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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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는 열심히 탁자를 닦고 또 닦았다. 그리 많은 손님이 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자
신에게 와주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정성스럽게 탁자를 닦았다. 그렇게 그가 탁자를 닦는
것을 마무리 할 때 쯤에.....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여자를 보더니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정유리양."
"오랜만이예요. 선생님."
정유리라 불린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남자의 인사에 답하였다. 남자는 의자를 가르키며 말했다.
"서있기도 뭐한데 우선은 앉지요."
여자는 다시 싱긋 웃으며 남자가 가르킨 의자에 앉았다. 제법 정성스럽게 다루었는지 의자는 상
당히 낡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새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가 앉자 자신도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여자에게 물었다.
"오늘은 뭐 때문에 오셨는지요? 얼굴을 보아하니 그다지 큰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글쎄요. 아, 손님이 왔는데 다과는 안내오시나요? 입이 심심하거든요."
"이거 큰 실례를 범했군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서둘러 부엌으로 가서 다과와 차를 준비하였다. 아까 만들어놓
은 차가 있었기에 그가 다과를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컵에 차를 따
르고 찻입을 띄운 그는 곧 다괄르 준비한 다음에 그것들을 쟁반에 담아서 탁자까지 가져왔다. 정
유리에게 차를 내주고 다과를 탁자 중앙에 놓은 그는 곧 자신이 마실 차를 앞에 끌어다 놓고서
말했다.
"최고급 허스민 차입니다. 마침 인터넷 경매로 어제 막 들여놓은 건데 이렇게 빨리 쓸 줄은 몰랐
군요."
"향이 좋네요.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그들은 잠시 자신의 앞에 놓여져있는 차를 음미하였다. 그렇게 차를 음미하던 중 남자는
다과를 하나 집어먹으며 말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셨는지?"
"후훗.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데 굳이 이유는 없지 않나요. 오늘은 정말로 그저 지나가던 길에 선
생님 상담소가 보이길래 수다나 떨 겸 왔습니다."
정유리의 말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여전하시군요."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그럼 정유리의 말대로 수다나 떨까요? 주제를 먼저 정하죠."
"그럴까요? 으음.....계절도 가을이니까 우리 가을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가을이라.....괜찮지요."
남자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신 다음에 말했다.
"그러고보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책은 많이 읽으시는지요?"
"아니요. 시간이 없다보니 읽을 수가 없네요."
남자의 말에 정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역시 제 예상대로군요. 어떻습니까? 마침 다 읽은 책이 있는데 읽어보시지 않겠습니까? 포켓북
이라서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읽기에도 좋은데 말이죠."
"포켓북이라.....괜찮네요. 이따 갈 때 주세요."
"알겠습니다. 내용도 좋고 재미도 있으니 지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자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셨다. 여자도 차를 한모금 마셨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먼저
입을 연 것은 여자였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도통 밖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니 궁금하네요."
"요즘 이렇다할 활동이 없어서 말입니다. 돈이 없어서 참으로 문제지요. 이렇게라도 상담소 일
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저는 굶어죽을 것입니다."
"글쎄요? 지금까지 보아온 선생님의 모습을 고려했을때 굶어서 죽지는 않을걸로 보이는데요?"
"하핫. 이거 평소 행실이 나빴나 보군요. 이래뵈도 꽤나 이미지는 지키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선생님의 이미지는 이미 먹을 것에 대해서는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고 알려졌답니다."
"하하하. 그거 충격적인 발언이군요."
"말과는 다르게 얼굴은 전혀 그런 표정은 아닌데요?"
"그래요? 이거 표정관리도 해야겠는데요?"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살짝 만지며 말했다. 정유리는 그런 남자를 보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은 어떠세요? 여전히 건강하시죠?"
"그럼요. 너무 건강해서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후훗. 언젠가 한번 사모님을 찾아뵈야 하는데 시간이 안나니 큰일이군요."
"제가 한번 정유리양 집을 찾아가도록 하지요. 아내가 무척이나 기뻐할 겁니다. 요즘 외출이 적
어서 불만이 쌓였던 참이거든요. 옆에서 보는 제가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말도 못할 지경입
니다."
"그러니까 평소 외출을 자주 하시지 왜 그렇게 상담소에만 계세요? 가끔씩 애들도 데리고 놀이
공원에라도 가보세요. 애들이 좋아할 겁니다."
"놀이동산이라.....그러고보니 이제 곧 있으면 딸애 생일인데 생일기념으로 놀이공원에나 갖다와
야겠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군요."
"아니요.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오히려 제가 기쁜걸요? 항상 선생님에게 도움만 받아왔으
니까 말이예요."
"그런가요? 저는 항상 여러분들꼐 도움을 받아왔다고 생각했는데......이거 서로 주고받는 셈이
된건가요? 지금까지?"
"그런 것 같네요. 호홋."
"하하하."
그렇게 남자와 정유리양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얼마나 웃었을까.....여자가 문득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더니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별로 말도 나누지 못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그만 가볼꼐요 선생님. 남편이 돌아올 시간
이거든요."
"칼퇴근을 하는 남편이군요. 이거 부럽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부러워하면 어떻해요?"
"뭐 어떻습니까? 아참.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남자는 서둘러 어느 한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고 한 3분쯤 지났을때 남자는 손에 포켓북
3권을 쥐고서는 정유리에게 다가가서 정유리 손에 포켓북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까 제가 말했던 포켁북입니다. 시간날 때마다 읽으세요. 아마 마음이 편안해 질겁니다."
"고마워요. 잘 읽을께요."
정유리는 남자에게 고개를 한번 숙인 다음에 문을 열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정유리가 나갈 때까
지 손을 흔들어준 남자는 정유리가 나가자 어느 한 방에 들어가더니 곧 펜과 종이를 들고서는 탁
자에 다가갔다. 펜과 종이를 우선 탁자 위에 놓은 다음에 의자에 앉아 다시 펜을 들어 종이 위에
다가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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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써봤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짧으면서도 평범한 이야기를 써보았
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에게 와주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정성스럽게 탁자를 닦았다. 그렇게 그가 탁자를 닦는
것을 마무리 할 때 쯤에.....문이 열리면서 한 여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여자를 보더니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정유리양."
"오랜만이예요. 선생님."
정유리라 불린 여자는 싱긋 웃으며 남자의 인사에 답하였다. 남자는 의자를 가르키며 말했다.
"서있기도 뭐한데 우선은 앉지요."
여자는 다시 싱긋 웃으며 남자가 가르킨 의자에 앉았다. 제법 정성스럽게 다루었는지 의자는 상
당히 낡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새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가 앉자 자신도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여자에게 물었다.
"오늘은 뭐 때문에 오셨는지요? 얼굴을 보아하니 그다지 큰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글쎄요. 아, 손님이 왔는데 다과는 안내오시나요? 입이 심심하거든요."
"이거 큰 실례를 범했군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서둘러 부엌으로 가서 다과와 차를 준비하였다. 아까 만들어놓
은 차가 있었기에 그가 다과를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컵에 차를 따
르고 찻입을 띄운 그는 곧 다괄르 준비한 다음에 그것들을 쟁반에 담아서 탁자까지 가져왔다. 정
유리에게 차를 내주고 다과를 탁자 중앙에 놓은 그는 곧 자신이 마실 차를 앞에 끌어다 놓고서
말했다.
"최고급 허스민 차입니다. 마침 인터넷 경매로 어제 막 들여놓은 건데 이렇게 빨리 쓸 줄은 몰랐
군요."
"향이 좋네요.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그들은 잠시 자신의 앞에 놓여져있는 차를 음미하였다. 그렇게 차를 음미하던 중 남자는
다과를 하나 집어먹으며 말했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셨는지?"
"후훗.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데 굳이 이유는 없지 않나요. 오늘은 정말로 그저 지나가던 길에 선
생님 상담소가 보이길래 수다나 떨 겸 왔습니다."
정유리의 말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여전하시군요."
"선생님도 마찬가지예요."
"그럼 정유리의 말대로 수다나 떨까요? 주제를 먼저 정하죠."
"그럴까요? 으음.....계절도 가을이니까 우리 가을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요?"
"가을이라.....괜찮지요."
남자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신 다음에 말했다.
"그러고보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책은 많이 읽으시는지요?"
"아니요. 시간이 없다보니 읽을 수가 없네요."
남자의 말에 정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역시 제 예상대로군요. 어떻습니까? 마침 다 읽은 책이 있는데 읽어보시지 않겠습니까? 포켓북
이라서 틈틈히 시간이 날 때마다 읽기에도 좋은데 말이죠."
"포켓북이라.....괜찮네요. 이따 갈 때 주세요."
"알겠습니다. 내용도 좋고 재미도 있으니 지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남자는 다시 차를 한모금 마셨다. 여자도 차를 한모금 마셨다. 잠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먼저
입을 연 것은 여자였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도통 밖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니 궁금하네요."
"요즘 이렇다할 활동이 없어서 말입니다. 돈이 없어서 참으로 문제지요. 이렇게라도 상담소 일
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저는 굶어죽을 것입니다."
"글쎄요? 지금까지 보아온 선생님의 모습을 고려했을때 굶어서 죽지는 않을걸로 보이는데요?"
"하핫. 이거 평소 행실이 나빴나 보군요. 이래뵈도 꽤나 이미지는 지키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선생님의 이미지는 이미 먹을 것에 대해서는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고 알려졌답니다."
"하하하. 그거 충격적인 발언이군요."
"말과는 다르게 얼굴은 전혀 그런 표정은 아닌데요?"
"그래요? 이거 표정관리도 해야겠는데요?"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살짝 만지며 말했다. 정유리는 그런 남자를 보며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은 어떠세요? 여전히 건강하시죠?"
"그럼요. 너무 건강해서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후훗. 언젠가 한번 사모님을 찾아뵈야 하는데 시간이 안나니 큰일이군요."
"제가 한번 정유리양 집을 찾아가도록 하지요. 아내가 무척이나 기뻐할 겁니다. 요즘 외출이 적
어서 불만이 쌓였던 참이거든요. 옆에서 보는 제가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말도 못할 지경입
니다."
"그러니까 평소 외출을 자주 하시지 왜 그렇게 상담소에만 계세요? 가끔씩 애들도 데리고 놀이
공원에라도 가보세요. 애들이 좋아할 겁니다."
"놀이동산이라.....그러고보니 이제 곧 있으면 딸애 생일인데 생일기념으로 놀이공원에나 갖다와
야겠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군요."
"아니요.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오히려 제가 기쁜걸요? 항상 선생님에게 도움만 받아왔으
니까 말이예요."
"그런가요? 저는 항상 여러분들꼐 도움을 받아왔다고 생각했는데......이거 서로 주고받는 셈이
된건가요? 지금까지?"
"그런 것 같네요. 호홋."
"하하하."
그렇게 남자와 정유리양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얼마나 웃었을까.....여자가 문득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더니 자리에 일어나며 말했다.
"별로 말도 나누지 못했는데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그만 가볼꼐요 선생님. 남편이 돌아올 시간
이거든요."
"칼퇴근을 하는 남편이군요. 이거 부럽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부러워하면 어떻해요?"
"뭐 어떻습니까? 아참.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남자는 서둘러 어느 한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고 한 3분쯤 지났을때 남자는 손에 포켓북
3권을 쥐고서는 정유리에게 다가가서 정유리 손에 포켓북을 쥐어주며 말했다.
"아까 제가 말했던 포켁북입니다. 시간날 때마다 읽으세요. 아마 마음이 편안해 질겁니다."
"고마워요. 잘 읽을께요."
정유리는 남자에게 고개를 한번 숙인 다음에 문을 열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정유리가 나갈 때까
지 손을 흔들어준 남자는 정유리가 나가자 어느 한 방에 들어가더니 곧 펜과 종이를 들고서는 탁
자에 다가갔다. 펜과 종이를 우선 탁자 위에 놓은 다음에 의자에 앉아 다시 펜을 들어 종이 위에
다가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가득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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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써봤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짧으면서도 평범한 이야기를 써보았
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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