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knight - prologue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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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프롤로그는 끝입니다.
본편은....... 언제쓸지 장담을 못드리겠군요.(퍽!! 빠각!!)
아직 연재중인 글도 있고, 또한 공부도 해야돼서 본편은....
몇개월 후에나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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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에 사는 발록은 9써클의 네크로맨서조차 불러낼 수 없는 엄청난 몬스터이다. 그를 불러내고 잘 훌련된 투견처럼 다룰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왕뿐. 마왕을 제외한다면 그 어떤 누구도 발록을 소환할 수 없을 뿐더러, 소환한다고 해도 발록의 진정한 힘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헌데 지금, 그 엄청난 몬스터가 깊은 숲속에 나타났다. 가르시아는 트로이 공작을 향해 작게 입을 열었다.
"공작 님. 지금 후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째서? 저 괴물은 지금 한마리뿐 아닌가? 자네들이 처단한다면…"
"아닙니다. 저 괴물은 저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몬스터와는 차원이 틀린 존재입니다. 어느 정도 지능도 갖추고 있고 일설로는 마법까지 쓸 수 있다고…"
그가 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명의 기사가 자신의 검에 마나를 불어 넣으며 발록을 향해 달려갔다. 가르시아는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 질렀다.
"안돼!!"
그와 동시에 퍼엉! 발록의 앞에서 이글 거리는 거대한 불꽃이 발사 되었다. 발록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던 기사는 헉 하는 허파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몸을 옆으로 틀었다. 쾅. 불꽃이 땅과 충돌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몬스터가 마법을 쓸 것이란 예상은 전혀하지 못했던 기사는 발록의 파이어볼에 혼비백산 하였다. 기사가 잠깐동안 당황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사이 발록의 그 거대한 동체가 순식간에 기사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 거대한 덩치가 가지고 있는 스피드는 왠만한 소드마스터의 움직임 보다 빨랐다. 정말 거짓말 같은 움직임이였다. 기사는 꼼짝없이 발록의 손아귀에 잡혀버렸고, 그것이 끝이였다. 우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는 참혹하게 일그러져 버렸다. 머리에서 나온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떨어졌다. 발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사의 시체를 양손으로 우그러트린 뒤,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하나도 놓지지 않고 지켜본 트로이 공작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 어떻게 저런. 소드 마스터의 기사를 저렇게 쉽게…"
"어서 빨리 피해야 합니다. 분명 저 녀석말고 다른 마물들이 있을게 분명합니다. 최악의 경우…"
"최악의 경우?"
가르시아의 두 눈동자에 두려움의 빛이 깃듬과 동시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트로이 공작은 그의 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수하중 제일 뛰어난 기사인 그가 저정도로 긴장할 정도면 도대체 어떤 마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났다. 곧 이어 가르시아의 메마른 입술을 비짓고 떨리는 그의 음성이 튀어나왔다.
"마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상적으로 발록은 이 세계에 쉽사리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몬스터 인데 이런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멀지 않은 곳에 마왕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 순간 트로이 공작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 전쟁터에 있어야 할 마왕이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니…. 이유야 모르겠지만 어쨋든 지금은 가르시아의 말을 들어 후퇴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그는 주위 기사들에게 그 즉시 명령을 내렸다.
"조, 좋다! 전부 후퇴하라!"
그러면서 그는 쓰러져 있는 케이를 바라봤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직접 처단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상황의 여의치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케이를 그냥 버려두고 가기로 했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죽는건 똑같으니까…. 가르시아 단장과 세명의 기사의 호위 아래 트로이 공작은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발록은 그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반면 케이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왕녀를 죽인 원수들을 두눈을 멀쩡히 뜨고 놓치다니…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왕녀님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의 뇌릿속을 파고들었다. 그때 거대한 실루엣이 그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쿵. 솥뚜껑 보다 커다란 발을 내딛자 땅이 흔들거렸다.
케이는 화산처럼 이글거리는 핏발선 몬스터의 눈을 또렷히 바라봤다. 발록의 눈을 바라보는 케이의 눈은 온통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발록에게 원한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트로이 공작의 만행 때문에 그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않지 않았다.
발록은 기가막혔다. 인간이, 그것도 다죽어가는 인간이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니.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였다. 콰우우!! 광폭한 표호소리를 다시 한번 내질러 봤지만 상대는 주눅들지 않았다. 상대의 눈빛은 여전히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발록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상대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괴기스럽게 생긴 손이 케이를 향해 가려고 하는 찰나, 숲속에서 어떤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만"
티 한점 없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였다. 놀랍게도 발록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순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얼마 안있어 숲에선 풀 플레이트를 걸치고 한손에 어두은 빛이 감도는 검을 든체 눈에서 소름끼치는 광망을 뿜어내는 일단의 해골무리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데스나이트(Death Knight). 이것이 이들의 이름이였다. 살아생전 기사였던 자들이 마왕이나 마족, 또는 흑마법사 등에게 영혼을 팔아넘겨 언데드 몬스터로 되살아 난 것이 데스나이트다. 생전에 인간이였기 때문에 높은 지능을 갖고 있으며, 보통 마왕 군대의 지휘관으로 쓰이는 존재이다. 5써클 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으며(대부분 데스나이트는 마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살아 생전 능력에 따라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그랜드 마스터급 데스나이트가 종종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체력 소모도 없고 자지도, 먹지도 않고,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 그들. 또한 몸이 가루가 되지 않는 이상은 소환사의 능력에 따라 언제든지 회복이 가능한 데스나이트. 그야말로 무적의 기사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다. 반면 적들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인 그들.
게다가 지금 숲에 나타난 데스나이트들이 들고 있는 검에서 짙게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빛은 이들이 보통 데스나이트와는 다른 마스터급 데스나이트란 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케이에겐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트로이 공작에 대한 분노와 왕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살의와 분노로 얼룩진 눈빛으로 데스나이트를 바라봤다. 지금은 누구라도 상관없다. 누굴 보더라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만큼 그의 분노는 거대했다. 그때 아까 발록을 멈춰 세웠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끝을 모르는 분노로 차있군. 하지만 그 분노가 네 자신을 삼켜버릴 수도 있단 점을 명심해라."
수 많은 데스나이트들 사이에서 들려온 목소리였다. 케이는 그곳을 바라 보았다.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 케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데스나이트들은 옆으로 비켜서서 길을 트며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차리기 시작했다. 짙은 흑발, 깊은 어둠을 품고있는 검은 눈동자를 가진 한 사내가 케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가 지나갈 때 마다 데스나이트들은 예를 차렸고 그가 지나간 후엔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찾아 돌아갔다. 그가 마침내 케이의 앞에 다다르자 그의 뒤엔 잘 훈련된 군대처럼 데스나이트들이 질서 정렬하게 서있었다. 그는 분노로 타오르는 케이의 눈을 유심히 살펴 보더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호. 아직도 이런 인간이 있을 줄이야… 그랜져(grandeur)의 재능을 지닌 인간이…"
어리둥절한 말만 내뱉은체 다시금 태연한 자세로 돌아온 사내. 케이는 그를 보며 소리쳤다.
"네놈은 뭐냐!"
철컹. 일순간 데스나이트들이 눈에서 섬뜩한 빛을 내뿜으며 검을 빼들었다. 그러자 사내는 한손을 들어 멈추라는 손짓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큭큭… 역시 인간이란 생물은 재밌어. 감히 마계 3대 마왕중 하나인 나, 아리만에게 '놈'이라는 소리를 하다니"
"!!!"
쿠쿵! 내심 적지않게 놀라는 케이. 생각치도 못했던 마왕과의 조우였다. 케이는 잠깐 동안 당황한 듯 했으나 다시금 낯빛을 고쳤다. 그는 아리만을 바라보며 실성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하!!!"
"큭큭큭… 뭐가 그리 웃긴거냐? 내가 마왕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 거냐?"
그의 말에 웃음을 짓던 케이는 또다시 낯빛을 바꾸었다. 웃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태연함이 그의 얼굴에 깃들었고 눈빛은 다시금 타올랐다.
"아니다. 당신 뒤에 서있는 수 많은 마물들은 당신이 마왕이란 것을 증명하는데 충분하지. 단지 내 운명이 기구해서 웃은 것일 뿐이다."
"태연한 놈이군. 마왕이 바로 앞에 있는데 겁을 먹긴 커녕 눈빛하나 죽이지 않다니."
"같은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충성을 다해 왕녀님을 지키지 못한체 배신자의 손에 생을 마감했어야 하는 나이다. 그런데 나의 끝을 내는 것은 그들이 아닌 이계에서 온 마왕이라니… 웃기지 않은가?"
"큭… 크하하하하!!!"
박장대소 하는 마왕 아리만. 케이도 잠시 그를 따라 웃더니 이내 표정을 굳히며 눈을 치켜뜨고 입을 열었다.
"죽여라. 이제 그만 왕녀님을 따라 저 세상에서 나마 그분을 지켜드려야한다."
"끝까지 날 웃기게 하는 놈이군. 어째서 내가 널 죽여야하지?"
생각치도 않았던 의외의 대답에 케이는 할 말을 잃었다. 보통 마족들은 흉폭하다고 알려져서 인간을 보는 족족 잡아 죽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자신의 앞에 서있는, 그것도 마계 최강의 인물중 하나인 마왕이 자신을 죽이지 않겠다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질 마왕의 말은 케이를 혼란속으로 빠트렸다.
"너를 배신한 인간들이 원망스럽나?"
"뭐, 뭣?"
"이유야 모르겠지만 같은 인간에게 배신당한 것은 대충 감이오더군. 아까 너를 내팽겨치고 달아난 녀석들이 그 증거지."
케이의 눈빛은 순식간에 분노로 휩쌓였다. 트로이 공작만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낼 수 없었다. 있는 힘껏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의 팔뚝에는 굵은 핏줄들이 튀어나왔다. 화를 참다 못한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다. 케이가 터져나오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리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이고 싶은가? 인간들을…"
"그렇다! 왕녀님을 죽인 인간들을 모조리다 쓸어 버리고 싶다!!"
"큭큭큭 좋은 태도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인간들은 널려있다. 아니, 딱 잘라서 말하자면 인간들 대부분은 너의 왕녀를 죽인 녀석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악독한 녀석들이지.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놈들은 내가 다 쓸어버리겠다! 인간이 그런 녀석들 밖에 없다면 인간족은 내손에 멸망달 할 것이다!!!"
엄청나게 흥분한 케이였다. 그의 분노는 트로이 공작을 넘어 같은 인간에게 까지 뻗어가는 듯 싶었다. 그리고 이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마왕 아리만이였다. 그는 계속해서 인간의 선한 모습은 배제한체 오직 악으로 물든 더러운 모습만을 케이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평소 케이였다면 그의 말은 귀에 거슬리는 잡소리에 불과했을 테지만 트로이 공작때문에 이성을 잃은 지금의 그로썬 아리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쌓여만 가는 케이의 분노.
이것은 트로이 공작을 넘어 인간 전체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케이가 어느정도 인간에 대해 분노를 쌓자 아리만은 이때다 싶어 말을 바꾸었다.
"좋다. 그렇다면 선택해라 나와 마계로 갈 것인지, 아니면 여기 남을 것인지를."
"마, 마계?"
마왕이 직접 마계로 가자는 말은 정말 꿈에서 조차 생각치도 못 할 일이다. 분노로 타오르던 케이의 눈이 약간의 당혹한 빛을 띄기 시작했다. 아리만은 때맞춰 입을 열었다.
"복수를 위해 마계로 가는 것이다. 너의 왕녀를 죽인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마계로 가자는 갑작스런 마왕의 제안에 당황했던 케이의 뇌리속에 '복수'라는 두 단어가 들어가자 그의 생각은 극도로 짧아졌다. 왕국을 배신하고 왕녀를 죽인 트로이 공작. 지금 이자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아니 이런 극악무도한 인간들 전체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목숨을 웃으며 내놓을 수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었다. 그만큼 공작을 향한 케이의 분노는 크게 번져 인간에게 까지 향하고 있었다. 앞뒤 생각 할 것도 없이 케이는 아리만의 말을 들었다.
"좋다. 그런 이유라면 기꺼이 받아 드리겠다."
"좋아. 대신 특별히 너의 육체와 혼은 구속시키지 않겠다. 허나, 복수를 끝내면 완전히 나에게로 오는 것이다. 내 조건은 이것 하나다."
두 말할 것 없이 좋은 조건이였다. 마왕이 무슨 의도로 자신의 복수를 도와주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케이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죽어도 한참 전에 죽었어야 하는데 살아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만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계약성립이다. 단 계약을 어길 시엔…"
"그건 걱정마라. 난 기사다. 내가 한 약속은 꼭 지킨다."
복수. 케이의 머릿속엔 오로지 복수에 대한 생각뿐 이었다. 동시에 철컥. 수많은 데스나이트들이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데스나이트와 케이를 번갈아 바라본 아리만은 흠씬 즐거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랜져 마스터의 가능성을 지닌 자가 내손에 들어오다니… 큭큭, 오딘! 네놈의 선물은 고맙게 받겠다. 그리고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 크하하하!!!'
세상에 전혀 알려진적 없는 그 이름, 그랜져 소드 마스터(grandeur sword master). 이것을 알고 있는 기사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마왕으로부터 그랜져의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케이조차 그런 경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 그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도 없는 경지였다. 베일에 쌓여있는 그랜져의 경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랜져의 경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뛰어 넘어야 이룰 수 있는 경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대의 인간들은 그랜져 소드 마스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오딘에 대한 신앙심이 절정기에 이르렀던 그때엔 신을 모시는 신전에 신관과 더불어 신전을 지키는 뛰어난 기사들이 있었다. 당시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지만 혹시 모를 마계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서 인간들 스스로 자신을 단련하고 기사나 신관을 길을 걸으려고 했다. 물론 인간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어쨋든 그때 당시엔 주신 오딘또한 인간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 대부분은 그분의 축복을 받고 있었다. 그중에서 태어난 몇몇 뛰어난 인간은 신관이나 신전을 수호하는 기사가 되었다. 그 결과 신전을 수호하던 일부 기사들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고, 천 이백년 동안 스무명이 탄생했다던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인간들 대부분은 고대 신을 모시던 자들이였다. 그러나 이것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집계. 고대 테라마스 대륙 곳곳을 찾아 돌아 다녔더라면 저보다 많은 그랜드 마스터들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그랜드 마스터들 중에 극히 일부는 신의 직접적인 축복에 힘입어 그랜져 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다.
약 두명의 그랜져 소드 마스터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우려했던 마계와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자 신전을 지키는 기사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 갔다. 또한 신에대한 인간의 신앙심도 점점 줄어들어만 갔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인간과 오크의 종족전쟁이 터지자 신은 인간에 품고있던 작은 믿음과 함께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렸다. 비록 인간은 오크와의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주신에게 버림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그랜져 소드 마스터란 존칭은 인간들 사이에서 잊혀져만 갔던 것이다.
아리만은 계속해서 미소를 자아냈다.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줄만 알았던 그랜져 소드 마스터가 탄생할 경우 후에 천계를 공격할 때 자신의 전력에 엄청난 보탬이 된다. 그랜져급의 기사라면 마왕인 자신이라도 일대일로 맞서 승산을 장담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쿠르릉. 하늘에서 새파란 번개줄기와 함께 굵은 빗방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들의 어두운 미래를 슬퍼하는 것처럼, 어두운 하늘에선 굵은 눈물들이 쉴세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본편은....... 언제쓸지 장담을 못드리겠군요.(퍽!! 빠각!!)
아직 연재중인 글도 있고, 또한 공부도 해야돼서 본편은....
몇개월 후에나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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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에 사는 발록은 9써클의 네크로맨서조차 불러낼 수 없는 엄청난 몬스터이다. 그를 불러내고 잘 훌련된 투견처럼 다룰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왕뿐. 마왕을 제외한다면 그 어떤 누구도 발록을 소환할 수 없을 뿐더러, 소환한다고 해도 발록의 진정한 힘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헌데 지금, 그 엄청난 몬스터가 깊은 숲속에 나타났다. 가르시아는 트로이 공작을 향해 작게 입을 열었다.
"공작 님. 지금 후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째서? 저 괴물은 지금 한마리뿐 아닌가? 자네들이 처단한다면…"
"아닙니다. 저 괴물은 저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몬스터와는 차원이 틀린 존재입니다. 어느 정도 지능도 갖추고 있고 일설로는 마법까지 쓸 수 있다고…"
그가 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한명의 기사가 자신의 검에 마나를 불어 넣으며 발록을 향해 달려갔다. 가르시아는 두 눈을 부릅뜨며 소리 질렀다.
"안돼!!"
그와 동시에 퍼엉! 발록의 앞에서 이글 거리는 거대한 불꽃이 발사 되었다. 발록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던 기사는 헉 하는 허파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몸을 옆으로 틀었다. 쾅. 불꽃이 땅과 충돌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몬스터가 마법을 쓸 것이란 예상은 전혀하지 못했던 기사는 발록의 파이어볼에 혼비백산 하였다. 기사가 잠깐동안 당황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사이 발록의 그 거대한 동체가 순식간에 기사의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 거대한 덩치가 가지고 있는 스피드는 왠만한 소드마스터의 움직임 보다 빨랐다. 정말 거짓말 같은 움직임이였다. 기사는 꼼짝없이 발록의 손아귀에 잡혀버렸고, 그것이 끝이였다. 우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의 머리는 참혹하게 일그러져 버렸다. 머리에서 나온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떨어졌다. 발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사의 시체를 양손으로 우그러트린 뒤,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하나도 놓지지 않고 지켜본 트로이 공작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 어떻게 저런. 소드 마스터의 기사를 저렇게 쉽게…"
"어서 빨리 피해야 합니다. 분명 저 녀석말고 다른 마물들이 있을게 분명합니다. 최악의 경우…"
"최악의 경우?"
가르시아의 두 눈동자에 두려움의 빛이 깃듬과 동시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트로이 공작은 그의 모습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수하중 제일 뛰어난 기사인 그가 저정도로 긴장할 정도면 도대체 어떤 마물일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났다. 곧 이어 가르시아의 메마른 입술을 비짓고 떨리는 그의 음성이 튀어나왔다.
"마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통상적으로 발록은 이 세계에 쉽사리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몬스터 인데 이런 곳에 있는 것으로 보아 멀지 않은 곳에 마왕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 순간 트로이 공작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버렸다. 전쟁터에 있어야 할 마왕이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니…. 이유야 모르겠지만 어쨋든 지금은 가르시아의 말을 들어 후퇴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그는 주위 기사들에게 그 즉시 명령을 내렸다.
"조, 좋다! 전부 후퇴하라!"
그러면서 그는 쓰러져 있는 케이를 바라봤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직접 처단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상황의 여의치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케이를 그냥 버려두고 가기로 했다.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죽는건 똑같으니까…. 가르시아 단장과 세명의 기사의 호위 아래 트로이 공작은 숲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발록은 그들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반면 케이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왕녀를 죽인 원수들을 두눈을 멀쩡히 뜨고 놓치다니…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몸이 원망스러웠다. 왕녀님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그의 뇌릿속을 파고들었다. 그때 거대한 실루엣이 그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쿵. 솥뚜껑 보다 커다란 발을 내딛자 땅이 흔들거렸다.
케이는 화산처럼 이글거리는 핏발선 몬스터의 눈을 또렷히 바라봤다. 발록의 눈을 바라보는 케이의 눈은 온통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발록에게 원한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트로이 공작의 만행 때문에 그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않지 않았다.
발록은 기가막혔다. 인간이, 그것도 다죽어가는 인간이 자신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니.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였다. 콰우우!! 광폭한 표호소리를 다시 한번 내질러 봤지만 상대는 주눅들지 않았다. 상대의 눈빛은 여전히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발록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상대를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괴기스럽게 생긴 손이 케이를 향해 가려고 하는 찰나, 숲속에서 어떤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만"
티 한점 없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였다. 놀랍게도 발록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순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얼마 안있어 숲에선 풀 플레이트를 걸치고 한손에 어두은 빛이 감도는 검을 든체 눈에서 소름끼치는 광망을 뿜어내는 일단의 해골무리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데스나이트(Death Knight). 이것이 이들의 이름이였다. 살아생전 기사였던 자들이 마왕이나 마족, 또는 흑마법사 등에게 영혼을 팔아넘겨 언데드 몬스터로 되살아 난 것이 데스나이트다. 생전에 인간이였기 때문에 높은 지능을 갖고 있으며, 보통 마왕 군대의 지휘관으로 쓰이는 존재이다. 5써클 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으며(대부분 데스나이트는 마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살아 생전 능력에 따라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그랜드 마스터급 데스나이트가 종종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체력 소모도 없고 자지도, 먹지도 않고,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 그들. 또한 몸이 가루가 되지 않는 이상은 소환사의 능력에 따라 언제든지 회복이 가능한 데스나이트. 그야말로 무적의 기사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다. 반면 적들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인 그들.
게다가 지금 숲에 나타난 데스나이트들이 들고 있는 검에서 짙게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빛은 이들이 보통 데스나이트와는 다른 마스터급 데스나이트란 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케이에겐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트로이 공작에 대한 분노와 왕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살의와 분노로 얼룩진 눈빛으로 데스나이트를 바라봤다. 지금은 누구라도 상관없다. 누굴 보더라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만큼 그의 분노는 거대했다. 그때 아까 발록을 멈춰 세웠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끝을 모르는 분노로 차있군. 하지만 그 분노가 네 자신을 삼켜버릴 수도 있단 점을 명심해라."
수 많은 데스나이트들 사이에서 들려온 목소리였다. 케이는 그곳을 바라 보았다. 그들 사이에서 누군가 케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데스나이트들은 옆으로 비켜서서 길을 트며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차리기 시작했다. 짙은 흑발, 깊은 어둠을 품고있는 검은 눈동자를 가진 한 사내가 케이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가 지나갈 때 마다 데스나이트들은 예를 차렸고 그가 지나간 후엔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찾아 돌아갔다. 그가 마침내 케이의 앞에 다다르자 그의 뒤엔 잘 훈련된 군대처럼 데스나이트들이 질서 정렬하게 서있었다. 그는 분노로 타오르는 케이의 눈을 유심히 살펴 보더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호. 아직도 이런 인간이 있을 줄이야… 그랜져(grandeur)의 재능을 지닌 인간이…"
어리둥절한 말만 내뱉은체 다시금 태연한 자세로 돌아온 사내. 케이는 그를 보며 소리쳤다.
"네놈은 뭐냐!"
철컹. 일순간 데스나이트들이 눈에서 섬뜩한 빛을 내뿜으며 검을 빼들었다. 그러자 사내는 한손을 들어 멈추라는 손짓을 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큭큭… 역시 인간이란 생물은 재밌어. 감히 마계 3대 마왕중 하나인 나, 아리만에게 '놈'이라는 소리를 하다니"
"!!!"
쿠쿵! 내심 적지않게 놀라는 케이. 생각치도 못했던 마왕과의 조우였다. 케이는 잠깐 동안 당황한 듯 했으나 다시금 낯빛을 고쳤다. 그는 아리만을 바라보며 실성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하!!!"
"큭큭큭… 뭐가 그리 웃긴거냐? 내가 마왕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 거냐?"
그의 말에 웃음을 짓던 케이는 또다시 낯빛을 바꾸었다. 웃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태연함이 그의 얼굴에 깃들었고 눈빛은 다시금 타올랐다.
"아니다. 당신 뒤에 서있는 수 많은 마물들은 당신이 마왕이란 것을 증명하는데 충분하지. 단지 내 운명이 기구해서 웃은 것일 뿐이다."
"태연한 놈이군. 마왕이 바로 앞에 있는데 겁을 먹긴 커녕 눈빛하나 죽이지 않다니."
"같은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충성을 다해 왕녀님을 지키지 못한체 배신자의 손에 생을 마감했어야 하는 나이다. 그런데 나의 끝을 내는 것은 그들이 아닌 이계에서 온 마왕이라니… 웃기지 않은가?"
"큭… 크하하하하!!!"
박장대소 하는 마왕 아리만. 케이도 잠시 그를 따라 웃더니 이내 표정을 굳히며 눈을 치켜뜨고 입을 열었다.
"죽여라. 이제 그만 왕녀님을 따라 저 세상에서 나마 그분을 지켜드려야한다."
"끝까지 날 웃기게 하는 놈이군. 어째서 내가 널 죽여야하지?"
생각치도 않았던 의외의 대답에 케이는 할 말을 잃었다. 보통 마족들은 흉폭하다고 알려져서 인간을 보는 족족 잡아 죽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자신의 앞에 서있는, 그것도 마계 최강의 인물중 하나인 마왕이 자신을 죽이지 않겠다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였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질 마왕의 말은 케이를 혼란속으로 빠트렸다.
"너를 배신한 인간들이 원망스럽나?"
"뭐, 뭣?"
"이유야 모르겠지만 같은 인간에게 배신당한 것은 대충 감이오더군. 아까 너를 내팽겨치고 달아난 녀석들이 그 증거지."
케이의 눈빛은 순식간에 분노로 휩쌓였다. 트로이 공작만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화를 참아낼 수 없었다. 있는 힘껏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의 팔뚝에는 굵은 핏줄들이 튀어나왔다. 화를 참다 못한 얼굴은 붉게 상기되었다. 케이가 터져나오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리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이고 싶은가? 인간들을…"
"그렇다! 왕녀님을 죽인 인간들을 모조리다 쓸어 버리고 싶다!!"
"큭큭큭 좋은 태도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인간들은 널려있다. 아니, 딱 잘라서 말하자면 인간들 대부분은 너의 왕녀를 죽인 녀석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 악독한 녀석들이지.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놈들은 내가 다 쓸어버리겠다! 인간이 그런 녀석들 밖에 없다면 인간족은 내손에 멸망달 할 것이다!!!"
엄청나게 흥분한 케이였다. 그의 분노는 트로이 공작을 넘어 같은 인간에게 까지 뻗어가는 듯 싶었다. 그리고 이를 부채질 하고 있는 것은 마왕 아리만이였다. 그는 계속해서 인간의 선한 모습은 배제한체 오직 악으로 물든 더러운 모습만을 케이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평소 케이였다면 그의 말은 귀에 거슬리는 잡소리에 불과했을 테지만 트로이 공작때문에 이성을 잃은 지금의 그로썬 아리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쌓여만 가는 케이의 분노.
이것은 트로이 공작을 넘어 인간 전체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케이가 어느정도 인간에 대해 분노를 쌓자 아리만은 이때다 싶어 말을 바꾸었다.
"좋다. 그렇다면 선택해라 나와 마계로 갈 것인지, 아니면 여기 남을 것인지를."
"마, 마계?"
마왕이 직접 마계로 가자는 말은 정말 꿈에서 조차 생각치도 못 할 일이다. 분노로 타오르던 케이의 눈이 약간의 당혹한 빛을 띄기 시작했다. 아리만은 때맞춰 입을 열었다.
"복수를 위해 마계로 가는 것이다. 너의 왕녀를 죽인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기위해"
마계로 가자는 갑작스런 마왕의 제안에 당황했던 케이의 뇌리속에 '복수'라는 두 단어가 들어가자 그의 생각은 극도로 짧아졌다. 왕국을 배신하고 왕녀를 죽인 트로이 공작. 지금 이자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아니 이런 극악무도한 인간들 전체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목숨을 웃으며 내놓을 수 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었다. 그만큼 공작을 향한 케이의 분노는 크게 번져 인간에게 까지 향하고 있었다. 앞뒤 생각 할 것도 없이 케이는 아리만의 말을 들었다.
"좋다. 그런 이유라면 기꺼이 받아 드리겠다."
"좋아. 대신 특별히 너의 육체와 혼은 구속시키지 않겠다. 허나, 복수를 끝내면 완전히 나에게로 오는 것이다. 내 조건은 이것 하나다."
두 말할 것 없이 좋은 조건이였다. 마왕이 무슨 의도로 자신의 복수를 도와주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케이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죽어도 한참 전에 죽었어야 하는데 살아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만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계약성립이다. 단 계약을 어길 시엔…"
"그건 걱정마라. 난 기사다. 내가 한 약속은 꼭 지킨다."
복수. 케이의 머릿속엔 오로지 복수에 대한 생각뿐 이었다. 동시에 철컥. 수많은 데스나이트들이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데스나이트와 케이를 번갈아 바라본 아리만은 흠씬 즐거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그랜져 마스터의 가능성을 지닌 자가 내손에 들어오다니… 큭큭, 오딘! 네놈의 선물은 고맙게 받겠다. 그리고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 크하하하!!!'
세상에 전혀 알려진적 없는 그 이름, 그랜져 소드 마스터(grandeur sword master). 이것을 알고 있는 기사는 아무도 없다. 심지어 마왕으로부터 그랜져의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케이조차 그런 경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 그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도 없는 경지였다. 베일에 쌓여있는 그랜져의 경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랜져의 경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뛰어 넘어야 이룰 수 있는 경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대의 인간들은 그랜져 소드 마스터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오딘에 대한 신앙심이 절정기에 이르렀던 그때엔 신을 모시는 신전에 신관과 더불어 신전을 지키는 뛰어난 기사들이 있었다. 당시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지만 혹시 모를 마계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서 인간들 스스로 자신을 단련하고 기사나 신관을 길을 걸으려고 했다. 물론 인간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였지만…. 어쨋든 그때 당시엔 주신 오딘또한 인간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들 대부분은 그분의 축복을 받고 있었다. 그중에서 태어난 몇몇 뛰어난 인간은 신관이나 신전을 수호하는 기사가 되었다. 그 결과 신전을 수호하던 일부 기사들은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고, 천 이백년 동안 스무명이 탄생했다던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인간들 대부분은 고대 신을 모시던 자들이였다. 그러나 이것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집계. 고대 테라마스 대륙 곳곳을 찾아 돌아 다녔더라면 저보다 많은 그랜드 마스터들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그랜드 마스터들 중에 극히 일부는 신의 직접적인 축복에 힘입어 그랜져 마스터의 경지까지 오를 수 있었다.
약 두명의 그랜져 소드 마스터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우려했던 마계와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자 신전을 지키는 기사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 갔다. 또한 신에대한 인간의 신앙심도 점점 줄어들어만 갔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러 인간과 오크의 종족전쟁이 터지자 신은 인간에 품고있던 작은 믿음과 함께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렸다. 비록 인간은 오크와의 전쟁에선 승리했지만 주신에게 버림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그랜져 소드 마스터란 존칭은 인간들 사이에서 잊혀져만 갔던 것이다.
아리만은 계속해서 미소를 자아냈다.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줄만 알았던 그랜져 소드 마스터가 탄생할 경우 후에 천계를 공격할 때 자신의 전력에 엄청난 보탬이 된다. 그랜져급의 기사라면 마왕인 자신이라도 일대일로 맞서 승산을 장담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쿠르릉. 하늘에서 새파란 번개줄기와 함께 굵은 빗방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들의 어두운 미래를 슬퍼하는 것처럼, 어두운 하늘에선 굵은 눈물들이 쉴세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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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 eleicia님의 댓글
Ciel eleicia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알퀘사마.. 이상한 소리 하시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