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월[靑月] 그리고 Ground ZER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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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그럴 수 밖에 없었나요?"
미사엘은 치우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한다.
"결코 헛되이 살지 말거라."
-지금은 사라진 인터넷 소설 사제 中 'Remembrance of Demise'-
진월담 월희 O.S.T.2 -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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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한밤중의 저택 복도로 얕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어둠속을 흘러가던 발자국 소리는 곧 슬며시 속도를 줄이고는 한 곳에 멈추어 선다.
"똑.. 똑.."
느리게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그리고 한동안 전해져 오는 고요한 적막. 곧 어둠을 비집고 문여는 소리가 울린다. 문은 조용히 열렸다가 거의 소리도 없이 닫힌다. 방안에 들어선 사람은 천천히 방을 둘러본다. 커튼은 살짝 젖혀져 있어서 희미한 달빛을 방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책상에는 가지런히 몇권의 책이 꺼내어져 있다. 책을 한번 열어보고는 곧 흥미가 없는 듯이 책을 덮는다. 걸상을 빼내어 침대 옆으로 다가간다. 침대의 주인은 이미 눈을 뜨고서 방안에 들어온 손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는 멍하니 앉아있기만 한다.
"역시.. 너였구나. 루시."
그러나 침대의 주인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볼 뿐이다. 결코 사람의 눈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림자. 하지만 곧 그 눈에 초점이 잡혀온다. 달빛은 점점 금빛으로 변해간다. 바람이 불어 커튼을 휘날린다. 커튼은 옆으로 비켜나며 달빛이 들어올 길을 열어준다. 곧 침대의 주인은 입을 연다.
"오랫만이네요. 아키하씨."
"..뭐죠? 이것은.."
"할 말이 없군요."
"시엘. 당신이 어째서 루시에게서 나타는 것이죠?"
그러자 침대의 주인, 아니 루시의 몸에 나타난 시엘은 씁쓸하게 미소를 짓는다. 루시의 푸른빛과 청록빛으로 빛나는 두눈을 감으면서, 시엘은 조용하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아키하에게 몸을 기울인다. 시엘은 루시의 미소를 빌리며 말한다.
"아키하씨. 따스하군요."
"시엘. 무슨 일이죠? 당신이 사라지고 5년이 지났습니다."
"글쎄요. 저도 그 5년간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없네요."
시엘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얼굴을 찌푸린다. 그다지 좋지 못한 루시의 몸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팔로 몸을 감싸며 자그맣게 신음한다. 아키하는 몸을 기울여 그런 루시의 몸을 안아준다. 따스한 체온이 전해져 오자 잔뜩 긴장해 있던 루시의 몸은 서서히 풀어진다. 시엘은 루시의 미소를 다시한번 빌리면서 말한다.
"5년간 전 꿈을 꾸었습니다. 아주 고요하고 아름다운 꿈을요. 로어에게 당하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했던 시엘 에레이시아의 꿈을.. 웃기지요. 지금와서 그런 이야기를 해봤자."
"상관 없습니다. 그것보다 당신은 어떻게 루시의 몸을 빌리는 것이지요?"
"..할 말이 없네요. 가끔은 제가 루시의 몸을 빌려서 나타날때가 있더군요. 기억을 잘 나지 않지만, 5년전 무엇인가를 계기로 저의 영혼은 루시의 근처에 묶여버린것 같네요."
시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키하는 루시의 금발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이야기를 듣는다. 루시의 몸은 너무도 차갑다. 힘을 잃은 불꽃처럼 차갑고 희미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시엘은 아키하를 살며시 밀쳐내고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몸을 돌려 침대에서 일어난다. 아키하는 시엘을 부축하며 창가로 디려간다. 금빛의 달은 태양처럼 환하다. 시엘은 화사하게 웃고는 달빛을 향하여 손을 뻗는다. 닿을리가 없으면서도, 그러면서도 손을 뻗는다. 그러다가 다시 팔을 접으며 말한다. 무척 쓸쓸한 얼굴이 안타까울 정도로 보인다.
"왜 일까요? 저에게 왜 이렇게 많은 것을 앗아가시는 걸까요?"
"..쉬어야겠네요. 시엘씨? 루시의 몸은 지금 아주 위험해요."
"..예.."
"후후.. 그다지 기쁜밤은 아니지.."
바알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곧 금빛의 달이 사라진다. 바알은 씁쓸하게 입맛을 다신다. 아직은 계획이 완성되지 않은 단계이다. 결코 실수는 필요없다. 자신의 주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패는 없어야 한다.
"기다리십시요. 주인님. 반드시.. 반드시.."
"바알님. 계십니까?"
"들어오렴. 타블레티스."
곧 타블레티스와 미루일 그리고 클러스터 썬더가 들어온다. 바알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한다.
"여전하네. 클러스터 썬더. 그 헤어스타일 좀 바꿀수 없나?"
"허허허! 너무하십니다. 이래뵈도 멋지게 보이려고 이렇게 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넌 꼭 아저씨 같아."
"뭐.. 저에겐 회색빛 로망이 최고입니다."
바알은 다시 와인잔을 들더니 와인을 공중에 흩뿌린다. 그러자 와인 방울들이 허공으로 퍼진다 싶더니 곧 서로 넓게 퍼지면서 와인 빛의 얇은 막을 만든다. 바알이 다시 손짓을 하자 막 위로 하나의 영상이 나타난다. 바알은 싱긋 웃으며 세명의 악마장을 바라본다. 세명의 악마장은 천천히 영상을 바라본다. 영상에는 시엘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녀가 루시퍼를 봉인할 당시의 장면이다. 시엘은 천천히 루시퍼에게 다가가서 루시퍼의 가슴에 칼을 꽂았고, 그러자 주위로 강렬한 보라빛 기운이 퍼져나와서는 루시퍼를 둘둘둘 감싸버린다. 그리고는 서서히 동그랗게 압축이 되어 마침내 보라빛의 수정이 되어버린다. 그러자 주위의 사제들은 강렬한 흰빛을 시엘과 보석으로 흩뿌린다. 그러자 시엘의 몸에서 퍼져나오던 보라빛의 기운과 압축되어 나타난 보석은 하얀빛에 눌려서는 그대로 지면위로 쓰러진다. 바알이 손가락을 튕기자 영상이 사라진다. 악마장은 바알을 바라본다.
"루시퍼님은 봉인당하셨어. 나 조차도 풀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마력과 성력의 응짐체로 둘러쌓이게 되셨지."
"..그렇다면 어째서 저희에게.."
"난 불가능해. 하지만 너희라면 할 수도 있지."
"예? 저희에게 가능성이..?"
"미루일? 너라면 알고 있지?"
바알이 미루일을 바라보자 미루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다른 악마장들은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곧 와인으로 된 막이 증발하여 사라졌다. 바알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한다.
"너희 3명은 앞으로 더욱 마(魔)기를 쌓아두도록. 그리고 미루일. 너는 특히 조심해."
"명심하겠습니다. 관리자시여."
미루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바알은 다시 몸을 돌려 창가로 다가간다.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않다는 뜻이다. 세명의 악마장은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간다. 클러스터 썬더가 미루일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묻는다.
"조심하라니.. 무슨 소리냐?"
"아~ 그런게 있습니다. 조심하라니 조심해야죠."
"그것 보다도 나머지 악마장들은 어째서 그만 내버려 두신 것일까요?"
그러자 미루일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한다.
"당연히. 그들은 결코 할 수 없으니까."
"할.. 수 없다뇨?"
"아아.. 그런게 있답니다. 바알님께서도 생각은 있으시니까요."
미루일은 의미모를 웃음을 지으며 걸어갈 뿐이다.
알카드는 천천히 손을 뻗어 사진을 집어든다. 토오노가에서 찍은 사진. 알퀘이드의 모습은 해맑고 화사하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 진조로서의 의무를 잊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솔직히 그녀가 진조가 아닌 인간으로서 태어났다면 분명히.. 그녀는 행복했을 것이다. 스스로의 힘에 지배당하는 진조가 아니었더라면.. 곧 알카드는 눈을 들어 달을 지켜본다. 금빛의 달. 청월과 광월이 아닌 또하나의 달. 모든 고통과 고난을 잊게 하는 금빛의 성마월[聖魔月]은 알카드가 머물고 있는 천년성을 비추고 있다. 알토로쥬는 뭐가 좋은지 구석에서 키득거리고 있다. 어느새 알퀘이드처럼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볼때마다 스스로 흔들리고 있지만, 결코 중심은 움직이지 않는다. 알퀘이드.. 그녀는 소멸당했다. 알토로쥬에 의해서. 그러나 알토로쥬를 심판할 수가 없다. 이미 진조로서의 의무도 포기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알카드의 추억의 조각이다.
"오라버니.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하시나요?"
알토로쥬는 즐겁게 묻는다. 알카드는 입을 열려다가 말고 일어나서 홀로 걸어나간다. 그러자 홀의 조명이 자연스레 켜진다. 알카드는 천천히 손을 올린다. 그리고는 마치 누군가와 춤을 추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절도있는 손동작과, 품위있고 힘찬 그의 발걸음은 주위의 분위기를 빨아들여 강렬하게 폭사한다. 그가 한때에 진조의 왕자라고 불리웠던 것도, 사실은 그의 분위기에서 나타나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어쨌든 그가 춤을 추자 조명도 그가 가능곳을 쫓아가며 켜진다. 환상적인 분위기는 천년성의 홀을 가득매운다. 그러나 알토로쥬는 입술을 깨물며 알카드를 바라본다.
"오라버니. 아직도.. 알퀘이드를 잊지 못하시는 것인가요? 어째서 저는 마음에 받아주시지 않는 것인가요? 알퀘이드는 쉽게 받아주셨으면서.."
알토로쥬는 알카드 몰래 손을 들어 눈가를 훔친다.
미사엘은 치우의 머리를 매만지며 말한다.
"결코 헛되이 살지 말거라."
-지금은 사라진 인터넷 소설 사제 中 'Remembrance of Demise'-
진월담 월희 O.S.T.2 -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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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한밤중의 저택 복도로 얕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어둠속을 흘러가던 발자국 소리는 곧 슬며시 속도를 줄이고는 한 곳에 멈추어 선다.
"똑.. 똑.."
느리게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그리고 한동안 전해져 오는 고요한 적막. 곧 어둠을 비집고 문여는 소리가 울린다. 문은 조용히 열렸다가 거의 소리도 없이 닫힌다. 방안에 들어선 사람은 천천히 방을 둘러본다. 커튼은 살짝 젖혀져 있어서 희미한 달빛을 방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책상에는 가지런히 몇권의 책이 꺼내어져 있다. 책을 한번 열어보고는 곧 흥미가 없는 듯이 책을 덮는다. 걸상을 빼내어 침대 옆으로 다가간다. 침대의 주인은 이미 눈을 뜨고서 방안에 들어온 손님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는 멍하니 앉아있기만 한다.
"역시.. 너였구나. 루시."
그러나 침대의 주인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볼 뿐이다. 결코 사람의 눈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림자. 하지만 곧 그 눈에 초점이 잡혀온다. 달빛은 점점 금빛으로 변해간다. 바람이 불어 커튼을 휘날린다. 커튼은 옆으로 비켜나며 달빛이 들어올 길을 열어준다. 곧 침대의 주인은 입을 연다.
"오랫만이네요. 아키하씨."
"..뭐죠? 이것은.."
"할 말이 없군요."
"시엘. 당신이 어째서 루시에게서 나타는 것이죠?"
그러자 침대의 주인, 아니 루시의 몸에 나타난 시엘은 씁쓸하게 미소를 짓는다. 루시의 푸른빛과 청록빛으로 빛나는 두눈을 감으면서, 시엘은 조용하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아키하에게 몸을 기울인다. 시엘은 루시의 미소를 빌리며 말한다.
"아키하씨. 따스하군요."
"시엘. 무슨 일이죠? 당신이 사라지고 5년이 지났습니다."
"글쎄요. 저도 그 5년간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없네요."
시엘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얼굴을 찌푸린다. 그다지 좋지 못한 루시의 몸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팔로 몸을 감싸며 자그맣게 신음한다. 아키하는 몸을 기울여 그런 루시의 몸을 안아준다. 따스한 체온이 전해져 오자 잔뜩 긴장해 있던 루시의 몸은 서서히 풀어진다. 시엘은 루시의 미소를 다시한번 빌리면서 말한다.
"5년간 전 꿈을 꾸었습니다. 아주 고요하고 아름다운 꿈을요. 로어에게 당하지 않고 평범하면서도 행복했던 시엘 에레이시아의 꿈을.. 웃기지요. 지금와서 그런 이야기를 해봤자."
"상관 없습니다. 그것보다 당신은 어떻게 루시의 몸을 빌리는 것이지요?"
"..할 말이 없네요. 가끔은 제가 루시의 몸을 빌려서 나타날때가 있더군요. 기억을 잘 나지 않지만, 5년전 무엇인가를 계기로 저의 영혼은 루시의 근처에 묶여버린것 같네요."
시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키하는 루시의 금발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이야기를 듣는다. 루시의 몸은 너무도 차갑다. 힘을 잃은 불꽃처럼 차갑고 희미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시엘은 아키하를 살며시 밀쳐내고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몸을 돌려 침대에서 일어난다. 아키하는 시엘을 부축하며 창가로 디려간다. 금빛의 달은 태양처럼 환하다. 시엘은 화사하게 웃고는 달빛을 향하여 손을 뻗는다. 닿을리가 없으면서도, 그러면서도 손을 뻗는다. 그러다가 다시 팔을 접으며 말한다. 무척 쓸쓸한 얼굴이 안타까울 정도로 보인다.
"왜 일까요? 저에게 왜 이렇게 많은 것을 앗아가시는 걸까요?"
"..쉬어야겠네요. 시엘씨? 루시의 몸은 지금 아주 위험해요."
"..예.."
"후후.. 그다지 기쁜밤은 아니지.."
바알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곧 금빛의 달이 사라진다. 바알은 씁쓸하게 입맛을 다신다. 아직은 계획이 완성되지 않은 단계이다. 결코 실수는 필요없다. 자신의 주인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패는 없어야 한다.
"기다리십시요. 주인님. 반드시.. 반드시.."
"바알님. 계십니까?"
"들어오렴. 타블레티스."
곧 타블레티스와 미루일 그리고 클러스터 썬더가 들어온다. 바알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한다.
"여전하네. 클러스터 썬더. 그 헤어스타일 좀 바꿀수 없나?"
"허허허! 너무하십니다. 이래뵈도 멋지게 보이려고 이렇게 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넌 꼭 아저씨 같아."
"뭐.. 저에겐 회색빛 로망이 최고입니다."
바알은 다시 와인잔을 들더니 와인을 공중에 흩뿌린다. 그러자 와인 방울들이 허공으로 퍼진다 싶더니 곧 서로 넓게 퍼지면서 와인 빛의 얇은 막을 만든다. 바알이 다시 손짓을 하자 막 위로 하나의 영상이 나타난다. 바알은 싱긋 웃으며 세명의 악마장을 바라본다. 세명의 악마장은 천천히 영상을 바라본다. 영상에는 시엘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녀가 루시퍼를 봉인할 당시의 장면이다. 시엘은 천천히 루시퍼에게 다가가서 루시퍼의 가슴에 칼을 꽂았고, 그러자 주위로 강렬한 보라빛 기운이 퍼져나와서는 루시퍼를 둘둘둘 감싸버린다. 그리고는 서서히 동그랗게 압축이 되어 마침내 보라빛의 수정이 되어버린다. 그러자 주위의 사제들은 강렬한 흰빛을 시엘과 보석으로 흩뿌린다. 그러자 시엘의 몸에서 퍼져나오던 보라빛의 기운과 압축되어 나타난 보석은 하얀빛에 눌려서는 그대로 지면위로 쓰러진다. 바알이 손가락을 튕기자 영상이 사라진다. 악마장은 바알을 바라본다.
"루시퍼님은 봉인당하셨어. 나 조차도 풀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마력과 성력의 응짐체로 둘러쌓이게 되셨지."
"..그렇다면 어째서 저희에게.."
"난 불가능해. 하지만 너희라면 할 수도 있지."
"예? 저희에게 가능성이..?"
"미루일? 너라면 알고 있지?"
바알이 미루일을 바라보자 미루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다른 악마장들은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곧 와인으로 된 막이 증발하여 사라졌다. 바알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한다.
"너희 3명은 앞으로 더욱 마(魔)기를 쌓아두도록. 그리고 미루일. 너는 특히 조심해."
"명심하겠습니다. 관리자시여."
미루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을 하자 바알은 다시 몸을 돌려 창가로 다가간다.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않다는 뜻이다. 세명의 악마장은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간다. 클러스터 썬더가 미루일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묻는다.
"조심하라니.. 무슨 소리냐?"
"아~ 그런게 있습니다. 조심하라니 조심해야죠."
"그것 보다도 나머지 악마장들은 어째서 그만 내버려 두신 것일까요?"
그러자 미루일은 키득키득 웃으면서 말한다.
"당연히. 그들은 결코 할 수 없으니까."
"할.. 수 없다뇨?"
"아아.. 그런게 있답니다. 바알님께서도 생각은 있으시니까요."
미루일은 의미모를 웃음을 지으며 걸어갈 뿐이다.
알카드는 천천히 손을 뻗어 사진을 집어든다. 토오노가에서 찍은 사진. 알퀘이드의 모습은 해맑고 화사하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 진조로서의 의무를 잊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솔직히 그녀가 진조가 아닌 인간으로서 태어났다면 분명히.. 그녀는 행복했을 것이다. 스스로의 힘에 지배당하는 진조가 아니었더라면.. 곧 알카드는 눈을 들어 달을 지켜본다. 금빛의 달. 청월과 광월이 아닌 또하나의 달. 모든 고통과 고난을 잊게 하는 금빛의 성마월[聖魔月]은 알카드가 머물고 있는 천년성을 비추고 있다. 알토로쥬는 뭐가 좋은지 구석에서 키득거리고 있다. 어느새 알퀘이드처럼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볼때마다 스스로 흔들리고 있지만, 결코 중심은 움직이지 않는다. 알퀘이드.. 그녀는 소멸당했다. 알토로쥬에 의해서. 그러나 알토로쥬를 심판할 수가 없다. 이미 진조로서의 의무도 포기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알카드의 추억의 조각이다.
"오라버니.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하시나요?"
알토로쥬는 즐겁게 묻는다. 알카드는 입을 열려다가 말고 일어나서 홀로 걸어나간다. 그러자 홀의 조명이 자연스레 켜진다. 알카드는 천천히 손을 올린다. 그리고는 마치 누군가와 춤을 추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절도있는 손동작과, 품위있고 힘찬 그의 발걸음은 주위의 분위기를 빨아들여 강렬하게 폭사한다. 그가 한때에 진조의 왕자라고 불리웠던 것도, 사실은 그의 분위기에서 나타나는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어쨌든 그가 춤을 추자 조명도 그가 가능곳을 쫓아가며 켜진다. 환상적인 분위기는 천년성의 홀을 가득매운다. 그러나 알토로쥬는 입술을 깨물며 알카드를 바라본다.
"오라버니. 아직도.. 알퀘이드를 잊지 못하시는 것인가요? 어째서 저는 마음에 받아주시지 않는 것인가요? 알퀘이드는 쉽게 받아주셨으면서.."
알토로쥬는 알카드 몰래 손을 들어 눈가를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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