확인시키고 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마스터.」

어느 새 들어온 시종ㅡ차차마루가 언제나처럼 아침 인사를 건네며 창문을 열었다. 늦잠을 잤던 것일까. 평소대로라면 해가 보이지 않는, 동쪽에 난 창문을 통해서 들어온 햇빛이 벌써 침대 모서리에 이르러 있었다.

「꿈과는 달리...좋은 날씨네. 귀찮은 꼬마녀석도 없고...간만에 찾아온 평범한 일상일까.」

요즘에 마법을 가르치고 있는 덜 된 마법사 꼬마 네기는 피서를 간다던가 하면서 어제 이 마호라 학원지구를 떠났다. 이 도시를 떠날 수 없는 내 입장에선 조금 놀림받은 기분이었지만, 덕분에 오늘 하루는 녀석의 상대를 해 줄 필요가 없다. 등교도 새벽녘의 마법 수업도 없는, 백지 상태의 일정. 누구에게도 참견 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까의 꿈이 너무 현실감 넘쳤음인지, 차가운 돌벽과 바닥을 가득 메운 마법진은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하늘에 고요히 떠 있던 푸른 색 달과 함께......

「......마스터?」

푸른 달의 환영에 잠시 동안 넋을 잃고 있었던 것일까. 차차마루가 부르는 소리에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렸다.

방의 배경이 흐느적거린다. 눈 앞에서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고 있는 차차마루의 얼굴과 함께, 아직도 그 날의 풍경이 아른거린다.

「정신...차려야 하는데.」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머리를 강하게 흔들었다. 지금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것들은 기억ㅡ잊혀져야 할 과거의 조각일 뿐. 현실을 보고 오늘을 계획해야 하는 지금, 그런 불필요한 존재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마스터...어디가 편찮으신지?」

그렇지만...왜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일까. 더 이상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환영은 없지만, 어째서 그 기억이 꿈에 나왔는지, 왜 계속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꿈자리가 좀 사나웠을 뿐, 몸이 불편하진 않아. 오늘은 집에서 쉬기보다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편이 더 나을 것 같고...그러니 외출 준비를.」

「알겠습니다, 마스터.」

차차마루가 방을 나서자마자,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발을 디뎠다. 다 식어버린 차를 마저 마시고서, '서 있다'는 감각에 몸을 의지한 채로, 나는 오늘 무슨 일이 생길까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로, 짧고도 긴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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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하늘엔, 청색의 달이 떠 있었다.

달조차 범접치 못하는 어두컴컴한 지하실......그 가장 깊은 곳에서, 암녹색의 눈동자는 요광(妖光)을 발하고 있었다.

소년은 으르렁거리듯, 신경질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달은커녕 소년의 안광을 제외하면 빛의 조각 하나도 찾기 어려운 지하실이었지만, 하늘에 묵묵히 떠 있는 푸른 달, 그리고 지하실의 바깥에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소년에게는 확연히 느껴졌다.

'생명'은 있었다. 바깥으로 통하는 '문'도 있었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소년은 한 번도 문고리를 잡지 않았다. 생명을 포기한 소년은 천천히, 냉기가 흐르는 벽에 그 몸을 기대었다.

정말로 하고 싶었지만,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만두어야 했던, 뼈에 사무치도록 슬픈ㅡ안타까움이라 불리는 것을 그 때 처음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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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거야, 마스터?」

일어나자마자, 옆에 있던 페이퍼 나이프로 왼쪽 손목을 그어버린 나를 보며, 질린 듯한 목소리로 시종ㅡ티아가 안위를 묻는다.

'괜찮을 것 같냐'고 쏘아붙이며, 나는 내가 만든, 리드미컬하게 혈액을 분출하고 있는 상처를, 멍하니 바라본다.

손목으로부터 솟구치는 붉은 피의 뜨거움과 날카로운 고통이, 내 정신을 '이 곳'ㅡ현실의 세계에 붙들어두고 있었다.

「요즘 들어서 마스터의 악몽을 꾸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머리, 아프지 않아?」

걱정스러운 듯, 내 상처를 동여매며 티아는 물끄러미 내 얼굴을 쳐다본다. 긴 녹색의 머리카락과 옷이 피에 젖는데도, 그녀는 내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응. 이걸로 오늘은 넘어간 것 같아.」

티아가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은, 어지간히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거짓말을 해 버렸다. 사실, 환영에 대항한 대가로서 머리는 빠개질 듯 아프다.

나뿐만 아니라 맥도웰 가의 모든 진조들이 강제로 이것을 보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맥도웰 가 저택의 환영ㅡ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절망의 기억을......

피를 닦아낸다. 침구와 옷에 이리저리 스며들어 있긴 하지만 내가 흘린 피는 본질적으로 마(魔). 티아와 내가 시전하는 고위의 정화 마술은 마기가 흐르는 존재를 하나도 남겨두지 않았다.

핏자국이 모두 지워진 것을 확인한 뒤, 상처를 묶었던 천을 떼어내었다. 탁월한 진조의 회복력 덕에, 상처는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수수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서, 몇 년 동안 열린 적이 없었던 대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오랜만의 외출이야. 가자, 티아.」

「O.K. 마스터.」

대문 바깥으로 펼쳐진 평원을, 전속력으로 달린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얼마나 긴 하루가 될지는 몰랐지만, 바깥 공기를 맛보는 일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상쾌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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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아마, 완결 낼 때까지 안 올릴 겁니다. 완결 쓰고 살살 연참해야죠.

피카녀석한테 문체의 차이를 실감시키려고[퍽], 그리고 GlassMoon읽어주신 분들께 그게 이렇게 퇴고되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프롤로그의 앞부분만 살짝 올려봅니다.

제가 쓸 수 있는 최대한의 문체로 쓰기 때문에,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의 압박은 더더욱 이어지네요...

그러면, 이거 완결 낼 때까지 소설란에서는 잠수 들어갑니다. 잠수 통보 소설이 되겠는데요. 이거-_-;

그럼 나중에 비틀어진 시간, 혼란스런 공간의 어딘가에서 찾아뵙도록 하죠(笑)

-태상.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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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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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가 안보인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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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로 실감나지 않는군..
뇌옥 정도라면.. 이정도 는 무리없이 하고있다고 생각이 든다만...

덤으로.. 니녀석과 난.. 쓰는 방식이 다르다.
특히 문체에선.. 완전히 달라.

뭐, 그렇다고 충고조차 못해주는 상태는 아니다만..

그렇게 윽박지르면.. 곤란하다고. 멍청아!

간단히 몇가지 말하자면

나는 '신마족' 그 첫글을 제외하고, 1인칭을 쓴 기억이 없다..
다들 1인칭 처럼 느끼긴 하겠지만, 전지적 작가 시점이란 것을 증명할 것들은..
여기저기에 남아있어. 찾아보면 보일 것이니, 찾는 건 니맘이다.

그럼 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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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청월이다!!
청워어어얼!!
이게 퇴고되어 이렇게 써지다니!
멋져!!
앞으로 기대합니다..[므흐흐]
그나저나.. 내 청월.. 오버콘티의 단계라서.. 스토리 전개가 빡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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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라넷님의 댓글

잉그라넷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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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넨님의 댓글

노르넨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크허억. 아무리 진조라지만

뜨거운 차를 원샷하다니..... 멋진데?[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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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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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조니까 데어도 회복될...[퍼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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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신킨진님의 댓글

최강주신킨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ㅡㅡ; 항상 보는 거지만... 캐릭터들을 살펴보다 보면 재봉털이든 해규던 둘다 말투가 비슷비슷한 캐릭들이 있다 -_-..;;; 음냐.... 그리고 웃긴건.. 너네 둘 다-_-... 주인공을 '마스터' 라고 부르는 존재가 있는 글들이 한두개씩 있다는 것이지 ㅡㅡ; [쩜쩜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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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말투가 비슷비슷? ..그건 각자의 성격이 반영된거구..

이번 것은.. 네기 팬픽인걸? ㅡㅡ;

차차마루가 에바를 '마스터'라고 부르는 건.. 어쩔수 없는 설정이야..

내쪽에서 마스터.. 라는 단어를 쓴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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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님의 댓글

태상™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피카가 마스터라는 말은 쓴 것이 없는 건 사실이고. 녀석이랑 내 방향은 전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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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신킨진님의 댓글

최강주신킨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방향이 같다고 한 적은 없다. 근데 피카넘 전에 끄적이던 거에 마스터 마스터 자주 나왔는데...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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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신킨진님의 댓글

최강주신킨진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이 뭐더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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