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eply Blue, Glass Moo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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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우...4편에서 끝내려 했지만 끝끝내 두 편으로 나누게 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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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원(Ultimate One)...
부서질 것은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부서짐을 대가로 멸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모든 건 끝. 더 이상의 여한 따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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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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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 가고 있다.
내가 서 있는 장소ㅡ공원의 모습이 차츰 흐려져 간다. 반격을 시작한 루크의 대기를 메우는 투기도, 그 투기에 감응한 고유결계의 숨막히는 붉은 기운도 차츰 그 빛을 잃어 간다.
백화(白化)된 의식의 한 조각이, 망가진 시야의 한 귀퉁이를 부여잡고 죽여야 할 상대ㅡ루크만을 계속 응시하고 있다.
(그렇게도...슬픕니까?)
루크는 입을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처럼, 그는 본체ㅡ붉은 색 보석의 깜빡임만으로 그 자신의 목소리를 나의 심층에 전달한다.
(고작 그런 인간 따위에게...고고하신 당신이? 마술사인 당신이? 진조인 당신이? 초월종인 당신이?......)
의식이 흐려진 가운데 수많은 물음표들이 의식을 비집고 들어온다. 자신의 몸을 갈갈이 찢는 나의 마력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루크의 목소리는 나의 의식 속에서 점점 커져만 간다.
의식은 더할 나위 없이 망가져 있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굴레ㅡ신분과 하찮은 증오, 욕망이 이루어낸 속박을, 훌훌 털어내버린 듯한 이 느낌.
지금이라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이 녀석 앞에서라면, 이야기하는 데 거리낌은 없다.
「그만...괴롭혀. 나는...에반젤린 A.K. 맥도웰은 예전부터, 그 녀석에게 반해 있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나한테 소중한 존재인 너지만, 나는 널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픈 중에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해 두었던, 오랫동안 한번쯤 누구에게 해 보고 싶었던 말을 끝내고서는, 마지막 남아 있던 '에반젤린'의 의식 한 조각마저, 미묘한 몽환 속으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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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하하하! 아하...아하하하하!」
반쯤 남아버린 입으로, 미쳐버린 듯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해는 하고 있지만, 몸은...감정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격류에 흘러가버린 에반젤린상...아니, 누님의 의식이 마지막으로 흘린 말조차, 이 바보같은 동생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사우전드 마스터를 죽였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그녀의 봉인을 없앴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내 수명의 반을 희생했다.
그렇지만, 결국 난 그녀를 잃어버렸다.
그것이,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녀에게 대항하기 위해 강화했던 고유결계를 내 스스로 재약화시킨다. 반격하려 하는 이 몸의 본능을, 그에 상응하는 정신력으로 억누른다. 섬광과도 같은 일격이, 한쪽 눈의 보석을 강타한다.
「크...크윽!」
본능적으로, 신음을 흘린다. 이대로라면 생명을 잃는다, 소멸해 버린다는 긴급 경보가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방어하려는 자신을 또다시 이성으로 억누른다. 이런에는 하반신, 모든 것을 분쇄하는 얼음의 폭풍에 나는 균형을 잃고 차가운 땅바닥에 쳐박힌다.
바보같은 동생한테는...역시 매가 약인 걸까.
그렇지만...이대로 소멸할 수는 없다. 내가 이대로 사라져 버린다면...그녀는, 그녀가 아닌 게 되어버리고 말 테니까...
검은 기류가, 격렬히 소용돌이친다. 그래, 그녀만을 보고 살아온 몸, 그녀에게 되돌려 줄 수만 있다면 이것 역시도 나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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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원(Ultimate One)인가.]
루크의 물음에 조용히 미소지으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원래의 암녹색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총천연의 요안(姚眼)...
「아라야의 괴물이나 27조의 녀석들은 그렇게 부르기도 하더군. 그렇지만...지금 나와 대치하고 있는 자네도, 나와 동류가 아닌가.」
천성적으로 기품 있는 진조라기보다 연구자에 가까운 에반젤린의 몸을 빌리고 있는데도, 그녀ㅡ붉은 달의 브륜스터드(TYPE-MOON)는 그 위엄을 전혀 잃지 않는다. 3m가 넘는 신장에다 삼두마견(三頭魔犬)ㅡ켈베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는 루크가 앞에 서 있는데도, 그 거체의 투기가 전부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는데도 그녀는 긴장하는 기색조차 없다. 두 팔을 벌리고, 그녀는 감상에 빠지듯이 눈을 사르르 감는다.
「어쨌든, 참 오래간만이군, 세상을 몸으로 느낀다는 건. 그다지 좋은 소체(素體)는 아니지만, 감회가 새로워.」
[...당신의 소체는 알퀘이드 브륜스터드가 아니었던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루크의 물음에, '붉은 달'은 빙긋이 미소지었다.
「애석하게도, 모든 진조는 그 안에 '붉은 달'로서의 이면을 가지고 있다네. 내 혼을 담기에 알맞은 그릇이 자신의 이름을 버렸을 때,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붉은 달'의 인격이 그 육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지. 이 세계(가이아)라는 존재는 아직 이 몸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군.」
[아아, 그건 그런 듯 싶군. 우리들같은 존재가 그것에게 이해받기는 쉽지 않지. 그걸 알면서, 세계의 정보를 조금 과신해 버렸군.]
쓴웃음을 지으며, 루크는 순순히 인정했다. 각자의 별을 대신하는, 최강의 계통수 '얼티밋 원(Ultimate One)'간의 동질성ㅡ다른 종(種)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 초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눈 앞에 있다는 것은 실로 반갑기 그지없는 일. '붉은 달'과 루크의 입에서 한순간, 작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싸울 텐가.」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더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난 문 폴(Moon Fall)을 막을 생각 따윈 가지고 있지 않으니...그러나 지금은 예외겠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진 못했나.」
[내가 아는 그녀는...그렇게 쉽게 자신을 포기할 리가 없다고, 믿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자네는 왜 싸우는 것인가.」
'붉은 달'의 마안이 빛을 발한다. 루크의 양쪽 머리 중앙에 박혀 있는 붉은 보석이, 그에 화답하듯 어둠을 뿌린다. 침묵 속에서, 마안은 어둠 속의 보석을 한동안 응시한다.
「그런가, 그것은 그대의 대답인가. 명왕성의 얼티밋 원, TYPE-PLUTO......」
작은 육체가 우아하게 한 걸음 내딛고, 지옥의 마견은 지면을 박차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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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원(Ultimate One)...
부서질 것은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부서짐을 대가로 멸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모든 건 끝. 더 이상의 여한 따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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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eply Blue, Glass Moo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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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져 가고 있다.
내가 서 있는 장소ㅡ공원의 모습이 차츰 흐려져 간다. 반격을 시작한 루크의 대기를 메우는 투기도, 그 투기에 감응한 고유결계의 숨막히는 붉은 기운도 차츰 그 빛을 잃어 간다.
백화(白化)된 의식의 한 조각이, 망가진 시야의 한 귀퉁이를 부여잡고 죽여야 할 상대ㅡ루크만을 계속 응시하고 있다.
(그렇게도...슬픕니까?)
루크는 입을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처럼, 그는 본체ㅡ붉은 색 보석의 깜빡임만으로 그 자신의 목소리를 나의 심층에 전달한다.
(고작 그런 인간 따위에게...고고하신 당신이? 마술사인 당신이? 진조인 당신이? 초월종인 당신이?......)
의식이 흐려진 가운데 수많은 물음표들이 의식을 비집고 들어온다. 자신의 몸을 갈갈이 찢는 나의 마력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루크의 목소리는 나의 의식 속에서 점점 커져만 간다.
의식은 더할 나위 없이 망가져 있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나를 둘러싼 모든 굴레ㅡ신분과 하찮은 증오, 욕망이 이루어낸 속박을, 훌훌 털어내버린 듯한 이 느낌.
지금이라면,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이 녀석 앞에서라면, 이야기하는 데 거리낌은 없다.
「그만...괴롭혀. 나는...에반젤린 A.K. 맥도웰은 예전부터, 그 녀석에게 반해 있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나한테 소중한 존재인 너지만, 나는 널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머리가 빠개질 듯 아픈 중에도, 마음 깊숙한 곳에 간직해 두었던, 오랫동안 한번쯤 누구에게 해 보고 싶었던 말을 끝내고서는, 마지막 남아 있던 '에반젤린'의 의식 한 조각마저, 미묘한 몽환 속으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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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하하하! 아하...아하하하하!」
반쯤 남아버린 입으로, 미쳐버린 듯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해는 하고 있지만, 몸은...감정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격류에 흘러가버린 에반젤린상...아니, 누님의 의식이 마지막으로 흘린 말조차, 이 바보같은 동생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사우전드 마스터를 죽였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그녀의 봉인을 없앴다.
그녀를 잃을 수 없기에, 내 수명의 반을 희생했다.
그렇지만, 결국 난 그녀를 잃어버렸다.
그것이, 우스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녀에게 대항하기 위해 강화했던 고유결계를 내 스스로 재약화시킨다. 반격하려 하는 이 몸의 본능을, 그에 상응하는 정신력으로 억누른다. 섬광과도 같은 일격이, 한쪽 눈의 보석을 강타한다.
「크...크윽!」
본능적으로, 신음을 흘린다. 이대로라면 생명을 잃는다, 소멸해 버린다는 긴급 경보가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방어하려는 자신을 또다시 이성으로 억누른다. 이런에는 하반신, 모든 것을 분쇄하는 얼음의 폭풍에 나는 균형을 잃고 차가운 땅바닥에 쳐박힌다.
바보같은 동생한테는...역시 매가 약인 걸까.
그렇지만...이대로 소멸할 수는 없다. 내가 이대로 사라져 버린다면...그녀는, 그녀가 아닌 게 되어버리고 말 테니까...
검은 기류가, 격렬히 소용돌이친다. 그래, 그녀만을 보고 살아온 몸, 그녀에게 되돌려 줄 수만 있다면 이것 역시도 나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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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티밋 원(Ultimate One)인가.]
루크의 물음에 조용히 미소지으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원래의 암녹색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총천연의 요안(姚眼)...
「아라야의 괴물이나 27조의 녀석들은 그렇게 부르기도 하더군. 그렇지만...지금 나와 대치하고 있는 자네도, 나와 동류가 아닌가.」
천성적으로 기품 있는 진조라기보다 연구자에 가까운 에반젤린의 몸을 빌리고 있는데도, 그녀ㅡ붉은 달의 브륜스터드(TYPE-MOON)는 그 위엄을 전혀 잃지 않는다. 3m가 넘는 신장에다 삼두마견(三頭魔犬)ㅡ켈베로스의 모습을 하고 있는 루크가 앞에 서 있는데도, 그 거체의 투기가 전부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는데도 그녀는 긴장하는 기색조차 없다. 두 팔을 벌리고, 그녀는 감상에 빠지듯이 눈을 사르르 감는다.
「어쨌든, 참 오래간만이군, 세상을 몸으로 느낀다는 건. 그다지 좋은 소체(素體)는 아니지만, 감회가 새로워.」
[...당신의 소체는 알퀘이드 브륜스터드가 아니었던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루크의 물음에, '붉은 달'은 빙긋이 미소지었다.
「애석하게도, 모든 진조는 그 안에 '붉은 달'로서의 이면을 가지고 있다네. 내 혼을 담기에 알맞은 그릇이 자신의 이름을 버렸을 때,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붉은 달'의 인격이 그 육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지. 이 세계(가이아)라는 존재는 아직 이 몸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군.」
[아아, 그건 그런 듯 싶군. 우리들같은 존재가 그것에게 이해받기는 쉽지 않지. 그걸 알면서, 세계의 정보를 조금 과신해 버렸군.]
쓴웃음을 지으며, 루크는 순순히 인정했다. 각자의 별을 대신하는, 최강의 계통수 '얼티밋 원(Ultimate One)'간의 동질성ㅡ다른 종(種)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그 초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눈 앞에 있다는 것은 실로 반갑기 그지없는 일. '붉은 달'과 루크의 입에서 한순간, 작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싸울 텐가.」
[다른 곳에서 만났다면, 더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난 문 폴(Moon Fall)을 막을 생각 따윈 가지고 있지 않으니...그러나 지금은 예외겠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진 못했나.」
[내가 아는 그녀는...그렇게 쉽게 자신을 포기할 리가 없다고, 믿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자네는 왜 싸우는 것인가.」
'붉은 달'의 마안이 빛을 발한다. 루크의 양쪽 머리 중앙에 박혀 있는 붉은 보석이, 그에 화답하듯 어둠을 뿌린다. 침묵 속에서, 마안은 어둠 속의 보석을 한동안 응시한다.
「그런가, 그것은 그대의 대답인가. 명왕성의 얼티밋 원, TYPE-PLUTO......」
작은 육체가 우아하게 한 걸음 내딛고, 지옥의 마견은 지면을 박차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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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에반젤.. 결국은 스스로를 버려가는겐가..==


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알퀘사마.. 뭘 가지려는 겁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