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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월[靑月] 그리고 Blue Moo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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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믐 날이군. 아주 좋은데.

왜냐고? 그야 당연히 추한 우리의 모습이 안보이 잖는가?

뭐? 아름답지 않냐고? 이보게.. 우리 눈에는 자네들이 더 아름답네..

진월담 월희 O.S.T.2 - Ec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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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리엘은 천천히 걸어가 손을 휘두른다. 그러자 검은 살점과 푸른 피가 허공중에 떠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져 내린다. 푸른 달빛 아래에서 검은 살점과 푸른 피의 기묘한 조화는 주위의 분위기를 한층 가라앉게 한다. 현실과는 다른 무서운 악몽속을 헤메이게 하는 불길함 말이다. 뮤리엘은 다시 널부러진 악마에게 다가가 손을 든다. 그러자 신성력을 가득 머금은 흑건이 나타난다. 시엘 집정관이 전해주고간 광월 세계의 기술이다. 뮤리엘은 망설임 없이 검을 내리 꽂는다. 검은 망설임 없는 손짓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악마의 미간을 뚫는다. 뮤리엘이 흑건에서 손을 때자 흑건은 희미하게 빛을 뿜더니 곧 성경이 적힌 종이로 변하여 주위로 흩어져 내린다. 뮤리엘은 돌아서려 다가 문득 근처의 가로등이 보인다. 그는 왜 그런지는 몰라도 고개를 들어 가로등 위를 본다.
"에.. 레이시아.. 지.. 집정과.."
"싱긋~"
푸른 달빛을 등지고 시엘은 여전히 빙긋 웃고 있다. 푸른 달빛에 펄럭이는 수녀복은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시엘의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다. 뮤리엘도 빙그레 웃는다. 그는 그녀가 편하다. 여전히 가식적인 웃음 뿐이지만, 그리고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그녀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마치 나뭇가지 아래에서 쉼을 얻는 새처럼 말이다. 하지만 뮤리엘은 고개를 돌려야만 한다. 흔히들 말하는 환영.. 시엘의 모습은 천천히 대기중으로 희미하게 사라져 가고 있다. 뮤리엘은 실소를 흘린다. 지금에 와서 그녀의 모습을 환영으로 본다는 것이 참 웃기다. 하지만.. 왠지 그녀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립군요. 정말로.."
"예? 미사르시아 집정관님?"
"아닙니다. 미리네 자매님."
뮤리엘은 다시한번 고개를 돌려 가로등 위를 올려다 본다. 시엘의 모습은 없다. 다만 푸른 달빛에 흩날리는 푸른 빛의 조각들만이 환영으로 그녀가 나타났었음을.. 말하고 있었다.


"하얀 어둠의 짐승들.."
푸른 달빛을 바라보며 중얼 거리는 한 남자가 있다. 연녹색의 머릿결은 푸른 달빛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윤기있게 빛나고 있고, 약간 검은 피부와 단추를 잠궈놓지 않은 옅은 노란색 셔츠 사이로 비취는 근육과 그리고 날카로운 턱선은 그의 차가운 이지미와 야성미를 동시에 발하고 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눈은 마치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듯 하면서도 동시에 무서운 살기를 발하고 있다. 더욱이 한쪽 손에는 피로 검불게 물들은 사제복을 입은 여인의 목을 움켜잡고 있다. 그는 천천히 다른 손을 들어 여인의 한쪽 팔을 잡는다. 그리고는 거칠게 잡아 뜯어낸다.
"꺄아아악!"
"짐승들 주제에 가지가지로 노는군. 신성력이라.. 큭큭!"
그의 황금빛 눈이 파랗게 반짝이는 순간 뮤리엘에게 죽었던 악마의 시체는 재(塵)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타올라 버렸다. 그는 천천히 때어낸 여인의 팔을 씹는다. 팔에서는 피방울 조차 떨어져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마치 몸에 잘 붙어있는 팔처럼 붉고 선명하다.
"좋아. 좋아. 루시퍼 마저도 봉인한 놈들이니 인정해 주도록하지."
그는 다시 여인의 다른 손을 잡아 땐다. 좀전처럼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미 혼절한 듯이 여인을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는 다시 때어낸 팔을 입가로 가져간다.


"......"
"......"
"......"
침묵이 방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엘의 주위를 돌아 알퀘이드를 거쳐 루시에게까지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엘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알퀘이드를 바라보고 있고, 루시는 시엘의 옷을 잡은채 불안한 눈빛으로 알퀘이드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알퀘이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시엘을 바라본다.
"대앵~ 대앵~"
커다란 궤종시계가 두번 울린다. 마침내 시엘이 입을 열어 돌아다니는 침묵을 잠깐 물러나게 한다.
"실례지만, 먼저 잘께요. 루시도 무척 피곤해 하거든요."
"......"
시엘은 알퀘이드의 대답은 기대하지도 않은 듯이 할말을 전하고는 이불을 들어 루시를 눕히고, 자신도 들어가 눕는다. 한동안 루시가 꼼지락 거리며 이불과 시트가 스치는 소리를 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소리마저도 잠잠해진다. 다시 침묵이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알퀘이드는 말없이 시엘을 바라보다가 다시 입을 열어 침묵을 쫓아낸다.
"로어는 아직 죽지 않았어. 아무래도 한동안은 조용하겠지만."
"......"
"그리고 제 7성전인 세븐은 봉인되었어. 끝까지 널 찾아서 울고 난리를 치다가."
"......"
알퀘이드는 그 간의 일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시엘은 자는지 아니면 조용히 듣고만 있는지, 움직임 조차 보이질 않고 있다. 알퀘이드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시엘에게 말을한다.
"Blue Moon이 점점 시끄러워 지고 있어. 아무래도 악마들의 선대 수장이 실종 되었다고 하더군."
"......"
"그리고 그.."
"그만.. 그만하세요.."
결국 시엘은 조용히 일어나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알퀘이드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시엘의 눈에서 맑은 액체가 떨어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알퀘이드는 조금 더 높아진 목소리로 입을 연다.
"너 답지 않아. 시엘 에레이시아."
"저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만하세요."
"......"
알퀘이드는 시엘을 등지고 누워버린다. 시엘은 가만히 앉아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녀의 마음에 벌어진 상처가 다시금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아직도 루시의 눈물은 그녀의 마음속을 쓰라리게 하고 있다. 청월은 고고히 그런 그녀들의 머리를 지나고 있다.


"아키하?"
"오라버니?"
아키하는 정원을 걷다가 문득 나무둔치에 앉아있는 시키를 발견한다. 푸른 달빛이 너무도 기분나쁜 밤이다. 아키하는 시키의 옆으로 다가가 나란히 앉는다. 시키는 조금 옆으로 물러나 그녀가 앉기 편하게 해준다.
"고마워요."
"아냐. 그런데 아키하는 왠일로?"
"자꾸만 푸른 저 달빛이 마음에 걸리는 군요."
"아.. Blue Moon 말야?"
"예. 청월[靑月]이 마음에 걸리는 군요."
아키하는 고개를 들며 한숨을 내쉰다. 시키는 그런 아키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그래도.. 난 지금이.. 좋아. 동생인 아키하도, 친구인 알퀘이드도, 그리고 잔소리가 많지만 기분좋은 선배인 시엘선배도 모두 다 있는걸."
아키하는 문득 시키의 상냥한 얼굴을 보며 웃음을 짓는다.
"역시.. 오라버니는.. 참.. 편하군요.."
"엑? 역시.. 내가 단순하다는 이야기야?"
"아뇨. 너무 따뜻해서.. 같이 있으면.. 편해요."
아키하는 볼을 붉게 물들이며 말한다. 시키도 빙긋 웃으며 말한다.
"당연하잖아? 넌 내 동생인걸.."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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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CiEl님의 댓글

DaRkCiE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나도 과거 시제만 쓰다 보니까.. 현재 시제로 묘사와 상황설명을 쓰려니..
가끔은 희한하게 중간에 과거 시제가 자연스레 밖혀있는 경우도...
태상님의 주의에 따라 간간히 퇴고 중이지만..
도저히.. 습관은 빠르게 고쳐지지 않는 멍청이 중에 멍청이 인지라..
아무튼 열심히 해보죠...[결국 잔소리는 즑! 이라는 소리인가? =ㅁ= 히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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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님의 댓글

태상™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월희 좋아합니다...[설정이라면 엄청난 양도 있고...]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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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현재님의 댓글

Royal†현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봤습니다~_~ 다음화도 잘볼게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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