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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After&To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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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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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그리고, 눈을 떴다.

「하아,하아,하아-.」

 진조ㅡ흡혈귀로서는 절대 용납되지 못할 꿈의 영역을 넘나들었던 것일까, 한번 거칠어진 호흡은, 어지간해서는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괜찮으십니까, 마스터...?」

 계속 내 침대 옆을 지키고 서 있었던 것인가, 시종ㅡ차차마루와 그 머리 위에 올라타고 있는 인형ㅡ차차제로는 걱정스러운 듯, 흐린 내 시야를 자꾸만 어지럽힌다. 평소대로라면 이미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녀들을 몰아내고 일상을 시작했어야 할 나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그럴 만한 힘도, 의지도 부족할 뿐이다.

「아아...단지 악몽을 꾼 것 뿐이야. 차차마루, 물 좀.」

 짧게 예, 라고 대답하고 그녀는 침대 옆의 작은 테이블 위에 있는, 유리잔을 집어든다. 내가 잠기운을 떨치기 위해 머리를 붕붕 흔드는 동안, 이미 차차마루는 유리잔에 물을 담아 조심스레 내게 건넨다.

 그러나, 바로 그 때.

「자아, 자아. 이제 그만. 후기를 계속 소설이랑 똑같이 써서야 진부하잖아?」

 느긋하기 그지없는 어조와 함께, '태상'ㅡ이 말도 안되는 망상 공간의 주인은 내 뒤쪽의 공간에 슬쩍,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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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네요~」

 언제나처럼의 웃는 얼굴을 고수하며, 루크는 찻잔을 태상에게 건넨다. 예고도 없이 현신해버린 태상 때문에 급하게 끓이긴 했지만, 차차마루가 집 뒤뜰에서 기르고, 말리고, 우려낸 차 맛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보통 차와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럼. 극악의 연재 속도를 자랑하며 게으름피우기는 했지만, 태상이 완결을 냈다는 사실만 해도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을 거야.」

 루크의 말을 이어나간 내 핀잔에 정곡을 찔린 것인지, 태상은 잠시 움찔하더니 가까스로 입을 연다.

「뭐...뭐어, 지금까지 제대로 완결을 낸  중장편 소설이라면 예전의 타블렛밖에 없으니, 이렇게 완결 후기를 써 보는 건 태어나서 두번째랄까.」

「게다가ㅡ타블렛 후기는 본편 뒤에 소감 조금뿐이었잖아요. 고로, 제대로 쓴 후기는 이게 최초ㅡ기념비적이군요.」

 그런 '기념비적'인 소설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되어서인지, 루크는 마냥 기쁜 모양이다. 한 마디 던져 주고는 싶지만, 뭐 오늘만큼은 참는 게 좋을지도.

「그렇지만, 이번 글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드러나는 점이 조금 많았다고 봐.」

 우아하게 찻잔을 입에 대며, 태상이 서두를 띄운다. 글의 결점을 논하는 자리라면 역시나 입이 매운 사람이 요구되는 것. 평행차원의 사람이자 망상 세계의 주민인 내 입장으로서는, 녀석의 기대에 부응해 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

「일단은 뭐 근본적인 문제겠지만, 처음 플롯으로부터 너무 많은 게 바뀌었어. 뭐 처음의 플롯도 대단히 진부했던 건 사실이지만, 플롯을 수정한 덕분에 나기 하나 죽었다고 폭주하는 한심한 내가 연출되었고, '얼티밋 원'쪽으로 스케일이 갑자기 커졌다가 또 뭔가 이상한 방법으로 갑자기 일단락되어 버렸다구.」

「그렇지만 처음 플롯에는 루크의 고백 씬이니 뭐니 하는 뭔가 이상한 내용도 있었지. 그러니까 그---」

 아아, 루크가 마당으로 달려나가 버렸다. 나무에 머리를 들이받는 처절한 현실도피의 행동. 아무리 전 플롯의 루크 컨셉이 '시스콘 진조'였다지만 사라진 플롯에 대해 언급하는 태상의 말은 차라리 정신 공격에 가깝다.

「그리고 또, 나기의 얼굴을 보자마자 타입 문마저 이기고서 정신을 차려버리는 그...」

쿠콰앙!

---

---

 반사적으로 최대 출력의 마력구를 날려 버렸다. 어둠의 정령 응집도가 평소의 몇 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아, 마음 속으로부터 비상사태라고 느꼈던 것은 어떻게 부인할 수가 없군. 애초에 저 녀석이라면 그 정도는 상쇄시키고도 남으니, 잠시 동안 입을 막는 것 이상의 효과는 바랄 수도없지만...

「콜록, 콜록! 아...그 쪽에 대해선 그만 하도록 할까. 어쨌든, 플롯의 과도한 수정 때문에 진조 집회의 회의랑 마도원사와의 대화라는 사족이 붙어 버렸지. 아마 그 부분에 맞춰서 소설을 썼다면 진작에 장편이 되어버렸을 거야. 애초에 단편이라고 생각하고 쓴 건데, 이거 어찌 된 일인지.」

 깨진 찻잔들을 시간 복귀 마법으로 되돌려놓으며,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이쪽은 덕분에 운명이 어그러졌는데도, 세계의 주인이란 녀석은 어떻게 이렇게 태평할 수가 있는지.

 폭발음을 들었는지, 현실도피하고 있던 루크가 서서히 방 안으로 들어온다.

「당신은 플롯까지 다시 써 갔지만, 역시 마지막 부분을 너무 허무하게 끝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저나 타입 문 정도의 등장인물이라면 꽤나 비중도 있는데, 거의 다 등장에 인과가 없어요. 그리고 제 입장에서라면, 무엇보다도 초-중-후반 동안의 제 말투와 성격의 변화에 공격의 칼날을 집중시키고 싶습니다만.」

 오옷, 마당에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가! 루크의 말은 길지만 그 모두가 정곡을 찌르는 일격. 편하게 차를 마시려던 태상도 쓴웃음을 한 번, 짓는다.

「뭐어, 루크 넌 처음 등장할 때는 에바를 완전히 타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이 행동하고 있는 거야. 그 때는 우리 켈베로스군의 의식이 진조보다 좀 더 강하달까? 그리고 중반, 타입 문과의 대화는 제껴두고, 에바의 변화에 놀라고 있지. 그리고 후반에는, 결국 켈베로스나 그녀한테 솔직히 말해버렸잖아? 형식에 구애될 게 뭐 있어? 에반젤린 쪽은 충분히 초지일관형이니까 상관 없고.」

 과연 창조주. 마지막 부분으로서 루크를 침묵시킨다. 빨개진 루크는 아무 말 없이 차만 홀짝거릴 뿐. 결국, 다시 한 번 내가 공격을 마무리해야 하나.

「결국 최후의 혹평에 들어가자면, 전체적인 문장의 미숙함이겠지. 아마추어니까 넘어가 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앞 뒤를 생각 안 하고 문장을 집어넣다 보니까 그런 이상한 스토리 구조도 생겨나게 된 거고. 이번 망상세계의 결점을 딛고 다음에는 제대로 된 성공작을 한번 만들길 바래. 그럼 일단 쓴소리는 이걸로 종결. 나머지는 읽는 사람들에게 맡겨야겠지?」

 쐐기를 박는 내 말에 태상과 루크는 크게 고래를 끄덕여 수긍한다. 아아, 결국 후기의 진행권은 태상에게서 내게로 넘어와 버렸군.

「그리고, 마지막 5편에서의 후일담을 대충 요약하자면, 나는 아직 그 녀석을 기다리며 평범한 학원 생활 중. 일요일에 잠깐 있었던 일이라 학원에서 알아차린 사람은 없나봐. 그 녀석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봉인은 계속 지속. 아직 어린아이 모습인 채로지.」

「저는 집회와의 전투에 들어갔어요. 얼티밋 원들의 싸움 동안 의식을 집중하지 못해서 놓쳤지만, 제 고유결계 안에 집회의 진조, 코르넬리우스가 있었거든요. 녀석이 이번 일을 집회에 고했기 때문에, 저나 누님의 척살 랭크는 EX급으로 상승. 결국 누님을 노리고 쳐들어오는 진조들을 사냥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라는 명목으로 눌러앉아 버렸지, 이 녀석. 보통은 외출하고 있지만, 어딘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인지 차차마루랑은 사이가 좋아진 것 같단 말야. 어쨌든, 해피 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

 태상은 빙긋이 웃음지었다.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든, 이번의 세계ㅡThe Deeply Blue, Glass Moon...은 그 나름대로의 이름을 가지고, 그 방향성을 정했다. 아마도 그것은, 창조자에게 있어 정말로 기쁜 일이리라.

「...모두들, 수고해줬어. 루크, 에바, 사우전드 마스터, 타입 문, 타입 플루토, 차차마루, 차차제로, 코르넬리우스, 의장, 그리고 보석의 마법사. 이 세계에 있어주어서 정말, 고마워...」

 울 듯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녀석은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서서히 대기 속으로 녹아들어갔다.

 자아, 이 세계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

 이것은 종결이고, 동시에 영원이다.

 앞으로 태상이든 아니면 다른 사람이든, 누군가 이 세계의 새로운 이야기를 하게 되면, 이 세계는 언제라도 다시 그 곁으로 돌아가 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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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To R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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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 어떠셨습니까. 마법 선생 네기마의 세계에 월희의 설정을 덮어씌운 팬픽, 명왕성의 심판자이자 흡혈귀ㅡ진조 중 하나인 소년, 루크가 등장하는 이 이야기, 재미있었나요?(물론 돌아올 대답에 자신은 없습니다만.)

 마지막의 후기, After에서 말했듯 결점투성이인 글이지만, 이 글은 저에게 있어서 시간과 정성의 결정체, 아주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처음으로 전문을 PDA로 써서 학교 자습 시간에 작성한 글이기도 했구요.

 퇴고도 안 하고 올렸지만, 제가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했던 이곳 네오홈의 소설란에 이 소설을 완결내고 나니, 뭔가 속이 후련해진 듯한 기분도 들고, 한동안 이 망상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듯한 기분도 듭니다. 몇 번의 수정을 거쳐서 글을 더더욱 갈고 닦아, 완결이란 단어로 방향성을 제시한 이 세계에 조금만 더 완벽을 기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랄까요.

 이제 일상에 쫓기며, 이 세계는 조금씩 기억에서 사라져 갈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두려워하여 저는, 제 마음을 토로한 이 짧은 글을 이 세계의 뒤에 덧붙이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언젠가 먼 미래의 제가, 다시 한 번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ㅡ2005. 7. 19. 심재홍.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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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a님의 댓글

pik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본명이냐?

오랜만인가.. 쿠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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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브라보~ 브라보~
태상님 수고하셨습니다.
물론 월희의 세계관과 네기마 세계관..
제가 장편으로 쓰려고 하고 있다지요..[물론 딸립니다만은..]
자아! 수고하셨어요. 앞으로 남은 콘티까지만 수고해주시면
앞으로는 편안히 다음 작품에 몰두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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